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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백제 도성·왕궁 위치 규명…고지형 분석 필요”

전주가 후백제의 왕도(王都)로 역사적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발굴작업과 학술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후백제학회가 지난 11일 한국전통문화의 전당에서 연 후백제의 왕도 전주 바로 알리기 학술대회에서는 역사고고학적 가치규명에 대한 필요성이 주된 화두였다. 유철 전라문화유산연구원장은 후백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문적 뒷받침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유 원장은 후백제 유적 대부분은 땅속에 매장돼 있어서 성격규명이 미진한 상태라며 도성, 궁성, 분묘, 사찰, 생산시설 등으로 나눠서 발굴 조사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고산성 같은 경우 건물지 등이 초석, 기단석 등이 노출된 상태로 정비돼 있다며 일부는 복원을 추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 원장은 △전주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후백제 답사체험프로그램 개발 △동고산성, 기린봉, 왜망실 기와터를 연계한 후백제 역사문화관광벨트 조성 △후백제를 주제로 한 역사관(전시관) 건립 등 관광자원 활용방안도 제안했다. 전상학 전주문화유산원 책임연구원은 학자 간 이견이 있는 도성위치와 궁성추정지를 정확히 고증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전 연구원은 적의 침입을 막는 역할을 했던 연못의 위치, 도성벽의 방향, 하천의 흐름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의견이 달라진다면서 고지형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이어 최근 학제간 융복합 연구로 통실신라의 왕경인 경주 월성과 주변에 대한 고지형을 분석한 사례가 참고할 만하다며 후백제 궁성과 전주 왕경도 고지형 분석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곽장근 군산대 역사철학부 교수는 전주시 덕진구 우아동 기린봉 무릉마을에 후백제 왕릉의 존재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해당지역을 중심으로 심층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곽 교수는 무릉마을 아중산장 부근에 있는 원형 산봉우리 모양이 왕릉의 양식과 흡사하다며 후백제 시기 왕궁과 왕릉이 배치됐을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면담과 지표조사를 근거로 왕릉 존재 가능성을 추론한 상황이라며 정확한 성격을 밝히기 위한 물리탐사와 시굴조사가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미 전주대학교 연구교수는 후백제의 역사문화환경을 보전하는 가운데 전주의 도시재생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풍부한 역사자원은 도시가 특별한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자산이라며 서울 풍납통 몽촌토성 사례, 대구 중구의 대구읍성 상징거리 조성사업일본 마치즈쿠리도시별 사례 등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도시의 특성자원이 지켜지는 선에서 도시재생,주택개선사업이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학술세미나는 전라북도와 전주시, 후백제학회과 주최하고, 후백제학회와 후백제시민연대가 주관했다.

  • 문화재·학술
  • 김세희
  • 2021.06.13 17:00

[서유진 기자의 예술 관람기] 피카소

마리 테레즈의 초상 나는 화가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피카소가 되었다. 역사 이래로 피카소만큼 생전에 수많은 관객을 가진 화가는 없다. 여기서 관객이란 피카소에 대해 듣고 그의 작품과 복제품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을 말하는데 수천만, 수억 명에 이른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현대미술의 거장 피카소 회고전 Picasso, Into the Myth(신화 속으로) 전이 8월 29일까지 열리고 있다. 파리 국립 피카소미술관 소장 회화, 조각과 도자기, 판화 등 110점으로 구성된 피카소 탄생 140주년 기념 특별전이다. 스페인 출신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의 작품은 전시 제목처럼 신화적 남성다움에서 유래한다. 그는 캔버스와 종이 위에 창조된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크레타의 전설적 괴물 인신우두(人身牛頭) 미노타우로스였다. 그는 사진, 영화, TV 등 미디어를 통해 주목을 받았고, 끊임없이 작품의 스타일을 바꾸고 겉포장을 변화시켜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등 화제를 모았으며 문화의 대량생산적 위력이 각국어를 통해 힘을 발휘하리라는 것도 예견했다. 피카소가 9세에 투우와 여섯 마리 비둘기, 15세에 그린 과학과 자비는 그의 천부적 재능을 잘 보여준다. 그런 천재적 재능을 바탕으로 그는 선과 색채가 만드는 형태와 그들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독특한 예술적 재능을 발휘했다. 실체란 형상도 공허도 아니다. 그것은 모든 것들과의 관계이며 상호유기적인 사건들이 별처럼 반짝이는 무대라는 것을 아인슈타인과 철학자 알프레드 노스 화이트처럼 피카소는 직관적으로 알아차렸다. 피카소의 인생과 예술에서 여성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피카소는 성적인 소유와 공포의 환상을 여성의 신체를 통해 재구성하거나 기괴하게 변형시켜 표현하곤 했다. 그는 여류예술가들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서슴지 않았고 여성에 대해 여신 아니면 신발깔개로 극단적 표현, 페미니스트의 혐오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마력에 사로잡힌 여성들은 그의 그런 면을 잘 알고서도 오히려 간절히 그 두 가지 역할을 자청했다. 이번 전시에서 많은 작품 중 28살 연하 네 번째 연인 마리 테레즈의 초상이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다. 다른 작품들과는 다르게 그는 자신에게 평화와 자유의 여신인 마리 테레즈를 모델로 1932년 걸작 꿈을 그렸다. 고개는 옆으로 젖히고서 꿈과 사랑에 취한 듯 눈을 감은 연인의 사랑스러운 모습이다. 5년 후 꿈과는 뉘앙스가 다르게 입체적으로 그녀의 젊음과 아름다움을 서정미가 뛰어나게 초상화로 남겼다. 나는 찾지 않는다. 발견할 뿐이다. 70여 년간 쉬지 않고 자신의 감각과 욕망을 조형적인 美로 다양한 장르에서 천재적 재능을 펼친 피카소가 남긴 말이다.

