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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나홀로 '힐링 여행', 반나절 템플스테이 - 가을 풍경보며 느릿느릿…세상을 잊다

올해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키워드는 바로 '힐링'이다. 말간 햇볕에 알밤도 통통하게 익는 가을날, 개인적으로는 휴일 중에 하루 날을 잡아 반나절만 드라이브 다녀오는 것을 가장 즐긴다. 일하는 동안 하지 못했던 집안 정리와 개인적인 일들을 처리하다 보면 휴일 중 이틀은 고사하고 하루 온종일을 여행에 쏟아붓는 것은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직장인들에게 나만의 소소한 반나절 힐링 여행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완주 소양 벚꽂길 따라 위봉사까지당일치기 짧은 여행을 다닐 때, 내가 가장 자주 가는 곳은 완주군 소양면이다. 오전 10시 쯤 전주에서 출발해 차를 타고 30여 분을 가면 먼저 소양면 벚꽃길이 반겨준다. 이 길은 4월에 지나야 가장 멋진 곳이지만, 개인적으로 벚꽃이 만개하는 봄보다는 조용한 가을의 소양 벚꽃길을 좋아한다. 낙엽 진 벚나무가 가만가만 걸을 수 있는 터널을 만들어 정말 가을이 왔음을 실감케 하기 때문이다. 고즈넉한 위봉사로 향하기로 한다. 절에 올라가기 전 용소마을 전각에 올라 다시 한 번 가을을 느껴본다. 맛있게 익은 감들이 군침 돌게 하고, 그 아래에서 졸졸졸 흘러가는 물소리도 마음을 편안하게 달래준다.조금 더 위로 가면, 위봉산성을 볼 수 있다. 이곳은 임진왜란 이후 숙종이 태조영정과 조선왕조실록, 위패 등의 유실을 막기 위해 전주에 가까운 험준한 산을 골라 유사시 궁중이 중요한 자료들을 봉인하기 위해 만든 산성이다. 그 때문인지 둘러보면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몰래 출입하도록 만든 비밀문도 발견할 수 있다. 성곽의 길이가 16km에 이르기 때문에 꽤 여유 있게 걸으며 조선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이곳은 완주여행길 꼭 들러야하는 주요 코스로도 손꼽힌다.다시 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완주군 소양면 대흥리 21번지에 위치한 위봉사다. 세 마리의 봉황새가 절이 생긴 터를 감싸고 하여 '위봉사'라고 이름 붙은 이곳은 들어서면 조용한 산세와 그 장엄한 분위기에 압도당한다. 현재 보수공사 중인 대웅전인 보광명전 대신 봉서루를 찾았다. 불교가 아닌 사람도, 절에 들어오면 일단 먼저 봉서루에 들어가 절을 하는 것이 좋다. 이는 부처님에게 예를 갖추는 것과 종교적인 목적 외에 절을 하는 동안 잡념을 지우고 마음을 한 번 덜어낸다는 의미에서다. 양 무릎과 팔꿈치, 이마 등 신체의 다섯 부분이 땅에 닿게 하는 불교의 절 방법을 오체투지라고 부른다. 자신을 무한히 낮추면서 모든 괴로움을 내려놓고, 나 외의 이들에게 최대의 존경을 표한다는 의미다. 직장생활 스트레스 여러 가지 잡념들을 비우기 위해 오체투지를 해본다.위봉사에서는 공양시간 내에 맞춰오면 누구든 산사음식을 맛볼 수 있다. 100% 이곳에서 직접 재배한 채소들로 반찬을 만들기 때문에 수고로움은 말할 필요가 없다. 장이 익어가고 있는 수많은 장독대가 있는 위봉사의 공양간은 벌써 스님들이 점심공양을 시작했다. 위봉사는 부처님 오신 날, 불교가 아닌 사람들도 연등 행사를 보고, 산채 비빔밥을 먹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비구니들의 손끝에서 나오는 그 맛이 정갈하기로 유명하다.천연재료로 맛을 낸 나물 반찬과 김치, 국 등이 준비되었다. 그 중에서도 유난히 반가운 음식은 버섯탕수다. 여러 야채와 과일을 버무린 소스가 올라간 버섯탕수를 입에 쏙 집어넣고서는 고기가 떠올라 어쩔 수 없구나 생각했지만, 우리가 먹는 보통 탕수육과 전혀 색다른 맛이었다. 고기 대신으로 버섯이 아닌 소스 자체로도 산사음식답게 깔끔해 튀긴 음식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위봉사에서 나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위봉폭포의 시원한 물줄기를 볼 수 있다. 완주군의 완산'승경'(뛰어나게 좋은 경치라는 뜻) 37경 내 드는 위봉폭포는 완주군을 들르는 사람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코스다. 큰 바위 위에 올라가 멀리 보이는 폭포를 바위 옆에 있는 제법 긴 나무계단을 5~10분 정도 내려가다 보면, 시원한 물줄기가 내려오는 위봉폭포를 만나볼 수 있다. 사진 촬영에 집중하고 있는 사진가들도 보인다. 경치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셔터를 누르는 그 모습이 어찌나 진지하던지. 아름다움을 담으려는 그들의 노력이 대단하다. 일상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고, 고단해서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지만 시간적인 여유가 없을 때 힐링 여행을 소양의 가을 풍광과 함께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 임실치즈테마파크에 재직 중인 고혜경씨는 2008년 전북관광 미니홈피와 임실치즈 홍보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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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0.19 23:02

곶감 깎고…벼 베고…"가을 추억 만드세요"

가을이 성큼 우리 곁에 다가왔다. 저녁엔 시원한 바람이 산들산들 불어온다. 가을하면 생각 나는 게 뭐가 있을까. 알록달록 단풍, 빨갛게 익은 감, 노랗게 익은 벼 등이 참 많다. 전북도 블로그 단이 운영하는 블로그 '전북의 재발견'(blog.jb.go.kr)이 소개하는 완주군 체험마을로 발걸음을 옮겨보는 건 어떨까. △ 벼농사 직접 체험해보는 두억행복드림마을첫 번째, 두억행복드림마을이 하는 벼농사 체험이다. 청정 봉서골의 중심 두억행복드림마을은 녹색농촌체험마을, 마을기업, 두레농장(농가 레스토랑), 완주군 파워빌리지마을, 멋있는 마을(똥박물관)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으며 '농어촌 체험 + 휴양마을'로 지정되었다.두억마을에는 고구마 캐기, 벼농사 체험, 허수아비 모형 만들기 등 여러 체험이 있는데, 그중에서 벼농사 체험을 소개한다. 요즘 아이들은 도시에서만 자라서 쌀이 어떻게 생기는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는데, 이곳에서 벼농사 체험으로 쌀의 소중함을 알고 밥을 먹으면 밥 한 톨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힘들게 만들어지는 쌀의 고마움으로 밥을 먹으면 밥맛도 더 좋아질 것만 같다. 벼테기와 홀테치기 체험이 있다. 체험비는 3000원. 30명 이상 진행될 수 있다. △ 감 깎기 달인을 찾아라, 완창마을 두번 째, 소개할 곳은 완창마을이다. 완주군 최북단에 속한 운주면은 충남 논산, 금산 지방과 접해있으며 92.39㎢에 6개 리에 위치한 25곳 마을에 주민 2500여 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대부분 버섯 농사에 종사하고 있고 옥계천 등 청정 관광 명소가 많아 해마다 관광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변에 관광지인 대둔산옥계계곡청룡천이 있으며, 문화재인 안심사가 위치해 해마다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각 계절마다 특산품인 딸기포도버섯곶감 등이 생산되고 있어서 마을 수익에 도움을 주고 있다. 주민 스스로가 마을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어린이 놀이터, 체육시설 등을 직접 편의시설을 조성했고 또한 완주군 내에서 우수마을까지 선정됐다. 마을에 들어서는 순간 눈에 보이는 커다란 나무 아래 항상 마을 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인다. 타지 사람이 보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친절히 맞는 사람들로 기억에 남는다.완창마을은 버섯곶감 깎기, 두부 만들기포도 따기 등 많은 체험이 있는데, 그 중 곶감 깎기가 흥미롭다. 완창마을은 감으로도 유명하다. 시민들이 직접 감을 깎아서 곶감걸이에 걸어보는 이번 체험은 10월부터 감이 많이 생산되는 시기에 열린다. 가까운 대둔산이 위치하는 이곳에는 가을 단풍을 보고 체험도 하면서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다. 곶감으로 유명한 완창마을은 매해 늦가을이면 항상 분주하다. 크리스마스 나무에 걸쳐진 전구마냥 주렁주렁 열려있는 감을 따서 곶감을 만들기 때문이다. 완창마을 감이 다른 감보다 그 크기와 당도 면에서 월등히 앞서고 한눈으로 보기에도 이렇게 큰 감이 과연 있으려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대둔산의 커다랗고 웅장한 정기가 이 감이 크고 달다는 속설이 있다. 체험비는 1만1000원(어린이), 1만4000원(성인)이다. 단체는 할인된다. 깎은 감은 가져갈 수도 있다. 체험비는 감값에도 포함된다.△ 창포마을, 머리감기로 건강과 활력 가득세번 째, 소개할 곳은 창포마을이다. 창포마을에서는 창포머리 감기, 창포비누 만들기, 고구마 캐기, 천연염색 등이 있는데, 그 중에서 창포 머리감기를 소개해보려 한다. 지금 창포가 많이 사라지고 있는데, 마을에서는 오히려 창포 농사를 짓기로 했다. 마을은 만경강의 상류로 청정지역이다.물을 정화시키는 기능이 있는 창포는 농약을 쓰지 않고 우렁이 농법으로 재배해 친환경 인증도 받았다. 민간에서는 예로부터 단오날 창포를 넣어 끓인 물로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하는 풍습이 있었던 것을 보면 창포가 우리 몸에 좋다는 사실이 낯설지 않다. 체험비는 4000원,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면 된다. 아이들에게 창포 머리 감기로 단오의 유래와 풍습을 배울 수도 있다. 홍보대사로 유명해진 다듬이 연주단도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이처럼 완주군의 체험마을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방문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번 주말 체험마을에서 아이들과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나눠보면 어떨까. ※ 소윤희씨는 전북을 누비며 소소한 일상과 추억을 담아내는 대표 주부 블로거. 현재 2012 전라북도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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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0.12 23:02

다양한 꽃들과 이야기하며 '힐링 산책'

무더웠던 여름이 벌써부터 기억에서 멀어질 정도로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지고 변덕스러운 날씨에, 자꾸만 웅크려지고 활동량이 급격히 줄어 왠지 몸이 무겁고 찌뿌둥한 이들이 많다. 이럴 때 일수록 더욱 필요한 활력 넘치는 실내외 운동을 비롯한 힐링을 찾아나서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힐링장소와 힐링 방법은 가벼운 실내운동, 가까운 곳으로의 산책, 테마여행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블로그'전북의 재발견'(blog.jb.go.kr)과 함께하는 전북도 블로그단은 이번주 고산자연휴양림 내 위치한 무궁화테마식물원을 소개한다. 무궁화테마식물원은 다양한 종류의 무궁화 외에도 각종 식물들을 심어져 있어 꽃길 속을 걸으며 힐링을 즐기기에 아주 좋은 장소. 자, 지금부터 만나보자.고산자연휴양림 매표소 초입에 위치한 무궁화테마식물원은 약 3만여 평의 규모로 국내 최대 규모로 조성됐으며, 완주군이 우리꽃 무궁화 정신을 되살리고 관광 완주 랜드마크로 활용하기 위해 조성된 곳이다. 60여 종 8000여 그루의 다양한 무궁화 뿐만 아니라 세계 나라 꽃 전시원도 있어 가벼운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고 아이들의 학습지로도 단연 최고다. 나라꽃 무궁화를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으니, 나라와 한결 더 가까워지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무궁화테마식물원이다.무궁화 정원에는 갖가지 무궁화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어릴적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와 많이 불렀던 동요 '무궁화'를 나직히 부르며 걷다 보면 어린 시절 향수에 빠져든다. 초등학교 등굣길에 학교 화단 한편에 있던 무궁화꽃을 보며 어린 나이에도 애국심을 가졌던 추억이 샘솟는 듯하다.60여 종의 다양한 무궁화로 조성된 무궁화길은 무궁화 뿐만 아니라 구절초, 비비추, 꽃무릇 등 이름도 예쁜 꽃들이 저마다 아름답게 피어나기도 하는 아름다운 길이다. 아름다운 운치를 느끼며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도 치유됨을 느끼게 된다. 산책길을 걷다보면 야생화 단지 끝 작은 언덕에 이르게 되는데, 이곳은 포토존으로 식물원 전경을 내려다보며 탁 트인 느낌을 느낄 수 있는 장소다. 식물원 전경을 사진으로 담고 싶은 사진사들에게도 무척 좋은 장소라고 할 수 있다. 힐링에 좋은 장소를 소개하기 위해 다양한 식물원을 찾아보던 중 최고의 식물원일거라는 생각에 무궁화테마식물원을 담아봤다. 이번 여행을 통해 무궁화테마식물원이 그 규모부터 가지고 있는 의미까지 단연 최고로 손꼽힐 곳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사계절 휴식처로 잘 알려진 고산자연휴양림에 위치해 있다니 힐링을 위한 최적 장소라고 할 수 있겠다. 올 가을, 고산자연휴양림 무궁화테마식물원으로 힐링 산책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 이예림 씨는 여행과 사진이 좋아 블로그를 시작한 디자이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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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0.05 23:02

