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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수수 혐의 익산시청 공무원, 항소심서 ‘징역 2년’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선 익산시청 공무원이 항소심에서 더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정현우)는 16일 뇌물수수 및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A씨(57)의 항소심에서 징역 1년과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에 벌금 3000만 원을 선고했다. 1심의 1265만 3776원 추징 명령은 유지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일부 업체로부터 계약을 몰아준 대가로 현금 등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경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부하 직원에게 자신의 차량을 이동해달라고 해 증거인멸을 시도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약 4년에 걸쳐 직무관련성이 있는 다수의 사람으로부터 뇌물을 받아 지자체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며 “또한 공무원이 시 관련 공사를 수급하는 계약 관계 사업가로부터 금품이나 현금을 받아 업무상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에게 전달해주는 행태에 대해 공무원의 영득 의사가 없다고 하면, 추후 비슷한 관행을 성행하게 해 뇌물수수죄의 입법 취지를 몰각시킬 우려가 있다”며 ”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자체가 체결하는 계약 업무 처리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회복하기 위해 피고인에 대한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다만 피고인이 뇌물 수수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고 있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 법원·검찰
  • 김문경
  • 2026.04.16 16:49

중동전쟁 변수에 건설 ‘자재·공기’ 다시 흔들

중동 정세 불안이 길어질 경우 원자재 수급 차질이 건설공사 지연과 도급 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건설자재 공급망을 상시 점검하는 ‘비상 대응체제’에 들어갔다. 전북은 새만금과 SOC, 정비사업 등 공공·민간 공사가 동시에 돌아가는 구조인 데다, 대형사보다 지역 중소업체 비중이 높은 만큼 자재값 변동이 곧바로 현장 부담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건설협회 전북특별자치도회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중앙‧지방정부‧건설업계 동향을 발표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협회가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중동전쟁 기업애로 지원센터’를 설치해 건설 분야별 협회와 함께 자재 수급 및 공사현장 애로를 접수하고, 국토부 1차관을 단장으로 한 ‘건설현장 비상경제 TF’를 구성했다. 주요 자재 수급상황을 관리하고 제도 개선 과제를 발굴하겠다는 방침이다. 점검 대상에는 레미콘 혼화제, 아스팔트, 플라스틱 제품(배관·창호·단열재), 페인트, 실란트, 접착제 등이 포함됐다. 자재 수급이 흔들리면 공정표가 먼저 무너진다는 점에서 ‘현장 점검’을 전면에 내세웠다. 아스콘 생산현장과 정유사 현장 점검을 통해 실제 공급망과 재고를 밀착관리하고, 전국 5개 지방국토청이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특별 현장점검에 나서 자재 수급으로 인한 공사 중단 여부와 세부 동향을 추가 점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레미콘 혼화제 생산현장 점검과 단열재·창호 현장점검일정도 함께 제시됐다. 전북처럼 지역업체가 많은 곳에서는 ‘공기(기간) 지연’이 자금난으로 직결된다. 국토부는 민간공사 표준도급계약서상 공기 연장 사유에 ‘원자재 수급 불균형’이 포함될 수 있다는 유권해석 조치를 예고했다. 국토부·금융위원회가 PF 대출약정의 ‘책임준공 기한 연장 사유’ 해석을 공동으로 병행하고, 모범규준에 ‘원자재 수급 불균형’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정부가 권역별로 지방정부·건설단체 간담회를 추진하는 일정에는 전북·전남·광주 권역이 14일로 잡혔다. 같은 날 건설협회는 △건설공사 물가상승분의 적정 반영 △지방공사에서 지역업체 참여 확대 방안 보완 △공공공사 참여기업의 보증 부담 완화 △새만금 투자 적기 이행을 위한 지원 등을 건의했다. 정부는 향후에도 지원정책의 현장 적용 여부를 수시 모니터링하고 업계 애로를 관계부처에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전북 현장에서는 “자재 점검만큼 중요한 건 공사비 반영과 공기 조정의 속도”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건설협회 전북특별자치도회 소재철 회장은 “도내 건설업체들이 그 어느때보다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며 “적정공사비와 적정 공기 확보가 지역건설업체들을 살리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자재값·물류비 변동이 곧바로 공사비 상승으로 이어지는데도 계약 구조상 반영이 늦거나 제한될 경우, 부담이 하도급과 지역 중소업체로 전가된다는 취지다.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6.04.16 16:49

[줌](사)이노비즈협회 전북지회 신임 김형식 회장 “전북경제를 살린다는 심정”