  • 전시·공연
  • 서유진
  • 2021.06.13 16:44

정읍 6·10만세운동 백기게양 사건 조명해야

대한제국 순종황제 장례일에 일어난 610만세독립운동이 올해로 95주년을 맞는 가운데 같은 날 정읍에서 일어난 백기 게양사건을 조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일장기에 검은 리본을 매달아 조의를 표하라는 조선총독부 지시를 따르지 않고 백기를 내걸었던 이색적인 반일 의거지만 대중에게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시위를 주도했던 최태환 애국지사도 독립유공자로 포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읍 백기게양사건은 10일 인천대 인천학연구원 독립운동사연구소에서 제시한 자료인 <시대일보> 1926년 6월 14일자 기사에 나와 있다. 시대일보는 1924년 육당 최남선이 창간했던 신문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순종효황제(순종황제) 인산당일인 1926년 6월 10일 정읍에서는 각 상점과 음식점이 일제히 문을 닫고 옥양목으로 순 백색기를 만들어 달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이어 같은 날 11시 사회 각 단체와 학생시민연합은 청년회관에서 죽은 황제를 향해 절하는 의식을 거행했다. 시위를 주도한 사람은 최태환 지사, 그의 행적은 <영산실록>에 나와 있다. 영산실록은 정읍 향토사학자인 정봉선이 최태환의 글을 모아 펴낸 책이다. 책에 따르면, 최태환 지사는 조선 마지막 왕의 국장일이라는 소식을 듣고 정읍시장으로 가서 백로지 20장을 구입한다. 백기를 매달 흰 천이 없는 집에 나눠주기 위해서다. 그는 거리를 다니면서 일본기를 빼앗아 찢고, 백기를 한절 씩 나눠줬다. 정읍경찰서 순사들은 주동자를 찾아 나서고, 결국 최 지사는 이날 오후 자진해 경찰서로 들어간다. 전북 독립유공자 발굴 작업을 해왔던 이태룡 인천대 인천학연구원 독립운동소장(전 무주 푸른꿈고등학교 교장)은 몸을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로 심한 구타와 고문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읍군 정읍면 부면장 등 수입 명의 군민들은 그의 석방을 요청했고, 큰 시위가 일어날 것을 우려한 경찰서장은 46일 만에 풀어준다. 이같이 이색적이고 의미가 큰 사건이지만 잘 알려져 있지는 않다. 이 소장은 운동 면면을 보면 사회주의 계열의 운동과 반제국주의 노선, 민족주의 성향 등의 단체가 각지에서 만세 운동을 벌인 동향이 나타난다며 같은 날 만세 운동 없이 백기가 나부낀 곳은 전국 전북 정읍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대중들이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올해 95주년을 계기로 조명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태환 지사의 후손도 독립유공자로 포상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최 지사의 막내딸 최영임(89) 여사가 지난 2001년부터 공적을 정리해 국가보훈처에 포상을 신청했으나 번번히 자료 미비를 이유로 반려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인천학연구원 독립운동사연구소와 함께 정읍백기사건에 대한 진술서를 제출했다. 현재 국가보훈처에서는 진술서를 공적심사에 반영하고, 면밀한 검토와 자료 재조사를 거쳐 2022년 31절 계기 공적심사에 부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심사결과는 2022년 2월께 나온다. 이 소장은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면 최 지사의 공적은 일제의 국권침탈에 반대하거나 항거한 사람들과 부합한다며법률적으로도 자격이 되는 만큼 독립유공자 포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읍 백기게양사건-대한제국 마지막 황제인 순종의 장례식을 치르는 날인 1926년 6월 10일, 정읍에서 각 상점과 집집마다 백색기를 내걸면서 일제에 항거한 사건. 당초 조선총복부는 이날 일장기에 검은 리본을 매달아 조의를 표하라고 지시했지만, 최태환 지사를 비롯한 정읍군민들은 이를 거부했다.

  • 문화
  • 김세희
  • 2021.06.10 19:39

김형중 교수 2021한국문학신문 문학상 수상

김형중 군산대학교 산학협력단 자문 교수 김형중 시조시인이 2021한국문학신문 문학상을 받는다. 한국문학신문사는 올해 시조부문 최우수상 수상자로 김형중 시인을 선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12일 서울시 중앙보훈병원 뒤 일자상 생태공원에서 열린다. 심사위원들은 김형중 시인의 고속도로는 묘사와 진술로 이뤄진 작품이라며 첫수에서 시원스럽게 뻗은 고속도로의 모습과 자신의 감회를 나타냈고, 둘째 수에서는 남북통일의 염원을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작품으로 시조의 미학을 높였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김형중 시인은 중등학교 교단을 거쳐 원광보건대학에서 정년 퇴직한 문학박사이다. 지난 2016년 월간 국보문학을 통해 시조시인으로 등단했으며, 수년 간 전북일보 칼럼리스트로 활동해왔다. 전북문협과 전북시인협회, 전북수필문학회, 행촌수필문학회 등의 문학단체에서 활동했으며, 지난 1월에는 제32회 전북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군산대학교 산학협렵단 자문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작품집으로는 시집 <어머니의 지게> 외 3권, <당신도 하고 싶은 이야기>등 칼럼집과 수필집 등 3권이 있다. 지난 1월에는 전공서적 <漢詩이야기>를 펴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6.10 19:39

