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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산업자본주의 패러다임을 들여다보다

근대 산업자본주의 사회의 패러다임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사진인문연구회 백인백색은 6일부터 18일까지 전주 교동미술관 본관에서 백인백색 기획 시리즈 7 - 모던 타임즈. 우리가 산업을 읽는 방식 전을 연다. 이 전시는 산업을 키워드로 한 작품을 중심으로 모던 타임즈의 의미를 성찰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특히 산업을 읽는 시선을 산업 경관, 산업 현장, 산업 생태의 세 가지 방식으로 범주화한 뒤, 정치경제, 사회문화적 가계도를 찾으려는 의도다. 박찬웅오태풍 작가는 자신의 출생지 농도를 부각하기 위해 정미소와 농협창고를 사진에 담았다. 1960년대 이후 산업화도시화 정책으로 해체된 농업 경제의 현실을 드러내려는 의도다. 조춘만지성배 작가는 중공업 시추선과 선박건조 현장, 인간정제소를 촬영해 기계 문명의 역동성이나 근대 산업 문명이 낳은 인간 소외 현상에 대한 보고서를 남겼다. 김혜원 작가와 신석호 작가는 팔복동 공단지대에 있는 폐차장과 한국지엠 폐쇄로 문을 닫은 주변상가나 원룸 등을 사진 속에 담았다. 전주와 군산 지역의 경제적 상황에 주목해 자본주의 사회에의 산업 생태와 모순을 드러내려는 의도다. 사진인문연구회 백인백색은 이들의 시각은 자본을 바탕으로 세계의 균질화를 초래한 현대 산업 사회와 그 모던 타임즈의 의미를 상기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7.05 17:59

16년만에 부활한 전북청년미술상…이주리 작가

전주출신 이주리 작가(49)가 16년 만에 부활한 전북청년미술상의 수상자로 선정됐다. 전북청년미술상은 예술계 원로인 유휴열 작가가 1990년 젊은 작가들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한 상이다. 당해부터 2005년까지 총 13명의 수상자를 배출했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도중에 중단됐다가 올해 다시 부활했다. 사단법인 모악재(이사장 최명순)는 이주리 작가를 제13회 전북청년미술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모악재에 따르면, 올해 전북청년미술상은 21명 작가가 후보에 올랐고 이를 두고 역대 수상작가가 투표를 한 결과 세 명이 선별됐다. 이 가운데 이주리 작가가 지역 미술활성화와 창작의지 고취, 미술상의 제정 취지와 부합해 수상자로 결정됐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설명이다. 이 작가는 인체를 향한 집요한 연구와 분석을 통해 21세기 세계관과 인간관을 축적해왔다고 평가받는다. 그가 자신의 작품 살다에 표현한 인물은 정면을 응시하지도 않으며 자아를 표현하지 않는다. 뒤섞여 뒹굴고 있는 인체군상들이 나타나거나 뒷모습을 노출하는 단독상만이 존재한다. 자아(self)라는 신화의 허구를 부인하고 타자(the other)에 대한 사유와 배려가 절실하다는 것을 드러내려는 의도다. 강용면 조각가, 김윤진 건양대 교수, 이진명 미술평론가로 이뤄진 심사위원들은 우리는 지금 나라는 만들어진 신화에서 관계라는 소박한 진실로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며 이 작가는 21세기에 처한 우리의 과제를 상징적으로 웅변해주는 회화적 역량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작가는 어떤 지원도 보장받지 못한 상황에서 외로이 분투해왔다며 이번 수상이 젊은 작가들을 위로하고, 많은 사회 조직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전북청년미술상을 받은 이 작가에게는 청년지원금 500만원과 개인전을 지원한다. 개인전은 올해 12월 1일부터 내년 1월 30일까지 유휴열미술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주리 작가 이 작가는 원광대 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개인전은 esquisse자유롭자던..을 비롯해 모두 22회 열었으며, 단체전은 상해 청년아트페어 등 국내외 전시에 다수 참여했다. 수상경력은 광주시립미술관 주최 하정웅 청년작가상, 전북도립미술관 전북청년2015 선정작가 등이 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7.05 17:59

