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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모나리자의 스캔들 7

그러나 모나리자보다도 더 신비한 다빈치는 67년 간의 세월을 살면서 미술가로서만 아니라 과학자, 군사 고문, 저술가 등 만능의 천재로서 그로부터 500년이 지난 현대미술에서 로버트 라우젠버그(Robert Rauschnberg)에게 컴바인 페인팅(Combine Painting)을 탄생시킨 인물, 그가 발명(?)한 모나리자는 앞으로도 더 많은 세월을 살며 끝없는 스캔들을 만들어 낼 것이다. 이제 모나리자의 스캔들 속에 있는 또 다른 스캔들 아뽈리네르(Guillaume Apollinaire) 스캔들에 대해서도 언급하자. 이탈리아 출신으로 당시 프랑스의 최고 전위 시인, 미술평론가였던 아뽈리네르는 이 사건으로 피카소와 함께 수사를 받았다. 아폴리네르의 비서가 가끔 박물관의 작품을 훔쳐낸 일이 있기 때문이다. 수사망이 좁혀 오자 피카소는 가지고 있던 장물들을 세느 강에 버리려 했다. 아폴리네르는 그런 피카소에게 세느 강에 버리면 국기의 보물이 수장되지 않느냐며 신문지에 싸서 버리고 신문사에 연락하도록 조언도 하였다. 이 때 아뽈리네르를 수사하던 검사가 위압적인 말로 조롱하듯이 아뽈리네르를 대하자 먼저 수사를 망친 피카소가 그 검사에게 말했다. 당신은 20세기 최대의 천재를 모욕하였다는 죄목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요. 어찌됐던 아뽈리네르는 기소되고 감옥을 가야 했다. 그가 박물관은 예술가들의 상상력을 잃게 만든다는 발언으로 의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27개월 후 진범 빈센조가 체포되자 그는 풀려났는데 자신의 여자 친구였던 시인이자 화가이고 샤넬의 초상화로 유명한 마리 로랑생(Marie Laurencin 1883-1956)을 찾아 갔다. 그녀의 집에 가서야 그녀는 독일인 삼류화가와 눈이 맞아 떠났음을 알게 되고 할 일 없이 터벅터벅 집에 돌아오는 길에 미라보다리에서 허탈감에 쉬고 있는데 교회의 종소리가 울렸다. 그 때 그 유명한 미라보 다리라는 즉흥시를 지었다 한다.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 강은 흐르고 / 우리의 사랑을 나는 다시 되새겨야 하는가/ 기쁨은 언제나 슬픔 뒤에 왔었지// 밤이 와도 종아 울려도/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하략-

  • 문화일반
  • 기고
  • 2021.09.27 17:19

[석정촛불문학상 수상소감] 김인숙 시인

김인숙 시인 /붉은 캥거루가 집에간다/사막의 끝에서 날이 저물면 집도 집에 간다/ 집이 있어 집에 가고 집에 든 채 집에 가고 집이 없어도 집에 간다/ 붉은 캥거루 새끼는 앞발로 안고 뒷발로 뛰는 엄마의 품에서 엄마의 엄마가 있는 집에 간다/ 집에 간다 작품으로 석정촛불시문학상을 수상한 김인숙 시인의 시 구절이다. 김인숙 시인은 붉은 캥거루가 집으로 갑니다. 엄마가 있고 엄마 속에 집이 있고 없는 집에도 엄마는 있다. 엄마는 시의 원천이자 자양분이라면서 안식하는 거처이자 도달해야 할 목표가 있고, 시에 대한 저의 욕심은 붉은 캥거루의 몸처럼 최대종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그러나 저의 시는 늘 허약하고 작아서 어미 캥거루와 같은 탄력과 관성을 동경한다며 이제 순수 서정시의 본령이자 고결한 인품의 표상이신 석정 선생님의 시 세계를 또 하나의 집으로 삼아 탄력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김인숙 시인은 붉은 캥거루의 도정을 예쁘게 보아주신 심사위원들께, 주최 해 주신 신석정기념사업회에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며 제가 산책하는 팔거천의 왜가리는 낮 동안 물가에서 지내다 해가 저물기 시작하면 큰 날개를 활짝 펴고 근서의 숲으로 하얗게 모여든다고 덧붙였다. 또 하늘 맑은 계절이 오는데 저의 또 엄마 같은 집으로, 집 같은 엄마인 시의 숲으로 가면서 마음껏 행복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 문학·출판
  • 이강모
  • 2021.09.26 18:00

[석정시문학상 수상소감] 안도현 시인

안도현 시인 /시인이 바라보던 언덕은 어디일까/난이와 나는 산에서 바다를 바라다보는 것이 좋았다/밤나무 소나무 참나무 느티나무 다문다문 선 사이사이로 바다는 하늘보다 푸르렀다/ 석정시문학상(직소폭포)을 수상한 안도현 시인은 석정시인이 살아왔던 삶과 그의 유품이 지닌 소중함을 시작으로 수상소감을 덤덤하게 읽어 내려갔다. 수상작인 직소폭포는 안도현 시인이 절필한지 8년만에 낸 시다. 안도현 시인은 부안 변산에 가면 이렇게 시작하는 신석정 시인의 작은짐승이 생각나는데 여기에서 난이는 시인의 둘째 딸로 어린 딸과 함께 바다를 바라보던 언덕이 변산 어디쯤일까 늘 궁금했다며 해창이나 모항, 아니면 변산해수욕장 부근일까? 아니면 내소사 뒷산을 손을 잡고 올랐던 것일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신석정 시인은 일찍부터 목가시인으로 알려져 왔는데 그를 목가시인으로 규정하는 일은 그를 매우 협소한 틀안에 가두는 일이된다며 일제강점기때 창씨개명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일본어로 시를 써달라는 청탁을 받고 원고청탁서를 찢어 던지고는 절필했던 일, 해방 후 서울에서 열린 전국문학자대회에서 격정적인 목소리로 꽃덤풀을 낭송했던 일 등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저는 스무 살 이후 40년 동안 전북에 살면서 신석정 시인을 흠모하며 따랐던 분들에게서 문학을 배웠고, 그 문학이 저의 뼈대를 만들어주었다면서 신석정 시인의 이름으로 상을 주신다니 두 손으로 받겠다. 큰 시인이 앉아 계시던 언덕과 시인의 눈에 들어간 그 바다를 잊지 않겠다고 했다.

