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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51만 명이 다녀간 춘향제. 외형만 놓고 보면 ‘성공한 축제’라는 평가에 이견은 없다.
하지만 그 성과가 지역에 얼마나 남았는지에 대해서는 다른 질문이 필요하다.
사람을 얼마나 모았는지는 따졌지만, 무엇을 남겼는지는 묻지 않았다. 그 사이 지역경제와의 연결고리는 점점 희미해졌다.
문제는 단순한 매출의 많고 적음이 아니다. 축제의 콘텐츠와 소비 구조, 그리고 그 뒤에 놓인 오랜 관성이 함께 작동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익숙한 방식은 반복됐고, 정작 물어야 할 질문은 뒤로 밀렸다.
100회를 앞둔 지금, 시민들은 다시 묻고 있다. 앞으로 무엇을 남겨야 하는가. 전북일보는 3회에 걸쳐 그 답을 짚어본다.
축제 끝에 남는게 없다.
올해 춘향제를 찾은 방문객은 151만 명. 남원시가 매년 대형 축제로 수백만 명을 끌어들이고도 지역경제에 체감 효과를 남기지 못하는 배경에 ‘특산품 부재’라는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치 역시 이 같은 체감을 뒷받침한다. 올해 춘향제 기간 먹거리존과 푸드트럭 매출은 약 7억 7000만 원이었다. 반면 함께 운영된 농특산품 축제 59개 부스의 7일간 매출은 2억 8000만 원에 그쳤다.
방문객의 지갑은 남원시의 특산품보다 현장에서 먹고 마시는 데 열렸다. 이런 현상은 올해 춘향제만의 문제가 아니다.
17일 남원시에 따르면, 지난해 춘향제 방문객은 약 145만 명. 그러나 시가 원푸드로 육성 중인 백향과 판매 부스 12곳의 축제 기간 매출은 약 1억2000만 원에 불과했다. 방문객 1인당으로 환산하면 10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축제 기간 운영된 4개 권역 푸드존 매출은 11억 3000만 원. 소비가 행사장 내 먹거리 부스에 집중되면서 지역 경제 파급 효과도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근 지자체는 다른 흐름을 보인다.
임실군에 따르면, 임실치즈축제는 지난해 방문객이 61만 명으로 남원 춘향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축제 기간(5일) 유제품 매출은 30억 8000만 원을 기록했다.
한 해 전체 유제품 매출은 89억 4000만 원에 달했는데, 이마저도 임실치즈농협을 포함한 13개 업체의 개별 판매 실적은 제외된 수치다. 실제 매출은 이를 훨씬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임실의 강점은 치즈가 일상 소비재라는 점이다. 관광객은 축제장에서 체험하고, 현장에서 구매한 뒤 일상에서도 다시 찾는다. 축제는 소비를 촉발하는 계기일 뿐, 매출은 연중 이어진다.
또 장수군에 따르면, 지난해 열린 ‘제19회 장수한우랑사과랑축제’ 방문객은 약 32만 명으로 집계됐다. 축제 기간(4일) 입점 부스들의 매출액은 30억 원을 돌파했고, 지역의 대표 농축산물인 장수 한우와 사과는 완판됐다.
순창군 역시 ‘장류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고추장과 된장은 축제장 안팎을 가리지 않고 판매되고, 소비자는 순창을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장류를 찾는다.
순창군은 장류산업특구와 기업 유치 등을 통해 산업 기반을 다져왔고, 축제는 이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는 ‘쇼케이스’ 역할을 한다.
인근 지자체들은 이처럼 재구매 소비 흐름을 설계했지만, 남원의 축제는 여전히 관람 중심에 머물고 있다.
춘향전과 광한루원, 지리산 등 콘텐츠는 풍부하지만 이를 소비로 연결할 대표 상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관광객은 보고 즐기지만, 사서 돌아갈 것이 마땅치 않다.
축제는 순간이지만, 경제는 축적이다. 순간의 흥행이 축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 성과는 숫자에 머물 뿐이다.
방문객 수 중심의 축제 전략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소비를 만들지 못하는 축제는 더 이상 지역의 자산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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