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6-03-03 17:33 (화)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전북 박물관 5개소, 4차 산업혁명 기술 활용한 스마트 박물관으로 변모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정부가 한국판 뉴딜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박물관 스마트 기반 조성 사업에 도내 박물관 5개소가 선정됐다. 전북도는 5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하는 2021년 지능형(스마트) 박물관 기반조성 사업 공모에 △전주시 어진박물관 △정읍시립박물관 △완주군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 △고창군 판소리박물관 △고창군고인돌박물관 등 5개소가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2021년 지능형(스마트)박물관 기반조성 사업은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해 관람객에게 색다른 문화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실감콘텐츠 제작 및 체험공간 조성(1개소 5억 원 내외 지원) 사업과 지능형(스마트) 박물관(국비 4억 원) 사업 등으로 나뉜다. 우선 실감콘텐츠 제작 및 체험공간 조성 사업은 소장품을 활용한 실감 나는 체험프로그램을 제작해 관람객들에게 흥미로운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소장품과 전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진행되는 사업이며 전주시 어진박물관이 선정됐다.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관람객 수요분석과 비대면 전시안내 등 관람객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지능형(스마트) 박물관 사업에는 정읍시립박물관과 완주군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 고창 판소리박물관, 고인돌박물관 등 4개소가 이름을 올렸다. 전국적으로 추진된 이번 사업에는 총 250개의 박물관미술관이 공모에 신청했으며 1차 서류 심사와 2차 발표(PT) 심사를 거쳐 최종 104개소가 선정됐다. 전북도는 이번 사업으로 박물관 내 5G,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온라인 콘텐츠와 전시 콘텐츠 제작 및 전시안내 시스템 개발 등 다양한 지능형 시스템 구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콘텐츠의 제작 전시와 실감콘텐츠를 활용한 탐사체험 프로그램 개발로 기존 박물관의 확장성이 제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 밖에도 도민의 문화향유권을 보장하고 관람환경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여일 전라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지능형(스마트)박물관 기반조성으로 지역 박물관의 활성화와 색다른 문화체험 서비스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스마트 박물관 기반조성사업에서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운영이 어려워진 사립 미술관 등을 지원하기 위한 온라인 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도 실시했다. 이 사업에는 전북 교통미술관이 선정됐다.

  • 문화일반
  • 엄승현
  • 2021.02.07 18:03

[전북 가야 찾기 어디까지 왔나] (하) 쟁점과 과제

전북 가야의 실체를 드러내기 위한 작업은 진전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도내에서 가야의 존재를 유추할 수 있는 유적은 계속 발굴되고 있지만, 독자세력의 존재여부를 규명할 만한 검증이 더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북만의 특징을 보여주는 봉수와 제철유적의 시기규명, 문헌사료 양직공도(梁職貢圖)와 일본서기(日本書紀)의 해석문제가 관건이다. 가야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다소 이견이 큰 상황이다. 이에 철저한 학술연구와 고증을 바탕에 두고 전북 가야를 규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 쟁점-대가야 하위집단 vs 독자세력 학계에서는 남원 운봉고원과 장수 일대에 존재했던 세력을 대가야의 하위집단으로 보는 게 통설이다. 익명을 요구한 고대사 박사는 4일 경북 고령을 중심으로 하는 대가야가 섬진강까지 유역을 확장했고, 순천까지 대가야 묘제가 있다며 삼국유사 등 문헌사료를 통해 봤을 때도 통설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전북에서는 이 세력을 백제와 대가야 사이에 있었던 독자적 가야 세력으로 보고 있다. 봉수와 제철유적, 중국계 청자인 계수호(鷄首壺), 고분군을 근거로 들고 있으며, 존재했던 시기도 5세기 초부터 6세기까지 본다. 전북도 노기환 학예사는 특히 계수호는 중국과의 독자적인 외교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대가야에 귀속되지 않은 느슨한 연맹체 상태로 존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연구와 고증, 발굴성과를 축적한 뒤, 통설과 비교분석하면서 입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역의 요구를 대변하려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기경량 가톨릭대 국사학과 교수는 가야사 같은 경우 자신이 속한 지역의 역사가 가장 가치있다는 사고에 사로잡혀 확대해석하는 경향도 있다며 전문가와 학계가 냉정한 시각을 바탕에 두고 철저한 검증과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 제철유적과 봉수 시기 규명 제철유적에 대한 시기비정도 과제다. 현재 전북에서 발굴된 제철유적 전체가 가야가 존재했던 고대시기에 국한해서 볼 수 없다는 반론이 나온다. 조선시대 지리지인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에 고대시기부터 존재했던 모든 제철 산지가 나오는 데, 전북과 관련된 기록은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고대사학계에서도 전북에 제철유적이 존재했던 시기를 고대로 한정하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제철 유적 전문가로 유명한 한신대학교 이남규 한국사학과 명예교수는 조선 후기 이 지역에 제철산지가 조성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봉수도 제철유적과 마찬가지로 고대시기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 제기된다. 봉수제의 운영 초기 단계 시대에 100여개나 되는 봉수를 운영했다고 보긴 어려운데다, 불을 일으키는 발화구의 성격도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고대사 박사는 봉수는 먼 곳의 소식을 중앙에 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며 아차산의 보루성에 백제가 고구려를 방어하기 위해 세운 봉수가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이어 남원 운봉고원 일부 등을 방어하기 위해 봉수를 100여 개나 세웠다는 설은 쉽게 납득이 되질 않는다며 다시 고증작업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문헌사료 해석문제 양직공도와 일본서기에 나오는 반파를 둘러싼 해석도 통설과 이견이 크다. 사료에는 백제의 주변 소국으로 반파, 탁, 다라, 전나, 신라, 상기문 등이 나오는데, 학계는 반파를 대가야를 설명하는 용어로 해석하고 있다. 고대사 박사는 봉수, 고분, 계수호를 비롯한 위신재 유물과 문헌기록을 맞춰 전북 지역에 존재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삼국유사에 전북 가야의 존재가 기록이 안 된 이유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삼국유사에는 금관가야(경북 김해), 아라가야(경남 함안), 소가야(경남 고성), 고령가야(경북 상주), 대가야(경북 고령), 성산가야(경북 성주)가 나와있다. 전북 가야사를 설명할 때 일본서기를 활용하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기경량 교수는 가야사와 관련된 사료 자체가 적기 때문에 일본서기를 활용할 수 밖에 없다면서도 사료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굴곡과 왜곡이 있기 때문에 사료비판을 엄밀히 하면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문화재·학술
  • 김세희
  • 2021.02.04 18:41

