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07 03:58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타향에서

[타향에서] 전북의 먹거리 산업

필자는 지난 2월 23일 모처럼 KTX를 타고 지방출장을 다녀왔다. 전북 익산에서 열린 중소기업특별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한 발걸음이었다. 임시국회가 열리고 있는 시기라서 조금은 눈치가 보이고 멋쩍었지만, 태어난 곳으로의 이끌림이 지역균형발전 지원이라는 국가적 명분의 날개를 타고 힘을 얻었다. 필자는 그 회의에서 전북의 산업에 대한 몇 개의 수치를 얻어들었다. 전국에서 차지하는 전북의 비중이 인구 4%, 면적 8.1%, 제조업체수 2.8%, 제조업 종사자 수 2.4%, 수출금액 1.7%라는 것이다. 전북의 재정자립도는 25.9%이며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이상의 몇 개 수치에 비추어 볼 때, 전라북도 땅에 사는 국민들의 소득이 다른 지역보다 낮을 것이라고 짐작하는 것은 무리일까? 필자는 전북이 역점을 두어 육성하고 있는 산업분야가 ① 자동차부품 및 기계산업 ② 생물산업 ③ 방사선융합기술 및 대체에너지산업 ④ 전통문화 ? 영상 ? 관광산업이라는 설명도 들었다. 또한, 전북의 지역연고산업이 익산의 귀금속 ? 보석산업 및 니트산업, 남원의 옷칠산업, 순창의 장류산업, 임실의 유가공산업 등이라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보고서도 읽었다. 이런 전략산업과 지역연고산업들은 적절하게 선정되었을 것이며, 앞으로 크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 중에는 필자가 애정을 갖고 지원한 분야가 포함되어 있어 보람을 갖는다. 앞으로도 계속 후원할 것이다.그러나 필자는 한국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일반적인 현상 때문에 전북의 먹거리 산업에 대해서도 걱정이 크다. 그것은 중요 산업이나 중요 기능의 내면적 수도권 회귀현상이다. 지방에 자리 잡았던 기업(또는 조직)들이 슬금슬금 올라오거나, 지방의 본사보다 더 큰 사무소를 서울에 차리거나, 중요한 부서를 수도권에 배치하는 현상이다. 알맹이는 수도권에 집결시키고 지방에는 껍데기만 남기는 전술이다. 이러한 현상은 부가가치의 양극화를 초래하여 수도권과 지방의 소득수준 차이를 낳는다. 그 원인은 자금, 인력, 정보, 시장, 교육여건, 생활여건 등 여러 가지일 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원인은 우수인력의 지방근무 기피라는 것이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따라서 우리는 지역발전의 단초를 우수인력의 유치 가능성에서 찾아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관련 분야의 우수한 인재들을 전북에 모을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이 자녀교육과 문화생활 여건 등의 불리함을 무릅쓰고도 전북에 정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구적 차원에서 독점성을 가진 것이면 더욱 좋지만, 최소한 대한민국 땅에서는 전북에만 있는 산업과 일자리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물론,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것이어야 한다. 그런 산업이 갖추어야 될 요건은 무엇일까? 필자는 상징성, 역사성, 연관성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전북을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전북의 문화와도 맥을 같이하고, 전북인의 기상과도 통하는 브랜드여야 한다. 둘째, 전북에서 지금까지 크게 성공한 것일수록 좋다. 기술과 산업은 축적을 통해 발전하고 경제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새것을 발굴함과 동시에 옛것을 적극적으로 살려야 한다. 셋째, 다른 첨단기술과 융합하여 부가가치를 높이고 시장수요를 확충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앞으로는 융합제품의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 때문이며, 모든 기술과 모든 제품은 정보기술(IT), 생명공학기술(BT), 극미세기술(NT) 등과 결합하여 부가가치를 환상적으로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북도민은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의 부족함이나 없음을 탓할 겨를이 없다. 현재의 없음은 과거에 찾지 않음의 결과일 따름이다. 찾는 것은 다름 아닌 연구개발이다. 전북의 상징성, 역사성, 연관성의 관점에서 부단히 연구하고 개발해야 한다. 전북이 이미 선택한 전략산업과 지역 연고산업 중에서 육성의 강도를 달리하고 새로운 영역을 추가해야 한다. 그리고 부단히 키워야 한다. 그렇게 하면 전북지역에 지정된 5개의 국가산업단지와 10개의 지방산업단지를 가득 채울 수 있고, 농업사회의 먹거리를 제공했던 전북을 멀지 않은 장래에 지식기반사회 먹거리의 세계적 공급기지로 탈바꿈시킬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전북의 먹거리 산업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최석식(과학기술부 차관)

  • 오피니언
  • 기타
  • 2005.03.12 23:02

[타향에서] 새만금에도 봄은 오는가?