[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좋은 그림, 잘 그린 그림1

그렇지 않아도 관심도 없는데 재미도 없는 미술을 어렵게까지 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물론 화가는 잘 그려야 되는 의무가 있다. 그러나 잘 그린 그림이 곧 좋은 그림은 아니다. 잘 그린 그림이 대학 입시의 평가에 필요하다면 좋은 그림이란 영원히 우리 곁에 있어야 하는 것이다. 어느 날 나의 후원자를 자처하는 사업하는 후배가 100여 평이 넘는 큰 작업실을 마련해 주었다. 그 대가로 인도네시아 대사 방문에 맞춰 한나절 전시회도 치러보고, 대만의 무역 왕이라는 사람을 만나 전시회도 기획하는 좋은 일과, 필요하면 그림을 가져가는 나쁜 일도 있는 일종의 계약을 맺은 셈이다. 어느 날 그 후배가 미국에서 소더비의 큐레이터 아이린 에스콰이어가 작업실에 온다는 것이어서 적잖이 놀랐다. 말로만 듣던 소더비의 큐레이터가 내 작업실을? 꿈인가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소더비에 한국관을 만들고 싶어 골동품을 둘러보러 왔는데 개인적인 친분으로 그곳에 불러 하룻밤을 보내게 된 것이었다. 처음에는 이름에 에스콰이어가 들어가 있어서 이상했다. 그때까지 나는 구두 이름으로만 알았던 것이 사람 이름에 들어가 있으니 말이다. 나중에 영문학 교수에게 물어보니 영국의 나이트처럼 미국의 귀족에게 주어지는 호칭이란다. 시차도 못 느끼는지 오랫동안 이야기를 하다가 연꽃과 연이파리 밑에 원앙 비슷한 것들을 반구상으로 표현한 80호 크기의 내 그림 하나를 보며 저 작품을 미국에 소개하고 싶단다. 나는 거의 실감이 나지 않아 반신반의 상태로 마지못해 그렇게 하라고 하면서도 그런데 비행기에 어떻게 싣고 가냐?고 했더니, 문제없다고 씨익 웃으며 일어나더니 능숙한 솜씨로 틀에서 캔버스 천만 뜯어내 둘둘 말았다. 그날은 늦은 밤 헤어지고 이튿날 작업장에 가보니 내가 도착하자마자 다른 사람들은 후배와 함께 급하게 어디로 가버리고 단둘이서만 아이린의 원래 목적대로 인사동으로 가야 하는데 영어를 하는 사람들이 모두 사라지고 나니 손짓발짓 영어가 시작되었다. 인사동에서 아이린의 일을 마치고 우리는 당시 서울신문사의 프레스센터에 갔다. 그곳 1층에선 그룹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고 고화흠 선생을 포함하여 열댓 명 남짓이 출품했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7.05 17:39

전라도 역사 · 문화정취 깃든 전시회

전라도의 역사문화적 정취가 깃든 전시가 선보여진다. 재단법인 청목미술관은 오는 18일까지 전라의 색, 한국의 색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전북지역에서 활동하는 김도영김성욱김정숙류재현배병희이종만이홍규조현동 작가의 작품 30여 점이 전시된다. 한국화, 서양화, 조각 등 장르 구분을 넘어 다양한 층위의 작업세계가 드러난다는 게 미술관측의 설명이다. 특히 전라도의 역사적 문화적 정취, 지역 정서와 심리, 철학과 시대정신이 발현된 색 등을 조명한다. 김도영의 한지 콜라주 작품 아리랑은 색동과 한옥한글(한옥 모양의 한글)이 만나 아리랑의 물결이 넘실댄다. 작가는 하늘에서 바라본 한옥 기와와 내부를 펼쳐 보인다. 김성욱은 오래된 한옥 지붕과 학, 달 등을 소재로 한지 위에 핸디코트와 수묵채색 기법을 활용한 작품 한옥에 뜬 달-사랑하면 만나리를 선보인다. 김정숙의 축복 Blessing은 한지라는 매체와 달 항아리의 조형성을 접목해 온유와 비움의 가치를 구현하며 통섭과 화해의 중요성을 환기한다. 류재현은 바람의숨결 201910로 나무와 관목과 빛이 가득한 숲의 풍경을 구현한다. 배병희는 작품 풍선집으로 정체성을 상실한 자아의 모습과 장식적인 이미지의 혼합체인 새로운 존재로부터 인간과 문명과의 관계성을 이야기한다. 이종만의 가을고추밭은 늦여름의 충일과 가을 조락이 교차하는 그 시점, 그 지점. 그 변곡점이 주는 희열과 풍요가 있다. 이홍규는 수묵담채 작업인 달빛(Moonlight)으로 어둠과 밝음이 대조되는 세상을 보여준다. 달빛은 고전의 시대와 동시대를 연결하고 교통하게 하는 통로이다. 조현동은 자연-경계 Nature-Boundary를 통해 가상과 현실의 경계, 자연과 비자연의 경계, 가시적 세계와 비가시적 세계의 경계를 제시한다. 박형식 이사장은 전라의 색은 곧 한국의 색이며 우주의 색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각기 독자적인 작가성으로 다층적인 구조가 펼쳐지는 힘찬 변주를 이뤄가기를 응원한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7.04 17:20

제16회 새만금문학제 성황리에 끝마쳐

전북문인협회(회장 김영)가 주최한 제16회 새만금문학제가 지난 3일 전주시 전북문학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회원 12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새만금과 고군산을 소재로 한 회원들의 작품집 산호珊瑚의 꿈발간, 시낭송, 시극, 중창, 특강, 문학상 시상, 시화목 제막식 등으로 진행됐다. 제1부에서는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국제해운 대표)이 바다와 물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윤 사장은 바다는 무한한 자원과 꿈을 가진 보고라며 우리 모두가 바다환경을 지키지 못하면 큰 화를 입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2부 원로작가에게 주는 문채문학상은 서상옥 수필가와 이근풍 시인, 김철규 수필가가 받았고, 65세 미만의 젊은 작가에게 주는 산호문학상은 최영봉 시인과 소선녀 수필가가 수상했다. 제3부 작가의 뜨락에서 진행된 시화목 제막식은 전북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한 김남곤, 소재호, 정군수 시인과 김영 회장, 김정길 수석부회장, 박종은 참여작가대표가 테잎컷팅을 하고 14개 시군지부에서 선정된 작가 14명이 가족과 함께 개인별 시화목 제막식을 가졌다. 김영 회장은 이번 새만금문학제가 코로나19로 인해 현장에서 진행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면서도 회원님들의 적극적인 성원으로 새만금문집을 발간하고, 바다특강과 문학상 시상식을 갖고, 시화목을 전북문학관 작가의 뜨락에 세우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더 많은 작가님들의 작품이 문학관 정원에 세워져 방문객들의 사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7.04 17:20

