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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입점으로 가구유통사업협동조합 역시 이케아와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그 결과 가구유통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구문화의 거리에 공영주차장이 건립됐다. 광명시는 가구문화의 거리에 24억원을 들여 13면의 주차장을 확보했다. 2015년 6월 10일 공영주차장 건립공사가 마무리됐다. 이 주차장은 낮에는 가구문화의 거리를 찾는 이용객들이 사용하며, 야간에는 지역주민들이 무료로 사용했다. 가구문화의 거리 주차장 개장식 / 사진제공 = 양기대 의원실 이후 2017년 5월 1일 광명전통시장 주차장이 개장되면서 가구문화의 거리 주차장에는 광명시 시민건강증진센터가 세워졌다. 이는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광명시는 이케아 측에 공공의료서비스가 취약한 광명동 구도심 주민을 위해 기존 주차장 부지에 시민건강증진센터 건립을 제안했고, 이케아는 938㎡, 지상 6층 규모의 시민건강증진센터 건립을 위한 설계를 완료하고 2017년 5월 12일 착공식을 거행했다. 광명시 주민건강증진센터 기공식 / 사진제공=양기대 의원실 24억 원가량의 사업비가 투입된 시민건강증진센터는 2018년 1월 완공됐다. 어린이 건강 체험관, 공공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보건분소 등의 시설이 들어섰다. 이케아와 가구유통사업협동조합의 상생협약의 결과물은 또 있다. 가구유통사업협동조합은 이케아 입점저지 투쟁의 산물로 2014년 11월 20일부터 5년간 무상임대를 조건으로 2개 구역 1,147㎡의 가구홍보전시관을 제공받았다. 그러나 조합 측의 기대와는 달리 홍보관은 P1 주차장에 위치하고, A·B구역으로 나뉘어 주차장을 사이에 두고 80m 이상 떨어져 있었다. 이에 가구조합은 이케아 매장 입구와 가까운 A구역을 임대하고 여기에서 발생되는 임대료 수입으로 B구역을 홍보관으로 운영하려 하였으나 유동인구가 적어 임대가 여의치 않았다. 홍보관에 집중 유치하려던 대형 가구업체 브랜드는 본사의 반대로 입점을 취소하여 홍보관은 2년 6개월 동안 빈 공간으로 방치되어 있었다. 그러나 2017년 8월 5일 KTX 광명역세권 아파트 입주자를 위한 가구전시관, 이삿짐센터와 청소 및 인테리어업체가 복합적으로 입주하면서 여기에 전시되는 가구의 50% 이상은 광명시 가구유통사업협동조합 참여를 조건으로 해 이케아와 조합 간 상생의 큰 상징인 가구홍보관은 정상운영의 계기를 맞았고 향후 상생의 가능성을 열 수 있었다.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입점으로 광명패션유통사업협동조합 역시 롯데쇼핑과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그 결과 롯데쇼핑은 광명동 패션문화의 거리에 31면 주차장 건립을 지원하기도 했다. 다만 31면 주차장이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는 부지 확보가 어려워 13면 주차장과 18면 주차장 2개로 나누어 조성했다. 1차로 2016년 2월 22일 18면 주차장이 완공됐고, 2차로 2016년 5월 18일에 13면 주차장도 완공됐다. 패션문화 주차장 / 사진제공=양기대 의원실 광명시는 코스트코, 이케아,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입점으로 전통시장과 가구문화의 거리, 패션문화의 거리에서 공영주차장을 확보할 수 있었다. 덕분에 상생의 혜택이 중소상인들을 넘어 광명시와 광명시민에게 확대되는 효과를 거두었다. 중소상인과 대기업의 상생은 나비효과를 일으키면서 광명시 전체로 퍼져나간 것이다. 아울러 추후 광명시 전통시장과 중소기업의 상생발전과 함께 상호협력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전통시장 및 기업 비즈 엑스포(BIZ EXPO)’도 마련됐다. 2013년 5월 14일, 코스트코에서 ‘제1차 전통시장 및 기업 비즈 엑스포’가 열렸다. 이케아 역시 2015년 8월 30일 비즈 엑스포를 개최했다. 2016년 7월 9일, 롯데프리미엄 아울렛에서 열린 비즈 엑스포에 참가한 업체들은 전부 광명시 관내 중소기업이었다. 이들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중소기업에서 생산, 판매하는 상품을 홍보할 기회가 없는데 비즈 엑스포를 통해서 홍보 기회를 얻고 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비즈 엑스포를 담당했던 김성수 광명시 기업지원팀장 말을 들어보자. “비즈 엑스포에 참여하려는 중소기업들이 많았습니다. 중소기업 제품은 홍보가 가장 어려운데 비즈 엑스포를 통해 긍정적인 홍보 효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하는 거죠. 중소기업 제품은 비즈 엑스포 행사를 해도 소비자들이 보지도 않고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소기업 제품을 할인해서 팔아도 싸구려라는 인식을 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있어요.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소비자들이 외면을 하니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거든요. 비즈 엑스포에 참가하는 업체는 믿을 수 있는 기업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은 대형 유통기업과 중소상인 간 상생과정을 백서로 발간했다. 전국 지자체, 전통시장, 유통 관련 단체에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었다. 아울러 2017년 5월 26일에는 ‘지속 가능한 상생발전을 위한 제1회 동반성장 포럼’을 개최했다. 광명시 동반성장 포럼 / 사진제공=양기대 의원실 이날 포럼에서는 광명시와 (사)동반성장연구소 간 동반성장 문화 조성 및 확산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의 ‘민선 6기 광명시 상생협력 모델의 성과와 의미’에 대한 기조발표 후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와 김용한 엠아이전략연구소 박사 등이 주제발표를 했다. 이어 정운찬 이사장이 좌장을 맡아 상생모델 발굴과 지역경제 발전방향에 대한 폭넓은 토론이 진행되었다. 이 자리에서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은 대기업과 중소상인 간 상생이 국가적 화두인데 다른 지자체와 정부에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포럼에 그치지 않고 동반성장 문화 조성과 확산을 위해 전문가들과 함께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진심이 통한 것일까. 광명시는 2016년 10월 21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16년도 제13회 전국 우수시장 박람회’에서 우수 지자체 분야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중소기업청이 주최하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주관한 박람회였다. 광명시는 지난 8년간 허허벌판으로 방치되었던 KTX광명역세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코스트코, 이케아,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광명시와 전통시장, 중소상인 간 상생협약을 체결하여 골목상권 보호에 전력을 다하였고 전통시장에 대한 각종 지원사업에 집중한 결과 전통시장 활성화에 대한 공로를 크게 인정받아 기관표창을 수상하게 됐다. 또한 광명시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하고 산업통상자원부와 유통산업연합회가 후원하는 ‘제2회 유통업 상생·협력문화 확산사업’ 공모에서 전국 최우수 지방자치단체로 선정되었다. 광명시는 KTX광명역세권에 대형 유통매장을 유치하면서 전통시장과 중소상인의 갈등과 반발에 직면하였으나 적극적인 중재와 과감한 지원으로 대형 유통기업과 중소상인 간 상생협력을 이끌어 내었으며 더 나아가 동반성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것을 높게 평가받아 2016년 12월 8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였다. 광명시는 KTX광명역세권 개발과 중소상인 지원이란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고 노력했고 예상한 것보다 더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KTX광명역세권 개발은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효과 외에도 광명시 중소상공인들이 연대를 강화하면서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광명시와 중소상인들이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결과도 만들어냈다. KTX 광명역세권 활성화로 광명시 도시브랜드 가치가 수직 상승했고 도시의 경쟁력 또한 강화될 수 있었다. 그로 인해 광명시는 수도권 위성도시의 한계에서 벗어나 대한민국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하는 기회를 만들어냈다. 당연하게도 이런 광명시의 성공적인 상생 사례를 벤치마킹을 하려는 발길이 요즘도 끊이지 않고 있다.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은 광명시청에서 2011년 12월 27일 이케아 유치를 발표했다. 이케아는 양 시장의 기자회견 이틀 뒤인 12월 29일, 광명역세권 부지 78,198㎡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때만 해도 광명 가구문화의 거리에 영업중인 33개의 가구유통판매점의 중소상인들은 이케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여 구체적인 입점 반대 행동에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은 이케아의 실체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게 되면서 동요하기 시작했다. 이케아는 조립식 가구, 침구류, 주방용품, 욕실용품 등을 판매하는 세계적인 가구전문기업이자 종합주방용품회사로 1943년 스웨덴의 잉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가 설립했다. 당시 이케아는 전 세계 42개국에 345개의 점포를 보유한 다국적 기업이지만, 국내 진출은 처음이었다. 2012년 1월 광명시 가구협회는 광명시에 이케아 입점 반대 의사를 전달하면서 ‘입점 전면 백지화’를 요구했다. 이케아가 광명시 가구유통판매업체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 가구업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명시는 부지계약까지 마친 이케아 입점을 취소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 광명시는 광명시 가구협회와 이케아의 상생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2013년 1월 8일과 9일 두 차례에 걸쳐 상생방안을 협의했지만, 예상대로 순조롭지 않았다. 이때 신세희 기업경제과장은 중소상인들에게 이미 이케아가 진출해 있는 일본과 중국을 방문하자고 권유했다. 이케아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막연하게 추측하는 것보다 현장을 직접 보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판단이었다. 코스트코-이케아 입점 저지 대책위원회(대책위) 관계자들은 광명시 공무원들과 함께 일본과 중국의 이케아 매장 4곳을 방문했다. 이들은 일본 도쿄에서 2006년에 개점한 이케아 후나바시 매장과 2008년에 개점한 이케아 신마사토 매장을 방문했다. 중국 상하이에서는 2006년에 개점한 슈후이 매장과 2011년에 개점한 베이차이 매장을 방문했다. 일본과 중국의 이케아 매장을 둘러본 대책위 관계자들은 이케아에 대해 막연히 상상할 때보다 더 심각한 위기감을 느꼈다. 매장의 엄청난 규모가 그들을 압도했다. 이들 이케아 매장 방문객이 연간 300~500만 명에 이른다는 사실 또한 놀라웠다. 이케아 광명점은 1년에 500만 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실제로 2015년 한 해 동안 이케아 광명점을 찾은 소비자는 67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이케아의 가구는 국내 제품보다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 국내 가구시장을 심각하게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특히 30~40대의 젊은 층이 이케아 가구를 선호한다는 조사결과는 가구업계의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이상봉 가구유통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의 말을 들어보자. 이 이사장은 이케아는 코스트코와 달리 유치 발표만으로도 국내 가구업계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우리 가구판매유통업은 이케아가 들어오기 전부터 타격을 입었어요. 가구는 매년 새로 사는 게 아니라 교체 주기가 상당히 긴 편입니다. 짧게는 2~3년이지만 길게는 10년까지도 갑니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쉽게 구입을 결정하지 않습니다. 가구 구매를 계획했던 소비자들이 이케아가 들어온다는데 조금만 기다렸다가 사자, 이런 심리를 갖게 된 겁니다. 이케아가 개점도 하기 전에 매출이 거의 40% 이상 하락했어요. 상당히 고전했습니다. 가구는 상품 특성상 매장이 굉장히 커야 합니다. 고정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는 업종이죠. 매출은 떨어지는데 고정비용은 계속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중국와 일본은 이케아의 진출이 가구기업의 쇠퇴로 이어졌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있었습니다. 광명에 이케아가 진출하면 광명시뿐만 아니라 경기도 내의 중소상인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몰락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위기감을 느끼는 건 당연했어요.” 신세희 과장 역시 일본과 중국의 이케아 매장을 직접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특히 대책위 관계자들의 반응 때문에 입장이 난처했다고 털어놓았다. “일본이나 중국은 이케아나 코스트코가 입점한다고 하면 미리 자국의 중소상인들을 보호하는 정책을 추진합니다. 일본과 중국에서 그런 현장을 확인한 것이죠. 일본은 전철역에서 내리면 바로 관련 중소기업 제품 판매장들이 있는 게 보입니다. 이케아 매장은 잘 보이지 않는 구석진 곳에 있죠. 중국은 이케아 매장 옆에 큰 건물을 지어 자국 기업을 미리 입점시켜 이케아와 차별화된 전략으로 명품 가구를 팔게 했습니다. 중소상인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잘 되어 있었던 거죠. 대책위 관계자들이 그것을 보고 더 화를 낼 수밖에 없었죠. 일본과 중국은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외국기업을 유치했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죠. 대책위 분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우리가 더 노력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죠.” 광명시는 대책위의 건의를 받아들여 이케아 입점이 광명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용역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 와중에 이케아는 광명시와 사전협의 없이 2013년 1월 31일 주택과에 매장 건물 건축허가 신청을 접수했다. 한국 진출이 처음인 이케아는 모든 절차를 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대책위는 크게 분노했다. 한국 정서를 무시한 듯한 이케아의 태도는 대책위를 자극할 뿐이었다. 결국 대책위는 경기도의회 경제민주화특별위원회에 이케아 입점을 제한해 줄 것을 요구하는 ‘광명 KTX 역세권 이케아 입점에 따른 중소상인 생존권 관련 청원서’를 제출한다. 이케아가 광명시에 건축허가를 요청했지만 건축심의는 경기도에서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대책위는 청원서를 통해 경기도 건축심의위원회에서 이케아 건축심의를 하기 전에 경기도 차원에서 상권영향조사를 해달라고 요구하면서, 상권영향조사가 중소상인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나온다면 입점 취소 등의 조치를 해달라고 주장했다. 또한 경기도의회에 건축심의를 하기 전에 상권영향조사를 즉시 시행할 수 있도록 결의문을 채택해 ‘경제민주화 실현’에 앞장서 달라고 부탁했다. 이케아 입점을 놓고 대책위의 위기감은 점점 더 고조되고 있었다. /양기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시을)
2011년 6월21일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이 코스트코 유치를 발표했다. 6개월 뒤인 2011년 12월27일에는 이케아 유치를 발표했다. 그 후 벌써10여년의 시간이 지났다. 허허벌판이었던 KTX광명역세권은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코스트코, 이케아,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등 대형유통시설 개점을 시작으로 강남순환고속도로 개통, 중앙대 광명병원, 도심공항터미널, 호텔,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이 포함된 유플래닛 오픈 등으로 수도권 서남부의 중심도시로 탈바꿈했다. 그 과정에서 대형유통시설 입점 반대를 외치며 대책위원회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활동했던 4명을 최근 직접 만나 지역상생을 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과 그 이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안경애 광명시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이사장, 박재철 광명슈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 이상봉 광명시 가구유통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양승조 광명패션유통사업협동조합 이사장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KTX광명역세권 변화, 앞으로바라는 점 등 각자의 이야기를 꺼내 놨다. 다음은 양기대 국회의원과 4명의 이야기를 모아 재구성한 것이다. 안경애 이사장은 아직도 그 때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며 말을 시작했다. “1인 시위를 하던 때를 생각하면 또 눈물이 나려고 합니다. 부모님 두 분 모두 살아 계신 데 매일 상복을 입고 광명시청 앞으로 출근했습니다. 어느 날은 소상공인, 자영업자 다 죽는다고 상여를 메고 광명사거리에서부터 광명시청까지 이동하기도 했습니다. 비가 오는 날이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비인지 눈물인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박재철 이사장은 코스트코와 진행했던 3차 자율조정회의를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이 날은 코스트코 개점을 며칠 앞두고 있어서 협상을 꼭 끝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양 측은 영업종료시간을 놓고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었다. 다음은 박 이사장의 말이다. “영업종료시간을 오후 9시로 하는 것은 광명지점이 최초였습니다. 영업종료시간이 오후9시인 것과 오후10시인 것은 큰 차이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시간을 줄여 놓으면 지금 대형유통업체 의무휴일제와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했습니다. 