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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이용자, 나흘 만에 감소 전환…이탈 본격화 조짐

쿠팡을 쓰는 일간 이용자가 나흘 만에 하락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데이터 테크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2일 쿠팡 일간 활성 이용자(DAU)는 1천780만4천51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일 역대 최대 일간 이용자 1천798만8천845명보다 18만명 이상 급감한 수치다. 또한 지난달 29일부터 사흘 연속 이용자 수 증가세를 보이다 나흘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바뀐 것이기도 하다. 다만 일간 이용자 수는 여전히 1천700만명대를 유지했다. 쿠팡 일일 이용자 1천700만명대 기록은 지난달 30일부터 사흘 연속이다. 이를 두고 소비자들의 쿠팡 이탈 조짐이 이제부터 현실화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개인정보 노출이 대규모 유출 사태로 확산한 지난달 29일 이후 로그인과 비밀번호 확인 또는 회원 탈퇴 방법 모색 등 점검 차원에서 쿠팡 앱·웹에 접속하는 소비자들이 일시 급증했다가 일부가 이탈했다는 것이다. 쿠팡 계정을 최근 해지했다는 한 소비자는 "쿠팡의 사후 조치에 실망한 나머지 탈퇴하려고 며칠 전 앱에 접속했다"며 "그 절차가 너무 까다롭고 복잡해 탈퇴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실제 PC 화면으로 탈퇴를 진행할 때는 마이쿠팡에 접속한 뒤 개인정보 확인/수정→비밀번호 입력→화면 하단 '회원 탈퇴' 클릭→비밀번호 재입력→쿠팡 이용내역 확인→설문조사 등 6단계 절차를 거쳐야 회원 탈퇴 신청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쿠팡이 설정한 이 절차가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인 '이용자의 해지권을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사실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 경제일반
  • 연합
  • 2025.12.05 11:17

지방선거 180일 앞으로…'어게인 2018' vs '어게인 2022'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6·3 대선과 공교롭게 같은 날짜에 치러지는 내년 6·3 지방선거는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꼭 1년 만에 실시하는 전국 단위 선거다. 이재명 정부 초기 국정 운영에 대한 민심 평가를 압축적으로 엿볼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인 셈이다. 지방 권력은 중앙 정부의 정책이 실제로 작동하는 '모세혈관'인 만큼 선거 결과는 향후 국정 과제의 추진 속도와 여야 역학 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민선 9기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장, 광역·기초의원, 교육감 등을 한꺼번에 선출하는 이번 지방선거는 내년 6월 3일 전국 17개 시·도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선거 180일 전인 이날부터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의 인쇄물 배부 금지 등 위법 활동 규정이 적용된다. 시·도지사 및 교육감 선거를 시작으로 예비후보 등록은 내년 2월부터 시작된다. 후보자 등록은 5월 14∼15일 이뤄지고, 같은 달 21일부터 본격적인 선거기간에 들어간다. 이번 선거는 지난 6·3 대선의 '연장전' 성격으로, 그 결과는 이재명 정부 초반 국정 운영에 매길 '국민 성적표'라는 상징성을 띤다. 현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을 배출한 더불어민주당이 절대다수 국회 의석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움켜쥔 상황에서 출범했다. 집권여당이 지방선거까지 승리한다면 입법부, 중앙권력에 이어 '풀뿌리' 지방권력까지 틀어쥐는 정권으로 재탄생한다. 이럴 경우 정국 주도권을 확실히 틀어쥔 채 역대 가장 강력하고 견고한 국정 운영 기반을 갖추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집권 초기 '정권 안정론'에 힘을 싣고 12·3 계엄 사태에 대한 '내란 심판'을 부각하고 있다. 총력전을 통해 '어게인 2018' 영광을 재연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2018년 민주당은 부산·울산·경북(PK), 강원 등 험지에서 광역단체장은 물론이고 기초자치단체장까지 휩쓸었다. 당시 문재인 정부 집권 1년 만에 치러진 선거에서 17개 광역단체장 중 14곳을 가져가는 '역대급 압승'을 거뒀다. 물론 집권여당이 집권 후 첫 전국 단위 선거에서 고전하거나 패할 경우 남은 임기 동안 국정 운영 동력 저하로 각종 과제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국민의힘은 '2022 어게인'을 노린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치러진 2022년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17개 시·도 중 12곳의 광역단체장을 휩쓸며 압승했다. 4년 전 영광 재연을 위해 이재명 정권이 '내란 몰이'와 '입법 독주'에만 몰두한 채 민생을 외면했다는 심판론을 펼 것으로 보인다. 12·3 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연이은 대선 패배로 심대한 정치적 타격을 입은 국민의힘으로선 '반전 모멘텀'을 위한 선거 승리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선거에서 승리하면 정치적 재기를 꾀할 수도 있겠지만, 패배 시 지리멸렬한 야당이란 꼬리표 속에 보수 궤멸 위기감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현재 '탄핵(계엄) 찬성파'와 '탄핵 반대파'로 나뉜 보수 진영이 전열을 재정비하고 어떤 후보를 내세울지에 따라 선거 구도가 요동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현재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율 차이는 탄핵에 찬성한 보수가 국민의힘에서 이탈한 결과가 반영된 것"이라며 "만약 보수 진영에서 '탄핵 찬성 주자'를 간판으로 내세운다면 선거 구도는 초박빙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잠룡들의 행보도 관심사다. 그간 한국 정치사에서 지방선거는 주요 정치인들의 정치적 체급을 단숨에 올릴 수 있는 발판으로 통했다. 이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은 각각 경기도지사와 서울시장을 교두보로 대선에 도전해 결국 국가 최고 권력을 거머쥐었다. 내년 지방선거에도 여야를 막론하고 도전장을 내민 잠룡 주자들이 적지 않다.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은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시장의 '5선 도전'이 주목된다. 국민의힘 내에선 5선 나경원 의원도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꼽힌다. 민주당에선 박홍근·서영교·박주민·전현희·김영배 의원 등 서울 지역구 의원들과 함께 홍익표·박용진 전 의원, 정원오 성동구청장 등이 후보군을 형성한다. 다만 오 시장의 '현역 프리미엄'을 상쇄할 경쟁력 있는 주자가 필요할 경우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김민석 국무총리,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 같은 중량감 있는 인사 차출론도 불거질 수 있다. 경기도지사 자리를 두고는 여야의 분위기가 엇갈린다. 경기도가 수도권에서 민주당의 강세 지역으로 꼽히는 만큼 당내 경선에 도전하는 주자들이 적지 않다. 민주당에선 현직 김동연 지사의 재도전이 점쳐지는 가운데 추미애·박정·권칠승·김병주·한준호·염태영·강득구 의원 등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반면 경기도에서 상대적으로 당세가 약한 국민의힘 등 보수 진영에선 마땅한 후보군이 현재로선 부각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안철수·김은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한동훈 전 대표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이밖에 민주당이 '탈환'을 노리는 강원도지사, 충남·충북도지사 및 대전시장, 부산시장, 경남도지사, 울산시장 등을 놓고도 여야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 정치일반
  • 연합
  • 2025.12.05 11:17