한국소리문화전당 역사…유백영 작가 사진전

유백영 사진작가 전북의 대표 문화공간인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하 소리전당)의 역사와 함께한 인물이 있다. 소리전당 전속 사진작가 유백영(67) 씨다. 그는 2001년 소리전당 모악당을 찍은 사진으로 전국아마추어 사진촬영대회에서 금상을 받으며 소리전당과 인연을 맺게 됐다. 이후 소리전당 전속 사진작가로서 개관 때부터 지금까지 소리전당에서 진행된 주요 공연을 빼놓지 않고 기록해왔다. 사실 그는 사진작가이자 법무사다. 법무사로 일하다가도, 저녁과 주말에는 늘 공연장을 지켰다. 그렇게 한 장 한 장 기록한 그의 사진은 곧 소리전당의 역사가 됐다. 2011년 소리전당 개관 10주년에는 사진전 무대 사람 그리고 유백영으로 자신의 기록물을 소개하기도 했다. 어느덧 10년이 지나, 오는 9월이면 개관 20주년을 맞는 소리전당. 전속 사진작가 유백영 씨가 20년간 카메라 렌즈에 담아온 소리전당의 이야기를 하나둘 꺼내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소리전당이 기획한 20주년 특별전 4개 섹션 중 하나인 유백영 사진전의 미리 보기 버전이다. 9월 예정된 사진전에 앞서 일부 작품들을 미리 만날 수 있는 자리로 이달 6일부터 12월까지 진행된다. 특히 소리전당 휴관일에 상관없이 누구나 편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공연장 로비에 작품들을 전시했다. 소리전당 관계자는 유백영 사진작가의 작품들은 20년 간 소리전당에서 열린 다양한 공연의 결집체로써 사진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며 옛 사진들을 보면서 소중한 추억을 회상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7.04 17:15

전북 영화인들 '합심', 단편영화 만든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전북도지회와 군산지부, 전주지부, 정읍지부가 힘을 합쳐 단편영화를 제작한다. 단편영화 花-다시 피다는 전통 한국무용을 소재로 엄마와 딸이 갈등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담을 예정이다. 엄마 공선숙 역은 이영란 배우가, 딸 박화진 역은 한지원 배우가 맡는다. 전북영화인협회 고문이기도 한 이영란 배우는 이화여대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했다. 고창에서 촬영한 첫 영화 <꽃잎>을 통해 전북과 인연을 맺었다. 영화를 비롯해 드라마,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왔다. 현재 경희대 연극영화과 교수로 있다. 신인 한지원 배우도 중앙대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했다. 영화 <섶>을 통해 한중국제단편영화제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두 배우는 지난달 30일, 지난 1일 전주기접놀이 전수관 등에서 모여 대본 리딩과 아이디어 회의를 했다. 오는 15일 크랭크인,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영화의 주요 무대는 전주동헌과 동락원, 완주 아원고택 등이다. 시나리오는 나아리 전북영화인협회장이 썼다. 촬영은 <장군의 아들>, <네 멋대로 해라>,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촬영감독인 조동관 한국영화촬영감독협회 전 이사장이 맡았다. 나아리 회장은 전북 영화산업 부흥을 위해 전북영화인협회가 의기투합했다며 지역 영화인들이 하나된 모습을 기대해 달라고 밝혔다.

  • 영화·연극
  • 문민주
  • 2021.07.04 17:15

동학농민군 편지, 국가등록문화재 됐다

나라가 환난에 처하면 백성도 근심해야 한다네, 우리가 왜군과 더불어 오랫동안 싸운 것은 나라에 입은 은혜를 갚고자 함이라네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하기 위해 앞장서서 일어섰던 동학농민군 중 한명의 편지가 국가등록문화재가 됐다. 문화재청은 1일 동학농민군 편지를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했다. 이 편지는 동학농민군으로 활동한 유광화(1858~1894)가 1894년 11월께 동생 광팔에게 보낸 한문 편지다. 유광화는 양반가의 자제로 동학농민군의 지도부로 활동하며 군수물자를 조달하고 화순전투 등에 참여했던 인물이다. 유광화는 편지에서 자신이 나라를 위해 왜군(일본군)과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으니, 동생에게 군자금을 급히 보내 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이 내용을 통해 동학농민혁명 당시 농민군들의 처지, 농민군 지도자들의 의식 등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동학농민혁명이 각 지역에서 일어난 단순한 봉기가 아니라, 농민과 양반이 참여한 범민족적 혁명이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서 매우 가치가 높다. 유광화 편지는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한 동학농민군이 직접 작성한 몇 안 되는 기록 중 하나이다. 동학농민군 일원이 전투 과정에서 직접 작성한 편지 원본이라는 희소성 면에서도 귀중한 가치를 지닌다. 이 편지는 손자인 유길홍이 오랫동안 보관해 왔다. 자료 원본 형태 그대로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에 소장돼 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된 '동학농민군 편지'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와 소유자(관리자) 등과 협력해 체계적으로 보존ㆍ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문화재·학술
  • 문민주
  • 2021.07.01 16:59