“이노비즈협회가 발전해야 전북 지역 경제가 살아난다는 심정으로 열심히 해볼 계획입니다” 제8대 (사)이노비즈협회 전북지회 회장으로 취임한 김형식 회장의 포부다. 이노비즈 기업은 이노베이션과 비즈니스의 합성어이다. 정부에서 인증한 기술우위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을 의미한다. 김 회장은 협회사 간 네트워크 구성을 최우선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지금 전북이 다들 어려운 상황이다. 전쟁 여파 때문에 물가도 급상승하고 있고 원자재 가격도 상승하면서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전북이 대한민국 경제의 2.5%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는데, 전국적으로 보면 강원과 제주 다음으로 열악한 상황이다. 앞으로 지회 활동을 통해 전북도 또는 지자체와 사업들을 많이 발굴하고 이노비즈 협회 인증사들을 통해서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쪽으로 협회의 역할을 강화해볼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청년 유출 문제에 대해서도 개선책을 고심하고 있다. 김 회장은 “우리 청년들이 자꾸 지역을 빠져나가고 있는 현상들이 발생되고 있다”며 “지역에서 인재들을 육성을 해서 기업과 함께 연계시켜서 채용을 장려하고 또 그런 교육을 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게 최대 목표이다. 우리 지역의 인재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기업의 발전을 통해 전북경제도 함께 되살린다는 구상이다. 김 회장은 “이노비즈 협회 자체가 기술, 벤처, 혁신 이런부분들이다”며 “기술을 인정받은 기업들이고 이노비즈협회가 발전하는 길이 전북 기업이 발전하는 길이고 전북 경제가 발전할 수 있게 하는 기초적인 인증협회이다. 우리 전북 이노비즈협회가 발전해야만이 전북경제가 살아난다는 심정으로 협회 활동을 열심히 해볼 계획이다”고 힘줘 말했다. 김 회장은 호원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군산시에서 해전산업(주)를 운영하고 있다.

  • 사람들
  • 김경수
  • 2026.04.16 16:49

‘경선만 이기면 당선’ 구조가 키운 내홍…전북, 견제 없는 정치의 그늘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지사 경선을 둘러싼 갈등이 이번 지방선거 국면에서 전국적으로 주목받으면서, 전북 정치의 구조적 한계도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민주당의 오랜 텃밭인 전북이 8월 전당대회를 앞둔 중앙당 계파 경쟁 속 도지사 자리를 둘러싼 힘겨루기의 장으로 비쳐졌기 때문이다. 후보들 역시 도민에게 미래 비전을 설명하기보다 중앙당의 판단과 당내 역학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견제 없는 일당지지 지역 정치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은 16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원택 국회의원의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후보 인준안을 의결했다. 이로써 민주당은 논란 속에서도 전북지사 본선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다만 지역에서는 이번 경선이 역대급으로 중앙당 내 권력 구도와 계파 갈등에 휘말리며, 전북도지사 자리가 정치적 이해관계의 무대처럼 비쳐졌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전북은 오랜 기간 민주당 계열 정당이 압도적 지지를 받아온 지역이다. 역대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대부분 승리하면서,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지는 선거 구조가 굳어졌다. 이 때문에 본선 경쟁은 약해지고, 당내 경선이 사실상 승부처가 되는 흐름이 반복돼 왔다. 문제는 경쟁이 당 밖이 아니라 당 안으로만 집중되면서 정책과 비전 경쟁보다 계파 간 세력 대결, 공천을 둘러싼 충돌이 더 부각된다는 점이다. 이번 전북도지사 경선 역시 후보 간 정책 검증보다 ‘현금 살포’, ‘식사비 대납 의혹’ 등이 이어지며 후폭풍이 길어졌다. 경선이 끝난 뒤에도 논란이 이어지면서 지역사회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 전북도지사 선거는 민주당 외에 후보를 낸 정당이 현재까지는 없다는 점에서, 전북의 왜곡된 선거 지형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북지사 후보를 공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조국혁신당 역시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민주당 내부 경선이 본선 역할까지 떠안는 구조가 됐다. 여기에 민주당 내 상대적으로 세가 약했던 김관영 지사는 현금 살포 의혹이 불거진 뒤 불과 12시간 만에 제명되면서, 현역 지사가 당 밖으로 밀려나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전북의 미래를 책임질 도지사 선거가 정책 경쟁보다 중앙당 권력 구도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모습이 이번 경선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셈이다. 도내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북의 선거 지형을 다시 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도내 한 대학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 내 공천이나 경선에 자정작용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문”이라며 “간판만 달면 당선되는 구조가 계속되면서 자격 논란과 도덕성 문제도 반복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리당원 소수가 지역 여론을 좌우하는 지금 구조에서 도민 모두가 납득할 단체장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며 “묻지마 지지 풍토를 돌아보고 도민들이 정치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 선거
  • 이준서
  • 2026.04.16 16:48