‘수능 만점’ 전주한일고 이하진 군 “무너지지 않으려는 믿음이 중요”

전주한일고등학교 이하진 군은 5일 ‘수능 만점’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하진 군은 중학교때도 전교 15위권을 유지할 정도였지만 고등학교 진학 이후 꾸준한 자기 계발과 학교에서의 체계적인 학습, 올곧은 인성을 바탕으로 한 열정적인 학교생활로 놀라운 성장을 이뤄냈다. 이 군은 고등학교 1학년 말 내신 1.09등급에서, 2학년 말 1.07등급, 3학년 1학기를 마친 후 1.05등급을 기록하며 성적이 꾸준히 향상됐다. 또한 전국연합학력평가와 평가원 모의평가에서도 모든 과목 평균 1등급을 유지하는 등 뛰어난 실력을 입증했다. 그리고 이러한 성취의 결과로써,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일반계 고등학교 재학생으로서 수능 만점, 전국 수석의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이하진 군에게 수능 만점의 비결을 들어봤다. △ 수능 만점 성적표 받아봤는데 소감 한 마디. “물론 좋은 성적을 받기를 기대했으나 모두 맞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기쁘고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먼저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부모님께서 제 선택을 존중하고 지지해 주신 덕분에 끝까지 편안히 공부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성과를 얻은 것은 학교에 계신 교장 선생님을 비롯한 많은 선생님들의 체계적 지원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학교에는 경력이 많은 훌륭한 선생님들께서 많이 계시기 때문에 수능 시험에 대비한 노하우를 많이 알려주셨고, 또 젊은 선생님들과 활발히 소통하며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3년간 학교생활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 원래부터 공부를 잘했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중학교 때는 전교 15등에서 25등 사이를 왔다 갔다 했고, 고등학교 입학 성적도 36등으로 최상위권이라고 부를 만한 성적은 아니었습니다. 내신과 수능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공부의 균형을 맞추려 노력했습니다. 내신의 경우 수업을 듣기 전 교과서를 미리 한 번 가볍게 읽어보며 내용을 숙지했습니다. 수업 시간에는 선생님께서 어떤 부분을 강조하시는지 확인하고, 어떻게 문제를 출제하실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내신 대비 기간에는 이를 바탕으로 스스로 문제를 만들고 친구들과 함께 풀어보기도 했습니다. 내신 기간 이외에는 모의고사 준비 위주로 학습했습니다. 다양한 문제를 풀고, 답을 맞히더라도 더 좋은 풀이가 있는지, 잘못 생각한 부분이 있는지 스스로 점검하며 공부했습니다.” △ 성적 하락 등 슬럼프를 겪지는 않았는지. 슬럼프가 있다면 극복 방법은. “무너지지 않으려면 믿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나 자신을 믿고, 내가 믿는 사람들이 나를 믿어준다면 흔들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으로 그때그때 그 순간에 충실하며 공부하다 보니 별다른 슬럼프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학력향상 도전학교를 통해 실시한 주말 모의고사 프로그램에 매주 참가하며 시간에 맞춰 문제풀이를 해 보는 경험을 통해, 실전 감각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또한, 수능 한등급올리기 90일 프로젝트에 3학년 2학기 때 참가해 학교에서 제공한 실전 모의고사 문제지를 많이 받을 수 있어 탐구 영역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 후배들에게 소개할만한 ‘나만의 공부 비결’은. “어느 정도 공부를 한 학생이라면 수학 교과서를 한 번쯤 읽어는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수능이든 내신이든 교육과정에 기초해 문제를 내며, 교과서는 이를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려주시는 책입니다. 시험을 보는데 출제 범위와 출제 의도 정도는 알고 들어가야 하는 게 당연합니다. 물론 교과서 위주로 공부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교과서만 보고 만점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그렇지만 공부하면서 방향을 잘못 잡았을 때 올바른 길을 보여주는 나침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의 진로 계획이나 관심 분야는. “어렸을 때부터 의사를 희망해서 의대에 지원하려고 합니다. 의사 중에서도 특히 내과, 그중에서도 호흡기 내과 의사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내과가 제 생각에는 사람을 살리는 일과도 제일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과 중에 하나인 것 같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부터 천식, 비염 이런 거를 참 많이 앓아서 자연스럽게 호흡기 내과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제가 수시로 서울대 의대, 가톨릭대 의대, 성균관대 의과대학에 합격을 했는데요. 면접을 실제로 본 학교는 서울대 의대만 갔습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수능을 공부하다 보면 누구든지 어느 순간 지치기 마련입니다. 그 시기가 됐을 때 포기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을 찾아보며 이겨내면 좋겠습니다. 1년 동안 아낌없이 도움을 주신 담임 선생님과 언제든 나를 믿어준 부모님께 정말 감사하고, 친구들도 수능 공부하느라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열정적으로 지도해 주신 전주한일고등학교의 한영숙 교장 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학교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강모 기자

  • 교육일반
  • 이강모
  • 2025.12.05 10:54

[데스크 창] “청곱창김 위기, 적극행정 없이는 산업도 없다.”

