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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의 중심에 선 이광소 시인, '불타는 행성이 달려온다' 펴내

죽음과 폭력을 마주하고 어두운 이면에서 희망 찾아 
자기부정으로 써내려간 역린 같은 시 54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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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소 시집 '불타는 행성이 달려온다' 표지

이광소 시인이 분골쇄신으로 자신이란 신전을 부수고 새로운 신전을 지어 세상에 공개했다.

시인은 시집 <불타는 행성이 달려온다>(시인광장)를 통해서 죽음과 폭력을 마주하고, 어두운 이면에서 희망을 찾는다.

특히 시집에는 오래된 자신을 파괴하고 자기부정으로 써내려간 역린 같은 54편의 시(詩)가 담겨있다.

이로써 시인은 스스로 버려야 비로소 얻는다는 자연의 순리이자 인간의 순리를 터득했음을 보여준다. 

“스스럼없이 문이 열리고/나와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이 들어온다/우리는 같은 시간에 삼풍백화점에 있었던 사람들이다/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꿈을 꾸는 사람들/왕이 죽었을 때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순장되었다/관이 닫혔다 우리 함께 순장될지도 모른다/(중략)/죽음의 의식(儀式)을 위해 눈빛 하나로 아낌없이 사랑할 수 있을까/스르르 관이 열린다 오늘도 순장의 리허설을 마쳤다.(시 ‘엘리베이터’ 중에서)”

시인은 삼풍백화점을 시에 소환했다.

삼풍백화점 잔해에 묻혀 죽은 사람과 생존한 사람의 희비가 엇갈린 순간을 유려한 필력으로 그러냈다.

살아남은 자와 죽은 자란 극명한 이분법은 슬프고 아픈 기억이지만 시인은 순장의 리허설로 상황을 치환해 죽음을 환기 시킨다. 

김왕노 문학평론가는 이광소 시집에 대해 “불타는 행성이 돌아온다는 신선하고 자유롭다”며 “그의 시학은 불타는 행성이 돌아오듯이 힘차고 거침없으므로 내구성이 떨어지기 쉬우나 그의 시는 치밀하고 아름다운 내밀한 영혼의 노래”라고 해석했다. 

전주 출생인 이광소 시인은 1965년 문공부 신인예술상 시부문에 당선됐으며 2017년 ‘미당문학’ 문학평론에도 당선된 바 있다. 현재 미당문학 편집주간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시집 <약속의 땅 서울> <모래시계> <개와 늑대의 시간> 등을 펴냈으며 평론집 <착란의 순간과 중첩된 시간의식>도 발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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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소 #시집 #불타는 행성이 달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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