인생역전을 꿈꾸는 로또 열풍이 아직도 뜨겁다. 대박을 꿈꾸는 한 열풍은 결코 식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놈의 대박도 전북을 피해가는 것 같다. 814만 5060분의 1의 확률을 뚫고 1등 대박을 터뜨린 508명 중 전북은 21명으로 4.1%에 해당한다니 이것 또한 전북에는 인색하기 짝이 없다.경제가 하도 어렵다보니 지난번 설 명절 때 고향에 모인사람 모두가 먹고 사는 이야기뿐이었다고 한다. 경제살리기 일환으로 선물주고받기 운동을 펼쳤기 때문인지 전국적으로 체감경기가 살아났고 재래시장도 활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유독 충청도와 전북의 경기는 냉랭했다고 한다. 충청도는 행정수도 이전 문제 때문이고 전북은 새만금 사업이 또다시 찬반논란에 휩싸여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때문이라고 한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전북에 희망은 없는 것 같다.15년전 1991년 방조제 공사가 시작됐을 때 전북도민들은 꿈과 희망에 부풀어 있었을 것이다. 새만금 사업은 단군이래 최대규모의 간척사업으로 국토의 지도를 바꿀만큼 무한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 기대했을 것이다. 33Km의 방조제를 쌓아 1억2천만평의 국토가 늘어나면 전북이 윤택해질 것이라는 무지개 빛이 지금은 골칫거리가 되어 버렸다. 찬성과 반대로 갈등하고 싸우고 골치 아프려고 이 사업을 시작했는지 진지하고 차분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필자는 찬성하는 사람이나 반대하는 사람 어느 쪽도 두둔하지 않으려고 결심하고 조심스럽게 이 문제를 짚어보고 있다. 물론 필자 개인적으로는 분명한 찬반의 입장이 있지만 이 뜨거운 감자를 거론하는 자체가 큰 부담이기 때문에 또 다른 논쟁에 말려들지 않으려 조심하고 있다. 그러나 고향의 핫 이슈를 고민하지 않고 못 본 척 고개를 돌려버리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필자가 소망하는 것은 고향의 사업을 도민들이 합심하여 잘 이뤄내는 것이다. 시끄럽게 다투고 혼란만 부추겨 얻은 것은 없고 소모적인 논쟁만 무성할 때 외지인들이 우리를 어떻게 평가할가도 생각해 봐야 한다. 저 동네는 왜 저래? 왜 항상 시끄러운가? 라는 짜증스런 시선으로 바라 볼까 염려된다.지금은 양쪽의 골이 깊어 타협의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데 혹시 감정을 너무 앞세우는 것은 아닌지....... 반대하는 환경 단체들은 현재 물막이 공사가 끝나지 않은 2.7Km구간을 다리로 연결해 갯벌을 보호하고 간척지를 어떻게 쓸것인지를 먼저 논의하자는 주장이고 찬성하는 측은 방조제를 우선 막고 간척지를 친환경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환경단체들의 의견도 수렴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는 사회적 혼란이 장기화되고 공사중단으로 인한 추가비용이 발생하고 방조제가 유실될 수 있고 정부정책의 일관성을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반면에 환경단체에서는 정부가 사회적 갈등을 앞장서서 부추기는 행위라고 비난하고 반생명적인 작태라고 규탄했다.결국 새만금의 운명은 법원의 손에 맡겨졌다. 사법부도 탄핵심판이후 신행정수도 , 호주제에다 새만금까지 갈등이 깊은 문제 등으로 부담스러워 할 것 같다. 문제는 법원의 판결로 갈등이 깨끗이 씻어지고 상처가 봉합될 수 있느냐다. 우리가 막다른 골목에서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은 법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이다. 이 사업은 맨 처음 시작 할 때부터 첫 단추가 잘못 끼워져 15년동안 계속 꼬이는 것 같다. 최선의 방법을 놓쳤다면 차선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막 갈수는 없지 않은가? 차선이 무엇인지는 도민 여러분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합리적인 사고로 해결책을 마련하여 새만금에도 봄이오게 하자.설 연휴동안 3만여명이 이 공사현장을 다녀갔다고 한다. 모두가 대역사(大役事)라고 감탄했단다. 이래저래 돈 안쓰고 홍보는 많이 된 것 같다. 일단 마무리가 되면 유명한 관광지가 될 것 같다.드라마 대장금(大長今)보다 더 유명한 새만금이 되어 장사진을 이룰날이 오길 기원한다. (대장금과 새만금은 금자로 끝나는 공통점이 있어 비유해 봤다) 새만금의 봄이 희망 전북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은희현(제주문화방송 사장)

