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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단어 ‘기후 비상사태’

권순택 논설위원

영국 옥스퍼드 사전이 2019년 올해의 단어로 기후 비상사태(climate emergency)를 선정했다. 옥스퍼드 사전 측은 기후 비상사태가 올해 가장 눈에 띄고 중요하게 토론된 용어 중 하나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옥스퍼드 사전의 자체 데이터 분석 결과, 올해 기후 비상사태 단어 검색량이 100배가량 늘어났다. 실제 지난 4월 스코틀랜드를 시작으로 캐나다와 프랑스 호주 등 지구촌 곳곳에서 기후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호주는 지난 19일 전국 평균 기온이 섭씨 41.9도로 기상 관측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호주 동부 일부 지역에선 기온이 45도를 넘어서는 폭염이 계속되고 대형 산불이 확산됨에 따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청정 하늘을 자랑하는 세계적 관광도시 호주 시드니는 산불로 인해 대기 오염이 심각한 상태다.

반면 인도양 서쪽인 동아프리카는 계속되는 폭우와 홍수로 물난리 피해를 겪는 등 기상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이 같은 기상 재난은 인도양 동서 양단의 해수면 온도 차가 벌어지는 인도양 다이폴(Indian Ocean Dipole)현상 때문이라고 기상과학자들은 진단한다.

기상이변은 전 세계가 마찬가지다. 영국과 북유럽에선 겨울 폭염이 계속되고 알래스카에선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나이아가라 폭포가 103년 만에 얼어붙고 사하라 사막에는 갑자기 눈이 내리는 등 세계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빈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때아닌 가을 태풍이 잇따르면서 수확을 앞둔 벼와 과일 등 농작물이 큰 피해를 입었다.

유엔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 기상이변으로 6200만 명이 피해를 보았다고 밝혔다. 홍수 피해가 3500만 명으로 가장 많았고 가뭄 피해가 900만 명에 달했다. 올 상반기에만 기상재해로 7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연말까지 2200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국제난민감시센터가 예측했다.

세계경제포럼(WEE)은 가장 위협적인 리스크로 ‘극심한 기상 이변’을 꼽았다. 국제노동기구(ILO)는 2030년까지 기상 이변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3000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지난 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제2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탄소 배출 감축 등 주요 안건에 대해 아무 결정도 내리지 못한 채 폐막했다. 미국과 중국 등 대규모 탄소 배출 국가들의 몽니 때문이었다. 자연이 인간에게 보내는 멸종 위기 시그널을 절대 간과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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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택 kwonst@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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