[김용호 전북도립국악원 학예실장의 전통문화 바라보기] 전주 오목대에 올라

오목대로 향하는 길 코로나19라는 전염병으로 탈도 많고 사고도 잦았던 2020년. 이제 다음 주 민속 명절 설이 지나면 과거의 아픈 역사로 지나갈 것이다. 오늘은 과거 많은 시련과 아픔을 견디며 하루하루 보내온 자신에겐 위로와 내 가족, 나의 친구, 나의 동료, 나의 이웃에게는 감사함을 생각하며 640년 전 이성계가 올랐던 오목대에 발걸음을 향한다. 오목대는 전주 한옥마을 한편에 위치한 곳으로 고려 우왕 6년인 1380년, 이성계가 남원 황산에서 왜구를 정벌하고 개선하며 본향인 전주에 들러 종친들과 전승의 축하 잔치를 벌였던 곳이다. 이성계는 그 자리에서 호기롭게 대풍가(大風歌)를 읊었는데, 그 곡은 이성계 자신의 근심과 의지를 표현한 곡으로 유명하다. 대풍가는 원래 한나라를 세운 유방이 자신의 고향인 패현沛縣이란 곳에서 불렀던 노래였다. 유방은 회남왕 경포의 반란을 진압하고 귀환하면서 고향에 들러 가족친지와 어른들을 모시고 연회를 베풀었다. 취기가 오른 유방은 스스로 노래를 지어 불렀는데 그것이 바로 대풍가이다. 가사의 내용은 살펴보면 <센 바람이 부니 구름이 높이 날리네. 위세를 세상에 널리 떨치고 고향으로 돌아가네. 어떻게 훌륭한 군사들을 얻어 나라를 지킬까> 미래의 조선을 건국할 이성계도 도탄에 빠진 고려 백성을 위해 수심하였고 그렇게 유방의 노래를 되새겨 걱정하며 많은 고뇌를 했으리라. 그 시간 오목대에 오른 이성계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그러한 시대적 상황에 어떠한 사명감을 갖게 되었을까, 그는 어떤 정신으로 꿈과 용기를 되새기며 많은 고뇌와 시련을 이겨냈을까. 아마도 그 모든 것은 이성계의 기개(氣槪)일 것이다. 오목대 누각 옆에는 1900년대 고종의 친필로 새겨진 태조고종황제주필유지라는 비각이 있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께서 말을 멈추고 머물렀던 곳이라는 뜻이다. 고종 또한 기울어져 가는 나라를 바로 세워야 하는 절박한 마음으로 태조 이성계의 기개를 흡모했던 것은 아닐까? 일주일 후, 새로운 2021년 새날 새해엔 우리에게 희망과 기쁨이 찾아올 것이다. 온 세상이 전염병과 다툼으로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우리 모두 오목대에 오른 이성계의 기개를 함께 품으며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말자. 꿈과 용기가 없으면 나 자신도 없고 가족과 이웃도 없으리라. 우리 모두 힘을 내고 이겨내자. 사랑하는 대한민국 그리고 전라북도민 여러분, 이성계의 기개가 함께하는 2021년이 되기를 두 손 모아 소원합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2.04 18:41