  • 문학·출판
  • 이강모
  • 2021.09.26 18:00

‘가을밤 정취’ 전주문화재야행 10월 22~23일 개최

전주한옥마을의 밤의 정취를 느끼며 역사와 놀이,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는 2021 전주문화재야행(夜行)이 다음 달 22일과 23일 경기전과 전라감영 일원에서 열린다. 전주시와 전주문화재야행추진단이 진행하는 이번 문화재야행은 지난 6월에 이어 2회차로 열리는데, 시민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고려해 당초 일정보다 한 달 뒤로 미뤄 개최한다. 문화재야행은 경기전 4개 구역과 전라감영 1개 구역 등 총 5개 구역으로 나뉘어져 공연체험야경 등 총 8개 분야, 21개 프로그램이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 5개 구역에서는 △왕과의 산책 △경기전 좀비 실록 △치유의 경기전 △사진으로 만나는 문화재의 밤 △지역 예술가 무대 △태조와 야행이를 만나다 △전라감영이 돌아왔다 △전라감영 야외 방탈출 게임 등이 펼쳐진다. 또 온라인 프로그램으로 △슬기로운 집콕생활 △전주문화재 VR 건설 프로젝트 △마인크래프트 전주 건설 영상 제작 △한밤의 계 이득 △거리의 화공 △카카오톡 방 탈출 대국민 OX 퀴즈 △전주굿즈 라이브 커머스 등이 마련됐다. 사전예약은 다음 달 11일부터 15일까지 전주문화재야행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선착순으로 가능하다. 전주문화재야행추진단 관계자는 올해 사전예약제로 진행되는 전주문화재야행은 기획부터 공연, 행사 운영까지 역량 있는 지역 인재들의 참여를 통해 더욱더 전주다운 프로그램으로 준비되고 있다면서 전주의 역사와 문화를 사랑하는 이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한편 전주문화재야행은 지난해 4월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꼭 가봐야 할 국내 야간관광 100선에 선정됐다.

  • 전시·공연
  • 강정원
  • 2021.09.26 17:55

익산 가람시조문학상에 임성구 시인

(왼쪽부터)임성구 시인, 정진희 시인 익산시가 24일 제41회 가람시조문학상과 제13회 가람시조문학신인상 수상자를 최종 확정발표했다. 가람시조문학상은 임성구 시조시인의 논거울이, 가람시조문학신인상은 정진희 시조시인의 왕궁리에서 쓰는 편지가 각각 선정됐다. 1994년 현대시조 신인상으로 등단한 임성구 시인은 2020년 제16회 오늘의시조문학상을 받았으며 시조집 오랜 시간 골목에 서 있었다, 복사꽃 먹는 오후 등이 있다. 또한, 정진희 시인은 201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하였으며 시조집 왕궁리에서 쓰는 편지 시집 새벽강에 얼굴을 씻고 등이 있다. 아울러 가람시조문학상은 현대시조 아버지 가람 이병기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하여 우리나라 시조 문학 발전에 이바지한 역량 있는 시조시인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1979년 시조문학사에서 제정하여 2000년부터 익산시에서 시상하고 있다. 가람시조문학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2000만원과 상패를, 가람시조문학신인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0만원과 상패가 각각 수여된다. 가람시조문학상운영위원회 유재영 심사위원장은 우리나라 최고의 시조문학상 가운데 하나인 가람시조문학상의 권위에 걸맞은 작품을 선정하기 위해 고심했다며 선정 작품은 우리글의 아름다움, 섬세하고 순수한 서정, 율격의 미학적 의미를 높이 평가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가람시조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11월6일 여산 가람문학관과 가람 이병기 생가에서 개최되는 제13회 가람시조문학제에서 열릴 예정이다.

  • 문학·출판
  • 엄철호
  • 2021.09.26 17:11

현대문학 거장 신석정 정신 ‘대한민국 넘어 세계로’