차세대 무형유산 전승자 희망찬 무대 ‘이수자뎐’

차세대 무형문화재 전승자들이 꾸미는 가(歌)ㆍ무(舞)ㆍ악(樂)ㆍ희(戱)의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진다. 국립무형유산원 2021 이수자뎐(傳)이 이달 3일부터 10월 23일까지 매주 토요일 유산원 얼쑤마루 공연장에서 열린다. 이수자는 무형문화재 보유자나 보유단체, 전수교육대학으로부터 전수교육을 수료하고 국가에서 시행하는 기량심사를 거쳐 전수교육 이수증을 받은 전승자를 말한다. 유산원 이수자뎐은 매년 무형문화재 예능 종목 이수자들을 대상으로 작품을 공모ㆍ심사한다. 올해는 국가무형문화재 총 12편이 선정됐다. 이달에는 곽재혁(피리정악 및 대취타) 씨가 옛 풍류방의 음악문화를 재연한 음악극 필률정담으로 이수자뎐의 문을 연다. 이어 김무빈(서도소리) 씨가 소소한 일상을 현대 감성에 맞게 서도소리로 표현한 소리극 구어구어, 석봉스님(아랫녘 수륙재)이 불교의례로 평안을 전하는 수행과 깨달음, 그리고 위로, 홍현수(가사) 씨가 12가사를 새롭게 표현한 오래된 아름다움 가사를 선보인다. 8월에는 김수영(살풀이춤) 씨가 코로나19 종식을 기원하는 무용극 전통춤 해원, 송다솔(거문고산조) 씨가 산조의 전통과 현대를 잇는 공존:전통과 현대를 마련한다. 김정주(남사당놀이) 씨는 전통마술 얼른에 현대적 기술을 접목한 연희극 흥의 레시피를 보여준다. 주연희(승무) 씨는 향가의 혼, 그리고 시대의 몸짓을 주제로 가슴 속에 흐르는 예술혼을 춤으로 표현한다. 이어 9월에는 김미성(가야금산조 및 병창) 씨가 춘향가의 눈대목과 굿 음악의 비나리를 접목한 새로운 병창 신춘향가, 정진용(처용무) 씨가 나라의 번영을 기원하고 서민들의 애환을 춤으로 달래는 디딤으로 디디다, 김일현(강릉단오제) 씨가 무속 장단에 클래식 음악을 접목한 창작무 신과 노닐다를 무대에 올린다. 10월에는 기숙희(가야금산조 및 병항) 씨가 전통음악과 세계음악을 접목한 가야금산조 NEW WAVE(뉴웨이브)로 이수자뎐의 문을 닫는다. 공연은 사전 예약으로 운영된다. 공연 10일 전부터 유산원 누리집과 전화로 선착순 예약할 수 있다. 전석 무료.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7.01 16:59

[김용호 전북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장 전통문화바라보기] 여민락의 호흡으로