‘청곱창김(학명: 하이타넨시스)’을 둘러싼 논란이 ‘바다의 검은 반도체’라 불리는 김 산업 전반을 흔들고 있다. 최근 국립수산과학원(이하 수과원)은 청곱창이 중국산 단김과 유전적으로 유사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국내 해역에는 단김이 자연 서식하지 않는다”고 단정했다. 청곱창의 국내 자연발생 가능성을 전면 부정한 것으로, 이 판단이 행정에 적용될 경우 어민들은 하루아침에 ‘불법 종자 취급자’로 내몰릴 수 있다. 중국산 단김은 국내 생산과 유통이 금지된 품종이기 때문이다. 반면 수년간 지역 해역에서 청곱창을 양식해 온 어민들과 배양업체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한다. 이들은 “단순한 외래종 도입이 아니라 과거 지역 해역에서 자연산으로 보이는 개체를 채취해 10년 넘는 실패와 재도전을 반복한 끝에 지금의 청곱창을 배양했다”고 주장한다. 정부기관의 분석과 어민들의 현장 경험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셈이다. 이 충돌은 즉각적인 산업현장의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단속 우려로 신규 양식시설 설치는 멈췄고, 기존 양식 규모도 축소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현행 식품위생법이 합법적인 가공원료를 참김·둥근돌김·모무늬돌김·방사무늬김·잇바디돌김으로 한정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청곱창이 단김으로 판정될 경우 양식·가공·유통이 모두 제약받는다. 현실과 행정이 엇박자를 보이는 법적·행정적 불확실성이 산업 전반을 옥죄는 형국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대목은 정책이 기후변화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연안 수온 상승이 일상화된 지금, 고수온에서도 생장 가능한 청곱창과 같은 품종은 지역 특산물을 넘어 미래대비 전략자원이다. 실제 동해에서만 잡히던 오징어가 서해에서 대량 어획되는 사례처럼 해양 생태계는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성을 통한 새로운 양식 전략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 조건이다. 그럼에도 청곱창을 신품종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행정적 판단의 기준과 배경이 무엇인지, 그 기준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점 역시 논란을 키우고 있다. 불투명한 검증 체계와 제한된 정보만으로 산업화 여부가 좌우되는 상황은 국가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단속 중심의 접근으로는 갈등만 확대될 뿐이다. 기후변화 등 외적인 변화의 흐름에 맞춰 품종등록제도 정비, 합법적 재배기준 마련, 산업 지원 정책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농업분야가 국가등록품종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 사례는 이미 충분하다. 청곱창 문제는 단순한 품종 논쟁이 아니다. 지역경제, 어민의 생계, 산업화 전략까지 걸린 복합적 의제다. 과학과 제도가 조화롭게 작동할 때만 합리적 해법이 나온다. 정부기관이 적극행정을 통해 신뢰를 구축할 때만 어민들은 불안을 덜고 안정적인 생산을 이어갈 수 있으며, 지역의 산업화 전략도 현실성이 생긴다. 단순한 유전자 유사성만으로 산업화와 유통을 제한하는 접근은 너무 섣불리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예측 가능한 변화를 반영하는 적극 행정이 뒷받침될 때, 청곱창은 고군산군도, 나아가 우리나라의 미래 수산자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변화를 반영치 않는 행정은 탁상행정이며 국민을 옥죄기만 하는 죽은 행정이다. 제자리걸음 행정이 아니라, 현장을 믿고 변화에 맞춰 제도를 바로잡는 용기가 지금 정부에 필요하다. 군산=문정곤 기자

  • 오피니언
  • 문정곤
  • 2025.12.05 10:43

살아보지도 못한 집에 ‘이자 폭탄’···군산 유탑유블레스 피해자들, 국회 앞서 ‘절규’

군산 ‘은파호수공원 유탑유블레스’ 민간임대아파트 공사 중단 사태로 피해를 입은 계약자들이 국회와 새마을금고 중앙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와 금융기관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집회에는 약 150명의 계약자가 참여해 민간임대아파트 연쇄 부도에 따른 서민 피해 보상 법제화와 새마을금고의 중도금 이자 청구 중단을 요구했다. 문제가 된 아파트는 ‘10년 안심임대주택’,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분양보증’, ‘무이자 혜택’ 등을 앞세워 계약자를 모집했다. 그러나 시공사 유탑건설이 지난 10월 2일 자금난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공사가 전면 중단됐고, 시공사가 약속했던 ‘중도금 무이자’ 혜택까지 사실상 무효화되며 갈등이 본격화됐다. 시공사의 이자 대납이 끊긴 이후 새마을금고는 계약자들에게 매달 수십만원의 이자를 청구하기 시작했다. 피해자들은 “부실한 건설사가 임대사업자 자격을 얻지 못하도록 국회와 HUG가 관리했어야 한다”며 공사 중단에 이어 금융기관의 이자 부담까지 떠안게 된 현실을 강하게 성토했다. 계약자 중 일부는 대출 약관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했거나 관련 서류를 전달받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모호한 약관을 근거로 세대당 100만원이 넘는 이자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즉각적인 청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민간 임대아파트 시행·시공사의 부도가 잇따르면서 서민 주거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HUG의 대위변제가 이뤄지기 전까지 계약자가 장기간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 역시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 신혼부부 피해자는 “정부가 보장하는 임대아파트라는 말을 믿고 계약했는데, 입주도 못한 집의 이자까지 떠안는 현실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새마을금고의 책임 있는 조치와 감독기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집회에 참여한 ‘살맛나는 민생실현연대’ 관계자는 “시행사·시공사·보증기관 간 책임 분담 구조를 재정비하고, 집단대출 부담을 계약자에게 전가하지 못하도록 국회가 반드시 법제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산=문정곤 기자

  • 군산
  • 문정곤
  • 2025.12.05 10:12

역대급 불수능 속 수능 만점 5명, 전북에서도 1명 나왔다

2026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역대급 불수능으로 평가된 가운데 전국에서 5명 밖에 나오지 않은 수능 만점자에 전북 수험생도 이름을 올렸다. 주인공은 전주한일고 3학년 이하진 군. 전북 수험생 가운데는 만점은 아니지만 1~2문제를 틀린 학생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이하진 군이 2026학년도 대학수능력시험 전 과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전북에서 수능 만점자가 나온 것은 8년 만이고, 특히 N수생이 아닌 재학생 만점자는 무려 10년 만이다. 이 군은 입학 당시 최상위권이 아니었다고 한다. 하지만 3년 동안 학교의 체계적인 수업과 관리, 교육청의 학력신장 프로그램과 같은 학습지원을 바탕으로 성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일고 측은 △방과후 교과보충·심화학습 △학생 맞춤형 학습 클리닉 △모의고사 분석 상담 등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 계획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관리한 것이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이 군은 “과학탐구Ⅱ 과목은 자료나 실전 모의고사 문제가 많지 않아 어려웠는데, 전북교육청의 ‘수능 한등급 올리기 90일 프로젝트’를 통해 학교에서 제공하는 실전 모의고사 문제를 많이 풀어본 점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문성 도교육청 중등교육과 장학관은 “전북교육청이 추진 중인 학력신장 프로그램과 진로·진학 지원 정책의 효과를 구체적으로 입증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학력신장 프로그램을 고도화해 학생들의 실력을 키우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강모 기자