일제와 군부 탄압에 굽히지 않고 민족혼을 지키며 고결한 삶을 살아온 현대문학의 거장 신석정 시인의 문학 정신을 을 기리기 위한 제8회 석정시문학상 시상식이 지난 25일 부안 석정문학관에서 개최됐다. 이번 석정문학제는 신석정 시인의 시 장미꽃 입술로와 이 밤이 너무 길지 않습니까를 엮어 만든 장미꽃 입술로 긴 이밤을 주제로 진행됐다. 제8회 석정시문학상 영예의 주인공은 자천타천 대한민국 국가대표 시인으로 불리는 안도현 시인(제목: 직소폭포)이 수상했다. 상금은 3000만원으로 이번 행사를 통해 신석정 시인의 정신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널리 알리는 것을 목표로 했다. 석정촛불문학상 수상자는 김인숙 시인(제목: 집에간다)으로 상금 500만원을 거머쥐었다. 심사위원들은 안도현 시인의 섬세한 관찰과 발견의 묘미, 절묘한 표현을 높게 평가했으며, 김인숙 시인의 비약적 발상과 상상력, 시 구절 중 집도 집에 간다 등 언어의 섬세한 기획을 높이 샀다. 윤석정 신석정 기념사업회 이사장은 기념사를 통해 석정 선생님을 기리기 위해 함께 해주신 문인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석정 시인의 선양사업이 지속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도록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젊은세대가 석정 시인의 정신에 더욱 관심을 가질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기성세대의 몫으로 석정시인의 문학정신이 지금보다 더 모두에게 알려지고 기억될 수 있도록 젊은층의 관심을 끌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정군수 석정문학회장은 석정시를 사랑하는 이 곳 지역의 낭송가들이 주축이되어 펼친 시극공연은 문학의 재창조를 통한 예술적 감흥과 석정정신을 널리 선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의 가슴속에 사색의 촛불을 늘 품을때 석정시인은 흐뭇한 눈망울로 우리의 꿈을 엿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택 부안 부군수는 우리 부안에서, 우리 곁에서 숨 쉬고 있는 신석정 선생님의 시향에 흠뻑 취할 수 있는 소중한 순간이 되시길 바란다면서 부안에서 태어나 자라신 신석정 선생님은 평생을 우리곁에 머무르면서 1500여 편에 달하는 수많은 서정시를 남기신 현대문학의 거장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윤석정 신석정 기념사업회 이사장, 김종택 부안 부군수, 문찬기 부안군의회 의장, 소재호 전북예총회장, 김남곤 전 전북일보 사장, 김수복 단국대총장, 임기태 석정문학관운영위원장, 신석정 선생 유족 등 최소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시상식은 신석정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부안군과 전라북도, 전북일보가 후원했다. 석정문화제 2일차인 26일에는 전북보훈회관에서 강은교 시인의 문학강의, 시극공연 등이 개최됐다. 한편, 신석정 시인은 1907년 부안에서 태어났으며, 전주에서 교직 생활을 하며 수많은 문학적 업적을 남긴 대표적 서정시인이자 항일 시인이다. 그가 말년에 생활하며 작품을 집필한 전주시 남노송동 비사벌초사가 전주시 도시개발에 밀려 철거 위기에 몰리자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작가회의 등이 비사벌초사 지키기에 나섰다. 신석정 시인은 일제와 군부 탄압에 굽히지 않고 고결한 삶을 지키며 이를 민족혼과 정서가 살아있는 격조 높은 시로 민족혼을 재탄생시켰다. /이강모홍석현 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09.26 16:53

한국 최초 순교자 유해 입증 증거…목뼈에 남은 참수형 흔적, 백자사발지석

한국 천주교 역사상 첫 순교자인 윤지충은 생전에 과거시험 소과에 합격한 성균생원이었다. 치아건강은 좋지 않았는데, 치아 32개 가운데 4개는 충치가 있었으며 치주염도 앓고 있었다. 천주교 전주교구가 지난 24일 완주 초남이성지에서 유해 진정성에 관한 보고회를 열고 지난 3월 발굴된 윤지충 바오로, 권상연 야고보, 윤지헌 프란치스코(윤지충 동생)에 대한 자세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이들 순교복자 3인의 신체적 특징과 신분, 세례명, 생년, 본관 등 여러 가지 사실이 밝혀졌다. 전주교구는 이날 유해 발굴 이후 4개월여에 걸쳐 고고학해부학적 검증 작업을 거친 결과를 자세히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순교자 3인의 유해는 넙다리뼈(대퇴골)가 매우 납작한 아시아계이며, 볼기뼈(관골)의 형태는 남성의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 넙다리뼈와 정강이뼈 길이로 산출한 신장은 윤지충 바오로가 1653.8㎝, 권상연 야고보 152.53.8㎝, 윤지헌 프란치스코 163.93.8㎝였다. 치아가 온전히 보존된 윤치충의 경우 13,12,22,23번 치아가 충치였고, 생전 치주염 증상 이 있던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 3인의 치아와 뼈의 상태로 추정한 사망 당시 연령도 사료 및 유물에 나온 기록과 거의 일치했다. 윤지충의 치아로 추정한 나이는 29~39세, 권상연은 31세~41세였는데, 기록에는 각각 33세와 41세로 나와 있다. 윤지헌은 27세~37세였고, 기록은 37세였다. 형벌의 흔적이 남은 유해 전신사진도 공개됐다. 참수형을 당한 윤지충은 다섯 번째 목뼈에서 예기(銳器날카로운 도구)로 손상된 흔적이 나왔고, 권상현은 목뼈가 없었다. 능지처참형을 당한 윤지헌의 유해는 둘째 목뼈, 양쪽 위발뼈, 왼쪽 넙다리뼈 등이 골절된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해남 윤씨 친족 5명, 안동 권씨 친족 5명의 머리카락과 구강세포로 진행한 부계 유전자(Y-STR) 비교분석 결과도 이들 3인과 대부분 일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해 감식 총괄 책임자인 송창호 전북대 의대 교수는 유해의 주인공을 완벽히 밝혀내는게 쉽진 않았다며 사망 무렵 예기손상 흔적과 유전자 비교 분석결과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순교자 이름과 직위, 집안, 과거 합격기록 등이 적힌 백자사발지석(誌石)도 이날 공개됐다. 사발 바닥엔 모두 한자 22자(字)가 쓰여 있었는데, 망인의 매장시점과 신분, 이름, 세례명, 본관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 윤지충의 지석에는 이름과 함께 聖名(성명세례명) 保祿(보록바오로)이 적혀 있었다. 당시 성균관에서 치르는 과거시험 소과 생원시에 합격한 사람을 뜻하는 成均生員(성균생원), 성인이 된 이후 가진 이름을 일컫는 字禹庸(자우용), 본관이 해남윤씨임을 일컫는 本海南(본해남) 등이 남아있었다. 권상연의 지석에도 당시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學生(학생)이 적혀 있었다. 학생은 성균관사학향교에 속한 유생이거나 품계가 없는 자를 가리킨다. 성인 때 또 다른 이름인 景參(경삼)이라는 의미인 字景參(자경삼), 본관이 안동권씨임을 의미하는 本安東(본안동) 등도 기록돼 있었다. 윤지헌의 묘에서는 다른 두 순교자와 달리 백제자기 접시가 수습됐는데, 묵서명은 확인되지 않았다.