전라북도에 살면서 모악산을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한다. 그러한 이유로 지인과 필자도 모악산에 올랐다. 전주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고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라 산을 좋아하지 않는 필자도 용기를 얻어 발길을 옮겼다. 모악산은 구전에 의하면 산꼭대기에서 아기를 안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닮은 큰 바위가 있어 그런 의미에서 모악(母岳)이라 불린다고 한다. 산 입구에는 코로나19를 무색하게 능소화의 밝은 모습이 있었다. 때아닌 역병이 사람들의 발걸음은 떼어 놓았지만 그래도 산을 사랑하는 이들은 거리를 두고 마스크를 쓴 채 어머니의 품을 향해 오르고 있었다. 산을 오르기 얼마 안 되어 대원사라는 사찰에 도착했을 때 한 전통음악의 선율이 어디선가 나왔는데 그것은 바로 여민락이었다. 이런 산 중에 궁중음악이 나온 것에 놀랍기도 했고 더욱더 놀라웠던 것은 흘러나온 선율에 등산객들이 산을 오르며 생긴 가쁜 숨을 진정시키고 있던 것이다. 그래, 이거였구나! 필자는 마음속 쾌재를 부르며 온몸에 전율을 느꼈다. 여민락은 조선 세종대왕이 만든 전통음악으로 백성과 더불어 즐기자라는 뜻이며 본래 용비어천가를 노래하기 위해 만든 곡이다. 모두 7장으로 되어 있는데 매우 느리게 시작해서 조금 빠른 연주의 속도로 마치는 웅장하고 포근하며 아정한 궁중음악이다. 전곡을 연주하려면 무려 1시간하고도 30분이나 걸린다. 자, 그럼 필자가 느꼈던 전율을 함께 나누며 여민락에 잠겨보자. 그리하면 쉽고 재미있게 모악산 정상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모악산의 입구에서 대원사를 향해 가는 길은 마치 여민락 초장의 호흡처럼 가볍고 포근하며 아기의 숨처럼 따듯하다. 대원사를 지나 수왕사에 오르기 위한 험준한 여정은 마치 여민락 2장에서 3장의 긴 호흡처럼 깊다. 시간이 갈수록 산의 경사는 높아지고 호흡은 거칠어진다. 마치 여민락 3장까지 이어온 전통악기 피리의 거세고 모진 숨결처럼 모악산의 기세는 그렇게 이어진다. 여민락 초장에서 3장까지의 곡은 20박이 한 장단이다. 하나, 둘, 셋의 수를 천천히 말한 속도가 한 박이니 그 한 박을 스무 번 부르는 것이 한 장단인 것이다. 참으로 깊고도 아정한 박자의 연주다. 수왕사에 오르는 걸음은 여민락 20박 한 장단의 호흡과 이어지면 금상첨화의 합이 된다. 느린 전통 선율에 얹은 발걸음은 구름을 걷듯 그렇게 여민락의 호흡과 운율을 만든다. 수왕사에 도착하여 호흡을 가다듬고 여민락 4장부터 연주를 듣자. 4장부터 마지막 7장까지의 박자는 10박을 합한 한 장단이 기본 박으로 조금 빠르게 하나, 둘, 셋 수를 말하기 시작해서 열까지 세면 그것이 한 장단이 된다. 수왕사에서 포기하지 말고 걸음을 재촉하면 완급의 계단이 나오니 힘을 내어 여민락 5장을 듣자. 그리하면 6장을 지나 7장의 초 앞 연주가 끝날 때쯤 정상에 도착할 것이다. 그리고 정상에서 마지막 7장의 여음을 크게 들으며 숨을 깊게 쉬어 보자. 모악산 전설의 바위 어머니가 우리를 안을 수 있도록 가슴도 활짝 펴 보자. 그리하면 모악산과 과거 세종이 간직했던 사랑과 기세를 함께 느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7.01 16:52

전북출신 떠오르는 재즈 피아니스트 용리 데뷔앨범 <Touch> 발표

뉴욕에서 재즈 피아니스트로 활동해온 피아니스트 용리(본명 이용현)(33)의 데뷔앨범 가 지난 29일 발표됐다. 앨범은 각 음원사이트를 통해 들을 수 있으며, 음반은 7월 12일 발매될 예정이다. 용리는 뉴욕에서 재즈 연주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다 최근 귀국해 피아노를 통한 자신만의 독보적이고 멜로디를 앨범에 담았다. 앨범에는 그 어느 때보다 격변하는 시대에 사는 한 젊은 예술가의 자화상을 주제로 나를 통해 바라본 세상, 그리고 세상을 통해 바라본 나 자신의 흔적들을 담아내려 노력했다. 자신이 직접 작곡, 편곡한 9곡이 담긴 첫 앨범이지만, 재즈계에선 누구나 다 아는 세계적인 색소폰 연주자 월터스미스 3세(Walter Smith III), 가장 권위 있는 재즈 경연대회인 몽크 컴페티션에서 2등을 차지한 맥스 라이트(Max Light) 등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이 밖에도 정상급 뮤지션들과 함께 연주하고 투어를 함께하는 등 뉴욕에서 떠오르는 신예 뮤지션들인 제이콥 슐만(Jacob Shulman, 테너 색소폰), 태미 셰퍼(Tammy Scheffer, 보컬), 시몬 윌슨(Simon Willson, 베이스), 케이번 고든(Kayvon Gordon, 드럼)이 함께해 연주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앨범 사진 타이틀곡 은 세련된 멜로디와 드라마틱한 전개가 돋보이는 곡으로, 태미 셰퍼(Tammy Scheffer)의 몽환적인 목소리와 용리의 서정적인 피아노 연주 그리고 월터 스미스 3세(Walter Smith III)의 정제된 연주가 어우러져 감성적인 현대 재즈 음악의 정수를 담아냈다는 평이다. 용리 피아니스트는 재즈를 넘어 클래식오케스트라 곡을 작곡하는 등 실험적인 연구음악을 했던 재즈 스탠다드의 대명사 키스 재럿(Keith Jarrett)같은 재즈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전주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록 음악을 즐겨 듣던 그는 드럼연주 키보드 연주에 매료됐고, 이후 여러 동료 뮤지션들을 거쳐 아티스트만의 자유로운 표현의 정점을 보여주는 재즈의 음악세계에 빠져들었다. 2009년 어린 나이에 유학길에 오른 그는 재즈 교육의 명문인 버클리 음대를 졸업하고 미국 최초의 음악교육 기관이자 최초로 재즈 학과를 설립한 뉴잉글랜드 음악원(New England Conservatory)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석사과정을 이수했다. 석사과정 중에는 국내 CJ문화재단 장학생으로 선정돼 음악 공부에 매진했다. 전 세계 뮤지션들이 모여 치열하게 경쟁하며 살아가는 뉴욕으로 건너가 한국인이 많지 않은 척박한 환경 속 수많은 세계적인 재즈 뮤지션들을 발굴했고 재즈의 미래를 배양하는 곳이라 평을 받는 재즈 갤러리(Jazz Gallery), 그리고 색소포니스트 존 콜트레인 등도 연주했었던 코넬리아 스트릿 카페(Cornelia Street Cafe) 등의 무대에 서며 재즈 피아니스트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귀국한 후에는 전주세계소리축제 등의 무대에 섰고, 여러 재즈클럽에서 연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디. 서울문화재단으로부터 높은 경쟁률을 뚫고 그의 예술성을 인정받아 예술지원대상으로 선정되어 다음 프로젝트를 준비중이다.

