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6-03-21 12:53 (토)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전북칼럼

모두가 함께하는 선진국

윤방섭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지난 7월 2일에는 국가적으로 경사스러운 일이 있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대한민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 그룹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했다. 이 기구가 설립된 1964년 이후 개도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지위를 변경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라고 한다. 한편, 지난 7월 하순 바킷 듀센바예프 주한 카자흐스탄 대사가 전주상공회의소를 방문했다. 듀센바예프 대사는 카자흐스탄은 풍부한 지하자원을 바탕으로 중앙아시아의 가장 큰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고 소개하며, 한국의 첨단 기술과 제조업체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의 카자흐스탄 진출을 요청했다. 특히, 카자흐스탄의 넓은 영토에 전북도의 농생명 관련 기업의 투자를 위해 전북도와 상공회의소와의 교류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영토 크기로 경제발전을 가늠할 수는 없지만 세계에서 9번째로 크고 크롬, 우라늄, 원유, 가스 등 지하자원이 풍부한 여건을 갖춘 나라가, 변변한 지하자원도 없이 세계에서 107위의 영토를 가진 작은 나라의 기술과 경제협력을 원하는 시대가 되었으니 그야말로 격세지감이 아닐수 없다. 우리 전라북도로 눈을 돌려봐도 지난 1948년 기준 도내 사업체수는 360여개사였으나, 2019년말 기준으로는 사업체가 15만3000여개로 집계된 것과 비교할 때 약 400배나 불어나는 등 우리 전라북도 역시 상당한 발전을 이뤄냈다. 현대자동차와 LS엠트론, KCC, 효성과 같은 굴지의 기업 유치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전북도의 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업그레이드 시켰으며, 또한 국민연금공단, 농촌진흥청 등 혁신도시의 안정적인 정착을 통해서 신도시가 생겨나는 등 지역경제 발전에 큰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지역의 전국대비 비중은 여전히 열악한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역내총생산, 1인당 GRDP, 재정자립도 수준은 전국 하위 수준을 나타내고 있으며, 갈수록 인구도 줄어드는 상황이다. 지역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할 뿐 아니라 기회도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지자체는 어떻게든 침체된 현 상황의 반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전환점을 찾고자 동분서주하고 있으나, 지역균형발전을 외면하고 경제성만을 강조하는 정부 방침으로 인해 지역경제 발전을 담보하는 인프라 구축과 같은 대형 사업들은 갈수록 타 지역에 뒤처지고 있다. 최근 제5차 국가철도망구축사업이 그러하며,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새만금국제공항, 신항만 사업도 그렇다. 현재의 경제성은 낮더라도 방죽을 만들어 놓으면 물고기들이 몰려드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대한민국이 앞으로 선진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낙후된 지역의 발전을 더욱 배려해야 한다. 굳이 헌법 123조 2항의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역경제의 육성에 관한 국가의 의무가 명시된 것을 들지 않더라도 지역과 수도권의 균형있는 발전은 국가의 책무다. 나라만 부자고 국민이 가난한 선진국은 의미 없다.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선진국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을 가질수 있도록 정부의 수도권을 비롯한 광역경제권 위주의 발전정책은 지양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반도체, 조선, 화학 등의 산업이 언제까지나 선진국의 지위를 대표하지도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 산업의 99%를 차지하고 있는 지역의 중소기업들에게도 선진국의 일원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해야 한다. 그러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는 게 지난날 비참하고 혹독한 시련을 겪으며, 대한민국을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게 밑거름을 만들어 준 국민들의 희생에 대한 보답일 것이다. /윤방섭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1.08.01 16:44

오늘의 ‘인내’가 내일의 ‘행복’으로 이어지길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필자가 근무하는 국민연금공단 전주본부 1층에는 금강산 만물상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오랜 풍파 속에 다듬어져 나름 만물의 형체를 갖춘 신비로움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점심시간 잠깐의 여유를 즐기기에 그만이다. 숨 가쁜 일상에서 잠깐의 멈춤 시도는 복잡한 머릿속의 생각을 정리하고, 흐트러진 일상을 조율(調律)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모두가 강제로 멈추어야 하는 현실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코로나 확진자가 지난 7월 7일 1,212명을 시작으로 연일 네자릿수의 확진자를 기록하며 4차 대유행이 전국적으로 본격화되고 있다. 전라북도도 7월 20일 기준 누적 확진자 수가 2,557명으로 비수도권 중에서는 비교적 적은 편이긴 하나, 최근 들어 신규 확진자가 연일 나오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규 확진자의 70% 이상이 수도권에서 발생하자,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 이후 처음으로 수도권 4단계 조치가 시행되었다. 하지만, 여름휴가 시즌의 도래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풍선효과까지 전국 피서지를 중심으로 확산세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국민 노후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국민연금공단은 현재 코로나 19 상황을 조기에 종식하려는 정부 정책에 부응하고자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작년 2월 해외입국자 모니터링 지원을 시작으로 중앙사고수습본부, 국립검역소, 생활치료센터 등에 400여 명의 인력을 파견하여 코로나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일상으로 안전하게 복귀할 수 있게 지원해 왔다. 또한, 코로나로 입원격리 중인 근로자에게 유급휴가를 제공한 사업주를 대상으로 「유급휴가 비용」을 지원하는 업무도 작년 3월 정부로부터 수탁하여 현재까지 총 8만 1천여 건, 933억 원을 지급하였고, 최근에는 「코로나 백신 접종 예약」 유선 상담업무까지 수행하며 대한민국의 코로나 예방에 일조하고 있다. 국민연금 제도권 안에서의 코로나 극복 노력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공단은 코로나 19 사유로 소득이 감소한 국민연금 사업장 및 지역가입자의 연금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고자 한시적으로 납부예외 신청을 확대적용하고 있으며, 관광고용영화업 등 14개 특별 고용지원 업종에 대해서는 연체금 징수 예외 조치도 함께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코로나 방역을 위한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4월에는「코로나 19 대응 유공」 대통령 표창을 받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코로나 기부행위나 착한 임대인의 임대료 인하 등의 상생의 가치 실천이 이어지기도 하지만,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유흥업소의 심야 불법영업 기사처럼 일상의 어려움을 참지 못해 신뢰를 무시하고 규칙을 어기는 모습을 볼 때면 측은지심(惻隱之心)에 앞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와 실망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2021년 여름은 엄격한 룰(rule) 속에서 무더위를 탈출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이다. 예년 이맘때면 모두가 여름휴가 준비로 설레는 시간을 보내고 있을 텐데, 요즈음처럼 코로나 19가 원망스럽게 느껴진 적도 없는 것 같다. 방역 피로감으로 모두가 힘든 지금이지만, 이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함께라는 가치를 꾸준히 실천하려는 마음가짐이다. 코로나 극복을 위한 오늘의 인내가 내일의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대한민국 파이팅, 전라북도 파이팅 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1.07.25 16:31

전주의 사고(四固)사찰과 사천왕 이야기

김우영(전주교육대학교 총장) 우리가 살고 있는 전주는 신라 9주의 한 주로 개편된 1300여년 전 이전부터 지역의 행정 중심이자, 사람이 몰리는, 살기 좋은 곳으로 평가되어 왔다. 특히 후백제의 견훤이 도읍으로 전주를 선택함으로써, 전주의 지정학적 위치에 대한 여러 가지 설화들이 풍부하게 되었다. 견훤은 무진주(지금의 광주)에서 웅거하였지만, 전주를 순행하면서 전주 지역 주민의 호응과 역사적 연원, 지세에 흡족해 하여, 도읍으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 후백제의 도읍지로서의 전주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 중의 하나는 전주의 동서남북 네 방위를 수호하는 사신산(四神山) 이야기 일 것이다. 사신산은 도교의 사령 신앙에 기초한 것이다. 신선을 호위하는 네 가지 신령한 동물이 있다. 이러한 네 가지 신령한 동물인 기린, 용, 봉황, 거북의 영이 깃든 산을 사신산이라 한다. 전주는 네 방위에 있는 이러한 사신산이 수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사신산 이야기에 덧붙여 전해지는 것은 전주의 네 방위를 수호하는 네 사찰이 견훤의 도읍 시기에 건립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이를 사고(四固)사찰이라 하는데, 동고사, 서고사, 남고사, 북고사(지금의 진북사)를 말한다. 각 절들의 연원을 살펴보면, 서고사는 견훤의 시기에 건립되었다고 전해지지만, 동고사, 남고사. 북고사는 이전 시기에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름에서 보듯, 사고사찰이 전주의 네 방위를 수호하는 비보사찰의 성격을 가진 것은 확실해 보인다. 견훤의 시기에는 이 사고사찰의 주위에 각 지역을 방비하는 동고진, 서고진, 남고진, 북고진이 설치되어 있었다고 전해지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그러나 사고사찰의 위치가 전주의 방어상 중요한 위치인 것을 보면 어떤 성책이나 보루가 있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대체로 이러한 성책이나 보루를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인력이 필요하고, 이를 주로 절의 승려나 비속들이 담당해 왔던 전통에서 보면 그렇다. 사고사찰의 연원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이는 불교의 사천왕 신앙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당나라가 군사를 일으켜 신라를 침공하려 하자, 문무왕이 신하에게 비책을 물으니, 명랑법사가 낭산 아래 사천왕사를 짓고 도량을 열면 막을 수 있다고 말하였다고 한다. 당나라가 서해로 바로 출병하므로, 시일이 촉박하여 절을 임시로 가설한 후 비법을 실시하자, 당나라 군사들은 바다에서 풍랑을 만나 괴멸되었다고 한다. 사천왕사가 완성된 후, 다시 당나라 5만의 군사가 출병하였으나 사천왕사의 비법으로 몰살되었다고 한다. 사천왕의 보호를 받아 적병을 물리친다는 의미에서 신라와 고려시대에 사천왕 도량이 많이 지어졌다. 불교에서의 사천왕은 수미산에 있는 불국토를 수호하는 호법신이다. 동쪽의 지국(持國)천왕, 서쪽의 광목(廣目)천왕, 남쪽의 증장(增長)천왕, 북쪽의 다문(多聞)천왕을 말한다. 불국토를 형상화하고 있는 절의 가람 배치에서 보면, 절에 들어가기 전에 맨 먼저 접하게 되는 곳이 천왕문인데, 천왕문의 안쪽 양면에 네 방위를 수호하는 사천왕이 배치되어 있다. 사천왕이 호법신으로서 불국토를 수호한다는 불교적 관점에서, 사천왕사를 설립하여 호법신에 의존하여 적병을 물리치고자 하는 신앙이 신라시대에 널리 인정되고 있었다고 한다면, 사고사찰은 군사적 관점만이 아니라, 이러한 불교 신앙적 관점에서 이해해 볼 수 있다. /김우영(전주교육대학교 총장) △김우영 총장은 전북지역대학교총장협의회 회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1.07.18 16:22