끝까지 영업종료시간 오후 9시를 놓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을 비롯한 광명시 공무원들의 도움이 컸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양기대 국회의원은 이때를 기억하면 지금도 긴장돼 심장이 두근거린다고 했다. “협상 중인 코스트코 협상대표를 불러 상생협약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중소상인들이 요구하는 영업종료시간 오후9시까지를 받아들여 달라고 강력히 요청했습니다. 결국 코스트코 협상대표는 회의도중 시간을 달라고 요청한 후 미국 본사에 이를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냈습니다. 그 때 정말 크게 안도했습니다” 이상봉 이사장 역시 광명시 공무원들이 상생협약을 맺을 당시 큰 역할을 했다는 것에 대해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케아라는 기업은 잘 아시다시피 스웨덴 기업입니다. 외국계 기업이다 보니까 전혀 한국 문화와 정서하고는 잘 안 맞고 다른 부분이 많이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얘기해보면 생각하거나 사고하는 게 서로 달랐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우리가 조율을 요청해도‘법에 따라 처리하겠다’라고만 했습니다. 광명시 공무원들이 고생을 해서 조율이 되곤 했습니다. 참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광명시의 도움으로 상생협약까지 맺게 됐고,이케아 건물 내에 상생관이란 이름으로 광명가구유통사업협동조합을 위한 가구홍보전시관이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350평 규모였습니다” 상생협약이 좋은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들 동의했다. 실제로 이케아와의 상생협약으로 2015년 가구문화의 거리 공영주차장이 문을 열었다. 이후 공공의료서비스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이케아는 이곳에 2018년1월 어린이 건강 체험관, 공공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보건분소 등의 시설을 조성했다. 또한 롯데프리미엄아울렛과 코스트코와의 상생협약으로 주차장이 조성되기도 했다. 양기대 국회의원은 당시를 회상하며 말을 이었다. “구호만 있는 상생협약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열심히 뛰었습니다. 당시 사방팔방으로 뛰며 국비,도비 등을 확보했습니다. 이를 통해 협약의 내용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라도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 힘이 되고 싶었습니다” 공동물류센터 역시 상생협약의 결과였다. 박재철 이사장은 “오랫동안 공동물류센터 건립을 추진했으나 상생협약 이후 2015년4월23일 완공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면적772.7㎡의 지상2층의 철골조 창고형태의 공동물류센터는 같은 해 6월2일 문을 열고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양승조 이사장 역시 상생협약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우리 조합은 상생협약의 결과에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10년가량의 시간이 지났는데 잘 협상한 것 같습니다. 롯데프리미엄아울렛과 협의를 통해 받아낼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수용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광명시 공무원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덕분에 손님이 편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패션문화의 거리 주차장 등의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실제 매출이 줄긴 했습니다. 대형유통업체의 입점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기도 했습니다. 판단하기로는 상생협약덕분에 매출 감소폭이 크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대형유통업체의 입점보다는 소비방식이 온라인 위주로 가고 있기 때문에 매출이 줄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안경애 이사장 역시 사회변화를 거론했다. 요즘 안 이사장은 앱을 통해 전통시장 제품을 소비자가 살 수 있도록 하는 일에 관심이 크다고 밝혔다. 시대가 많이 변해 직접 시장을 찾지 않고 앉아서 구매를 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코로나19이후 앱의 사용량이 크게 늘었다고 했다. 박재철 이사장 역시 사회변화를 거론하며 이에 알맞은 지역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활로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지역 슈퍼마켓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10년간 광명의 많은 슈퍼마켓이 문을 닫았습니다. 지난해 광명시에서 외부기관에 용역을 줘서 진행한 보고서 ‘코로나19피해극복을 위한 광명시 소상공인실태조사’를 보면 450개이던 점포가 2021년4월 현재137개로 확연하게 줄었습니다. 소비방식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는 것 등 사회변화가 큰 요인입니다. 또다시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 공동물류센터의 규모를 키워야 하는 상황입니다. 외곽으로 빠지더라도 큰 부지에 더 큰 규모로 센터를 조성할 수 있었음 좋겠습니다. 우리는 주류를 취급할 수 있는 면허까지 가지고 있는데 공간이 없어서 주류를 취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슈퍼마켓 판매에 주류가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센터가 주류를 취급할 수 있고 더 다양한 물건을 제공할 수 있다면 우리 조합원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박재철 이사장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대안을 모색해줄 기관이나 단체가 없음을 아쉬워했다. 항상 소상공인 쪽이나 상인단체 쪽에 자문을 해주고 싶어도, 명확하게 나오는 데이터가 없으니 두루뭉술하게 조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박재철 이사장의 지적에 안경애 이사장도 공감했다. 다음은 안 이사장의 말이다. “KTX광명역세권 상생협약 후 이에 대해 분석한 지역상권 관련 수치가 없어요.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라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위한 연구가 현저히 적은 것이 사실입니다. 돈이 없으니까요. 심지어 법에 따라 대형 유통업체 입점시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조사한 것도 대형 유통업체의 입장이 많이 반영된다고 하더라고요. 공공기관에서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위한 연구를 진행해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책을 만들면 효과가 더 나지 않을까요” 이와 관련해 이상봉 이사장은 현행 환경영향평가, 상권영향평가외에도 명확한 대응계획 등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대기업이 들어온다면 그 산업에 대한 국가 차원의 명확한 대응을 의무화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법적으로 환경영향평가라든가 상권영향평가정도 의무화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요식행위에 불과해요. 상권영향평가를 의뢰하는 사람이 해당 당사기업이란 말이에요. 거기서 돈을 주고 시키는데 나쁜 영향평가를 해주겠어요.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믿기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때문에 지역상권을 보호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가구사업의 경우 기흥이 좋은 예라고 제시했다. 이케아 기흥점 앞에는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리빙파워센터가 들어서 있다. 많은 경우 이케아에 들렀다 바로 옆 리빙파워센터를 방문한다는 것이 이 이사장의 설명이다. 이 이사장은 “광명의 이케아 앞에도 비슷한 성격의 건물이 있으면 좋겠다”며 “시대변화에 맞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양기대 국회의원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안타까움 등을 내비치며 어렵게 말을 꺼냈다. “KTX광명역세권 개발 당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생각하면 항상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개발을 바라는 광명시민과 생존의 문제라며 상여까지 메고 이동하는 대책위 분들을 보면서 어떤 방법이 ‘우리’에게 좋을까를 항상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뛰었습니다. 시간이 이렇게 흐른 뒤 이야기를 나눠보니 긍정적으로 기억해주시는 부분이 많아 참 뿌듯합니다. 무엇보다 광명시 공무원들의 노력을 잊지 않고 기억해 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지금은 국회의원으로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틈틈이 현장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당시 방역지침으로 어려움을 겪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위한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PPP(급여보장프로그램‧Paycheck Protection Program)에서 착안해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의 대출금을 받아 인건비, 임대료 지불 및 조세·공과금 납부에 사용하면 대출금 상환 의무를 감면받을 수 있습니다. 온라인 위주의 소비방식 등으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이야기를 들으니 시대변화에 맞춘 정책이나 제도에 관심을 더욱 갖게 됩니다.” 그러면서 양 의원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대한민국 경제의 기둥입니다. 기둥을 굳건히 하기 위한 고민을 멈추지 않겠습니다”고 굳은 다짐을 했다. / 양기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시을)
이케아 입점으로 가구유통사업협동조합 역시 이케아와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그 결과 가구유통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구문화의 거리에 공영주차장이 건립됐다. 광명시는 가구문화의 거리에 24억원을 들여 13면의 주차장을 확보했다. 2015년 6월 10일 공영주차장 건립공사가 마무리됐다. 이 주차장은 낮에는 가구문화의 거리를 찾는 이용객들이 사용하며, 야간에는 지역주민들이 무료로 사용했다. 이후 2017년 5월 1일 광명전통시장 주차장이 개장되면서 가구문화의 거리 주차장에는 광명시 시민건강증진센터가 세워졌다. 이는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광명시는 이케아 측에 공공의료서비스가 취약한 광명동 구도심 주민을 위해 기존 주차장 부지에 시민건강증진센터 건립을 제안했고, 이케아는 938㎡, 지상 6층 규모의 시민건강증진센터 건립을 위한 설계를 완료하고 2017년 5월 12일 착공식을 거행했다. 24억 원가량의 사업비가 투입된 시민건강증진센터는 2018년 1월 완공됐다. 어린이 건강 체험관, 공공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보건분소 등의 시설이 들어섰다. 이케아와 가구유통사업협동조합의 상생협약의 결과물은 또 있다. 가구유통사업협동조합은 이케아 입점저지 투쟁의 산물로 2014년 11월 20일부터 5년간 무상임대를 조건으로 2개 구역 1,147㎡의 가구홍보전시관을 제공받았다. 그러나 조합 측의 기대와는 달리 홍보관은 P1 주차장에 위치하고, A·B구역으로 나뉘어 주차장을 사이에 두고 80m 이상 떨어져 있었다. 이에 가구조합은 이케아 매장 입구와 가까운 A구역을 임대하고 여기에서 발생되는 임대료 수입으로 B구역을 홍보관으로 운영하려 하였으나 유동인구가 적어 임대가 여의치 않았다. 홍보관에 집중 유치하려던 대형 가구업체 브랜드는 본사의 반대로 입점을 취소하여 홍보관은 2년 6개월 동안 빈 공간으로 방치되어 있었다. 그러나 2017년 8월 5일 KTX 광명역세권 아파트 입주자를 위한 가구전시관, 이삿짐센터와 청소 및 인테리어업체가 복합적으로 입주하면서 여기에 전시되는 가구의 50% 이상은 광명시 가구유통사업협동조합 참여를 조건으로 해 이케아와 조합 간 상생의 큰 상징인 가구홍보관은 정상운영의 계기를 맞았고 향후 상생의 가능성을 열 수 있었다.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입점으로 광명패션유통사업협동조합 역시 롯데쇼핑과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그 결과 롯데쇼핑은 광명동 패션문화의 거리에 31면 주차장 건립을 지원하기도 했다. 다만 31면 주차장이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는 부지 확보가 어려워 13면 주차장과 18면 주차장 2개로 나누어 조성했다. 1차로 2016년 2월 22일 18면 주차장이 완공됐고, 2차로 2016년 5월 18일에 13면 주차장도 완공됐다. 광명시는 코스트코, 이케아,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입점으로 전통시장과 가구문화의 거리, 패션문화의 거리에서 공영주차장을 확보할 수 있었다. 덕분에 상생의 혜택이 중소상인들을 넘어 광명시와 광명시민에게 확대되는 효과를 거두었다. 중소상인과 대기업의 상생은 나비효과를 일으키면서 광명시 전체로 퍼져나간 것이다. 아울러 추후 광명시 전통시장과 중소기업의 상생발전과 함께 상호협력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전통시장 및 기업 비즈 엑스포(BIZ EXPO)’도 마련됐다. 2013년 5월 14일, 코스트코에서 ‘제1차 전통시장 및 기업 비즈 엑스포’가 열렸다. 이케아 역시 2015년 8월 30일 비즈 엑스포를 개최했다. 2016년 7월 9일, 롯데프리미엄 아울렛에서 열린 비즈 엑스포에 참가한 업체들은 전부 광명시 관내 중소기업이었다. 이들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중소기업에서 생산, 판매하는 상품을 홍보할 기회가 없는데 비즈 엑스포를 통해서 홍보 기회를 얻고 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비즈 엑스포를 담당했던 김성수 광명시 기업지원팀장 말을 들어보자. “비즈 엑스포에 참여하려는 중소기업들이 많았습니다. 중소기업 제품은 홍보가 가장 어려운데 비즈 엑스포를 통해 긍정적인 홍보 효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하는 거죠. 중소기업 제품은 비즈 엑스포 행사를 해도 소비자들이 보지도 않고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소기업 제품을 할인해서 팔아도 싸구려라는 인식을 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있어요.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소비자들이 외면을 하니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거든요. 비즈 엑스포에 참가하는 업체는 믿을 수 있는 기업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은 대형 유통기업과 중소상인 간 상생과정을 백서로 발간했다. 전국 지자체, 전통시장, 유통 관련 단체에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었다. 아울러 2017년 5월 26일에는 ‘지속 가능한 상생발전을 위한 제1회 동반성장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광명시와 (사)동반성장연구소 간 동반성장 문화 조성 및 확산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의 ‘민선 6기 광명시 상생협력 모델의 성과와 의미’에 대한 기조발표 후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와 김용한 엠아이전략연구소 박사 등이 주제발표를 했다. 이어 정운찬 이사장이 좌장을 맡아 상생모델 발굴과 지역경제 발전방향에 대한 폭넓은 토론이 진행되었다. 이 자리에서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은 대기업과 중소상인 간 상생이 국가적 화두인데 다른 지자체와 정부에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포럼에 그치지 않고 동반성장 문화 조성과 확산을 위해 전문가들과 함께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진심이 통한 것일까. 광명시는 2016년 10월 21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16년도 제13회 전국 우수시장 박람회’에서 우수 지자체 분야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중소기업청이 주최하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주관한 박람회였다. 광명시는 지난 8년간 허허벌판으로 방치되었던 KTX광명역세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코스트코, 이케아,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광명시와 전통시장, 중소상인 간 상생협약을 체결하여 골목상권 보호에 전력을 다하였고 전통시장에 대한 각종 지원사업에 집중한 결과 전통시장 활성화에 대한 공로를 크게 인정받아 기관표창을 수상하게 됐다. 또한 광명시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하고 산업통상자원부와 유통산업연합회가 후원하는 ‘제2회 유통업 상생·협력문화 확산사업’ 공모에서 전국 최우수 지방자치단체로 선정되었다. 광명시는 KTX광명역세권에 대형 유통매장을 유치하면서 전통시장과 중소상인의 갈등과 반발에 직면하였으나 적극적인 중재와 과감한 지원으로 대형 유통기업과 중소상인 간 상생협력을 이끌어 내었으며 더 나아가 동반성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것을 높게 평가받아 2016년 12월 8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였다. 광명시는 KTX광명역세권 개발과 중소상인 지원이란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고 노력했고 예상한 것보다 더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KTX광명역세권 개발은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효과 외에도 광명시 중소상공인들이 연대를 강화하면서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광명시와 중소상인들이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결과도 만들어냈다. KTX 광명역세권 활성화로 광명시 도시브랜드 가치가 수직 상승했고 도시의 경쟁력 또한 강화될 수 있었다. 그로 인해 광명시는 수도권 위성도시의 한계에서 벗어나 대한민국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하는 기회를 만들어냈다. 당연하게도 이런 광명시의 성공적인 상생 사례를 벤치마킹을 하려는 발길이 요즘도 끊이지 않고 있다. / 양기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시을)