단오 맞아 ‘부채의 고장’ 전주서 전시 ‘바람’

단오(음력 5월 5일)는 모내기를 끝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우리나라의 큰 명절 중 하나다. 특히 여름 선물은 부채요, 겨울 선물은 책력이라는 말이 있듯이 단옷날 우리 선조들이 부채를 선물하는 풍속은 더위를 슬기롭게 이겨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조선시대 전라북도, 전라남도, 제주도를 관할하던 전라감영에는 선자청이 있었다. 이곳에서 부채를 제작해 임금에게 진상했고, 임금은 진상 받은 부채를 단오선이라 이름 붙여 여름 더위를 대비해 신하들에게 하사했다. 이처럼 조선시대부터 지역의 대표 특산품으로 사랑받아온 전주부채는 현재도 명인들이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단오를 앞두고 민족 고유 명절의 의미를 되새기고, 전주부채를 소개하는 전시들이 잇따라 관객들을 만난다. 전주부채문화관에서는 개관 10주년을 기념한 전주단오부채 전이 11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전주부채 명인 10명의 작품 30여 점이 전시된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28호 선자장 김동식, 전북무형문화재 제10호 선자장 방화선엄재수박계호, 전북무형문화재 제51호 낙죽장 이신입, 전북무형문화재 명예보유자 박인권, 전주부채 장인 박상기이정근의 작품을 선보인다. 대를 이어 전주부채의 맥을 이어가는 선자장 김동식 이수자 김대성, 선자장 방화선 이수자 송서희 작품도 함께한다. 류명기 작가는 바람의 여밈이란 주제로 개인전을 연다. 오는 20일까지 전주 지후아트갤러리. 류 작가는 전주 합죽선에 자신만의 회화법을 접목해 선보인다. 주로 백선에 작업했다. 부채의 요철로 인한 한계를 극복해, 오히려 요철이 선화 특유의 맛을 살려낸다. 그는 전주 합죽선이 우수한 이유로는 부챗살 제작에 최적인 대나무 형질이나 천년이 지나도 유지되는 전주한지 등을 꼽을 수 있다며 무엇보다 일 년 사시사철 멋들어진 합죽선 하나를 필수로 지니고 다녔던 우리 옛 선인들의 고아한 삶의 아취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류 작가는 전주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한국미술협회 회원전, 지붕전, 산묵회전, 투사와 포착전 등 150여 차례의 기획 및 단체전에 참여했다. 문화예술기획 편손 대표를 맡고 있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6.10 19:02

[신간] “시를 쓴다는 건 아름다운 상상을 캐내는 일”

전주에서 콘텐츠전문가로 활동하는 베니김(본명 김형석)이 첫 시집<낭만호미처럼>(MJ 미디어)를 펴냈다. 이 시집은 진안 산골마을에 살면서 호미 한자루를 들고 시골사이를 하면서 생각난 것들을 정리했다. 시인은 두메산골의 낭만호미시인을 자처한다. 시인은 시는 생각의 망치이자 아름다운 상상마술이라며 글을 통해 이 세상에 온 이유를 갈구할 수 있다고 표현한다. 이어 시를 쓰는 건 호미질처럼 이랑사이 한골매고 두골매듯 아름다운 상상을 캐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구성은 사계절 꽃과 산골을 인생에다 비유한 제1부 꽃을 피면 알게 되리라, 낭만호미시인의 꿈을 담은 제2부 애오라지 편애하고 싶은 것들, 인생의 지향점이 담긴 제3부 게미진 인생을 내캐고 싶다면으로 돼 있다. 담긴 시는 모두 77편이며, 직접 촬영한 사진과 함께 테마별로 엮었다. 베니김은 순창출신으로 고려대 러시아 문학과 재학 중에 일본 와세다 대학으로 유학, 동 대학원에서 문학석사를 졸업했다. 1996년 귀국해 영상산업 기자로 영상업계에 첫 발을 내딛었고 영상산업신문 편집국장, 영화주간지 편집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캐릭터비즈니스>, <영화매니지먼트>, <영화검정>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6.09 17:18

