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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아"…사색 찾는 현대인들

현대인들, SNS·OTT등 장시간 미디어 노출로 '생각하는 삶' 잃어 
전주 독립서점 물결서사 2층에 휴식 초점 맞춘 공간 선봬 '눈길'
전문가 "미디어 지닌 힘 강력해 현대인들이 느끼는 피로감 상당…덩달아 휴식에 대한 욕구도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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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독립서점 물결서사 2층 '독자적인 생활' 공간 문고리에 걸린 팻말./사진= 물결서사 제공 

전주시 평화동에 거주중인 직장인 A(37) 씨는 근래 사색에 잠길 수 있는 공간을 찾고 있다.

등산객 발길이 뜸한 산을 물색해 주말에 홀로 산행을 하거나, 소규모 카페를 방문하는 등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영위할 수 있는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그가 이러한 공간을 찾아 헤매는 데는 장시간 미디어에 노출되면서 ‘생각하지 않는’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A씨의 일일 평균 휴대전화 사용시간은 4시간을 훌쩍 넘는다.

주로 유튜브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들여다보거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이용한다. 

A씨는 “주말에 잠깐 쉬자는 생각으로 휴대전화를 켜서 숏폼 영상을 보다보니 해가 저물어버린 적이 있었다”라며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데 자꾸 휴대전화만 보게 되고 무언가에 집중하는 것도 쉽지 않아 강제로라도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사색하는 현대인들이 늘고 있다.

숏폼 영상과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혼자만의 공간을 찾고 책을 읽거나 명상, 다도 같은 정적인 활동에 몰두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덩달아 혼자 생각에 잠길 수 있는 공간도 주목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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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물결서사 2층 독자적인 생활 내부 공간./사진=물결서사 제공 

전주 독립서점 물결서사는 서점 2층에 휴식에 초점을 맞춘 공간(독자적인 생활)을 선보였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독자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소파와 책상 등을 배치했다.

방문자는 1인용 소파에 앉아 책을 읽거나 제공된 차를 마시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입장 인원도 시간대별 1명으로 제한해 여유를 보장했다. 

물결서사 책방지기 임주아 작가는 “2시간에 1만5000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도 공간을 이용했던 분들은 다시 또 찾는다”라며 “방문자 대부분 휴대전화를 멀리하고 사색의 시간을 즐기다 갈 수 있어서 만족스러워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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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물결서사 2층 독자적인 생활 연결 통로(?)./사진=물결서사 제공

손뜨개질, 유리공예 등 손 취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전주에서 유리 공방을 운영하는 한 공예작가는 “온전히 무언가에 몰두하고 성취하려는 수강생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라며 “본인들이 직접 작품을 완성하면서 성취감과 자부심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분석한다. 

특정 부분이 과해지면 자연스럽게 반작용 현상이 생긴다는 것이다. 

전북대학교 사회학과 정미경 교수는 “현대인들이 미디어에 과도하게 노출되면서 생각하는 삶 자체가 어려워졌다”라며 “혼자만의 시간은 곧 미디어와의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전주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이호준 교수는 “SNS나 OTT등이 신세계로 칭송 받으며 대중을 끌어모았지만, 과도한 노출로 부작용도 커진 상황"이라며 "미디어가 지닌 힘이 강력하기 때문에 수년간 자극에 노출된 현대인들이 느끼는 피로감이 상당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세상 모든 일이 어떠한 현상이 과해지면 자연스럽게 반작용이 생기기에 피로감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휴식에 대한 욕구도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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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상 #물결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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