[현장] “가슴이 미어집니다”⋯세월호 12주기 추모 물결

“은지야, 할머니 왔다. 보고 싶다!"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맞은 16일 오전 8시 전주시 완산구 전동 풍남문에 설치된 세월호 분향소는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천막으로 가로막혀 있어 희생자의 사진이 보이지 않았지만, 하나둘 주변을 맴돌며 희생자를 추모하기 시작했다. 전주시민뿐 아니라 한창 등교 중이던 학생들, 외국인 관광객까지 모두 고개를 숙였다. 호주에서 왔다는 잭슨(Jackson·35)도 “이태원 참사는 알고 있었지만, 세월호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면서 “세월호 사건도 마음이 아프다. 다음에 한국에 오게 되면 또 들리겠다”고 말했다. 12년 동안 세월호 분향소를 맡아 왔다는 이병무 지킴이는 정확히 오전 9시 30분에 천막을 걷었다. 익숙한 듯 제단 앞에 초와 향을 피우고 추도를 했다. 향초와 리본 등 추모에 필요한 물건들을 하나둘 정리했다. 그러면서 “사실 저는 유가족도 아니다. 정확한 진상 규명이 나올 때까지 이곳을 지키겠다”고 했다. 분향소 앞은 무거운 침묵이 이어졌다. 앞을 지나가던 시민들도 발걸음을 늦추거나 잠시 멈춰 서서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관광객들 역시 사진 촬영을 멈추고, 숙연한 표정으로 제단을 바라보곤 했다. 일부는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훔쳤다. 분향소 앞에서 만난 한 시민은 “마음이 너무 아프다 못해 미어진다. 아무 말도 못하겠다”며 눈물을 훔쳤다. 이후 오전 11시 내란세력청산·사회대개혁실현 전북개헌운동본부와 세월호 지킴이는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2년이 지났지만 아직 완전한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았고 책임자 처벌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304명의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고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안전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끝까지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인 양순애(83) 씨도 손녀의 사진을 어루 만지면서 연신 보고 싶다는 말과 함께 눈물을 흘렸다. 양 씨는 “이틀에 한 번씩 손녀를 보러 온다. 은지가 하늘나라에서는 사고 없이 편안히 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상구 수습기자

  • 사회일반
  • 이상구
  • 2026.04.16 15:28

전북 국회의원 재보궐 2곳…"누가 나오나" 지역정가 후보군 관심

6·3 전국동시지방선거와 함께 전북지역 2곳의 국회의원 선거구에서 재보궐선거가 치러질 전망이어서 지역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새만금 권역을 아우르는 두 선거구의 현역 의원 궐석 상황을 채워야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원택 국회의원의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후보 결정으로 공석이 되는 ‘김제·부안·군산을’과 신영대 전 의원 지역구였던 ‘김제·부안·군산갑’에서 동시에 선거가 치러질 것으로 보여 ‘미니 총선급’ 경쟁 구도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6명의 후보들이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김제·부안·군산을’은 중앙당 전략공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지역이다. 3선 의원 출신의 김춘진 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박지원 평당원 최고위원과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이광수 민주당 충북도당 사무처장 등의 이름이 당 안팎에서 전략공천 카드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등 전 국회의원부터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거론되며 하마평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일찌감치 재선거 선거구가 된 ‘김제·부안·군산갑’은 김의겸 전 새만금개발청장과 문승우 전북특별차지도의회 의장, 전수미 중앙당 대변인 등이 주요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처럼 두 곳의 선거구에서 하마평이 계속되는 가운데, 거론되는 인사들은 물밑 경쟁 및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두 곳 모두 경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당이 재보궐선거 지역 모두 전략공천을 하기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실제 정청래 대표는 ‘승리와 당선 가능성을 기준으로 한 전략공천’ 방침을 재확인 한 바 있다. 두 지역 모두 중앙당의 최종 판단이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중앙당이 어떤 기준을 적용해 어떤 인물을 공천하느냐에 따라 전북 정치 지형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선거
  • 백세종
  • 2026.04.16 15:21

완주군수 후보 결선, 전직 도의원 합류로 ‘맞불’

20~21일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 완주군수 결선 투표를 앞두고 이돈승 후보와 유희태 후보가 나란히 전직 도의원 출신의 지지를 끌어내며 세확대를 꾀하고 있다. 유 후보와 이 후보는 16일 각각 송지용·국영석 전 전북도의회 의원과 ‘정책 협력’을 발표했다. 양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완주 발전과 군민 행복을 위해 강력한 정책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했다”고 천명했다. 완주군 기초의원(재선)을 거쳐 도의원(재선) 및 의장을 지낸 송 전 의원의 합류와 관련, 유 후보 측은 삼례 등 중부권 표심 확보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선 도의원 출신으로, 고산농협 4선 조합장을 지낸 국 전 의원의 지지를 끌어낸 이 후보측은 북부 6개 면 외연 확장에 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송지용 전 의장은 “유희태 예비후보의 혁신적인 군정 방향에 깊이 공감하며 완주가 전북을 넘어 대한민국 최고의 기초지자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저의 모든 역량을 보태겠다”면서 “정책 협력을 통해 군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겠다”고 전했다. 국영석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 결선 투표에서, 완주의 잃어버린 동력을 되찾고 하나된 힘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돈승 단일후보에게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두 전직 도의원의 지지와 관련, 유 후보는 “송지용 전 의장의 풍부한 경험과 지역에 대한 깊은 애정은 군정 발전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으며, 이 후보는 “ ‘완주의 자존심’을 지키는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 선거
  • 김원용
  • 2026.04.16 15:10