모향회귀(母鄕回歸), 연어의 꿈 시즌 2

최정호 국립항공박물관 관장 연어는 태어난 강, 고향으로 다시 돌아온다. 미동의 파도에도 몸을 가눌 수 없는 6cm 정도였던 몸뚱이로 3~5년 동안의 험난한 여정을 거쳐 다시 모천으로 돌아올 때면 80cm 정도의 성어가 된다. 연어가 회귀하는 데에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는 생각이다. 우선은 돌아오는 목적지에 내 생명의 원초적 기운과 어머니의 영혼이 남아있어야 한다. 내 어머니는 생전에 이 아들을 낳았던 고향 익산을 지켜오시다 몇 해 전 눈을 감으셨다.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그리고 성장을 위해 고향을 잠시 떠나 있었지만, 보이지 않는 탯줄로 이어진 고향이 나를 더 질기고 강하게 만들었다. 연어 역시 태어난 강을 떠나서도 한시도 그곳을 잊지 않고, 모진 풍랑의 바다에서 고향으로 돌아갈 날만을 고대하고 있었을 것이다. 연어는 약육강식의 바다에서 지혜를 터득하고 힘을 키워서 살아남아야 한다. 중앙정부에서 공무원으로 국토교통부 차관에 이르기까지 30여 년간 철도, 도로, 항공 등 인프라와 도시와 지역, 산업발전을 위한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다. 그러다 고향에서 기회를 주어 정무부지사로서 지방행정도 직접 경험할 수가 있었다. 중앙과 지방정부에서 근무하는 동안 직접 부딪히며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 왔다. 연어는 3000개 정도나 되는 알을 낳는다고 한다. 연어가 그러하듯 나의 어머니가 그랬듯 다음 세대를 이을 새 생명을 품고 있어야 한다. 단순히 고향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 알들이 고향 곳곳에 뿌려져 발전을 위한 황금알이 되어야 한다. 세포 분열하듯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퀀텀 점프를 할 수 있는 밀알이 되어야 한다. 연어알이 부화하고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번 달 초에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중앙시장과 매일시장 등 시내 곳곳이 침수되어 극심한 피해를 보았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가장 안전해야 할 곳은 우리 시민의 생업 터전이다. 기후변화로 많은 것이 바뀌고 있다. 과거의 강우 통계를 바탕으로 건설된 현재의 인프라로는 대응이 안 된다. 도시 인프라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아울러 우리 고향은 살고 싶은 곳, 가보고 싶은 곳, 머물고 싶은 곳, 투자하고 싶은 곳을 만들어야 한다. 연어가 친구까지 데리고 돌아올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 갈수록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다른 도시, 다른 지역보다 더 나은 점을 발굴해야 경쟁우위에 있을 수 있다. 타지에서 생활하면서 나는 고향의 어르신과 선후배들을 비롯한 많은 인연으로부터 과분하게 큰 사랑을 받아왔다. 생각해보면 스치는 바람까지 감사해야 할 대상들이다. 나의 첫 번째 연어는 정무부지사였다. 고향발전을 위한 진정성을 갖고 열정적으로 일을 했기에 보람도 컸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일자리 창출과 기업 유치. 새만금 공항 등 인프라확충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가 있어서 행복했다. 산을 만나면 길을 내면 된다는 봉산개도(逢山開道)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자성어이고 오늘의 나를 있게 한 삶의 방식이다. 내 육신과 정신의 고향 익산은 또 어떠한가? 유구한 역사와 문화, 황토 내음 나는 산들강과 좋은 사람들이 늘 한결같이 살아가고 있는 정겨운 곳이다. 이제 나는 조금 더 성숙해진 두 번째 연어를 꿈꾸고 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내 고향 시민, 미래세대와 함께 말이다. /최정호 국립항공박물관 관장 △최정호 관장은 행정고시(28회)를 거쳐, 국토교통부 차관, 전라북도 정무부지사를 역임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1.07.11 16:54

새만금 국제공항은 전북의 미래요 희망이다

윤방섭 전주상의 회장 신록이 짙어져가는 지난 6월 21일, 타는 목마름을 안고 전북 도내 209개 단체가 뭉쳤다. 전북 발전을 담보하고 새만금 내부 개발의 핵심이 될 국제공항 건설 사업에 대한 환경단체의 반대 목소리에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새만금 국제공항은 50년 항공 오지의 서러움을 떨치고 새만금과 전북이 동북아 물류허브의 꿈을 꾸게 해 준 사업이다. 공항 건설에 대한 전북 도민의 간절한 염원은 드디어 지난 2019년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사업으로 선정되었고, 정부는 새만금 국제공항 건립을 조속히 추진하여 국가 균형과 지역 발전을 실현할 것을 약속하였다. 부푼 기대를 안고 기다려 온 2년, 전북 도민들은 실망과 분노에 휩싸였다. 정부는 우리의 간절한 바람과 달리 너무 느슨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속도감 있는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약속은 공약(空約), 빈 약속이 되어가고 있다. 그래도 시기적인 상황은 이해할 수 있다. 최근 전북 도내 일부 환경단체의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 백지화 주장에 비하면 말이다. 공항 백지화를 주장하는 환경단체는 갯벌이 훼손되고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환경 보전의 필요성, 갯벌의 멸종 위기종과 희귀 생물 보호 모두 중요하다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새만금의 환경 문제는 지난 2001년 환경시민 단체의 매립면허 취소 소송에 대해 2006년 대법원에서 매립면허는 적법하다고 판결하여 새만금 사업을 둘러싼 환경 문제에 대한 논란은 마무리된 바 있다. 반면, 부산 등 영남권으로 눈을 돌려 보면 그 곳에는 환경이나 희귀 생물 보호 등의 문제가 없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영남권의 경우 신공항 유치를 위해 정치권과 도민, 시민 모두가 하나되어 정말로 전쟁과 같은 유치전을 펼친 것을 대한민국 국민이면 모두 알고 있다. 이렇듯 하나된 마음은 특별법 제정으로 이어져 공항 건설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유독 우리만 일부 목소리에 소모적인 논쟁으로 대형 사업들이 줄줄이 발목을 잡히는 건지 공항 건설을 반대하시는 분들에게 묻고 싶은 심정이다. 특히 우리 전북은 경제의 주축이 될 청년 1만여명이 매년 일자리를 찾아 지역을 떠나고 있다. 아이들 울음소리는 줄고, 청년이 떠나다 보니 지역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에서 환경 보전만을 부르짖는 것이 합리적인 주장인지 묻고 싶다. 지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도로와 항만, 철도, 공항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요소가 갖춰지면 기업이 찾아 오고 일자리가 늘어나며 새로운 도시가 생성될 수 있다. 이미 이러한 인프라를 구축한 수도권과 영남권의 지속적인 편중 발전은 당연한 일이다. 동북아 물류 중심지를 표방하고 있는 새만금에 있어 공항이 없는 물류 거점은 상상할 수 없다. 또 기업 유치와 국제 행사 유치를 위해서도 공항은 없어서는 안될 사회 간접 자본시설이다. 어리석은 일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김제공항은 공사계약까지 마치고도 무산되고 말았으며, 그 이후 우리는 20년이 넘는 세월을 기다려 왔다. 다시 한번 똑같은 실수가 되풀이 된다면 만년 낙후 지역이라는 오명에 대해 후손에게 뭐라 답할 것인가. 스웨덴의 경제학자 덕 하마쉴드는 올라가야 할 길은 끝이 없고, 그리고 갑자기 아무것도 당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이때가 바로 당신이 멈춰서는 안될 때 라고 말한 바 있다. 새만금 사업과 그 성공의 열쇠인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을 위해 도민 모두가 지금은 멈춰서는 안될 때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윤방섭 전주상의 회장 △윤방섭 회장은 전라북도상공회의소협의회 회장과 대한건설협회 전라북도회 제27대 회장을 맡고 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1.07.04 17:04