시어머니 전통시장 추석 장보기 따라가보니…'딱딱한 거래' 아닌 '정겨운 나눔' 가득

명절이 다가오면 한 달 전부터 김치를 담고, 밑반찬을 만들고, 제사음식 준비할 생각에 몸과 마음이 분주한 어머니께서 추석을 남겨 앞두고 장을 봐야 한다시며 나서신다. 며느리들의 장보기가 늘 시원찮았던 어머니의 명절장 비법은 무엇일까. 지난 결혼생활 10년 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한 번도 장에 따라 나가 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어머니 명절장 보기 비법을 전수 받겠다는 일념으로 장보기와 함께했다.어머니께서 찾은 시장은 전주 모래내시장. 아직 명절장을 보기에는 이른 시기여서인지 사람들은 많이 붐비지 않았지만, 갖가지 제수용품을 비롯해 지난 여름 가뭄과 태풍을 잘 이겨 낸 풍성한 과일들과 곡식들이 반갑게 손님들을 맞이했다.갓 따온 호박가지고추고구마순과 무파도라지를 이리저리 살피시는 어머니는 야채를 파는 아주머니와 눈을 맞춰 앉으시고는 "질기지 않느냐, 맵지 않느냐, 속에 바람들지 않았느냐' 등 야채들의 상태에 대해 꼬치꼬치 물으신다. 매번 뻔한 질문에 뻔한 대답이 오고가는 데도 확인하지 않고 지나는 법이 없으시다. 역시 수십년 경력의 베테랑 주부답다. 명태전을 부칠때 마다 단골집 칭찬이 자자하셨던 바로 그 생선집. 드디어 솜씨 좋은 사장님을 실물로 뵙게 되었다. 어머니를 알아보신 사장님께서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이 집을 찾는 이유는 일단 깔끔하고 포가 부서지지 않게 결을 잘 살려 뜨는데다 모양까지 예쁘게 떠 주니 상에 올리기도 좋아서란다. 벌써부터 명태포 주문이 밀려 분주하다는 사장님께서 포를 뜨고 남은 고기 부스러기를 찌개 끓여 드시라고 많이 담아 주신다. 홍어와 오징어도 알맞게 손질해 주셔서 요리하기가 한결 수월할 것만 같다.차례상에 올릴 과일을 사기 위해 드른 과일집. 모양도, 색깔도 예쁜 과일들을 보시며 어머니는 가격을 묻기에 앞서 지난 태풍을 잘도 이겨 냈다며 기특하다고 칭찬하신다. 어머니는 가족들이 먹을 과일과 상에 올릴 과일을 구분해서 사는데 상에 올릴 것은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보기 좋고 맛있는 것으로 사라고 이르신다. 과일집 앞에서 이제 막 따가지고 온 듯한 먹음직스러운 거봉에 눈이 간다. 아침 이슬을 그대로 머금고 있는 거봉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걸음을 멈춘다. 손주를 주면 좋겠다고 큼지막한 송이를 잡아 든 어머니 미소가 가을 햇살처럼 따사롭다. 이렇게 싱싱한 농산물을 직거래 할 수 있다는 게 전통시장의 묘미 아닐까.어쩐 일인지 어머니께서는 떡집을 그냥 지나치신다. "어머니, 떡은 안 사세요?", "떡은 추석 전날 중앙시장에서 살란다" 생각 같아서는 시장 나온 길에 모두 장만해서 들어가면 좋으련만 걸음이 조금은 수고스럽겠지만, 어머니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머니의 고집은 '지혜'이기 때문이다. 물건 하나하나를 고르고 사는 일에 정성을 다하시니 이제부터는 나도 그 고집을 배워볼까 한다.명절 장을 전통시장에서 처음 보게 된 전체적인 소감은 '전통시장은 불편할 것이다. 전통시장에는 필요한 물건이 거의 없을 것이다. 전통시장에는 할인이 안 될 것이다.' 라는 전통시장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어머니는 '뭐니 뭐니 해도 전통시장이 최고!'라며 더도 덜도 붙이지 않고 담백한 한 마디로 전통시장을 표현했지만, 막상 장보기에 따라나서 보니 그 말씀이 무슨 말씀이었는지 알수 있을 것 같다. 전통시장은 '거래'의 개념 보다는 '나눔', '교환'의 개념이 더 앞선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건 아마도 전통시장만이 가지고 있는 정직함과 신뢰, 오고가는 情, 사람과 사람간의 소통과 관계 맺음, 상인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개성이 묻어나기 때문 아닐까.어머니의 장보기 비법은 정성을 다해 음식을 준비하고 사랑을 담아 가족을 맞이하는 '마음'에 있었다. 누구는 주부들의 '노동절'이라고 표현하며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네지만, 어차피 맞이할 명절이라면 이 '사랑의 마음'으로 준비해 보는 건 어떨까. 우리 어머니들이 늘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어머니와의 전통시장 장보기로 시작한 이번 명절은 그래서 더 넉넉하고 풍성해지는 것만 같다.※ 김병희씨는 2001년부터 4년간 '아이 군산' 취재로 활동했으며 현재 한기장복지재단 전라북도 분사무소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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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9.28 23:02

진안 고원마실길 - 굽이굽이 고개 넘으며 가을 산책

가을이 되면 푸르른 산들도 가을빛으로 옷을 갈아입고 들판은 황금빛으로 물들어 이 가을 어디로든 떠날 마음의 준비가 절로 든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에는 푸르른 하늘과 멋진 가을 풍경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 걷기 좋은 곳들을 찾게 된다.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정감 있는 농촌의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진안고원마실길을 소개한다.△ 왜 '진안고원마실길'일까?'북은 개마고원, 남은 진안고원'이라고 불릴만큼 진안땅은 높은 지대에 자리하고 있다. 굽어진 산 사이 속에서 수백개의 자연마을이 자리하고, 진안사람들은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다. 진안고원마실길은 이렇게 산과 물 사이사이 살고 있는 진안사람들이 만들어낸 문화와 이야기가 형성된 공간이며 길이라고 말할 수 있다.마을길, 논과 밭사이의 길, 숲길, 물길, 고갯길, 고원길 등 수백개의 고개로 이루어진 진안고원마실길은 한적하면서도 진안사람들과 교류하는 공정여행길이며, 놀며 쉬며 재미진 느린여행길이다. 총 15개 구간으로 이루워진 진안고원마실길 중 대표적인 4개의 길을 소개해 본다.△ 1코스 고개 넘어 백운길부터 1코스는 총 10.2km로 약 3시간 30분가량 걸리는 코스다. 아기하고 정겨운 마을길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고개와 마을을 잇는 길을 걷다보면 아름다운 산골풍경이 아늑하면서도 설레임이 느껴진다. 네 개의 고개를 넘으며 만나는 마을과 섬진강변길, 백운등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 등 진안고원마실길을 걸으며 진안을 보고 느끼고자 하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구간이다.1-1코스는 총 19.5km 약 7시간이 걸리는 코스로 난이도가 상당한 코스로 영모정에서 노촌계곡을 거슬러 신광재에 올라 임도를 통해 신전에 이르는 고원길이다. 진안고원마실길이라는 말이 걸맞게 높은 하늘과 좀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드는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 광경을 보고 있으면 힘든 여정 뒤로 조금은 보람되고 뿌듯한 느낌이 든다신광재를 넘어 신전마을로 가는길목에서 날씨가 좋은날에는 저멀리 있는 마이산의 전경을 볼 수 있는데, 마이산은 진안의 대표적인 산이다.2코스는 총 12km의 구간으로 4시간가량 소요되는 코스로 백마산을 남서방향에서 반바퀴 도는 코스다. 과거에는 땔나무와 먹거리창고 역할을 하기도 했고, 지금은 등산을 할 요량으로 찾게 되는 내동산의 옆구리를 도는 코스다. 섬진강가과 내동산의 둘레를 걸으니 산과 강의 정취를 모두 느낄 수 있는 코스라고 말할 수 있다. 3코스는 총 17.2km로 약 6시간가량 소요되는 코스다. 섬진강 본류와 지류를 따라 걷는 구간으로 진안땅 섬진강변을 따라 걷다보면 유난히 다른 코스들에 아름다운 풍경과 인심좋은 마을을 만날 수 있다. 아름다운 섬진강을 걷고 정감 있는 마을들을 만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해드리고 싶은 코스다.섬진강변에 자리한 아름다운 마을 반용마을은 앞산의 반영이 무척 아름다운 곳이다. 과거에는 닥나무가 많아서 한지공장도 있었다고. 일제시대에는 채굴 광산도 있었다고 한다. 1981년에 건설된 반용교와 2000년도에 건설된 반용교 두 개가 있어, 새로 생긴 다리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면 더없이 아름다운 반용마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고요하고 조용하면서도 정감있는 반용마을에서 준비했던 도시락도 까먹으면서 잠시 여유를 느껴보는것도 좋지않을까? '바람이 쉬어가는 마을'이라는 별명이 붙은 포동마을은 오래전에 하던 행사를 되살려 마을회관 앞에서 각종 행사를 많이 이루는 마을이다. 내가 방문했을 때에도 바자회를 비롯하여 마을에서 잔치가 열리고 있었다. 예쁘게 사진을 담아서 우리 마을 많이 알려달라는 정감 있는 아주머니의 웃는 얼굴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어느 마을보다도 정감있고 구경거리가 많은 마을이 아닌가 생각되는 그런 곳이다.볕이 잘든다는 의미의 양화마을은 풍혈냉천이 주변에 있어 사람들이 여름철에 특히 많이 찾는 곳이다. 예전에는 도로가 놓이기전에 이 고개를 넘어 관촌장과 임실장을 넘나들었던 길목에 있던 마을이기도 하다.△ 하늘과 가까운 땅, 진안고원의 마실길을 걸어보자!남쪽에 있는 진안고원의 마실길, 굽이 굽이 산 사이 속 진안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을 걸어보자. 도심속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진안사람들과 교유하며 놀며 쉬며 한적하고 재미진 느린 여행길을 통해 특별한 치유를 받아 보는 것은 어떨까? 문화와 이야기가 공감되는 진안고원마실길, 이번 주말 떠나보자.※ 이예림씨는 여행과 사진이 좋아 블로그를 시작한 디자이너. 2012 전라북도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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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9.21 23:02