김종담 민주당 전북 도의원 예비후보 “컷오프 부당” 반발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의원 공천을 둘러싸고 컷오프(경선 배제) 논란이 불거졌다. 전주시 제9선거구에 출마한 김종담 예비후보는 16일 공천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으며 재심과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 전북자치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적격 판정까지 받은 상황에서 경선에서 배제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공천 과정 전반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2월 공직후보자 적격 판정을 받고, 지난달에는 별도의 불이익 사유가 없다는 확인까지 받았다”며 “그럼에도 이후 경선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해당 선거구가 뒤늦게 여성경쟁특별선거구로 지정되면서 출마 기회 자체가 제한됐다”며 “사전 기준 없이 진행된 결정은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경선 방식과 후보 결정 기준이 사전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그는 “경선 기준은 예측 가능해야 하고 후보 배제는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선거를 앞두고 기준이 바뀌는 것은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공천 심사 과정의 투명한 공개와 함께 선거구 지정 경위, 외부 개입 여부 등에 대한 전면 조사를 요구했다. 향후 대응과 관련해서는 당에 재심을 신청한 상태로, 법원에 이번 경선에대한 가처분 신청도 진행할 계획이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기자회견 직후 도의회 앞에서 삭발식을 진행하며 “공정한 공천을 바로 세우기 위해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 선거
  • 이준서
  • 2026.04.16 14:49

민주당, 이원택 전북도지사 후보 의결…“인준·감찰·수사 별개”

더불어민주당이 16일 이원택 국회의원을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후보로 최종 확정했다.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이 이어지는 가운데 당 지도부는 인준을 강행하며 본선 체제로 전환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 의원 후보 인준안을 의결했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에 따라 후보 인준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지난 10일 실시된 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안호영 의원을 꺾고 후보로 선출됐다. 이후 안 의원은 ‘제3자 식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재심을 신청했지만 당 윤리감찰단의 ‘혐의없음’ 판단이 유지되며 최종 기각됐다. 경선 결과에 불복한 안 의원은 단식 농성을 이어가며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강 수석 대변인은 “윤리감찰은 계속 진행 중이며 경찰 수사 과정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인준 절차는 당내 규정에 따른 것이고 감찰·수사와는 별개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수사 결과에 따라 추가 조치 가능성도 열어뒀다. 강 수석대변인은 “추후 문제가 발생할 경우 별도의 조치가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전북경찰청도 식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당 윤리감찰단은 강제수사 권한이 없는 만큼 경찰 수사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방식으로 감찰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이 의원은 도민 참여형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경선 갈등 봉합에 나설 계획이다. 이 의원은 “도민과 당원의 선택에 책임을 느낀다”며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달 말 국회의원직을 사퇴한 뒤 도지사 후보로 등록할 예정이다.

  • 선거
  • 이준서
  • 2026.04.16 14:06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 등 심사위원 17인 확정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가 경쟁 부문과 넷팩상, 후지필름코리아상을 결정할 심사위원 17인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번 심사위원단은 국내외 영화계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제작자, 감독, 프로그래머, 평론가 등으로 구성됐다. 10편의 본선 진출작을 심사하는 국제경쟁 부문에는 심재명 명필름 대표와 임순례 감독을 비롯해 마크 페란손 전 베를린국제영화제 프로그램 책임자, 파스칼 보데 감독, 쓰치다 다마키 와세다대 교수 등 5인이 참여한다. 이들은 장편 3편 미만을 연출한 신진 감독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 경쟁 부문은 다큐멘터리의 강세 속에 디디 우 홍콩아시아영화제 집행위원장, 스테판 이반치치 프로듀서, 이해영 감독이 심사를 맡았다. 출품된 153편 중 선정된 10편의 극영화와 다큐멘터리가 대상이다. 1494편의 역대급 출품작 중 30편이 선정된 한국 단편 경쟁 부문은 배우 고아성과 이원석 감독, 대니얼 터너 프로그래머가 심사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특별상 부문인 아시아영화진흥기구(NETPAC)의 넷팩상은 부디 키르티세나 감독, 류훈 감독, 최익환 교수가 비경쟁 부문 아시아영화 중 1편을 선정한다. 영화평론가 3인(박인호·허남웅·손시내)으로 구성된 후지필름코리아상 심사위원단은 코리안시네마 장편상영작 중 감독 1인을 선정해 시상할 계획이다. 심사위원단이 선정한 최종 수상작은 오는 5월5일 전주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공개된다.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 29일부터 5월 8일까지 열흘간 전주 영화의 거리 일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6.04.16 10:12