휴전선보다 긴 항만국경

홍성준 군산지방해양수산청장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2001년 9월 11일 미국의 상징도시인 뉴욕에서 항공기 납치에 의한 테러가 발생하였고, 우리는 그것을 9.11테러라 부르고 있다. 전 세계인이 TV앞에 앉아 생생하게 테러 현장을 목격하고, 테러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나, 내 가족과 이웃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사건이었다. 그 동안 과격 이슬람 무장단체(ISIS) 등 테러집단은 서방국가 공공시설 등에 대한 테러를 자행해왔으며, 러시아 여객기, 파리 도심의 공연장식당 및 축구장, 벨기에와 터키의 국제공항, 방글라데시 외국인 공관지역, 프랑스 니스 관광지 등에서 총기와 폭탄을 이용한 무차별 테러로 수많은 인명 피해와 막대한 재산상 손실을 입힌 바 있다. 항만에서 선박이나 항만시설에 대한 테러가 발생한다면 얼마나 많은 피해가 발생할까? 2020년 레바논의 베이루트항 폭발사고로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수출입화물의 운송이 마비되었으며, 올 3월에 발생한 대형 컨테이너선의 좌초로 수에즈운하가 마비되어 하루 10조원에 달하는 운영 손실과 세계 해상운송까지 마비되는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만일 우리 항만에서 이러한 사건이 발생했다면 우리가 짊어져야할 피해와 고통은 추산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다. 1876년 부산항이 개항된 이후 우리나라에는 31개 무역항이 운영되고 있으며, 무역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과, 세계 10대 무역 강국으로 성장한 우리나라가 수출입 화물의 99%를 항만을 통한 해상운송에 의존하고 있는 점을 생각해보면, 테러로부터 항만을 보호하는 항만보안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국가의 핵심기반시설인 항만을 테러 등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관련 법령을 정비하고, 첨단 보안시설장비 도입과 보안인력 증대 등 지속적인 항만보안 강화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CIQ기관 및 항만 관계기관 등을 중심으로 주기적인 대테러합동훈련을 실시하는 등 테러 및 항만보안사고 대응능력 숙달을 위해 관계기관이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최근 항만을 통해 이루어지는 밀수, 밀입국 등의 보안사고가 현저히 감소하고 있는 추세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용자들의 항만보안에 대한 인식개선이다. 경제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항만은 하루에도 수천명의 사람과 차량 및 화물의 출입이 이루어지고 있어 보안에 취약하며, 이용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솔선하여 출입절차 등 항만보안규정을 준수하지 않는다면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항만보안의 강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1899년 우리나라 최초로 외세가 아닌, 자발적으로 개항한 군산항은 자주성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군산항이 서해안시대에 수출입화물의 중추적 관문으로서 전북지역의 경제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결실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이용자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보안규정을 준수하고, 나아가 나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항만보안과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갖는 것이 절실하다. 흔히들 국경하면 155마일(248km) 휴전선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나라 무역항 울타리의 총 길이는 278km로 휴전선 보다 길며, 8천명 이상의 보안인력들이 24시간 지키고 있다. 오늘도 음지에서 묵묵히 항만국경을 지키고 계신 분들의 노고에 감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홍성준 군산지방해양수산청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1.06.20 17:40

만원의 행복

이강만 한화에스테이트 대표 얼마 전 일이다. 가족이 함께한 휴일 점심에 마땅히 먹고 싶은 음식도 없고 해서 가볍게 라면이나 끓여 먹자고 의견이 모아졌다. 흔히 있을 수 있는, 누가 라면을 끓일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없었다. 아내보다 라면을 더 맛있게 조리하는 법을 아는 아들이 있고, 그가 이를 즐겨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정작 라면이 집 안에 하나도 없었다. 편한 복장으로 집 안에서 휴식을 취하는 휴일에는 직선거리 100m 안팎의 마트 가는 일도 꽤 귀찮은 일이다. 한동안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가 마침내 무던함이 적은 아내가 말을 꺼낸다. 아들, 라면 좀 사와. 라면은 내가 끓일게 평소 같으면 두말없이 현관문을 나설 둘째 아들에게서 뜻밖의 반응이 나온다. 내가 라면 사오는 사람이야? 꼬리 억양을 세게 올린 대답이다. 아니, 반항 섞인 반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계속 침묵하다가는 폭탄 돌리기 희생양이 될 것을 잘 아는 필자가 드디어 나섰다. 라면 사오면 내가 만원 줄게 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아내의 표정이 바뀐다. 아들, 됐다. 내가 사올게 거의 동시에 아들은 엄마 앞을 가로막는다. 그리고는 똑 같은 대사를 아까와는 전혀 달리 꼬리 억양을 내리며 내가 라면 사오는 사람이야~~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해맑은 미소를 보이면서. 만원의 위력을 절감하는 순간이었다. 자칫 심부름을 두고 얼굴을 붉힐 상황에서 만원으로 인해 평화롭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바뀐 것이다. 만원이 가져다 준 소소한 행복이다. 2000년대 초에 시작하여 꽤 오랜 기간 꾸준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잔잔한 재미를 주었던 만원의 행복이라는 예능프로그램이 있었다. 스타급 연예인들이 출연하여 만원으로 일주일 버텨내는 과정을 보여준 것인데 나름 신선한 기획이었다. 흔히들 연예인은 사치스럽다는 인식이 강한 시절이라 연예인들의 조금은 망가진(?) 모습을 보는 것이 인기의 비결이었을지도 모른다. 일반인들의 편견을 깨보겠다는 기획 의도에 부응하듯 출연진들은 자신들의 삶 가운데 알뜰하고 진솔한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최대한 노력을 했었고, 그 결과 5년 가까이 장수한 프로그램이 된 것이다. 물론 억지스러운 면이 없지는 않았다. 더군다나 예능프로그램 속성상 일정 부분 연출된 것이라 100% 실제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만원으로 하루 버티기도 벅찰 텐데 일주일을 버틴다는 것이 가능하냐는 논란은 그때도 있었고, 현재 물가로 따져보건대 편법이 동원되지 않는 한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 말이다. 이러한 논란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만원이라는 환전 가치가 우리에게 어떠한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이다. 필자는 매월 적게는 2~7만원씩, 그리고 좀 큰 금액을 각각 다양한 곳에 기부하고 있다. 통장에서 해당 금액이 빠져나갈 때마다 아깝다는 생각보다는 그 금액이 누군가의 행복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로 설렌다. 실제로 그것이 쓰인 곳에서의 행복을 함께 나누기도 한다. 지난 칼럼에서 언급했던 봉사 나눔의 미생이야기모임이 그렇다. 그동안 친목 모임처럼 운영되어 왔는데 어제 주무관청에서 설립을 허가함에 따라 정식 사단법인으로 출발하게 되었다. 법인은 이제 소수의 고액 기부자가 아닌, 월 5천원 또는 만원을 후원하는 다수의 후원자 그리고 재능 기부자의 봉사로 운영될 예정이다. 사단법인 설립 소식으로 필자의 지인들이 긴장할 필요는 없다. 만원 한 장이면 일주일, 아니 한 달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곧 알게 될 것이니 말이다. 그러고 보면 종영된 지 15년이 더 지난 그 프로그램을 소환하고 이를 곰곰이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진 것이 우연은 아닌 것 같다./ 이강만 한화에스테이트 대표

  • 오피니언
  • 기고
  • 2021.06.16 17:04

고정관념의 내면화

채병숙 우석대학교 약학과 교수 일상에서 만족과 기쁨 그리고 참자유를 느끼는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자기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기긍정감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사회에 의해서 형성되어 온 고정관념을 내면화 하여 자기부정을 키워간다면, 행복 대신 고통 속에 머무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고정관념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집단의 사람들에 대한 단순하고 지나치게 일반화된 생각들이라고 한다. 고정관념은 외모나 인종 등은 물론, 성공과 실패, 우월감과 열등감, 선과 악, 좋은 것과 나쁜 것, 옳고 그름, 그리고 풍요로움과 결핍 등 다양한 가치관에도 존재한다. 고정관념은 가정 환경, 사회문화, 교육, 관습, 종교, 매스컴 그리고 다양한 사회적 경험 등 사회적 관계를 통해 의도적 비의도적으로 형성되어 왔다. 또한 고정관념은 일반적으로 긍정적이기 보다는 부정적 측면으로 더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당연한 진리처럼 흔들리지 않는 신념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다양한 관점에 대한 유연성 상실과 그에 따른 강직한 행동의 특성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고정관념은, 자신이 인지하지 못하는 가운데, 내면화가 일어나서 심리적, 정신적으로 마음속에 깊이 자리잡게 된다. 고정관념의 부정적 내면화가 자기자신을 향해 끊임없이 강화될 때 자기긍정성은 약화되고 자기 존재를 부정하는 힘의 지배를 받을 수 있다. 우리는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분별하는 고정관념을 내면화 시킬 때 욕망과 고통이 유발되며, 선과 악에 적용되는 엄격한 잣대와 관련된 고정관념의 내면화로 인하여 지나친 교만이나 죄의식에 빠질 수 있다. 화 또는 두려움과 같은 불쾌한 감정을 억제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내면화 하면 결국 화병과 두려움에 의한 두려움의 악순환을 낳기도 한다. 따라서 고정관념의 부정적 내면화를 내려놓고 새롭고 다양한 관점에 대하여 이해도를 높여나가는 노력이 중요하다. 자연은 끊임없는 변화 속에서 음과 양이 운영되나 우열을 논하지 않고 다만 그 본성에 충실할 뿐이다. 선과 악이 없고, 좋고 나쁨도 없으며, 결핍이나 한계 그리고 고통에 대한 어떠한 고정관념도 적용시키지 않는다. 다만 다양한 모습과 색깔로 각자의 본연의 성질을 충분히 드러내면서 존재 그 자체로 전체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한 자연의 질서를 강조했던 노자의 도덕경에서 말하는 선악은 인성에는 선도 없고 악도 없으며, 인간에 의해서 표현된 선이 있기에 그 대상인 악이라고 했을 뿐 악은 선이 아닌 것이다 라고 해석되고 있다. 불교에서는 인간의 고통을 유발하는 좋고 나쁜 것에 대한 분별심을 경계하라고 강조한다. 심리학에서는 오히려 감정을 억누르는 감정저항으로 인하여 부정적 감정에너지가 증폭되고 그로 인하여 건강이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불쾌한 감정일지라도 억압하지 말고 표출되는 감정을 바라보며 알아차리라고 말한다. 또한 의학적으로는 병적인 감정 억제는 정신건강에 좋지 못하며 암과도 높은 상관성을 지닌다고 알려져 있다. 고정관념이 전혀 진리에 부합하지 못하고 비합리적일지라도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상식과 신념이 되어버려서 과연 옳은가라고 의문을 갖는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다양한 관점의 유연성과 이해도를 높이고, 고정관념의 부정적 내면화로 인하여 나의 성장이 저해되고 자기긍정성이 약화되고 있지는 않는가에 대한 자기성찰은 행복을 향한 커다란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채병숙 우석대 약학과 교수