  • 문화일반
  • 백세종
  • 2021.07.01 16:52

[신간] 추수 후에 떨어진 이삭이나 어떤 일의 뒷이야기

낙수, 추수 후 떨어진 이삭이나 어떤 일의 뒷이야기라는 뜻이다. 수필이 내가 살아온 낙수 거리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경찰 공무원 출신인 김세명 수필가가 세 번째 수필집 <落穗 낙수>(신아출판사)를 발간했다. 이번 수필집은 전북일보 금요수필에 기고한 수필 등 70편을 총 6부로 나눠 구성했다. 이 책에서 그는 평범한 일상에서 얻은 순간의 진실한 모습, 가족 사이에 있었던 에피소드, 어린 시절의 다양한 추억, 대자연을 관찰한 실상을 느낌대로 표현해 보여준다. 특히 초등학교 3학년 시절 학교 뒷동산에서 있었던 일은 슬픈 추억이 서려있다. 당시 동창 30여 명이 학교 뒷동산에 625전쟁 후 버려진 야전포 불발탄을 돌로 두드리다가 폭발하는 사고가 있었는데, 어머니가 학교로 달려와 피투성이로 변한 아이를 안고서 울고 계셨다고 한다. 그 때 김 수필가는 어머니를 불렀고, 어머니는 그를 꼭 껴안고 놀라움과 안도의 한숨을 쉬며 우셨다. 김 수필가는 이를 두고 내 친구들은 그날 이후로 영영 볼 수가 없었다며 어린 시절의 슬픈 추억이라고 적었다. 무주출생인 김 수필가는 지난 2001년 전북경찰국 정보과 간부로 퇴직한 경찰출신이다. 같은 해 6월수필과 비평에서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고, 현재까지 <업>과 <청무성>, <낙수> 등 수필집 세 권을 펴냈다. 전북문협, 영호남수필, 전북펜 회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신아문예대학작가회 회장이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6.30 17:38

[신간] 비움을 통해 열리는 ‘도’의 시학

나는 오늘 해방했습니다/저 지독한 독재로부터 자유를 찾게 되었습니다/이제 나비 되어 훨훨 날아보겠습니다/평생 억눌려 가보지 못한 곳도 가보고 싶습니다/내가 날아갈 곳, 낮은 땅이면 어떻겠습니까/평화의 땅, 자유의 땅에 가보고 싶습니다. (낙화 일부) 칠순을 넘긴 나이에 문단에 등단한 이존태 시인이 두 번째 시집 <꽃의 고백>을 발간했다. 이번에 내놓은 시집의 핵심은 비움이다. 시집에 수록된 시 낙화에서 보다시피 그는 떨어지는 꽃을 통해 큰 깨달음을 보여준다. 이제껏 지고 있던 온갖 애증의 짐을 떨치고, 스스로를 해방시키며. 나비가 돼 평화의 땅을 향해 날아가겠다고 선언한다. 이처럼 비움을 통해 자신을 회복하는 역설이 그가 담아내고자 하는 중심 주제다. 시집은 총 5부로 구성됐다. 각각의 시에는 궁극적 목표인 비움에 도달하기까지 겪는 시련, 커다란 한(恨), 인고의 삶이 담겨 있다. 동심의 세계를 기억해내는 장면도 펼쳐진다. 코스모스, 미꾸라지, 매미소리 등 다수의 작품에는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형상화된다. 결국 시인의 눈이 향하는 곳은 이웃과 사회다. 시 들판에서는 사회구성원 모두가 하나가 되는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는 시인의 모습이 담겨 있다. 완주군 삼례출생인 이존태 시인은 원광고와 전주교대를 거쳐 원광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초중등 교사로 40여년 간 재직하고, 전주 완산중과 전주완산여고 교장을 역임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전주예벗교회 원로장로로 있다. 지난 2019년 동방문학신인상을 받았으며, 첫 시집 죄인의 꿈이후 꽃의 고백등을 써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6.30 17:38

제11회 혼불문학상 대상에 허태연 작가 ‘너를 찾아서’

