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까지 교동미술관서 교동미술상 수상작가전
올해 교동미술상 선정 작가는 고보연·박마리아
현대사회의 문제점, 개인의 불안, 고민 등 담아
관람객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시도한 작업
전시장에 들어서자 수많은 헌 옷과 폐 천을 땋아 만든 기다란 설치 작품과 택배 상자를 오리고 붙여 만든 커다란 설치 작품에 압도되는 듯했다. 전시장 구석부터 중앙까지 자리 잡은 설치 작품이 교동미술관(관장 김완순) 1, 2층을 가득 채웠다. 이 작품은 모두 고보연(장년)·박마리아 작가(청년)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전시는 오는 11일까지 이어진다.
고보연·박마리아 작가는 올해 교동미술상 선정 작가다. 교동미술상은 지난 2011년 도내 작가 창작 역량 강화와 예지를 불사르는 작가를 응원하고자 제정됐다. 기존에는 만 40세 미만 청년 미술가만 대상으로 했으나, 지난 2021년 더 많은 작가를 후원하고자 만 60세 미만 장년 미술가 부문을 추가했다.
두 작가 모두 살아온 환경과 나이대는 다르지만 현대사회의 문제점, 개인의 불안, 고민 등 현대인의 고민을 주제로 작업을 선보이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관람객 모두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예술로 고민을 어루만지고 소통하기 위한 작업을 해 나가고 있는 두 작가다.
고 작가는 일상과 삶 안에서 마주하는 재료를 특유의 감성으로 풀었다. 곳곳에 설치된 머리 땋기 방식으로 완성된 작품에는 사람 사이의 연대, 여성, 환경, 새활용 등 여러 의미가 담겨 있다. 그는 작품에 비치는 빛을 활용해 그림자로 '엄마'의 형상을 만들기도 했다. 관람객들은 작품 자체를 봤을 때보다 작품의 그림자를 통해 더 깊은 울림을 주는 특별한 작품 앞에 멈춰 서서 오랜 시간 감상했다.
박 작가는 현대인들이 자주 활용하는 택배의 편리함에 가려진 과대포장 쓰레기, 열악한 노동환경 등을 표현한 작업에 나섰다. 코로나19 시대에 자주 쓰는 마스크, 자주 활용해 셀 수 없이 쌓이는 택배 상자 등을 활용해 작품을 완성했다. 실제 택배 상자를 활용해 사람이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큰 규모의 문을 만들었다. 또 마스크를 활용한 꽃 만들기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김 관장은 "교동미술관은 예술가들의 소통의 다리가 돼 늘 그들의 앞길에 펼쳐질 예술세계를 응원할 것"이라며 "전시를 기대하며 관람해 주시는 많은 분들과 올해의 교동미술상 수상작가의 작품세계를 공유하고 동시대 미술문화 흐름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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