  • 교육일반
  • 이강모
  • 2025.12.05 08:52

‘핵융합’하자던 전북정치권 ‘핵분열’

핵융합을 통해 전북 미래발전을 도모하자던 전북정치권이 정작 자신들은 핵분열을 거듭하고 있다. 4일 전북정치권 관계자 다수에 따르면 지난 3일 내년 국가예산 발표까지 마무리되면서 도내 주요 자치단체장 출마예정자 캠프 가동도 본격화했다. 실제 주요 자치단체장 후보군은 이미 출마를 선언하거나 연내 출마 선언 계획을 확정했다. 이는 곧 전북정치권이 ‘원팀’이 아닌 살아남기 위한 ‘전쟁’에 돌입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전북은 역대 가장 치열한 도지사 선거가 예고돼 있어, 전북의 파벌이 최소 3~4분열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바라보는 지역 여론은 냉정하다. 선거로 인한 경쟁은 불가피한 사안이지만, 이 같은 현상이 지역을 더 잘 살게 하려는 업적 경쟁이 아닌, 불필요한 지역 내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미 △전주·완주 통합 △하계올림픽 유치 △인공태양 △새만금 등 주요 현안을 두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논의 대신 인신공격으로 채워진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심지어 반 윤석열 정서가 강한 전북에서는 모든 유력 주자들이 12·3 불법 계엄, 즉 내란에 대한 생각이 똑같음에도 특정 후보가 계엄을 묵인하거나 가담했다는 낭설까지 퍼뜨리고 있다. 이 때문에 각 후보 진영을 중심으로 SNS에서 계엄 당일 해당 출마예정자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를 전시하는 게 일상이 됐다. 12·3 내란마저 지역정치권에선 지방선거에 활용할 홍보 도구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원팀 기조가 끝난 것은 전북 국회의원과 전북도지사, 그리고 기초단체장들이 한자리에 모이기 어려워진 현실이 방증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 언론 등에선 현안관련 논의 등에 불참하는 국회의원에 대해 성토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선거를 앞둔 시점에선 ‘들러리’ 대신 ‘내가 중심이 되는 프레임’을 더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분위기가 흘러가고 있다. 쉽게 말해 선거가 끝날 때까지 전북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 요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승자 하나만 살아남는 선거의 특성 상 ‘너도 잘했고 나도 잘했고’가 성립되지 않는 속성 때문이다. 여론을 의식한 정치인들은 표면적으론 항상 ‘원팀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그 행동이 말에 그치는 것도 이런 분위기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까닭이다. 전북의 정치적 환경은 더욱 특별하다. 민주당 독주 체제로 본선에서 정책이나 업적 대결이 무의미해서다. 쉽게 말해 일반 도민보다 민주당원이나 당 지도부, 도당의 니즈를 충족하는 게 전북정치인들의 생사와 직결된다는 의미다. 전북정치권 관계자 A씨는 “민주당 내 역학 구도나 정치인들 간 이해관계가 복잡해질수록 대승적 차원에서 정치인들이 손을 잡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는 친소 관계나 인맥에 따라 언론까지 동원돼 활발한 네거티브전이 펼쳐질 것이다”고 예상했다. 다른 정치권 관계자 B씨는 “이제는 아예 정책개발이 소설책을 쓰는 수준이 됐다”며 “누가 더 그럴싸하고 도민의 도파민을 자극할지만 연구한다. 주민들의 지역발전에 대한 욕구를 어떻게 실현시킬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사라진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김윤정 기자

  • 정치일반
  • 김윤정
  • 2025.12.04 19:18

[금요수필] 아, 옛날이여!

하늘 높은 가을에는 내 가슴속에 오래도록 머물고 있는 작은 그리움 하나가 자리하고 있다. 선산이 바로 뒤에 있는 우리 집은 누가 ‘산직이’ 집이라고 이름을 붙여주지는 안했지만, 자연스러운 산직이 집일 수밖에 없었다. 아버님 살아 계실 때는 하루아침도 거르지 않으시고 산을 돌아보고 오시는 모습이 참으로 정성스러워 보였다. 시아버님(신석정)이 가시고 난 뒤부터 그 일이 우리 몫으로 넘겨진 것은 당연한 일이 되었다. 우리 내외는 그 정성이 반절도 안 되지만 아버님의 유지를 받드는 마음으로 산 돌보는 일을 열심히 했다. 야트막한 산오름은 부담스럽지 않아 좋았다. 조상님들의 묘를 둘러보고 부모님 묘 앞에서는 기쁘고 슬픈 사소한 얘기들까지도 낮은 소로 아뢸 수 있었다. 선산 밑에서 살고 있는 것이 나름의 작은 행복을 누리며 사는 것이라고 스스로 만족하며 살고 있었다. 선산으로 가는 길은 우리 집을 지나지 않고는 갈 수가 없다. 그래서 산을 찾는 사람들이면 오며 가며 꼭 우리 집을 들르게 되어 있었다. 추석날 때면 우리 집은 귀성객이 붐비는 대합실처럼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그 시절은 제대로 갖춘 식당도 여의치 않았다. 그래서 객지에서 오신 분들은 대부분 점심을 우리 집에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살아생전 아버님께서 항상 우리에게 이르신 말씀은 ‘손님을 잘 대접해 보내지 않으면 가고 난 뒤에 후회한다.’고 하셨다. 그 가르침에 산을 찾는 일가분들은 꼭 우리 집에서 식사를 하고 가시도록 했다. 특히 추석에는 조상숭배 정신에 따라서 멀리 도회지에 사는 조카들과 질부들 그리고 그 아이들까지 삼대가 한데 묘소를 찾았다. 그러므로 넓은 마당은 금세 축구장도 되고 잔디밭 위는 씨름판도 되었다. 그렇게 모이다보니 거의 30여명이었다. 산에 성묘를 다녀오는 동안까지 식사 준비가 미처 안 되었을 때는 내가 총지배인이 되고, 손님들까지 합세하여 바쁘게 준비해야 했다. 많은 사람에게 음식을 나르다 보니 안 쓰던 그릇까지 총동원되었다. 거기에 곁들여 웃음꽃도 함께 피고,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반짝 열리는 도깨비 시장 같았다. 거실은 물론 방마다 상을 펴고 식사하는 모습을 보면 그동안의 힘들었던 얼굴들에 웃은 꽃들이 피었다. 그리고 맛있다며 자꾸만 추가 주문을 받으며 마치 잘 되는 식당 같은 분위기다.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마음에 얘기는 꽃을 피우고 얽히고설킨 핏줄들은 하나의 혈맥이 되어 같은 방향으로 흐르는 물처럼 아름다웠다. 진한 가족애는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뜨거운 피가 내 온몸을 타고 도는 듯하였다. 어떻게 해서라도 식사를 하고 가야만 내 마음도 편안했던 그 시절이었다. 식사 후식으로 텃밭 울타리 과일들을 깎아 대접하고 나면 질부들은 주방에 들어가 설거지를 하면서 그동안 못다 한 얘기들로 접시가 뒤집어졌다. 함께 어우러져 서로를 보듬어 안을 수 있는 진한 가족애는 테두리를 만들어 주었다. 추석이라는 명절은 함께 모여 조상들도 숭배하고 자손들의 우애도 돈독히 다질 수 있으니 얼마나 아름다운 풍속인가? 우리 집 텃밭은 사계절 무공해 먹거리 보급장 역할을 한다. 앞으로도 우리 후손들이 조상님들 잘 모시고 번창할 수 있도록 보살펴 주시기를 소망합니다. △ 김호심 수필가는 <한국문인>으로 등단했다. 현재 행촌수필이사, 석정문학과 운영위원, 부안문화원 시낭송 지도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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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04 19:09