[건축신문고] 규모보다 밀도가 중요하다

지방 소멸이라는 표현은 더 이상 과장이 아니다. 통계는 이미 다수의 중소도시와 군 단위 지역이 지속적인 인구 감소 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인구가 줄어드는 속도에 비해 공공건축의 공급 속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각종 생활SOC, 문화시설, 체육시설, 복지시설은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이름으로 확충되어 왔으나, 완공 이후의 운영 실태를 들여다보면 이용률 저하와 유지관리 부담 증가라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동일 생활권 내에 유사 기능의 공공시설이 중복 배치되어있고, 시간대별·요일별 가동률은 현저히 낮다. 공간은 존재하지만 프로그램은 채워지지 못하고, 관리 인력과 예산은 분산된다. 건축물은 준공 순간 완성되지만, 지역사회에서의 역할은 점차 축소되는 역설이 발생한다. 이때 문제는 건축의 양이 아니라, 건축의 밀도다. 여기서 말하는 밀도는 단순한 건폐율이나 용적률의 개념이 아니다. 동일한 연면적 안에 얼마나 다양한 기능과 활동이 중첩되고, 얼마나 유연하게 전환 될 수 있는지를 의미한다. 지방 소멸 시대의 공공건축은 ‘더 크게 짓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이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첫 번째 전략은 기능의 복합화다. 행정, 문화, 교육, 복지 기능을 물리적으로 통합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깝다. 동선과 공간구조 자체가 프로그램의 교차를 유도하도록 계획되어야 한다. 낮 시간대에는 행정 민원 공간으로, 저녁에는 주민 모임 공간으로 전환되는 구조, 평일에는 교육 공간으로 사용되다가 주말에는 문화 활동 공간으로 전환되는 구조와 같이 시간에 따라 기능이 변환되는 공간 체계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가변성이다. 지방의 인구 구조는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특정 세대를 위한 시설이 수년 내 이용 대상을 상실하는 사례도 발생한다. 고정된 공간구성과 특정 단일기능에 종속된 구조는 사회적 수요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채 빠르게 노후화된다. 이에 따라 가변형 공간구성과 구조적 유연성을 전제로 한 설계는 변화하는 지역 여건과 인구 구성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 될 수 있다. 또한, 공간 계획과 동시에 운영 주체, 수익 구조, 프로그램 기획, 지역 커뮤니티와의 연계 모델이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 건축은 물리적 그릇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지역 활동을 조직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해야 한다. 지방 소멸 시대에 공공건축은 오히려 작은 면적 안에서 얼마나 높은 활용도를 구현하는지, 제한된 예산 속에서 얼마나 지속 가능한 운영 체계를 마련하는지가 평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이는 건축사의 역할 변화를 요구한다. 건축사는 공간뿐만 아니라 지역의 인구 구조와 재정 여건, 사회적 네트워크를 분석하고 이를 공간 전략으로 통합하는 기획자로 확장되어야 한다. 지방의 공공건축은 이제 ‘무엇을 더 지을 것인가’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공간을 어떻게 더 밀도 있게 사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야 한다. 규모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경쟁력은 활용도 높은 공간의 밀도와 운영을 전제로 한 설계 역량에서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경제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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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4.15 19:09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경옥 동화작가-아미나 루크먼 도슨 ‘프리워터’