  • 오피니언
  • 기고
  • 2021.06.13 17:19

청렴, 그 이상의 청렴

서거석 국가 아동정책조정위원전 전북대 총장 최근 일부 LH직원들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땅 투기한 정황이 드러나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여기에 개발 정보를 취급하는 지방 공무원들의 부동산 투기까지 드러나면서 공직자들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공익을 위해 일해야 할 사람들이 그 정보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했다면 이는 엄연한 범법 행위이다. 이번 사건을 접하면서 공직자의 자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언젠가 가족의 장례식 때 수의(壽衣)에는 주머니가 없어 저승 갈 때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나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학창시절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지만 자립하면서부터 재물을 탐하기보다는 삶의 가치를 중시하여 교수직을 성직처럼 여겼다. 총장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 국립대 총장은 청와대로부터 엄격한 인사(도덕성)검증을 거친다. 그 검증을 통과하지 못해 대통령의 임명을 받지 못한 경우도 많다. 교수, 직원 등 내부 구성원들이 선출한 총장을 그렇게 혹독하게 검증을 해야 하는가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학의 조직문화는 원래 상명하복의 수직적인 것이 아니라 수평적이다. 그런 문화 속에서 거대한 대학 조직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총장의 도덕성이 가장 우선시 돼야 하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나는 대학 총장 8년간 공적인 것의 사유화를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오히려 공적인 일의 연장선에서 사비를 쓰는 일이 잦았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다. 예컨대 총장 자리에 있기 때문에 국회를 비롯하여 중앙부처, 지자체 등 유관기관 관계자의 애경사를 챙겨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주말이나 평일 저녁 9시 이후에는 업무추진 카드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대외적 활동이 많으면 많을수록 개인카드 사용과 지출이 늘어났다. 지금 돌아보면 가족에게 한없이 미안하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구성원들의 지지로 막중한 총장직을 맡게 됐으니, 그 큰 대학 조직을 능동적으로 움직여 발전시키려면 그런 희생은 감수할 수밖에. 나는 오랜 세월 학생들에게 공정과 정의가 무엇인지를 가르쳤다. 그런 내가 부정한 일을 생각하는 건 스스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설사 백보를 양보하여 부정한 마음을 먹었다고 해도 국립대는 조직 생리상 총장이 이권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다. 행정직원의 경우, 5급 사무관 이상의 공무원을 승진시킬 수 있는 권한은 교육부에서 행사하므로 총장으로부터 자유롭다. 또한 교수의 경우에도 인사문제가 전적으로 학과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더더욱 총장을 의식할 필요가 없다. 실제로 나는 총장 재임시 대학 내의 각종 공사나 물품 구매에 직간접으로 단 한 번도 관여한 적이 없다. 전적으로 실무부서 책임하에 업무를 처리하도록 했다. 따라서 국립대 총장은 조직을 장악하고 통솔할 수 있는 실질적 힘이 전혀 없는 명예직이나 다름없다. 자유로운 대학 문화에서 총장을 위해 충성한다는 개념 자체가 성립할 수 없고, 총장이 권위를 내세울 수 있는 여지도 없다. 오로지 총장 자신의 희생과 헌신으로 소통하고 설득하는 것이 공동체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청렴은 모든 공직자의 기본이다. 청렴하지 않으면 조직은 병든다. LH직원이나 공무원들의 땅 투기는 공익을 침해한 정도를 넘어 사실상 그 조직을 무너뜨렸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특히 고위직공무원에 대한 청렴 의무는 더욱 엄격해야 한다. 왜 전쟁에서 지휘관이 선봉에 서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이제 미담의 소재가 아니라, 고위공직자가 지켜야 할 덕목의 하나이다. 이를 밖으로 드러낼 필요도 없다. 의무이기 때문이다. /서거석 국가 아동정책조정위원전 전북대 총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1.06.06 17:06

대한민국 수소경제를 선도할 새만금의 도전

양충모 새만금개발청장 수소의 시대가 오고 있다. 최근 전 세계는 팬데믹, 기후변화 등을 거치면서 친환경 에너지 전환의 모델로 수소를 지목하고 있다. 세계 에너지 시장을 선도하는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등에서는 수소를 미래 국가 경제의 기반으로 삼으며 수소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주요 기업들도 수소 상용차와 수소 저장탱크, 수소트램, 수소 항공기 개발 등 수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맥킨지 등 글로벌 컨설팅회사는 2050년 미래 수소 시장의 규모를 약 2,000조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2050 탄소 중립의 핵심으로 수소 에너지원을 우선순위에 두고, 수소 모빌리티와 수소 생산유통 인프라, 핵심 기술 개발 등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또한, SK현대차 등 기업들도 2030년까지 43조원 규모의 수소경제 투자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수소경제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범국가적 민관협력이 이뤄지는 추세다. 수소경제는 수소 연료전지나 모빌리티 산업의 구축을 넘어서 궁극적으로 수소가 삶의 모든 분야에 걸쳐 에너지원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미래 경제 시스템을 말한다. 정부도 수소경제에 진입하기 위한 노력으로 수소시범도시를 구축할 계획이며, 그 가능성을 크게 주목해 왔던 곳 중의 한 곳이 새만금이다. 새만금에서는 수소 중에서 특히 그린 수소에 집중하고 있다. 타 지역에서 추진하고 있는 부생 수소나 추출 수소는 화석연료에 기반하고 있어 이산화탄소 발생이 불가피하지만, 그린 수소는 탄소배출이 없어 가장 친환경적인 에너지로 꼽힌다. 그러나 다른 수소에 비해 생산비용 등 경제성이 부족하고 수소의 생산과 저장, 운송에 따르는 기술 개발은 물론, 이를 지원할 인프라를 갖춰야 하는 어려움이 산적해 있다. 새만금은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그린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최적지이면서, 현재 백지상태인 도시계획을 처음부터 그린 수소를 접목해 그려나가기에 매우 적합한 곳이기도 하다. 먼저, 새만금 내 복합개발용지에 그린 수소를 생산하고 유통활용하는 도시와 산단의 선도모델을 구현할 계획이다. 그린 수소 등 친환경에너지가 도시 전체에서 활용되는 그린 수소복합단지를 조성함으로써 수소가 생산부터 최종 소비에 이르기까지 전주기를 실현하는 탄소 중립도시를 건설하고자 한다. 또한, 수소 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국가종합실증단지와 그린 수소 생산클러스터를 새만금 산업단지에 구축하여 수소 기술의 고도화와 수소 생산기업을 집적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여기에는 연 1.4만 톤 규모의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설비와 기업 집적단지, 통합지원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아울러 현대차, LG전자 등 민간기업과 함께 그린 수소의 기술력과 경제성 검증 등을 도출하는 그린 수소 사업화 공동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수소는 세계 경제와 산업 구조를 혁신적으로 재편할 것이다. 현재 주요 선진국은 수소경제를 선점하기 위해 전략적인 움직임을 펼치고 있는 만큼 수소 생산과 공급에 대한 각축전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다만, 그린 수소를 구현해 내기가 쉽지 않은 만큼 큰 밑그림을 그리고 더욱 치밀한 전략을 세워나감으로써 새만금을 그린 수소의 거점도시이자, 대한민국 수소경제의 상징적인 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 경제활동과 시민 생활이 그린 수소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수소 도시가 새만금에 만들어지면,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이 예고한 혁명적인 수소 에너지가 실현되는 가장 이상적인 도시가 될 것이다. 새만금은 미래 시대의 비전에 발맞춰 새롭게 디자인해 나갈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새만금에 기업들과 도민 여러분의 많은 응원과 동참을 부탁드린다. / 양충모 새만금개발청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1.05.31 18:11