[청춘예찬] 그땐 그게 전부였다 –이별편

12월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별의 계절이다. 이별을 생각할 때 먼저 떠오르는 건 졸업식이다. 졸업식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노래 ‘이젠 안녕’. 네 번의 졸업을 거쳤음에도 친구들과 헤어짐의 인사를 나누느라 바빠 노래 가사에 집중한 적이 없었다. 우연히 가사를 볼 기회가 있어 곱씹어 보니 노래는 담담한 어조로 이별을 전하고 있었다. 서로 갈 길을 위해 멀어지는 안녕은 ‘다시 만날 거라는 약속’을 남긴다. 그러나 각자의 삶을 살다 보면 약속 한 번 잡기가 참 어렵다. 대학생이 되고 친구들과 만나기 위해서는 한 달 전부터 달력을 펴서 함께 날을 정해야 한다. 학교 끝나고, 학원 끝나고 잠깐 떠들던 그 시절의 우리가 아니었다. 현실을 경험해서일까. 이별은 ‘쉽게 만나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어느 때에는 ‘가까운 사람의 죽음’과 같은,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이별도 다가올 것이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겪는 건 단순한 이별이 아니라 마음의 한 부분이 뚝 떨어져 나가는 감정일지도 모른다. ‘이별이 두려운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는 책에는 여러 이별이 등장한다. 친구와 이별, 첫사랑과 이별, 애완동물과 이별, 가족과 이별 등이다. 이별은 피할 수 없으니 견뎌야 한다는 사실. 이 사실은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하지만 ‘오늘이 가면 내일이 오고, 새파란 청춘이 가면 성숙한 어른 삶이 오듯이’라는 책 구절처럼 우린 이별과 함께 살아간다. 이별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순간이고, 그 정도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친구와의 관계가 멀어지거나, 함께했던 사람과 볼 수 없는 일. 이런 크고 작은 이별 중 누군가는 감당하기 힘든 이별을 경험했을 수 있다. 오늘은 전북대신문 퇴임날이다. 신문사에서 활동하며 매번 기사 마감에 쫓겼다. “해뜨기 전에 집 들어가면 다행”이라고 말하며 마감날은 그날 남은 마지막 에너지까지 쏟고 기진맥진 상태로 집에 들어갔다. 하지만 신문사와 이별을 하게 된 이 순간. 그때 그 전부가 얼마나 소중하고 재밌던 순간인지 알게 됐다. 생각해 보면 이별은 늘 나에게 아쉬움만 준 것은 아니다. 한때 세상의 전부였던 연인과의 이별에서 사랑을 배웠고, 함께 웃으며 놀던 친구와의 이별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됐다. 그때 그게 전부인 줄 알았던 관계의 이별 속에서 또 다른 소중함을 배웠다. 이렇게 이별을 통해 성장하고, 한 걸음 나아가는 내가 되기도 했다. 나는 오늘 또 한 번의 안녕을 준비한다. 바로 ‘청춘예찬’과의 이별이다. 이번 6편의 글을 쓰는 일이 늘 수월했던 것은 아니다. 퇴고에 허덕인 날도 있었고, 마감과 시험, 발표 일정이 한꺼번에 몰려 글을 붙잡고 있는 것조차 버거운 순간도 많았다. 하지만 글을 쓸수록 더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 소설책과 시집을 읽으며 공부했다. 내 감정을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노력했고, 점차 내 글에 애정이 생겼다. 그렇게 쓰고 고치고 다시 읽으며 어제보다는 조금 더 단단해진 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글을 끝으로 연재는 마무리되지만, 필요한 순간이 오면 또 다른 글을 쓰게 될 것이다. 나는 그동안의 여러 이별에서 그랬듯, 이번 이별 또한 나를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하리라 믿는다. 6번째 글을 마무리하며 ‘그땐 그게 전부였다’ 연재에 안녕을 고한다. 송주현 전북대신문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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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04 19:07

[금요칼럼]선호투표제 내년 지방선거부터 실시하자!