최근 2023년 뉴베리상과 코레타 스콧 킹 상을 동시에 수상한 『프리워터』라는 책을 읽었다. 노예 서사를 다룬 것이지만 어린이의 시선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흔히 흑인 노예에 대한 고전이라고 하는 『톰 아저씨의 오두막』과 차이가 있었다. 『톰 아저씨의 오두막』이 흑인 노예의 고통을 공론화하며 노예제 폐지론에 불을 지폈지만, 거기에 나오는 인물들은 시혜의 대상이거나 인내만을 강요받는다. 그러나 『프리워터』는 그 시선을 완전히 뒤집는다. 노예제라는 폭력 앞에서 ‘견디는 인간’이 아닌, 스스로 길을 내는 ‘투쟁하는 인간’의 서사를 보여준다. 소설은 노예 농장이라는 억압의 공간에서 시작해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늪지 속 공동체 프리워터로 이동하며 인간 존엄의 근원을 파헤친다. 『프리워터』는 18세기 미국 남부의 습지와 깊은 숲속으로 도망간 탈주 노예 공동체에서 영감을 받아서 쓴 이야기로, 열두 살 소년 호머와 동생 에이다의 눈을 통해 공포와 희망을 동시에 보여준다. 즉, 소설은 억압의 공간인 농장과 해방의 공간인 늪지라는 두 공간을 대비시킨다. 프리워터는 뱀과 악어가 득실거리고 발이 푹푹 빠지는 위험한 늪지다. 하지만 이런 가혹한 자연은 노예 사냥꾼인 추격자들로부터 지켜주는 천혜의 성이다. 노예 농장은 흑인을 사람이 아닌 재산으로 취급한다. 호머에게 허락된 것은 주인의 명령을 듣는 귀와 노동하는 손과 발뿐이다. 생각이나 감정은 사치이며 가족과의 유대마저도 주인의 기분에 따라 끊어진다. 탈주를 시작하는 사람들 대부분 가족과의 단절이 요인이다. 팔려나간 어린 자식이나 남편을 바라보며 목숨을 걸고 농장을 벗어난다. 반면 깊은 늪지 속에 숨겨진 프리워터라는 공동체는 단순히 숨어 지내는 공간이 아니다. 호머가 프리워터에서 목격하는 것은 단순히 살아내는 생존만이 아니다. 프리워터에서는 지시하거나 채찍을 휘두르고 겁을 주는 사람이 없다. 오직 지시하는 것은 늪지였고, 비가 내려 땅이 젖으면 집에 가라는 뜻이고, 흙이 마르고 안개가 걷히면 일을 하라는 뜻이다. 호머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나’를 위해 선택하는 삶을 배운다. 나무 위에 집을 짓고, 아이들이 하늘을 바라보며 웃고,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 결정하는 행동은 농장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광경이다. 프리워터에서 누리는 자유가 단순히 속박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관계를 주체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임을 알게 된다. 호머는 프리워터에서 서서히 노예로서의 사고와 행동을 지워간다. 그래서 농장에 애나라는 노예를 데리러 갔다가 붙잡힌 엄마를 구하러 공포스러운 농장으로 향한다. 프리워터에서 주체적인 삶을 만들어가는 자유를 알게 되면서 혼자만의 자유는 반쪽짜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직시한다. 즉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하지 않는 자유는 또 다른 고통이라는 걸 알게 된다. 호머가 어머니를 구출하러 가는 과정은 물리적 탈출을 넘어 정신적 해방처럼 보였다. 과거의 호머에게 농장은 도망쳐야 할 공포의 대상이었으나 이제 프리워터에서 얻은 용기를 품고 농장의 질서를 무너뜨리러 가는 전사인 셈이다. 이를 보면서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수많은 억압적 시스템에 대항할 힘은 결국 타자에 대한 연대와 사랑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생각된다. 2023년에 뉴베리상을 받은 이유가 단순히 과거의 비극을 다루었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현대인들은 물리적인 채찍은 마주하지 않지만 자본의 논리나 타인의 평가, 혹은 끊임없는 경쟁이라는 ‘현대판 농장’에 갇혀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프리워터 속에서 질문을 발견한다. 우리는 숨 가쁜 세상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우리만의 늪지’가 있는가? 호머가 늪지에서 발견한 것은 자유를 향한 의지였다. 그것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생존 전략이라고 여긴다. 보이지 않는 것들에게 소진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호머의 용기를 전해주고 싶다. 이경옥 동화작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두번 째 짝>으로 등단했다. 이후 2019년 우수출판제작지원사업과 지난해 한국예술위원회 ‘문학나눔’에 선정됐으며, 2024년 안데르센상 창작동화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의 저서로는 <달려라, 달구!>, <집고양이 꼭지의 우연한 외출>, <진짜 가족 맞아요>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6.04.15 19:07

