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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의 미술이야기] 향교길 68 갤러리, 'art is the artist' 전

"art is the artist.(예술은 예술가다.)“ 이번 전시 제목이다. 먹물깨나 든 제목이다. 적어도 세계적 미술사학자인 곰브리치(E, H, Gombrich)의 미술사를 통독한 사람이 아니면 이런 제목이 있을 수 없다. 곰브리치의 미술사는 전공자는 물론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필독서이기도 하므로 가져올 수도 있지만 심각하게 몰두하지 않으면 놓치고 마는 "우리 뒷세대에는 예술 작품보다는 예술가만 남는다"는 그의 말을 세련되게 재해석한 문장이어서이다. "예술이 예술가"라니, 참신하고 심오한 제목이다. 이 말이 가지고 있을 행간의 의미는 정작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아직 잘 이해를 못하고 있다. 향교길 68 갤러리에는 두 명의 브레인이 있다. 강찬구 대표와 조미진 관장이다. 제목을 누가 지었느냐니까 서로 상대를 지목하다가 둘이 합의했다 한다. 아름다운 모습이다. 기획전이다. 이 기획이야말로 둘이 머리를 맞댔을 것이다. 이 지역에서 영향력 있는 작가로 크게 성장할 조짐이 보이는 젊은 작가이거나 인성이 좋은 작가들, 기획자의 입장에서 섭외하기 용이한 작가들 30여 명을 선별하여 아트페어 형태로, 구매자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전시다. 다년간 갤러리를 운영한 경험으로 작가들과 합의 하에 거품을 뺀 가격으로 전시회를 했다. 작은 작품이 주를 이루는 첫 번째 이유는 공간 문제이고, 두 번째는 부담 없이 소장할 수있는 기회 마련이고 세 번째는 갤러리를 찾는 관객의 70%가 외국인이라는 특성에 맞춘, 다시 말하자면 까다로운 세관의 검열에도 직접 작품을 소지하고 비행기에 올라야 하는 외국인을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작가 명단은 고보연, 고형숙, 김승연, 김승주, 김연경, 김영란, 김영순, 김용수, 김하윤, 박마리아, 박지영, 서혜연, 심홍재, 유기준, 이강원, 이기홍, 이수아, 이올, 이일순, 이적요, 이호철, 장미연, 정은숙, 조미진, 진창윤, 최지영, 한숙, 한준, 홍성미 등이다. 대부분이 서양화를 전공한 작가들인데 조각가도 2명이 있고 설치작가도 있는가 하면 동양자수의 명인도 있다. 이 작가들의 작품들을 집대성하여 놓으니, 개성의 난투장이어서 관객들에게는 30여 개의 개성으로 다가갈 테니 조금만 발품을 팔면 낚시가 아니라 그물로 영혼의 양식을 잡을 수 있다 하겠다. 노란 은행잎이 멍석보다 두껍게 깔려있을 향교, 그 앞길에 있는 ‘향교길 68갤러리’이다. 전시는 오는 19일까지 진행되며, 월요일은 휴일이다.

  • 전시·공연
  • 기고
  • 2023.11.13 17:38

완주책박물관 소장 구본웅 화백 표지화 시집 '현해탄' 선봬

완주책박물관이 소장하는 구본웅 화백의 표지화(장정) 시집 <현해탄>이 근·현대 인쇄 미술의 역사를 조명하는 전시에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1930년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서양화가인 구본웅(1906~1953) 화백은 한국의 ‘툴루즈 로트레크’로 일컫는 인물이다. 툴루즈 로트레크는 프랑스 미술계의 거장이기도 하다. 완주책박물관은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도서관과 공동으로 지난 6일부터 ‘우리책의 장정과 장정가들’이란 주제로 전시를 열고 있다. 내년 2월 23일까지 성남 한국학도서관 1층 로비에서 진행될 이번 전시는 근·현대 인쇄 미술의 예술성을 통해 당대 한국 미술사에 획을 그은 국내 유명 화가들의 화풍이 담긴 책 표지화를 만나볼 수 있다. 장정은 책의 겉장을 꾸미는 그림이나 디자인을 뜻하는 표지화로 장정가는 책의 겉장 그림을 그린 화가들을 말한다. 완주책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혁명 시인 임화의 첫 시집 <현해탄>은 작품 속에서 거센 파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식민지 지식 청년들의 결기를 구본웅 화백의 표지화로 느끼게 한다. 전시에는 한국학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이도영 화백 장정 신소설 <구마검>, 우리나라 첫 서양화가 고희동 장정 잡지 <청춘>, 이중섭·천경자 장정 문예지 <현대문학>, 김환기 화백 장정 단편소설 <별을헨다> 등 총 90여 종의 책 표지화도 선보인다. 한국학중앙연구원 관계자는 “전문 책 디자이너가 있는 지금과 달리 서양화가, 동양화가, 문인화가들이 책 표지를 만든 것은 미술가들의 또 다른 업적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11.12 15:49