  • 오피니언
  • 기타
  • 2005.03.05 23:02

[타향에서] '겨레말 큰사전'을 기다리며

겨울 금강산은 두 개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조상들은 금강산을 눈이 없을 때는 개골산(皆骨山), 온통 눈에 쌓여 있을 때는 설봉산(雪峯山)이라고 불렀다. 눈이 없을 때, 금강산은 기암괴석의 뿌리와 겨울산의 뼈까지 드러내 존재의 처연함으로 인간의 영혼을 갈대처럼 흔든다. 그래서 개골산이다. 반면 나뭇가지와 기암괴석까지 온전하게 덮어버린 흐벅진 눈 속의 금강산은 매서운 겨울바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영혼을 솜이불처럼 덮어준다. 그래서 설봉산이다. 지난 2월 20일, 설봉산 기슭에서 (사)통일맞이 늦봄문익환목사기념사업회(이사장 장영달)와 북의 민족화해협의회가 함께 <겨레말 큰사전 남북공동편찬위원회>를 결성했다. 분단 60년 만에 마침내 <통일국어 대사전>을 만들자고 뜻을 합친 것이다. 우리 민족의 삶 위에 핵의 위협이 먹구름처럼 드리우고 있는 시점에서 <겨레말 큰사전>을 만들겠다고 남과 북의 언어학자들이 모여 겨레의 말과 글과 얼에 대해 가슴을 열어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 토론은 앞으로 5년 이상이나 계속될 전망이다.금강산에 가기 전, 마음이 조마조마했었다. 과연 무사히 <겨레말 큰사전 편찬위원회>를 결성할 수 있을까? 북이 핵을 보유하고 있다고 선언하자 기다렸다는 듯 미국은 남과 북의 경제협력에 제동을 걸고 나왔다. 미국은 북에 대한 비료지원도 당장 중단하라는 등 강경한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사실 개성공단 사업이 지금까지 지지부진한 핵심은 미국의 반대 때문이었다. 미국은 남과 북이 화해하고 협력하여 우리 민족의 삶이 온전한 평화로 나가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고 있다. 며칠 전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남과 북의 관계가 좋아지려고 할 때마다 미국은 핵 위기론으로 남과 북 사이를 긴장 상태로 몰고 갔다고 발언하지 않았던가? 비료지원을 중단하면, 북의 식량난은 더욱 심화될 것이고, 결국 형제 중의 하나는 굶어 죽을 수밖에 없는 게 우리 민족의 현실인데. 민족사의 하루하루가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우니, 가슴 속에는 시커먼 납덩이가 성곽처럼 쌓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자면, 1994년 제네바 핵합의를 엄중하고 결정적으로 위반하고 끝내는 파기결정까지 내린 것은 미국이었다. 미국이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으니 북으로서도 벼랑 끝에 몰려 살아야겠다고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이 지금 한반도를 둘러싸고 진행되고 있는 북핵문제의 본질이다. 그것을 우리는 직시해야만 한다. 이제 <겨레말 큰사전 남북공동편찬위원회>가 정식으로 결성되어 역사적인 첫 발자국을 금강산에 찍었다. 1989년 문익환 목사가 평양에 갔을 때, 김일성 주석에게 남북이 공동으로 <통일국어 대사전>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김일성 주석이 흔쾌히 동의한 지 무려 16년이 흘렀다. 지금부터 편찬위원회는 누천년 동안 민족의 삶과 함께 했던 말과 글을 찾아 한반도 구석구석을 찾아다닐 것이다. 그것을 모으고 모아 한 권의 사전으로 엮어 겨레 앞에 내놓게 되면, 그것으로부터 민족사에 성스러운 한 페이지가 또 기록될 것이다. 아니, 민족사는 이미 새로운 페이지로 접어들었다. /정도상(소설가)