완주 대승 한지마을…1000년 한지 명맥 오롯이 이어져

'한지'에 관해 우리가 잘못알고 있는 상식 하나. '한지'는 전주만의 특산품일까? 정답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우리는 한지의 본고장으로 전주를 알고 있지만 사실 한지의 고장 전주는 지금의 전주가 아니다. 과거 전주와 완주가 하나였던 시절의 '전주'였다. 아는 사람은 잘 알겠지만 전주완주지역은 마한백제시대까지는 완산주로 불렸다가 신라경덕왕 16년에 전주로 개칭됐다. 그런 의미에서 '전주 한지'의 이름은 전주와 완주가 공유할만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전북도 블로그단이 운영하는 블로그 '전북의 재발견(blog.jb.go.kr)이 소개하는 곳은 한지의 또 다른 본산지 완주 대승한지마을이다. △ 전주, 1000년 전 종이로 세계를 사로잡다종이는 중국에서 먼저 발생해 발전했지만 일찍이 우리 조상들은 중국의 종이제작 기법에 매달리지 않고 우리 땅에서 나는 산물로서 독창적인 종이를 개발했다. 닥나무를 주 원료로 사용했기에 닥종이로도 불린 한지(韓紙)가 바로 그것이다. 한지는 제작기법도 중국의 걸러 뜨는 방식과 달리 외발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뜨는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더 희고 광택이 나며 질기다. 이렇게 생산된 한지는 주변 국가에서도 그 품질을 인정받았기에 오래전부터 한국의 주요 수출품 중 하나에 이름을 올렸다. 지금으로 따진다면 반도체에 버금가는 '명품 수출품'으로 인기를 누렸던 것이다.한지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전주다. 지금도 '종이' 하면 전주한지를 떠올릴 정도니까. 한지는 닥나무 생산에 많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고려시대부터는 국가에서 닥나무 밭을 가꾸도록 제도화할 정도였다. 한데 전주 지방은 오래전부터 닥나무가 많이 생산됐다. 여기에 깨끗한 수질, 제조기술면에서 오랜 역사와 숙련된 기술도 겸비하고 있어 1000년 가까이 전주가 한지 제조의 메카라 자리잡은 까닭을 짐작할 수 있다. 시대의 변화와 더불어 한지 수요가 많이 줄었기에 전주의 한지산업 역시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 지역에서는 지금도 한지의 명맥을 잇고 있는 곳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그 중 가장 전통적인 전주 한지의 생산 과정을 볼 수 있는 곳이 완주군 대승한지마을이다.△ 전주 한지 명맥을 잇는 완주 대승한지마을전주를 순수한 한글이름으로 일컫자면 온고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온전하고 완전한 고을'이라는 의미다. 문자적 해석에서 보자면 전주(全州)나 전주를 둘러싼 완주(完州)는 일맥상통한다. 지명에서 느껴지는 동질감처럼 전주와 완주는 1935년 이전까지만 해도 다른 고을이 아니라 하나의 지역으로 엮어져 있었다. 지금도 이 두 지역의 생활권은 하나로 엮여있다. 그러니 전통적인 전주 한지의 매력을 가장 만끽할 수 있는 장소를 언급함에 있어서 전주가 아닌 완주군의 '대승한지마을'을 손꼽는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다.완주는 그야말로 한지마을이었다. 1980년대만 해도 1000년 간 국제적인 명성을 쌓아온 고려지(紙)의 원산지로서 완주군 소양면 일대만 해도 15곳의 한지업체가 상주했다. 시대가 변했다지만 한지 전성기를 이어온 대승한지마을에는 지금도 한지공장이 있었던 유적만 해도 9곳, 장인 수준의 한지생산기술 보유자(전문 초지공) 10여 명이 거주하며 전주 한지의 맥을 잇고 있다.대승한지마을, 화려하진 않아도 '온고을'의 의미를 지닌 완산이란 이름에 부족함이 없는 지세와 1000년을 이어온 한지의 명맥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에 특별하게 다가온다. 이곳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까닭은 한지 위에 붓글씨를 쓰던 세대는 아니더라도 흰 백지 위에 심혈을 기울여 한 획을 긋던 할아버지의 피가 흐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마을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본질적인 이유는 펄프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종이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별한 섬세함과 아름다움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 종이 생산의 역사가 깊었던 만큼 우리 조상들은 한지를 쓰고 기록하는 용도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예품에도 이용했다. 지화공예, 오색전지공예, 지호공예, 지승공예, 지화공예, 지장공예 등이 바로 우리 한지를 이용한 대표적인 공예기법이다. 상대적으로 한지보다 질이 낮게 여겨졌던 일본의 화지는 적극적인 홍보에 의해 현재 세계에서 가장 고급 종이로 대접받고 있다. 지속적으로 홍보만 된다면 1000년 전부터 그 품질을 인정받아 왔고 다양한 공예로 발전해 온 우리 한지 역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그 시작은 우리 한지에 대한 이해부터다. 그래서 대승한지마을은 더욱 소중하게 다가오는 곳이다.※ 신영철씨는 현재 여행작가로 활동 중인 네이버 파워블로거. 3년 연속 네이버 파워블로그로 선정됐으며 각종 신문잡지웹진 등에도 활발하게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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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9.07 23:02

전주 중앙시장 떡골목 'Made in 전북 떡' 맛 좋고 가격도 착해

'누워서 떡 먹기'란 '매우 하기 쉬운 것'을 뜻한다. 하지만 누워서 떡을 먹는 행위만큼 힘들고 위험한 일이 또 있을까. 되려 이 속담을 '걸어서 떡 먹기'라고 수정한다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2012 전북 방문의 해'를 맞아 전북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감히 '강추'하는 여행코스! 전북도 블로그단이 운영하는 블로그 '전북의 재발견(blog.jb.go.kr)이 전주 태평동에 위치한 중앙시장의 '떡골목'을 소개한다. △'거시기'한 떡맛 제대로 보러 가려면 전주시 태평동에 위치한 중앙시장. 남부시장과 함께 재래시장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곳이다. 도내 지역의 우수한 농수산물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으며 훈훈한 인심까지 '덤'으로 얻어간다. 최근 재래시장은 현대화 사업을 통해 쾌적한 환경으로 새단장까지 마쳤다. 50m를 들어가면 바로 왼쪽에 '떡골목'이라는 선명한 글자가 보인다. 그 옆에는 정갈한 모습의 떡 사진이 보인다. 백문이불여일견. 직접 들어가보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어이, 총각! 떡 하나 잡숴봐. 많이 줄랑께." 하며 따라붙는 아주머니. "아, 단골인디 좀 더 주랑께." 총각이 눙을 치자, 오고가는 정 속에 흥정이 치러진다. 그렇다면 이곳에서 판매되는 떡은 과연 국산일까, 중국산일까. 정답은 가게마다 걸려있는 문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보는 것만으로 쫄깃한, 형형색색 화려한 떡이 모두 'Made in 전북'. 역시 궁금한 것은 '맛'과 '가격'이다. '맛'은 정말 꿀맛이다. 한 입 베어물면 쫄깃함과 달콤함이 입안에 가득 퍼진다. '가격'역시 '맛'만큼이나 착하다. 위에 나열된 떡들이 단돈 '2000원'. 식사 대용으로도 손색이 없고, 간식으로 손색없는 떡들이 한 팩에 2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물론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친구들도 있다. 자그마치 '3000원'. 떡에 붙은 형형색색의 콩과 팥을 생각한다면 3000원은 정말 큰 '배려'다. 맛 역시 몸값에 부응한다.△ 떡부터 잡채, 김밥까지 맛볼 수 있어이색적인 모습 중 하나가 떡과 함께 각양각색의 분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흔히 떡골목은 단순히 떡'만' 판매하는 곳이라 생각했던 생각이 한순간에 깨진다, 이곳에서는. 김밥은 1줄에 1000원, 잡채와 떡볶이가 각각 1인분에 2000원, 여름 별미인 팥빙수를 3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35년 떡골목의 역사와 함께 한 '오뚜기떡집'의 이현숙 대표는 가장 잘 팔리는 떡은 없다는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다. 두루두루 인기가 좋다나."일단 떡의 종류가 정말 다양하거든요. 게다가 맛도 좋으니까요. 시장 사람들의 후한 인심까지 느낄 수 있죠. 분식도 있어서 값싼 가격에 든든하게 드시고 갈 수 있어요."김 대표는 이어 "언제나 맛있는 떡을 많은 분들에게 값싸게 드리고 싶다"면서 "더 많은 분들이 시장을 활성화하는데 도움을 줬으면 한다"고 했다. 오늘도 이곳에는 따끈따끈한 먹음직스러운 떡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전주 중앙시장 떡골목에서 '값싼 가격'으로 '맛'과 '정(情)'을 한아름 포장해가는 건 어떨까. ※ 유성웅씨는 대한축구협회, 문화체육관광부, 병무청 등 주로 스포츠 분야 블로그 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전북대 재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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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31 23:02

새벽 전통시장의 매력…희망과 정 넘치는 곳에서 활력 충전

최근에 내린 비로 더위가 한풀 꺾이긴 했지만, 아직은 여름이다. 비가 오지 않는 날이면 30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괴롭히곤 하는데, 이렇게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이면 집밖으로 나가기가 너무나 싫어진다. 장을 봐야 할 때도 에어컨이 나오는 대형마트를 찾게 된다. 그러나 전통시장은 오히려 낮시간이 긴 여름에 즐기기 좋다. 해가 일찍 뜨는 덕분에 더욱 일찍 활기차게 되는 새벽의 전통시장 풍광이다. 전북도 블로그 단이 운영하는 블로그 '전북의 재발견(blog.jb.go.kr)이 '아는 사람만 아는' 새벽 재래시장의 매력을 소개한다.■ 해 뜨기 전부터 분주한 시장 상인들새벽 5시. 이미 시장엔 날이 밝았다. 새벽 시장의 매력을 체험하기 위해 졸린 눈을 비비며 채비를 하고 나선다. 많은 사람들이 잠들어 있을 이른 새벽이지만 전통시장의 새벽은 한낮에 가까울 정도로 활기를 띠고 있었다.전통시장을 둘러보면서 나는 세가지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새벽시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꼭 새벽시장이어야만 하는 이유 세 가지 매력을 살펴보자. 새벽시장을 표현하는 가장 핵심 단어는 바로 '분주함'이다. 시장에 도착하니 상인들이 가게문을 열며 천막을 치기에 바빴다. 5분만에 뚝딱 천막을 정리하는 노련한 솜씨가 과연 하루 이틀 솜씨는 아닌 듯 하다.천막이 완성될 쯤, 상인들의 얼굴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쉴 틈도 없이 상인들은 가판을 정리한다. 오늘 가져온 싱그러운 채소와 과일들, 각종 나물 등을 보기좋게 정리한다. 천막 걷기부터 가격표 매기기까지 시장의 아침엔 상인들의 분주함이 가득하다. 비가 와서 오늘 30분 더 일찍 출발했다는 한 상인은 언제가 가장 즐거우냐는 질문에 "우리집 물건 많이 가져갈 때가 제일 행복하고 웃음나지. 근데 요즘은 그것보다도 그냥 시장에 사람이 많이 북적북적하는 모습만 봐도 행복하고 좋아." 라고 답한다. 사람만 많아도 그저 좋다는 그들의 소박한 바람을 들으니 절로 미소가 난다. 6시 30분이 되자 아침시장에 시민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저마다 장바구니를 들고 좋은 물건을 찾느라 분주하다. 상인과 손님이 만나면 꼭 나오는 소리, "좀 깎아주세요."다. 시장에서 들려오는 이 소리는 시장가격이 비싸서가 아니다. 그저 상인과 손님이 정을 나누며 하는 '추임새'다. 나의 경우만 해도 아무리 싼 물건을 사도 시장에 오면 꼭 에누리를 외치게 된다. 시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情)이다. 정해진 가격표만 집어 상인들 얼굴 한 번 볼 일 없이 구매하는 대형마트와 달리 우리 시장엔 사람사는 재미가 있다. 조금만 더 달라고 말하면 '아이고, 많이도 줬다'고 하시면서도 봉지에 콩나물 한 주먹 덤으로 주는 모습, 조금만 깎아달라면 나도 밑지는 장사라고 말씀하시면서도 '깎아줄랑께, 또 와!'라고 이야기하는 모습까지 시장의 따스함을 느끼게 되는 풍경이다. 오전 7시. 취재가 끝난 뒤 시장을 떠나기 전 몇 분의 시장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상인들에게 "오늘 많이 파셨어요?" 라고 묻자, '그럭저럭 하지 뭐'라고 말씀하시면서 말꼬리를 흐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많이 파세요!" 라고 답하자 금새 웃으며 "고마워요"라고 말씀하시면 고개를 끄덕거리며 미소를 짓는다. 시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상인들만이 가진 순박한 웃음이다. ■ 좋은 물건 좀 더 싸게 살 수 있어새벽시장은 대부분의 상인들이 장사를 '개시'하는 시점이기에 물건을 좀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조금만 부지런히 새벽시장에 나서면 상인들과 미소를 나누며 싱싱한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다. 좋은 물건이 먼저 팔리는 것 또한 시장의 법칙! 상인들의 분주한 모습부터 그들과 나누는 미소, 그리고 기분좋은 덤까지 생각하면 전통시장의 매력은 누가 뭐래도 '사람'이다. 그리고 그 매력은 새벽에 오면 더욱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다.오늘 체험을 위해 2시간 먼저 일어났다. 졸리긴 하지만 조금 덜 잔것보다 시장에 와서 얻은 것이 훨씬 크다. 긍정과 희망으로 가득찬 사람들,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생동감을 배웠기 때문이다. 혹시 요즘 우울하거나 나태해지고 있진 않은지? 그렇다면 새벽시장에 가보길 권하고 싶다. 진짜 '사람 사는 느낌'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다.※ 이에녹씨는 영삼성캠퍼스리포터와 광주 유니버시아드 홍보대사, 금연서포터즈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전북대 무역학과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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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24 23:02