[2023 전주 쇼핑 페스타 가보니]시민 참여 저조·홍보 부족⋯그들만의 잔치 전락

“전주 원도심 부흥을 위해 좀 더 실질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전주시와 전북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이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개최한 ‘2023 전주 쇼핑 페스타’가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서 막을 내렸다. 지난 11일 오후 2시께 전주 오거리 광장 일대. 이날 ‘2023 쇼핑 페스타’의 메인 행사장이 꾸려진 전주 오거리 광장에는 10여 개의 행사 부스와 200인치(in) LED 화면만이 쓸쓸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실제 같은 날 방문객들로 북적이던 전주 풍패지관 일대에 비해 주요 행사장인 전주 영화의 거리는 텅텅 비어 있어 더욱 상반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올해로 2회째 ‘쇼핑 페스타’에 참여하고 있는 상인 A 씨는 “전주 영화의 거리 일대의 차량을 통제했던 지난해에 비해 불편 사항이 일부 개선되긴 했지만, 올해 역시 상인들에게 직접적인 영향력은 없는 것 같다”며 “모두가 어려운 지금 매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올해도 참여했지만, 행사 기간 원도심 유입 인구가 눈에 띄게 증가하지도 않아 크게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이날 ‘2023 쇼핑 페스타’의 부족한 홍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들어볼 수 있었다. 이세나(23·송천동) 씨는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취지는 좋지만, 그에 비해 홍보가 부족한 것 같다”며 “이런 행사가 있는지도 처음 알았으며, 행사를 통한 혜택에 대한 설명 역시 부실하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실제 주요 이벤트가 진행된 전주 영화의 거리의 일부 가게에는 ‘2023 쇼핑 페스타’에 참여하고 있는 매장임을 알리는 입간판만 존재할 뿐 쇼핑 페스타에 대한 내용과 혜택 등 자세한 설명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특히 올해 재단이 주요 행사로 꼽은 ‘인플루언서 활용 업체별 라이브 방송’ 역시 한 방송 당 시청자 수가 10여 명 안팎으로 측정되는 등 저조한 시청률로 전주 원도심의 홍보 효과가 실질적으로 거두어질지 의문이었다. 이에 재단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소통이 적어진 상인회의 낮은 참여율과 갑작스레 추워진 날씨로 올해 쇼핑 페스타의 시민 참여율이 더욱 낮았던 것으로 추측된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전주 원도심 상권과 협약해 직접적인 쇼핑 할인과 홍보 등을 보완·강화해 선선한 가을 날씨 속 ‘쇼핑 페스타’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3.11.12 15:49

이병초 시인, '별일도 아니라는 듯이 토닥토닥'