[신간] 한국 대표 아동문학가 작가 18인 작품론 책으로

열에 아홉, 마음과 의식을 글로 엮는 작가들에게는 평범하지 않은 기억이나 기벽(奇癖)이 훈장처럼 따라붙기 마련이다. 아동문학가의 이런 삶의 궤적과 작품론을 다룬 책 한국대표 아동문학가 작가작품론(도담소리)이 출간됐다. 이 책은 백석, 이태준, 정지용 등 한국 대표문학가의 생애와 대표작을 소개하며 작품 속에 숨은 의미와 삶과 연계된 이야기를 씨줄날줄처럼 엮어낸다. 백석 시인 근대시기 대표적인 모던보이 백석(1912~1996)의 일대기가 관심을 끈다. 백석의 본명은 백기행이다. 그러나 일본 시인 이시카와 다쿠보쿠(石川啄木)의 시를 너무 좋아해 그의 이름 석을 빼와서 썼다고 한다. 백석이 동화시를 시작한 계기는 1955년 러시아의 사무일 야코블레비치 마르샤크의 <동화시집>을 번역하면서부터다. 당시 그는 북한 문예계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러시아 문학 번역가로 활동했다. 이듬해 그는 <아동문학> 제1호에 까치와 물까치, 집게네 네 형제를 발표했다. 그의 동화시는 마르샤크의 영향을 받았다. 마르샤크의 <동화시집>과 백석의 <집게네 네 형제>는 비슷한 편수의 창작시가 수록돼 있고, 삽화를 시와 함께 배치한 점과 전래동화를 시로 형상화한 점 등 체제와 구성에서 유사했다. 동화시에서 주로 사용한 종결어미 네도 눈에 띈다. 일례로 까치와 물까치의 한 구절을 보면 우리나라/모두모두 구경하러/훨훨 날았네/모두모두 구경하러/쌍을 지어 날았네로 네의 사용이 빈번하다. 이는 동향(평안북도)의 선배 시인 김억과 김소월의 영향을 받았다. 이태준 작가 한국 단편 미학의 대가로 꼽히는 이태준(1904~?)의 어린 시절은 불우하다. 그는 1909년 아버지를 잃었다. 이태준의 아버지는 그해 개화당에 가담해 나라를 개혁하려다 실패하고, 가족을 이끌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주했지만 가을에 세상을 떠났다. 3년 뒤에는 어머니를 잃었다. 8살 때 고아가 된 셈이다. 이 때문에 이태준의 동화에는 자신의 고아의식이 스며들어 있다. 그는 어린 수문장, 불쌍한 소년 미술가, 슬픈 명일 추석, 쓸쓸한 밤길, 눈물의 입학, 외로운 아이, 불쌍한 3형제 등 <어린이>지에 많은 동화를 발표했는데, 부모의 부재, 죽음, 이별 등 슬프고 우울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책의 저자인 박상재 작가는 이태준의 소년소설 대부분은 부모없는 아이의 가난과 고단한 삶,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서러움이 담긴 이야기들이어서 연민의 정이 솟구친다고 했다. 정지용 시인 향수의 시인 정지용(1902~1950)의 시에서도 이태준 통화에서 엿볼 수 있는 고아의식을 볼 수 있다. 그 역시 이태준과 마찬가지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이다. 정지용은 일제 강점기에 경제적 궁핍을 겪었고, 초등학교 입학 무렵까지 아버지 없이 살아야 했다. 훗날 만난 아버지는 엄격했고, 이후에 첩을 얻었다. 이는 정지용이 스스로 불행하다는 생각으로 절망하게 만들었다. 정지용의 전집 2 산문에는 어린이에 대한 글을 쓰라고 하시니 갑자기 나는 소년 적 고독하고 슬프고 원통한 기억이 진저리가 나도록 싫어진다고 적혀있다. 고향으로 향하는 마음과 유년시절의 동심, 향토적 색채를 드러냈던 다른 작품과는 다른 성격을 지닌 셈이다. 장수 출신인 박상재 작가는 단국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현대문학) 학위를 받았다.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동화작가가 되었으며, 제6차7차 초등학교 국어교과서 집필 및 심의위원으로 일했다. 한국아동문학학회 회장, 단국대학교대학원 외래교수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글짓기 지도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원숭이 마카카>, <개미가 된 아이>, <잃어버린 도깨비> 등 100여권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6.09 17:18

[신간] 유정 시인, 첫 동시집 ‘별처럼 꽃처럼’

꽃 한 송이가 필 때까지/ 얼마나 많은 밤을/ 별님은 지켜주었을까?//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님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날들을/ 꽃들은 우러러 기도했을까? (하략) (별처럼 꽃처럼 일부) 유정 시인이 등단 8년 만에 첫 동시집 <별처럼 꽃처럼>을 내놨다. 원광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시인은 익산 행복한 초등교실을 운영하면서 전북대 평생교육원 아동문학과정을 이수하기 시작했다. 2013년 월간 소년문학에서 동시 부문 신인상으로 동시작가가 됐다. 그의 첫 동시집에는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동시 66편이 담겨 있다. 어린이들에게 무지갯빛 꿈을 찾아주고 싶다는 시인은 쉬운 시어와 단순한 구조로 꿈을 노래한다. 예를 들어 우리들의 꿈에서는 일상적인 체육, 미술, 과학 수업 시간을 각각 올림픽 선수, 화가, 발명가가 되는 시간으로 연상하며 꿈으로 가득한 교실을 그린다. 또 세계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표현하기도 한다. 사물 혹은 자연이 존재하는 이유를 시인 특유의 예리한 시선으로 바라봄으로써 우리에게 동심의 세계와 자연의 이치를 동시에 선물해 준다. 이에 대해 안도 문학평론가는 유정의 동시는 천진한 눈으로 작은 세계의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탐미한다며 그의 시는 상상의 공간에서 재창조를 통해 얻은 선명한 이미지, 풍부한 상상력, 분명한 세계관을 지니고 있다고 평했다. 시인은 내 힘이 닿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동시를 쓰고 보급하는 게 목표라며 일기장 같은 작은 동시집 한 권을 통해 나를 아는 사람들과 독자들도 동심 속에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행복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북아동문학회 사무국장을 역임한 시인은 현재 전북문인협회, 동심문학회, 전북아동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6.09 16:47

[신간] ‘새엄마 육아일기’