전통시장은 어느지역이나 주차난이 가장 심각한 문제다. 그건광명시도 마찬가지였다. 코스트코 입점 이후 광명시는 광명시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광명시슈퍼마켓협동조합과 ‘전통시장활성화및중소유통산업발전상생협약’을체결했다. 그 일환으로 광명시는 광명시장 이용객을 위한 주차공간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우선 2012년 9월6일 광명시는 부시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광명전통시장주차장확보위원회를 구성해 주차장 조성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안경애 광명시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이사장과 이상봉 가구유통사업협동조합 이사장과 광명시의원 2명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또한 광명전통시장에 알맞은 주차장 건립을 위해 ‘전통시장주차장 조성을 위한 타당성 용역’을 실시했다. 그 결과 77대를 주차할 수 있는 광명전통시장 주차타워건립이 결정됐다. 2015년 광명시는 전통시장주차타워 건립을 위해 국비70억8천만원을 포함한 118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2016년 6월 부지매입 완료후 7월부터 공사를시작하여 2017년 5월 1일에 개장했다. 광명로 938에 위치한 주차장은 부지면적989.8㎡에연면적2,819㎡의 지상4층의 철골구조로 조성되었다. 차량 77대 주차가 가능한 광명전통시장 주차타워는 낮에는 전통시장 방문객들이, 밤에는 인근지역 거주주민들이 이용하면서 주차난 해소에 기여했다. 대기업과 중소상인의 상생의 결과가 지역주민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간 것이다.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은 개장식에서 다음과 같이 의미를 부여했다. “인근에 조성되는 시민건강증진센터와 광명전통시장 공영주차장은 대표적인 상생협력의 결과물입니다.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 과감한 지원으로 혁신적인 변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이에 안경애 이사장은 “꿈같은 일이 현실로 이뤄져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앞으로 위생, 서비스, 제품품질관리 등 모든 면을 개선해 나가며, 전통시장 이용객의 불편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상생협약의 일환으로 광명전통시장에 시장상인과 시장이용객을 위한 고객쉼터도 건립하기로 했다. 공사는 쉽지 않았다. 공사현장이 광명전통시장 한복판이라 길이 좁아 공사장비 진입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결국 직접 인력을 투입해 철거를 진행했으며, 철거잔해는 전통시장 영업이 끝난 밤에 처리할 수 밖에 없었다. 2014년 4월 25일에 착공된 공사는 진행과정에서 여러 문제들이불거졌지만, 2015년 8월에 마무리될 수 있었다. 2015년 8월 20일 개소식을 한 고객쉼터 건립공사에는 국비13억원을 포함하여 총26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대지면적 356㎡에 건축연면적 395.24㎡로 건축된 고객쉼터는 지상2층 건물로 1층에는 카페와 모유수유실,이벤트 행사용 야외공간이 있으며, 2층에는 광명시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사무실과 회의실, 강당 등이조성되어 있다. 옥상에는 휴게쉼터 공간이 조성돼 있다. 고객쉼터는 전통시장을 찾는 이용객들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하면서 전통시장 상인들의 휴게 공간과 문화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광명전통시장과 별개로 광명새마을시장에도 고객지원센터가조성됐다. 새마을시장에서는 상인들과 이용객들이 이용하는 공중화장실건물이 임차기간이 만료되면서 화장실확보 문제가 불거졌다. 화장실이 있는 건물은 자산관리공사소유로 자산관리공사는 광명시와 임대기간이 만료되자 건물매각을추진했다. 만일 이 건물이 제3자에게 매각되면 광명새마을시장은 화장실이 사라져 시장상인들과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게 된다. 광명시는 이 건물을 매입해 새마을시장 상인들과 이용객들을위한 고객지원센터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국비3억3천만원을 지원받았다. 2015년 1월 건물을 매입한 광명시는 리모델링 공사를 서둘렀다. 2015년 12월 24일 준공된 고객지원센터건물 1층에는 화장실과 고객지원센터가조성되었으며, 2층에는 상인회 사무실과회의실 등을 배치했다. 광명새마을시장에도 고객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된 것이다. 개소식은 2016년 1월 21일에 열렸다. 아울러 광명시는 광명새마을시장에 2016년 4월부터 4개월간 새마을상가 먹자골목 현대화사업을 진행하였다. 국비10억원을 투입하여 낡고 보기 흉한 천막을 걷어내고 전동식 개폐가 가능한 최신의 구조물로 변경설치했다. CCTV와 LED조명 및 소방시설 등을 개선하여 시민들의 안전확보와 친환경장터의이미지로 변화시켰다. 또한 오랜기간 삼천리도시가스와 협의를 거쳐 시장내에 도시가스배관을 설치하였으며, 매월 첫째,셋째주 금요일 저녁에 소규모 야외공연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2016년 8월 19일 준공식에서 전덕배 당시 광명새마을시장상인회장은 시설현대화사업으로 우리전통시장이 기존재래시장의 이미지를 벗고 최신의 전통시장으로 거듭나게 되었는데 이를 계기로 더욱 많은사람들이 방문하여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상인들도 최선을 다할것이라고 말하였다. 광명시는 2017년 도비 3억원과 시비 3억원 등 총 6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광명새마을시장 2차시설현대화사업을 실시했다.시장 뒤편 아케이드 미설치구간 41m에 대하여 아케이드와 창호설치,바닥미끄럼방지공사와 간판교체사업을 완료하여 2017년 7월14일 준공식을 개최하였다. 이처럼 광명시는 상생협약 후 알맹이 없이 말만 번지르르하게 내세우지 않기 위해서 진심으로 노력했다. 상생협약을 지키고자 최선을다했다. 코스트코 입점은 광명시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중소상인들에게 엄청난 위기감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슈퍼마켓 공동물류센터가 꼭필요하다며 광명시에 건립을 요청했다. 공동물류센터는 슈퍼마켓들이 공동구매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면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중소상인들은 공동물류센터에서 저렴하게 상품을 공급받을 수 있고, 소비자들은 보다 낮은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서민경제와 물가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다. 광명시는 슈퍼마켓협동조합의 건의를 받아들여 슈퍼마켓공동물류센터건립을 추진했다. 2012년 12월 26일 광명시는 중소상인단체와 상생협약을 위한 MOU를 체결하면서 공동물류센터건립을 위한 절차를 진행했다. 공동물류센터건립을 추진하면서 신세희 기업경제과장과 김남현 슈퍼마켓협동조합이사장 등은 공동물류센터를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수원시와 제주도를 방문하여 벤치마킹을 했다. 신세희 당시 과장의 말이다. “제주도 공동물류센터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시스템이 잘돼있다고 해서벤치마킹을 하러 갔습니다. 직접 눈으로 보고 우리는 어떤 규모로 어떻게 지어야할지 논의를 했죠.부지확보가 가장 큰 문제였는데, 다행히 소하동에 공용주차장부지가 있어서 그곳에 건축하기로 결정하면서 순조롭게 공동물류센터건립이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건립된 뒤에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중소상인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무척이나 기뻤습니다. 그 분들은 경쟁력을 갖춰서 좋고,저희는 보람을 느꼈습니다.” 2013년 1월 17일 부시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슈퍼마켓협동조합공동물류센터부지확보위원회’가 구성되었고, 공동물류센터건립을 위한 부지물색에 들어갔다. 부지확보위원회는 소하동 상업지구 노외주차장 부지가 공동물류센터건립 최적지로 판단하여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2014년11월 25일, 공동물류센터 건축공사가 국비 14억원을 지원 받아 시작됐다. 공사 5개월만인 2015년 4월 23일 공동물류센터가 완공됐다. 슈퍼마켓협동조합 공동물류센터는 연면적 772.7㎡로 지상 2층의 철골조창고 형태에 첨단물류시스템과 물류장비, 판매시설을 갖추고 있다. 공동물류센터는 6월 2일 개소식을 열고 완공을 축하했다. 이날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이 개소식에서 축사를 했다. “그동안 KTX광명역세권 활성화를 위해 대형유통기업을 유치하였으나, 다른한편으로는 중소상인들이 겪는 어려움으로 인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중략) 광명시와 광명시슈퍼마켓협동조합은 공동물류센터관리운영에 따른 위탁협약을체결하고 조합에서 공동구매한 상품을 조합가입 유통사업자에게만 판매하도록 하여 중소점포들이 가격경쟁력을 갖도록 하였습니다. 공동물류센터개소를 계기로 광명시 중소점포들은 물건을 대량,공동구매할 수 있게 될 뿐만아니라 공동보관과 판매를 할수있게 되어 물류비절감을 통한 골목상권 경쟁력이 강화되는 전기를 마련했습니다. 특히 공동물류센터를 통해 중소점포들이 시중가보다 10%저렴하게 상품을 공급받아 소비자들에게 저렴하게 판매하면서 서민경제와 물가안정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광명시는 중소상인과의 신뢰관계를 중요하게 여겨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혼신을 다했다. 이는 다른 곳에서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특별한 사례였다. 그런 가운데 상생과 신뢰의 꽃이 피어날 수 있었다. /양기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시을)
2012년 12월 15일, 코스트코가 입점하면서 허허벌판이었던 KTX 광명역세권이 건물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코스트코에 이어 2014년 12월 5일에는 롯데프리미엄 아울렛이 개점했고, 뒤이어 12월 18일에는 이케아가 전국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개점했다. 이들 3대 대형 유통기업 입점으로 한 때 허허벌판이나 다름없었던 KTX광명역세권 개발은 탄력을 받으면서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었다. 현재 이곳에는 AK플라자, 테이크호텔, 아이백스스튜디오 등이 포함된 광명 미디어&아트밸리 유플래닛과 중앙대 광명병원이 들어섰다. 몇 년전에는 라까사호텔이 문을 열었다. KTX광명역세권은 광명동굴과 함께 광명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관광사업 활성화 등을 한꺼번에 이뤄내면서 광명시 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뿐 아니다. 3대 대형유통기업 입점 과정에서 광명시 중소상인들은 큰 아픔을 겪었지만 한 마음으로 뭉쳐 어려움을 극복하는 지혜를 발휘했다. 안경애 당시 광명시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코스트코, 이케아 입점 저지 투쟁을 통해 중소상인들이 똘똘뭉쳐 나름대로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다고 설명한다. 안 이사장의 말을 들어보자. “자긍심이 높아졌습니다. 저와 광명시 중소상인들이 똘똘 뭉쳐서 한 마음 한 뜻으로 입점 저지 투쟁을 한 거죠. 우리는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려고 하지 않고 중소상인 전체에게 합리적인 이익이 돌아가도록 상생협상을 진행했거든요. 우리 중소상인들이 코스트코, 이케아, 롯데프리미엄 아울렛과 경쟁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요구한 겁니다. 주차장이나 고객쉼터, 슈퍼마켓 공동물류센터 같은 게 바로 그런 거였어요. 다른 곳과 달리 공동의 이익을 위해 투쟁했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다행히 시에서 적극적으로 우리 요구를 받아줬고, 힘이 되어주어서 우리가 원하는 게 다 실현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투쟁 결과가 좋게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광명시민으로 KTX 광명역세권 개발은 찬성이었어요. 그로 인해 피해를 보는 중소상인들에 대한 대책이 처음부터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투쟁한 건데, 그 과정에서 참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시에서 적극적으로 우리에게 유리하게 상생협약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은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안 이사장은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과 신세희 기업경제과장, 민문식 중소상인지원팀장이 중소상인들의 편에서 애를 많이 썼고 실제로 힘이 되어주었다고 평가한다. 광명시는 대형 유통기업 입점 후폭풍을 막기 위해 골목상권과 중소상인 보호에 주력하면서 이들에게 유리하게 상생협상을 이끌어 중소상인들과 견고한 신뢰관계를 구축했다. 이는 다른 곳에서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특별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중소상인들은 한 때 광명시의 대형 유통기업 유치를 맹렬하게 비난했지만 그런 분위기는 3대 대형 유통기업이 입점을 완료하면서 완전히 사라졌다. 그 후 광명시는 그 어느 때보다 중소상인들과 깊은 신뢰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중소상인들이 대형 유통기업의 입점으로 매출에 타격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과 담당 공무원들은 코스트코와 이케아,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입점 반대를 외치면서 격렬한 시위를 벌였던 광명시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슈퍼마켓협동조합, 가구유통사업협동조합, 패션유통사업협동조합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이는 골목상권과 중소상인 보호에 적극적으로 앞장선 것에 대한 감사와 신뢰의 표현이었다. 김남현 슈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은 광명시와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이 코스트코와 이케아를 유치했을 때 정말 미웠다고 말한다. 그의 입장에서는 광명시는 병을 주고, 약도 주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뒤 뒤돌아보니 병이 아니었다. 중소상인들의 면역력을 키우고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중소상인들을 단련시키는 예방주사였다. “상생협약 과정을 거치면서 광명시 공무원들이 진정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 입장이 이해가 된 거죠. KTX 광명역세권을 개발해야 되고, 소상인들도 살아야 하니까 공통분모를 찾아보자는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공무원들을 한 번 믿어보자고 했던 거고, 결과가 상당히 만족스럽게 나왔습니다. 말만 하고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데 광명시 공무원들은 달랐던 거죠. 밥상을 둘러엎지 않고 잘 차려서 같이 나눠먹자는 것이었고, 지금 그게 잘 지켜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패션문화의 거리는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입점으로 어떤 영향을 받았을까? 양승조 광명패션유통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의 말을 들어보자. “롯데프리미엄 아울렛이 들어온다고 했을 때 광명시를 많이 원망했는데, 시에서 기대 이상으로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상생협상 과정에서 중재하느라고 애를 많이 썼습니다. 처음에 롯데쇼핑은 우리 요구를 들어주려고 하지 않았거든요. 저희도 나름대로 대응하려고 롯데프리미엄 아울렛이 들어와 있는 다른 지역을 많이 돌아다니면서 정보를 수집했어요. 그런데 상세한 내용을 알려주지 않아 어려움을 많이 겪었습니다. 지역마다 협상 내용이 달랐다고 하더군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없었습니다. 이럴 때 시가 우리 편에 서서 상생협상에 적극적인 도움을 주면서 상황이 반전될 수 있었습니다.” -양승조 광명패션유통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과 김선태 미래전략실장은 패션유통사업협동조합 중소상인들 편에 서서 상생협상을 중재했다. 양승조 이사장을 포함한 패션조합원들은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 김선태 실장 덕분에 상생협상에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다고 입을 모은다. 물론 협상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다른 조합원들의 의견을 조율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어려운 과정을 함께 겪었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결속력이 더 강해지는 반사이익도 얻을 수 있었다. “롯데와 상생협약이 끝났을 때 상당히 후련했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런 준비 없이 롯데 입점을 반대하면서 롯데에서 우리의 요구를 얼마나 받아들여줄까 걱정했는데, 다른 지역에 비해 유리하게 상생협약이 마무리되어서 만족할 수 있었죠. 광명시가 가장 상생협약을 잘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합니다.” -양승조 광명패션유통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양승조 이사장의 말이다. 롯데쇼핑과 상생협상을 통해 16명의 조합원들은 전부 롯데프리미엄 아울렛에 좋은 조건으로 입점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아울러 광명시 중소상인들과 대립관계였던 코스트코, 이케아,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역시 상생협상 과정을 통해서 중소상인들과 신뢰 관계를 쌓을 수 있었다. 특히 코스트코 측이 상생협약을 통해 영업종료시간을 오후 10시에서 오후 9시로 조정한 것이 획기적이었다. 김남현 슈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은 코스트코와 이케아 입점으로 광명시 슈퍼마켓들은 심각한 매출 하락을 우려했지만, 실제로 매출 감소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30% 이상의 매출 감소를 우려했어요. 코스트코 입점으로 30% 정도까지만 매출이 준다면 그 정도는 감내할 수 있지만 그 이상으로 하락하면 생존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하락하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코스트코 입점 초기에는 영향을 받아 매출이 떨어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회복세를 보여 코스트코 입점 이전으로 돌아갔습니다.” - 김남현 슈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 아울러 전통시장이나 슈퍼마켓협동조합 등 중소상인들이 축제를 포함한 다양한 행사를 열면 이들 3대 대형 유통기업은 앞장서서 행사를 후원하거나 지원했다. 양쪽이 함께 행사를 열기도 했다. 이 역시 광명시만의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만일 대형 유통기업 입점으로 골목상권이 무너지면서 중소상인들이 생존의 벼랑 끝으로 몰렸다면 이런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광명시는 감당하기 어려운 후폭풍에 시달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양기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시을)