  • 문화재·학술
  • 김세희
  • 2021.09.26 16:38

가을밤을 아름다운 선율로 물들이는 클래식 음악회 ‘토닥토닥 힐링 콘서트’

고즈넉한 가을밤 쏟아지는 별빛 아래 아름다운 선율의 향연이 펼쳐진다. 전주시립예술단이 오는 10월 6일 오후 7시 30분 전주 한벽문화관(관장 성영근) 야외공연장에서 전주시립예술단 찾아가는 공연 클래식 음악회 <토닥토닥 힐링 콘서트>를 연다. 이번 공연은 코로나19로 정체된 사회 분위기에 지친 시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고자 마련됐다. 금관 앙상블부터 판소리, 테너 솔로까지 풍성한 가을 공연을 기획했다. 공연의 프로그램은 대중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곡으로 구성했다. 전주시립교향악단의 금관 앙상블이 연주하는 Best of Classics로 공연의 막을 올린다. 이어 Bolero(Amazing grace&Arirang), Nice Pop Medley, 영화 <오페라의 유령> OST인 더 팬텀 오브 오페라(The Phantom of the Opera)와 영화 <1492 콜럼버스>의 낙원의 정복(The Conquest of Paradise) 연주를 선보인다. 연주 외에도 색다른 무대가 마련되어 있다. 전주시립국악단의 판소리 수석 김민영 명창이 풍부한 감성으로 영화 <왕의 남자> OST로 유명한 이선희의 인연과 국악 가요 아름다운 나라를 노래한다. 전주시립합창단 상임 단원인 테너 신상권 씨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대표곡인 지금 이 순간(This is the moment)과 이탈리아 가곡 푸니쿨리 푸니쿨라(Funiculi Funicula)를 열창해 시민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전주 한벽문화관 성영근 관장은 경직된 사회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시민의 정신적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문화예술계의 역할이라 생각하여 전주시립예술단과 함께 뜻깊은 음악회를 준비했다며 이번 음악회가 시민들의 지친 마음을 치유하고 그간 목말랐던 문화 갈증도 해소하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주시립예술단 찾아가는 공연 <토닥토닥 힐링 콘서트>는 우천 시 한벽공연장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코로나19로 130석 사전 예약(전석 무료)을 통해 진행된다. 예약은 전주문화재단 콘텐츠사업팀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박현우 인턴기자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21.09.26 16:37

(속보) 천주교 최초 순교자 유해 문화재 지정될까

속보 = 한국 천주교 역사상 첫 순교자인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 신유박해 순교자인 윤지헌 프란치스코(윤지충 동생)의 유해가 230여년 만에 발굴된 가운데 이 유해들의 문화재 등재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구전(口傳)과 기록으로만 전해지던 순교자의 역사가 실체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유해는 박해를 받은 흔적도 그대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천주교사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형벌의 실제까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역사적 자료로도 가치가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천주교 전주교구는 25일 완주군 초남이성지에서 한국 최초의 순교자 복자 윤지헌 프란치스코 유해 진정성에 관한 보고회를 연다. 지난 16일 완주 초남이성지에 안치한 윤지충 바오로, 권상연 야고보, 윤지헌 프란치스코의 유해를 검증한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고, 역사적 가치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유해 검증에 참여했던 전북대 전 고고인류문화학과 교수, 전북대 의대 송창호 교수 등도 참석한다. 전주교구 홍보국장인 송광섭 클레멘스 신부는 지난 1일 유해발굴 관련 기자회견보다 더 자세히 검증과정을 보고하고 의의에 대해 자세히 논의할 것이라며 향후 한국 천주교사 분야에서 관련 연구도 해야 하고, 교황청에도 보고서를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화재 지정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완주군청과 다양한 방면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추진과 관련한 질문에는 아직 (유해를 발굴한 뒤 의의를 찾고 있는) 시작 단계라며 점진적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며 말을 아꼈다. 실제 유해가 가진 실증적 가치도 크다. 1791년 신해박해로 참수를 당한 윤지충과 권상연은 목뼈 부분에 날카로운 도구에 잘린 흔적이 남아있고, 1801년 신유박해 당시 능지처참을 당한 윤지헌은 목, 팔 등에 절단 흔적이 남아있다. 지난 3월 발굴된 무덤에서 나온 사발지석은 윤지충과 권상연의 정보와도 일치했고, 윤지헌의 묘에서는 백자제기가 출토됐다. 실증 자료로 근거로 한국 천주교사를 상세히 연구할 토대가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향후 순교자 유해를 발굴할 때 선례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호남교회사연구소장인 이영춘 신부는 조선시대 천주교사의 관점에서 보면 역사적 사료를 실제로 볼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조선시대 형벌의 실제뿐만 아니라 윤지충, 권상연의 무덤에서 발굴된 사발지석은 문화사적인 가치가 있다며 게다가 윤지충은 다산의 고종사촌관계로 당시 남인 정치세력과 천주교의 연계관계 등 천주교사를 정밀하게 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유해의 문화재 지정 여부를 두고는 문화재청에서도 지정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개인적으로도 천주교 유산을 넘어 한국유산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 문화재·학술
  • 김세희
  • 2021.09.23 17:23