여름 막바지 휴가는 '장수 방화동 계곡'으로

더위가 한 풀 꺾이기는 했지만 한낮 수은주가 여전히 30도를 웃도는 요즈음, 여러분은 어디로 떠나고 싶으십니까? 산도 좋고 바다도 좋지만 나는 계곡을 택하고 싶다. 지나치게 사람이 밀리지도 않고, 산의 시원함과 바다의 상쾌함을 한번에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전북여행에서 최고로 꼽는 계곡은 전북 장수의 방화동 계곡이다. 방화동계곡에는 무더운 여름을 한방에 날려버릴 시원함이 있다. 계곡의 시원한 물소리와 솔바람소리, 새소리를 친구삼아 조용히 걷는 숲길 그리고 한여름밤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오토캠핑장까지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방화동계곡이다.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명소로 알려진 방화동 계곡은 가족, 친구, 연인 등 누구와 함께 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여행지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이자 캠핑지이기도 하다. 가족들과 함께 휴식과 놀이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 물놀이캠핑 동시에 즐기는 것이 '매력'방화동계곡에 대한 기본정보를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 인터넷에서 방화동자연휴양림을 검색하면 자세한 내용을 안내받을 수 있는데, 간단한 내용을 살펴보면 입장료나 사용요금에 대한 안내가 나온다.방화동 계곡에 들어서면 자연휴양림과 오토캠핑을 즐길 수 있는 텐트촌이 맞닿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주차를 마치고 계곡에 들어서니 이미 텐트를 치고 자리를 잡은 사람도 있고 시원한 그늘막 아래서 낮잠을 즐기는 사람들도 보인다.어른들이 텐트를 치고 장비를 꺼내며 캠핑을 준비하는 사이, 아이들은 물놀이를 나가자고 아우성이다. 방화동 계곡은 산에서부터 흘러내려오는 시원하고 깨끗한 물로 물놀이를 할 수 있다. 이곳 계곡은 수심이 얕고 물살이 거세지않아 물놀이를 시원하게 즐기기에도 좋고, 아이들의 안전에도 염려가 없어 좋다. 몇 번 와본 아이들은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물놀이부터 하겠다며 옷을 벗어 던지기도 한다. 방화동계곡이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는 캠핑과 물놀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 때문. 이곳에서 즐기는 오토캠핑의 좋은 점은 이렇게 가까운 곳에 짐을 내려놓고 식사를 준비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야외행사의 최고 메뉴인 삼겹살이 지글지글 구워지고 준비한 반찬을 펼치면 임금님 수랏상 부럽지 않은 진수성찬이 금세 차려진다 신나게 물놀이를 즐긴 아이들과 함께 한입 싸서 입안에 넣으면 천국이 따로 없을 만큼 기분좋은 느낌이다. 배불리 식사를 마치고 텐트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면 "여기가 무릉도원이구나" 할 정도.계곡을 따라 2km 정도 올라가면 작은 폭포와 덕산용소를 만날 수 있는데, 이곳에서 장안산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도 즐거움이다.아이들과 손을 잡고 걸어도 좋고, 사랑하는 연인과 어깨를 부딪히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생명을 다한 고목나무 등걸을 넘어보는 것도, 이름모를 야생화들의 새살거림도 더할 나위없이 좋은 곳이다. 시원한 산길을 사랑하는 가족과 손잡고 걸으면 맴~ 맴~ 거리며 울어대는 매미소리와 함께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상쾌한 산림욕을 즐길 수도 있다. △ 밤하늘을 바라보며 별자리를 찾아보자뜨거운 햇살을 피해 신나는 물놀이와 맛있는 삼겹살, 그리고 산림욕까지 즐겼다면 밤에는 조금 낭만있는 매력을 즐겨도 좋다. 깊고 깊은 방화동골짜기에 어둠이 찾아들면 텐트촌은 낮보다도 더 아름다운 밤을 준비한다. 계곡 속 텐트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자. 그리고 별을 바라보자.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여름 밤하늘의 별자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내 별자리는 어디에 있는지, 우리 아이 별자리는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면 방화동 계곡에는 일찌감치 밤이 찾아온다.※신운섭씨는 네이버에서 singuji로 활동하고 있는 전라북도 사진 블로거. 현재 완주봉서초 교장으로 재직중이며, 올 전라북도 명예블로그 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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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17 23:02

한밤에 떠나는 전주 한옥마을 여행

말복이 지나갔지만 아직도 식을 줄 모르는 한여름 무더위. 한밤에도 27도를 넘나드는 열대야 현상이 많은 사람들을 잠 못들게 한다. 요즘 같이 더우면 대체 언제쯤 찬바람이 부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이렇게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날에는 뒤척이며 애써 잠들려 하기 보다는 천천히 사색과 여유를 즐기며 한밤의 여행을 즐겨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날이면 전주 한옥마을로 향한다. 전주에 산다는 특권(?)으로 쉽게, 또 자주 찾게 되는 전주 한옥마을. 더운 밤, 한가로이 한옥마을을 거닐면 기분도 좋아지고 평소 한옥마을에서 접할 수 없었던 의외의 풍경(?)도 만나볼 수 있어 '나만의 산책코스'로 애용하는 편이다. △ 이 밤이 다 가기 전에 전주 한옥마을로해가 지고 어스름이 내리는 저녁. 하나둘 가로등엔 불이 켜지고 곳곳에선 불을 켜며 밤이 왔음을 알린다. 밤풍경으로 변신(?)하는 것은 이곳 전주한옥마을도 마찬가지. 부서지는 가로등 불빛과 은은하게 흩날리는 조명 불빛은 한 켠의 추억을 연상케 하거나 잊어지는 기억을 되돌리게 만든다.어둠이 내리는 전주 한옥마을은 꽤 낭만적이다. 한낮에 무척이나 붐비던 거리는 금새 한적해지고, 어둠과 함께 불을 밝힌 가로등은 한옥마을에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이런 모습은 전주 시민이라도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다. 야간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이 아니라면, 밤중에 한옥마을에 올 일이 그리 많지 않다. 밤중의 한옥마을은 무척이나 고요한 기분이 들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바로 야경이다. 수많은 건물 사이로 불을 밝힌 한옥을 감상하는 일이나 불빛 사이로 흐르는 조금은 외로워보이는 분위기는 한 여름밤에도 가을을 먼저 볼 수 있다. △ 한옥마을을 밝히는 오래된 전동성당먼저 소개하고픈 풍경은 전동성당이다. 전동성당은 참 아이러니한 건물이다. 전주 이씨, 조선왕조와 관련이 깊은 곳이 이곳 한옥마을임에도 불구하고 한옥마을 입구에 서서 오래된 천주교의 역사를 밝히고 있다. 이 건물이 세워질 당시만 해도 이곳은 성 밖이었다. 당시 박해 받던 천주교인들이 이곳에 성당을 세웠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전주 문화의 중심지가 되었다. 이곳은 영화'약속'의 촬영지로도 유명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낮 보다는 밤 풍광을 추천하고 싶다. 수백년 역사를 간직한 이곳 성당 창문 사이로 새어 나오는 노오란 빛, 스테인드글라스에 비친 빛은 아름다움을 넘어 사뭇 경건한 마음까지 들게 한다. 장식적이지만 화려하지 않고, 수수하지만 초라해 보이지 않는 전동성당의 위엄은 밤에 더 커보이기만 한다.전동성당은 그 성격만큼이나 경건한 건물이나 낮에는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 제대로 된 건물의 분위기를 느끼기엔 적합하지 않다. 전동성당의 아름다움이 궁금하다면 사진을 참고하시길. △ 한옥마을의 풍광 한눈에 보는 오목대전동성당의 웅장함을 가슴에 안고 두 번째로 소개할 곳은 오목대다. 전투에서 승리한 이성계가 돌아오면서 들러 연회를 열었다는 이곳 오목대는 그 유래만큼이나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고 있다. 오목대의 가장 큰 장점은 한눈에 한옥마을이 들어온다는 점이다. 오목대에 올라 탁 트인 경치를 내려다보면 낮에는 시원하고, 밤에는 아름답다. 특히 밤중에 바라보는 전주 한옥마을의 풍광은 어스름진 한옥 사이로 반짝이는 불빛이 새어나와 무척이나 아름답다. 오목대를 즐기기 위해서는 주의 사항이 있다. 절대 신발을 신고 올라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오목대에 올라 내려다본 한옥마을의 전경은 낮과 밤이 다르다. 실제 낮과 밤의 사진을 비교해보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서로 다른 매력으로 다가오는 오목대의 모습을 작은 렌즈에 다 담을 수 없다는 게 너무나 안타깝다.△ 밤에 보면 더 아름다운 한옥마을밤에만 볼 수 있는 한옥마을의 매력은 많다. 한옥마을 곳곳에 설치된 조명시설이 그렇고, 여기서만 볼 수 있는 오래된 골목, 경기전 옆으로 이어진 분위기 있는 돌담이 그렇다.'낯설게 보기'라는 말이 있다. 익숙한 어떤 것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면 색다른 매력을 찾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한옥마을도 그렇다. 너무나 유명하고 익숙한 곳이지만 낮에 보던 것을 밤에 보기만 해도 신선하다. 그래서 전주 한옥마을은 100번을 즐겨도 새롭다. 항상 익숙한 것을 넘어 새로운 무언가를 찾을 수 있는 그곳, 열대야로 고생하는 이 밤에 잠시 걸어보는 여유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 박예슬 씨는 법무부 정책단, 경향하우징페어 블로그 단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단으로 활동했다. 현재 전북대 재학 중이며 2012 전라북도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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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10 23:02