전북문화관광재단, 문화예술교육사업 ‘지역쿼터제’ 도입

전북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이 올해부터 문화예술교육사업에 대해 지역 쿼터제(지역할당제)를 도입한다. 재단은 지역별 쏠림 현상 완화를 통한 균등한 지역 분배, 지역 간 격차 완화를 도입 취지로 밝혔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결과의 평등만을 강조하는 획일적인 평등주의가 되레 역차별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4일 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 문화예술교육사업을 지원받은 단체는 전주시가 48개로 27.6%를 차지하고 군산시 21개(12.1%), 익산시 20개(11.5%), 완주군 15개(8.6%), 고창군 13개(7.5%), 남원시 9개(5.2%)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재단은 지역특성화, 토요문화학교, 예술동호회 등 30~50개 단체를 지원하는 3개 사업은 14개 시군 균등 지원을 위해 군 단위 쿼터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해당 군 내 공모선정으로 14개 시군이 모두 지원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문화예술교육사 현장 역량강화, 유아 문화예술교육, 창의적 문화영재, 인문학 연계 문화예술교육 등 3~10개 단체를 지원하는 7개 사업은 4개 권역별 균등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 4개 권역은 중추도시권(전주군산익산김제완주), 동북부권(무주진안장수), 서남부권(정읍고창부안), 동남부권(남원임실순창)으로 나눈다. 이외에도 재단은 조직 개편과 사무공간 이전 계획도 밝혔다. 조직은 현 1처 1부 1단 6팀을 1처 3본부 1단 9팀 체제로 개편한다. 경영기획본부, 문화예술진흥본부, 관광진흥본부 등 3본부 체계를 구축해 책임 경영을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사무공간은 전라감영빌딩(옛 전주상공회의소 건물) 4층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그동안 활용했던 전북예술회관에는 공연기획추진단을 중심으로 예술인복지증진센터, 전시실 등이 재배치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21.02.04 18:23

[신간] 전주출신 소설가 이마리 작가 신간소설 내

전주출신 소설가 이마리(정환) 작가가 신간 소설 <대장간 소녀와 수상한 추격자들(십대들의 힐링캠프 28)>(행복한나무)을 냈다. 소설은 남원에 사는 대장장이가 명검 남원도 궁을 만들고 관가가 이 검을 탈취하면서 이를 찾기 위한 대장장이 딸 홍의 여정을 담고 있다. 금수저와 신분 차별에 맞선 우리들의 이야기를 쫄깃한 사투리로 풀어낸 책은 십대들에게 부족한 어휘를 신나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출판사는 서평에서 역사소설이어서 현재는 별로 사용하지 않는 옛 단어와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친절하게 풀어준 것 역시 이 소설의 매력이라고 집고 한자 어휘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물론 어른들이 읽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재미와 상식을 선사할 것이라고 했다. 전주출신으로 전주여고를 졸업한 이 작가는 호주에서 한글학교 교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호주여행을 즐기고 있다. 그가 쓴 장편소설 <코나의 여름>과 <구다이코돌이>는 세종도서 문학나눔에 선정됐고, 전국도서관사서협회 추천도서이기도 하다. 제3회 한우리문학상 대상에 <버니입 호주 원정대>, 제5회 목포문학상에 <악동 음악회>, 제18회 부산가톨릭문예작품공모전에 <바다로 간 아이들>이 당선됐고 2015년 아르코 국제교류단 문학인에 선정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1.02.03 17:46

[신간] 현직 교사가 그린 포스트-코로나 시대 <미래공생교육>

유발 하라리 등 지성의 말을 들어보면, 코로나(COVID-19) 이후의 세상은 결코 그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속 일자리 자체가 사라진다는 전망도 있다. 이미 청년실업이 심각한 가운데, 거대한 코로나 불황이 전 세계를 덮쳐오고 있다. 그렇다면 코로나 이후의 교육은 어떻게 변해야 할까? 현직 초등학교 교사인 김환희씨가 <코로나 이후의 미래교육-미래공생교육>(살림터)책을 내고 책을 통해 생태적 전환을 위한 공생교육이 중요하다고 외친다. 이 책은 공생교육이 코로나 이후의 미래교육으로 채택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테크놀로지의 진화 이전에, 불신사회에서 공생사회로 진화하지 않으면, 각자도생의 지옥도가 더 어지러이 펼쳐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공생이 없다면 우리에겐 미래도 없습니다. (본문 중) 김 교사는 미래 사회를 시민들이 직접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소수의 전문가와 정치인에게만 맡긴다면, 4차 산업혁명 담론처럼 소수의 이해관계만을 반영한 정책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의 특수성이 반영되지 않은 서울 중심의 중앙 집중적 교육 담론들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지방 소멸과 일자리 제로(zero) 사회가 예측되는 작금의 전환기에는 국가 단위의 규모의 경제보다 마을 단위의 공동체 경제를 구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이 책에서는 로컬교육, 교육의 생태적 전환, 모두를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작업장으로서의 학교 등 지금 이곳에서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미래공생교육의 단초들을 제시하고 있다. 김 교사는 작가는 전주교대를 졸업하고 성공회대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공부했다. 전북교육정책연구소 연구교사, 오늘의 교육 편집위원, 교육공동체 벗 이사를 거쳐 현재 인간무늬연마소 대표, 전주시 인문학진흥심위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각 분야의 사회학자들과의 공저로 <세월호 이후의 사회과학>을 집필했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1.02.03 17:46

