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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뜨지 않는’運動

개발독재시대 농촌에서 처음 시작된 새마을운동은 동인(動因)이 뚜렷했다. 박정희(朴正熙)식 ‘잘 살아보자’는 구호가 ‘키워드’였다. 초가지붕을 벗겨내 슬레이트를 올리고 좁은 농로를 경운기가 다니는 길로 넓혔다. 부엌과 화장실, 담장을 뜯어 고치는등 우선 생활환경을 바꾸는 일에 몰두했다. 그 여력을 몰아 도시로, 직장으로, 관공서로 새마을운동은 확대 재생산됐다. ‘새벽종이 울렸네’로 시작되는 새마을운동가가 전국 방방곡곡에 메아리쳤다.

 

어느 문인의 표현대로 요원의 불길처럼 번져 나간 것이 새마을운동이요 그 정신적·물리적 힘은 우리사회 곳곳에 아직도 보이지 않는 버팀목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혹자는 우리의 눈부신 근대화가 새마을운동의 성과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국민의 정부들어 제2건국운동의 모태를 새마을운동에서 찾기도 한다.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맞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착을 이 운동은 요구한다. 그러나 새마을운동이 관(官)주도로 시작되고 정착됐다면 제2건국운동은 지식인 사회의 자기 성찰을 기저에 깔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 된다. 이제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관에서 주도하는 일에 무조건 따라 나서는 시대는 지났다는 의미다.

 

전북도가 새해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새 천년 새 전북인운동’도 이런 범주에 든다. 친절·질서·청결·선행이란 4대 덕목 실천운동을 통해 국제화시대에 걸맞는 선진 도민상을 구현해 나가자는게 이 운동의 취지다. 싱가폴의 예절운동이 국민의식 속에 확고히 정착되면서 선진화과정에 들어선 점을 모델로 제시하기도 했다. 도지사가 직접 화장실 청소에 나서고 플래카드를 앞세운 거리홍보에도 나섰다. 그러나 도 당국의 분석은 이 운동이 ‘좀처럼 뜨지 않아’걱정되는 수준이라 한다. 지금이 어느때인데 군사문화식 관주도 캠페인이냐는 냉소적 반응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결국 도당국은 거부감을 주는 이운동의 명칭부터 바꾸기로 하고 새로운 명칭을 공모하기로 했다한다. 의욕은 좋지만 동인이 부족한 이 운동의 현주소를 보는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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