오늘에 닿는 김영춘 시의 눈금이 살갑다. 일상에 자리한 여러 현상을 고구마 순 김치, 보리알, 탱자나무 울타리와 채송화 등의 온기로 감싸는 시의 촉수는 여유롭고 정답다. 이는 <나비의 사상> 이후 10년 만에 내보인 그의 시집 <다정한 것에 대하여>(애지, 2023.10.10.)를 이르는 말이다. 뭔가 바라는 바가 “제대로 되는 순간까지 버티고 버티다가/ 한꺼번에 제각각으로 누워버리는 양파대 앞에서/ 쉽게 걸음을 옮길 수 없”(「양파밭에서」)는 시인. 멋진 시를 쓰기보다는 바른 교육 현장을 이뤄내고자 심혈을 쏟았고 문명적 색감의 언어미학에 집중하기보다는 참된 가르침을 실천하라는 목소리에 더 밀착되었던 김영춘 시인. 그는 식당 아낙이 텃밭에서 솎아온 어린 상추를 비닐봉지에 담아 내놓자 “잘 찾아보면 이런 상추가 있긴 있는데/ 이런 여자의 마음은 어딜 가도 없는 같어”(「덕유산 돼야지」)라고 따뜻한 국물처럼 말을 건넨다. 술집에서 친구의 손을 잡아가다가 “눈앞의 손목이 마치 어디로 걸어 들어가는 길목 같”(「손목」)다는 구절은 이별이 흔해진 모두의 오늘이 서글프다. 늙은 부부의 가을걷이를 보면서 우리 삶의 끝도 콩대며 깨를 털 듯이 “자근자근했으면 좋겠다”라는, 두 노인의 등에 내리는 햇살처럼 “별일도 아니라는 듯이 토닥토닥”(「저물녘」)했으면 좋겠다는 시행에 문득 적막감이 깃든다. 이번 생(生)의 끝을 누구에게 맡기고 싶다기보다는 우리 삶의 마무리가 두 노인네처럼 맑디맑기를 바라는 시의 울림을 얻기 때문이다. 전주 한옥마을에 전동성당이 있고 경기전이 있고 동학혁명기념관이 있다. 누군가가 죽고 누군가를 죽인, 떼죽음이란 단어가 떠오르는 현장에서 김영춘 시의 영성(靈性)은 빛난다. 피해자도 가해자도 그들의 후손인 우리까지 노란 은행잎에 기댄 시절이 아름다울 수만은 없다. 하지만 시는 “가을은/ 조선의 바깥으로까지/ 길을 낼 수 있기 때문”(「산책」)이라는 구절에 도달한다. 조선의 바깥은 어디일까. 모두가 꿈꾸는 ‘길’이 있기는 한 것일까. 시의 영성이 어디까지 확장될지 모르겠지만 모질기조차 한 역사의 숨결을 겨냥한 시의 문법이 아슬하다. 돈과 긴밀하게 소통되는 문명이나 기계적인 시간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실과 진실을 구분하지 않는 내면으로 침잠하고 싶은 고독이 요번 시집의 일면이라고 말해도 되겠다. 변기를 고치는 아저씨의 「물 샐 틈 없는 인생」이며 시인의 소년기를 거슬러오는 “쫑쫑쫑 썬 아욱국”(「아욱국」) 이면에 자리한 시의 고독. 경마장 근처에서 늙어가는 말을 자신과 동일시하면서 “우리가 살아온 날들이/ 싸락눈이 서걱이는 그런 시간이었다”(「서성였네」)라고 맺는 곡진한 언술은 몇 줄로 적을 수 없는 시의 고독이 가을밤처럼 깊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어느 하루도 바람 그친 적 없”었다는 「만돌 갯매꽃」은 모두의 하루로 번지는 미학을 획득한다. 시인의 내면이 어머님의 도마를 닮아서 그런 것 같다. 닭장 속 달걀이 사람의 손에 닿기까지의 여정을 짚어보면서 “다정한 것들이/ 서로 헤어지는 사연을 생각하며 살아온 날들이/ 시 쓰는 일의 절반쯤 된다 하여도”(「떠나는 일에 대하여」) 그리 억울하지 않다는 시인의 사유. 김영춘의 시정신은 오늘도, 오직 사람을 향하고 있으리라. 이병초 시인은 1998년 <시안>에 연작시 '황방산의 달'이 당선됐다. 시집으로 <밤비>, <살구꽃 피고>, <까치독사> 등이 있고 시비평집 <우연히 마주친 한 편의 시>가 있다. 현재 웅지세무대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3.11.12 15:49

이신자, 실로 그리다

이신자, 실로 그리다 “실로 그림을 그립니다. 실과 천을 다루는 일은 어릴 적부터 친숙하게 해오던 일이에요. 지난 50년대에는 실과 바늘로 기존 틀에서 벗어나는 작업을 했고, 60년대부터는 염색과 직조를 병행하며 ‘나’라는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임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회고전 ‘이신자, 실로 그리다’가 내년 2월 18일까지, 작품 90여 점을 공개해 1970년대 태피스트리를 국내 처음으로 소개한다. 이신자(李信子, 1930~)는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 현대공예를 대표하는 1세대 섬유공예가이자 후진을 양성하는 일에 매진한 헌신적인 교육자이다. 특히 이신자는 우리나라에 섬유예술이라는 개념이 없을 때 일상의 용도로 사용하던 평범한 재료로 새로운 조형적 실험을 하며 ‘실의 예술’로서 섬유예술의 깊이를 확장했다. 창의적이고 감각적인 작품을 만들어갔고 후학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참다운 삶을 끊임없이 탐구해나간 이신자 작가의 작품은 생생하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전시는 원형의 전시장 입구에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돌아가면서 4부로 나뉘어 전시된다. 1부는 ‘새로운 표현과 재료(1955-1969)로 내면화된 자연의 정서와 정경들을 대담하게 단순화하였다. 자유롭고 거칠지만 대담한 시도는 국내 태피스트리의 바탕이 되었다. 2부 ’태피스트리의 등장‘(1970-1983)은 전통적인 태피스트리의 단조로움을 피하고 올 풀기로 독특한 표면 질감이 두드러지고, 입체감이 뛰어났다. 기하학적인 모티브, 추상적인 도형 상하좌우 대칭적인 구도로 배치, ‘조형적 질서 잡기’를 선보였다. 3부 ‘날실과 씨실의 율동’(1984-1993)에서 작가는 어린 시절 고향의 모습과 기억을 그려냈다. 울진 앞바다에 반사된 일출과 석양을 적색, 노랑과 갈색으로 구사했다. 이 시기 정점을 이룬 작품은 길이 19m에 달하는 ‘한강, 서울의 맥’(1990-1993)으로 한강의 물줄기를 다루면서 서울의 모습을 묘사했다. 4부는 ‘부드러운 섬유-단단한 금속’(1994-2000s)으로 절제된 도상과 화면 분할, 강렬한 선의 반복으로 구상과 비구상이 공존하는 모습을 구사했다. 특히 ‘산의 정기’ 시리즈에서는 “어린 시절 울진 앞바다에서 본 바다 풍경과 아버지 손을 잡고 오르던 산의 정기엔 파도 소리, 빛, 추억, 사랑, 이별, 이 모든 것이 스며있다.”고 작가는 술회한다. 자연은 작가의 삶을 아우르는 가치이다. 이번 전시는 색상의 조화가 특별하고 신선했다. 전시장을 떠나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