KTX 광명역세권의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입점은 광명시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복병이었다. 이케아는 KTX 광명역세권 부지 78,198㎡를 토지 소유주인 LH공사로부터 매입, 건물 2개 동을 신축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 가운데 1개 동 부지를 광명시와 사전 논의 없이 KB자산운용주식회사에 매각했다. KB자산운용주식회사는 이 부지를 매입해 롯데쇼핑주식회사와 장기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쇼핑은 이곳에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매장을 입점시킬 계획이었다. 이런 롯데쇼핑의 계획은 입점 수순을 밟기 전에 언론에 보도되면서 알려졌다. 이후 2013년 12월 17일 이케아가 광명시에 건축허가 변경 신청을 하면서 관련 사실이 확연히 드러났다. 건축주가 이케아에서 이케아와 롯데쇼핑으로 바뀐 것이다. 이것을 시작으로 롯데쇼핑은 이케아 부지에 대규모 의류점포 매장인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입점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당시 7호선 전철역 광명사거리역 주변에는 60여개의 패션의류매장이 밀집해 ‘광명 패션문화의 거리’를 이루면서 영업을 하고 있었다.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입점 소식이 전해지자 광명 패션문화의 거리에서 패션의류매장을 운영하는 중소상인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입점으로 직격탄을 맞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패션문화의 거리와 가까운 영등포역이나 가산디지털단지에 다양한 형태로 입점한 아울렛과 패션복합몰 때문에 매출에 타격을 입고 있던 터라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입점은 생존을 위협하는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이들 패션 의류 중소상인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2014년 1월 23일, 광명시의회를 방문해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입점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중소상인 보호와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또한 이들은 KTX 광명역세권 개발 업무를 담당하는 미래전략실을 찾아가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유치를 강력히 항의하기도 했다. 이때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입점 업무를 담당하면서 상생협상을 중재했던 김선태 당시 광명시 미래전략실장의 말을 들어보자. “롯데쇼핑이 직접 토지를 매입해 건물을 짓고 입점하려면 지역주민들의 엄청난 반대 때문에 입점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회적인 방법으로 땅을 임대해 건물을 짓고 들어온다는 겁니다. 그러면 비교적 쉽게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죠. 다른 지역에서도 이런 방법으로 진출한 사례가 많다고 합니다.”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입점이 공식화되자 현황 파악과 함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김선태 미래전략실장, 신세희 지역경제과장 등 관련 부서 공무원들은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이천점을 방문했다. 코스트코와 이케아 입점 때와 마찬가지로 중소상인들이 피해를 입지 않고 롯데프리미엄 아울렛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코스트코, 이케아 입점 등의 대형 유통기업 관련 업무는 기업경제과 담당으로 신세희 과장과 민문식 팀장이 맡았으나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은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입점 업무를 미래전략실로 배정했다. 업무 분담의 효과적인 측면을 고려한 것도 있지만, 김선태 실장 때문이기도 했다. 김선태 실장은 공무원으로는 보기 드물게 배짱이 두둑하면서 뚝심 있게 업무를 추진하는 스타일이다. 그는 옳다고 판단하면 어느 누구 앞이라도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밀어붙인다.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은 김선태 실장이 중소상인과 롯데프리미엄 아울렛의 상생협상을 맡는다면 중소상인들에게 최대한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런 예상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김선태 실장은 중소상인-롯데프리미엄 아울렛 상생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중소상인 편에서 탁월한 협상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상생협상을 진행하면서 롯데쇼핑으로부터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고 중소상인 편을 든다고 여러 번 항의를 받았습니다. 가장 절실한 건 중소상인들이죠. 그분들은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었습니다.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입점으로 영업에 타격을 받으면 생계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상생은 많이 가진 사람이 적게 가진 사람에게 나눠주는 것인데 일방적으로 한쪽 편을 든다고 주장하면 안 된다, 내가 중소상인 편을 드는 건 당연하다, 많이 가진 쪽이 양보하는 게 맞다고 롯데 측에 말했습니다.” 김 실장은 이런 입장을 상생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바꾸지 않았다. 그는 뚝심과 소신을 갖고 중소상인들과 롯데쇼핑 협상을 중재했다. 김선태 실장은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광명점장에게 협상 실권이 없다고 판단, 책임을 질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임원이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여 관철시키기도 했다. 만일 김선태 실장이 없었다면 중소상인들은 롯데쇼핑과 상생협상에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김선태 실장은 말한다. “롯데쇼핑과 협상을 중재하면서 저는 퇴직한 이후에도 계속 광명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에 중소상인들에게 유리하게 상생협상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중소상인들에게 불리한 조건으로 상생협상이 마무리된다면 저는 평생 광명에서 살면서 원망을 들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롯데쇼핑이 중소상인들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는 게 진짜 상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게 먹힌 거죠.” 양승조 광명 패션유통사업 협동조합 이사장은 김선태 실장 때문에 롯데프리미엄 아울렛에 맞선 광명 패션유통사업 협동조합에게 유리하게 협상이 진행됐다고 했다. “김선태 실장이 우리에게 유리하도록 상생협상을 이끌어낸 것은 저도 인정합니다. 전국에서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이 마무리된 것은 사실이거든요. 상생협약이 잘 지켜지는 것도 모두 광명시에서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입니다.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소상인들과 롯데쇼핑의 상생발전 협의는 6월 16일에 1차 협상이 진행됐으며, 2차는 8월 21일에, 3차는 9월 5일에, 4차는 9월 17일에 열렸다. 10월 31일에 열린 5차 회의에서 양쪽 의견이 최종 조율되면서 상생협상이 마무리됐다. 광명 패션유통사업협동조합과 롯데쇼핑의 상생발전 협약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광명 패션유통사업협동조합과 롯데쇼핑의 상생발전 협약 주요 내용 1. 롯데쇼핑(주)는 광명시 패션유통산업의 균형발전과 상생협력을 위해 광명패션유통사업협동조합 조합원이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광명점에 입점, 영업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한다. 2. 롯데쇼핑(주)는 광명시 일자리 창출과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광명점의 광명시민 우선 채용에 적극 노력한다. 3. 롯데쇼핑(주)는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광명점에 광명전통시장과 상생하는 방안을 만드는데 노력하며, 사회복지 사업에 대한 참여 등 광명시 사회공헌 사업에 적극 참여한다. 4. 롯데쇼핑(주)는 패션문화의 거리 활성화 및 지역경제 발전 등을 위한 광명시 지역 협력 사업에 적극 참여한다. 5. 롯데쇼핑(주)는 광명시 관광사업 활성화를 위해 적극 노력한다. 롯데쇼핑은 상생협상이 마무리되자 광명시에 대규모 점포 개설 등록 신청을 한다. 하지만 이것으로 상생협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입점에 따른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를 검토하는 유통업 상생발전협의회가 남았기 때문이다. 2014년 11월 13일과 21일, 두 차례에 걸쳐 유통업 상생발전협의회가 열렸다. 1차 회의에서 롯데 아울렛 입점은 의류판매업 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의 소상공인들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으므로 광명시 관내의 중소상인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지역협력계획서를 제출할 것과 상생협약 내용을 패션문화의 거리 의류판매점에만 맞추지 말고 광명시 구도심 상권 활성화 차원으로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2차 회의에서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 검토가 순조롭게 끝났다. 이로써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입점과 관련된 모든 상생협상이 끝나면서 롯데쇼핑과 패션유통 중소상인들의 갈등은 매듭이 풀렸다.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광명점 입점에 따른 상권영향평가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광명점 입점에 따른 상권영향평가서 주요 내용 * 롯데마트 미입점으로 광명시 전통시장에 영향은 크지 않겠으나, 약 6.7km 떨어진 패션문화의 거리 상권에 일부 영향이 예상되지만, 지역 협력 사업 계획의 성실한 준수로 지역 주민, 지역 내 중소기업 및 중소상인들과의 상생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 제1상권인 소하동의 인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현대화된 집객시설이 부족하여 서울 서남권이나 안양 등의 인근 도시로 소비 유출이 일어나고 있으며,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광명점 입점은 외부 유출을 막고 인근 도시 주민의 유입으로 이어져 광명 KTX 역세권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역 경제 규모를 확대시켜 지역 내 중소 상인들의 매출 향상 및 지역 주민들의 생활환경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 기존 상권은 슈퍼마켓 등의 소매점, 생활용품 등의 기본 의식주를 주요 대상으로 하는 반면, 롯데 아울렛 광명점은 의류용품 구매, 아동 놀이시설 이용, 시네마 관람 등으로 동선이 이어져 쇼핑, 문화 향유와 즐거움의 요소가 복합된 공간을 활보하는 욕구 충족을 가능케 할 것이다. 여기에 기존 사업자인 코스트코, 이케아와 더불어 새로운 소비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분석된다. * 롯데 아울렛 광명점은 지역 경제를 구성하는 일원으로서 지역경제 선순환을 유도할 것임. 신규로 창출되는 일자리는 지역민과 함께 하고 지역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을 다시 지역으로 환원시켜 광명시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 패션유통사업협동조합과 롯데의 상생협약은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개점을 일주일 앞둔 2014년 11월 27일에 이루어졌다. 2014년 12월 5일 롯데프리미엄 아울렛이 개점되었다. 이로 인해 광명시민 500여 명이 일자리를 찾았다. 이 역시 상생협약의 효과였다. /양기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시을)
광명시 중소상인과 이케아의 상생협약 체결로 이케아 입점 문제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었다. 우선 이케아 입점이 광명시 관내 상권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를 작성해야만 했다. 이를 위해 광명시는 부시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를 구성했다. 2014년 5월 26일 광명시청에서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가 열렸다. 김용연 광명부시장이 위원장으로 참석했으며, 신세희 기업경제과장, 안경애 광명시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이사장, 김남현 광명시슈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 이진발 광명시생활용품협동조합 이사장 등 광명시 중소상인들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특히 지역협력계획서의 경우, 광명시 구도심권 활성화 및 사회공헌사업과 광명시민 우선채용 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이행계획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2014년 7월 24일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는 완성됐다. 상권영향평가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광명시에는 대규모 점포, 전통시장, 다수의 소매점이 존재하나 이케아 판매상품과 겹치는 비중이 낮아 이케아 개점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적을 것으로 판단되며, 광명시 주요 상권은 광명동 및 철산동에 집중돼 있어 이케아 사업예정지인 소하동은 KTX 등 교통인프라 확충 및 역세권 복합개발계획에 따라 지역 활성화가 기대된다. * 광명시의 인구 통계현황, 기존 사업자, 상권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이케아 개점은 광명시 세수확대 및 고용창출 효과를 유발해 기존 사업자들과 신규 고객의 유입확대로 부정적 효과보다 긍정적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지역협력계획서 주요 내용이다. * 이케아는 광명시 지역발전과 함께 기존 사업자들과 상생을 구축하기 위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이케아 매장 내에 350평 규모의 지역 업체 전시장을 설치하고, 광명시와 협력해 중소상인 상생협력 방안을 지속적으로 발굴한다. * 이케아 코리아 본사를 광명으로 이전하고 이케아 광명점 직원은 광명시민을 우선 채용한다. 광명시민을 위한 어린이집을 개원하며 구도심권 활성화 및 사회공헌사업에 참여한다. 이러한 상생협약의 결과로 이케아는 개점을 앞두고 직원을 채용하면서 광명시민 300여명을 채용했다. 이케아의 광명시민 우선채용은 2015년과 2016년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져 2016년에는 500여 명이 넘는 광명시민들이 이케아 광명점에서 일했다. 또한 2014년 7월 23일에는 광명시 요청으로 이케아에서 발주하는 사업에 광명시 관내업체가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광명시-이케아 실무협의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신세희 과장을 포함한 광명시 공무원들과 김한진 이케아 코리아 이사 등 이케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케아는 개점을 앞두고 폐기물처리업체, 세탁업체, 음식물처리업체 등의 협력업체를 선정할 계획이었다. 광명시는 이케아 입점으로 유발되는 경제효과가 광명시 관내 중소기업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면서 이케아가 광명시 관내업체를 협력업체로 선정할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하였다. 그리고 2014년 12월 18일 드디어 이케아 광명점이 문을 열었다. 2011년 12월 27일 광명시가 이케아 유치를 발표한 뒤 이케아 입점까지 꼬박 3년이 걸린 셈이다. 김한진 이케아 코리아 이사의 말을 들어보자. “양기대 광명시장 등의 중재로 수 차례의 협의과정을 거치면서 지역상인단체들의 기대와 우려를 알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그들에게 이케아 광명점이 가져올 긍정적인 효과를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서로 진심을 가지고 대화하면 양쪽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도움을 준 양기대 광명시장을 비롯한 관계부서 공무원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이케아 광명점은 광명시의 일원으로 전국에 광명시를 알리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앞으로 열린 마음으로 광명시의 소비자들과 중소상인들 위해 좋은 이웃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케아 개점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이케아 개점은 전국적인 관심사였다. 이케아 개점일에 광명시는 1981년 시 승격 이후 처음으로 KTX 광명역세권으로 향하는 도로가 꽉꽉 막히면서 거대한 주차장으로 바뀌는 사태가 벌어졌다. 개점시간 전부터 이케아 매장으로 향하는 차량들로 KTX 광명역 주변 간선도로가 마비되면서 도로에는 차량이 2km 이상 길게 늘어섰다. 이케아와 롯데프리미엄 아울렛은 3,500여 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을 확보하고 있었다. 이케아 개점일에 방문객이 몰려들 것을 예상, 600대를 주차할 수 있는 임시주차장까지 만들었지만 한꺼번에 몰려든 차량으로 주차난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했다. 도시가 완전히 마비된 것 같은 사태가 벌어지자 광명시 공무원들은 광명시 초유의 교통난과 주차난 해소를 위해 날마다 대책회의를 열었으며, 휴일도 없이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광명시, 코레일, 광명경찰서, LH공사는 합동으로 ‘KTX 광명역세권 교통특별대책본부’를 설치,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섰다. 이케아와 롯데프리미엄 아울렛은 기 확보한 주차장 외에 550대를 더 주차할 수 있는 임시주차장을 마련하고 무료주차시간을 5시간에서 3시간으로 단축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런 상황은 오래되지 않아 진정됐다. 광명시의 능동적인 대처로 교통체증과 주차난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전인자 당시 광명시 자치행정국장의 말을 들어보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서 저희들도 깜짝 놀랐습니다. 직원들은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고 광명경찰서도 마찬가지였죠. 늘 조용하던 도시가 이케아 개점으로 갑자기 복잡해지면서 교통체증이 유발돼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었고 민원이 쏟아졌습니다. 무엇보다도 민원 해결이 우선이라 거기에 초점을 맞춰 행정력을 집중했어요. 이케아 입점으로 온 도시가 마비된 것 같아 시민들에게 죄송했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이케아가 개점했는데 매장이 썰렁하다면 KTX 광명역세권 활성화가 실패한 것이 되기 때문이죠. 몰려드는 차량들을 보면서 일단은 성공했다는 안도감을 느꼈던 것도 사실입니다.” 전인자 국장 설명대로 이케아 개점으로 불거진 교통문제와 주차난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해결되었다. 이케아는 입점 1년 뒤, 기자회견을 열어 1년 동안 670만 명이 이케아 광명점을 방문했다고 발표했다. 이케아는 1년 동안 3,08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광명시의 코스트코, 이케아 유치가 성공을 거두면서 한 때 광명시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KTX 광명역세권은 전국에서 가장 주목받게 되었다. 광명시의 KTX 광명역세권 활성화 의지가 값진 성공을 거두면서 광명시 브랜드 가치는 상승했으며 도시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효과를 거뒀다. /양기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시을)