'치유의 쉼터' 완주 상관 편백나무 숲 피톤치드를 뽐내다…아토피에 특효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그렇다면 당신은 어디로 떠나고 싶은가. 탁 트인 바다와 뻥 뚫린 해안선 드라이브 코스를 내달리며 가슴까지 시원해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젠 뻔한 공식은 질렸다. 모두가 바다로 달려갈 때, 좀 더 상쾌하고 건강한 공기가 넘쳐나는 장소를 소개하고자 한다. 도심을 벗어나 가볍게 산책하고,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치유의 쉼터! 전북도 블로그 단이 운영하는 대표 블로그'전북의 재발견'(blog.jb.go.kr)이 완주군 상관면 죽림리 편백나무 숲을 소개한다.편백나무 숲은 전주역에서 남원 방향으로 달리다 죽림온천에서 조금 못 미친 곳에서 이정표를 찾아 우회전 해 2km 정도 들어가면 만날 수 있다. 내비게이션에 '공기마을' 혹은 '상관 편백나무 숲'을 입력하면 쉽게 찾아갈 수 있다.특히 지난해 8월 개봉한 영화 '최종병기 활'이 여기서 촬영되기도 했는데, 영화가 큰 사랑을 받으면서 촬영장소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래서인지 예전에 비해 훨씬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국립공원처럼 잘 가꾸어지지는 않았지만 마을 주민들의 땀방울로 만들어진 편백나무 숲은 전북의 산소탱크 역할을 하고 있다.△ 등산, 산책, 휴식 등 코스별로 골라 걸을 수 있는 다양한 숲길상관 편백나무 숲은 올해로 36년 정도 자란 편백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이 숲은 공기마을 주민들이 뒷산에 10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어 만든 것이다. 이처럼 주민들의 손길로 잘 조성된 숲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 주민들과 방문하는 모든 이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고 있다.공기마을 편백 숲은 여러 코스로 나누어져 있어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한오봉이나 옥녀봉으로, 등산보다는 가벼운 산책을 즐기고 싶은 사람은 산책로로, 편하게 쉬고자 하는 사람은 편백숲 오솔길과 유황 편백탕으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숲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전부 다 즐겨보고 싶다면? 아침 일찍 출발하여 시원할 때 등산을 잠깐 하고, 해가 중천에 뜰 때쯤 편백숲 오솔길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해가 질 때까지 푹 쉬다가 오후쯤 산책로를 걸어 내려오는 코스를 추천한다.△ 건강 100세를 이루어 주는 '백세길'오전 일찍 도착해 그늘에 차를 주차하고 본격적으로 편백숲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푸른 숲을 보니 벌써부터 그 모습이 궁금해진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한걸음 한걸음 숲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입구를 조금 지나자 첫 번째, '백세길'이 나타났다. 백세길은 건강 100세가 이루어주는 길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부터 포장된 도로 대신 꼬불꼬불 산길을 타기 시작한다. 산세는 험하지 않고 약간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진다. 올 때, 갈 때 두 번 걸으면 이백세까지 살 수 있지 않을까 묘한 기대를 품어본다. 백세길 안쪽은 그야말로 푸르름 그 자체였다. 햇빛을 받아 연둣빛 나무가 넘실거리기도 하고 그늘진 곳에는 짙은 녹음이 깔려있어 녹색빛으로 가득찬 산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백세길을 지나고 나면 다시 포장된 도로가 나타난다. 이 포장된 도로를 따라 조금 더 올라가야 편백나무 숲이 펼쳐진다.△ 피톤치드를 내뿜는 편백나무 숲을 걷다본격적으로 시작된 편백나무 숲 산책길. 먼저 산책로로 발걸음을 향했다. 조금 올라가다 보니 편백숲 오솔길이 나온다. 편백나무 숲은 피톤치드가 풍부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피톤치드는 나무가 병충해나 나쁜 환경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방출하는 일종의 분비물로, 이것이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현대인이 많이 겪는 아토피 피부염에도 특효약이라고 알려져 있다.다양한 나무들이 피톤치드를 방출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나무보다 편백나무에서 가장 많은 양의 피톤치드가 방출한다. 그래서 편백나무 숲을 피톤치드의 숲이라고도 부르고 있다. 이런 효능이 알려지면서 아침 일찍부터 남녀노소 누구나 편백나무 숲을 찾았다. 그 중엔 유모차를 타고 산을 탄 아기들도 보였다. △ 기분 좋은 족욕을 즐길 수 있는 유황 족욕탕유황 족욕탕은 달걀 썩은 냄새가 난다는 소리를 듣고 정말일까 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졸졸졸 쉼 없이 깨끗한 물이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음용수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하니 깨끗하다는 생각에 무심코 마시지 않길 바란다. 어디까지나 발을 위한 족욕탕이니까. 온가족이 족욕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편안하고 즐거워보인다. 이 곳 나무들은 주렁주렁 특이한 것을 달고 있었다. 그 팻말에는 나무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적혀 있어 숲과 나무를 배울 수 있다. 상관 편백나무 숲에서는 피톤치드를 내뿜는 편백나무와 족욕탕 외에도 매실따기 체험, 숲 체험 등 다양한 체험학습이 마련되어 있다. 신 가 을전북도 블로그 단※ 신가을씨는 전북대 학생으로 2012 전라북도 도민 블로그 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 주말
  • 이화정
  • 2012.08.03 23:02

'춘향의 고장' 남원 사랑과 함께, 사랑을 찾아서

열녀(烈女)하면 누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전북을 대표하고, 또 전국을 대표하는 나는 단연 춘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임 향한 일편단심' 에 담긴 춘향이의 애틋한 사랑은 아직도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아직도 그 아련한 마음이 전해지기에 많은 사람들이 춘향이의 모습을 그리워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다시금 춘향의 향기를 쫓아 '춘향의 고장' 남원을 찾았다. △ 춘향이처럼 입어보고 사랑 맹세하는 남원 춘향테마파크이곳 남원춘향테마파크는 춘향의 흔적을 찾을 수 있고, 또 스스로 춘향이라 주장하는(?) 어여쁜 열녀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입구 첫 만남부터 춘향의 흔적을 발견한다. 춘향이 입었을 법한 예쁜 한복들, 이도령도 반했을 법한 의상이 가득하다. 하지만 이 옷들은 진짜 춘향과 이도령의 옷이 아니라고 한다. 약간의 '엽전'만 지불하면 누구나 입어 볼 수 있다.이처럼 테마파크 안에서는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현금을 바꾼 '엽전'으로 치러야 한다. 춘향을 찾기 위해 주막도 들러야 하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비상금으로 넉넉히 준비해본다. 길을 따라가니 '만남의 장'이 보인다. 과연, 춘향의 향기를 쫓아 온 사람들과 아이들로 가득하다. 만남의 장 옆에는 심수관 도예전시관과 남원향토박물관이 있다. 심수관 도예전시관은 일본 사쓰마 도자기를 대표하는 심수관 도자기를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곳이다. 400년의 망향의 아픔을 담고 있는 도자기들은 신비로운 아름다움과 역사의 아픔을 함께 담고 있는 곳이다. 남원향토박물관은 춘향의 고장, 남원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다음 목적지는 '맹약의 장'이다. 손을 꼭 잡고 서로서로 약속을 하는 곳. 이곳에서는 조금이나마 춘향의 애틋한 마음을 경험해 볼 수 있다. 굳은 약속을 자물쇠에 담아 간직할 수도 있다. 춘향의 마음 또한 저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까. 그 아래에는 '맹약의 단'이 보인다. 손을 꼭 잡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장소. 진심을 담아 이곳에 함께 손을 넣으면 그 약속이 지켜진다고 한다. 다음은 '사랑과 이별의 장'이다. 이곳은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의 촬영장소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서로의 손을 잡고 길을 걷는 모습은 마치 영화 속의 춘향과 이도령을 떠오르게 한다. 다양한 체험도 해볼 수 있는데, 주막에서는 시원한 막걸리와 침이 꼴깍 넘어가는 맛있는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 잠시 신발을 벗고 한숨을 돌려본다. 그 아래는 '시련의 장'이다. 그 이름처럼 눈앞의 모습은 춘향의 아픔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실제 곤장도 보인다. 고통을 참는 춘향의 모습도 있다. 춘향의 이야기는 '축제의 장'에서 끝이 난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해피엔딩. 하지만 나는 아직 춘향을 만나지 못했기에 조금 더 발걸음을 옮겨본다. △'천문대'서 사랑 별 찾고 '민속국악원'서 사랑 소리 듣고춘향을 찾아 높은 곳으로 올라가 보았다. 그런데 지금까지 본 것과 사뭇 다른 느낌의 건물이 보인다. 이곳은 남원 항공우주천문대. 실제로 별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춘향을 찾아 테마파크를 입장할 때 이곳 입장권도 함께 구매하면 누구나 이곳에서 우주의 별도 볼 수 있다. 혹시 춘향도 저 별 가운데 하나일 수도 있으니 큰 눈으로 찾아보시길.천문대를 따라 아랫길로 내려오면 아름다운 국악이 울려 퍼지고 있다. 국립민속국악원에서 들려오는 소리다. 남원 국립민속국악원은 남원지역 민속음악 예술을 보존하고 전승하기 위해 1992년 3월 문을 열었다. 국악원을 중심으로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악인, 각계 문화예술인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지원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판소리, 창극, 해금 연주, 무용 등 매주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흥겹고 즐거운 우리의 소리. 꼭 춘향과 함께 들러봐야겠다.△ 춘향과 이도령처럼 사랑을 키우는 곳 '남원 광한루원'춘향과 이도령이 만난 곳. 그래서 이곳을 거니는 선남선녀들이 많다. 춘향관에는 춘향의 일대기를 담은 그림들이 걸려있다. 한 발 한 발 옮기며 춘향의 모습을 보니 그 절개가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춘향사당. 이곳은 '열녀춘향사'라는 현판과 함께 춘향의 영정이 안치돼 있다. 실제 춘향이 눈앞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라도 춘향의 얼굴을 바라보니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사당을 마지막으로 춘향이를 찾아 떠난 남원 여행은 결국 춘향을 찾지 못한 채 이렇게 마무리됐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춘향을 찾지 못한 게 아니라 내 가슴속 깊은 곳에 춘향을 담아두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춘향의 모습을 찾는 것보다, 모두의 마음 속에 절개와 애틋함을 간직한 열녀로 남아 있는 춘향이 진정한 의미의 춘향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춘향의 향기를 쫓아, 애틋한 춘향의 마음이 그리워질 때 또 다시 남원을 찾아야겠다. 그렇다면 언젠가는 춘향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조중현 씨는 지난해 전라북도 블로그 단 우수로 올해 전라북도 블로그 명예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 주말
  • 기고
  • 2012.07.27 23:02

고창 블루베리 농장 수확 체험…농가 일손 도우며 새콤달콤 열매 맛보기

무더위가 절정에 이를 무렵, 어김없이 찾아오는 맛있는 선물은 달콤한 과일일 것이다. 특히 시원한 피서지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수박, 포도, 매실, 복분자, 자두 등이 무더위로 잃었던 입맛을 되찾아준다. 특히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대 슈퍼 푸드 블루베리가 제철이다. 전북도 블로그단이 운영하는 블로그 '전북의 재발견(blog.jb.go.kr)이 이번에 소개할 곳은 블루베리 농가다. 새콤달콤 먹음직스러운 블루베리 농가로 함께 떠나보자.△ 눈 건강에 좋은 블루베리 인기 고창에서는 요즘 블루베리 수확으로 바쁜 여름을 보내고 있다. 블루베리 농장에는 직접 수확한 싱싱한 블루베리를 맛보고 싶은 가족 방문객들로 붐빈다. 고창 블루베리는 고창만의 풍부한 햇볕과 바닷바람을 머금은 것으로 과육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젊은 농부 20명이 고창에 내려와 시작한 이곳은 9년이 지난 지금 알토란 같은 결실을 맺고 있다. 본래 블루베리 묘목이 자라려면, 4~5년이 걸린다. 다 자라봐야 성인의 허리에도 오지 않는 키지만, 열매도 많고 포만감이 느껴지는 알맹이로 매실에 이어 복분자와 함께 귀농인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가족농장으로 커가고 있는 이곳은 누구든 블루베리와 복분자를 맛보고 싶은 이라도 환영한다. 농장 주인은 서울에서 회사를 다니다가 새로운 삶으로 귀농을 선택했다."당시 매실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었는데, 원래 과일도 유행처럼 돌고 도는 것이니 새로운 작물이 필요하다 생각했죠. 블루베리를 주된 재배 작물로 생각해 고창에 내려왔습니다."블루베리는 너무 달지도, 시지도 않은 맛 덕분에 사람들에게 더욱 사랑받는다. 블루베리는 소장에서 당과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억제하고 장내 쌓이는 유해물질을 차단하여 대장암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 외에도 미네랄과 비타민은 깨끗하고 탄력있는 피부를 만드는데 효과적이다. 다른 과일과 채소에 비해 식이섬유 함유량이 많아 무리한 다이어트에서 오는 변비도 막아준다.그러나 무엇보다도 블루베리는 눈 건강에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농장 주인은 "눈이 좋지 않았지만, 블루베리 덕분에 눈이 좋아졌죠. 덕분에 안경을 벗어버릴까 했지만 그렇게 되면 제가 블루베리를 못 따겠더라구요." 솔직한 대답과 호탕한 웃음에 기분이 좋아졌다. 이곳 농장의 고창 블루베리는 예약직거래로 전량을 소비할만큼 고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 블루베리, 가족 농장 아이템으로 '각광'고창은 복분자를 군 대표 과일로 선정해 재배지에 농활 희망자를 보조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지만, 블루베리는 농활 희망자마저 힘든 상황이어서 수확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때문에 가족농장을 꿈꾸고 있으나 텃밭을 마련하지 못한 이들에게 블루베리 농장을 강력 추천한다. 농가들도 블루베리 수확의 기쁨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어한다. 블루베리 농장을 운영중인 정원식 씨는 "새로운 삶을 꿈꾸며 고창에 내려와 블루베리를 재배하면서 자식 커가는 것을 보는 기쁨처럼 매일매일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고창을 대표할 수 있는 가족농장이 되어 건강과 기쁨을 함께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올 여름, 수확의 기쁨과 달콤새콤 맛있는 여름휴가를 원한다면 고창 블루베리 농장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농부의 마음으로 일년의 노력의 결실을 얻는 수확의 기쁨은 값진 체험이다. 가족과 연인, 그리고 가까운 지인들과 함께 블루베리 농장으로 떠나는 보람찬 여름휴가를 '강추'한다. ※ 취업 준비생 안정아 씨는 지난해 전북장애인 신문로 활동했으며, 현재 문화관광부 정책단으로도 활동 중이다.

