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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청년농부들의 울퉁불퉁한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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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넝쿨 농촌기업브랜드 신비 대표

정부와 각 지자체에서는 청년들의 귀농을 권장하며 여러 우대사항과 수많은 정책을 쏟아내고 있고 여러 청년은 인생의 선택지 중에서 농촌에 방점을 찍고 귀농을 결정하기도 한다. 2018년도에 청년창업농 1기로 선정된 이후 청년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귀농 상담과 컨설팅을 해오고 있는 필자는 그러한 정책의 흐름이 바람직하다고 느끼고 있었으며 이를 토대로 더욱 많은 청년에게 정책을 알리고 홍보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는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농촌에 청년들의 역할들이 정말 많이 필요하다고 느꼈기에 해온 재능기부였다. 

헌데 갈수록 귀농한 청년들이 볼멘소리와 힘들다는 하소연에 마음 한구석이 씁쓸하다.

귀농한 여성청년농업인은 몸이 부서지라 농사를 지어 집에 있던 빚도 갚고 착실히 일해왔다. 그러다가 올해 5월, 무슨 이유에서인지 농사를 지었던 하우스에 무슨 문제가 생겨 다른 농가들에 비해 수확이 늦었고 크기도 작아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다. 직거래를 통해 판매했었지만, 작년에 택배사고가 많아 개인 택배 보내는 것도 무섭다고 하고, 공판장으로 납품을 하기엔 도저히 가격이 맞지 않아 여러모로 골머리를 앓았다.

또한 농촌지도사업에 선정되어 하우스를 신축하기로 했지만, 시공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견적서를 받아본 결과 오히려 더욱 심란해졌다고 한다. 다른 지역 업체의 설비단가와 해당 지역의 업체 단가가 엄청나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생각을 하면 다른 지역의 저렴한 업체를 선정하는 게 당연하지만, 지방비가 투입되는 지원사업의 특성상 특정한 사유가 없이는 관내 업체를 이용해야 한다는 방침으로 계속 고민을 하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사연이었다.

그리고 또 한 청년 부부는 다른 지역에서 귀농한 경우인데 인연이 닿아 청년창업형후계농 영농정착지원사업 컨설팅을 했고 다행히 선정되어 곧바로 토지구매와 함께 하우스 건축을 시작하였다. 헌데 한참 공사 중 정책자금 대출업무를 위해 은행에 방문했다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청년창업형후계농 사업에 선정되면 저 이자로 최대 5억까지 대출된다고 했으나 사실상 1.5% 저이자 기준은 이전의 정책이었던 3억만 해당하며 추가되는 2억의 경우는 별도의 담보대출 형태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지자체와 은행을 왔다 갔다 하며 애끓는 심정으로 알아보고 다니는 모습에 참, 씁쓸해졌다. 

농촌에 청년이 필요하다고 귀농을 권장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만큼 녹록하지만은 않다. 다행히 농사에 실패한 것 같지만 가을에 다시 농사를 다시 짓기로 마음을 다잡기도 하고 지자체와 충분히 상의 후 다른 지역의 업체를 선정하기로 협의를 보기도 하며 대출 문제로 힘들어하던 청년 또한 다른 지역의 농협을 통해 대안이 마련하여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필자는 올해 여름, 익산시문화관광재단과 함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농활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농생명 분야에서 진로를 결정할 청년들을 대상으로 익산시의 농업 현장을 직접 체험하고 경험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런칭할 예정으로 다원적 농업 현실을 보여주며 농촌의 과소화 현상을 직접 느끼고 청년농업인들과 교류할 수 있는 현장들을 섭외하고 코스를 구성 중이다. 농촌에 터를 잡는 것이 쉽지만은 않지만 이를 소개하고 그곳에서의 길을 발견하도록 안내를 하는 이유는 울퉁불퉁한 발걸음일 지라고 도전을 통해야만 얻을 수 있는 그 이상의 가치가 농촌에 숨어있기 때문이다! 이들처럼!

/박넝쿨 농촌기업브랜드 신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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