국립전주박물관 명사특강 팽현숙 초청

팽현숙 씨 국립전주박물관(관장 홍진근, 이하 전주박물관)은 10월 명사특강에 코디미언 겸 요리사 팽현숙 씨를 초대한다. 개그맨 최양락 씨의 부인으로도 잘 알려진 팽 씨는 최근 JTBC 예능 프로그램 1호가 될 순 없어에서 톡톡 튀는 매력을 선보여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팽 씨는 오는 10월 2일 오후 3시 전주박물관 강당에서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작은 생각이 만들어낸 큰 변화를 주제로 강연한다. 팽 씨는 이날 강연에서 작은 생각으로 얻은 아이디어로 방송활동과 사업에서 성공 신화를 이룬 그녀만의 노하우를 전한다. 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한다. 강연은 무료이며, 25일 오전 10시부터 29일 오후 5시까지 전주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선착순으로 예약을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현장에 오지 못한 관람객을 위해 다시보기- 온라인 강연도 운영한다. 오는 10월 12일 오전 10시부터 12월 10일 오후 5시까지 전주박물관 홈페이지의 온라인 문화체험실과 전주박물관 유튜브에서 강연 영상이 게시된다. 홍진근 관장은 조그마한 생각이 문화적 가치로 성장한 결과를 보여주는 이번 강연이 코로나19로 힘들고 지쳤을 시민에게 희망을 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9.23 17:23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의 전통문화바라보기] 정읍시립국악단의 포용적 회복

법고창신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이는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나아간다는 말이다. 전통예술 역시 고정화된 역사의 산물이기보다는 함께 과거와 현재가 끊임없이 부딪히며 이루어내는 결과물이며 국가적인 계승과 창조적 문화창달을 위한 근본이 된다. 이러한 옛것을 알고 행하려면 과연 우리의 전통예술이 무엇인가 어떠한 모습인가를 인지하고 느껴야 하며 배워야 한다. 정읍시는 그러한 매개의 중심에 정읍시립국악단을 만들었고, 시민들과 함께하는 전통예술을 추앙하며 30년의 세월을 보냈다. 정읍시는 시립국악단 외에도 타 시도와 다르게 전통예술의 단체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정읍시민 국악 교육을 위한 국악원 그리고 농악단과 합창단 등 다양한 문화 향수권 신장을 위해 문화예술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현재 정읍시의 문화계는 안타깝게도 코로나19의 전염병으로 많은 고통과 아픔을 받고 있다. 특히, 전통예술계는 더욱더 그렇다. 2020년 1월 갑작스럽게 발발한 코로나19에 대응하여 많은 공연은 중단되었고 많은 기간 시민과 만나지 못했다. 이에 우리 시 예술단인 정읍시립국악단은 이러한 아픔을 딛고 전통공연예술의 위상과 대민 문화 향수권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악단은 거리두기 및 방역으로 소규모 정기 및 기획, 상설공연 등 안전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의 연주회를 모색하였고 사실상 어려운 비대면 상황 시에 다양한 유튜브 콘텐츠 제작을 통한 정읍의 전통예술 및 전통문화 알리기에도 준비하고 있다. 세계 민족 문화는 사람의 감성에 의해 만들어지고 사람 마음에 의해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한 이치로 우리의 전통예술은 수천 년을 이어온 문화적 보배의 산물이었다. 시대를 지내며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사람이 그러한 전통음악을 즐겼고 그러한 음악을 통해 난관을 극복하고 정진하여 하나가 됨을 즐겼다. 조선 시대 만들어진 악서(樂書) 『악학궤범』 서문에는 이러한 글이 적혀 있다. 음악은 사람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하늘과 자연에서 나온 것으로 사람이 어떻게 느끼느냐 따라 희노애락(喜怒哀樂)의 소리가 되는 것이라 정의되어 있다. 오늘날 코로나19라는 전염병으로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점점 더 멀어지고 서로를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은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중심에 우리 전통음악은 시대적 역경을 이겨내고 새로운 문화와 전통을 만들어 가는 역사적 사명을 안고 있다. 선조가 남긴 문헌의 글처럼 하늘과 자연 그리고 사람 가운데 존재한 희로애락인 악樂은 시대적 역경을 이겨내고 새로운 도약을 만들어 낼 것이다. 정읍시립국악단의 작은 불씨처럼 대한민국 각 지역 전통 예술단의 불씨는 큰 도화선이 되어 나아가 대한민국, 전 세계가 포용적 회복 inclusive resilience을 이루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것은 팬데믹 시대에 값진 황금보다 더욱 찬란한 문화유산이 될 것이며 후대에 이어갈 소중한 존재가치로 남을 것이다. With 코로나라는 단어가 내포하듯이 이제 함께 가야 한다면 이겨낼 수 있는 그리고 회복할 수 있는 포용의 마음을 갖고 우리 민족의 음악으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자.