  • 전시·공연
  • 서유진
  • 2023.11.12 15:48

'고창 태봉 토성' 발굴조사 결과 13일 현장 공개

고창 태봉(예지리) 토성 발굴조사 결과를 13일 현장 공개한다. 토성발굴조사는 고창군과 (재)조선문화유산연구원(원장 이택구)이 2023년 역사문화권 중요유적 발굴조사 사업(문화재청·전라북도·고창군)의 일환으로 추진했다. 태봉 일원은 고수면 예지리와 아산면 중월리·봉덕리 일원에 걸쳐 있다. 이 일대는 고창 봉덕리 고분군(사적)과 만동유적(도기념물) 등 삼국시대(마한~백제) 유적들이 밀집 분포한다. 태봉토성은 문헌 기록과 전설 등으로 인해 마한토성으로 알려졌으며, 2019~2020년 지표조사와 표본·시굴조사를 통해 지상건물지, 도랑유구, 토루 등의 흔적이 확인된 바 있다. 이에 이번 발굴조사는 이전 조사의 연장선에서 진행됐는데, 조사결과 마한 모로비리국의 의례와 관련된 환구(環溝)와 목책(木柵), 제의(祭儀) 유구 등이 확인됐고, 토루는 연질토기편이 포함된 성토층과 기단석렬, 판축시설, 수구(水口) 등 마한~고려시대 축조된 것으로 판단된다. 먼저, 태봉 정상부에는 입대목현령고(立大木縣鈴鼓)*로 추정되는 기둥자리와 그 주위로 입대목 보호시설로 추정되는 목책열(木柵列)이 확인됐다. 또한 도랑형태의 환구가 정상부를 감싸듯 둘러져 있고, 내부에서는 의례용 토기인 두형토기(豆形土器)가 출토됐다. 환구는 주변의 고창 죽림리, 익산 영등동 등에서 조사됐는데, 태봉토성에서는 환구와 목책이 한 공간에서 확인됨에 따라 마한의 소도(蘇塗) 가능성 및 마한 민속신앙의 실체를 유추할 수 있는 중요한 성과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정상부에는 다수의 기둥 자리들이 확인됐는데, 이 중에는 주위를 살피기 위해 높이 세운 망루(望樓)로 추정되는 곳도 있다. 또한, 북쪽 토루 일원의 조사결과, 토성토층과 그 위로 판축기법과 함께 기단석렬, 판축목주(板築木柱: 기둥자리), 수구(水口) 등이 확인되어 삼국(마한)~고려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판축된 토루의 기단석열 아래에는 성토층이 남아있고 연질토기편이 출토되어 이전 시기의 토성이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토루는 성토층을 정지한 후, 내·외측에 기단석렬(1단)을 만들었고, 기단석렬과 맞닿도록 흙을 켜켜이 쌓아 올린 양상 등이 확인돼 마한~고려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기단석렬 밖으로는 판축을 위해 나무 판재를 지지하는 판축목주인 기둥자리들이 간격을 두고 설치되어 이를 통해 판축 단위 및 구간 별 축조양상을 파악했다. 수구는 석재를 이용해 축조했는데 토루를 관통했다. 입수구는 석재를 4~5단으로 쌓았고, 출수구는 1단으로 쌓은 후 뚜껑돌을 덮어 토성 외부로 흐르도록 했다.

  • 문화재·학술
  • 김성규
  • 2023.11.12 15:37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78. 내가 정말 참기 힘든 것!