[천년의 종이, 전북의 내일을 쓰다] 기록을 수호하는 한지의 과학과 현장

본보는 앞선 연재를 통해 유네스코 등재를 향한 흐름(1편)과 전북의 자연이 빚어낸 탄생 과정(2편)을 짚었다. 이제 시선은 완성된 한지가 세상에서 어떤 ‘증명’을 해내고 있는지로 향한다. 한지는 만들어지는 찰나의 미학보다, 수백 년의 고독을 묵묵히 견뎌내는 순간에 그 진정한 가치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기록을 보관하는 서고는 적막하다. 빛은 철저히 차단되고, 온도와 습도는 일정하게 유지된다. 이곳에서 한지는 단순히 쌓여 있는 데이터가 아니라, 세심하게 ‘관리’되는 유물이다. 시간은 기록을 훼손하는 적이 아니라, 어떤 재료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보존의 역사가 될 수도, 소멸의 흔적이 될 수도 있다. 이곳에서 전북의 한지는 단순한 전통 종이를 넘어, 전 세계 문화재 복원의 새로운 표준이자 기록 수호의 최후 보루로 서 있다. △ 닥섬유가 직조한 ‘보존 과학’의 정점 한지가 서구의 양지(洋紙)를 압도하는 생명력을 지니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존 과학의 관점에서 한지는 인류가 발명한 가장 완벽에 가까운 중성지(中性紙)로 꼽힌다. 첫 번째 비밀은 ‘산도(pH)의 안정성’에 있다. 일반적인 복사지나 신문지는 제조 과정에서 표백제와 화학 약품이 대량 투입되어 시간이 흐를수록 산성화된다. 이 과정에서 종이 스스로가 타 들어가는 ‘황변 현상’이 발생하며, 수명은 길어야 50~100년에 그친다. 반면, 전북의 전통 방식으로 제작된 한지는 천연 알칼리성 제액을 사용하는 덕분에 산성화를 늦춘다. 이는 곧 천년이 지나도 바스러지지 않는 생명력의 근거가 된다. 두 번째는 ‘섬유 구조의 결합력’이다. 닥나무의 긴 섬유(장섬유)를 ‘외발뜨기’ 방식으로 얽히게 만드는 한지의 구조는 일반 종이와는 차원이 다르다. 짧은 섬유를 압축해 만드는 양지가 외부 충격에 취약한 반면, 사방으로 그물망처럼 얽힌 한지는 반복적인 접힘과 인장 강도에서 압도적인 내구성을 보여준다. △ 전북의 한지, 국가유산의 결을 잇는 행정의 힘 이러한 과학적 우수성은 행정의 체계적인 뒷받침을 통해 실전 현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최근 전주한지가 창덕궁 연경당의 대규모 복원 공사(약 815㎡)에 투입된 것은 지역 행정력이 일궈낸 값진 성과다. 약 1만 장의 전통 한지가 국가유산의 원형을 복원하는 데 사용됐는데, 이는 지역이 꾸준히 추진해온 ‘전통한지 생산시설 구축’과 ‘품질 표준화’ 작업이 결실을 맺은 사례다. 글로벌 무대에서의 활약도 눈부시다. 전주시는 이미 루브르 박물관과 이탈리아 베네치아 국립 마르차나 도서관 등과 협력하며 전북의 한지를 세계적 고문서 복원지의 표준으로 각인시키고 있다. 완주 소양의 대승한지마을 역시 원형 한지 제조 공법을 고수하며, 기록 보존을 위한 원형 공급지로서 전북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 역설: 박물관을 넘어 일상으로 흐르는 ‘손 한지’의 온기 하지만 이러한 ‘탁월한 보존성’은 역설적으로 한지를 일상에서 멀어지게 만든 원인이 되기도 했다. 값싸고 대량 생산이 가능한 종이가 시장을 장악하면서, 한지는 ‘복원’과 ‘문화재’라는 특수한 영역 속에 박제되었다. 1990년대 전국 100여 곳에 달했던 전통 한지 공방은 현재 20여 곳 남짓으로 급감했다. 도내에서도 장인들의 고령화와 원료 자급률 저하로 생산 기반이 흔들리는 냉정한 현실이 지표로 증명된다. 이에 전주문화재단 한지산업팀은 이 지점에서 ‘제조 산업으로서의 한지’에 주목한다. 재단 관계자는 “한지 산업은 결국 제조가 기반이 돼야 한다"며 "최근 서예나 민화 인구가 늘어나며 한지의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전주한지’라는 브랜드가 가진 가치가 높아 시장의 수요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접근성이었다. 개별 제조업 공장에서 일반 소비자가 소량의 종이를 구매하기란 구조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재단은 전주 한지 전문 숍인 ‘손 한지 판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곳은 전주 한지를 종류별로 한눈에 비교 분석하고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하며,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높은 문턱을 낮추고 있다. 이와 더불어 재단은 한지를 박물관 유리창 너머로 감상하는 대상이 아닌, 직접 만지고 즐기는 대상으로 되돌려놓기 위해 행정적 상상력을 발휘하고 있다. 매년 열리는 ‘전주한지축제’를 통해 다양한 체험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한지 운동회’라는 콘텐츠를 선보였다. 한지를 단순히 쓰는 종이가 아니라 ‘놀이기구’로 활용하는 이 시도는 어린 세대들에게 한지를 친밀한 생활 소재로 인식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한지를 통해 뛰고 놀며 몸으로 익힌 기억은 다음 세대가 한지를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지가 우리 시대에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디지털 데이터조차 수십 년의 저장 수명을 장담할 수 없는 시대에, 스스로 무너지지 않고 천년의 기록을 온전히 품어내는 재료는 한지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한지는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지금도 전북의 공방과 행정 현장에서 숨 쉬며 작동하는 고도의 기술이다. 기획은 이 지점에서 다시 묻는다. 세계가 인정하고 과학이 증명한 이 완벽한 재료가, 왜 우리의 삶 속에서는 사라져가고 있는가. 본보는 앞으로 이 종이를 직접 만드는 현장, 즉 장인들의 거친 손마디와 뜨거운 삶의 궤적을 쫓는다. 한지의 명맥을 이어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 계보가 어떻게 이어지고 혹은 위태롭게 끊어지고 있는지를 생생히 기록할 예정이다.