[신간] 보정·회천선생 문집 연연당문고, 회천유고 간행

김정회 '목죽도 8곡병' 일제 강점기 때 대학자이자 서예가인 보정 김정회(1903년~1970년) 선생의 문집 연연당문고(淵淵堂文稿) 번역본과 서화집(도서출판 조은), 그의 아버지 회천 김재종(1880년~1938년) 선생의 문집 회천유고(晦泉遺稿, 휴먼북스)번역본이 출간됐다. 김정회 선생의 손자인 김경식 연정교육문화연구소장이 편찬을 주도했으며, 동인계(同人契)의 좌장인 우송 이공진 광산이씨 대종회 회장, 계원인 춘강 김종회 전 모양농산 사장, 해운 최규철 전 경주 동국대 총장, 운호 오종대 전 교감, 전남대 이형성 학술연구교수 등이 참여했다. 번역은 호당 이정길 선생과 중국 연변대학교 도서관장 박정양 교수, 전남대 이형성 학술연구교수가 담당했으며, 약 5년여에 걸친 작업 끝에 완성됐다. 연연당문고 한글 번역본은 보정 선생이 쓴 260여 수의 시(詩)와 장문인 2편의 부(賦), 지인과의 편지를 묶은 서(書), 지역의 인문지리, 역사를 서술한 기(記)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시의 주제가 다방면에 걸쳐 있는 게 눈길을 끈다. 백미는 금강산 절경을 유람하면서 지은 기행 연작시 23수(70~93번)이다. 전체적으로 먹물이 화선지에 배어들 듯 가슴으로 스며드는 한시의 운치가 느껴진다. 서화집은 난(蘭)과 대나무(竹) 그림이 중시이다. 책에서는 보정에게 난과 대나무는 단순히 묘사하기 위한 사물로서의 의미를 지니는 게 아니라 고결한 작가의 정신과 인품을 대변하는 상징적인 물상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회천유고 번역본은 1987년대에 발간한 한문판에 이어 두 번째로 발간된 한글판이다. 회천이 저술한 64수의 시와 편지글을 묶는 34편의 서, 고인을 기리는 제문 3편, 삶의 깨달음을 담은 잡저(雜著) 13편, 부록으로 구성됐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2.03 17:42

[신간] 먼지처럼 떠도는 편견·차별을 털어내는 이야기

역시 여자라서 섬세하시네요. 다 너 생각해서 하는 말인데, 좀 꾸미고 살 좀 빼. 하얀 그림책을 펼치면 면지에 여성 차별에 대한 속담, 일상 속에 거침없이 떠도는 차별에 대한 표현들이 빼곡하게 나타난다. 면지 앞부분부터 뒷부분까지 차별에 대한 찜찜한 언어들은 먼지처럼 희미하게 차곡차곡 쌓여 있다. 먼지 차별은 그동안 일상 속에서 우리가 잘 느끼지 못하는 차별을 뜻한다. 성별, 나이, 인종, 성 정체성, 장애 등에 대한 차별이나 혐오를 담은 표현이다. 우리 주위에 먼지처럼 떠도는 차별은 누군가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기도 한다. 박예분 아동문학가가 펴낸 그림책 <달이의 신랑감은 누구일까?>는 여성에 대한 남성들의 편견과 차별 속에서 주인공 달이가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모습을 그린다. 그림책 속 달이의 모습은 우리 할머니들이 오랜 세월 겪어 온 이야기이며, 그 시대를 살아 낸 여성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달이를 슬프게 했던 말들은 지금도 우리 곁에 미세먼지처럼 맴돌고 있다. 달이는 숲에서 가시덤불에 갇혀 꼼짝하지 못하는 다람쥐를 구해주고 친구가 된다. 달이의 아버지는 이웃 마을 청년과의 결혼을 강요한다. 하지만 달이는 자신이 원하는 때에, 맘에 드는 신랑감과 결혼하고 싶다. 달이는 혼자서 감당하기 힘든 상황을 다람쥐와 함께 유쾌하고 지혜롭게 해결해 나간다. 그림책은 내용 외에도 특별한 구성이 돋보인다. 채색이 없는 박성애 일러스트레이터의 목탄 그림은 독자들에게 다양하게 채색할 수 있는 상상의 공간을 제공해 준다. 또 면지 마지막 장에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먼지 차별을 깨끗하게 털어내도록 말풍선을 배치했다. 박예분 작가는 2017년에 먼지 차별에 대한 용어를 처음 접하며, 일상에서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언어와 행동에 숨어 있는 차별이 얼마나 많은지 자각했다며 그림책에 어린이들이 차별 없는 평등, 평화 세상에서 건강하게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전북대에서 아동학을, 우석대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했다. 아동문예문학상과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동시집 <햇덩이 달덩이 빵 한 덩이> <엄마의 지갑에는> <안녕, 햄스터>, 동화집 <이야기 할머니> <삼족오를 타고 고구려로> <두루미를 품은 청자> 등 다수가 있다. 전북동시읽는모임과 전북아동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2.03 17:35