  • 주말
  • 전북일보
  • 2012.07.20 23:02

전주 덕진공원 '야간 음악분수쇼' 흥겨운 선율에 맞춰 물과 빛 시원한 춤판

무더위가 7월의 한낮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뜨거운 태양을 피해 대낮 집안에서, 실내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는 일이 많아지기 일쑤. 낮에는 덥다고, 밤에는 어둡다고 집에만 있다 보니 조금 답답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해가 지고 바람이 선선히 부는 저녁에는 가까운 공원으로, 천변으로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산책을 나가보는 건 어떨까. 전북도 블로그단이 운영하는 블로그 '전북의 재발견(blog.jb.go.kr)이 전주 덕진공원 야간 분수쇼를 소개할까 한다.△ 한 여름 밤, 음악과 빛의 세계로 초대 전주 도심 속 으뜸 휴식처인 덕진공원에서는 공원을 찾는 시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자 마련된 음악 분수쇼가 하루 4차례 진행되고 있다. 음악 분수쇼는 야간 분수 위에 조명과 영상, 레이저쇼를 선보여 멋진 볼거리를 내놓는 공연을 말하는데, 매일 밤 공원을 찾는 관람객들을 위해 아름다운 물보라를 연출하고 있다.걷기도 하면서 건강도 챙기고 분수쇼를 보면서 즐거움도 함께 한다면, 더위에 지친 여름밤이 한결 시원하지 않을까. 저녁에 운영되는 음악 분수쇼는 8시 30분부터 9시까지다. 레이저 및 영상쇼는 야간에만 한해 운영된다고 하니, 레이저쇼를 보려거든 저녁 시간을 이용해야 한다.본격적인 쇼가 시작되기 전 한가로운 공원에는 천천히 거니는 가족들의 모습도 보이고, 의자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연인들도 보인다. 평일엔 한켠에서 열심히 에어로빅을 하시는 어머니들도 눈에 띈다.분수쇼의 시작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오면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하나둘 모여든다. 드디어 음악과 함께 뮤직비디오 영상이 나온다. 이날 첫 영상으로는 얼마 전 개봉하고 올해 최고 흥행을 기록한 영화 '건축학개론'의 영상과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이라는 음악이 공원이 나온다. "이젠 버틸 수 없다…고" 노래 가사가 나오니, 이 일대에 있던 사람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와"하고 탄성을 내질렀다. 유명한 노래여서 그런지 아는 사람들은 큰 소리로 따라서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몸을 좌우로 흔들면서 한껏 흥에 취한다. 영화의 카피처럼 누군가의 첫 사랑이었을 텐데,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과 함께 손을 잡고 있는 연인들이 행복해 보인다.다음으로는 애니메이션 주제곡이 나온다. 곡'마음을 다해 부르면'과 함께 애니메이션 영상이 나오니 아이들이 눈을 떼지 못하고 좋아한다. 뮤직비디오 영상은 요일 별로 다른 곡이 나온다고 하니, 어떤 곡이 나올지 궁금해진다. 두 곡의 뮤직비디오 영상이 끝나자 레이저쇼는 시작된다. △ 환상적인 분위기 연출하는 레이저 분수쇼웅장하고 신나는 음악에 맞춰 레이저가 춤을 추는 모습은 장관이다. 레이저쇼에 넋을 잃고 구경을 하는 사람, 사진을 찍는 사람, 영상에 담는 사람 등 제각각이다. 덕진공원의 음악 분수쇼를 담고자 카메라 동호회 회원들은 종종 이곳에 나와 촬영을 한다. 일분일초도 놓칠 세라 카메라를 누르는 셔텨 소리가 연달아 이어진다.음악과 한데 어우러져 멋진 레이저쇼가 나올 때마다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듯 즐거움과 환호가 가득하다. 아이들이며 어른들이며 시시각각 변하는 레이저쇼에 감탄을 하며 "우와"가 터져 나온다.모두들 즐겁게 감상하고 있는 사이 세 곡의 음악과 함께 레이저쇼가 금새 끝이 났다. "이상으로 덕진공원의 음악분수쇼를 마치겠습니다."라는 방송이 나오자 "예, 감사합니다."라고 큰소리로 대답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올해 야간 분수쇼는 '이벤트 데이'도 진행한다. '이벤트 데이'는 덕진공원 야간음악분수 운영 시 신청자의 프로포즈 영상, 부모님이 및 지인 등 기념일 축하 영상을 워터 스크린에 영사하고, 운영자의 축하 메시지도 공연내 음향 시설을 통해 전해준다. 특별한 날, 이곳에서 특별한 추억을 남겨보는 건 어떨까. 즐거움과 시원함이 가득한 여름밤의 추억은 이 곳 덕진공원에서 함께 해도 좋을 일이다.△ 덕진공원 분수쇼 운영 시간표봄·가을(4~5월, 9~10월) 여름(6~8월) 1회 (13:30 ~13:45) 1회 (13:30 ~13:45)2회 (15:30 ~15:45) 2회 (15:30 ~15:45) 3회 (17:30 ~17:45) 3회 (17:30 ~17:45) 4회 (20:00 ~20:30) 4회 (20:30~21:30)- 매주 월요일은 음악분수 정기 점검일로 운영이 되지 않는다.- 공연시작 30분 전 기준 우천 또는 강풍 때 공연이 취소될 수도 있다.- 레이저 및 영상쇼는 4회 음악 분수쇼(야간)에 한해 운영된다.- 겨울철(11월~3월)에는 음악 분수쇼가 운영되지 않는다.- 공연 내 각종 행사로 인해 취소 또는 단축 운영될 수 있다.

  • 주말
  • 이화정
  • 2012.07.13 23:02

걸어야 만날 수 있는 도내 도보 여행길 "아름다운 삶, 천천히 걸으며 생각하세요"

'삶의 질'을 강조하는 요즘, '느린 여행'이 각광받고 있다. '도보 여행'의 열풍은 이런 시대적 맥락과도 맞닿아 있다. 도보 여행의 열풍이 불면서 최근 전북에도 많은 도보 여행길이 뚫렸다. 익산의 함라산 둘레길, 완주의 고종시 마실길, 전주 한옥마을의 숨길, 군산의 구불길, 부안의 변산반도 마실길이다.△ 금강의 자락을 머금은 익산 함라산 둘레길길은 익산 함라의 삼부자(三富者)집에서 시작된다. 전라도에서 한양을 가기 위해 이들의 땅을 밟지 않고는 가지 못했다 할 정도로 구한말 어마어마한 부를 쌓았다. 세 부잣집들은 경쟁적으로 재력만 쌓은 것이 아니라 어려운 사람들에게 널리 베풀는 일에도 앞다투었다. '인심은 함라'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이곳에서는 조선왕조와 일제 강점기 시대를 거치는 동안 한옥의 변천사과 인상적인 붉은 토담길을 만날 수 있다. 천천히 걷다보면 함라산이 드러난다. 그저 동네 뒷산 같아 온 가족이 함께 걸어도 부담되지 않는 완만한 높이의 산이다. 다소 평범한 뒷산 같은 이곳을 걷노라면 의외의 특별함을 발견할 수 있다.최근 발견된 야생녹차밭은 이곳이 야생차의 북방한계지임을 보여준다. 함라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익산평야 익산시 전경, 미륵사지를 품는 미륵산, 금강이 내려다보이는 풍광은 풍요로운 전북의 산하를 보여준다. 함라산에서 길은 두 갈래로 갈라진다. 명상길로 향하면 찬란한 백제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웅포 고분전시관, 건강길로 향하면 천년 고찰인 숭림사를 만날 수 있다. 그 길 끝에는 금강이 자리하고 있다.마을길, 숲길, 논두렁, 밭두렁을 지나 여정의 마지막에 만나는 금강은 참으로 특별하다. 오직 아름다웠으면 이름도 금강(錦江)이었을까. 그 위로 지는 낙조는 너무 고와 서러울 정도로 아름답다.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고, 수수한 듯 화려한 함라산 둘레길은 오랜 여운으로 남는 곳이다. △ 깊은 고요가 머무는 완주 고종시 마실길 완주 고종시 마실길은 뭐든 깊다. 산도 깊고, 물도 깊고, 그 일대를 감싸는 고요마저도 깊다. 전주에서 고작 차로 30여 분을 달리면 도착 가능한 곳에서 즐기는 청정자연이란. 새롭게 뚫린 도보여행 길이 바로 고종시 마실길이다. 고종은 감을 좋아했다고 전해진다. 특히 완주 동상 지역에서 난 감을 좋아해 이곳에서 생산되는 감은 '고종시'라 불리웠을 정도. 감나무가 유독 무성한 마을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엔 평화가 스민다.다른 산성이 외적의 침입에서 마을을 지키기 위해 조성됐다면, 완주 위봉산성은 유사시 주민들의 대피는 물론 태조 이성계의 영정을 보존하기 위해 세워졌다.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는 위봉폭포와 깊은 산 속 아름다움을 담아 고요하지만 정열적으로 피워내는 금낭화 군락지, 사람과 자연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살아가는 학동마을 등 길 위에서 만나는 풍광은 경이롭다. 고종시 마실길은 '깊은 고요를 머금은 아름다움'이 머무는 곳이다.△ 구불구불 격변의 역사를 걷는 군산 구불길 일제 강점기 민족사에 있어 소설'탁류'는 중요한 역사적문학적 결실이다. 격변하는 시대의 한복판에 있었던 군산. 일본식 가옥이었던 히로쓰 가옥이나 군산 세관, 일본은행 지점, 째보 선창 등은 그 시대를 추억하는 근대문화유적. 게다가 아름다워 비단강으로 불린 금강(錦江) 하류에 구불길이 위치한 덕분에 갈대꽃의 노래 위로 겨울이면 수많은 철새들이 군무를 추고, 임피대야의 들길을 걷노라면 고향집의 정취로 가득한 시골마을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구불길은 또 다른 격변기를 맞고 있다. 재개발로 인해 영원히 자취를 감추는 해망동 달동네와 새만금 방조제는 군산의 과거와 현재다. 10년 뒤 군산은 또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 10년 뒤 구불길의 모습은.※ 신영철 씨는 여행작가로 활동 중인 네이버 파워블로거. 3년 연속 네이버 파워블로거로 선정 돼 각종 신문, 잡지, 웹진 등에 기고하고 있다.