  • 오피니언
  • 기타
  • 2005.02.22 23:02

[타향에서] 정말 열심히 했는가

대한(大寒) 추위가 매섭던 어느 날 오후에 고향 후배 한 사람이 찾아왔다. 그동안 보살펴주고 이끌어주신 선배님께 면목이 없다고 하면서 열심히 했는데 실패하고 말았습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말문을 열때만 해도 조금은 민망해하던 그가 거침없이 늘어놓은 변명은 계속되는 불경기와 실효성 없는 정부정책, 부성실한 근로자, 관청과 대기업에 든든한 후견인을 두지 못한 것을 탓하는 내용이었다. 나는 그 후배의 생각과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수긍하는 듯이 진지하고 성실한 태도로 끝까지 들어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다른 어떤 위로의 말보다 유용(有用)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가 돌아간 뒤에 열심히 했다는 말에 대하여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했는데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고 하고 자영업을 하는 분들도 열심히 했는데 장사가 안된다고 하며, 직장인들은 열심히 했는데 인정을 받지 못한다라고 자탄(自嘆)하고 변명(辨明)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또한 지지를 호소하는 공직후보자들과 각종 취임사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 열심히 하겠다는 수사(修辭)이다.열심(熱心)의 사전적 어의는 어떤 일에 깊이 마음을 쏟음(집중함)이며 어떤일을 함에 있어서 그 일에 정신을 집중하고 모든 역량을 다하여 실행한다는 의미로 쓰여지고 있다. 열심히 한일이 잘못되거나 인정을 받지 못하는 등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이 일반화 되었다면 상당히 심각한 일이다. 그러나 열심히 했다는 사람과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한 사람들이 그 일을 본분에 맞게 정신을 집중하고 모든 역량을 다하여 바르게 실행 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학업보다 노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에 비하여 조금 더 성실하게 공부한 것을 열심히 공부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닌지, 정시에 출근하여 동료보다 조금 더 착실하게 근무한 것을 열심히 일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자문(自問)해 보아야 한다.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하고 책임있는 자리에 취임한 각급 공직자들도 그 직무상의 본분에 따라 사심없이 바르고 충실하게 열심히 일 했는지를 수시로 자문하고 점검해 보아야 한다. 친구들이 보기에 미친듯이 푹 빠져서 잠은 언제자는지? 밥은 먹고 하는지? 건강은 지켜질지? 크게 걱정할 정도로 공부하는 것이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며, 동료와 상사, 부하까지 감탄할 정도로 유별나게 열성을 다하여 일하는 직원을 열심히 일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드물기는 하지만 주민들의 뜻에 따라 미래 지향적인 정책과 사업으로 실질 소득을 증대시키고 주민 편의 제공을 위하여 열심히 일하므로서 사랑받고 추앙(推仰)받는 지자체장들도 있다고 들었다. 지방자치제가 자리를 잡아가듯이 각급 지자체장들도 직분에 맞게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게 되고 그 이름이 오래오래 아름답고 거룩하게 기억되기를 소망한다.권력과 금력, 술수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진정으로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 좋은 성적을 얻게되고 열심히 일한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 직분에 따라 지역과 주민을 위하여 열성을 다하는 공직자가 인정받고 추앙받는 세상이 되어 그 후배가 다시 찾아와 자력으로 성공했다는, 조금 길어도 좋은 아름다운 성공담을 당당하게 들려줄 날을 기다린다. /박우정(재경 고창군 향우회장)