△글제목: 내가 정말 참기 힘든 것! △글쓴이: 이재현 (전주여울초 6년) 내가 가장 참기 힘든 것에는 4가지가 있다. 약속 안 지키는 것, 거짓말, 남자애들이 여자애들을 괴롭히는 것, 그리고 사람을 도구처럼 대하는 것이 그것이다. 첫째로 내가 정말 참기 힘든 것은 약속을 안 지키는 것이다. 물론, 개인 사정으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지키지 못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지킬 수 있는 상황에서 지키지 않는다. 예를 들자면 집에서 퍼져 있다가 늦는 경우, 준비하다가 늦는 경우 등이 있다. 나는 약속을 지키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예의이며 진의를 보여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굉장히 무례한 사람으로 느껴진다. 또, 나는 ‘언제 어디서 만나자’와 같은 약속을 많이 하는데 기다리는데 버리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 정말 화가 난다. 나는 별 이유 없이 시간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가끔 ‘이 사람들은 대체 나를 어떻게 생각하길래 약속을 지키지 않는 걸까?’와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버지 말씀에 따르면 이 사람들은 머리가 다른 쪽으로 타고나 시간 개념이 없다고 하시지만 어설픈 거짓말로 죄를 면하려는 애들을 보면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다. 학원 숙제를 죽어라 해서 겨우 얻은 시간을 이용해서 만나거나 하는 것인데 시간약속을 안 지키면 내 소중한 시간을 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서러워진다. 그렇기에 나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 정말 참기 힘들다. 둘째, 거짓말은 내가 정말 참기 힘든 것 중 하나다. 명예훼손 방지나 자기방어 등을 위해 하는 거짓말은 어느 정도 이해하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외의 거짓말 중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거짓말이 몇몇 있다. 나는 친구들을 대할 때도 자신의 참모습을 보여 주고 진심을 담아 친구를 대해야지 우정을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진정한 친구라면, 그사이에 거짓말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기분이 나쁠 것 같아서 그랬다는 변명을 하는 애들이 있는데 솔직히 거짓말을 듣는 것이 더 기분 나빴고 배신감이 느껴진다. 또, 나는 친구가 자신의 단점을 들었을 때 대충 넘기는 애들도 있겠지만 나는 이를 진지하게 대답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친구의 문제점을 알려줘야 스스로 자신에게 어떠한 문제점이 있는지 자각하게 될 것이고 그 문제점을 개선하려고 노력하면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짓말을 하면 나를 무시하고 얕잡아 보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나를 사람 취급이나, 대접도 안 해주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나는 거짓말이 정말 참기 힘들다. 셋째, 나는 남자애들이 여자애들을 괴롭히는 것이 정말 참기 힘들다. 학교에 가면 꼭 맨날 남자애들이 여자애들을 놀리거나 물건을 뺏는 등 괴롭히고 있다. 이 짓거리는 수업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싸움을 초래하기도 하고 반 회장과 부회장의 혈압을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당하고만 있는 여자애들에게 좀 화를 내거나 선생님께 이르라고 말을 하면 말로만 알겠다고 하고 맨날 남자애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그 광경을 볼 때마다 장에서부터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이들에게는 남들 시선이 그렇게 중요한가 보다. 진짜로 정상 아닌 애들 있었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상상도 하기 싫다. 너무나도 꼴 보기 싫기 때문에 나는 남자애들이 여자애들을 괴롭히는 것이 정말 참기 힘들다. 마지막으로 나는 사람을 도구처럼 대하는 것이 정말 참기 힘들다. 애 중에서는 ‘친구’라고 부르는 애들을 필요할 때만 찾고 겉으로만 상냥하게 대할 뿐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애들이 있다. 이런 애들은 자신의 모습 또한 친구들에게 보여 주지 않고 의리라곤 하나도 안 지키기 때문에 진정한 우정을 기를 수 없어 좋은 친구 관계가 없다. 이런 애들을 잘못 믿다가 오히려 배신당할 수도 있다. 이들은 친구를 자신의 목적을 위한 도구 정도로 여기기 때문에 한 사람으로서, 친구로서 친구를 대하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조롱하거나 다루려고 한다. 아니, 서로 같은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인데 왜 도구처럼 다루려고 하고 상대 입장을 생각해주지 못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도구처럼 다루는 행동은 상대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된다. 자기는 작은 상처나 못 하나 박히기 싫어하면서 남에게는 큰 상처를 주고 못을 박고도 왜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사람을 도구처럼 대하는 것이 정말 참기 힘들다. ※ 이 글은 2021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5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이 공모전은 매년 4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작품을 모집합니다. 문의: 063-284-0570(최명희문학관)

  • 문화일반
  • 기고
  • 2023.11.11 13:30

한국전통문화전당 한식창의센터, 김치의 날 맞아 ‘김장 담그기’