2013년 7월26일 광명시청에서 1차 중소상인-이케아 상생협력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상봉 가구유통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을 포함한 광명시 중소상인 대표들과 김한진 이케아 코리아 이사 등 이케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광명시에서는 배동만 재정경제국장과 신세희 기업경제과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 예상대로 이날 회의는 양쪽의 입장 차이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아울러 이케아 입점 저지 대책위원회에서 이케아 부지 매입과 관련하여 또다른 대형마트가 입점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최초로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케아는 부지를 매입할 때 LH공사에서 분할 매각할 수 없다고 해서 전체 부지를 매입했다며 부지 활용 차원에서 부지 일부에 다른 사업자가 입점할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케아는 롯데쇼핑과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케아는 부지 일부를 KB자산운용주식회사에 매각했고, KB자산운용주식회사는 이 부지를 롯데쇼핑에 장기 임대하면서 예상하지 않았던 롯데프리미엄아울렛이 입점하게 된다. 1차 상생협력 회의가 끝나고 닷새 뒤, 대책위는 광명전통시장 조합사무실에서 회의를 열고 앞으로 대응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이케아 입점을 돌이킬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그러면 어떤 실익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인지 의견을 모았다. 우선 1차 상생협력 회의에서 대형마트 입점 의혹이 나온 만큼 이케아 판매시설 내 대형마트 입점 제한을 요청하기로 했다. 또한 이케아에 광명시 가구협동조합에 이케아 매장 내에 2천 평 규모의 공간을 장기 저리로 임대해줄 것과 200평 규모의 국산 가구전시 홍보관을 제공해줄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2차 상생협력 회의에서 대책위는 이케아 매장 건물 안에 영화관과 대형마트 입점 불가 입장을 강력히 밝히면서 이케아측에서 적극적으로 막아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케아는 이케아 부지 일부를 제3자에게 매각하고, 제 3자가 롯데쇼핑과 임대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임대계약이 완료되면 대책위와 롯데쇼핑의 미팅을 주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책위는 2,000평 규모의 무상임대 요구도 했다. 이케아는 받아들일 수 없으나, 가구전시 홍보관으로 200평을 무상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케아는 전통시장과 광명 구도심 주차난 해소를 위한 주차 빌딩 건설 요구는 본사와 협의하겠다고 답변했다. 양측의 입장 차이만을 확인하는 회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광명시의 고심은 깊어만 갔다. 2013년 8월 1일, 광명시는 결국 이케아 건축허가를 승인했다. 광명시 관계자는 고심 끝에 이케아 건축허가를 승인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케아 건축허가 소식이 전해지자 대책위는 강하게 반발했다. 우선 두 차례 진행된 상생협력 회의는 중단됐다. 대책위는 2013년 8월 5일 기자회견을 열어 광명시가 이케아 건축허가를 전면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이케아 건축허가를 승인한 광명시를 맹렬하게 비난했다. 하지만 광명시는 대책위와의 대화를 이어가면서 이케아와의 상생을 계속 신경썼다.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의 말을 들어보자. “이케아 건물 착공을 앞둔 8월 6일 광명시는 이케아에 대형마트 입점 자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습니다. 대형마트 입점이 불가하다는 확고한 입장을 전달한 것입니다. 이는 대책위에서 이케아가 국내의 대형 유통기업인 롯데쇼핑과 MOU를 체결하고 이케아 부지에 대형쇼핑센터를 입점시킬 계획이라는 기사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구체화되자 광명시에 대형마트 입점을 막아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이 공문은 ‘이케아 부지 내 대형마트 입점 자제 협력 요청’으로 제목은 비교적 온건하지만 내용에서 대형마트 입점을 반대하는 광명시의 강경한 입장이 확실하게 드러나 있다. “귀사에서는 전통시장과 중소상인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대형마트의 입점이 되지 않도록 적극 노력하여 주실 것을 당부드리며, 향후 우리 시의 반대 입장에도 불구하고 대형마트 입점을 추진한다면 우리 시에서는 중소상인단체와 공동으로 입점 저지를 위해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임을 알려드리니 귀사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 공문에서 일부 내용 발췌 건축허가를 받은 이케아는 2013년 8월 20일, 본격적으로 공사를 시작했다. 이케아는 착공에 앞서 8월 6일에 기공식을 열어 이케아 한국 입점을 대외적으로 알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책위의 격앙된 분위기를 잘 알고 있는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은 기공식을 하면 중소상인들의 반발로 물리적인 충돌이 일어날 것을 우려, 이케아에 기공식 취소를 요청했다. 이틀 뒤인 8월 8일, 김한진 이케아 코리아 이사는 광명시의 조언을 받아들여 기공식을 취소하고 기공식 비용을 광명시 사회공헌사업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알려왔다. 광명시의 진심이 통했던 것일까. 대책위는 2013년 9월 2일 대책회의를 열고 이케아 입점 저지 활동을 지속하는 한편, 이케아 건축허가 승인 이후 잠정 중단됐던 중소상인-이케아 상생협력 회의에 참석하기로 결정했다. 이 자리에서 대책위는 이케아에 요구할 상생협상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리한다. 이케아 부지 내 2천 평을 가구협회에 무상임대, 광명 구도심권에 국내 가구점과 전통시장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주차장 건립 지원, 이케아 부지 내 영화관 및 대형마트 입점 반대 등이었다. 2013년 12월 19일, 3차 상생협력 회의가 열렸다. 대책위는 이케아가 2,000평 무상임대 요구를 거부하자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규모를 축소해 가구 상설전시관으로 1,000평을 요구했다. 이케아는 200평을 가구유통사업협동조합에 5년 단위로 무상임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가구유통사업협동조합은 5년 단위 재계약을 통한 임대를 반대하면서 규모를 500평으로 조정하도록 했다. 밀고 당기는 협상을 거쳐 이케아는 가구유통사업협동조합에 350평 규모의 가구홍보전시관을 무상임대하기로 했다. 임대기간은 5년이지만 이후 다시 연장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대책위는 대형마트와 영화관 입점은 절대로 안 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이케아에 이를 수용해줄 것을 요구했다. 대책위와 이케아는 여러 차례 의견 조율을 거친 끝에 2014년 4월 1일에 열린 4차 상생협력 회의에서 의견 차이를 확 좁힐 수 있었다. 그리고 4월 21일에 열린 제5차 상생협력 회의에서 상생협력 방안을 확정했다. 드디어 9개월에 걸친 긴 협상 줄다리기가 마무리된 것이다. 2014년 4월 29일 광명시청 중회의실에서 광명시 중소상인들과 이케아의 상생협약 체결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을 비롯한 광명시 공무원들과 패트릭 슈뤼프 이케아 코리아 대표, 이상봉-안경애-김남현-박재철 이케아 입점 저지 대책위원회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중소상인과 이케아의 상생협약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이케아 코리아는 광명시 관내 중소유통시장의 안정과 중소상인 지원을 위해 이케아 광명점 일부를 공동전시-판매장으로 제공함으로써 공동의 이익이 창출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한다. 2. 광명시와 이케아 코리아는 구도심권 활성화를 위하여 대책위원회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상생발전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역사업에 적극 협력한다. 3. 이케아 코리아는 직원 채용 시 광명시민을 우선 채용하고 고용안정을 위해 적극 노력하며 지역사회 소외계층이나 사회복지 사업에 대한 봉사활동 등 사회공헌 사업에 적극 참여한다.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을 포함한 광명시 공무원들은 누구보다도 중소상인과 이케아의 상생협약 체결을 기뻐했다. 이제 광명시가 중소상인들을 위해 코스트코와 이케아가 상생협약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도록 관리감독하는 일만 남았다. 중소상인과 대형유통기업이 윈-윈하는 모델이 탄생하는 상황이어서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의 감회도 남달랐다. /양기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시을)
이케아 입점 저지 대책위원회는 2013년 5월 14일과 15일 이틀 간 스웨덴 주한대사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였다. 이케아 본사가 있는 스웨덴에 대책위의 강경한 입점 반대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가장 먼저 릴레이 1인 시위를 한 안경애 광명시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의 말을 들어보자. “코스트코, 이케아 입점 저지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상복을 입고 스웨덴 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했던 일이었어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요. 평생 살아가면서 남들은 하지 않는 별의별 일을 다 해봤던 거죠. 남대문 한복판에 소복을 입고 서 있는데 처음에는 창피하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했어요. 1인 시위가 생각보다 굉장히 힘들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한 사람이 40분씩 돌아가면서 하기로 했는데 그 시간이 엄청나게 길게 느껴졌어요. 내가 정해진 시간을 채우지 못하면 다른 사람이 더 힘들어질 것 같아서 내가 조금이라도 더 버텨야겠다는 오기로 1시간 넘게 서 있었어요. 서 있는데 이렇게 해야만 하는 중소상인들의 처지가 슬프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가 나중에는 분노가 치밀었어요. 그래서 악에 받쳐서 더 오래 서 있을 수 있었습니다.” - 안경애 광명시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안 이사장은 1인 시위를 끝내고 다른 사람이 1인 시위하는 모습을 지켜보는데 너무나 안쓰럽고 안타까워 눈물이 저절로 솟구쳤다고 말했다. 1인 시위의 힘일까. 앞서 대책위가 경기도의회 경제민주화특별위원회에 제출한 ‘광명 KTX 역세권 이케아 입점에 따른 중소상인 생존권 관련 청원서’가 2013년 5월 16일 통과됐다. 그리고 2013년 6월 10일 경기도의회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하지만 2013년 6월 10일 경기도 건축심의위원회는 이케아 건축심의를 승인했다. 조건부 승인이었다. 경기도 건축심의위원회는 지역상권 보호를 위한 상생방안 등 37건의 조건을 붙여서 건축심의를 통과시켰다. 이날 대책위는 경기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건축심의 통과를 강력하게 항의했다. 또한 6월 13일부터 광명시청 앞에서 이케아 입점을 반대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스웨덴 가구기업 이케아, 제발 들어오지 마세요. 우리는 지금도 너무 힘듭니다.’ 대책위 관계자들은 이런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광명시청 앞에서 상복을 입은 채 번갈아 가며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였다. 릴레이 1인 시위는 11월 16일까지 4개월이 넘게 이어졌다. 김남현 광명시슈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의 말을 들어보자. “저는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상복을 입고 시청 앞에 1인 시위하러 나갔는데 왜 그렇게 처량하던지. 비가 오는 날이 더 그랬습니다. 시위를 시작할 때만 해도 내가 이걸 꼭 해야 하나 생각했는데 나중에는 오기가 생기는 겁니다. 내가 우리 조직의 수장이라는 책임감도 느껴지고. 생각이 달라지더군요.” - 김남현 광명시슈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 계속되는 대책위의 시위 / 사진 출처 = 광명시민신문 2013년 6월 17일 경기도는 광명시에 이케아 건축심의에 대한 사전승인 결과를 통보했다. 대책위는 6월 28일에 광명시청 앞에서 이케아 입점 저지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상복을 입고 상여를 멘 채 가두행진을 했고, 관을 부수는 퍼포먼스를 했다. 2013년 7월 3일에는 이케아가 경기도 건축심의위원회에서 건축심의 승인을 하면서 걸었던 조건 37건에 대한 ‘건축 심의조건 조치계획서’를 광명시에 제출했다. 이제 광명시에서 건축허가를 승인하는 절차만 남았다. 광명시는 2013년 7월 22일 이케아 입점에 따른 상권영향 조사 용역을 한성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했다. 이케아는 경기도 건축심의위원회에서 이케아 건축허가가 조건부로 통과되면서 탄력을 받고 본격적으로 입점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무조건 입점 반대만 외치던 대책위가 협상 테이블에 앉기로 했다.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을 비롯한 신세희 기업경제과장, 민문식 중소상인지원팀장의 진심이 빛을 발했다. 앞서 신세희 과장과 민문식 팀장은 스웨덴 주한대사관 앞까지 동행해 대책위 관계자들의 릴레이 1인 시위를 지켜봤다. 신세희 과장은 직접 시위에 참여할 수 없지만, 마음속으로 대책위를 응원하고 지지했다. 당시 신세희 과장과 민문식 팀장은 대책위가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의 집단행동을 할 때 안전사고를 가장 우려했다. 대책위가 집회하면서 시청사에 진입 시도를 할 때면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공무원들이나 경찰은 시 청사를 방호하는 입장이라 대책위의 청사 진입을 막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양쪽이 극한 상황으로 대립하게 되면 불상사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런 상황을 막아야 하는데, 만일 그렇게 대립하게 되면 저나 민문식 팀장은 대체 누구 편을 들어야 하는 건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 신세희 과장 신세희 과장의 말이다. 그래서 신세희 과장은 그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대책위 관계자들을 만나 물리적인 충돌만은 하지 말아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양쪽이 충돌하면 감정이 격해지면서 돌이킬 수 없는 최악의 상황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것만은 막아야 했다. 대책위 역시 물리적인 충돌로 광명시와 관계가 껄끄러워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대책위 관계자들은 집회 참여자들이 극단적인 행동을 하지 않도록 설득하면서 될 수 있으면 평화적인 집회가 될 수 있게 유도했다. 상생협력회의가 열린 광명시청 전경 / 사진 출처 = 광명시 뉴스포털 신세희 과장과 민문식 팀장의 진심이 담긴 끈질긴 설득은 평화적인 집회에 이어 협상을 가능하게 했다. 우여곡절 끝에 첫 번째 상생협력 회의가 2013년 7월 26일, 광명시청에서 열렸다. /양기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시을)