  • 오피니언
  • 기타
  • 2005.02.15 23:02

[타향에서] 지방대학의 활로

새해에 접어들어 대학교육의 개혁에 대한 요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국가의 경쟁력은 결국 사람에 달려 있고, 인재를 올바르게 양성하는 곳이 대학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만, 대학진학률이 세계에서 손꼽히는 우리나라에서는 대학교육의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해도 결코 틀리지 않을 것이다. 한편, 지방에 소재하고 있는 대학들은 많은 어려움에 휩싸여 있다. 대학진학인구의 감소에 따라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지방대학이 속출하고 있다. 설사 신입생 정원을 채운다 할지라도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편입해 떠나는 학생의 발길을 돌릴 수 없어 아쉬워한다. 대학원의 경우에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대학원생의 부족은 대학의 연구개발 역량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대학교수들이 수주한 연구개발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교수의 연구개발 활동을 돕는 우수한 대학원생이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방대학 교수들이 수주한 연구개발과제의 일부를 서울에 있는 대학에 하청을 준다는 이야기까지 심심찮게 들려온다. 지방대학 교수들에게 연구개발비를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참여정부를 비웃는 듯한 이런 현상에 정책당국자들은 곤욕스러워진다.그렇지만, 지방대학은 지역발전의 버팀목이다. 그래서 지방대학을 위해 비범한 방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 방책은 지방대학이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외부의 압력에 의한 개혁은 성공하기도 어렵고 지속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필자는 지방대학의 경쟁력 강화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방안 3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학과를 특성화 위주로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방안이다. 대부분의 지방대학들은 한결같이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 등 소위 잘 나가는 대학에 설치되어 있는 학과를 거의 똑같이 보유하고 있다. 교과과정도 대부분 비슷하다. 그런 대부분의 학과들은 서울에 있는 대학들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 해를 거듭할수록 쇠락의 길에 끌리듯 들어선다. 가망성이 없는 그런 학과는 미리 폐쇄하는 것이 현명하다. 최소한 우리나라에서 1-2위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할 수 있는 학과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 특성화 학과는 지역산업과 지역문화에 연결된 학과일수록 성공 가능성이 높다. 우수한 교수요원들과 주변 여건이 맞물려 있으면 더욱 바람직하다. 그 이외에도 여러 가지의 기준이 있을 것이다. 그런 기준에 따라 선별하는 결단력을 보여야 한다. 신체의 일부를 절단하고서라도 생명을 유지하고 건강을 되찾으려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이것이 전라북도에 소재한 대학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둘째, 학과별로 학부 중심 또는 대학원 중심으로 발전시킬 것인지 방향을 설정하여 육성하는 방안이다. 학부 중심은 엔지니어 양성에 역점을 두는 것이고, 대학원 중심은 연구요원과 교수요원의 양성에 역점을 두는 것이다. 학부 중심 학과에는 대학원 과정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 기업 현장의 수요에 꼭 맞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학과이다. 기업들이 원하는 교과과정을 운영하는 학과이다. 학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관련기업에 취직하는 학과이다. 고등교육 청년 실업자와는 무관한 학과이다. 필자는 많은 지방대학들이 학부 중심 운영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지방대학의 대학원 과정은 특수한 학과를 제외하고는 경쟁력을 갖기 어렵고, 생존하기 숨 가쁘기 때문이다. 이것은 엄연한 현실이며 피할 수 없는 미래이다. 약간 부끄럽더라도 이제는 분야에 따라 학부 중심 운영을 선택하는 대학이 많이 나와야 한다. 더 이상 체면의 문제가 아니다. 생존의 문제이다.셋째, 지방대학의 캠퍼스를 국제화하는 방안이다. 필자가 경험한 가장 빠른 국제화 방법은 모든 학과에 외국인 학생을 초청하는 것이다. 그리고 강의실의 언어를 영어로 전환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영어가 잘 나오지 않아 어색할 것이다. 그래도 밀고 나가면 성공할 것이다. 광주과학기술원이 그렇게 해서 성공했다. 초창기부터 학생과 교수의 일정률을 외국인으로 채우도록 정부가 권유했고, 광주과학기술원은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광주과학기술원 학생들은 외국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에 거침없이 참석하여 자기네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전라북도의 대학들이라고 못할 리 없다. 한반도에서 가장 국제화된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전라북도의 대학들이 힘차게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문제는 실행이다.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의 문제이다. 대학의 경영자들이 밀고 나가야 할 것이다. 국립대학의 경우에는 총장과 보직교수들이 앞장서고, 사립대학의 경우에는 이사회가 총장을 뒷받침해 주어야 할 것이다. 물론, 교수들의 반발이 거셀 것이다. 총장 퇴진 운동을 벌일 것이다. 이사장의 퇴진도 요구할 것이다. 그렇지만 지방대학을 살리기 위해서는 가야 될 길임에 틀림없기 때문에, 대학의 경영자들이 교수들을 설득해서 추진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 전국의 우수한 학생들을 전라북도로 끌어 모으고, 이를 통해서 전라북도의 대학뿐만 아니라 전라북도 자체의 발전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최석식(과학기술부 차관)