김치의 날을 맞아 김장 명인들의 김치 맛을 엿볼 수 있는 체험이 진행된다.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도영) 한식창의센터는 김치의 날을 맞아 4명의 김장 명인을 초청, 15일과 20일 이틀에 걸쳐 다양한 종류의 김치를 배우고 직접 담가보는 체험을 진행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체험은 △안명자(신뱅이 김치) 명인의 ‘깍두기’를 비롯해 △김명옥(김명옥 김치 체험관)의 배추김치 △이소라(우리요리문화연구소)의 알타리김치 △정숙경(정숙경우리음식교육개발원)의 고들빼기김치를 주제로 각각 체험에 나설 예정이다. 15일에는 오전 11시~오후 1시와 오후 3시~5시로 나눠 깍두기와 배추김치, 20일에는 알타리김치와 고들빼기김치 담그기 체험이 하루 2회씩 총 4회에 걸쳐 각각 진행된다. ‘인문학과 함께하는 전주 음식 강좌’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체험은 ‘김치’를 주제로 조상들의 지혜와 문화 요소가 담겨있는 김장 문화를 알리고자 기획됐다. 이번 체험은 특히 전주 시민들에게 다양한 종류의 김치를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 보존·계승 해나가야 할 무형 문화유산인 김치와 김장 문화를 전파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할 전망이다. 이번 체험은 한식에 대해 알고 싶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회차당 40명 정원으로 13일 오전 10시부터 선착순 마감된다. 김도영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은 “이번 체험은 시민들에게 김치의 날을 알리고 다양한 김치를 담가보고 체득할 수 있는 기회로 꾸몄다”며 “모처럼 김장철 온 가족이 둘러앉아 김장하던 향수를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영호
  • 2023.11.10 10:43

전북시인협회, 제24회 전북시인상·전국새만금청소년시문학상 시상식

올해 전북시인상 시상식에서 이강로·박영택 시인이 영예의 수상자로 선정돼 각각 상금 100만원과 상패를 받았다. 전북시인협회(회장 이형구)는 8일 한국소리문화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제24회 전북시인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김관영 전북도지사와 국주영은 전북도의장, 우범기 전주시장, 이기동 전주시의장이 축하 영상을 보냈고 지방 최초 명예시인인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전북애향본부 총재), 소재호 전북예총 회장을 비롯해 전북시인협회에서는 이형구 회장과 이동희, 유대준, 송희 역대회장이 참석했다. 아울러 전북시인협회 내 시·군에서 활동하는 양해완(전주), 문영(군산), 김철모(정읍), 유수경(남원), 배순금(익산), 강지애(완주), 고순복(부안), 표순복(고창), 홍성주(순창), 추원호(진안), 김용주(장수), 송영란(임실), 서영숙(무주) 지역위원장 등을 포함해 총 200여명의 회원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번 시상식에서 전북시인협회가 해마다 12월에 발간하는 문예지 <시의 땅> 공모를 통해 최우수작품에 이강로 시인의 시 ‘목련 아래 누가’를 선정해 전북시인상을 전달했다. 박영택 시인은 심사위원 전원에게 전북 시 문학 발전과 지역 문단에 이바지한 공로를 높이 평가받아 전북시인상을 받았다. 심사는 심사위원장으로 강연호 원광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와 심사위원은 송희 시인(전 전북시인협회 회장)이 맡았다. 수상자들은 “전북시인협회에서 큰 상을 받게 돼 기쁘고 심사위원들에게 감사하다”며 “전북 문단에서 더욱 열심히 창작활동에 매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전북시인협회는 제25회 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기념하기 위해 총상금 1000만원을 수여하는 ‘2023 전국새만금청소년시문학상’ 시상식도 개최했다. 전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새만금과 문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처음 상을 제정하면서 공모를 통해 새만금의 브랜드가치 상승과 문학의 이해 증진을 도모했다. 공모 주제는 ‘새만금에서 꿈을 찾다’로 모두 450여 편의 시가 응모했으며 대상은 강용현(남원한빛중·1) 학생이 수상자로 선정돼 상금 100만원과 상패를 받았다. 최우수상은 초등부에서 유리원(전주우전초·5) 학생이, 중등부는 이서진(용인정평중·3) 학생, 고등부의 경우 이찬혁(충북영동고·1) 학생이 수상을 차지했다. 초등부 우수상은 김장현(용인백현초·6), 김조이(남원월락초·5) , 임민수(전주교대 군산부설초·5), 최예준(번암초 동화분교·6), 홍나연(전주서일초·6) 학생이 수상했다. 중등부 우수상에는 방현주(남원용성중·2), 부연화(한라중·1), 유윤서(전주신흥중·3), 이서진(이리남성여중·1), 최민준(장수중·3) 학생이 선정돼 상을 받았다. 고등부 우수상은 김주예(남원여고·2), 이규현(만경고·1), 전무찬(배영고·2), 조건우(배영고), 최수연(김제여고·2) 학생이 수상했다. 장려상은 전국에서 42명의 학생이 받았다. 지도교사상에는 이경순 전주교대 군산부설초 교사, 선신영 남원용성중 교사가 선정돼 상을 받았다. 이형구 회장은 “전북시인협회는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단체로서 더욱 왕성한 활동을 통해 전북을 널리 알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1.09 17:22