2012년 12월 15일 코스트코 매장에서 열린 개장식은 광명시 관계자들과 코스트코-이케아 입점 저지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치러졌다. 만일 상생협약이 원만하게 타결되지 않았다면 대책위 관계자들은 개장식에 참석하는 대신 코스트코 앞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였을 가능성이 높다. 개장식 역시 제대로 치러질 수 없었을 것이다. 여기에는 신세희 기업경제과장, 민문식 중소상인지원팀장 등 광명시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 신세희 과장과 민문식 팀장은 중소상인들을 보호하면서 이들에게 유리한 상생협상이 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었다. 뿐만 아니라 여러 차례 직접 코스트코 관계자들을 만나 광명시 골목상권과 중소상인 보호에 앞장서 달라고 부탁했다. 이런 바탕에는 이들을 발탁한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의 용인술이 한 몫을 했다. 공무원들의 업무 능력을 파악하고 인사에 반영한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의 합리적인 인사정책이 빛을 발한 것이다. 공무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능력을 제대로 잘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은 인사의 가장 기본이면서도 핵심이다.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의 말을 들어보자. “신세희 과장은 조용하면서 과묵한 사람입니다. 처음에는 조금 걱정을 했어요. 그런데 조용하게 잡음없이 대책위를 설득하는 능력을 보여준 거죠. 중소상인들로부터 깊은 신뢰를 받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신 과장에게 담당업무를 맡기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담당업무가 맞지 않는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없기 때문에, 능력을 감안한 인사정책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코스트코 개장식 이후에도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은 중소상인 지원 의지를 보였다. 2012년 12월 26일 광명시는 광명시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광명시슈퍼마켓협동조합과 ‘전통시장 활성화 및 중소유통산업발전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광명시가 이들을 정책적으로 계속 지원한다는 확고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또한 광명시가 광명시 중소상인을 보호하고 육성하겠다고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것이기도 했다. 알맹이 없이 말만 번지르르하게 내세운다면 정책지원은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광명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광명시와 중소상인들이 한 상생협약 내용을 살펴보자. 우선 광명시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설현대화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광명시는 광명전통시장에 고객쉼터 설치, 전통시장 이용고객을 위한 주차시설 확보, 공동집배송센터 건립 및 지원, 기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예산 지원을 하기로 했다. 광명시는 골목상권과 중소유통업 발전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광명시슈퍼마켓협동조합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도 약속했다. 중소유통 공동물류센터 건립 및 지원, 중소유통업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예산 지원 등이다. 2013년 1월 1일 코스트코는 광명시와 협의한 대로 본사를 서울 양평동에서 광명시로 이전했다. 이제 광명시가 중소상인들과 협약한 내용을 실천하는 일만 남았다. 실제로 광명시는 중소유통 공동물류센터 건립, 광명전통시장내 고객쉼터 조성 및 주차타워 건설을 순차적으로 추진해 중소상인들과 한 약속을 지켰다.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은 그 때를 돌아보며 중소상인들과 코스트코의 상생협상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광명시와 중소상인들에게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협상과정을 통해서 광명시와 중소상인들은 협상 방법을 배웠고 대처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 이런 경험은 중소상인들이 이케아와 상생협상을 할 때도, 롯데쇼핑과 상생협상을 할 때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또한 광명시 전통시장과 슈퍼마켓협동조합이 연대하는 기틀을 마련, 이들이 이케아와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입점 저지 활동에 나섰을 때 업종이 다른 중소상인들의 연대 확산을 이끌어냈다. 광명시 중소상인들은 외국 대형 유통기업 유치를 계기로 업종과 관계없이 하나로 뭉칠 수 있었다. 광명시와 중소상인들과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효과도 얻었다. 지역마다 대형마트나 아울렛 등이 입점하면 중소상인들과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자치단체들은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거나 법령과 규정에 따라 문제를 해결해왔다. 그런 경우 해당 지역 자치단체장과 공무원들은 중소상인들의 신뢰를 잃을 뿐만 아니라 적대적인 관계가 되기 일쑤다. 하지만 광명시는 달랐다. 과감하게 골목상권과 중소상인 보호에 앞장서서 신뢰를 쌓았다. 의미 있는 모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그런 노력 때문에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은 대형유통업체와 중소상인과 상생협약이 끝나고 협약내용을 실천에 옮긴 후 중소상인들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코스트코와 상생협상이 끝나자마자 이번에는 이케아가 광명시와 중소상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산봉우리를 하나 넘었더니 그보다 더 높은 산봉우리가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코스트코-이케아 입점 저지 대책위원회는 이케아 입점 저지 대책위원회로 전환, 이케아 입점 저지에 온 힘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다시 광명시의 고민이 시작됐다. 이번에도 중소상인들에게 유리하게 상생협상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중압감 때문이다. /양기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시을)
2012년 11월 30일, 대전 중소기업청에서 중소기업청 주관으로 ‘코스트코 광명점 사업조정 관련 제1차 자율조정 회의’가 열렸다. 안경애 이사장, 김남현 이사장 등 코스트코-이케아 입점 저지 대책위원회 관계자와 코스트코 협상대표인 박찬제 서울 양재 점장 등 코스트코 관계자가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이날 자율조정 회의에서 대책위는 코스트코 입점은 원칙적으로 반대하지만 2012년 11월 2일 대책위에서 제시한 요구조건을 받아들인다면 협상에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11월 2일 대책위는 코스트코 입점 3개월 연기, 매월 일요일 4회 휴무,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9시로 제한, 야채와 과일 일부 품목 판매 제한 등의 요구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코스트코는 이런 대책위 요구조건을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1차 자율조정회의는 예상대로 양쪽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끝날 수밖에 없었다. 2012년 12월 7일 2차 자율조정회의가 광명시에서 열렸다. 이날 협상은 좀 더 진전된 양상을 보였다. 코스트코 개점은 11월 26일 사용승인으로 기정사실화됐고 양쪽은 보다 유리한 내용으로 상생협상을 매듭짓기 위해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대책위는 매월 일요일 4회 휴무를 요구했지만 이는 광명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규정을 적용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광명시는 대형마트는 둘째 주, 넷째 주 일요일에 휴무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국산 주류는 박스 단위로 판매하고, 대책위에서 요구한 농산물 6개 품목은 판매를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영업시간 제한은 코스트코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가 계속됐다. 대책위는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시간을 제한하자고 요구했으나, 코스트코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을 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양쪽의 주장이 양보 없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결국 회의는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끝났고 이 문제는 3차 자율조정회의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나흘 뒤인 2012년 12월 11일 이들은 광명시청에서 다시 만나 3차 자율조정회의를 열었다. 가장 중요한 문제인 영업 종료시간을 놓고 양쪽의 신경전이 계속됐다. 고작 1시간 차이지만,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게 양쪽의 똑같은 생각이었다. 코스트코 영업이 오후 9시에 끝나면 오후 6~7시에 퇴근하는 직장인들은 코스트코를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쇼핑할 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오후 9시로 영업시간을 제한하면 소비자들은 거주지에서 가까운 시장이나 슈퍼마켓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중소상인들은 매출에 타격을 덜 입을 수 있다. 그러나 오후 10시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1시간 여유가 생기면서 코스트코 쇼핑이 가능해진다. 영업 종료시간은 코스트코에게도 중요했다. 영업 종료시간을 1시간 앞당기면 그만큼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뿐더러 이미 영업을 하고 있는 다른 지역 8개 매장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그래서 영업 종료시간을 둘러싼 협상은 쉽지 않았다. 안경애 이사장은 그때 느꼈던 절박한 심정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코스트코는 개점을 며칠 앞두고 있어서 협상을 꼭 끝내야 하는 입장이었고 그건 저희도 마찬가지였어요. 회의를 하다가 쉬고, 쉬다가 하고 그랬어요. 몇 번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협상을 하다가 밖에 나오니 눈이 내리고 있었어요. 어떻게 하든 영업 종료시간을 9시로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는데, 코스트코에서 양보를 하지 않는 거예요. 이대로 끝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드니 마음이 참으로 착잡했어요.” 영업 종료시간을 대책위는 오후 9시, 코스트코는 오후 10시를 주장하면서 팽팽한 의견 대립을 벌이다 코스트코가 먼저 30분 앞당기겠다고 제안했다. 영업 종료시간을 오후 10시에서 오후 9시 30분으로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책위는 오후 9시를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다시 회의는 중단됐다. 이번에는 김남현 이사장의 말을 들어보자. “영업 종료시간 30분을 놓고 엄청나게 줄다리기를 했습니다. 밀고 당기는 순간이 참으로 긴박했어요. 우리한테는 무척 중요했거든요. 그런데 코스트코가 도무지 양보하지 않는 거예요. 결국 회의가 중단되고, 회의장 밖으로 나와서 우리끼리 얘기했어요. 이게 마지노선인가 보다, 그냥 받아주자고. 어쩔 수 없다고.” 협상 진행 상황을 지켜보던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은 협상장에 있던 코스트코 협상대표를 불러 앞서 광명시와 맺은 상생협약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중소상인들이 요구하는 영업 종료시간 오후 9시까지를 받아들여 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상생협상이 되지 않으면 우리 광명시도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앞서 광명시는 2012년 11월 26일 코스트코와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광명시와 코스트코가 광명시 유통산업 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서로 노력한다는 내용이었다.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은 협약을 체결하면서 코스트코에 중소상인들을 위해 최대한 노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중소상공인을 보호, 육성하려는 확고한 의지를 담았다. 그러자 상황이 변했다. 코스트코 협상대표가 회의 도중에 시간을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코스트코는 협상 내용을 일일이 미국 본사에 보고하고 승인을 받으면서 협상을 진행하고 있었다. 협상대표는 미국 본사에 영업 종료시간 조정에 대한 보고를 했고 오후 9시로 최종 승인을 받아낼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코스트코 영업시간은 대책위 요구대로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로 정해졌다. 당시 국내에 진출해 있던 코스트코 8개 매장은 영업 종료시간이 전부 오후 10시였다. 코스트코 광명점만 영업 종료시간을 오후 9시로 제한할 수 있었다. 광명시와 대책위가 끈질기게 협상을 벌여 얻어낸 값진 성과였다. 이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이런 협상 결과는 대대적으로 언론에 보도되면서 주목받았다. 안경애 이사장은 말한다. “우리가 코스트코와 협상과정에서 돈을 많이 받은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는데, 우리는 돈을 받아내려고 협상을 한 게 아니죠. 돈은 한 푼도 받지 않았어요. 영업 종료시간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했고, 협상을 통해 끝내 그걸 얻어낸 것이죠. 우리가 똘똘 뭉쳐 적극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김남현 이사장 역시 투명하고 정직하게 협상을 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우리가 그런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에 광명시 공무원들이 우리를 믿어줬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우리가 금전적인 보상을 요구했다면, 시에서도 우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협상을 하면서 시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신세희 광명시 담당과장의 말을 들어보자. “협상이 타결되는 순간, 속이 아주 후련했어요. 조정회의를 지켜보는데 바늘방석에 앉은 것 같았어요. 양쪽 요구조건이 얼추 맞아야 되는데, 코스트코가 외국기업이다 보니 우리와 정서가 많이 다르잖아요.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의견 대립이 계속되고 있으니 속이 탈 수밖에 없었어요. 대책위 입장은 아주 확고했죠. 영업 종료시간을 오후 10시로 하면 매출 타격이 크다는 거였죠. 오후 9시로 제한해야 골목상권이 피해를 입지 않는다면서 이 시간만은 꼭 지켜야 된다는 강경한 입장이었어요. 코스트코는 영업 종료시간을 1시간 앞당기면 매출이 엄청나게 줄어든다는 거였어요. 코스트코 광명점은 국내 9번째 매장인데, 영업 종료시간을 1시간 앞당기면 다른 8개 매장에도 영향이 있다는 거였죠. 양쪽이 조금도 양보하지 않고 팽팽하게 의견 대립을 하는 시간이 참으로 긴박하게 느껴졌습니다. 절대로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을 것 같았는데 다행히 코스트코가 전격 수용하겠다는 결정을 내렸어요. 가장 큰 문제가 해결되니 나머지는 문제될 게 없었죠. 그래서 협상이 순조롭게 끝날 수 있었습니다. 그때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어요. 어찌나 기쁘던지, 대책위 관계자들과 악수를 하면서 고생했다고 서로 위로하고 그랬어요. 지금도 영업 종료시간은 코스트코 광명점만 오후 9시입니다. 다른 매장은 전부 10시입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코스트코 홈페이지를 보면 그때의 긴박했던 상황이 저절로 생각납니다.” 이번에는 조원구 코스트코 부사장의 말을 들어보자. “코스트코가 외국계 기업이라 입점 과정에서 광명시민을 비롯해 지역 소상공인들이 생소하게 받아들이면서 큰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걱정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광명시의 적극적인 중재로 영업 종료시간을 밤 10시에서 오후 9시로 앞당기기로 하면서 기업 이미지가 많이 좋아진 것을 느꼈습니다. 광명시의 적극적인 중재가 없었다면 지역의 중소상인들과의 갈등 해소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3차 자율조정회의에서 극적으로 상생협상이 타결됐고, 코스트코와 중소기업청에 사업조정 신청을 했던 광명시슈퍼마켓협동조합은 상생합의서를 작성하면서 상생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이후 코스트코는 2012년 12월 15일, 개점했다. 벼랑 끝까지 갔던 상생협상은 양측이 조금씩 양보하면서 대한민국 상생협약의 역사를 새로 썼다. 치열한 중재로 그런 성과를 낸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과 공무원들은 그제야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양기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시을)
중소상인들의 절박한 심정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코스트코 입점이 확정됐기 때문에 코스트코 입점을 물리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최선이 안 되면 차선책이라도 모색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생각을 했고, 대책위 관계자들을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의 말이다. 2012년 7월 광명시 공무원들은 코스트코-이케아 입점 저지 대책위원회(대책위)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들은 코스트코, 이케아 유치를 항의하면서 입점 전면 취소를 요구했다. KTX 광명역세권 활성화 첫 단계로 코스트코를 유치한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은 그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었다. 코스트코는 2012년 4월 28일, 착공에 들어가 건축공사가 한창이었으니 유치 이전으로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대책위에 참여하는 중소상인들의 마음을 돌려야 했다. 입점을 막을 수 없다면 코스트코와 협상을 통해 중소상인들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상생협상을 마무리해 실익을 챙기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설득했다. 하지만 대책위는 광명시와 광명시 공무원들에게 강한 반감과 불신을 갖고 있어 대화를 거부했다. 2012년 9월,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코스트코와 이케아 등의 대형 유통기업 유치 업무를 담당하는 기업경제과장부터 팀장, 담당자를 전부 교체했다. 인적 쇄신을 통해 상생협상 분위기를 만들려는 의도였다. 물론 쉽지 않았다. 신세희 기업경제과장과 민문식 중소상인지원팀장이 처음 대책위 관계자들을 만나러 갔을 때, 문전박대를 당했다. 분노에 찬 중소상인들은 이들을 향해 거침없이 불만을 쏟아냈다. 민문식 팀장의 말을 들어보자. “코스트코 개점을 몇 달 앞둔 상황이었습니다. 코스트코가 개점하는 건 기정사실이었죠. 어떤 방법을 동원해도 개점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우리도 알고, 그분들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반대만 하지 말고 실익을 챙기자고 설득했습니다. 처음에는 당연히 만나주지도 않았죠. 그래도 어떻게 합니까. 아무리 문전박대를 해도 가서 만나야지. 가고 또 가고 또 갔습니다. 만나야 해결이 되지 책상 앞에 앉아 있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니까. 정말 힘들었죠.” 신세희 과장도 마찬가지였다. 대책위 관계자들이 아무리 무시를 해도 민팀장과 함께 이들을 만나러 가고 또 가고 또 갔다. “광명시가 KTX 광명역세권 개발 때문에 코스트코와 이케아를 유치했지만 이분들 편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저희가 대책위 관계자들의 편을 들어야지, 외국기업인 코스트코와 이케아 편을 들 수는 없지 않습니까. 