  • 오피니언
  • 기타
  • 2005.02.01 23:02

[타향에서] 희망 전북을 이야기합시다

새해가 시작된 지 벌써 한 달이 거의 다 가 버렸다. 희망이 솟아오른 새해라기 보다는 더 어려울 것이라는 걱정이 예상된 새해이기 때문에 이렇게 빨리 가버렸으면 하는 바램도 있지만 단지 생각이 그럴뿐이지 일년이라는 세월이 어디 길고 짧을 수 있겠는가?어렵고 힘들고 두렵기는 나라나 지자체나 기업이나 가정이나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어느 한 곳에서라도 좋아 질 것이라는 믿음이 일어난다면 희망은 들불처럼 번져 시너지효과를 발휘해 나라 전체가 후끈 달아오를 것이다. 경제란 믿음이라는 정서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렇게 믿으면 실제 살아나고 그 반대면 패배주의에 빠져 우울한 날만을 보내게 된다고 한다.그렇다면 우리 고향 전북은 어디에서 믿음을 찾을 수 있을까?아시다시피 전북은 자원도 빈약하고 생산공장도 적고 대기업도 없고 재벌도 없다. 그렇다면 가진 것은 무엇인가?서울이나 부산이나 강원도에는 없는데 전북에만 있는 것은 무엇일까? 외지사람들이 무엇을 보고, 무엇을 먹고, 무엇을 즐기고, 무엇을 사고 무슨 이야기를 듣기 위해 내 고향을 찾을까?-내장산, 변산과 마이산을 보고 -콩나물 비빔밥, 풍천장어와 백합죽을 먹고 -판소리, 영화제와 소리축제를 즐기고 -한지제품, 보석과 복분자술을 사고 -녹두장군, 춘향과 전주이씨의 이야기를 듣고 -한옥촌에서의 양반체험, 호남평야에서의 환경체험과 무주에서의 반딧불이 축제 체험 등 우리고향만이 가지고 있는 문화예술 콘텐츠가 믿음이 되지 않을까? 차별화된 브랜드가 희망고향의 꿈을 이루어 주지 않을까?21세기를 문화의 세기라고 말한다. 문제는 전라북도에 있는 것을 잘 가꾸고 잘 알려 외지사람들을 얼마나 많이 끌어들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전라북도 근처에 왔을때도 식사때가 되면 콩나물비빔밥 한그릇을 먹기위해 전북을 찾을수도 있고 콩나물비빔밥을 먹기위해 일부러 전북을 찾을수도 있다. 그렇게 될려면 맛, 청결, 친절, 삼박자가 맞아 떨어져야 하는데 결국은 사람의 문제다. 맛이나 청결이나 친절모두가 사람이 하는 일 아닌가? 그리고 이 세가지는 먹는 것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한번 온 사람을 다시 오게하고 다시 올때는 가족이나 동료들과 함께 올수 있게하는 노력과 정성이 굴뚝있는 생산공장보다도 훨씬 좋지 않겠는가? 우리 고향은 외지에서도 인정해주는 문화예술 콘텐츠를 많이 가지고 있다. 이것을 전북의 힘으로 키우자.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제주도는 관광도시다. 여기 공무원들은 봄, 여름, 가을 세철에는 하와이안 스타일의 셔츠를 입고 근무한다. 관공서에서도 관광냄새가 물씬풍긴다. 보기가 좋았다.양반의 고향 전북의 공무원들은 한복을 입고 근무하면 어떨까? 문화 예술로 고향에 희망을 입히는데 백마디 말보다 더 좋은 심벌이 되지 않을까? 2005년에는 고향에서 희망을 이야기 합시다./은희현(제주문화방송 사장)

  • 오피니언
  • 기타
  • 2005.01.25 23:02

[타향에서] 광복 60주년을 맞이하여

2005년은 광복 60주년이며 동시에 분단 60주년이며 또한 통일염원 60주년이고, 나아가 광주항쟁 25주년이며 마침내 6.15공동선언 5주년이 되는 해이다. 여기까지 오기 위하여 우리 민족은 참으로 어마어마한 희생을 치러야만 했었다. 60과 25와 5라는 숫자 속에는 그 희생을 이쯤에서 끝내자고 하는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다. 그토록 간절한 염원이지만, 마음과 기도만으로 이루어지진 않았다. 반드시 온몸을 던져야만 그 염원은 이루어진다. 지난 4년을 돌이켜 보건데 남과 북 양측 모두 6.15공동선언을 내세우기만 했지 진정한 실천과 이행을 위하여 자기를 먼저 희생하는 진정성을 보여주진 못 했다. 북과의 교류를 선점하고 독점하려는 온갖 추태들이 난무했고, 북과의 사업을 기득권 행사로 인식하는 일부 몰지각한 단체나 개인들도 없지 않았다. 심지어는 교류 자체에도 자본주의적 논리가 고스란히 작용하였다. 합의와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으며 그 책임을 서로 상대방에 돌리는데 급급했다. 지금부터라도 통일운동은 진정성을 보여줘야만 한다. 광복 60주년을 맞이하여 물질적이고 계량적인 가치에 매달리지 않는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분단 60년이 이 땅에 남긴 최악의 결과는 몰가치의 횡행이었다. 몰가치가 가치를 밀어내고 사회의 전분야에 독버섯처럼 퍼져있다. 최근 교육부총리 임명과 사퇴 파동의 이면에는 몰가치가 가치에 우선하는 내면의식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다. 가히 환멸에 가까운 몰가치의 승리 앞에 국민들은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통일운동의 가치도 이와 똑 같다고 할 수 있다. 통일운동보다는 북과의 사업에만 열중하는 몰가치는 되도록 빨리 수정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통일운동과 민간교류도 반드시 점검해보는 계기를 마련해야만 한다. 그것을 통해 몰가치를 극복해야만 하는 것이다. 특히 전북지역의 몇몇 개인들과 단체들은 북한민주화네트워크를 결성하여 기획탈북에 앞장서고 있는데, 이와 같은 반민족적반통일적 행위는 당장 중단되어야 마땅하다. 미국에서 나오는 자금으로 단체를 운영하고, 탈북자 1인당 얼마씩의 성과급을 받는 브로커 행위에 대해 이미 여러 차례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이것이야 말로 몰가치의 횡행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조선노동당에 가입했다가 조갑제를 통해 자수하고, 함께 했던 동지들을 팔아(그 중 몇몇은 지금도 감옥에 있다) 본인은 면죄부를 받고, 지금은 탈북자들을 대거 '입남'시키는 활동에 주력하고 있는 김영환 씨의 실질적 지도로부터도 벗어나야만 한다. 이런 몰가치에 전북지역의 활동가들이 헌신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정도상(소설가)