독립운동가 송사 기우만 선생 ‘송사집’, 한글 번역판 출간

전주대학교(총장 이호인) 한국고전학연구소(소장 변주승)는 구한말의 의병장이자 호남의 대표적인 학자인 송사(松沙) 기우만(奇宇萬, 1846~1916) 선생의 문집인 송사집(松沙集)을 한글로 번역해 출간한다고 밝혔다. 송사집은 기우만 선생의 문인인 양회갑(梁會甲)의 주도로 1931년에 간행된 책으로, 전주대 한국고전학연구소는 1931년에 간행된 초간본을 저본으로 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에 걸쳐 1차 번역하여 11권을 출간했고 지난해 부터 올해까지 2년에 걸쳐 나머지 7권을 출간해 총 18권의 책으로 완간할 예정이다. 기우만 선생은 그의 할아버지 노사 기정진의 학맥을 계승한 호남 지역을 대표하는 학자이며, 항일투쟁의 중심적 인물이었다. 국가보훈처가 선정한 2021년 1월의 독립운동가 중 한 명이기도 하다. 1896년 2월 단발령 철폐, 일본세력의 축출, 개화정책의 반대 등을 내세우며 장성향교에서 호남 최초로 의병을 일으켰다. 장성, 나주에서 기반을 다진 기우만은 광주에서 대규모로 의병 진영을 결집시켜 서울로 북상할 계획을 세웠으나 국왕이 해산조칙을 내리자 1896년 봄을 전후해 해산하였다. 한국고전학연구소는 송사집의 번역이 호남 항일투쟁의 정신적 지도자인 기우만 선생에 대한 연구에 기여하고 당시 영호남 유림의 네트워크, 사상사, 사회사 등 여러 분야의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 역사문화콘텐츠 개발을 위한 자료로도 활용돼 지역의 역사문화를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바탕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1.02.02 19:06

[전북 가야 찾기 어디까지 왔나] (상) 발굴·고증 현황

남원 유곡리두락리 가야 고분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최종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전북 가야사의 실체가 어느 정도 규명됐는지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까지 밝혀진 전북 가야사의 존재는 일부 문헌사료와 고분 및 부장품, 제철유적, 봉수 등을 통해 확인된다. 문헌사료에 있는 기록과 유물유적과의 비교 분석도 진전되면서 고증도 진전되고 있다. 특히 장수남원 등지에서 발굴되는 제철유적은 주목할 만하다. 흔히 가야를 철의 왕국이라 하지만, 가야의 중심지라고 일컬어지는 김해와 고령에서 발굴된 제철 유적은 없다. 다만 전북 가야 세력을 독자 세력이 아니라 영남권 대가야의 하위집단으로 보는 통설, 봉수제철유적의 연대기가 가지는 불확실성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 등이 남아있다. 전북의 가야사를 엿볼 수 있는 문헌사료와 유적 분포현황, 대표유적 그리고 이들이 갖는 의미와 추후 과제를 정리해본다. △ 전북 가야 유적 현황과 관련사료 1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가야 유적은 남원완주무주장수진안임실순창지역에 모두 822개가 있다.(2020년 12월 현재) 종류는 고분, 제철유적, 봉수 산성으로 다양하다. 이 중 전북 가야의 존재를 방증해주는 유적인 제철, 봉수, 고분은 776개로 94%를 차지한다. 전북에 가야소국의 존재여부를 추정할 수 있는 문헌사료도 있다. 중국 양나라 때의 사료인 양직공도(梁職貢圖)와 720년대 완성된 일본서기(日本書紀)이다. 일본서기에는 반파는 백제와 3년 전쟁(514년~515년)을 치르면서 봉수를 쌓아올렸다고 나온다. 군산대학교 곽장근 역사철학부 교수는 반파는 가야계 소국으로 추정되며, 기록에 나온 봉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봉수가 발견된 곳은 전북 동부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봉수 주변 가야계 산성과 석축, 수혈식 석곽묘, 축대시설이 분포한다며 가야의 봉수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양직공도에는 남원시 일대에 기문이라는 소국이 존재했다는 기록이 있다. 곽 교수는 이들은 5세기부터 6세기 초까지 백제에 의탁하면서 연명했던 소국이라며 이 지역에서 발굴된 토기와 봉토분 양식을 문헌사료와 비교해보면 가야계 국가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 대표유적-남원 유곡리 두락리 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이 고분군은 기문국의 실체를 설명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고고학적 자료로 꼽힌다. 연비산에서 서쪽으로 내려오는 능선을 따라 40기의 봉토분(封土墳)으로 존재하며, 이 중 12기는 지름 20m가 넘는 대형고분이다. 조성시기는 5세기 후반에서 6세기 전반이다. 무덤양식은 가야계 수혈식 석곽묘(구덩식 돌덧널무덤)와 백제계 횡혈식 석실분(굴식 돌방무덤)이며, 지난 1989년과 2013년에 진행된 발굴조사에서 확인됐다 축조세력이 지배층이었음을 방증하는 유물도 출토됐다. 금동신발편, 청동수대경, 갑주, 환두대도(環頭大刀-장식용 칼) 등을 비롯한 금속유물 160여점, 기꽂이, 마구류, 꺽쇠 등의 철기류 210점, 원통형 기대를 비롯한 대가야 양식의 토기류 110여점 이다. 이 중 금동신발과 청동수대경은 처음 출토된 것으로 백제와 왜, 중국 남조 등과의 대외관계를 살필 수 있는 유물로도 평가받고 있다. 전북도 노기환 학예사는 토기를 통해서도 인접 국가와의 대외교류를 유추할 수 있다고 봤다. 노 학예사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철을 가야나 백제에 주고 토기를 가져왔을 것이라며 고부가가치의 생산품을 주고 소모품적인 생산물을 가지고 오는 무역 형태라고 했다. 이어 기문국의 주 세력은 운봉고원에 존재했던 사람들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 대표유적-단야구(鍛冶具) 지난해 9월 장수 백화산 고분군 발굴현장에서 공개된 단야구는 반파와 철제 유물의 실상을 밝혀줄 수 있는 자료로 꼽힌다. 단야구는 철기를 제작할 때 사용되는 망치, 집게, 모루 등의 도구로 호남 가야고분에서 처음 확인됐다. 게다가 단야구에서는 실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타격흔이 발견됐다. 이를 통해 피장자는 장수지역 철기제작을 담당했을 수장층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장수남원 등지에서 확인되는 제철유적과의 연관성까지 높여준다. 곽 교수는 운영의 주체는 고증이 되고 있다며 문헌사료와 비교해보면 반파국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표조사를 통해 확실히 가야 철제유물이라는 점을 시기적으로 규명하는 과제가 남았다고 강조했다.

