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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하락과 비빔밥·콩나물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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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정윤성

정부가 올해 수확되는 쌀 45만 톤의 시장 격리를 결정했다. 시장 격리는 쌀의 수급조절을 위해 수확기에 생산량이 수요량을 초과할 경우 예상되는 초과 생산량을 정부가 매입해 시장에서 격리하는 것이다. 공공비축제도인 시장 격리는 과거에 시행됐던 추곡약정수매제도(추곡수매제)와 비슷한 개념이다.

매년 추수가 끝난 뒤 정부가 농가로부터 정해진 가격에 쌀을 사들이던 추곡수매제는 1997년부터 영농기 이전인 매년 2월 약정 수매량을 예시하면 3·4월 농가와 농협이 추곡수매 약정을 맺고 수매대금 일부를 4~5월에 미리 지급받는 약정수매제도로 바뀌었다. 그러나 세계무역기구(WTO)의 쌀 개방 협상에 따라 농가보조금 감축이 불가피해지면서 2005년부터 폐지되고 대신 정부가 일정 분량의 쌀을 시가로 매입해 시장에서 격리하는 지금의 공공비축제도가 도입됐다.

정부의 쌀 45만 톤 시장 격리 결정은 쌀값 폭락 때문이다. 통계청이 조사한 산지 쌀값(정곡 20㎏)은 2019년 9월 4만6834원, 2020년 9월 4만8143원, 2021년 9월 5만4228원으로 크게 올랐다가 올해 9월 4만725원까지 내려갔다. 1년 전보다 무려 24.9%나 하락한 것으로 정부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77년 이후 45년 만의 최대 하락폭이다.

쌀값 하락은 생산량 증가 속의 소비량 감소가 원인이다. 쌀 생산량은 2020년 350만7000톤에서 지난해 388만2000톤으로 10.7% 증가했다. 반면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1990년(119.6㎏)부터 매년 역대 최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는 56.9㎏으로 196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던 1970년(136.4㎏)의 41.7% 수준이다.

지난해 국민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155.8g이다. 하루에 밥 한 공기 반(한 공기는 100g) 정도 먹는 셈이다. 하루 밥 두 공기를 채 안 먹는 것은 2010년(199.6g)부터 12년째 계속되고 있다. 전국한우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당 연간 육류(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 소비량은 55.9㎏에 달한다. 조만간 밥이 차지하던 주식 자리를 고기에 내줄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쌀 중심 한식 식습관은 서양식에 비해 체중관리 효과가 뛰어나고 심혈관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호주에서 한식과 서양식 섭취군을 나눠 12주 동안 연구해보니 한식 섭취군 허리둘레가 더 많이 감소했고, 미국인 56명을 두 팀으로 나눠 25일간 각각 한식과 서양식을 제공한 결과 한식군의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가 더 컸다고 한다.

쌀값 하락의 원인을 쌀 소비에서 먼저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식 가운데는 밥 없이는 먹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백반과 김치·된장찌개도 있지만 비빔밥과 콩나물국밥이 대표적이다.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을 장려해 쌀 소비를 늘릴 방안을 찾는 것도 좋을 듯 싶다.

강인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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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석 kangis@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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