  • 오피니언
  • 기타
  • 2005.01.18 23:02

[타향에서] 청정지역 이미지 부각시키자

나라 밖에서 사는 재외국민의 애국심과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사는 재외도민의 애향심이 더 강하다는 말이 있지만 애써 고향을 지키고 가꾸는 주거 도민의 절실한 애향심에 비견(比肩)할 수는 없을 것이다.그러나 유난히 어렵고 힘겹게 보낸 2004년을 뒤돌아보고 1인당 지역소득이 전국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전북지역 경제를 지켜보는 재외 도민들은 실로 착찹하고 안타까운 심경이다. 2005년 새해를 맞아 지역경제의 회생과 활성화를 기원하고 갈망하는 열기가 그 어느 때 보다 높아지고 있는 때에 무주군의 태권도공원 유치 성공과 LG전선의 전북지역 이전, 고창군의 경관농업특구와 복분자산업특구지정등의 다소 희망적인 소식을 접하면서 이를 계기로 지역경제 살리기에 전 도민과 각급 지자체의 역량을 결집할 때라고 본다.지역경제의 빠른 회생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방안은 전혀 새로운 사고와 방식으로 접근할 때 쉽게 찾을 수 있다. 우리는 그 해답을 지방자치제 도입 취지에서 찾아야 하며 지역사회 개발과 발전은 주민참여와 협력 없이는 불가능 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중요시 하여야 한다. 각급 자치단체는 대부분의 소득증대사업을 정부가 지원하는 예산과 지침에 의존하여 시행하므로 한번 뒤떨어진 지역경제와 1인당 지역소득은 이미 앞서가는 타 도를 따라잡을 수 없는 구조라고 보아야 한다.따라서 정부가 지원하는 국비예산사업과 병행하여 그냥 방치하고 흩어져 있어서 작고 미약하지만 모두 합하면 크고 강한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지역주민의 역량결집을 바탕으로 하는 사업시행으로 어려운 지역경제에 활로를 열어주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무기력하게 주저앉아있는 지역주민이 벌떡 일어나 활기차게 움직이도록 해야 할 것이다.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전라북도와 각 시?군의 이미지를 훨씬 좋게 하는 것이다. 현재의 이미지가 좋은가 나쁜가는 그리 중요하지 않으며 지금보다 훨씬 좋아지면 되는 일이다. 이는 모든 주민과 지자체, 민간단체, 언론기관 등이 혼연일체가 되어 지속적으로 시행(施行)하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이며 그 성과는 모든 산업에 큰 활력을 주게 될 것이다. 지역 이미지를 좋게하는 방법이 너무 많고 막연한 것 같지만 농수산업 소득과 관광소득을 늘리고 기업 및 공장유치를 많이 하는 것이 지역경제를 살리는 방안이라고 한다면 전북지역이 깨끗하고 아름다우며 친절하고 따뜻한 사람들이 성실하게 살아가는 곳이라는 느낌을 줄 때까지 그것을 실천하고 가꾸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본다. 여기서 말하는 청결은 타 지역보다 조금 더 깨끗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며 전 지역의 산과 강, 논과 밭, 도로와 골목, 마을과 주택, 관광지와 사업장이 눈에 보이는 쓰레기와 폐기물은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오염물질까지도 완벽하게 제거되고 깔끔하게 정리정돈 되어 머무는 방문객과 통과하는 모든 타지인이 감동할 정도의 청결과 정돈을 의미한다. 전북지역이 자타가 인정하는 청정지역으로 우뚝서게 되고 친절하고 성실한 사람들이라는 좋은 이미지를 가질 때, 농수산업소득과 관광소득의 증가는 물론 우량기업과 공장 유치가 용이하게 되어 지역경제에 큰 활력을 줄 것이다. 마침내 자력(自力)으로 지역경제를 살리고 살기좋은 고장을 건설한 자긍심을 가지고 문화도민 대접을 받으면서 오손도손 행복하게 살아가는 자랑스럽고 당당한 고향사람들의 밝은 모습을 떠올리며 재외도민의 역활과 지원 역량을 살펴보아야겠다./박우정(재경고창군민회 회장)박우정회장은 1945년 고창읍출생으로 고창중고 총동창회 부회장과 대한민국 ROTC중앙회 부회장, 건국대 총동문회 부회장,재경도민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현재 유일환경건설회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 오피니언
  • 기타
  • 2005.01.11 23:02