계엄과 탄핵 그리고 대선의 1년이다.한 해에 한 번 있을까 싶은 정치 사건의 연속이었고 그 여파로 민주주의 위기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지난 1년은 정치 실패의 가장 나쁜 결과다.정치의 실패는‘갈등 조정 능력의 상실과 소통 단절 그리고 양극화의 극단화’를 말한다.대한민국 공동체 공론장의 완전한 붕괴로 여야는 각자의 에코 챔버(echo chamber)속에서만 목소리를 계속 높인다.여야가 정책 경쟁보다는 진영 논리와 반사이익의 정치에 몰두한다. 1년은“위로부터의 민주주의의 위기”다.‘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들이 민주주의의 후퇴와 역행’을 가져왔기 때문이다.오히려 그들이 민주주의의 규범과 제도를 서서히 약화시키고 결국 파괴한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최근“완벽한 민주주의”로 평가 받아온 우리 민주주의의 퇴행이자 최근 전 세계적인 독재화 경향의 한국적 결과다.민주주의는 언제나 위태롭고 그래서 시민의 비판과 참여를 요구하는 것이다. 정치의 실패는 정당 실패의 산물이다.정당의‘게이트키퍼(문지기) 기능 부전과 당내 민주주의 붕괴 그리고 정책 능력의 상실’등이 정치 실패의 입구이자 필요 조건이다.정당이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당이 민주주의 역진을 가속화 하는 주체가 된 것이다.‘공동체 붕괴는 물론 헌정 위기와 위임 민주주의의 권력 실패’로 이어지는 정치 실패의 출발점이 바로 정당의 실패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정치적 양극화의 주범이자 동시에 수혜자다.이념적 양극화는‘회피와 배제’의 정서적 양극화로 악화됐다.양당의 여론 여과 기능은 사라지고 소수의 강경론이 의사결정을 주도하며 결국 정당은 시민 대표성을 상실한다. 민주당의“1인 1표제”와 국민의힘의 “당심 70% 경선 룰”논란은 정당 회복과 정상화와 거리가 멀어 보인다.‘당원 주권주의’와‘당원 권한 강화’를 각각 명분으로 하지만 속내는 소수의 강성 당심을 더 강조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대표성 약화와 정당성 위협 그리고 중도적 민심 이탈의 우려가 제기되는 까닭이다. 그 끝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이 정당 실패를 넘어 좀비 정당이 되는 것이다.좀비 정당은“공식적으로는 존재하지만 실질적 기능과 영향력을 상실한 정당”이다.형식적으로는 민주적 절차를 유지하지만 실제로는 시민의 이익을 대표하지 못하며 정책 경쟁력도 상실하여 결국 공동체 통합 기능도 수행하지 못하는 정당이다. 정당이 시민사회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현상은 카르텔 정당으로도 설명된다.민주당과 국민의힘은“적대적 공생의 카르텔”의 극단화된 경우다.양당이 겉으로는 서로 공격하면서도 양당 모두 기존 정치 질서의 유지에는 공동의 이해관계를 갖는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라는‘적대적 공존의 카르텔’구조를 유지하게 하는 원동력은 정치자금과 정당법이다.둘 다 입법 사항으로 양당이 결정하고 언제나 만장일치다.양당 전체 정치자금의 절반 이상은 우리가 낸 세금이다.‘중앙당은 수도에 둔다.’는 정당법은 지역 기반 신생 정당의 진입을 원천 차단한다. 정치 복원이 정당 회복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좀비 정당의 적대적 카르텔 구조가 해체되지 않는 한 정당의 정상화는 불가능하다.따라서 정치자금과 정당법으로 지탱되는 양당 독점 카르텔 정치 구조의 핵심인‘단순다수+소선거구제 선거제도’개혁이 결정적이다.국회 구성 자체가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적대적 공존의 양당 카르텔 독점 정치의 반대편은 다당제 정치다.정당이 획득한 득표율만큼 의석으로 전환되는 선거제도를 통해 비레성과 대표성 강화가 전제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2024년 총선에서 민주당은 지역구 득표율 50.6%로 161석(63.4%)을 차지했고 국민의힘은 득표율45.1%로 90석(35.4%)을 얻는다.득표율과 의석률 간의 심각한 괴리다. 이재명 대통령의‘국민 주권주의’가 가장 먼저 적용되어야 할 대목이다.그의 국정과제 개헌 완성도 선거제도 개혁에서 시작해야 성공이 보장된다.‘이재명 진정성’의 시험대다. 내년 6월 3일 지방선거를 치른다.전북 순창군 관련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광역의원 선거제도 개선 필요성과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의 특례실시 종료 등 광범하고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데 국회는 아직 정치개혁특위조차 구성하지 못했다.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은 시도의원 선거구의 광역화를 불가피하게 하고,기초의원 중대선거구 실험은 실패했다남은 대안 중 선호투표제가 합리적이다. 좀비 정당들의 적대적 공존 카르텔 구조의 해체가 정치와 권력 그리고 공동체 성공의 지름길이다.다당제 정치의 실험을 지역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현실적이다.내년 지방선거에서 선호투표제를 시범 실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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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일
  • 2025.12.04 19:05

[오목대] 고창 선운사 마애여래좌상

고창 선운사에 가면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동백꽃이 일품이지만 도솔암 내원궁 아래 암벽에 새겨진 마애여래좌상도 눈여겨 볼만하다. 흔히 미륵불이라 불리는 이 마애불의 공식 이름은 ‘동불암지(東佛庵址) 마애여래좌상’(1994년 보물 지정)이다. 1000년의 세월만큼 숱한 사연을 품고 있어 음미할게 많다. 이 마애불은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250여 기의 마애불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또 불상 내부에 복장물(腹藏物)을 넣은 최초의 사례로 꼽힌다. 이 복장물은 ‘선운사 석불 비결(祕訣) 사건’으로 유명하다. 동학혁명 2년 전인 1892년 8월 손화중 휘하의 동학도 300여 명이 선운사 승려들을 포박하고 대나무 사다리를 이용해 복장 안의 비기(祕記)를 탈취한 사건이다. 이 마애불은 칠송대(본래 만월대)라는 암벽에 전체 높이 15.5m, 불신 높이 12.23m, 무릎 너비 8.59m 규모로 사각형의 3단 대좌 위에 앉아 있는 좌상이다. 조각 기법이 거칠고 정교하지 않지만 형태는 뚜렷하다. 이 마애불을 재조명하기 위한 학술대회가 지난달 고창문화원에서 열렸다. 이날 나온 의견 등을 종합해, 활성화를 위한 몇 가지를 살펴보자. 첫째, 동불암에 대한 오기(誤記)를 수정해야 한다. 이 마애불은 1894년 이후 세인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1969년 나무꾼에 의해 발견되었다. 이를 신고 접수하는 과정에서 동불암(銅佛庵)이 동불암(東佛庵)으로 잘못 기재되었다고 한다. <송사지(松沙誌, 1757년)> 등 문헌에 동불암(銅佛庵)으로 표기되어 있는데다 “도솔암 아래 석벽에 장육불상이 조각돼 있고 동(銅)의 주물로 만든 면상(面像)이 걸려 있다”고 나와 있다. 1648년 큰 바람이 불어 면상이 땅에 떨어졌는데 깨지는 소리가 수십리 밖까지 들렸다고 한다. 둘째, 보호각을 복원하는 일이다. 이 마애불은 주물 면상뿐만 아니라 200년가량 지난 후 공중누각 건물인 동불암을 1363년에 창건했다. 1648년 태풍에 떨려 나갔는데 이러한 보호각은 어느 불교문화권에도 없는 유일무이한 사례다. 더욱이 마애불 벽면이 응회암이기 때문에 비바람에 취약하고 현재도 마모가 꽤 많이 진행되고 있어 이를 막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보호각을 복원하면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다. 셋째, 조성 시기에 대한 검토다. 이 마애불은 이규보의 <남행월일기(南行月日記)>에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1199년 3월 이전에 조성된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국가유산청 설명을 비롯해 다수 학자(최인선, 정선권, 엄기표)들이 11세기 중반으로 잡고 있다. 하지만 송화섭, 곽장근 교수 등은 조심스럽게 그 이전인 후백제설을 내비치고 있다. 학계에는 후백제의 존재를 무시하고 나말여초(羅末麗初)로 두리뭉실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 이 사례도 그것이 아닌지 세심하게 보았으면 한다.(조상진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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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진
  • 2025.12.04 19:05