광역시 없는 전북, 불이익 대책 있는가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마스다 히로야의 저서 지방소멸은 30년 안에 일본 자치단체의 절반(896곳)이 소멸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마스다 히로야는 이와테현 지사를 3선 역임한 관료 출신 정치인이다. 한국고용정보원도 우리나라 228개 시군구 중 소멸위험지역이 105곳에 이른다고 지난해 발표했다. 전체의 46%에 이르는 수치다. 지방소멸의 원인은 저출산, 고령화에다 수도권 인구유출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일본 모두 공통 현상이다. 이런 흐름을 막을 대책은 무엇인가. 전문가들은 지방소멸을 막을 대안으로 지방 거점도시 육성을 꼽는다.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산업, 교육, 의료, 복지시스템을 만들어 주민수요를 지역 내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거점도시가 수도권 집중을 막을 방어선 기능을 하고, 수도권에 진출했더라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이른바 인구 댐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지난 연말 정부는 수도권 블랙홀에 맞서 지방소멸을 막고 균형발전을 꾀할 3+2+3권역별 메가시티 전략을 내놓았다. 수도권 동남권(부산울산경남) 충청권(충남충북세종)의 그랜드 메가시티, 대구경북광주전남의 행정통합형 메가시티, 전북강원제주의 강소권 메가시티가 그것이다. 이 전략은 광역시를 축으로 한 권역설정이 포인트다. 전북처럼 광역시가 없는 곳은 불이익을 받게 되고 불균형도 심화될 것이다. 국가예산, 공모사업, 예비타당성조사 등 정책과 자원배분이 광역권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최근 전북 패싱으로 논란이 된 대도시권 광역교통망 계획도 그런 사례다. 국토교통부는 2030년까지 127조원을 투자하게 되는데 그 대상이 수도권, 부산울산권, 대구권, 광주권, 대전권 등 모두 광역시 위주다. 전북, 충북, 강원은 국물도 없다. 세수 역시 차별적이다. 광역시가 없는 전북은 광역시가 있는 권역별 예산의 2분의 1밖에 안된다. 광주나 울산은 1인당 세수가 600만원인데 비해 광역시 없는 권역 거점도시의 그것은 평균 300만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반면 교통, 쓰레기, 복지, 환경 등 행정수요는 폭발적이다. 차제에 특례시 제도도 개혁돼야 맞다. 지난해 12월9일 국회 통과된 특례시 기준이 인구 100만명 이상 대도시로 설정된 것은 광역자치단체의 의사를 반영한, 다분히 정치적인 결정이다. 미국과 일본도 인구 50만명 이상을 대도시권으로 분류하고 있거니와 생활인구, 유동인구, 정치경제 중심 기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해야 옳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 획일적인 기준 때문에 도청 소재지이면서 생활인구가 100만명에 육박하는 전주시가 특례시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광역시도 없거니와 특례시마저 배제된 전북은 지방소멸을 막고 수도권에 대응할 대도시 육성 전략에서 실패했다. 전주완주 통합 불발도 그 연장선에 있다. 학계의 지적은 통렬하다. 중앙정부의 일괄 특례 부여방식을 탈피, 상향식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하동현 전북대 행정학과 교수) 지역의 정치 행정 경제 거점도시는 균형발전 차원에서 고려하는 것이 대도시 정책방향의 중요한 요소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서정섭 박사) 문제는 광역시가 없거나 거점도시 기능이 미약한 전북 같은 지역은 고립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국가균형발전위와 국토연구원은 수도권 중심의 국토공간 구조에 대응할 초광역 전략을 지방정부에 권유하고 있지만 전북으로선 돌파구 찾기가 쉽지 않다. 고육지책으로 독자권역을 추진한다지만 옹색하다. 균형발전은 선택이 아닌 지방 생존권의 문제다. 거점도시 규모가 미약하거나 광역시가 없는 지역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북의 정치권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 문제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 오피니언
  • 기고
  • 2021.05.25 17:48

해양 플라스틱이 우리 삶을 위협하고 있다

홍성준 군산지방해양수산청장 군산지방해양수산청에서는 해마다 여름이면 해수욕장에서 해양쓰레기 수거 행사를 하고 있다. 더위가 한창이던 지난해 7월말 선유도해수욕장에서는 행사에 참석한 직원들 대여섯 명이 모래사장에 둘러서서 톱과 낫을 들고 모래 속에 묻혀 있는 뭉텅이 어망을 마치 칙이라도 캐듯이 당기며 썰고 자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폐어망이 워낙 깊이 박혀 있어서 장정 예닐곱 명이 힘을 써도 좀처럼 올라오지 않아 뿌리는 남겨두고 중간에 잘라버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처럼 우리 연근해 바다는 눈에 띄지 않게 묻혀 있는 각종 폐그물이 산재해 있고, 가까운 어항이나 항만에 방치되어 있어 쉽게 볼 수 있는 부피가 큰 폐 FRP(Fiber Forced Plastics) 선박까지 다양한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 동안 언론에도 집중적으로 보도되었듯이 폐사한 바다거북에서는 비닐, 빨대 등이 다량 발견되어 우리를 놀라게 한 바 있고 특히, 우리가 자주 섭취하는 대표적인 수산물인 굴, 바지락, 가리비, 홍합 등에서는 미세 플라스틱(크기 5mm 이하)이 다량 검출되어 우리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2018년 기준으로 우리 연안에 부유하는 해양쓰레기는 육상에서 강을 따라 유입되는 육상기인(陸上起因) 쓰레기가 9.5만 톤, 해상에서 어로, 레저 등 해양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해상기인(海上起因) 쓰레기가 5만 톤 등 대략 14.5만 톤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우리 어업인들의 생활터전인 바다를 오염시키는 해상기인 쓰레기 가운데 75.6%에 해당하는 3.8만 톤이 어로행위나 양식 등 어업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어구가 유실되어 발생한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그리고 대부분 플라스틱 제품으로 만들어진 스티로폼 부표, 합성섬유 그물 등 폐어구는 미세플라스틱 발생의 진원지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어업 활동에 사용되는 어구 사용량은 적정량인 5만 톤을 훨씬 뛰어넘어 2.5배나 많은 13만 톤에 이르고 있다고 하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근에는 이처럼 넘쳐나는 해양플라스틱으로부터 바다 환경을 지켜내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정부 주도로 펼쳐지는 가운데 어업분야의 해양쓰레기 저감 대책으로 친환경 소재를 접목한 어구의 보급, 폐어구나 폐 부표를 정해진 장소에 반납하면 보증금을 지불하는 등 다양한 유인책이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바다를 지속가능하게 이용하고자 하는 당사자들이 이러한 노력을 도외시하고 좀 더 저렴하다는 이유로 친환경 어구를 외면하는가 하면 많은 어획고를 올리기 위한 욕심에 정해진 규범을 벗어나 정부의 노력에 자발적으로 동참하지 않는 한은 풍요롭고 깨끗한 우리 삶의 터전인 예전의 바다로 돌아가는 일은 요원하기만 하고 종국에는 황폐한 바다가 오히려 우리의 삶을 옥죄어 올 것이다. 바다를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반짝이는 금빛 모래사장과 에메랄드 빛 파란 물결이 넘실거리는 낭만 가득한 장면을 상상하지만, 이대로라면 머지않은 미래에 쓰레기로 뒤덮인 오염되고 황량하고 냄새나는 아무도 찾지 않는 바다가 우리를 기다릴 날이 올 수도 있다는 점을 다함께 걱정하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결국 우리 모두가 욕심을 버리고 바다를 내 것처럼 대하는 주인의식을 갖고 실천하는 것만이 우리 삶의 터전인 바다의 환경을 회복시키고 보존하는 해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홍성준 군산지방해양수산청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1.05.23 18:46

자율성

채병숙 우석대 약학과 교수 자율성은 우리 각자 삶의 주체자로 살아가는데 절대적으로 존중해야 할 덕목이다. 또한 사회구성원이 자율성을 지니면서 타인의 자율성을 존중할 때, 자율성 가치가 지배적인 그 사회는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즉, 자율성은 개인이나 사회가 마치 마르지 않는 시냇가에 심겨진 나무와 같이 스스로 번창할 수 있는 강력한 조건인 것이다. 자율성이란 자기 스스로의 원칙에 따라 어떤 일을 하거나 자기 스스로 자신을 통제하여 절제하는 성질이나 특성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자율성은 주어진 일에 대하여 스스로 선택권을 가지고 통제함으로서 자기존중감이 높은 주체적 삶을 살아가게 하는 주인의식이 담겨져 있다. 자율성은 세상에 대한 관심과 어떤 일에 대한 동기유발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율성이 누적되는 삶을 살아갈 때, 자기효능감과 자존감이 높아지게 된다. 그러나 자율성이 통제받게 된다면, 특정한 상황에서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이 점점 약화되어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한다. 각종 동기유발은 저하되며 결국 학습된 무력감과 낮은 자존감을 갖게 된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또한 자율성이 통제받는 삶은 만성 스트레스와 심혈관계질환과 같은 질병의 위험성을 높이는 등 건강을 위협하고 기대수명도 낮아질 수 있다고 연구결과에서 밝히고 있다. 자율성은, 자발적으로 운행 되는 자연의 원리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생명력이 자연적으로 발현되는 본성의 하나이다. 자율성은 자연의 원리에 순행하는 삶의 특성을 보여주는데 반하여, 자율성 억압은 이 자연의 원리에 역행한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자율성은 나라는 존재에 대한 나에게 주어진 의무인 것이다. 그런데 일상에서 또는 우리 사회에서 당연하게 여겨왔고 익숙해져 있는 다양한 관념이나 가치들의 일부가 곡해되거나 변질되어 자율성 침해 요소가 복병처럼 존재하고 있지는 않는가? 낡은 전통 사상, 시대를 담지못하는 예절문화, 진리를 공허이 외치는 종교 교리, 획일화된 교육, 한쪽에 치우친 경제주도권, 국민 앞에서 거대해진 권력 등에서 우리의 자율성은 안전한가? 가족관계에서 형성되는 과잉보호성 사회적 지지는 사랑의 모습으로 보여지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오히려 자율성을 저하시키는 경향이 있어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착하게 산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보편적 사회적 가치임에도 불구하고, 만약 옳은 것에 우선성을 두지않고 자기자신에게 착하고 무조건적 순응을 강요한다면 스스로 자율성을 통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먼저 나의 존재가 잘못된 가치관이나 믿음을 가짐으로써 자율성 통제 상태인지 알아차림이 중요하다. 항상 끊임없이 바로잡아주는 절대적 진리의 근원과 연결하면서, 자율성 억압에 따른 내적 충돌이 진리와 공명하지 못해 나타나는 내면의 소리임을 인지해야 한다. 절대적 진리에서 나오는 내면의 소리는 자기신뢰를 낳고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함에 있어서 용기를 갖게 할 것이다. 그러나 내면의 소리가 단절되어 자기불신으로 이어질 때 자율성은 약화되고, 낮은 자존감과 한발짝도 나아갈 수 없는 두려움 그리고 무력감의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다. 나는 진리의 근원과 연결되어 있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자율성을 지닌 주체적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가 라고 끊임없는 자기성찰의 물음이 따라야 만이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것이다. /채병숙 우석대 약학과 교수