[타향에서] 전북에 과학기술 심자

어느 방송사의 인기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을 보면 부안군청과 전라북도를 함께 보게 된다. 촬영에 협조해준 내 고향 부안군과 전라북도에 감사한다는 메시지가 함께 나오기 때문이다. 고요한 시골동네가 전국의 시청자들에게 뻗어나가는 장면이다. 여기에서 가슴 뿌듯한 기쁨과 희망을 얻는다.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는 더불어 사는 균형발전사회를 국정목표의 하나로 내세웠다.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학기술이 큰 모습으로 나타난다. 전국이 균형있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별로 산업이 고르게 발전되어야 하고,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에 의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적인 논리의 하나이다. 과학기술의 혁신이 지역균형발전의 핵심 요소라는 인식이다.전라북도에서도 과학기술에 대한 애정이 조금씩 움트고 있는 것을 목격한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과학기술부의 지원을 받아 정읍의 첨단방사선이용연구센터와 순창의 장류연구소를 건설하고 있으며, 전주의 생물대사연구센터와 적상산 천문대의 건설에도 착수했다. 전주와 남원이 과학문화도시가 되기로 선포했다. 하지만,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비해 아쉬운 점이 적지 않다. 필자의 귀에 크게 들리는 목소리는 광주와 충북과 대구에서 많이 나온다. 포항과 강릉과 고흥 등지에서도 뒤를 잇는다. 대덕연구단지를 품안에 두고 있는 대전은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광주는 지난 몇 년 동안의 줄기찬 노력에 의해 광산업의 중심지로 자신을 포장하는데 성공했다. 아직도 성장단계에 있지만, 미래를 향한 큰 터를 잘 잡았다. 투자가 본격적으로 집적되고 있음도 볼 수 있다.이제 빛고을 광주와 광산업의 짝짓기를 부정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그렇다면, 온고을 전주의 과학기술 대명사는 무엇일까? 얼른 떠오르지 않는다.충청북도에서도 오송과 오창지역을 중심으로 생명공학과 생물산업의 거점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아직 본격적인 연구활동이나 생산활동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연구소와 공장 건물들이 우후죽순처럼 힘차게 솟아나고 있다. 수도권과의 근접성을 최대한 활용하는 차원의 접근전략이 더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필자는 오송과학산업단지를 방문하여 그 광경을 직접 목격했다. 전북에서도 정읍을 중심으로 생물산업을 일구고 있지만, 충북의 규모에 비해서는 매우 작아 보인다.대구는 도청에 과학기술진흥실을 설치하고 시민과 국회의원들이 과학기술에 매달리고 있다. 16대 국회에서는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법을 의원입법으로 발의하여 제정하더니, 17대 국회에서는 대구 출신 국회의원 4명(지역구 3명, 전국구 1명)이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 포진했다. 더 많은 의원들이 지원하였지만, 지나친 편중을 우려해서 제한했다고 한다. 대구에서는 과학기술을 말하지 않으면 국회의원 당선을 확신할 수 없다는 분위기라고 한다. 전북 출신 국회의원과는 큰 대조를 보여주는 것처럼 보인다. 전북 출신 국회의원은 단 한분도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 소속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필자가 언제까지나 아쉬움을 떨치지 못하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원전수거물관리시설의 유치 문제이다. 그 일로 내 고향 부안이 큰 상처를 입어서 두고두고 가슴 아프다. 얼마 전 고향마을을 찾았을 때 아직도 집집마다 꼽혀 있는 노란색 반핵깃발을 보고 그 때의 상처를 느꼈다. 그러면서 필자의 소극성과 방관적인 자세를 숨죽이며 자책했다. 그 때 고향 인사들을 설득했더라면 그런 아픔도 없고, 새로운 발전의 토대도 마련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원전수거물은 위험성이 거의 없다. 살아서 돌아가는 원자력발전소도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는데, 그리고 부산 기장군에서는 원자력발전소의 증설을 희망하고 있는데, 원자력발전소와 병원 등에서 사용한 장갑이나 가운 등의 폐기물이 그보다 큰 위험할까? 선진국 사람들도 겁내지 않고 잘 운영하고 있는데 우리에게만 특별하게 위험을 줄까? 지역 발전에 긴요한 지참금이 붙어 있는 그 시설이 매우 아깝다. 마침 정부에서는 중저준위 폐기물처분시설만을 분리해서 2008년까지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이제라도 수용한다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화합분위기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발전의 원동력인 과학기술을 통해서 힘차게 떠오르는 전라북도의 미래를 그려본다. 과학기술에 보다 적극적으로 접근하기를 기대한다. /최석식(과학기술부 차관)

  • 오피니언
  • 기타
  • 2005.01.04 23:02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