불혹의 나이가 다 돼 재혼이라는 모험에다 여덟살 의붓아들까지 생겼다. 포르투갈어 번역가인 오진영 씨(55)가 의붓아들을 키운 이야기를 담은 책 새엄마 육아일기(눌민)을 최근 발간했다. 책은 그가 39세에 재혼하면서 아들을 만나고 그 아들이 군대에 다녀오기까지의 일화와 모자지간의 이야기들이 일기형식으로 담겨있다. 주변 인물들의 걱정과 편견은 차치하고서라도 낯선 여덟 살 아이를 양육한다는 것은 저자 스스로도 처음엔 확신하기 어려웠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실전(?)에 뛰어들자마자 그것은 기우였으며, 사실은 아이가 인생의 축복이자 선물이었으며, 지난 날 저자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오 씨는 책에서 이책은 육아일기를 써주겠다고 엄마가 아들에게 마음 속으로 약속했던 새엄마의 육아일기라며 주변의 걱정과 자신의 망설임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 같았던 결혼(재혼) 그날을 다시 떠올려 본다고 적었다. 서울 출신인 오 씨는 서울대학교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브라질 상파울루 주립대학 인류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신문사 기자와 잡지사 리포터로 일하다 불안의 책, 결혼식 전날 생긴 일, 알레프, 스파이, 지평선, 우리의 이야기는 반짝일 거야, 비 너머 등 포르투갈어 책들을 번역했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1.06.09 16:47

[신간] 고준호 변호사 ‘미국 이민 이것만 알면 길이 보인다’

교육, 결혼, 사업 등 다양한 이유로 미국 이민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복잡한 이민 절차로 인해 각자 상황에 맞는 이민 계획을 세우기란 쉽지 않다. 이민법의 분량은 방대하고 용어는 생소하기만 하다. 법무법인 영진의 고준호 미국변호사가 이민법 분야에 종사한 경험을 토대로 미국 이민의 모든 것을 담은 안내서를 만들었다. <미국 이민 이것만 알면 길이 보인다>는 미국 이민을 꿈꾸거나, 경험하고 있는 이들을 위한 길라잡이다. 저자는 복잡한 이민 절차, 비자, 신분, 서류 등 이민 준비와 체류를 위해 꼭 알아야 할 전반적인 사항을 문답 형식으로 자세하게 알려준다. 다양한 사례를 덧붙여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해 관련 실무 동향과 법령 개정 내용도 수록했다. 책은 크게 6장, 총 274개의 문항과 부록으로 이뤄져 있다. 1장은 이민 준비를 위해 알아야 할 일반 사항을 모아놓았다. 2장은 신분 변경, 3장 취업비자, 4장 가족초청비자, 5장 H-1B비자, 6장 E-2비자로 구성해 비자별로 숙지해야 할 구체적인 사항들을 정리했다. 고 변호사는 이 책이 이민을 고민하는 분들과 미국에 체류하는 분들이 일상생활에서 갖는 이민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직면한 이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저자는 경북대, 미국 앨라배마대와 인디애나대 법과대학에서 공부했다. 현재 법무법인 영진 외국변호사로 국제조세, 국제협정, 미국이민 등 국제법무를 전담하고 있다. 저서로 <미국해외금융자산신고제도(FATCA, FBAR)의 이해>, <국제조세실무해설>(편저), <한미조세조약해설>(편저)이 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6.09 16:47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은영 작가 - 전은희 ‘웃음 찾는 겁깨비’

춤추고 노래하고 장난을 좋아하는 도깨비는 옛날부터 우리에게 친근한 존재이다. 때로는 무섭고 심술궂기도 하지만 순박하고 어리숙한 모습으로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도깨비. 어렸을 때 우리는 도깨비를 상상하며 신기하고 놀라운 세계를 경험하곤 했다. 전은희 작가는 옛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도깨비를 요즘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새롭게 탄생시켰다. <웃음 찾는 겁깨비>의 주인공 겁깨비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겁이 많은 어린 도깨비이다. 인간을 골탕 먹여야 도깨비 방망이의 에너지를 채울 수 있어, 대장깨비의 명령으로 어쩔 수 없이 인간세상으로 내려온다. 그런데 도깨비 방망이를 잃어버려 그걸 주운 건호를 따라가 한바탕 소동을 겪는다. 건호는 도깨비 방망이를 주는 대신 하루만 학교에 같이 가달라고 부탁한다. 겁깨비는 아이들을 골려주고 겁을 주고 교실을 엉망진창을 만든다. 하지만 나중에는 교실에 눈을 내리게 하고 바닥을 매끈한 얼음판으로 만들어 함께 신나게 논다. 그 과정에서 인간을 골탕 먹일 때보다 인간에게 웃음을 줄 때 방망이의 에너지가 더 강해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전기로 핸드폰을 충전하듯이 인간을 골탕 먹여야 도깨비 방망이의 에너지를 채울 수 있다는 설정과 겁이 많은 도깨비라는 새로운 캐릭터는 이 작품을 읽는 재미를 더한다. 고리타분하고 낡은 이미지의 도깨비가 우리 반 친구처럼 곁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것 같은 생동감을 준다. 천둥 같은 소리로 방귀를 뀌는 아빠와 큰소리로 건호를 야단치는 엄마를 보며 겁에 질려 벌벌 떠는 겁깨비의 모습에 아이들은 마치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동질감을 느낄 것 같다. 아이들은 이 작품을 읽으며 겁깨비라는 새로운 친구를 만나 즐겁게 웃고 즐기는 경험을 할 것이다. 세련되고 멋진 모습의 전은희 작가가 옛 이야기나 우리 신에 관심이 많다는 걸 알고 의외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간 써온 작품들을 보면서 누구나 알고 있는 평범한 소재지만 새롭고 낯설게 접근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반짝임을 만들어 내는 작가라는 걸 알았다.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이 책 속에 푹 빠져서 신나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멋진 작품들을 순풍순풍 써주었으면 좋겠다.