  • 문화재·학술
  • 김세희
  • 2021.02.02 19:02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마한의 장제(葬制)문화

인간에게 죽음이란 경험해 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두려움을 영혼불멸 사상으로 승화하여 영혼은 또 다른 세계로 지속된다고 믿어 왔다. 그렇기 때문에 죽은 후에 영혼의 안식처가 되는 무덤의 축조에는 당시 사회생활의 특성이 잘 반영되어 있다. 특히 인간의 생각이나 풍습 등을 바탕으로 묘제나 장제가 형성되기 때문에 전통성과 보수성이 매우 강한 고고학 유적으로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삼국지』 「위서 동이전 한조」에 마한 장례 풍속의 한 단면을 기록하고 있는데, 그 내용을 보면 그들의 장례에는 관(棺)은 있으나 곽(槨)은 사용하지 않는다. 소나 말을 탈 줄 모르기 때문에 소나 말은 모두 장례용으로 써버린다. 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관은 시신을 매장하기 위해 담는 용기로 사용되는 널이며, 곽은 관을 보호하기 위해 덧싸는 덧널을 일컫는다. 중국의 고대문헌인 『장자(莊子)잡편(雜篇)』에 보면 천자는 관곽을 일곱 겹으로, 제후는 다섯 겹, 대부는 세 겹, 선비는 두 겹으로 관곽을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곧 신분이나 계층에 따라 관곽의 중첩 사용에 제한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중국의 관곽제도는 묘장제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상(商)주(周)시대를 거쳐 춘추시대에 등급이 분명한 제도로 정착되었다. 이후 전국시대의 혼란기를 거치면서 관곽제도는 쇠퇴해 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목관이 사용되었던 토광묘 유적은 만경강유역을 중심으로 익산지역과 완주전주 일대에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는데, 마한을 성립한 집단에 의해 축조된 것이다. 특히 익산지역의 토광묘 유적은 고조선 준왕이 이주해 왔다는 문헌기록을 확인해 주고 있다. 이러한 묘제는 중국의 동북지방에서 철기문화를 가지고 들어온 집단에 의해 새롭게 축조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곳에서 출토되는 유물은 점토대토기와 흑도장경호, 그리고 세형동검이나 동경을 세트로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특히 토광묘의 발굴과정에서 확인된 매몰토 단면 토층을 통해 무목관, 목관, 목곽, 통나무 목관 등이 사용되었던 흔적이 발견되고 있어서 『삼국지』에 기록된 내용을 뒷받침하고 있다. 진한이나 변한지역에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토광묘 내부구조가 변화되는데, 곧 목관 단계에서 목곽을 사용하는 단계로 발전해 가는 양상을 띠고 있다. 토광 내에 목곽의 등장은 진변한 사회에 지배 계층의 출현과 관련된 증거로서 사회의 발전의 척도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마한 사회에서는 토광묘 다음 단계에 유행하는 대표적인 묘제로서 주구묘(분구묘)를 들 수 있는데, 역시 주매장주체부는 주로 토광을 채용하고 있지만, 목곽은 거의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이 삼한사회에서는 토광묘라는 공통적인 묘제를 채용하고 있었지만 내부구조의 변화과정에서 보이는 차이점은 곧 마한과 진변한의 문화적 특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최완규 원광대학교 역사문화학부 교수