"전북 마한문화 연구 '마한론' 성립시기 재검토해야"

전북지역 마한 연구인 '마한론'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는 9일 국립무형유산원 국제회의장에서 ‘전북 마한문화, 지역 거점 세력의 성장’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전북지역 마한 거점 세력의 성립과 발전에 대한 최신 고고학 연구 성과들을 종합하는 자리인 이번 학술대회에서 최성락 목포대학교 명예교수는‘전북지역 마한문화의 흐름’을 주제로 한 기조 강연에서 마한론의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어 마한을 바라보는 문헌적 시각과 고고학적 시각의 차이, 가야문화와 마한·백제 문화의 관계성에 대한 논쟁 등 마한 연구에 관한 전북지역의 문제점에 대해 조목조목 꼬집었다. 최 교수는 “마한이 6세기경까지 존재했다는 확대된 마한론을 기반으로 하는 근초고왕의 마한 정복설은 고고학적으로 백제문화 요소가 보이지 않으면 마한문화를 암묵적으로 인정한 것”이라며 “하지만 이러한 확대된 마한론이 가지는 근본적인 문제는 한·중·일 어느 나라의 문헌 기록에도 300년 이후에 마한이 존재했다는 기록이 없어, 마한이 6세기 전반까지 존재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문헌적 근거가 전혀 없다”며 문제점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북 동부지역에서 가야문화가 형성되기 이전에 마한문화가 자리 잡았다고 보는 경향이 많다”며 “그렇게 되면 4세기 후반 백제의 영역에 속했다고 보는 연구자들의 인식과 차이가 생겨 이 경우 어떠한 마한이 존재했는지 설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 교수는 “결국 고고학에서 논의하고 있는 마한문화가 지나치게 확대된 면이 있기 때문에 마한이라는 개념은 문헌사의 연구를 근거로 해야 하며, 또 마한의 존속 시기에 해당되는 문화를 마한문화라고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마한 성립 기층문화의 특징’에 대해 발표를 진행한 이종철 전북대 박물관 학예사도 기존에 통용되던 마한 성립기의 성격과 시간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 학예사는 “마한에 대한 연구는 문헌사와 고고학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문헌이 갖는 한계와 고고학적 자료의 한계로 서로 다른 입장을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며 “마한 성립기의 문화적 특색과 준왕의 남래 시점은 중요한 시기로 문헌과 고고학의 시각 차이를 좁혀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연수 국립문화재연구원장은 “이번 학술대회를 기반으로 전북 마한 거점 세력에 대한 이해와 해석의 폭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오늘을 토대로 마한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추지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문화재·학술
  • 전현아
  • 2023.11.09 17:21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통역 자원봉사자 활약 눈길

올해 제14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주말과 휴일도 잊은 채 행사장 곳곳에서 해외 초대작가와 관람객을 맞이한 통역 자원봉사자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9일 전라북도외국어자원봉사회(회장 나춘균)에 따르면 지난 9월 22일부터 10월 22일까지 한달간 전세계 40개국 3200명의 작가가 참여한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개막식과 전시장에서 전북을 방문한 주한대사, 해외 작가, 관람객 등에게 통역 서비스를 제공했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전라북도외국어자원봉사회와 국제 행사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외국인 통역 서비스 제공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양 기관은 상호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맺어 국제교류 향상에 기여하고자 29명의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번역 및 통역을 통한 서예문화 세계화에 나섰다. 중국어 통역 자원봉사에 나선 송안기(35·전주시 금암동) 씨는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에서 해외 초대작가들과 관람객을 맞이했다. 결혼이주여성인 송씨는 “전북대 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2013년 당시 김병기 교수의 소개로 서예비엔날레에서 중국어 통역 봉사를 시작했다”며 “올해 코로나19 이후 작가들과 관람객들이 이전보다 늘었고 반응도 좋아 뿌듯한 기분이 들어 다음에도 통역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진준(60) 전라북도외국어자원봉사회 사무부처장은 이번에 처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에서 독일어 통역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김 사무부처장은 “경제적인 부분을 떠나 올해 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이어 비엔날레에서 민간 외교관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통역 자원봉사자 모두가 노력을 많이 했다”며 “벨기에 등 서양에서도 서예에 깊은 관심을 보여 즐겁고 보람을 느껴 향후 통역 자원봉사에 꾸준히 나설 것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 문화일반
  • 김영호
  • 2023.11.09 17:21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가수겸 작가 조영남 초대전

