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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인생을 다지는 길”…권남희 수필가, 신작 ‘다정함의 종말 에이!’

슬럼프와 내면적 성찰 딛고 펴낸 50여편…일상 위트와 담백한 필치 돋보여
전숙희 수필가와의 일화부터 사회비판 의식까지, 흡입력 있는 서사 눈길

권남희 ‘다정함의 종말 에이!’ 표지

수필가 권남희는 이런 생각이 들 때면 오히려 더 그렇게 쓰려고 했다. 든든한 울타리가 되었던 문학적 관계망이 흔들렸던 시절, 20대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추억, 시집살이를 하면서 겪었던 감정 등에 대해서도 숨김없이 썼다. 문학은 나이 들어가는 자신에게 선물과 같은 벗이기 때문이었을까. 최근 수필집 <다정함의 종말 에이!>(소후출판사)를 펴낸 그는 작가의 말을 통해 “문학은 자기 인생을 다지며 나가는 길이기에 끝이 없다”고 고백한다.

수필집 <다정함의 종말 에이!>는 2022년 하반기 이후 발표했던 원고들을 정리해 엮은 책이다. 표제작 ‘다정함의 종말 마일리지와 마을살이’를 비롯해 50여편의 수필들은 작가의 내면적 성찰과 사회적 비판 의식이 담겨 있다.

책에는 수필을 즐겨 있는 독자라면 흥미롭게 읽을 만한 이야기들도 담겼다. 2010년 작고한 전숙희 수필가와의 일화부터 여성 차별이나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사회에 대한 비판 의식, ‘이제 앞으로 글을 못 쓰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의 불안과 슬럼프를 딛고 다시 글을 쓰기까지의 마음가짐도 인상적이다.

권남희 수필가

“글을 쓰기 위해 앉으면 보고 들었던 모든 일을 다 쓸 수 있을 것 같았던 호연지기는 사라지고 머릿속이 텅 비어버린다. 마음먹기 달렸다는 말도 허세라는 걸 깨닫는다. 도깨비도 수풀이 있어야 모인다는데 책꽂이를 살피고 컴퓨터를 열어 파일을 확인해도 별 게 없다. 나의 종자 회사는 개점휴업이기 때문이다. 꾸준하게 보듬지 않은 이유로 글씨seed들이 없다”(57p)

 

오랜 기간 수필 문단을 지켜온 저자는 일상의 사소한 사건을 흡입력 있는 필치로 써내려가며 독자들에게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담백한 어조와 위트는 무거울 수 있는 사회적 문제 등도 유쾌하게 풀어내 끝까지 읽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

전주에서 태어난 권남희 수필가는 1987년 <월간문학> 수필 부문에 당선되면서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 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장, 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그동안 수필집 <어머니의 만자> <시간의 방 혼자 남다> <목마른 도시> 등을 펴냈다. 대한민국예술인문화대상, 한국수필문학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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