  • 문화일반
  • 기고
  • 2021.02.02 17:25

김석환 개인전, 현장의 필치로 담아낸 북한산

건축가로 활동하며 그림을 그리는 김석환 작가의 18번째 개인전이 3일부터 8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작가는 근래 붓펜을 대신해 모필로 작업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수묵과 모필을 사용한 작업은 전형적인 수묵산수화이나, 그의 작품은 일반적인 수묵산수인 실경산수 또는 관념산수와는 어딘가 다르게 보인다. 무엇보다 형태 감각이 사실적이고 현실적이다. 이는 산행을 통해 현장에서 작업하는 접근 방식에서 기인한다. 실상을 직접 눈으로 보고 관찰해 그 전체상을 파악해나가는 일련의 과정이야말로 그의 수묵산수화가 가지고 있는 특징이다. 화강암으로 이뤄진 북한산의 기세와 골격은 어디서 보더라도 힘차고 당당하며 또렷하다. 이와 같은 산의 형태적인 특징을 드러내는 작가의 수묵산수는 명확한 형태를 추구하는 건축가로서의 성향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 실사의 힘은 작가의 수묵산수화가 끌어낸 성과이자 특색이다. 선염이나 발묵, 파묵과 같은 수묵산수의 보편적인 기법을 따르지 않고 점과 선만으로 형태를 결구하는 작가의 수묵산수는 실제적인 공간감이 남다르다. 김 작가는 서울시립대 건축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서울산업대, 광주대, 삼육대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대한건축사협회, 한국건축가협회, 한국미술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2.02 17:18

충주박씨 기증유물 2점,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지정

원광대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충주박씨 기증유물 2점이 전라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2일 익산시에 따르면 충주박씨 기증유물인 눌재 박상 초상화와 사암 박순 초상화가 지난해 말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지정예고를 거쳐 최근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275호제276호에 각각 지정됐다. 눌재 박상사암 박순 초상화는 충주박씨 문중이 유물의 온전한 보존을 위해 지난 1970년 박물관에 기증한 것이다. 눌재 박상은 병조좌랑, 사간원헌납, 상주목사, 나주목사 등을 역임한 조선 전기 사림파 문신이다. 박상 초상화는 오사모에 담홍색 단령을 입은 전신교의좌상으로 15세기 문인 관료 초상화의 양식을 갖추고 있으며 19세기 이후 서화를 본떠서 그리는 이모(移模) 과정에서 당시의 시대색과 음영기법이 추가됐다. 조선시대 초상화의 전형적 양식과 시대적 변천과정을 보여주고 있으며 회화사적과 지역사적으로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눌재 박상의 조카인 사암 박순은 눌재 박상의 조카로 우의정, 좌의정, 영의정 등을 역임한 조선 중기 문신이다. 박순 초상화는 오사모와 청색 단령을 입은 전신교의좌상으로서 16세기 공신 초상화의 전형적인 양식을 갖추고 있다. 18세기 이후 이모(移模) 과정에서 당시의 시대색과 장식적 기법이 추가됐으며 조선시대 초상화의 전형적 양식과 시대적 변천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박상 초상화와 마찬가지로 회화사적, 지역사적으로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박상박순 초상화는 원광대 박물관 4층 서화기증실에 보관 전시되고 있으며,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사전예약 후 관람 가능하다.

