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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을 재선거에 쏠리는 시선

4월 전주을 재선거를 둘러싼 이상 기류가 심상찮다. 선거 초반엔 민주당 텃밭서 치러지는 데다 지지 기반이 강력한 민주당이 무공천을 결정함에 따라 맥빠진 선거전을 예상했다. 지난해 5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이상직 전 의원이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자 정치권에선 민주당 후보와 이곳에 공을 들인 정운천 의원의 빅매치를 점쳐온 게 사실이다. 그런데 돌발 변수가 생겼다. 민주당 불참에 반발한 임정엽 김호서 후보가 탈당을 결행하고 선거전에 뛰어든 것. 실제 이들이 가세함으로써 선거 분위기는 달아오르고 중반 레이스는 정운천-임정엽 양강 구도로 좁혀지고 있다. 여기서 관전 포인트는 후보들이 이구동성으로 정 의원의 비례대표 의원직 사퇴를 만류하며 불출마를 종용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국민의힘 경쟁 후보조차 이들과 같은 입장을 취하며 협공하는 양상이라 정 의원 입장에선 사면초가에 놓인 형국이다.

정 의원도 최근 이같은 선거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여당에 맞서 야권 후보가 다자 구도로 짜여진 지금의 상황에선 수세에 몰리는 흐름이다. 그런데다 당내 분위기가 3월 8일 지도부를 구성하는 전당대회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운신의 폭도 자유롭지 못한 국면이다. 그런 가운데 20일 전주 사무소 이전 개소식을 통해 사실상 재선거 출정식을 한 셈이다. 그는 비례대표 한계를 딛고 여당 지역구 의원으로서의 호남 가교 역할에 의미를 부여한 뒤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야당 일색인 전북 정치권에서 정부 여당과의 소통 창구는 지역 현안 해결의 마중물이라 평가할 수 있다. 지난해 전북특별자치도법 국회 통과에서 보여준 김관영 지사와 한병도 민주당 도당위원장과의 여야 찰떡궁합이 회자된 것도 그 때문이다. 

전주을 지역구의 민심 동향도 이번 선거에 도전장을 낸 후보자에겐 매력적이다. 민주당이 대진표에서 빠짐에 따라 기존 지역 정서보다는 인물 경쟁력에 주목도가 높아진 상태다. 유권자 분포로 볼 때 대체로 아파트 원룸 중심 직장인들이 많아 이들이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전주의 강남’ 으로 불리는 서부신시가지를 중심으로 도청 교육청 경찰청 등 관공서를 비롯해 전주대 상공회의소 금융기관 등이 몰려 있는 곳이다. 아무래도 세상 돌아가는 일에 민감한 편이다. 그동안 정치적으로 이 지역과 거리를 뒀던 임정엽 김호서 후보가 무소속 임에도 끈끈한 인연을 내세우며 뛰어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주대 총동창회장과 초창기 도의원을 지낸 임 후보는 작년 전주시장 선거 후보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해 저력을 보였다. 도의원 3선에 도의장까지 역임한 김 후보도 이 지역에서 20년 넘게 살며 잔뼈가 굵은 곳이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재선거와 연계된 민주당의 내년 총선 전략이다. 지역구의 복잡한 사정으로 인해 전략적으로 한 후보자에 대한 ‘몰빵 지원’ 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런 점에서 후보 간 다자 구도 대결은 정 의원에게 일단 유리할 수밖에 없다. 그는 20대 총선 때 3자 대결에서 당선, 좋은 추억을 갖고 있다. 이에 맞서는 측은 먼저 임정엽-김호서 후보 단일화가 핵심 전제조건이다. 현재까지 추이로 봐선 분위기 또한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다만 복당 1년여 만에 탈당한 두 후보에 대한 민주당의 미운털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할 뿐이다. 그도 그럴 것이 1년 후 지역구 탈환을 노리는 민주당 입장에선 공식 불참 입장을 밝혔다고 해도 지지 기반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까지 포기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선택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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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을 재선거 #민주당 캐스팅보트
김영곤 kyg@jj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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