  • 문화
  • 기고
  • 2021.06.09 16:38

한국관광공사 선정 ‘여름 비대면 안심관광지 25선’ 에 전북 3곳 선정

고창 운곡람사르습지와 진안 주천 운일암반일암 숲길, 무주구천동 어사길이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여름 비대면 안심관광지 25선에 선정됐다. 한국관광공사는 무더운 여름을 안전하고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여름 비대면 안심관광지로 도내 3곳을 포함, 전국 25곳을 선정했다고 8일 밝혔다. 고창 운곡람사르습지는 동산지형 저층습지로 그 생태적 가치가 높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모두 864종의 동식물 생물다양성이 높고,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과 희귀종의 생태적 서식지로서도 보전가치가 높다. 특히 습지 데크길은 동물들의 이동 통로를 방해하지 않고, 자연 훼손을 막기 위해서 최소한의 규모로 높게 세워져 있다. 데크 아래 있는 식물도 빛을 받을 수 있게 데크 디딤판 나무의 간격을 일정하게 띄워놓았다. 진안 운일암반일암 숲길은 주천면 삼거리에서 주천면행정복지센터에 이르는 8.6km의 평탄한 구간으로 지친 심신을 가다듬으면서 걷기에 안성맞춤인 사색길이다. 진안고원 9구간으로 전북천리길에 든다. 관광명소인 운일암반일암 안에 자리한 이 숲길에서는 차가운 시냇물에서 나오는 시원한 기운과 산기운 가득 머금은 바람을 맞으며 심신을 씻을 수 있다. 무지개다리에서 용틀임하고 내려가는 주자천과 곳곳에 널려있는 기암괴석을 바라보면 누구든 감탄사를 절로 발산한다. 특히 2021년 반려견과 함께하는 우선 안심 걷기 길로 선정돼 반려동물 애호가들의 방문이 늘고 있다. 마지막으로 무주 구천동 어사길은 초입부터 인월담, 사자담, 신양담, 구천폭포, 백련사까지 5km의 이어지는 여정으로 숲과 계곡이 주는 정취와 그 안에서 얻는 만족감이 최고로 꼽힌다. 또 인월담 일원에 거주하던 주민들이 이용했던 길로 오솔길과 돌계단이 옛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으며 길 곳곳 옛사람들이 살던 흔적과 1960년대 최고의 명성을 떨쳤던 한성여관 터도 만날 수 있다. 암행어사 박문수가 이웃들에게 횡포를 부리던 자들을 벌하고 사람의 도리를 바로 세웠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김성규국승호김효종 기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21.06.08 19:28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하)익산 황등제

황등제에 대한 문헌기록을 보면 상시연(上矢淵), 황등제(黃登堤), 료곶제(蓼串堤) 등 여러 가지 명칭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먼저 1454년에 편찬된『조선왕조실록』과 1530년 편찬된『신증동국여지승람』등 조선전기에 편찬된 사서에는 황등제가 상시연으로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1670년에 완성된『반계수록』과 1760년에 편찬된 『성호사설』 및 『성호선생전집』 그리고 1770년에 편찬된 『문헌비고』와 『증보문헌비고』에 모두 황등제로 기록되어 있다. 또한 1798년 복태진의 상소가 기록된『조선왕조실록』 「정조실록」권 50 정조22년 11월 30일의 기록에도 유형원의 말을 인용하면서 황등제로 기록하고 있어 조선후기 어느 시기에 황등제로 명칭이 변경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1756년에 편찬된『여지도서』에는 료곶제로 기록되어 있는데 같은 1756년에 편찬된 『금마지』 山川조에는 상시연으로 기록되었고, 제언조에는 료곶제로 기록하고 있다. 1861-1866년에 편찬된『대동지지』에도 상시연으로 기록하였다. 이후 일제강점기인 1909년 임익수리조합을 설립, 증축하여 요교호로 불렸으며, 1935년 완주 경천저수지가 축조되면서 저수지의 기능을 상실하고 농경지로 변화하였다. 발굴조사 결과 기저부는 흑회색의 점토(뻘)층이다. 제방의 축조는 뻘층 위에 니질점토와 회백색점토인 불투성 점토를 이용하여 교차쌓기를 하였고 토괴형태로 성토(Ⅰ층) 하였다. Ⅰ층은 조사과정에서 부엽층이 확인되었으며, 부엽이 확인되는 곳에서는 지반에 타격을 주어 다진 흔적이 일부 확인되고 있다. 제방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3차에 걸친 공정으로 축조되었으며, 이는 동일한 축조기법과 동일한 재료 등으로 보아 동시기에 제방의 안정된 축조를 위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제방의 하단부 약 3m 깊이에서는 지름 10cm 내외의 긴 목재가 제방과 직교하고 약 3~4m 간격을 두고 확인되고 있어 제방축조과정에 방향과 작업구간 확인을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부엽층과 목재, 제방 하단부 토양은 샘플링하여 연대측정 자료로 이용하고자 하였다. 시굴조사와 발굴조사 과정에 샘플링한 자료에 대해서는 절대연대 확인을 위해 3개소의 기관에 AMS 분석(C14탄소연대측정)을 의뢰하였다. 그 결과 3개 기관 모두 목재와 부엽층의 경우 BC 5세기 ~ 3세기의 결과가 나왔으며, 대부분 BC 4세기경으로 추정하였다. 기저부 아래 기반층으로 추정되는 토양에 대한 분석결과는 BC 40세기~11세기로 확인되었다. 황등제의 축조될 당시에 중국은 전국시대에서 진한시대로 전환이 이루어지는 시기이며, 한국에서는 익산지역을 중심으로 마한이 성립되는 시기이다. 그런데 익산을 중심으로 진한대의 화폐나 청동거울 등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에 두 지역 간의 교류를 살필 수 있다. 또한 당시 1.3km에 달하는 제방을 축조하기위해서는 최첨단의 토목기술이 필수적으로 수반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마한이 성립될 당시의 수준 높은 기술력을 엿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농업 생산력을 높여 마한 성립의 경제적 기반을 뒷받침할 수 있었다고 추정된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6.08 18:34