처음에는 우리를 믿지 않았어요. 당연하죠. 저라도 그랬을 겁니다.” 그들 옆에서 말없이 그들이 쏟아내는 분노에 찬 말을 들었다. 그들은 생존을 위협당하는 약자였으니,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이런 일을 맡을 수밖에 없어 속상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그래도 내가 맡은 일이니 피할 수는 없잖아요. 잘할 자신은 없어도 최선은 다하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마음이 통했던 것 같습니다.” 신세희 과장과 민문식 팀장은 틈만 나면 그들을 만나러 갔다. 집회를 하면 곁에서 묵묵히 지켜봤다. 대책위 관계자들이 다른 지역의 대형마트 입점 저지 집회를 지원하러 가면 따라가서 도와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조금씩 대책위 관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대책위에서 그들에게 조금씩 곁을 내주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대책위에서 보인 강경한 태도를 볼 때, 대책위의 태도 변화는 놀라웠다. 김남현 광명시슈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은 이들에게서 진정성을 엿볼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한다. “우리도 50년이 넘게 산 사람들입니다. 보면 알아요. 말로만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신 과장이나 민 팀장은 그런 사람이 아니었던 거죠. 진정성이 보였어요. 밥도 같이 먹고 술도 같이 마시면서 마음을 터놓고 얘기를 하다 보니 이들이 우리 편이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이 온 거죠. 우리를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하는 것을 알게 된 겁니다.” 대책위는 신세희 과장과 민문식 팀장의 설득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기로 했다. 광명시 공무원들은 대책위를 설득하는 한편, 코스트코에 광명시 중소상인들을 위한 상생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요구했다. 2012년 10월 25일, 광명시청에서 광명시 관계자들과 조민수 코스트코 부사장, 조원구 코스트코 광명 점장이 마주 앉았다. 이 자리에서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은 코스트코가 입점을 반대하는 중소상인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상생 방안을 제시하기 전까지 정상적인 개점 승인을 내줄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처음에는 상생협약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던 코스트코는 광명시 관계자의 지적에 따라 방안을 구체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다만 문제가 있었다. 대책위의 반발로 코스트코 개점일이 확정되지 않자 코스트코에서 직원 채용 합격자 발표를 기약 없이 미룬 것이다. 코스트코는 정규직과 임시직이 포함된 300여 명의 직원을 채용할 계획이었다. 채용인원 가운데 160명은 광명시 요청대로 광명시민을 선발할 예정이었다. 그러자 이에 따른 민원이 시청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코스트코는 광명시가 코스트코 매장 건축물 사용승인을 하지 않아 합격자 발표를 미루고 있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은 결단을 내려야 했다. 코스트코의 건축물 사용승인 신청을 언제까지 미룰 수 없었다. 법에 따라 승인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직원 채용 문제까지 걸려 있었다.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었다. 2012년 11월 2일, 대책위 관계자들과 코스트코 관계자들이 마주 앉았다. 대책위에서는 안경애 광명시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이사장, 김남현 광명시슈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 조병오 광명시새마을시장상인조합 이사장이 참석했다. 대책위는 코스트코에 입점 3개월 연기, 매월 일요일 4회 휴무, 영업시간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로 제한, 야채와 과일의 일부 품목 판매 제한 등을 요구했다. 코스트코는 이들의 요구에 대해 수용 여부를 밝히지 않은 채, 다음 회의에서 좀더 좋은 방안을 마련해서 논의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기회는 의외의 곳에서 찾아왔다. 이 무렵 광명시슈퍼마켓협동조합은 코스트코 입점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중소기업청에 코스트코 입점을 제한해달라는 사업조정신청서를 제출했다. 중소기업청은 이들의 요청에 따라 코스트코에 사업개시를 일시 정지할 것을 권고하는 결정을 내린다. 그 결과로 중소기업청이 주관하는 자율조정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서 대책위 관계자들은 코스트코와 상생협상을 벌이게 됐다.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 협상이 시작됐다. 극적으로 마주 앉을 수 있었다. 이는 무엇보다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양측을 중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중소상인들과 코스트코가 조금씩 양보하기로 했다. 마주 앉았다는 것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음을 의미했다. /양기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시을)
KTX광명역세권에 코스트코를 유치했다는 소식을 들은 광명시 중소상인들은 곧바로 반대를 선언했다. 국내 대형유통기업이 들어와도 중소상인들은 상권이 뿌리째 흔들리는 위기감을 느끼는데 세계 최대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인 코스트코가 들어온다고 하니 충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김남현 광명시슈퍼마켓협동조합 전 이사장은 생존을 위협당하는 두려움을 느꼈다고 그때 받았던 충격을 설명한다. “코스트코가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국내의 대형마트나 할인점은 몇 차례 입점 저지 활동을 하면서 학습이 돼 어떻게 대처하는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코스트코는 달랐죠.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고, 저 같은 소상인들은 접근할 기회가 거의 없을뿐더러 솔직히 관심조차 없었어요. 코스트코 입점 소식을 듣고 코스트코 양평동 매장에 갔는데, 규모가 우리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었어요. 매장을 둘러보면서 이게 국내의 홈플러스나 이마트같은 할인마트보다 더 무서운 존재가 될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광명점이 국내 최대가 될 거라고 하니 더 그럴 수밖에 없었죠. 코스트코가 들어온다면 몇 집이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코스트코 입점을 막지 않으면 내가 죽겠구나, 목숨을 걸고 막아야겠다, 그랬죠.” ―김남현 광명시슈퍼마켓협동조합 전 이사장 광명전통시장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해온 안경애 당시 광명시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역시 코스트코 유치 소식이 반갑지 않았다. 그는 전통시장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상권의 이동을 걱정했다. “한 번 코스트코에 갔던 사람들이 우리 전통시장을 찾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을 했어요. 코스트코는 잘 알다시피 대용량으로 한꺼번에 많이 구매하는 곳이잖아요. 코스트코가 엄청나게 싼 건 잘 알려진 사실이죠. 한 번 가면 일주일, 열흘 정도 장을 보지 않아도 되거든요. 가장 걱정스러운 게 과일과 정육, 제과, 제빵이었어요. 이런 것들이 소비자들을 유인하는 미끼상품이거든요. 그게 싸면 그걸 사려고 그쪽으로 발길이 가는 건 자연스럽잖아요. 한 번, 두 번 그쪽으로 가다 보면 우리 전통시장에 아예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어요. 그래서 죽기 살기로 입점 저지에 나선 거죠.”―안경애 당시 광명시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이사장 광명시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과 광명시슈퍼마켓협동조합은 ‘코스트코 입점 저지 대책위원회’를 구성, 본격적으로 입점 반대 활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런 이들에게 이번에는 세계적인 가구전문기업 이케아 유치 소식이 날아들었다. 양기대 광명시장은 2011년 6월 21일 코스트코 유치를 발표했고, 6개월 뒤인 2011년 12월 27일에 이케아 유치를 발표했다. 중소상인들로선 나쁜 일은 홀로 오지 않는다더니 사실이라고 한탄했다. 이케아 유치 소식에 충격을 받은 이들은 바로 광명시에서 가구유통판매업을 하는 중소상인들이었다. 그들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들도 당연히 이케아 입점 저지 활동을 벌일 수밖에 없었다. 이상봉 광명시 가구유통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이케아 유치 소식을 듣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코스트코가 입점하면 광명 상권에 많은 변화가 올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죽어나는 건 중소상인들이 되는 건 당연하죠. 거기다 이케아까지 들어오면 그 영향은 우리 예상을 벗어나는 태풍급이 될 것이 뻔했어요. 우리는 다 망했구나, 하는 위기감을 느꼈죠. 우리 입장에서는 생존이 달린 문제였어요. 전통시장이나 슈퍼마켓과 달리 가구판매업은 매장이 큽니다. 아무리 작아도 30~40평이 넘고, 300~400평도 됩니다. 그러니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건 당연하지 않겠어요?”―이상봉 광명시 가구유통사업협동조합 이사장 광명시 가구유통사업협동조합은 ‘코스트코 입점 저지 대책위원회’와 연대해 이케아 입점 저지 활동을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의 합세로 대책위는 ‘코스트코-이케아 입점 저지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로 명칭을 바꾸면서 규모와 조직이 더 커지게 된다. 그러면서 입점 반대 활동은 더욱 치열해졌다. 대책위는 2012년 7월 12일, 광명시청 앞에서 코스트코-이케아 입점을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상인들은 상복을 입고 집회에 참석했다. 상복을 입고 상여를 멘 상인들의 행렬이 광명사거리부터 광명시청까지 이어졌다. 그들에게 코스트코와 이케아의 KTX 광명역세권 입점은 사망선고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명시민들은 코스트코와 이케아 입점을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KTX광명역세권이 개발돼 역세권이 활성화된다면 광명시가 변화, 발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품었기 때문이다. KTX경부선이 개통된 뒤 KTX역사가 들어온 다른 지역은 부동산가격이 빠르게 상승했지만, 광명시는 예외였다. KTX광명역 이용객은 예상인원의 20%도 채 되지 않아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축한 역사는 KTX광명역세권 부지와 마찬가지로 황량한 기운이 감돌았다. KTX광명역사에 입점한 상점들도 찾는 손님들이 거의 없어 개점휴업 상태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라 광명시에 KTX광명역이 있다고 해도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웠고, 그 영향이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나타났다. 코스트코와 이케아가 함께 들어온다면 KTX 광명역세권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그것이 곧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 광명시민들이 코스트코-이케아 입점을 반대하는 중소상인들에게 싸늘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당연했다. 이에 양기대 광명시장은 광명시민들과 광명시 소상공인이 모두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함께 할 수 있는 방도, 원칙은 ‘상생’이었다. 양기대 시장은 할 말이 많았다. “스웨덴까지 가서 이케아 대표를 만나고 돌아오는데 마음이 상당히 착잡했습니다. 이케아 유치는 기뻤지만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입장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광명시 중소상인들의 반대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고민이 많았죠. 결국 우리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KTX 광명역세권을 그대로 놔두면 광명시 미래가 없고, 그렇다고 코스트코, 이케아 유치에만 주력해 광명역세권 개발에만 매달린다면 중소상인들이 다 죽는 거죠. 해결방법은 코스트코, 이케아와 중소상인들이 상생하면서 윈-윈 하는 길을 찾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양기대 시장 양기대 시장은 KTX광명역세권 활성화하는 한편, 코스트코와 이케아가 적극적으로 중소상인들을 지원하고 협력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들의 입점이 광명시 중소상인들의 몰락으로 이어진다면 KTX광명역세권 활성화는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코스트코와 이케아 때문에 우리 광명시 지역경제가 엉망이 된다면 아주 큰 어려움에 처했을 겁니다. 외국 대형 유통기업을 유치해서 중소상인들을 다 죽게 한다면, 서민들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게 한다면, 그건 안 되잖아요. 광명시 입장에서 보면 도박을 한 겁니다. 위험한 모험을 한 거죠. 그때 광명시 공무원들은 두려워하지 않았어요. 한 번 해보자, 그랬습니다. 광명시 미래가 걸린 KTX광명역세권 활성화를 위해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요. 자신은 있었지만, 결과는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죠. 그래도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미 화살은 시위를 떠났으니, 최선을 다하는 일만 남았던 거죠.”―양기대 시장 /양기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시을)
2010년 양기대 광명시장 취임 후 어떻게 해야 사계절 내내 황량한 바람이 부는 KTX광명역세권을 개발할 수 있을지 고민을 거듭했다. 광명시민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안을 찾았다. 2011년 4월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광명이 지역구인 백재현, 전재희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광명역세권 활성화 범시민대책위원회와 경기개발연구원이 주관한 토론회가 열렸다. ‘KTX광명역세권 활성화 및 연계교통체계 구축을 위한 정책토론회’였다. 이날 토론회에서 KTX광명역세권 활성화 방안으로 제시된 것은 백화점이나 아울렛 같은 대형 유통판매시설 유치였다. KTX광명역의 특성을 살리면서 유동인구를 자연스럽게 유인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이와 별개로 광명시는 2011년 5월에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광명시민들을 대상으로 KTX광명역세권 활성화를 위해 어떤 시설을 유치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지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정책토론회와 같았다. 여론조사에 응한 광명시민 50.1%가 1순위로 백화점이나 아울렛과 같은 대형 유통판매시설을 꼽았다. 양기대 시장과 공무원들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대형 유통판매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국내 대형유통기업 관계자들을 만났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와 달리 신통치 않았다. 당시 미래전략실에서 KTX광명역세권 활성화 업무를 담당했던 최봉섭 광명시 테마개발과장의 말을 들어보자. 그는 국내 유통기업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KTX광명역세권 투자유치를 권유했다. “그때는 부동산 경기가 상당히 침체됐던 시기였습니다. 국내 유통 대기업이 KTX 광명역세권에 들어오기만 하면 역세권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대기업을 찾아갔지만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어요. 그 어떤 기업도 광명역세권에 들어오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부동산 경기가 나쁜 데다 광명역세권은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니었던 거죠. 국내 기업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대안으로 외국기업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외국기업인 코스트코와 이케아로 눈을 돌리게 됐습니다.” 코스트코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 최대의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8개 나라에 7백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코스트코 회원은 전 세계에 대략 1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침 코스트코는 수도권에 새로 점포를 낼 계획으로 부지를 물색하고 있었다. 그 정보를 입수한 양기대 시장은 공무원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코스트코 유치에 나섰다. KTX 광명역세권에 입점하는 코스트코 광명점은 전국 최대 규모가 될 예정이었다. 그뿐이 아니다. 양기대 시장은 코스트코 코리아와 협상을 통해 서울 양평동에 있는 코스트코 코리아 본사를 광명시로 이전한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본사가 오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 외에도 광명시 세 수입이 연간 13억 원 이상 늘어난다. 양기대 시장이 적극적으로 본사를 유치한 이유다. 2011년 12월 6일, 양기대 시장과 코스트코 코리아 대표는 이런 내용이 포함된 상호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를 위해 앞선 2011년 9월 30일 코스트코는 광명시 주택과에서 건축허가를 받았다. 그리고 10월 17일 대규모 점포(대형마트) 등록을 마쳤다. 결국 코스트코 코리아는 약속대로 2013년 1월 1일, 본사를 서울 양평동에서 광명시로 이전했다. 코스트코 유치는 KTX 광명역세권 활성화 외에도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면에서도 상당히 많은 기여를 했다. 양기대 시장은 특히 일자리 창출에 주목했다. 코스트코는 광명점을 신규 개점하면서 300여 명에 이르는 정규직원을 채용할 계획이었다. 양기대 시장은 코스트코와의 협의를 통해 신규 채용 직원 300여 명 중 160명 이상을 광명시민으로 우선 채용한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그것도 정규직으로. 