허태연 작가 제1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으로 허태연 작가(39)의 작품 <너를 찾아서>가 선정됐다. 수상작 <너를 찾아서>는 60대 알코올 중독남의 버킷리스트를 소재로 황혼기 새 인생 찾기와 가족과의 화해를 꾸밈없고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 소설이다. 술에 쪄들어 폐인이나 다름없던 삶을 살아온 주인공 남훈이 젊은 시절 작성한 청년일지를 토대로 꼭 해보고 싶었던 일(스페인어, 플라멩코)에 도전하고 용기를 내서 헤어진 딸을 찾아가는 과정을 가슴 따뜻한 느낌으로 담아내고 있다. 은희경 혼불문학상 위원장과 전성태 소설가, 편혜영 소설가, 백가흠 소설가 등으로 이뤄진 심사위원들은 허 작가의 소설 <너를 찾아서>는 코로나 시국에 대한 면밀한 반응과 가족에 대한 위로가 좋은 장점이며, 무엇보다 가독성이 좋은 작품이라며 우리가 희망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와 소통을 위한 따뜻한 이야기의 전개가 소소한 재미를 줬다고 평했다. 1982년 서울 출생인 허태연 작가는 한신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지난 2005년 최명희청년문학상단편소설부문에 당선됐으며, 2019년 제1회 밀크티 창작동화 공모전 금상을 수상했다. 혼불문학상은 <혼불>의 작가 최명희의 문학혼을 기리기 위해 2011년 제정됐다. 올해로 11회를 맞이하는 혼불문학상은 국내는 물론 미국, 캐나다, 호주 등 해외에서도 응모가 이어지며 총 374편이 접수됐다. 1차 예심을 통해 총 5편이 본심에 올랐으며, 이 중 허태연 작가의 작품이 선정됐다. 대상 상금은 7000만 원이며, 수상작의 단행본은 9월 말 출간된다. 시상식은 10월 중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혼불예술제도 같은 기간 열린다. 또한, 올해 상반기에 시행한 제4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감상문 공모전 <혼불의 메아리>에 대한 시상식도 같이 진행될 예정이다. 김세희 기자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6.30 17:38

[신간] 공숙자·김남곤 부부, 나란히 시집 펴내

공숙자김남곤 시인 부부가 나란히 시집을 냈다. 함께한 오랜 세월만큼, 굳이 티 내지 않아도 서로를 위하는 진한 마음이 시집 곳곳에서 읽힌다. 코로나19에 묶인 칩거로/ 일상의 수행항목들을/ 혁신하는 전기를 맞았네// 한국예술인복지재단 회원등록을 했고/ 몇 년 동안 접고 지내 온/ 글쓰기 작업도 뚜껑을 열고/ 먹을 갈았네. (고백 부분) 공숙자 시인은 지역에서 수필가로 이름을 알려왔다. 꽤 오랫동안 문단 활동을 접고, 혼자서 수행하듯 생활하던 그가 다시 붓을 들게 된 건 코로나19 영향이 컸다. 그는 다시 붓 뚜껑을 열고 먹을 갈았다. 그리고 첫 시집 <알고도 모르고도>를 세상에 내놨다. 나는 시란/ 반드시 꽃이요 별이어야만 하느냐는/ 물음표를 짊어지고// 시작詩作의 시작始作에/ 깊은 밤을 밝혔다. (시작 부분) 시인은 시를 그럴싸하게 쓰려고 힘주지 않는다. 시에는 평소 생활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는 이 시집을 통해 과거의 생활을 돌아보고, 의도치 않게 놓치거나 흘려보낸 것들을 가끔 돌아보고, 다시 짚어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김영 시인(전북문인협회장)은 자성과 자각 그리고 자율을 동무 삼아 삶의 여정을 어느 정도 걸어온 나그네에게서 발견하는 달관과 내려놓기 그리고 묵상과 잠언이 그의 시의 주된 정조라고 밝혔다. 공숙자 시인은 1985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수필집 <그늘을 날지 않는 새> <마음밭 갈무리> 등을 펴냈다. 2021년 표현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전북여류문학회, 전북수필문학회, 전국대표에세이 회장을 역임했다. 공 시인이 첫 시집을 발행하고 닷새 지나, 김남곤 시인도 일곱 번째 시집 <詩場에 나가보면 싼시 짠시가 널려있다>를 펴냈다. 남편의 시집 제목을 본 공 시인은 그의 시 재미있는 일에 詩場을 조금 둘러보다 보니/ 나름 재미가 쏠쏠하다고 써놓기도 했다.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市場)이 아닌 시를 쓰고읽는 시장(詩場)에 남편과 함께 들러 소금 같은 시도 사고/ 고춧가루 같은 시도 사고/ 청산 같은 시도 사고/ 사막 같은 시도 사고/ 때로 싸네 비싸네 시시비비도 가리며 살겠다고 말한다. 김 시인은 책머리에 비록 끝물이라서 때깔은 그리 곱지는 않지만 구석자리 하나 펴놨다. 낡은 갓 챙겨 쓰고 짐 지고 나간다는 게 버겁고 부끄럽다고 밝히고 있지만, 배때기 뒤집는다고/ 배꼽 없어지나(기다 부분)라고 묻는 그의 시편은 여전히 우리의 마음을 두드린다. 특히 이번 시집에서는 정 많은 시인의 넉넉한 품이 느껴진다. 평소 주변 사람들을 알뜰히 살피는 그는 반 붉은 대추를 보며 한 서양화가를 떠올리고, 라대곤오하근 문학비 앞에서는 봄이 왔다고 알린다. 또 송기태, 진기풍, 허소라, 이호선 영전에 올린 조시를 모아 먼저 간 이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리움을 표현하기도 한다. 김남곤 시인은 1979년 시와 의식으로 등단했다. 저서로 시집 <헛짚어 살다가> <새벽길 떠날 때> <푸새 한마당> <녹두꽃 한 채반> <사람은 사람이다>, 동시집 <선생님이 울어요>, 칼럼집 <귀리만한 사람은 귀리> 등이 있다. 전북문인협회전북예총 회장, 전북일보 사장 등을 지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6.30 17:32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오은숙 소설가 - 이병천 ‘홀리데이’