제설대책 한치 빈틈없이 추진하기를

예년보다 전북 지역 첫눈이 늦게 내렸다. 하지만 이젠 본격적인 겨울철에 접어들었고, 예상치 않은 한파와 폭설이 예상된다. 기상이변으로 인해 과거의 수치는 필요없게 됐고 이젠 상시 점검 태세를 갖춰야 한다. 전주기상청에 따르면 북쪽에서 남하한 찬 공기로 인해 4일 전북 대부분 지역의 아침 기온은 -9~- 3도를 기록했다. 무주, 진안 등 동부 산악권은 물론, 서해안 평야 지역도 본격적인 한파가 몰아칠 태세다. 밤사이 눈이 내리면서 4일 오전 6시 기준 적설량은 부안 변산 2.7㎝, 군산 선유도 1.9㎝, 순창 복흥 1.0㎝, 고창 0.8㎝, 무주 덕유산 0.8㎝, 김제 심포 0.4㎝ 등이다.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이젠 낮 기온도 전북 대부분 지역에서 영하권을 넘나드는 것은 물론, 대설 예비특보가 발효된 김제, 정읍, 순창 등은 제설대책을 특별히 강구해야 할 때다. 내년 3월까지는 ‘겨울철 도로 제설대책 기간’이다. 전북도나 일선 시군에서는 강설과 결빙에 따른 각종 사고 예방을 위해 제설대책반을 본격 가동하겠지만 시민 체감형 제설대책은 특별해야만 한다. 지방선거를 앞둔 요즘 단체장들은 자칫 세부적인 문제까지 꼼꼼히 챙기지 못하기 쉬운 상황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가 치러진 후 처음 취임했던 단체장들중에는 안일한 제설대책으로 호된 비판을 받은 기억이 생생할 것이다. 반면 순창군의 경우 늦은밤부터 군수주재로 비상간부회의를 소집, 이른 새벽부터 일사불란하게 제설대책을 추진해 주민들의 호평을 받았던 일도 있었다. 일선 행정을 최종 책임지고 있는 단체장이 직접 현장을 돌면서 진두지휘하는 것하고 힘없는 직원들이나 내보내 처리하는 것하고는 하늘과 땅 차이다. 고갯길, 상습결빙구간 등은 물론, 도심지역 역시 가장 신경 써야할 곳이다. 일단 유사시 얼마나 빠르게 대처하는가에 승부가 달려있다. 기상특보가 보기좋게 틀리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도로 상황을 24시간 모니터링하는 것은 기본이고 적설 시에는 가용인력이 즉각적이고 대규모로 투입돼야만 시민들의 도로 안전이 가능하다. 소금이나 친환경 제설제, 제설장비 점검이나 가동상태는 이미 확실하다는 전제아래에서 산악지역 등 상습결빙구간 등에도 눈길이 가야할 것이다. 자치단체장들은 올 겨울 제설대책 여하에 따라 당락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비상한 각오로 임하라.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12.04 19:03

‘농어촌 기본소득’사업, 국비 지원 확대해야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에 전북지역에서는 순창군에 이어 장수군이 추가 선정됐다.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관련 예산이 600억원 넘게 증액됨에 따라 기존에 선정된 전국 7개 지역에 더해 장수를 포함한 3개 군이 추가 선정된 것이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내년부터 2년간 1인당 매월 15만원씩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받게 된다. 인구절벽 시대, 농어촌 기본소득이 지방소멸 위기 극복의 해법이 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월 15만원 받으려고 농촌으로 이주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라는 회의적 시각도 있다. 하지만 주민들의 생활안정에 어느 정도 보탬을 줄 수 있는 만큼 최소한 ‘인구유출 방지턱’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프리랜서나 재택근무자, 창작활동을 하는 예술가들에게도 매력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지역사회의 기대치도 매우 높다. 문제는 예산이다. 이 사업에 소요되는 재정은 국비 40%와 도비 30%, 군비 30%로 충당한다.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이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는 균형발전 전략임에도 불구하고 예산 분담 비율은 지방비가 60%로 국비보다 오히려 많다. 사업 대상인 인구감소지역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 상태로는 감당하기 버거울 것이다. 그래도 지자체 입장에서는 국가 정책으로 추진하는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에 우선순위를 두고 예산을 책정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해당 지자체에서는 그동안 시행해온 다른 복지사업 예산을 대폭 줄이거나 유사한 사업의 경우 그 자체를 폐지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실제 순창군에서는 내년 기본소득 예산을 편성하면서 기존 아동행복수당과 농민수당 등의 복지예산을 대폭 삭감해 지역사회 논란이 되기도 했다.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은 무엇보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재원이 필수다. 가뜩이나 열악한 농촌 지자체의 재정만으로는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는 지역격차 해소, 균형발전 정책은 국가의 지속가능성과 연관된 만큼 중앙정부의 책무다. 당연히 국가가 주도하고, 예산도 국비로 부담해야 한다. 국가 재정 형편상 부득이 지방비가 투입되더라도 분담 비율은 국비가 최소한 50%는 넘어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12.04 19:03

로젠(주), 완주군 산단 대규모 부지 계약

국내 대표적 물류회사인 로젠(주)이 완주테크노밸리 제2일반산업단지에 복합쇼핑센터 등 판매시설을 만든다. 완주군은 지난 3일 산단 내 조성된 지원시설용지 3.9만㎡에 대해 로젠(주)과 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8월 체결된 투자협약과 부동산매매 양해각서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지난해 코웰패션(주)과 함께 상호를 변경한 로젠(주)은 충정권‧호남권의 증대되는 물동량 처리를 위해 이번 완주테크노밸리 부지를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젠은 향후 완주군으로 로젠택배(주) 본사를 이전, 유통부터 쇼핑판매까지 사업간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로젠 계열사인 ㈜모다아울렛이 완주테크노밸리 제2일반산업단지 미니복합타운 내 1,100억원 규모의 공동주택 건설도 추진하고 있어 산업단지 정주여건 개선에도 도움을 줄 전망이다. 완주군은 로젠(주)의 이번 투자가 이 일대에서 진행하는 문화선도산단 랜드마크 건립과 더불어 완주테크노밸리 제2일반산업단지의 물류유통‧쇼핑판매‧문화산업까지 지역경제의 핵심 거점으로서 한단계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희태 완주군수는 “로젠(주)와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하여 대규모 물류유통 및 판매시설 거점을 마련하고, 지역 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완주=김원용 기자