  • 주말
  • 전북일보
  • 2012.07.06 23:02

전주 대표 도시숲 '완산칠봉'…빌딩숲 속 지친 몸·마음 달래주는 자연 숲

도심 속에 함께 자리 잡고 있지만 빽빽한 빌딩숲과는 정반대인 곳. '도시숲'은 우리에게 수많은 혜택을 준다. 한 여름에는 평균 기온을 3~7℃ 낮춰주고, 평균 습도는 9~23% 높여줘 도시의 열섬현상을 완화시켜 준다. 또한 무너진 도시의 생태계를 회복시켜 생물들의 서식공간을 제공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멀리 찾아갈 필요 없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등산도 즐기고 새소리를 들으며, 삼림욕도 즐길 수가 있다. 이처럼 도시민 휴식처가 되는 전주를 대표하는 도시숲 완산칠봉을 소개할까 한다. 완산칠봉 곳곳에 숨어있는 매력을 찾아보자.△ 부담없이 오를 수 있는 도시민의 쉼터, 완산칠봉완산공원이라 부르기도 하나 우리에겐 완산칠봉으로 더 익숙한 이곳은 전주 남서쪽에 위치하고 있는 작은 봉우리들로 이뤄진 아기자기한 산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주 시민들이 가족들과 함께 부담 없이 가장 많이 오르는 산이다. 완산칠봉은 전나무, 삼나무, 측백나무 등으로 숲이 우거져 도심 속에서도 진한 피톤치드향을 맡게 해준다. 완산칠봉은 완산(完山)은 전주의 옛 지명을, 전주천 서남부에 7개의 봉우리가 연달아 있다고 해서 칠봉이라 이름 붙여졌다. 하지만 사실 완산칠봉에는 일곱 개 봉우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곳은 홑산이 아닌 겹산으로 이뤄져 있는데, 주봉인 장군봉(163m)을 중심으로 남쪽으로 뻗어있는 두 갈래의 산줄기를 내칠봉, 서쪽 방향의 꽃밭정이로 흐르는 산줄기를 외칠봉이라고 해 모두 13봉우리가 있다. △ 완산칠봉만의 색다른 재미, 봉우리 푯말 찾기평소 등산을 하면서 힘들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아마 계속되는 오르막길로 인한 지루함,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정상 때문이다. 흔히 산을 내려오는 사람들에게 "정상이 얼마나 남았나요?"라고 물어보면 "다 왔어요, 조금만 더 가면 금방 나와요"라는 답변에 희망을 갖게 되지만, 한참을 가도 나오지 않는 정상 때문에 실망하는 일이 여기에선 벌어지지 않는다. 조금만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봉우리 푯말과 색다른 풍광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장군봉에 도착하게 된다. 장군봉에 오르는 길은 여러 곳이 있다. 1봉부터 7봉까지 차례로 오르고 싶다면 평화동에 위치한 갤러리아 웨딩홀과 교회 사이에 있는 등산로를 이용하면 된다. 나머지 봉들과 다른 방향에 있어 빼놓고 가기 쉬운 1봉(도화봉)부터 2봉(매화봉), 3봉(금사봉)을 지나 조금만 오르면 만날 수 있는 4봉(모란봉)과 5봉(선인봉), 7봉 중에 그나마 오르기가 가장 힘든 6봉(검무봉)을 지나면 드디어 마지막 7봉(장군봉)에 도착하게 된다. 장군봉 정상에는 팔각정이 있는데, 이곳에선 전주 시가지와 건지산, 모악산 등이 그림처럼 펼쳐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곳곳에 숨어있는 완산칠봉의 매력완산칠봉에 오르다 보면 봉우리마다 가볍게 운동을 할 수 있는 기구들이 설치 돼 있다. 특히 완산칠봉 아래에 위치한 전주 완산체육공원에는 배드민턴동호회가 직접 코트장을 만들어 인근 시민들이 사용하고 있다. 도심 속에서 삼나무에 둘러싸여 온 가족이 배드민턴을 치는 모습을 볼 때면 이곳이 바로 낙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완산칠봉 생태습지원은 '완산칠봉을 사랑하는 우리의 모임'에서 오랫동안 방치된 곳을 시민들의 성금으로 매입해 조성한 곳이다. 이곳에는 수련, 물억새, 왕버들, 조팝나무 등과 개구리, 두꺼비, 도롱뇽, 맹꽁이 그리고 원앙, 백로, 두루미 등 천연기념물들이 서식할 정도로 생태계가 완벽하게 복원돼 있다. 실제로 연못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올챙이들이 보였는데, 도심에서 사라져가는 습지를 복원함으로써 생태계를 살리고 아이들에게도 좋은 학습의 장으로 평가받고 있따.옥녀봉을 지나 효자동 쪽으로 내려가면 정혜사가 나온다. 1898년에 세워진 정혜사는 비구니 승려들이 있는 사찰이다. 너무나 고요하고 깔끔한 분위기에 저절로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조심스러워진다. 마치 갑자기 다른 세상으로 공간 이동을 한 듯 했다. 가쁜 숨을 고르며 잠시 휴식을 취하기엔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완산칠봉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 때 전봉준이 이끄는 농민군이 이곳에 진을 치고 관군을 공격해 입성하는 성과를 거둔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곳이다. 이후에 관군이 다시 이곳에 진을 치고 농민군을 공격해 전투가 벌어졌는데, 이곳에는 농민군의 원혼을 달래주기 위해 동학농민전주입성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지금은 고요하기만한 이곳이 격렬한 전투가 벌어진 곳이라고 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선조들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전주 완산동 시립도서관 옆 투구봉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꽃동산이 있다. 처음에는 인근에 거주하던 개인이 40여 년 동안 철쭉, 벚나무, 백일홍, 단풍나무 등을 심고 가꾸던 곳이었는데, 2009년 시가 이곳을 매입하여 추가로 꽃나무 등을 심고 도심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정자와 파고라 등을 설치해 판석 및 잔디식재 등으로 아름다운 산책길을 조성했다. 2010년부터 개방해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는 명소가 되었다. ※ 윤정실 씨는 전북도에서 근무하고 있는 웹디자이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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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6.29 23:02

세상 시름 놓고 명상하기 좋은 그 곳, 고창 문수사…느림과 비움의 길에 스쳐가는 '초록 세상'

고창하면 생각나는 것은? 고인돌선운사수박. 그 중에서 문수사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문수사로 향하며 지나쳤던 정겨운 시골마을, 일주문에서 문수사까지 이어지는 울창한 단풍나무숲길, 소박한 절에서 느낀 아늑함과 푸근함이 단 한 번의 경험으로 뇌리에 깊게 박혔다. 일상의 번뇌를 잊게 해주고 청아한 고요를 선물해주는 문수사, 그 호젓한 여행지로 떠나 보자. △ 문수사 가는 길은 속세와 멀어지는 길 고수면에서 문수사 이정표를 따라 좁은 길로 들어서면 보기 드문 시골 풍광이 눈앞에 펼쳐진다. 드문드문 산 아래 자리 잡은 기와집, 저수지, 시골 초교, 요즘엔 좀처럼 보기 힘든 다랭이논 뿐만 아니라 밀밭도 볼 수 있다. 구수한 시골 정취와 함께 시골길을 달려 마을을 벗어나면 물 흐르는 소리가 시원하게 들린다. 계곡을 따라 만들어진 길은 점점 더 고도가 높아지고, 이 길을 따라 한참을 달리다보면 다시 이정표를 만날 수 있다. 이정표를 따라 다시 산길을 달리니 드디어 문수사 일주문이 드러난다. 적막한 산 속이 마치 세상과 분리 돼 있는 듯하다. 오직 자연의 소리와 모습만이 가득한 길, 문수사로 향하는 긴 여정은 속세와 멀어지는 길이었나 보다.△ 문수사 천연기념물 수령 400년 '단풍나무 숲길' 문수사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일주문에 차를 대고 문수사까지 걸어야 한다. 일주문에서 문수사로 이어지는 단풍나무숲은 수령 100년에서 400년으로 추정되는 500여 그루의 나무가 자생하고 있는 숲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이다. 일주문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시각과 후각이 반응한다. 단풍나무와 함께 느티나무, 졸참나무, 상수리나무 등이 빼곡히 숲을 채우고 울창한 잎은 하늘마저 가려버렸다. 보이는 곳마다 초록 일색이다.숲이 터널을 이룬 이곳엔 외부의 공기마저 비집고 들어오기가 힘든가 보다. 터널을 걷는 동안 진한 숲 향기가 남다르다.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인적이 거의 없다. 계곡물 흐르는 소리, 새소리 만이 잔잔히 들려올 뿐. 이렇게 고요한 곳에서 단풍나무는 400년 동안 한곳을 지켜왔다. 거대한 단풍나무 아래에서 인간은 자연 앞에 언제나 겸손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 단풍나무 숲을 지나면 주차장이 또 하나 나온다. 주차장 왼편에 가파른 길이 있는데, 절로 향하는 길답게 연등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길 옆으로 흐르는 계곡이 이 길에 청량감을 더해준다. 돌에는 청정지역을 나타내는 이끼가 가득 피어 있다.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문수사 입구로 이어진 돌층계가 나온다. 돌층계 옆에도 꽤 오래돼 보이는 고목들이 마치 신령님처럼 서있다.△ 인자한 중년 부인의 문수보살은 성찰의 쉼 연등길을 지나 드디어 문수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문수사는 본사인 선운사의 관리를 받는 작은 말사로 청량산 혹은 축령산이라고 불린다. 이곳은 644년(의자왕 4) 자장(慈藏)이 창건했다. 사찰에 전해 내려오는 설화에 의하면 자장이 당나라에서 귀국하는 길에 이곳을 지나게 됐는데, 이 산이 당나라에서 수행하였던 청량산과 비슷해 이곳의 석굴에서 7일 동안 정성껏 기도를 드렸다. 어느 날 땅 속에서 문수보살(文殊菩薩)이 나오는 꿈을 꾸자 그곳을 파보니 실제로 문수석상이 나와 그곳에 문수전을 건립하고 절 이름을 문수사라 하였다. 문수보살을 모시는 문수사는 크고 화려한 선운사와 달리 아주 작고 소박한 절이다. 그래서 더 고요하고 아늑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자연스럽게 발걸음도 조심스러워지고 목소리도 차분해진다. 먼저 문수보살의 지혜가 샘솟는다는 거북 모양의 용지천에서 목을 축이고 대웅전을 둘러본다. 정갈하고 단정한 느낌이 강하지만 처마 밑 장식은 화려하다. 재미있는 대목은 처마 밑 장식에 용의 얼굴처럼 그려져 있었는데 위엄 있기 보다는 '방긋' 웃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절은 세운 자장스님이라는 분은 재치가 넘치는 분이었나 보다.바람이 안내하는 고운 길을 따라 문수보살이 있는 문수전으로 가본다. 문수전 안에는 돌로 만들어진 문수보살이 넉넉한 미소를 지으며 앉아 있다. 인자한 중년 부인의 모습이다. 문수보살을 보고 나니 이 절의 아늑한 모습이 문수보살을 그대로 닮아있음을 깨닫게 된다. 어머니의 품처럼 푸근한 절에서 편안히 생각에 잠겨본다. 복잡했던 생각들이 하나둘 차례대로 정리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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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6.22 23:02

전주 교동아트센터·최명희문학관…스마트폰 끄고 감성 넘치는 문화여행

전화도 하고, 문자도 보내고, 인터넷 검색도 가능한 스마트폰은 이제 현대인에게는 없어선 안 될 필수품이다. 꼭 필요한 순간 외에도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하고 허전한 기분이 밀려오기까지 한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이야기할 수 있고,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편리하기도 하지만, 가끔은 이 편리함이 편안한 휴식을 방해하는 것도 사실이다. 오늘은 스마트폰을 통해 절대 채워줄 수 없는 감성의 소리가 있는 문화여행 코스를 소개한다.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느리고 여유롭게 떠날 수 있는 여행, 일명 스마트폰 없이 떠나는 전주여행은 어떨까.△ 미술품과 오랜 시간 교감할 수 있는 '교동아트센터'전주교동아트센터는 BYC의 옛 상표였던 '백양표 메리야스'의 생산공장을 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 한 곳이다. 1980년대까지 생산활동을 하던 공장에는 이제 아트센터와 최명희문학관이 들어서 있다. 교동아트센터에는 공장의 추억과 정취를 유지하고자 1960년대 건축한 봉제공장 일부를 그대로 유지하고 리모델링해 전시하고 있다.교동아트센터의 가장 큰 특징는 편안함과 여유다. 다른 아트센터처럼 전시관 가득 작품이 조밀하게 있는 것이 아니라, 넓은 간격으로 작품을 배치해 편안함과 여유를 준다. 기존의 미술관이나 아트센터가 하나의 작품을 보고 생각이 정리되기도 전에 다른 작품이 나왔다면, 아트센터는 하나의 작품을 보고 생각을 정리한 뒤 다음 작품을 볼 수 있는 충분한 거리 배치가 일품인 곳이다.또한, 이곳은 1년 365일 열려 있는 문화공간이기도 하다. 1층은 미술 및 공예 전문갤러리와 작가들의 작품, 문화상품을 전시판매하는 아트샵인데 반해 2층은 현직 작가들이 일을 할 수 있는 작업공간과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 돼 있다. 2층 일부는 따뜻한 차와 함께 담소를 나누거나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말 그대로 우리들의 문화공간인 셈이다. 찾는 이들에게 편안한 문화를 제공하는 이곳은 그래서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 손글씨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최명희 문학관''머무는 곳을 소중하게 알아야한다. 고을이건 사람이건 바로 내가 지금 서 있는 이 자리, 내가 만난 이 순간의 이 사람이 내 생애의 징검다리가 되는 것인 즉' (소설 '혼불' 중에서)전라북도가 낳은 뛰어난 문학인이자, 90년대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한글을 너무나도 사랑한 사람, 죽어서도 작품 속에 향기를 남긴 사람 바로 '혼불'을 쓴 최명희 씨다. 2006년 한옥마을에는 최명희 씨의 숭고한 문학정신을 기리고 계승 발전하고자 최명희문학관이 세워졌다. 문학관에 들어서자마자 빛바랜 옛 책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옛 문학작품들을 다시 만날 수 있는 책들과 작가의 치열한 정신이 담긴 작품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곳이다. 문학관의 마루 혹은 돌의자 등에 쓰여 있는 작품 속 구절은 마음을 따뜻하게 적셔준다.매일매일 바쁘게 돌아가는 삶, 힘든 일상 속 에서 정신적 메말라가고있는 우리들에게 이곳은 작은 글귀로 정신적인 위안과 안정을 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최명희 문학관의 '독락재'에는 최명희 작가가 쓴, 수많은 원고지와 사용하던 펜, 원고, 관련도서들과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 혼불, 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이곳은 공간 자체는 매우 협소한 편이지만,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둘러보면 혼자만의 즐거움을 발견하며 아파하는 정신이 치유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또한 이곳에서는 시민들과 함께하는 상설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편지지에 올 한 해의 소중한 계획 혹은 다짐 혹은 희망 등을 쓰면 '1년 뒤에 받는 나에게 쓰는 편지'나 최명희 씨의 '서체 따라쓰기' 등을 대표적으로 즐겨볼 만하다. ※ 이에녹 씨는 영삼성캠퍼스리포터, 광주 유니버시아드 홍보대사, 금연 서포터즈로 활동하면서 전북대 상대 무역학과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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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6.15 23:02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뒤편 숲길, '동화 속 세상'