가수이자, 화가, 에세이스트 조영남 작가가 남원에 떴다. 바로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의 특별한 시리즈 전시 <예술편력> 전의 세 번째 전시에 그가 초대됐기 때문이다.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은 김병종처럼 다양한 예술 장르에 두각을 나타낸 작가들의 예술 세계를 모색해보려는 접근법으로 2019년부터 <예술편력> 시리즈 전시를 선보여 왔다. 이에 이번 세 번째 전시에는 다소 도발적인 가수이자 화가, 에세이스트로 알려진 조영남이 초대,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다양한 예술세계가 담긴 작품들이 대거 전시됐다. 전시는 내년 2월 25일까지 이어지며, 서울 세빛섬 애니버셔리 갤러리에서는 ‘이 망할 놈의 현대미술’이 오는 19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다. 제1부는 조영남의 음악, 미술, 문학 세계를 아울러 조명하는 공간이다. LP 커버들과 출간했던 도서들, 그밖에 에세이 초고들은 그간 조영남이 활약해온 넓은 예술 영역을 보여준다. 제2부에서는 1960년대부터 60년간 그려온 대표 연작들이 전시되며, 제3부는 조영남과 인연을 맺어온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조영남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드디어 나는 전시회다운 전시를 하게 됐다”면서 “누가 믿을까 싶지만, 수백 번 넘게 국내나 국외에서 전시를 해봤지만, 메이저 화랑 전시가 아니었다. 게다가 6년간 재판도 받았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누가 평생 어느 전시가 인상 깊었냐고 질문한다면 단연코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전시라고 답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미술관(남원시 함파우길 65-14)은 매주 월요일 휴관한다.

  • 전시·공연
  • 신기철
  • 2023.11.09 16:58

삶의 가치에 대한 탐구⋯목천 정병렬 시인 '시가 나를 불렀소'

“개구리가 울었던 섬진강 오늘은 무엇이 우는가/ 내일은 또 무엇이 울 것인가 독도 전라도/ 태극의 담론은 강물이라서 끝이 없소/ 점 하나는 태극점이요, 둘은 태극선/ 셋은 태극방이니, 서로가 집을 짓고 사는 거라오/ 만발을 꿈꾸는 물방울마다 태극의 분모로 만유의 분자를/ 낳고, 온 누리를 통섭하는 자랑스러운 주인이지라우/ (중략) 전라도 독도 고고한 섬진강 울어머이 강물!” (시 ‘생명의 물방울 태극이 흐른다’) 목천 정병렬 시인이 8번째 작품집 <시가 나를 불렀소>(인간과문학사)를 펴냈다. 이번 작품집에서는 목천 정 시인의 시집 ‘등불하나가 지나가네’, ‘외롭다는 것’ 등 그간의 발자취와 함께 소재호 전북예총 회장, 이운룡 시인 등 도내 문인들의 평론이 담겨있다. 실제 책은 ‘제1책 목전의 시 이야기/ 시와 시론’, ‘제2책 전라 정신/ 생명의 정신’, ‘제3책 온 누리 태극론/ 형평과 안정’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온 누리 생명의 정신·형평과 안전’을 주제로 삶의 가치에 대해 탐구하고 있다. 정 시인은 초대사를 통해 “목천(沐川) 시냇물이 수평을 찾아서 흐르듯, 세상만사가 형평의 평온을 찾아서 어디로 흘러가는가”라고 질문을 던지고 “이는 디지털 드론이 날고, AI와 챗GPT 찰나로 온 우주를 통섭한다 해도, 어머니의 품안 같은 포근함을 찾아서 흐르는 것은 자연 강물이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극과 극, 양극화를 치닫는 현실에서 ‘형평의 저울대’ 수평을 찾아서 먼지든 물방울이든 얼싸덜싸 서로를 감돌아 흐르는 나, 목천 한 줄기랑 휘감아 돌고 돌아가는 길이라 금묵산의 ‘형평성을 유지하는 저울대’를 주제로 선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순창 출생인 정 시인은 순창농고를 졸업해 전북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그 후 1961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등불 하나가 지나가네>, <물길어가는 새떼들>, <설원에 서다>, <붉은 지폐와 야근수당> 등이 있다. 그는 표현 신인작품상과 전북시인상, 전북문학상, 중산문학상 등을 받았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11.08 17:45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