청년 회화작가 3인 기획전 ‘비효율, 세계’

청년 회화작가 3인이 붓으로 칠하고 쌓아올린 평면의 회화 세계를 펼쳐 보인다. 전주 공간시은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전 비효율_세계는 서민정, 조태광, 허주혜 작가가 함께한다. 이들은 이번 전시에서 근작 평면조형작품 27점을 중심으로 전통적인 예술매체로서 회화의 예술적 가치에 대해 질문한다. 전시를 기획한 공간시은 채영 대표는 자본주의 사회의 경제적 관점인 들인 노력과 얻은 결과의 비율인 효율을 생각하면 대부분의 회화 작업은 비효율적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회화에서 작업 시간이나 비용 등이 개입된 표면들이 종종 작가의 의도, 예술적 태도 바깥에서 해석되거나 1차원적인 감상의 대상으로 여겨지지 않았는지 묻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들 작품의 공통점은 붓을 이용한 반복적인 작업 과정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고려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서민정 작가의 작품은 화면 전체에서 붓질의 흔적이 느껴진다. 화면은 죽죽 긋거나 툭툭 짧게 찍은 듯한 과감한 선들로 가득하다. 풀이 무성한 곳이나 잡초 더미, 불꽃 등 자연에서 포착된 이미지는 대담한 선들로 화면에 구현된다. 또 한예종 미술원 조형예술학과 강사인 조태광 작가는 꿈속에서나 존재할 것 같은 비현실적인 세계와 현실의 세계가 혼재된 풍경을 제시한다. 허주혜 작가는 건물 하나하나를 먹으로 그려 전통 산수화의 구도를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산수화를 재해석하면서도, 먹과 종이라는 재료를 끊임없이 탐구한다. 허 작가는 충북대 미술과, 동 대학원 조형예술과를 졸업했다. 전시는 다음 달 31일까지 계속된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6.08 17:48

한국화가 허은오 개인전…‘생명의 순환’ 이야기

한국화가 허은오 작가가 정경(情景), 상생의 기운과 여운을 주제로 한 개인전을 오는 14일까지 전주 누벨백미술관에서 열고 있다. 작가는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생성하고 소멸하는 생명의 순환 과정을 화면에 담아냈다. 생명체들은 하늘과 땅의 공간적 한계에서 벗어나 한데 어우러진다. 특히 작가는 자연 대상 가운데 작은 꽃과 새, 물고기 등과 같은 우리에게 친근한 존재들을 통해 근원적 생명에 대한 관심을 끌고자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서로 다른 공간에 사는 생명체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장면은, 나의 정감과 감흥에 따라 주관적 해석을 거친 정경이라고 설명했다. 작가는 먹의 중첩된 농담으로 공간에 깊이감을 더해 서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안개가 자욱하고, 눈과 비가 내리는 깊고 아득한 정취를 음미하며 그 안에서 생동하는 생명의 기운을 담고자 한 것이다. 나아가 생명의 조화로운 공존을 통해 인간 또한 순환하는 자연의 일부임을 말하고자 했다. 허은오 작가는 숙명여대 회화과 학사와 석사, 미국 뉴욕의 로체스터공과대 FineArts 석사, 숙명여대 미술학 박사를 졸업했다. 14차례의 개인전과 90여 차례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재는 숙명여대, 전북대, 군산대에 출강하고 있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6.08 17:48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 운영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서현석)이 오는 11월까지 전북지역 중장년층 여성과 아동, 유아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중장년층(만50~65세) 여성을 대상으로는 발레로 쓰는 자서전을 진행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관하는 이 프로그램은 오는 7월 16일까지 매주 수금요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전당 내 대연습실에서 열린다. 프로그램에서는 중장년층 여성이 직접 발레를 배운 뒤, 그 체험과정을 한 줄 자서전으로 작성한다. 교육에 참여했던 교육생 20명은 프로그램을 수료하면 7월 17일 발표회를 갖는다. 도내 지역아동센터의 아동들을 대상으로는 소리야 놀자 4.0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문화체육관광부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이 프로그램은 다양한 전통문화콘텐츠를 예술놀이와 4차산업 신기술인 가상현실(VR)로 풀어낸다. 지역 아동들이 상상력과 창의력, 예술 감수성을 키우도록 하기 위함이다. 아동 18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며, 도내 지역아동센터 12곳에 파견된 예술강사가 총 20회 진행한다. 유아를 대상으로는 누리과정과 연계한 창의예술교육 프로그램 소리터? 놀이터!를 진행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하는 이 프로그램은 전당 내 다양한 장소를 테마별 팝업놀이터로 꾸민 뒤, 도내 유아교육기관 25곳의 아이들과 예술가들이 음악놀이, 연극놀이, 신체놀이, 상상놀이 등 다양한 놀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주제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메인테마인 우리 소리이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관계자는 이번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은 중장년층 여성들과 아동, 유아들에게 알차고 소중한 체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전당은 도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마련하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6.08 09:48