  • 문화일반
  • 기고
  • 2021.09.23 16:55

연석산 미술관에 활짝 핀 이웃들의 웃음꽃

전국 8대 오지라 불리는 완주군 동상면의 연석산 자락 연석산 미술관에 이웃들의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연석산 미술관(관장 박인현)에서는 다음 달 8일까지 동상골 어린이 그림 잔치 얘들아 그림과 노올~자(제1전시실)와 동시에 우리의 이웃들이 화폭 위에 풀어낸 민화의 멋 일상의 예술, 예술의 일상Ⅳ(제2전시실) 전시회가 열린다. 동상골 어린이 그림 잔치 얘들아 그림과 노올~자는 연석산 미술관과 동상초등학교가 협업한 전시회다. 자연풍경을 벗 삼아 생활하는 어린이들이 동상골 체험을 바탕으로 제작한 결과물을 선보인다. 지난 7월 한 달간 매주 수요일, 총 4회에 걸쳐 레지던스 작가와 지역 작가들이 학교를 방문하여 색다른 재료를 활용해 다양한 작품을 제작하는 시간을 가졌다.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 중학생까지 아이들이 담아낸 작품은 독자적이고 자유로운 표현 방법과 다채로운 색감이 돋보인다. 전시에 참여한 어린이 작가는 최지안 작가, 꿈나무어린이집 박채언 작가, 동상유치원 채유리, 허예라 작가, 동상초등학교 김건휘, 김승겸, 김시완, 김종인, 김하량, 박나윤, 박하빛, 박하연, 백송이, 송태상, 이승현, 이예준, 차태희, 차하린, 허예서 작가, 고산중학교 차하민, 차하연 작가 등 21명이다. 연석산 미술관 레지던스 설휴정 큐레이터는 이 전시로 산골 어린이들이 소외감을 해소하고 용기와 자신감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모든 현대인에게 맑고 순수한 영혼으로 제작한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작품을 통해 치유의 시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동시에 진행되는 우리의 이웃들이 화폭 위에 풀어낸 일상의 예술, 예술과 일상Ⅳ는 우리그림예술교육 민화 강좌 성과전이다. 7월 중순부터 9월 초순까지 매주 토요일, 총 8회에 걸쳐 장우석 강사의 지도 아래 완성된 민화 성과물을 선보인다. 민화는 그림 수업을 제대로 받지 않은 비전문인들도 제작할 수 있는 그림으로 정통적인 화법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하기 때문에 초급자부터 전문가까지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전시에는 강좌 수강생인 김선희, 김창수, 김형숙, 박영선, 박하영, 이용일, 임순화, 정경숙, 정영천, 조종순, 홍영옥, 한영미 작가 등 12명이 참여했다. 설 큐레이터는 코로나19의 장기화와 재확산으로 하루빨리 코로나19에서 벗어나 일상으로의 복귀가 오늘날 우리들 모두의 공통된 염원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염원을 담아 총 8회에 걸쳐 화폭 위에 풀어낸 민화 강좌 성과물을 선보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 지원하는 창작공간 레지던스 지역 활성화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연석산 미술관은 다음달 23일부터 11월 5일까지 대아댐 건설 100주년 기념, 아름다운 대아마을의 4계절을 담은 2021 동상영상 Ⅱ-대아마을의 4계 사진전을 펼칠 계획이다. /박현우 인턴기자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21.09.23 16:46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경종호 작가 - ‘윤동주의 동시’를 그리는 시간 ‘윤동주 동시 컬러링북’

누나의 얼굴은/해바라기 얼굴/해가 금방 뜨자/일터에 간다.//해바라기 얼굴은/누나의 얼굴/얼굴이 숙어지어/ 집으로 온다. (해바라기 얼굴전문) 귀뛰라미와 나와/잔디밭에서 이야기 했다.//귀뚤귀뚤/귀뚤귀뚤//아무에게도 알으켜 주지 말고/우리 둘이만 알자고 약속했다.귀뚤귀뚤/귀뚤귀뚤//귀뚜라미와 나와/달 밝은 밤에 이야기했다.(귀뚜라미와 나와전문) 대부분 한 번쯤은 보았을 듯한 동시이다. 하지만 이 시가 윤동주 시인의 시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듯하다. 오늘은 윤동주 시인의 동시 29편을 정갈하게 모아놓은 신간 한 권을 소개하고자 한다. 시인의 청소년기인 십 대부터 이십 대의 젊은 나이로 요절할 때까지 삶을 따라가는 길이기도 할 것 같다. 그 길에 시만이 아닌 시의 세상으로 함께 들어갈 수 있도록 안내를 받을 수도 있다. 바로 [윤동주 동시 컬러링북]이다. 살뜰한 시와 애교 넘치는 그림 속으로 풍덩 빠져들고 싶다. 세상살이에 쫓겨 마음이 폭폭해진 이들이여, 이 풀잎 같은 책을 보시라 김용택 시인의 추천글이다. 그런데 동시라고 하면서 이 책의 대상을 어린이가 아닌 ~이들이여라고 하고 있다. 그렇다. 이 책은 동시이지만 어린이만을 대상으로 한 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책은 시만 실리지 않고 시와 함께 애교 넘친다는 그림도 함께 실려 있다. 왼쪽엔 동시와 그림이, 오른쪽엔 빈 공간과 스케치를 한 그림이 배치되어 있다. 동시를 옮겨 쓰고, 스케치한 그림에 직접 색을 입혀 보는 것이다. 즉, 동시를 공부하는 초등학생부터 주름살이 얼굴 가득 새겨진 어르신들까지 시의 세상으로 들어 갈 수 있는 안내서인 것이다.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먼저 생각한 것이 초등학생들이었다. 1~2학년은 왼쪽의 시와 그림을, 오른쪽에 그대로 옮기는 것이었다. 3~4학년은 왼쪽의 시를 그대로 옮기지만 그림은 자기의 상상에 따라 다르게 칠해보는 것이었고, 5~6학년은 왼쪽의 시를 자신이 고쳐 써보고 그림의 색 또한 다르게 칠해보는 것이었다. 물론 이것은 한 예시일뿐 다양한 활용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의 생각에 따라 얼마든지 좋은 방법이 있을 것 같다. 이에 더하여 어린이가 아닌 성인, 팔순의 어르신들도 자신이 생각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을 것 같다. 좋은 동시와 그 동시를 좀 더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책 한 권이 이렇게 우리에게 다가왔다. [윤동주 동시 컬리링 북], 우리가 쉽게 놓치며 가고 있는 감성의 한 자락을 슬며시 내밀어 주고 있어 고마웠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1.09.22 17:35

[신간] 미국 극비문서로 한국 현대사의 베일을 벗긴 '미국 비밀문서로 읽는 한국 현대사 1945-1950'