  • 오피니언
  • 기고
  • 2021.05.16 17:52

국립대 총장의 허와 실

서거석 세계잼버리 정부지원위원전 전북대 총장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대학의 형태도 다양해졌다. 전국의 360개가 넘는 대학 중 국립대는 43개에 달한다. 그 국립대를 이끄는 최고 수장이 총장이다. 국립대 총장은 장관급이다. 민선으로 자치단체장을 선출하면서 국립대 총장의 위상이 격하되었지만, 여전히 정부 직제상으로는 도지사나 교육감이 차관급이니 전북에서는 전북대 총장의 지위가 제일 높은 셈이다. 국립대학교 총장이 되기는 매우 어렵다. 국립대 총장은 대학 구성원(교수, 교직원, 조교, 학생)들이 직접 선출한 후 교육부 장관의 제청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공무원이다. 정치인인 도지사나 교육감, 시장, 군수처럼 선거에 의해 당선되면 별도의 임용절차 없이 바로 취임하는 것과 사뭇 다르다. 국립대 총장이 대통령의 임명을 받으려면 반드시 청와대의 철저한 인사(도덕성) 검증을 거쳐야 한다. 인사검증에는 위법 부당한 일은 물론,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음주운전 등 도덕성 문제와 학문적 성과까지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그래서 총장선거에 당선되었지만 청와대의 인사검증을 통과하지 못해 총장 발령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가끔 생긴다. 그렇기에 혹독한 청와대 인사검증을 통과한 사람에 대해서는 도덕성 시비를 걸기 어렵다. 나는 처음 총장이 될 때, 노무현정부 청와대의 이른바 386 보좌관들의 엄격한 도덕성 검증을 통과했다. 그리고 4년 후 재선 때, 다시 청와대의 인사검증을 통과한 바 있다. 일반인들은 이처럼 지위가 높고, 까다로운 청와대 인사 검증까지 거친 만큼 국립대 총장의 권한이 매우 클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국립대 총장은 자치단체장이나 교육감처럼 조직을 장악하고 통솔할 수 있는 가장 막강한 권한인 인사권을 갖고 있지 않다. 국립대 행정직원의 경우, 5급 사무관 이상의 공무원승진은 교육부에서 전권을 행사하고 교수의 신규채용은 100% 각 학과에서 주관하기 때문이다. 결국 국립대 총장이 조직을 이끌 수 있는 수단은 기본적으로 총장의 헌신과 희생이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과 화합이다. 나는 취임 첫학기부터 임기 만료때까지 8년간 매년 두차례 14개 단과 대학을 순회하면서 교수들과 직접 대화에 나섰을 뿐만 아니라 직원, 학생대표들과도 매년 두차례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대학 구성원과 정기적으로 소통의 장을 마련한 것은 당시로서는 대학사상 최초의 일이었다. 어느 조직이든 조직내외의 소통이 원활한 경우에는 그 조직이 발전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그 조직이 결코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총장 재임 기간동안 대학 구성원간의 긴밀하고 원활한 소통을 토대로 대학을 변화와 혁신으로 이끈 결과, 전북대가 한국 대학혁신의 아이콘으로 전국 대학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었다. 그에 따라 부산대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대학의 위상이 높아져 명문 국립대로 발돋움 할 수 있었다. 그 덕택에 나는 구성원으로부터 한 번도 어려운 총장에 연이어 두 번 선택 받았다. 실제로 전북대에서 직선으로 연임한 총장은 전무후무할 뿐만 아니라 전국 국립대에서도 매우 드문 예이다. 되돌아보면 국립대 총장은 희생하고 헌신하는 자리이지, 군림하며 권한을 행사하는 자리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립대 총장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처럼 오해하는 분들을 만나면 솔직히 억울한 심정이다. 큰 조직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권력이나 권한이 아닌 리더의 소통과 헌신을 기반으로 한 구성원들의 의지와 열정이기 때문이다. /서거석 세계잼버리 정부지원위원전 전북대 총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1.05.09 17:50

군산항, 지금이 바로 재도약 할 시기

홍성준 군산지방해양수산청장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 중에도 군산항의 물동량은 1800만톤을 처리하며 전년대비 소폭 감소하였다. 항만과 관련된 여러 분야에서 많은 제약에도 불구하고 나름 선전하였으나, 국가관리무역항이 국가의 이해에 중대한 관계를 가지며 지역경제 활성화 정도를 판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라고 볼 때 군산항 역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군산항은 5만톤급 2선석 등 39개 선석, 3007만톤의 하역능력을 보유한 전북 유일의 수출입 관문이다. 2030년까지 잡화 5만톤급 5선석을 건설하는 새만금 신항만과 상생 발전하며 서해안권 물류중심항만으로 커 나가겠다는 그림을 그려오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치 만은 않다. 평택항 등 주변 항만들이 맹렬한 기세로 부상하고 있는 반면, 군산항은 배후산단 내 지역 산업기반 침체가 지속되며 물동량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그 입지가 계속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군산항이 위기상황이다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지속되는 이유다. 군산항의 현주소에 대한 정확한 직시와 군산항의 발전을 위한 모든 힘을 결집할 수 있는 방향 제시가 절실한 시점이다. 군산해양수산청에서는 이러한 정체에서 벗어날 뿐만 아니라 군산항 재도약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군산항 활성화 종합계획」을 수립하여 발전방향을 제시하고 실행방안을 구체화하였다. 「군산항 활성화 종합계획」은「2050년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친환경특화산업 혁신거점, 군산항」을 비전으로 정립하고, 「물동량 2600만톤컨테이너 15만TEU 처리로 2030년 10위항만 진입」을 목표로 분야별 세부추진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첫째, 군산항기반 2050 탄소중립 친환경사업 육성이다. 군산항 배후산업단지에 계획된 친환경 재생에너지 산업을 지원하는 친환경사업 육성 거점으로 군산항에 미래 지향적인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는 전략으로, 중량장척화물 등 재생에너지 구조물의 원활한 물류체계를 구성하고 육상전원공급설비 도입 등 친환경 항만운영시설 확충 및 친환경에너지산업의 육성 등을 추진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군산항기반 주력산업 육성이다. 군산항에서 대규모안정적으로 처리하는 수입원료를 활용하여 지역특화산업을 육성하는 전략으로, 산업생태계 조성, 자동차산업육성, 에너지자립형 친환경 고급목재단지 조성, 군산항 항만물류 빅데이터 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한다. 세 번째는 군산항기반 혁신적 미래산업 육성이다. 신산업 구성을 통한 군산항 특성화 발전전략으로 지능형친환경 콜드체인물류 지원단지 기능 발굴, 비수도권 해상전자상거래 특송화물 물류거점 조성 및 친환경 선박 수리조선 특화단지 조성 등이다. 마지막은 군산항 중장기 기능효율성 제고로 12부두의 단계적 기능재정립 및 공용부두 조성시범운영 추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군산항 활성화는 배후산업 연계와 중국과 최단 거리에 위치한다는 입지적 이점을 최대로 활용할 때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으며, 국가의탈탄소화 정책에 부응함으로써 당위성을 확보하여 관계자들의 강한 실행력을 유도할 수 있다고 보여 진다. 위기가 최대의 기회일 수 있다. 이제는 실행이 문제다. 하지만 항만당국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군산항의 활성화와 특화된 장점을 살린 발전방안이 실행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관련 지자체 및 기관, 항만 관계자, 지역주민 등의 관심과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홍성준 군산지방해양수산청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1.04.25 16:54