  • 문화재·학술
  • 엄철호
  • 2021.02.02 16:15

[전라감사 100인 열전] 소를 타고 다니며 더디게 살려 했던 이행

△ 이행의 가계와 외가 평해 황씨 이행(李行)은 고려 공민왕 원년(1352)에 태어나 조선 세종 14년(1432)에 졸하였다. 그의 본관은 여주이며, 자(字)는 주도(周道), 호는 기우자(騎牛子)ㆍ백암거사(白巖居士)ㆍ일가도인(一可道人)이다. 호 기우자는 소를 타고 다녀서 붙여진 것이다. 이행의 가문은 고려말 신진세력으로 그의 아버지는 충주목사를 지낸 이천백으로 충목왕대 정치도감에서 활약한 개혁세력이며 공민왕대 홍건적 침입시 전사하였다. 어머니는 평해 황씨로 황서의 딸이다. 평해는 지금의 경상도 울진이다. 이행의 외가는 평해지역에 상당한 세력기반을 가지고 있었다. 이행은 개경에서 태어났으나 홍건적 침입 때 외향인 평해로 피신하였으며, 이곳에서 성장하였고, 관직에 진출한 후에도 낙향하여 오랫동안 평해에 은거하였다. 유배도 울진으로 왔다. 그의 행보에 외가 평해는 기반이 되었다. △ 호 기우자와 평해 월송정 평해 월송정은 그가 소를 타고 노닐던 곳으로 그가 지은 월송정 시가 편액으로 걸려 있다. 지난 2019년 바다로 둘러싸인 월송정 가는 소나무숲길에 비를 세우고 기우자길로 조성하였다. 월송정 가까이에 백암온천이 있다. 그의 또 다른 호 백암은 온천이 있는 백암산에서 가져온 것이다. 그의 외가는 백암산 기슭 날라실(飛良縣) 마을에 있었다. 월송정에서 10리쯤 떨어진 마을이다. 그는 달밤이면 소를 타고 월송정에 가서 노닐곤 하였다. 권근은 「기우설(騎牛說)」에서 나의 벗 이공 도주(李公道周, 이행)가 평해에 살면서, 매양 달밤이면 술을 가지고 소를 타고서 산수 사이에 놀았다 무릇 물체를 볼 때 빠르면 정(精)하지 못하고 더디면 그 묘한 것을 다 볼 수 있다. 말은 빠르고 소는 더딘 것이라 소를 타는 것은 곧 더디고자 함이다 소를 타는 즐거움을 그 누가 알랴.라고 하였다. △ 학문이 출중했던 개혁세력 이행은 공민왕 20년(1372)에 과거에 급제하여 예문관 한림에 임용되고 이어 춘추관 수찬이 되었다. 이후 고려 조정에서 좌사의대부, 지신사(도승지), 경연 참찬관, 이조판서, 예문관 제학 등을 지냈다. 조선건국후 계림윤, 전라도관찰사, 예문관대제학, 판한성부사, 형조판서, 완산부윤, 개성유후 등을 지냈다. 그는 학문과 문장에 뛰어났다. 고려말 1386년(우왕 12) 탐라가 자주 반란을 일으키자 전의부정으로 탐라에 가서 성주 고신걸의 아들 고봉례를 볼모로 데리고 와서 이를 수습하였다. 1388년 7월 사전(私田)의 폐단을 논하는 상소를 올렸으며, 8월에는 관제 개혁과 인사의 공정도 건의하였다. 권신들의 정치 농단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전하께서 마음을 맑고 깨끗하게 하시고 공(公)으로써 하시고 사(私)를 멸하시라고 하였다. 1390년 공양왕 2년에 윤이이초 옥사에 연루되어, 이색과 함께 청주 옥에 갇혔다가 풀려났고, 공양왕 4년에는 정몽주를 살해한 조영규를 탄핵하였다. 고려가 망하자 그는 황해도 강음 예천동에 은둔하여 두문동 72현으로도 불린다. △ 태조가 우왕과 창왕을 죽였다고 사초에 기록 이행은 태조 2년 정도전 등이 <고려사>를 편찬할 때 태조가 우왕과 창왕을 죽였다는 고려시대의 사초를 그대로 넣었다는 무서(誣書) 사건으로 탄핵을 받아 장 1백대에 가산을 적몰당하고 경상도 울진으로 유배되었다. 이듬해 10월 태조 탄신일이라고 하여 풀려났다. 이 사초사건은 태종 14년(1414) 5월 <고려사>를 개수 할 때 또 불거졌다. 이응이 말하기를 , 신이 듣건대, 태조 때에 정도전ㆍ정총ㆍ윤소종이 고려의 실록을 수찬하자 여러 사관이 모두 사초를 고쳐서 바쳤으나, 오로지 이행만은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감옥에 갇히는 것을 면치 못하였습니다라고 하였다. 그의 강직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 조선이 이런 기록을 실록에 남겼다는 것도 대단한 일이다. 이 일은 세종대에 또 한번 언급되는데, 세종이 사관이 죽으면 바로 사초를 거둬들이려 하자 사관들이 이렇게 되면 나라 백성이 이행을 거울삼아 반드시 직필하지 아니할 것이다.라고 반대하여 세종이 뜻을 거두었다. △ 전라감사와 전주부윤 역임 이행은 태종 3년(1403) 1월에 전라감사로 부임하여 그 다음 해 4월경에 이임하여 1년 3개월 정도 재임하였다. 전라감사 재임시 전주, 여산, 익산 등 14개 고을의 가뭄이 극심해 콩도 심지 못할 정도였다. 또한 조선초 빈발하였던 왜구의 침입과 약탈이 이때 더욱 심해 그로 인한 피해도 컸다. 태종 4년 1월에 경상감사 남재와 함께 병으로 사직하였는데 이런 사태와 관련이 있을 것 같다. 그는 또 태종 13년 4월에 전주부윤에도 임용되었다. △ 여언(餘言) 이행은 또 차에도 조예가 깊었다. 성현이 찬한 『용재총화』에 보면 그는 성현의 선조 성석인과 친했다. 이행은 물맛을 분간할 수 있었는데, 충주(忠州) 달천수(達川水)를 제1로 삼고, 금강산에서 나와 한강 가운데로 흐르는 우중수(牛重水)를 제2로 삼고, 속리산의 삼타수(三陀水)를 제3으로 삼았다. 그는 또 태종 17년(1417) <농상집요> 에서 양잠방(養蠶方)을 뽑아내어 판각해, 양잠업의 발전에도 기여하였다. 세종 14년 81세로 졸였다. 시호는 문절(文節)이다. 문집으로 1872년에 편찬한 『기우집』이 전한다. 장자 이척은 제학(提學)을 지냈다. 이행은 장자가 죽어 말년에 차자 이적(李迹)의 집에서 기거하였는데 그의 사후에 이적과 장손 이자(李孜), 서자 몽가(蒙哥) 간에 재산분배를 놓고 불화가 일었다. 이자는 양녕대군의 사위이고 이자의 외조카가 한명회이다. 이행의 장자 계열은 세종대 훈척세력으로 자리하여 성종대 망족(望族)이라고 이를 만큼 성장하였다. /이동희(예원예술대학교 교수. 전 전주역사박물관장)

  • 문화일반
  • 기고
  • 2021.02.01 18:07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