  • 기획
  • 전현아
  • 2026.04.15 19:06

[사설] 청소년 일상 속 약물 오남용 방치해선 안 된다

전북도 청소년들의 약물 오남용이 더 이상 일부의 일탈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번지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최근 조사에서 도내 청소년 5명 중 1명꼴인 20.9%가 최근 1년 사이 의사 처방 없이 약을 복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기 뇌 발달이 완성되지 않은 청소년에게 약물 오용은 단순한 건강 문제를 넘어 인지 기능 저하와 의존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신호다.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구조적 문제다. 더 심각한 것은 위험을 알면서도 사용하는 현실이다. 응답자의 60% 이상이 전문의약품의 임의 복용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학업 스트레스와 피로를 이기기 위해 감기약과 진통제를 습관적으로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기약 복용 경험은 79.1%, 진통제는 59.7%에 달했다. 이는 과도한 경쟁과 만성적 수면 부족 속에서 청소년들이 약물을 ‘버티기 수단’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선 가정 내 의약품 관리 부실이 문제다. 과거 처방받고 남은 약을 임의로 꺼내 복용하는 행태는 약물 변질과 부작용 위험을 키운다. 여기에 에너지음료 등 고카페인 제품이 또래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청소년들은 일상적으로 자극에 의존하는 생활 방식에 길들여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방치된 환경이 만들어낸 구조적 결과다. 그동안 마약 중심 단속과 공포 위주의 교육은 실제 생활 속 문제를 충분히 다루지 못했다. 청소년 스스로 약물의 영향과 위험을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통합적 약물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촘촘한 예방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청소년들이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도 학업과 일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충분한 수면과 휴식이 보장되는 교육 환경을 만드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정책은 단속이 아니라 생활환경 개선으로 나아가야 한다. 청소년 약물 문제는 단기간의 캠페인이나 훈계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지역의 특성과 청소년의 삶을 반영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보여주기식 대책이 아니라 ‘일상 속 약물 방역’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4.15 19:04

[사설] 김관영·이원택 고발 사건, 신속하게 수사해야

6·3 지방선거가 바짝 다가오면서 정당의 공천을 받아 유권자의 최종 심판을 받을 후보자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 각 후보의 지역발전 정책은 보이지 않고, 불신과 의혹, 비난의 목소리만 들린다.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과 대립이 아직까지 선거판을 지배하고 있다.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공천은 단순한 정당의 내부 절차가 아니라, 유권자에게 선택지를 제시하는 첫 단계이기 때문이다. 전북지역 선거판의 이 같은 갈등과 대립의 한복판에는 역시 전북지사 공천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민주당 경선에 나섰던 김관영 현 지사와 이원택 의원이 비슷한 시기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각각 고발되면서 전북 지역 선거판이 요동쳤다. 하지만 윤리감찰을 실시한 민주당의 판단은 정반대였다. 김 지사는 초스피드로 제명됐고, 이 의원은 무혐의 판단을 받았다. 양자 대결로 치러진 경선에서 패배한 안호영 의원이 당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역시 기각됐다. 우여곡절 끝에 민주당의 전북지사 공천은 마무리됐다. 그런데 논란과 갈등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 쌓인 감정의 골과 의혹이 아직껏 해소되지 못한 채 이어지면서 지역정치권 전반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민주당의 공천 과정이 오히려 지역사회에 새로운 분열의 불씨가 되는 양상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혼란 속에서 지역발전 정책이 실종됐다는 점이다. 전북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지역경제와 민생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는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다. 이대로라면 선거가 끝난 뒤에도 지역사회에 남는 것은 발전의 동력이 아니라 깊어진 불신과 분열, 그리고 앙금일 것이다. 결국 가장 큰 피해자는 유권자, 곧 도민이다. 지역사회 혼란을 줄이기 위해 김관영 지사와 이원택 의원을 둘러싼 선거법 위반 혐의 고발 사건에 대한 신속한 수사가 요구된다.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관련 의혹이 장기화될 경우, 불필요한 추측과 해석이 확산되며 지역사회 갈등과 분열을 키울 수 있다. 수사기관의 신속하고 엄정한 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치적 유불리와 무관하게 사실관계를 명확히 규명해서 불필요한 논란을 조기에 정리하는 것이 지역사회 혼란을 줄이는 길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4.15 1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