만성스트레스와 적응유연성

채병숙 우석대 약학과 교수 우리들 대부분은 빠르게 다변화되는 사회에서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그런데 만성스트레스가 건강을 위협하고 그동안 쌓아올린 노력의 대가를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는 삶의 파괴자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한 채 아슬아슬하게 살고있다. 스트레스(stress)란 해로운 내외적 자극에 대한 생체반응이라고 정의한다. 즉, 우리가 위험한 스트레스원(stressor)에 노출되면 살아남도록 설계된 정상적인 육체적정신적 반응이 스트레스다. 스트레스시스템은 곰의 공격과 같은 공포나 위협이 감지되면 교감신경계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HPA 축)의 활성화를 통해 작동되기 시작한다. 이어서 노르에피네프린/에피네프린과 코티솔이 유리되면서 투쟁이나 도피를 할 수 있도록 신진대사등 생존시스템을 극대화한다. 그러나 위험상황이 종료될 때 그 작동은 멈춰지고 원상태로 돌아가게 되어 있다. 이와 같이 자극 후 회복되는 스트레스반응은 때로는 건강을 위협하기도 하지만, 육체적, 정서적, 인지적으로 점차 강하게 단련시키고, 작업능률을 높이는 등 삶의 활력소 역할을 한다. 그러나 만성스트레스는 심각한 문제를 낳는다. 만성감염이나 만성 염증성 질병은 물론 화와 같은 부정적 감정을 오랫동안 지닐 때 스트레스시스템은 계속 자극 받는다. 만약 일에 대한 압박감, 원만하지못한 인간관계, 하나의 잣대로 비교함으로 인한 열등감, 실패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경제적 문제 등 각종 불쾌한 자극이 끊임없이 계속된다면, 불필요한 스트레스시스템의 활성화가 약하지만 지속적으로 작동하게 된다. 낮은 수준의 HPA 축의 활성화가 장기화 되면서, 유리된 저농도 코티솔은 억제적 피드백 기능을 잃은 채 계속 분비되고 지속적으로 작용한다. 이 스트레스호르몬은 미약한 수준의 만성염증 및 산화스트레스 등 유해한 반응들을 유발시켜 뇌, 면역계, 내분비계, 심혈관계, 대사계, 위장계 및 기타 장기 등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면서, 결국 만성질환의 위험성을 높인다. 우리나라 최근 통계청자료에 따른 10대 사망원인 질환들 대부분은 만성스트레스와 관련되어 있어 그 심각성을 보여준다. 따라서 만성스트레스에 대한 적응유연성을 강화시켜가야 한다. 스트레스에 직면했을 때 성공적으로 적응하는 능력인 적응유연성은 같은 상황에서도 각 개인마다 다르다. 마음과 몸은 연결되어 있고 양방향성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건강하지 못한 몸이나 비관적인 사람은 적응유연성이 약할 수 있다.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시키는 운동과 유머감각은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을 키우는 건강한 생활습관이다. 또한 심리적 만성스트레스는 스트레스원에 대한 마음의 해석이나 감정의 인식에 의해 좌우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부정적 감정으로 해석하지 않는 낙천적인 마음이 중요하다 하겠다. 분노와 같은 부정적 감정은 적응유연성을 월등히 약화시키지만, 감사, 기쁨, 평화, 행복 등은 적응유연성을 현저하게 강화시킨다고 한다. 그리고 과거집착이나 미래에 대한 염려는 현재 부정적 감정으로 인식되어 스트레스시스템을 활성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것에 무게를 둬야한다. 지금은 그저 아름답고 평화로움으로 가득 차 있기만 한 것이다. 이제 중년의 나이에서 만성스트레스와 만성질환에 더욱 취약할 수 있는 만큼, 운동과 함께 주변 상황을 어떤 마음으로 해석할 것인가,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의 삶에 귀 기울이고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지면서 건강에 대한 노후대책을 준비해야겠다. /채병숙 우석대 약학과 교수

  • 오피니언
  • 기고
  • 2021.04.18 17:06

디지털 성범죄, 교육으로 극복해야

서거석 더불어교육혁신포럼 이사장전 전북대 총장 일 년 전 3월, 코로나19에 더해 또 하나의 충격적인 사건이 터졌다. 이른바 텔레그램 N번방으로 부르는 성착취 영상 공유 사건이다. 한 대학생 탐사대의 끈질긴 추적 끝에 그 실체가 드러난 이 사건으로 우리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미래를 위해 꿈을 펼쳐나가야 할 나이에 성착취로 평생 씻을 수 없는 인격 살해를 당한 아동 청소년과 여성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진다. 시나브로 우리 사회는 디지털 문화에 빠져들었다. 편리함과 경이로움, 그리고 재미가 있는 만큼 벗어나기 힘들다. 그러나 빛에 버금가는 그림자가 지뢰처럼 숨어있음도 잊어서는 안 된다. 보이스피싱, 음란물의 유포, 불법영상촬영 등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리고 가해자나 피해자도 알고 보면 모두 평범한 우리 이웃들이다. 그 양상도 다양하다. 온라인 채팅이나 메신저 등을 통해 아동 청소년에게 접근, 친밀 관계를 형성한 뒤 성적 촬영물을 요구하고, 이를 증거로 협박하여 추가적인 범죄를 이어가는 디지털 그루밍이 대표적이다. 또한 텔레그램 N번방처럼 영상물로 돈을 버는 동영상 공유, AI를 활용하여 동영상 속 주인공의 얼굴을 익숙한 사람으로 합성하는 딥페이크 등으로 날로 진화하고 하고 있다.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청소년 성범죄에 대해 강력한 처벌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예방교육이다. 올해 디지털 성범죄 예방교육이 학교마다 실시되고 있다. 텔레그램 N번방으로 인한 사회적 심각성이 높아져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건이 터지면 그때만 반짝하는 대응은 효과가 없다. 무엇보다도 왜곡된 성인식이 문제를 만들기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따라서 개인의 성인지 감수성을 높일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디지털 모럴이 정립돼야 한다. 디지털 기기는 편리함만큼이나 그 위험성이 크다. 따라서 엄격하게 지켜야 할 도덕적 기준과 다양한 상황에 맞는 촘촘한 법제 마련이 우선이다. 무엇보다 익명성이나 비대면 속의 자유가 자칫 방종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인식시키고, 신인류인 디지털시민으로서 우리 학생들이 올바른 가치를 확립하도록 해야 한다. 이런 인식과 함께 올바른 디지털 기기 사용을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도 이루어져야 한다. 다음으로, 성인지 감수성을 정립 시킬 수 있는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감수성은 어린 나이일수록 확실하게 스며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등 저학년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성장 단계에 따른 성인지 감수성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단계에 맞는 교육과정이 마련돼야 한다. 전적으로 외부 전문 강사에 의지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지금까지의 정책으로는 안 된다. 교육과정 속에서 교사들이 교과 수업으로 구현해 내야 한다. 아울러 교사들의 성인지 감수성 연수도 필요하다. 끝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인성 교육이 필요하다. 인권을 보호하고 평등주의를 실현해 오늘날 시민사회를 발전시킨 것처럼 디지털 세상에서도 결국 서로 보살피고, 배려하지 않으면 사회가 유지될 수 없다. 균형 잡힌 인성을 갖춘 아이만이 사회의 공동선을 실현할 수 있는 당당한 주체로 성장할 수 있다. 디지털 기기는 많은 것들을 바꾸어 놓았다. 비대면 수업을 가능하게 한 것도 디지털 환경이다. 이제 온라인 쇼핑이 소비패턴의 대세가 됐다. 그런 위력만큼이나 범죄 수단으로 이용될 위험성도 커졌다. 디지털 성범죄로부터 미래세대를 보호하고, 또 범죄의 유혹에서 벗어나게 하는 길은 결국 교육으로만 가능하다. /서거석 더불어교육혁신포럼 이사장전 전북대 총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1.04.11 16:43

신 해양르네상스시대를 여는 핵심 아이템, ‘등대’

홍성준 군산지방해양수산청장 등대지기는 초등학교 음악교과서에도 실려 있어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그 노래를 배우고 따라 불렀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일까? 등대는 우리들 마음 속에 막연한 동경과 그리움의 대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과학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선박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인도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 바로 등대였다. 육지가 없는 망망대해에서는 나침반과 별자리를 보며 운항을 할 수 있었지만, 육지와 가까워지면 곳곳에 숨어있는 암초와 여러 지형지물들을 피해 안전하게 항으로 입항하기 위해서 눈으로 보고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등대가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길잡이 역할을 했다. GPS, 레이더, 바다 내비게이션 등 항행안전 장비가 발달한 현대에도 등대를 만들고 운영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등대는 1903년에 만들어진 팔미도등대이며, 전라북도 관내에는 그보다 9년 늦은 1912년에 어청도등대가 건축되었다. BC 250년경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등대인 파로스등대와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등대 역사는 매우 짧다고 할 수 있다. 헬레니즘 문화의 중심이자 해양도시였던 알렉산드리아는 전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해 세계 제7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높이 100미터가 넘는 파로스등대를 만든 반면, 우리나라는 서양인들을 오랑캐라고 업신여기고 배척하면서 쇄국정책을 고집하였다. 팔미도등대는 우리 스스로의 의지가 아닌 운요호 사건(1875년) 이후 일본과 강제로 체결한 강화도조약(1876년)에 따라 인천항 개항을 위해 타의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어두운 역사를 지니고 있다. 비록 우리나라 등대 역사의 태동은 암울하지만 해양을 통해 부를 창출하고 국가발전을 도모하고자 1996년 해양수산부가 출범한 이후 해양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등대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언제나 따스했으며, 이를 반영하듯 최근 드라마나 영화, 광고,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등대를 배경으로 촬영한 장면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해양수산부에서는 일반 국민들이 해양문화를 더 쉽게 향유할 수 있도록 유인등대를 중심으로 등대 구내와 그 주변에 전시실, 전망대, 체험숙소 및 관광 편의시설 등을 설치하고 관리하는 등대해양문화공간 운영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다양한 해양문화시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국민들의 체감효과가 가장 큰 시설은 등대체험숙소이다. 산림청의 경우 전국 주요 산림에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를 만들어 국민들이 지친 심신을 쉬고 갈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휴가철마다 국립자연휴양림 이용권을 얻기 위한 일반 국민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해양수산부도 유인등대 중 4곳(가덕도, 속초, 거문도, 간절곶)을 일반 국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등대체험숙소로 운영하고 있으나 숙소수가 너무 적어 국민들의 요구를 만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보다 많은 국민들이 주변경관이 수려하고 쾌적한 등대에서 휴식을 취하고 해양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시설과 전문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 등대체험숙소 확대를 통해 모든 국민들이 낭만이 가득한 등대에서 추억을 만들고 해양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신 해양르네상스 시대가 열리길 기대해 본다. /홍성준 군산지방해양수산청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1.03.28 16:52