많은 사람들이 일탈을 꿈꾸지만 도심 속에서 경험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각박한 아스팔트와 건물 사이에서 휴식이란 단어가 떠올리기가 어렵게 됐다. 아주 가끔은 갑갑한 생활을 벗어나 산책이라도 즐겨보고픈 마음이 든다. 그럴 때 숲으로 간다. 숲 속을 거닐다 보면 답답한 마음도, 우울했던 마음도 금새 사라져버린다. 전북도 블로그단이 운영하는 '전북의 재발견(blog.jb.go.kr)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뒤편 숲길을 소개한다.△ 숲속을 거닐다 보면 어느새 '숲속의 공주' 어린 시절 동화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읽은 뒤 "나도 한 번 쯤은 그런 공주가 되어보고 싶다"고 여길 때가 있다. 동화의 영향으로 숲은 내게 기분좋은 경험과 낭만을 선물한다. 숲이 낯설게 느껴질 지도 모를 이들을 위해 전주시가 운영하는 숲체험 행사를 소개하고자 한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의 주된 공연장인 모악당 주차장 왼편에 보면 숲길이 있다. 오늘은 유치원 아이들이 오송제 생태공원 숲을 체험하는 날이다. 올망졸망한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즈막한 숲길을 따라 열 배는 족히 넘는 나무의 높이를 재며 감탄한다. 아이들의 눈에는 거대한 자연이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숲이 다 해결해줍니다"란 숲해설사의 말이 귓가에 맴돌기 시작한다. △ 연못을 들여다보자 오송제 숲길에 들어서면 복숭아나무 과수원이 왼편에, 예쁜 나무 다리와 의자가 띄워져 있는 강이 있다. 휴일이 아닌 데도 고등학생들이 미술수업을 나와 삼삼오오 그림을 그리고 있다. 숲체험 행사의 주인공은 오송제 가까이 있는 한 어린이집의 왕자공주들이다. 숲을 만나기 전 연못을 둘러보자. 과수원이 가까이 있는 숲은 영양분이 넘쳐 이끼가 낄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더 가까이 보고 싶어 자꾸만 자세가 낮아진다. 점박이 무늬의 무당벌레를 만나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뭇가지를 주워 나무에 대고 있으면 어느새 무당벌레가 등장한다.△ 메타세콰이어 열매 팔찌와 찔레잎 간식메타세콰이어는 이곳에도 있다. 메타세콰이어 열매는 크리스마스 나무에 등장할 법한 솔방울을 닮았다. 크기는 아이들 손에 여러 개 안길만한 크기로 숲해설사는 오색 빛깔의 끈을 가져와 팔찌를 만들어줬다. "저는 분홍색으로 해주세요.", "다 해줄 테니, 기다려요." 유치원 선생님들의 손이 바빠진다. 메타세콰이어 나무 아래 연한 찔레순이 보인다. 찔레는 줄기에 가시가 있어서 찔릴 수도 있는데, 막 자라난 찔레순을 따 끝부문을 물어보면 단물이 나온다. 한 선생님은 어릴 때 간식으로 먹은 맛이라고 추억했다. 아이들의 입에도 같은 맛이 날까. "달아요"를 외치는 몇몇 아이들을 보니 숲의 간식으로 해도 될 법 하다.△ 새도 쉬었다 가는 오송제오송제의 물가에 목이 긴 새하얀 새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먼 곳을 응시하는 모습이 아이들의 눈에는 멋있고 신기하다. "새야, 여기 봐" 부르면 대답할 것 같은 모습이 새들의 매력일 것이다. 오송제의 아름다움은 곳곳에 자연을 관찰할 수 있는 의자와 전망대다. 새가 자주 앉는 곳을 알 수 있도록 곳곳에 전망대가 위치해 있었다. 화기애애하게 떠들어도 사람을 피해 날아가지 않는 새는 지금 휴식에 빠져 있다.△ 피톤치드가 내품는 향기 가득한 편백나무 숲오솔길을 따라 10분 정도 들어가면 암환자들이 자주 찾는 편백나무 숲이 펼쳐진다. 편백나무의 피톤치드 향기가 남다르게 다가온다. 상쾌함이 코 끝까지 닿는 편백나무 숲이 아이들에게는 웅장한 놀이터가 된다. 특별한 틀이 없어도 마음껏 뛰놀거리가 무궁무진한 숲은 어느새 아이들과 친구가 됐다. 벤치에 눕기도 하고 턱을 괴고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무리 지어 나무막대기를 무기 삼아 역할 놀이도 할 수 있다. 활동량이 넘쳐나는 아이들에게 숲이 제공해 준 것은 자유로움이다. 숲해설을 담당한 유미은유주미 씨는 자연 속에서 배우는 자연스러움에 대해 전해준다. "마음의 감기에 걸린 친구들도 숲 속에선 다 치유가 됩니다." △ 아이들의 마음 속에 동심을 키워줄 오송제 숲길아이들과 함께 오송제 숲길을 걸으면서 이 길이 아이들의 동심을 키워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숲에 사는 식물도토리를 캐러 다니는 다람쥐, 연못에 사는 식물, 연못 속 생물이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불어넣어 줄 것만 같았다. 아마 이날 아이들은 집에 가서 엄마에게 오늘 자신이 무엇을 봤는지 한참이나 떠들었을 것이다. 어른들에게는 휴식의 공간으로, 아이들에게는 동심을 키우는 공간으로 자리하고 있는 오송제 숲길. 이참에 함께 걸어보면 어떨까.※ 안정아 씨는 지난해 전북장애인신문 로 활동했으며,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정책단으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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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6.08 23:02

남원 '도심 속 향기원' - 텅빈 옛 역, 가득 채운 허브 향

"아, 날씨 좋다." 이런 감탄이 나올 때면 불쑥 떠나고 싶은 마음이 밀려온다. 비록 수많은 사정으로(?) 당장 떠날 순 없지만, 이렇게 화창한 날씨라면 어디든 즐거울 것만 같다. 블로그'전북의 재발견'(blog.jb.go.kr)과 함께하는 전북도 블로그 단은 도심 속 꽃밭을 소개한다. 빨간 양귀비에 뒤덮여 동화 속 정원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곳, 폐역사에서 시민들의 마음의 안식처가 되고 있는 남원 '도심속 향기원'이다.바쁘게 돌아가는 남원시 한 가운데 거짓말처럼 조용하게 자리잡고 있는 '도심속 향기원'. 이곳은 도시와 자연의 만나는 곳이다. 장미 넝쿨로 둘러 쌓인 하얀색 담장 너머로는 높게 솟은 아파트 단지빌딩상가 그리고 차들이 달리고 있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빨간 양귀비와 푸르름이 펼쳐지면서 한없이 평화롭다. 남원 '도심속 향기원'은 남원역이 신부지로 자리를 옮기면서 구역사에 부근에 세워진 공원이다. 흔히 폐역사라고 하면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쓸쓸한 곳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곳 향기원은 여름에는 양귀비의 붉은 빛으로, 가을에는 선선한 코스모스 향기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아름다운 꽃도 꽃이지만, 사람들이 유독 이곳 향기원을 찾는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 가벼운 스트레칭 뒤 철로 위 걸으며 추억 속으로첫째, 사람들의 코를 즐겁게 해주는 허브다. 허브축제로 유명한 남원답게 향기원 입구에 들어서면 살랑살랑 부는 바람결 사이로 로즈마리와 라벤다 향을 느낄 수 있다. 로즈마리는 손으로 한번 쓰다듬어 주면 더욱 진한 향기를 맡을 수 있다. 강하고 상쾌한 향이 매력적인 허브는 종류마다 제각기 다른 효능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 마음을 진정시키고 숙면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원 시민들의 피로를 이 녀석들이 다 풀어주고 있는 셈이다.'잘 키워 보겠노라'고 장날 큰 맘 먹고 사온 허브는 항상 그 크기에서 시들어 버리곤 했지만, 이곳 허브는 동글동글 어찌나 예쁘게 잘 자랐는지 겉모습만 봐도 푸른 기운이 그대로 전해진다. 또 그 향기는 어찌나 좋은지 느티나무를 중심으로 심어진 허브향에 취해 벤치에 한참이나 앉아 있었다.둘째, 꽃을 바라보며 생활체육을 즐길 수 있다. 요즘 같이 더운날에는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고, 뜨거운 햇빛에 타면 어쩌나 하는 이유로 운동을 미루게 된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꽃향기를 맡으며 가벼운 운동을 즐길 수 있다. 아름다운 꽃을 바라보며 즐기는 운동은 그 효과도 다른 곳의 곱절은 되지 않을까.향기원의 체육시설은 입구쪽과 안쪽 중심부, 총 두 곳에 위치해 있는 데다, 시작과 중간 지점에서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고 선선한 바람을 쐬며 땀을 식히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 된다. 꽃단지로 들어서면 눈을 의심할 만큼 넓게 펼쳐진 양귀비를 볼 수 있다. 현재 남원 향기원에는 빨간 양귀비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 덕분에 요즘 이 꽃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향기원을 찾고 있다. 셋째, 연인가족친구와 함께 직접 철로 위를 걸을 수 있다는 점이다. 양쪽으로 한 가득 피어있는 꽃을 보며 철로를 걸으면 석탄 대신 꽃을 양껏 실은 꽃마차가 지나가는 기분이 든다. 꽃과 기찻길만이 펼쳐지는 이곳에 서 있으면 째깍째깍 거리는 시계를 든 토끼가 발을 동동 구르며 저만치 뒤편에서 나를 기다릴 것 같은 상상이 든다. 마치 다른 세계로 시간여행을 온 것처럼 끊없이 펼쳐진 꽃과 철길이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기찻길을 따라 걷다 보면 예전 모습 그대로 남아있는 구 남원 역도 볼 수 있다. ■ 일상에 지친 몸, 대가 없이 위로 해주는 빨간 양귀비역으로서는 이미 제 기능을 다해 폐역이 돼 버렸지만, 이처럼 사람들의 평온한 발자취가 있는 곳이 어디 또 있을까. 과거에는 떠나는 이들의 마지막 발길이 머무는 곳이었으나 이제는 휴식처럼 느리고 편안한 걸음이 있는 곳이다. 평온함은 엄마를 따라 나온 어린 아이도, 잠깐 쉬러 온 직장인도, 마실나온 나이지긋한 어르신들께도 모두 다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향기원을 가득 매운 빨간 양귀비의 꽃말은 '위로' 라고 한다. 이곳을 찾은 많은 사람들도 꽃향기에 위로를 얻지 않았을까. 특색 있는 관광지를 만들기 위해 조형물을 세워거나, 억지로 스토리를 만들어 끼워 넣지 않았다. 단지 그 '향기' 하나로만 이렇게 사람을 매혹시킬 수 있는 것이 춘향골 남원 아닌가.바쁜 일상에 지쳐버린 몸의 피로를 풀고 싶다면 입장료는 없다. 오히려 '휴식처'를 제공해 드린다. 그동안 비싼 돈을 지불하며 피로를 풀었다면 이번 주말에는 양귀비가 전해주는 따뜻한 위로가 있는 남원 향기원으로 떠나보는건 어떨까.※ 우미연 씨는 2012 전라북도 블로그 도민 단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전주대 문화관광학부 관광경영학과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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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6.01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