1945년 해방부터 1950년에 발발한 한국전쟁까지 약 5년의 기간은 한국 현대사가 안고 있는 수수께끼다. 남북분단과 대립은 강대국에 의해 강요된 것이었는가?, 우리 민족 스스로 노력하고 선택한 결과였는가? 스스로 선택했다면 누가 어떻게 결정했는가? 등 많은 질문을 남기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저널리스트 김택곤은 해답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누렇게 빛바랜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의 4천 건이 넘는 비밀문서 가운데 3백여 건의 핵심 문서만을 고르고 정리했다. 저널리스트 김택곤이 우리가 몰랐던 해방미군정정부 수립한국전쟁의 기록을 부제로 한 <미국 비밀문서로 읽는 한국 현대사 1945-1950>(맥스미디어)를 펴냈다. 이 책은 프롤로그인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17세 소녀 김연자의 이야기로 시작해 광복군의 희망과 절망, 분단과 미군정의 남한, 좌우 대립과 미군정의 선택, 주한미군 철수와 국군 창설, 미국의 군정 통치, 폭력과 테러, 미군정의 개입, 북한의 남침과 한국전쟁, 평양 주재 소련대사관에서 노획된 편지, 총 8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에필로그인 한국전쟁에 참전한 한국계 미국인 에녹 리의 수난기로 끝맺는다. 저널리스트 김택곤은 미국의 소리 기자와 MBC 특파원으로 활동하면서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에 수장된 미국 정부의 해제된 비밀문서 가운데 한국 근현대에 관련된 기록에 관심을 두고 관련 내용(한국전쟁, 516 군사 쿠데타, 한일국교 정상화를 앞둔 비밀협상, 한국전쟁 관련 등)을 취재해 보도했다. 그는 미국 국립문서보관소 비밀문서를 보면서 포로로 잡혔다 탈출했으나 부역의 의심을 받은 하와이 이민 한국인 2세 미군 병사의 수사 기록에서 처절함을 느꼈고, 버마에 끌려간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소녀들의 울음 없이 뚝뚝 흘리는 눈물을 보았다. 평양 주재 소련대사관에서 노획된 수백 통의 편지에서는 전쟁에도 아랑곳없는 사랑의 열병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 전쟁이 초래한 두려움과 증오, 거짓을 담고 제각기 수런거리고 있음을 느꼈다. 비밀문서는 하나같이 혼돈의 시대를 살았던 이 땅 젊은이들의 희망과 열정, 절망을 증언하고 있었다. 저자는 당시의 정치적사회적 소용돌이 가운데 새롭게 살피고 해석을 더 해야 할 실마리를 찾았다. 그는 이 실마리의 해석과 판단은 내가 아닌 역사가와 독자의 몫으로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관련 내용을 다루되 조심스럽게 소개하고 최소한의 해석을 보태는 정도에 그쳤다며 정치적 사건이나 인물에 관한 문서의 경우, 그 속성으로 인해 미국과 미군정의 시각과 편견이 곳곳에서 엿보였지만, 이 경우에도 언급은 하되 다시 여기에 주관을 개입시키는 일은 피했다고 했다. 이 책의 추천사를 맡은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위원회 이종찬 위원장은 저자 김택곤이 미국 현지에서 여러 해 특파원으로 근무하면서 미국 내 다양한 자료와 비밀문서를 일일이 찾아내고 정리하여 펴낸 이 책은 우리도 잘 몰랐던 한국 현대사를 이해하는 소중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고 했다. 한국일보 이영성 사장도 이 책은 무겁고 아프지만 흥미진진하다. 책에 담긴 비화가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에서 찾은 4천여 건의 비밀해제 문서를 토대로 한 기록이라니 저자 김택곤에게 존경의 념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며 감탄했다. 저널리스트 김택곤은 전주에서 태어나 전주고등학교, 서울대 정치학과, 동 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 MBC 워싱턴 특파원으로 활동하면서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미국 정부가 신군부의 광주 무력진압을 승인했었다는 사실을 미국 정부 비밀문서를 인용해 특종 보도한 바 있다. 이어 그는 MBC 사회부장, 정치부장, 2580부장, 보도국장으로 근무했다. 광주MBC사장, JTV전주방송사장으로 방송 경영을 맡았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을 거쳐 극동대 석좌 교수를 역임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09.22 17:01

[신간] 그 시를 읽고 나는 시인이 되었네

스무 살 무렵 백석의 시를 처음 읽었다. 전공 교재 속에 들어있던 모닥불이었다. 그 때부터 나는 백석의 시를 찾는 대로 필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짝사랑이었다. (안도현 자작나무의 눈부신 살갗-백석의 백화 중) 시를 좋아하고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의 눈길을 끌만한 책이 나왔다. 이종민 전북대 명예교수가 최근 펴낸 <그 시를 읽고 나는 시인이 되었네>(모악)다. 책에서는 현 시대를 대표하는 시인 41명이 남몰래 간직해 온 운명 같은 시를 소개한다. 김용택손택수안상학안도현유용주나희덕이시영천양희김사인김해자이동순정희성이하석박남준송재학복효근정호승 등 거장부터 중견에 이르기까지 여러 시인이 참여한다. 이들처럼 웅숭깊은 시 세계를 구축해온 시인들을 매혹시킨 시는 무엇일까. 그만큼 시인들이 소개하는 시는 참 다양하다. 인생 어느 한 순간 자신의 가슴속에 자리잡은 시, 영혼을 뒤흔든 시, 시적 영감을 제공한 시, 문학적 성장에 영향을 끼친 시 등이다. 시인들은 이런 시를 놓고 자신만의 해석을 곁들이고, 특유의 서정적 문장으로 소개한다. 이 때문에 책은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그리운 사람이 보내온 손편지 같은 감동을 선사한다. 서문을 쓴 최원식 문학평론가(인하대 명예교수)는 이 책의 본령은 시인과 특정 시와의 극적인 해후의 순간을 포착한 데 있다며그 스파크로 숨은 시인이 깨어나는 과정이란 마치 매미가 허물을 벗는것처럼 신비롭다고 했다. 완주 화산 출신인 이종민 전북대 명예교수는 서울대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해군사관학교 교관, 미국 플로리다주립대학 교환교수, 서울대학교 교류교수 등을 역임했다. 전북대 인문대학장, 국공립대학교 인문대학학장협의회장, 전북대 인문역량강화사업추진단장을 지냈으며, 현재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 호남사회연구회 이사장, 천년전주사랑모임 상임이사, 완주미래발전위원회 위원장, 완주문화도시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그래, 너희 뜻대로 해라?(황금가지, 공저), <달궁 가는 길: 서정인의 삶과 문학>(서해문집, 편저), <이종민의 음악편지: 음악, 화살처럼 꽂히다>(서해문집)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9.22 16:45