여러 차례 밀고 당기는 협상 끝에 얻어낸 수확이었다. 코스트코 코리아는 약속을 지켰다. 2012년 12월, 코스트코 광명점은 신규직원 360명을 채용하면서 광명시민 160명을 채용했다. 코스트코 광명점 부지 면적은 210,306㎡이며, 매장 면적은 13,736㎡으로 250억 원의 건축비를 들여 지어졌다. 코스트코 광명점은 차량 727대를 주차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100% 직영으로 운영됐다. 코스트코 광명점은 2012년 12월 15일 영업을 시작했다. 광명시는 KTX 광명역세권에 코스트코 한국본사 광명점을 유치한 데 이어 세계적인 가구전문기업인 이케아도 유치했다. 양기대 시장이 처음부터 이케아를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다. 이케아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광명역세권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관련부서 공무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이케아가 한국에 진출하기 전이었으므로 많은 사람들이 이케아에 대해 모르고 있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 그런데 광명시는 어떻게 존재조차 모르던 이케아를 KTX 광명역세권에 유치할 수 있었을까? 양기대 시장의 말을 들어보자. “이케아가 어떤 회사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케아라는 회사가 있다는 것도, 세계적인 가구전문기업이라는 것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과거 근무했던 언론사 후배를 통해 이케아라는 회사가 한국 진출을 준비하면서 수도권에 매장을 내려고 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게 된 거죠. 이케아에 대해서 알아보니 세계적인 대기업인 데다가 엄청나게 많은 마니아층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광명시에 한국 최초로 이케아를 유치한다면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KTX광명역세권으로 몰려들어 우리가 뜻한 대로 역세권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스웨덴 알름훌트에 본사를 둔 이케아는 말 그대로 글로벌 기업이었다. 2010년 당시 이케아의 연간 매출액은 37조 원에 이르렀으며, 브랜드 가치는 세계 31위였다. 전 세계 이케아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은 15만 명이나 되었다. 이때 이미 이케아는 중국과 일본에 진출한 상태였다. 2011년에 일본에서는 6개의 매장이, 중국에서는 11개의 매장이 영업을 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KTX 광명역세권 개발을 담당했던 최봉섭 과장의 말을 들어보자. “이케아가 한국 진출을 준비하면서 5개 정도의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연제만 역세권개발팀장과 함께 들은 정보였는데, 우리가 이케아를 유치하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케아가 어떤 회사인지, 광명역세권에 유치해도 되는지 나름대로 분석을 했죠. 저도 처음에는 이케아라는 회사에 대해서 전혀 아는 게 없었거든요. 이 회사가 엄청나게 유명한 회사였어요. 그 정도라면 광명역세권에 유치해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양기대 시장은 관련 부서 공무원들과 수차례의 토론과 회의를 거쳐 이케아 유치를 결정하고 ‘이케아 유치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적극적인 유치 전략을 세웠다. 최봉섭 과장과 연제만 팀장 등은 본격적으로 이케아 코리아와 접촉을 시도했다. 당시 이케아 코리아 한국 사무실은 서울 용산에 있었다. 이들은 이케아 코리아 임원들과 여러 차례 만나 KTX 광명역세권의 우수한 입지적 조건과 발전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면서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벌였다. 2011년 6월에는 이케아 코리아 임원들이 광명시를 방문했다. 광명시 관계자들은 그들과 만난 자리에서 구체적인 매장 설립 계획서를 요구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알아야 유치 협상과 유치 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양기대 시장은 공무원들과 함께 이케아와 유치 협상을 진행하는 한편, 중국 상하이에 있는 이케아 매장을 방문했다. 2011년 8월 28일이다. 중국 상하이에는 이케아 매장 2개가 있었다. 2006년에 입점한 상하이 슈후이 매장과 2011년 6월 23일에 문을 연 상하이 베이차이 매장이다. 건축 연면적은 두 매장이 비슷하다. 슈후이 매장이 46,000㎡, 베이차이 매장은 49,000㎡이다. 2011년 6월 23일에 개점한 베이차이 매장을 찾아갔다. 그들은 매장을 둘러본 뒤, 이케아가 KTX 광명역세권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아울러 국내기업과의 상생을 이끌어낼 아이디어도 얻었다. 이케아 상하이 베이차이 매장 옆 건물에는 중국기업인 홍싱메이카룽이 들어와 있다. 매장 면적은 120,000㎡으로 이케아 매장보다 2배 이상 넓다. 이곳에서는 고가의 중국 명품 가구들을 전시, 판매하면서 이케아와 차별화된 판매 전략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었다. 중국 정부는 이케아와 같은 외국기업을 유치할 때 입점지역에 자국 기업이 먼저 영업하면서 경쟁력과 자생력을 키울 수 있게 지원하고 있었다. 양기대 시장은 중국 방문이 이케아 유치를 결정하게 된 이유가 되었다고 말한다. 이케아 상하이 매장 옆에 중국 기업이 운영하는 대형 가구매장이 들어와 있는 것을 봤습니다. 그곳을 방문해 이케아에서 팔지 않는 것을 이곳에서 팔면서 이케아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이케아를 우리 광명시에 유치한다면 KTX 광명역세권이 확실하게 활성화될 수 있고, 광명시 관내의 가구업체들과 상생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것은 그 때문입니다. 중국에서 돌아온 양기대 시장 일행은 이케아 유치를 더 적극적으로 밀어붙였다.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지 않고 직접 스웨덴 본사를 방문해 아예 유치 문제를 매듭지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이케아 투자유치단’을 꾸려 스웨덴으로 향했다. 2011년 12월 14일 양기대 시장과 공무원 등 광명시 이케아 투자유치단은 2박 5일 일정으로 인천공항에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투자유치를 위한 짧지만 긴장감 넘치는 대장정이 시작된 것이다. 12월 14일 오후 9시 인천공항을 출발한 이들 투자유치단이 중동의 두바이를 경유하고 덴마크 코펜하겐을 거쳐 이케아 본사가 있는 스웨덴 알름훌트에 도착한 것은 15일인 다음날 오후 3시였다. 시차까지 포함해 꼬박 27시간을 쉬지 않고 이동한 강행군이었다. 양시장 일행은 곧장 이케아 생산 공장을 견학했고, 이어서 노엘 위지즈만 총괄 부사장이 포함된 이케아 경영진과 만나 투자의견을 교환했다. 12월 16일 투자유치단은 이케아 그룹 최고 경영자인 미카엘 올슨 총괄 사장을 만나 이케아 한국 1호점 유치를 성사시켰다. 미카엘 올슨 총괄 사장이 한국인을 만난 것은 광명시 공무원들이 처음이라고 했다. 양기대 시장은 미차엘 올슨 총괄사장에게 KTX 광명역세권 도면을 펼쳐 놓고 직접 광명역세권의 입지조건과 전망에 대해 설명했다. 이런 열정이 그들에게 전해진 것일까? 미카엘 올슨 사장은 그 자리에서 광명시 입점을 확정했다. 오히려 그는 KTX 광명역세권의 교통, 주차문제 등을 중장기적 관점에서 해결해달라고 요청했다. 의외로 일이 쉽게 풀린 것은 광명시 투자유치단이 이케아 본사를 방문하는 열정을 보이면서 이케아 경영진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2박 5일이라는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원하던 성과를 거둬 마음이 뿌듯했기 때문이다. 2011년 12월 27일, 양기대 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KTX 광명역세권에 한국 최초로 이케아 매장을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마음이 무척 무거웠다. KTX 광명역세권 활성화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외국기업들을 연이어 유치했지만, 그 때문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중소상인들 생각에 가슴이 짓눌렀다. /양기대 국회의원
2011년 6월 21일, 당시 양기대 광명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KTX광명역세권에 미국 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이어서 그해 12월 27일에는 세계적인 가구전문기업 이케아 유치를 발표했다. 양기대 시장이 이들 외국 대형유통기업을 KTX광명역세권에 유치한 것은 사즉생의 각오로 역세권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KTX광명역은 2004년 4월 1일에 개통되었으나 역 주변은 황량한 바람만이 부는 허허벌판으로 남아 광명시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상황이었다. KTX광명역은 비운의 역사를 지닌 역이라고 할 수 있다. 1990년, 정부가 고속철도 경부선 건설 기본계획 수립을 하면서 노선을 확정할 때만 해도 KTX광명역은 고속철도 경부선 시발역(출발역)으로 설계되었다. 정부는 4,06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부지면적 264,131㎡에 48,184㎡ 규모의 역사를 건설했다. KTX광명역은 역사 면적만 놓고 보면 국내 최대 규모이다. 그러나 KTX 전용 역사인 광명역은 이런 규모에 어울리지 않게 개통을 앞두고 고속철도 경부선 시발역에서 단순 중간 정차역으로 변경됐다. 2003년 12월 28일, 철도청이 KTX광명역 축소 운영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고속철도운영계획을 발표했다. 간이역으로 전락하는 수모를 겪게 됐다. 광명시민들은 KTX광명역이 광명시 발전을 이끌어내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굳게 믿었다. 정부의 수요 예측대로 하루 평균 2만 4천여 명이 KTX광명역을 이용한다면 KTX광명역세권은 활기를 띠면서 빠른 속도로 개발될 것이 확실했다. 그에 따라 광명시 지역경제가 활성화돼 광명시가 수도권 위성도시에서 대한민국 중심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KTX광명역은 고속철도 경부선 시발역 자리를 빼앗기면서 간이역으로 전락했다. 심지어 철도청이 고속철도 경부선의 영등포역 정차를 추진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지자 광명시민들은 분노했다. 광명시민들은 분노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해 움직였다. 그들은 한마음으로 뭉쳐 KTX광명역 경부선 시발역 환원을 요구했다. 광명시 관내 단체들과 광명시민들을 중심으로 ‘광명역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가 조직됐다. 8개 단체로 시작된 범대위는 이후 광명 관내의 28개 시민단체들이 결합하면서 조직을 확대했다. 범대위는 2004년 3월 27일에 열린 KTX광명역 준공식에서 KTX광명역의 경부선 시발역 환원을 위한 인간띠잇기를 하면서 침묵시위를 벌였다. 범대위는 고속철도 경부선 시발역 환원을 위한 건의문을 채택하고, 국회의원 초청간담회를 여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벌였다. 이후 범대위는 명칭을 ‘광명역 정상화 범시민대책위원회’로 바꿨고, 다시 ‘광명역 활성화범시민대책위원회’로 바꾸면서 꾸준히 활동을 이어 나갔다. 광명시의회는 범대위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광명역 정상화 범시민대책위원회 설치 및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 KTX광명역 시발역 환원을 적극적으로 후원했다. 범대위 대표로 선출된 백남춘 광명상공회의소 회장은 그 때를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그때는 광명이 아주 침체된 상황이었죠. 그 넓은 KTX광명역세권에 광명역 하나만 달랑 개통된 건데 그것도 정상적인 개통이라고 할 수 없었어요. 개통을 하긴 했지만 당초 KTX 광명역을 건설한 목적과 전혀 맞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광명역을 건설할 때는 서울의 인구를 분산시키면서 교통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해놓고 막상 개통에 임박해서는 운영 행태를 멋대로 바꿔버린 겁니다. 이것을 정치논리로 따지자면 정치의 중심이 서울이니 서울역으로 시종착역을 옮겨간 것이죠. 우리는 전혀 몰랐습니다. 개통할 때가 되어서야 알게 된 거죠. 우리 지역 정치인들은 손을 쓸 수 없었어요. 중앙에서 정했으니, 지역에서는 어쩔 수 없었던 거죠. 하지만 KTX광명역은 우리 광명시민들에게 절박한 문제였습니다. 그때만 해도 누가 지원해주지 않았으니 각자 자발적으로 호주머니를 털어서 범대위 활동비용을 마련했어요. 국회에 가서 기자회견도 했고, 청와대 앞에 가서 항의 시위도 했어요. 건교부에도 가서 집회를 했습니다. 철도공사 대전 본사에 가서 격렬하게 항의도 했습니다. 대전에는 광명시민 7백여 명이 한꺼번에 몰려갔어요.” - 백남춘 광명상공회의소 회장 KTX광명역 경부선 시발역 환원은 광명시민들만의 염원이 아니었다. KTX 광명역을 둘러싼 경기도 6개 자치단체(과천시, 군포시, 시흥시, 안산시, 안양시, 의왕시) 역시 KTX광명역 경부선 시발역 환원 요구에 동참했다. 범대위는 이들 6개 자치단체와 함께 ‘고속철도 광명역 정상화 및 영등포역 정차반대 7개시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7개시 범대위)’를 꾸렸다. 7개시 범대위 공동대표로 백남춘 범대위 대표가 추대됐다. 7개시 범대위는 고속철 경부선 영등포역 정차 반대 및 광명역 시발역 환원을 요구하면서 서명운동을 벌여 68만여 명의 서명을 받아냈다. 범대위의 이런 적극적인 활동에도 불구하고 KTX광명역의 경부선 시발역 환원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KTX광명역이 간이역으로 전락하면서 이용률이 저조해지자 KTX광명역세권은 개발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었다. 거대한 역사 하나만 달랑 들어와 있는 허허벌판은 매력 있는 투자 후보지가 아니었으니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이런 현실을 반영이라도 하듯이 2005년, 언론에 KTX역사가 들어선 다른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상승하는데 광명시는 오히려 하락했다는 조사 결과가 보도되기도 했다. 용산구, 천안시, 대전광역시 등은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지만, 광명시는 예외로 하락했다는 것이다. 광명시는 KTX광명역 건설 효과를 전혀 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던 것이다. 2010년 7월 1일, 취임한 양기대 시장은 KTX광명역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광명시가 발전하려면, 수도권 위성도시에서 벗어나 대한민국 중심도시가 되려면, 무엇보다도 KTX광명역세권 활성화가 우선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KTX광명역세권이 개발되지 않으면 광명시의 미래를 기약할 수 없었다. 그래서 가장 먼저 KTX광명역세권 활성화에 방점을 찍고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우선 KTX광명역의 의미와 발전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통일한국의 심장, 광명역’으로 명명했다. 이름만 그렇게 붙인 게 아니라 실제로 통일한국의 심장으로 만들기 위한 대장정을 함께 시작했다. 양기대 시장은 2010년 12월 2일, 이런 의지를 담은 대장정 선언문을 발표했다. KTX광명역은 광명의 희망이고, 통일한국의 심장이 될 것이란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한반도가 통일되면 광명역은 만주와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꿈의 철도의 시발역이 될 것이라는 확신도 갖고 있습니다. - KTX광명역 활성화를 위한 대장정 선언문 中 양기대 시장은 이때부터 KTX광명역이 앞으로 유라시아 대륙철도의 시발역이 될 것이라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역세권 개발이 시급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KTX광명역이 교통의 중심지가 되기 위해서는 사람이 모여야 하고, 사람이 모이기 위해서는 상권이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양 시장은 KTX광명역에 사람을 모으기 위한 대책으로 유통기업유치라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양기대 시장은 한때 애물단지로 전락하면서 버려진 땅으로 여겨졌던 KTX광명역세권 활성화를 위해 천신만고 끝에 코스트코 한국본사와 이케아 한국1호점을 유치하면서 개발의 첫 삽을 떴다. 그러나 한편으론 대형 유통업체의 유치로 인해 고난과 시련의 격랑으로 휘말려 들어가야 했다. /양기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시을)
지난 3월 KTX광명역세권에 중앙대학교 광명병원이 문을 열었습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AK플라자, 테이크호텔, 아이벡스 스튜디오 등이 문을 열었습니다. 중앙대 광명병원의 개원은 제가 2010년 7월 광명시장 취임한 이후 혼신을 다해왔던 KTX광명역세권 개발의 '화룡점정'이나 다름없습니다. 참으로 감개가 무량합니다. 제 정치인생에서 광명동굴과 함께 잊을 수 없는 성과들입니다. 여기까지 오기에는 참으로 많은 고난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공직자와 시민들이 저를 믿고 일하도록 해줘 성과를 냈습니다. 그 고난과 영광, 상생의 과정을 종종 떠올려봅니다. 2004년 4월 개통된 KTX광명역과 그 앞의 191만7355㎡(58만평) 규모 역세권은 광명의 희망이고 미래였습니다. 그러나 활성화가 되지 못한 채 허허벌판으로 남아있으면서 광명의 애물단지가 됐습니다. 광명시장으로 취임한 후 천신만고 끝에 코스트코 한국본사를 유치하여 2012년 말 문을 열었고, 2011년말에는 스웨덴에 가서 이케아를 유치해왔습니다. 2014년말 이케아 한국1호점이 문을 열면서 롯데프리미엄 아울렛도 함께 개장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대형마트 1개라도 입점하면 지역 상인들의 반발과 저항이 심한 상황에 코스트코, 이케아, 롯데프리미엄 아울렛까지 반경 200미터 안에 3개가 동시에 들어섰으니, 광명을 포함하여 국내 중소상인들의 저항과 반발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전통시장 상인과 슈퍼마켓 연합회, 가구 및 패션상인 단체가 모여 ‘대형 유통기업 입점 저지 대책위원회’를 결성해 격렬하게 투쟁했습니다. 광명시청 앞 상복시위를 수시로 했고, 시장인 저를 모형으로 만들어 불을 태우는 화형식을 하기도 했습니다. 참으로 아찔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의 정치인생에서 가장 큰 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해답은 '상생'에 있었습니다. 대형유통기업과 국내 중소기업 간 상생을 이끌어내기 위해 모든 것을 던져 보기로 했습니다. 그 과정은 참으로 멀고 험한 길이었지만 반드시 성공해야만 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필사즉생의 각오로 공무원들과 함께 협상을 중재하며 뛰고 또 뛰었습니다. 지금도 우리나라 곳곳에서 대형유통기업 입점을 둘러싼 중소상인과의 깊은 갈등이 있습니다.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심정에서 당시의 절박했던 상황을 복기해 연재하기로 했습니다. 대한민국 상생에 좋은 길잡이가 되길 바랍니다. /양기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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