  • 완주
  • 김원용
  • 2025.12.04 18:04

신달자 시인의 문학세계 품은 ‘신달자문학관’ 개관

한국 근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여류 문인, 신달자의 문학세계를 품은 ‘신달자문학관’이 4일 개관했다. 현존하는 국내 여성 시인 가운데 자신의 이름을 내건 문학관을 개관하는 경우는 신달자 시인이 유일하다. 올해로 등단 61주년을 맞은 신달자 시인은 1964년 시 ‘환상의 방’으로 등단한 후 한국 현대시를 이끌어온 문인으로 꼽힌다. 숙명여대 국문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평택대‧명지전문대 교수, 한국시인협회장,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등으로 활동했다. 시집으로는 <열애> <북촌> <전쟁과 평화가 있는 내 부엌> 등이 있으며 한국시인협회상, 은관문화훈장, 만해대상, 인촌상 등 국내 주요 문학상을 석권하며 문학성을 입증했다. 이날 오후 2시 거창군 남하면 신달자문학관에서 열린 개관식에는 신달자 시인과 구인모 거창군수, 이재운 거창군의회의장, 한국시인협회 김수복 회장, 한국문학관 김종회 협회장, 정호승‧나태주 시인, 박정자 배우, 이숭원 문학평론가,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개관식에서는 박정자 배우가 시인의 대표작 ‘핏줄’을 낭송하고, 나태주 시인이 ‘아! 거창’이라는 시를 낭송했다.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신달자의 시에 대하여’를 낭독하며 문학관 개관을 축하했다. 한국시인협회 김수복 회장은 축사를 통해 “신달자문학관은 신달자 선생의 문학 업적과 정신을 기리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문학과 지역문화를 사랑하는 거창군민에게도 사랑받는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달자 시인은 인사말을 통해“우리나라에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있다. 그 말을 하나에서 백 개로, 백 개에서 천 개로 만들어서 풀어놓아도 지금 제 마음을 전달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오늘 이렇게 영광스러운 결과가 오리라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 거창군민과 대한민국의 모든 분들이 찾아오고 사랑하는 문학관이 될 수 있도록 잘 다스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신달자문학관은 전시공간과 강의실, 북카페가 있는 1층 공간과 수장고와 2개 전시실을 보유한 2층 공간으로 구성됐다. 오는 206년부터는 신달자 시인 작품 전시, 지역 문인의 창작·낭송 프로그램, 주민 대상 문학 강좌 및 글쓰기 교실 등 다양한 문학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박은 기자

  • 문학·출판
  • 박은
  • 2025.12.04 17:42

[줌] ‘전통과 현대의 경계 위, 제 색 찾다’⋯이해원무용단 이해원 대표

2022년 초연 이후 3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이해원무용단 아움의 ‘단오장’은 한층 깊어진 완숙미를 담아낸 작품으로 평가된다. 작품을 이끈 이해원(49·군산) 대표는 “지나간 작품을 다시 올릴 수 있다는 건 예술가에게 주어지는 큰 축복”이라며 “특히 전주문화재단의 공연예술지원으로 관객 앞에 다시 설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번 재공연에서 가장 중점을 둔 변화로 ‘본질로의 회귀’를 꼽았다. 초연 당시에는 영상과 무대장치 등 시각적 요소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면, 이번 공연은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춤 자체가 가진 선과 호흡, 움직임의 힘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또 초연에서는 무대에 여성 무용수만 올랐지만, 이번에는 남성 무용수를 ‘제사장’의 이미지로 참여시켜 음양의 조화를 무대에서 구현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지역 무용계에서는 이번 ‘단오장’을 두고 “담백함을 넘어선 독창적인 색채가 드러난 작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자신만의 ‘색’을 묻는 말에 “전통과 컨템퍼러리(동시대)를 넘나드는 균형”을 이야기했다. 그는 “전통 하는 사람이 컨템퍼러리를, 컨템퍼러리를 하는 사람이 전통을 제대로 소화하기란 쉽지 않다”며 “두 장르를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지점을 찾는 것이 나만의 색이자 이번 작품이 주목받은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 전통을 현대무용으로 재해석하는 데에는 창작자로서의 책임감도 크다고 했다. 그는 “전통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동초 수건춤, 강강술래, 부포 등 전통 요소를 가져오되, 이를 현대적 언어로 다시 해석해 녹여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너무 현대에 기울면 한국무용인지 모호해지고, 전통을 많이 담으면 표현의 폭이 좁아진다”며 “그 사이 지점을 찾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왔다”고도 했다. ‘단오장’에는 전주 단오제라는 지역적 맥락도 깊게 배어 있다. 그는 “젊을 때는 개인적인 철학과 고민을 작품에 담았지만, 이제는 지역의 문화·역사를 이야기하는 것이 예술가의 역할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팔복동 여공 이야기 등 지역의 잊힌 서사를 무용으로 되살려낸 작업 역시 “예술가가 할 수 있는 사명”이라고 표현했다. 공연예술지원사업 선정의 의미에 대해 그는 “지원금 그 자체보다 ‘작품을 해야 하는 당위성을 준다’는 점이 가장 크다”며 “지역이 내 작품을 인정해 줬다는 사실이 큰 힘이 되고, 그 힘은 다시 도민들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작품 지원도 좋지만, 기존에 사랑받았던 작품이 다시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원은 예술가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해원무용단 아움이 앞으로 추구할 방향에 대해 그는 “관객과 진짜로 소통하고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지역의 숨겨진 문화와 역사를 몸으로 다시 이야기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전북대학교에서 무용학 학사와 무용학 석사를 취득하고, 교육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 일반대학원에서 체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사)대한무용협회 전북특별자치도지회 이사이자 전주시지부 부 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예술진흥위원회 위원, 전북대학교·진주교육대학교·전주교육대학교 외래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호남살풀이춤’ 이수자로서 전통 춤 전승에 힘쓰고 있으며, 예술전문단체 널마루무용단 부단장과 이해원무용단 아움의 대표 겸 예술감독으로 창작 및 무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전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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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04 1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