[신간] 이소애 시인 ‘쉬엄쉬엄’

4일 근무에 3일 쉰다는/3일 일하고 4일 논다는 말 안심이다/코로나 쉼쉼,/월화수목 뼈 빠지고 금토일 또 쌔 빠진/네겐 특별휴가 아니겠냐//(쉬엄쉬엄 일부) 이소애 시인이 여섯 번째 시집 <쉬엄쉬엄>(문학의 전당)을 펴냈다. 시인은 시집에서 잠시 뒤돌아봄이 세상의 폭을 넓히는 묘약이라는 소리 없는 웅변을 한다. 가끔은 먼 산에 눈길 던지며 한눈 파는 것이, 역설적이게도 빛의 속도로 변해가는 5G시대를 살아가는 지혜일 수 있다는 것이다. 표제작 쉬엄쉬엄은 이런 시인의 시적 특질을 잘 드러낸다. 시인은 코로나19로 일상에 제약이 따라오지만, 이 시간이 특별휴가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다. 쉬어야 더 멀리, 오래 제 갈 길을 갈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번 시집에는 총57편의 시가 수록돼 있다. 시집의 해설을 쓴 안성덕 시인은 이소애 시인의 시는 인생에 대한 처연한 고찰을 담고 있다고 했다.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이소애 시인은 우석대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북대 경영대학원을 수료했다. 시집은 <침묵으로 하는 말>, <쪽빛 징검다리>, <시간에 물들다>, <색의 파장>, <수도원에 두고 온 가방>, <보랏빛연가> 등이 있다. 최근 에세이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칼럼집 <소멸, 그 찬란한 무늬>를 출간했다. 한국문학비평가협회 문학상, 중산시문학상, 전북예총하림예술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전주문인협회 회장, 전북문학관 아카데미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9.22 16:45

[신간] 견훤 · 전봉준 120명 역사 인물 이야기로 한국사 읽는다

후백제의 왕 견훤, 동학농민혁명을 이끈 전봉준 장군 등 120명의 역사 인물 이야기를 통해 한국사의 기초를 다질 수 있는 책이 나왔다. 다양한 어린이 역사 교육책을 펴 온 사회평론연구소가 출간한 <용선생 15분 한국사 독해>(총4권, 사회평론)이다. 초등학교 3~4학년 학생의 역사학습을 위해 만들어진 이 책은 정치경제사회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던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책에서는 총120명의 역사 인물이 등장하며, 이들을 통해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한국사를 읽어낼 수 있다. 1권(우리 역사의 시작~삼국시대)은 구석기부터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는 시대까지 다룬다. 선사 시대는 가상의 인물을 내세워 그 시대의 생활 모습을 이해하기 쉽게 구성했다. 삼국시대는 광개토 대왕, 이사부, 온달, 김유신, 계백 등 역사 인물을 통해 고구려백제신라가 통일을 위해 경쟁을 벌였던 상황을 학습할 수 있다. 2권(남북국 시대~고려시대)은 신라의 삼국 통일과 발해의 건국으로 시작된 남북국 시대부터 고려 시대까지를 다룬다. 불교가 발달했던 신라의 모습을 원효와 김대성을 통해 배울 수 있고, 장보고와 최치원을 보면서 신라 말의 혼란스러운 사회도 경험할 수 있다. 고려를 건국한 왕건과 후백제를 건국한 견훤이 후삼국시대의 통일을 위해 한판 승부를 벌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또 서희와 강감찬, 윤관 등을 통해 외세의 침입에 맞서 싸운 고려의 상황도 알 수 있다. 3권(조선시대)은 한글 소설과 판소리, 탈놀이 등 서민문화가 발달한 조선후기까지 다룬다. 정도전과 이방원을 통해 조선의 기틀을 다져나간 사람들의 고민을 알 수 있고, 이순신과 곽재우, 손홍록과 안의의 활약을 보며 전쟁 속에서 우리 역사를 지키려고 한 사람들의 노력도 공부할 수 있다. 4권(개항기~현대)은 조선이 외국에 문을 연 개항기부터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을 거쳐 글로벌 국가로 거듭난 현재까지를 다룬다. 흥선대원군과 김옥균, 고종 등을 통해 위기에 처한 조선의 상황을 살필 수 있고, 전봉준, 유관순, 김구, 윤봉길, 이회형과 형제들을 보면 나라를 되찾으려 한 독립운동가의 노력을 알 수 있다. 책은 용선생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역사 인물의 생각와 말을 대사로 넣어 아이들이 그 시대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각 회차마다는 이야기 속에 알아두어야 할 역사 용어와 개념을 담았다. 본문을 들을 수 있는 오디오 자료도 제공한다. 저술은 정윤희이지은김형겸김주은 사회평론 역사연구소 소속 연구원, 이지혜 서울 미동초 교사, 김미성 연세대 국학연구원 연구 교수, 정지은 동국대 사학과 박사과정 등이 참여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9.2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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