심신이 피로했던 어느 날 『홀리데이』를 읽었다. 이 책은 2001년 10월에 출간된 이병천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표제작인 「홀리데이」를 비롯해 11편의 소설이 실렸다. 실제 있었던 일을 소재로 한 「홀리데이」와 「백조들 노래하며 죽다」, 바둑을 소재로 한 「검은 달 흰 구름」은 출처가 흐릿하지만, 언젠가 읽은 것이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는 문장이 이어질 때마다 아련하게 잡히는 이미지를 설명할 길 없다. 소설 미학이 명쾌하게 드러난 「검은 달 흰 구름」과 「백조들 노래하며 죽다」는 제목마저 선연했다. 문예지가 아니라면 소설집에서 본 듯하였지만, 언제, 어디서 만났는지 알 수 없었다. 오래전이라는 것 말고는 뚜렷한 것이 없어 처음인 듯 다시 읽었다. 좋은 작품을 읽어도 기억하지 못 하는 일이 종종 있으므로 별일 아닌 듯 읽어나갔는데 오래전 흘려보냈던 작가의 이름 석 자가 더 오래된 기억 저편에서 살아났다. 삼십 년도 전인 고등학생 시절 수업 시간이었다. 몇 학년 때인지, 어떤 과목인지 역시 뚜렷하지 않지만, 전주에도 이병천이라는 걸출한 소설가가 있다.라는 말을 들었다. 그런 말에도 그의 소설을 찾아볼 엄두는 내지 못하였다. 오랜 시간 이름조차 묻어 두었던 건 걸출한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때 나는 짧은 순간 자부심이 일었고 가슴 속이 빛으로 물들었다. 소녀의 마음은 비단 구두 사가지고 오는 오빠가 있다, 하는 마음과 닮았다. 「우리들 사이버 키드」는 미성년과 사이버상에서 벌이는 성적 일탈이 최소한 도덕적일 수 있다고 믿는 화자의 태도가 중년 남성이 갖는 롤리타적 판타지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돈 많은 친구 경수와 거래 아닌 거래를 하게 되는 나의 심리가 드러난 「그건 쉬운 일이 아니지」는 연륜에서 묻어나는 재미가 있었고, 「삼각관계에 대한 한 믿음」, 「그 집 앞 은행나무」, 「가보지 못한 길」 또한 나름의 정서를 느낄 수 있었다. 단편소설집 『홀리데이』를 읽고 난 뒤 현실 밀착형 글쓰기와 젊음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현실 밀착형 글쓰기는 일정 부분 납득할 수 있었으나, 젊음이라는 키워드는 도통 이해할 수 없었다. 참신하고 젊은 감각이라고 하기에는 현실에서 벌어진 사건들의 차용이 많았고 그렇기에 시대성은 있으나 오래된 이야기일 수밖에 없었다. 박진감 있는 서사로 끌어가는 것은 아니었으나, 정갈하고 감칠맛이 도는 문장은 경쾌했다. 그런데 어째서 젊음이라는 단어가 맴도는 것일까. 참말로 오빠 같은 책이네. 고심 끝에 나도 모르게 뱉은 말이었다. 서평을 쓰기 전에 용기를 내었다. 한때는 모범생이었으나 남루한 삶을 꾸려가는 나의 오빠, 가치관이 다르다는 이유로 연락 끊고 지냈던 오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같은 작가가 쓴 책이라도 책마다 느낌이 다를 것이다. 같은 책이라도 읽는 이마다 느낌이 다르듯. 어떤 책은 열정을 품은 사랑 같고 어떤 책은 헤어진 연인 같고 또 어떤 책들은 동생이나 친구, 스승 같은 느낌도 들 것이다. 내게 있어 이병천 작가의 『홀리데이』는 일 년에 한 번도 보지 못하지만 살아 있다는 자체로 든든하면서 아리는 오빠 같다. 어떤 독자에게는 형님 같은 책일 수도 있겠다. 『홀리데이』 속에는 오랜 시간을 함께 뒹굴고 다투다 쌓은 정 만큼이나 끊어내지 못하는 문학의 향기가 있다. 오빠나 형님이 보고픈 날 꺼내 읽어도 좋은 책. 책장에 꽂아놓고 읽지 못한대도 위안이 되는 책. 어린 친구들에게는 할아버지 같은 책일 수도 있겠으나 단편소설집 『홀리데이』를 일단 한 번 사놓고 문학이 가족으로 변하는 순간을 맞이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1.06.30 17:3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