[리뷰] 당신의 마음을 흔드는 한 장의 사진…크리스 조던 : ‘아름다움 너머’

낯선 정적이 감돌았다. 새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중략) 전에는 아침이면 울새, 검정 지빠귀, 산비둘기, 어치, 굴뚝새 등 여러 새의 합창이 울려 퍼지곤 했는데 이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들판과 숲과 습지에 오직 침묵만이 감돌았다.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일부) 봄이 왔는데, 새들의 지저귐이 들리지 않는다. 미국의 생태학자 레이첼 카슨은 1962년 <침묵의 봄>을 통해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이 생태계에 미치는 비극을 경고했다. 식물을 죽이기 위해 뿌린 살충제는 식물뿐만 아니라 동물, 나아가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끼쳤다. 우린 그물망처럼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환경학의 고전인 <침묵의 봄>이 나온 지 59년이 지났다. 그동안 우린 달라졌을까? 다음 달 11일까지 전주 팔복예술공장에서 열리는 크리스 조던의 전시회 아름다움 너머는 예술로 그 대답을 대신한다. 크리스 조던 전시는 제대로 알고 보면, 더 좋다. 이를 위한 두 가지 팁을 공유한다. 첫째 멀리에서 보고, 가까이에서 본다. 둘째 휴대전화 카메라로 확대해본다. 그러면 멀리에선 예술의 아름다움을, 가까이에선 그 배면의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작품 고래(2011)는 멀리에서 보면 푸른 바다를 누비는 혹등고래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5만 개의 비닐봉지다. 이 숫자는 전 세계 해양 1평방 마일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조각의 예상 숫자와 같다고 한다. 이밖에 공룡의 귀환(2011)은 10초마다 세계에서 사용되는 비닐봉지의 수 24만개, 침묵의 봄(2014)은 매일 미국에서 농약으로 죽는 새의 수 18만3000마리로 묘사된 작품이다. 석탄(2018) 역시 석탄 240만개로 표현했다. 이 숫자는 인간이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1초마다 대기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예상 파운드 수이다. 특히 이 작품은 멀리서 보면 칠레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의 모습이 드러난다. 크리스 조던이 인간으로부터 3000㎞ 떨어진 태평양 미드웨이 섬에서 발견한 새 알바트로스는 뱃속 가득 페트병 뚜껑과 비닐, 라이터, 빨대 등을 품고 있다. 가장 높이, 가장 멀리 나는 알바트로스는 날개폭이 3m를 넘는다. 하지만 어미 새가 귀한 먹이인 줄 알고 물어다 준 플라스틱을 먹은 아기 새는 날개를 채 펴보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한다. 그렇게 아기 새는 이유도 모른 채 죽어갔다. 알바트로스가 죽어간 이유를 알고 있는 우리는 인류세의 거대한 소비문화 속에서 친환경 소비, 생태적인 삶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그렇게 크리스 조던은 보이지 않았던 것을 볼 수 있게 하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6.07 17:53

[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미켈란젤로의 아름다운 죽음

미켈란젤로 태어나는 것도 심상치 않은 일이겠으나 죽는다는 문제도 범상치 않다. 유언은 삶과 죽음의 마지막 갈림길에서 내뱉는 말이기에 더욱 그 사람의 일생을 돌아보게도 할 것이다. 화가 페루지노는 목사의 마지막 기도를 거부하면서 회개하지 않은 사람이 저세상에서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고 싶소., 시인 하이네는 하나님은 나를 용서할 것이요. 그것은 그의 직업이니까., 오 헨리는 불을 밝혀라. 어둠 속에서 집으로 돌아가긴 싫다.라고 하였지만, 루스벨트는 불을 꺼.였다. 러시아 혁명가 미카엘 베스트채프의 유언은 올가미 줄이 중도에 끊어지자 나에게 되는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군. 이것조차 뜻대로 안 돼.,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는 교수대에 올라가면서 실례합니다., 토머스 모어는 턱수염을 한쪽으로 제치면서 이것이 왕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았으니 이것까지 자를 필요는 없소., 헤겔은 나를 이해한 사람은 오직 한 사람뿐이었지. 그런데 그 사람조차 나를 이해하지 못했어, 나는 이유도 모른 채 태어나 이유도 모른 채 살다가 왜 이렇게 죽는지도 모르고 죽는다., 피에르 가상디는 아들에게 나를 좀 일으켜다오. 지는 해를 보고 싶구나., 원망으로 죽음을 맞이한 카이사르는 블루투스 너마저., 아버지를 향한 원망과 아쉬움을 남긴 로트레크는 바보 같은 늙은이., 아쉬움만을 남긴 당신을 사랑해. 사라 당신을 사랑해.만 반복한 미국 대통령 제임스 포크, 프랑스 육군 사령관, 조세핀을 되뇌다 죽은 나폴레옹 등의 유언이 있다. 신문 발행인 베른은 오늘 뉴스는 뭐지?, 문법 학자 도미니크 부르는 나는 막 죽어간다. 또는 죽을 것이다. 이 두 가지 표현이 모두 가능하다., 의사였던 조제프 헨리 그린은 스스로 자기 맥박을 집으며 멈췄군, 역시 의사였던 조지 쿰은 지금 내 느낌으로 봐선 나는 분명히 죽고 있소. 차라리 잘 되었소., <표본실의 청개구리>의 작가로 유명한 염상섭은 소주 한 잔만이 마지막 유언이었다 한다. 예에서 보듯 자기 삶에 따라 유언이 나오는 모양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6.0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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