봄에 심는 나만의 씨앗

채병숙 우석대 약학과 교수 우리는 새롭게 봄을 맞이할 때마다 지난날을 돌아보고 자아성찰에 따른 피드백을 통하여 보다 더 나은 씨앗을 심겠다는 다짐을 하곤한다. 또한 갑작스럽게 어려움에 처하거나 건강을 잃게 되어 미래가 없이 절망에 빠져있을 때,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는 생명의 씨앗을 심어 살아갈 힘을 갖고자 한다. 작은 씨앗이 최적조건의 환경에서 잘 심겨지면 성장과 결실 그리고 생명에너지의 잠재력을 충분히 갖추게 된다는 특성을 고려하면서, 내가 올 봄에 심을 씨앗을 숙고해본다. 온유함은 오늘날 기형적 개인주의가 만연해가는 사회에서 생명의 씨앗을 심는데 중요한 조건이 된다. 얼음장같이 차가운 세상이나 돌이 되어가는 메마른 땅과 같은 정서에서는 뿌려진 씨앗은 싹트지 못한다. 온유함은 봄철 따스한 햇빛과 온기를 지닌 봄바람과 같아서 엄동설한의 얼어붙었던 땅을 순식간에 녹인다. 또한 생명력이 없는 사막과 같은 마음의 토양에 단비의 생명수를 머무르게 하여 척박한 땅을 옥토로 변화시킨다. 온유함은 인과 자비 또는 사랑 속에 담겨져 있으면서 생명의 활동이 시작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인 것이다. 단지 진심어린 따뜻한 말 한마디로도 생명의 씨앗이 발아하기에 충분하다 하겠다. 또한, 어떠한 상황에서도 절대로 놓치 않아야 할 것이 한 점 희망의 빛이다. 희망은 마른 장작에 생기를 불어넣는 것과 같아서 생명활동의 시작과 미래가 있으며, 또 다른 희망을 싹 틔운다. 그러나 희망 없이 절망 속에서는 삶의 동기를 잃어버리고, 두려움에 떨며, 시작조차 못하고 모든 가능성을 땅속에 묻어둔다. 거듭된 실패나 안녕의 위협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맬 때, 바늘끝 같은 한 점의 미약한 빛의 희망일지라도 용기를 갖고 생명의 길로 향하게 하는 위대함을 지니기에 꽉 붙잡아야겠다. 희망을 현실화 하고 노력의 결실을 맺음에 있어서는 온전한 믿음 또한 강조되고 있다. 종교적으로 볼 때, 믿음은 우리가 볼 수 없는 것들에 대하여 전지전능한 신이 우리를 위해 항상 일하고 있음을 굳게 믿는 것이라고 한다. 믿음은 진리와 함께하는 온전한 믿음이어야 하며 일 점의 불신이나 의심을 용납하지 않는다. 믿음은 마음의 짐을 내려놓음으로써 평화를 낳고, 희망을 실현시키는 강력한 힘을 지니며, 축복된 삶을 약속한다. 예수님께서 이르신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느니라, 또 너희가 만일 믿음이 한 겨자씨만큼만 있으면 이 산을 명하여 여기서 저기로 옮기라 하여도 옮길 것이요 또 너희가 못할 것이 없으리라라는 성경말씀을 깊이 새겨본다. 웃음과 그 강한 전파력은 우리 안의 부정적 감정으로 인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유해한 에너지를 널리 정화시키는 신의 선물이다. 부정적 감정은 생명의 씨앗이 발아되어 뿌리를 잘 내리는데 있어서 강력한 훼방꾼으로 작용한다. 그런데 웃음은 이러한 부정적 감정과 동시에 함께할 수 없는 긍정의 상징이며 부정적 감정을 상쇄시키는 위력을 지닌다. 또한 웃음은 만성스트레스로 인해 유발될 수 있는 코티솔이나 에피네프린과 같은 스트레스호르몬 혈중농도를 떨어뜨리고 저하된 면역력을 높이며 통증완화효과를 지니는 등 항상성 유지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웃음은 정신건강에 좋은 우주의 언어로 알려져 있어 부정적 감정으로 인한 만성스트레스에 대해서는 자연이 주는 명약인 것이다. 올 봄엔 그 온기에 힘입어 비록 미약한 시작이라 할지라도 삶의 축복과 생명의 결실로 향한, 작지만 위대한 잠재력을 지닌 씨앗을 내 안에 새롭게 그리고 정성을 다하여 심고 가꿔 나가야겠다. /채병숙 우석대 약학과 교수

  • 오피니언
  • 기고
  • 2021.03.21 17:56

사람의 품격을 높이는 독서교육을

서거석 더불어교육혁신포럼 이사장전 전북대 총장 더 많이 읽으면 똑똑하게 되고, 학력이 높아지며, 그들이 결국 부자가 된다. <하루 15분 책읽어주기의 힘>의 저자 짐 트렐리즈의 주장이다. 동네 도서관에서 성장했다는 빌 게이츠나 리드대학의 인문학 고전을 섭렵한 스티브 잡스의 성공 비결이 독서였음은 세상이 다 아는 바이다. 핀란드가 세계 1위의 교육 강국일 수 있었던 것도 독서교육 때문이다. 우리 역시 교육과정 안에 독서교육을 강화하고 있지만, 독서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는 아직 역부족이다. 그 원인은 먼저, 수험과목 집중으로 인한 무관심일 것이다. 잠재적 역량을 기르기보다 당장 점수를 올리기에 급급하다 보니 독서가 입시 교과에 밀릴 수밖에 없다. 둘째, 스마트폰이나 컴퓨터게임 중독 때문이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게임 등이 책보다 훨씬 자극적이고 재미가 있으니 독서가 후순위가 된 것이다. 셋째, 매력적인 독서 프로그램의 부족이다. 무작정 독서의 가치만을 강조한다고 해서 학생들이 따르지는 않는다. 다양한 매체에 맞설 독서교육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독서교육을 활성화시키려면 첫째, 독서의 효과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독서보다 문제집을 풀어야 성적이 오른다는 사고를 버려야 한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지난 2004년 당시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독서가 대입과 취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12년간 종단 연구했다. 2016년에 발표한 결과는 놀라웠다. 중학교 때 책을 많이 읽은 학생의 과목별 수능 표준 점수(환산치)가 22점 높았고, 대기업이나 공기업 등 좋은 직장에 취업할 확률이 20%가 높게 나왔다. 더 놀라운 것은 책을 많이 읽은 저소득층 학생들이 부유하고 학력수준이 높은 가정의 학생들보다 수능점수가 10~20점 정도 높았다는 점이다. 둘째, 교육적 차원에서 아이들의 매체 접근을 조절해야 한다. 성인도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 빠지면 헤어 나오기 어려운데, 호기심 많은 학생들은 어떻겠는가? 서울시의회가 2020년 11월에 실시한 서울시내 초중고교생과 학부모 대상 설문에서 학생 62%, 학부모 72.7%가 학생들의 인터넷스마트폰 중독이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우리 전북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인간의 뇌 발달이 활발한 시기를 대략 12세까지로 보고 있다. 이때가 독서습관을 기르는 골든타임이다. 중독성 있는 일을 아이 스스로 자제하기는 어렵다. 스마트폰과 인터넷 접근을 교육적으로 조절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이유다. 셋째, 다양한 독서교육 활동이 수업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독서교육은 교육과정과 별개가 아니라 교육과정 내에서 교과, 창의적 체험활동과 연계해 실시되어야 한다. 체계적인 독서교육을 위해 읽기 전, 중, 후 활동 내용을 작성해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성취기준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온작품 읽기, 등장인물에게 편지 쓰기, 역할극으로 바꾸어 보기, 재미있는 장면 그림으로 표현하기, 모둠별 스토리 북 만들기, 줄거리를 노래나 랩으로 표현하기, 책속에 나오는 복장 관련 패션쇼 하기 등 학생들의 수준과 흥미를 고려한 맞춤형 독서 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면 아이들의 독서에 대한 친화력이 높아질 것이다. 독서는 아이를 성공으로도 이끌지만,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통해 남을 이해하고 교감하는 능력을 향상시킨다. 이처럼 독서를 통해 길러진 따뜻한 품성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함은 물론, 공동선을 위한 연대와 협력으로 나가게 할 것이다. 따라서 독서는 사람의 품격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길이다. 체계적인 독서교육이 절실한 이유이다. /서거석 더불어교육혁신포럼 이사장전 전북대 총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1.03.14 16:48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