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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몸과 마음이 지쳐간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에겐 예술의 힘이 필요하다. 아름다운 그림 한 폭, 노래 한 곡, 시 한 구절은 현실의 고통과 우울을 잠시나마 잊게 해준다. 여기 마음 한자리 내어줄 전시가 관객들을 기다린다. 갤러리숨은 오는 14일까지 이순애 작가 개인전을 연다. 갤러리숨의 전시공간지원 기획 공감-공유전의 일곱 번째 순서다. 이 작가는 빠르게 흘러가는 생활 속 모습을 작품에 담아냈다. 그는 시간과 공간의 제한 없이 변화하는 자신의 모습을 자연, 인물, 꽃 등에 반영해 다양한 이미지로 나타낸다. 단순화된 배경 위에 사물을 간략한 형태로 표현하고자 에스키스(esquisse. 초고) 기법을 사용했다. 몇몇 작품은 대상의 내면에 존재하는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천을 오려 콜라주(collage) 작업했다. 이 작가는 한남대 미술교육과와 원광대 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현재 전북대 평생교육원에 출강하고 있다. 기린미술관은 오는 9일까지 동행의 삶 이야기라는 주제로 장동호 작가와 김상준 작가의 동행전을 선보인다. 제1전시실의 장동호 작가는 삶의 다양한 가치를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둘이 만나 하나 돼 동행하듯, 그의 작품은 믿음, 소망, 사랑 안에서 하나 돼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간다. 장 작가는 홍익대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하고, 츠쿠바대 대학원 예술학 박사를 취득했다. 현재 전주교육대 미술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제2전시실의 김상준 작가는 삶의 이야기를 개별적인 조형 언어로 드러낸다. 작업 과정에서 보여주는 의미 조각들은 모여 새로운 이미지를 불러온다. 새로운 이미지 표현은 지속적인 이데아 속에 이어진다. 김 작가는 자유로운 사유의 공간전(세종갤러리) 등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가졌다.
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약무호남 시무국가)라는 결기아래 임진왜란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웅치전적지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추진을 위한 간담회가 2일 전주 벽계가든에서 열렸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9월 25일 전북일보가 창간 70주년을 맞아 개최한 웅치전적지 국가지정문화재 승격 위한 재조명 학술대회의 의미를 되새기고 전적지의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추진동력을 얻기 위한 자리였다. 간담회에는 안호영 국회의원(무진장), 윤여일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라태일 완주군 부군수, 나해수 진안군 부군수, 전북일보 윤석정 사장, 이경재 전북일보 전 논설위원, 전북대학교 하태규 교수, 전주대학교 이재운 교수, 전주 비전대 신경민 교수, 각급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했다. 이재운 교수는 지자체가 열정적으로 도와주지 않으면 국가사적 지정은 불가능하다며 역사적 가치를 지닌 전적지를 후손들에게 물려준다는 생각과 의지를 갖고 전적지 일대 지하탐사와 지자체의 연구용역 투자 등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하태규 교수는 제가 1988년도부터 연구해 온 결과에 따르면 현재 전적지는 곰티재 엿길과 진안 부귀면 덕봉마을 두 곳을 지정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 본다며 웅치전적지는 문화재 지정위원 등 남들이 공감할 수 있는 구체성이 있는 포인트(지점)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경재 전 위원은 여기에서 끝나면 그동안의 웅치전적지에 대한 노력이나 성과가 도돌이표처럼 처음으로 돌아간다. 완주와 진안, 도의 노력과 협조가 필요하며, 도에서 TF구성을 해 밀도있게 사업을 추진해야한다고 본다고 제안했다. 전북도는 이날 2017년도부터 수집한 전적지에 대한 지표조사자료등 꾸준히 관련자료를 모아왔고 이를 가공, 보강해서 전북학연구센터를 중심으로 1년 이내에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안호영 의원은 지역 현안에 대해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정치권이 나서야 하는데 윤 사장님께서 세미나에 이어 이같은 자리까지 마련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우리 정치권에서도 지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윤석정 사장은 세미나를 통해 전적지의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에 대한 기틀은 마련이 됐다고 본다며 앞으로 완주와 진안, 전북도에서 관련 업무를 일원화해 협치를 통해 추진해 지정이라는 결실을 맺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북이 판소리의 고장으로써 자존심을 세웠다. 문화재청이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보유자로 전북에 기반을 둔 김수연(72) 명창과 김일구(80) 명창을 인정예고했기 때문으로 전북에서는 올해 벌써 3명째 판소리 국가무형문화재 지정이 됐다. 문화재청은 최근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수궁가 보유자로 김수연 명창을, 적벽가 보유자로 김일구 명창을 인정 예고했다. 군산출신인 김수연 명창은 8세 무렵 군산국악원 소리 선생이었던 고 김재경 명창에게 소리를 배우면서 판소리에 입문했다. 이후 우아하고 기품 있는 소리로 잘 알려진 김세종제 춘향가와 심청가를 성우향 전 보유자로부터 전수받았다. 이후 고 박초월 명창에게 흥보가와 수궁가를 배웠다. 2007년부터는 전수교육조교로서 판소리의 전승에 힘써 왔다. 무엇보다 김수연 명창은 고 박초월 명창의 장점인 화려한 시김새와 깊은 성음을 잘 전승하고 있으며, 좌중을 압도하는 크고 안정된 소리를 구사한다는 평가다. 판소리 적벽가 보유자로 인정 예고된 김일구 명창은 어린 시절 부친 고 김동문으로부터 소리를 배우면서 판소리에 입문했다. 고 공대일 명창에게 흥보가, 박봉술 전 보유자에게 적벽가 등을 배워 1992년부터 적벽가 전수교육조교로서 활발한 전승활동을 해오고 있다. 김일구 명창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적벽가의 이면을 잘 표현하며 소리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판소리외에도 아쟁, 가야금 등까지 섭렵했다. 그는 전남 화순 출신이지만 2001년부터 예향의 도시 전주에 정착해 한옥마을에 온고을 소리청을 개관하고 활동하고 있다. 이번 두 명창의 국가무형문화재 인정예고로, 전북은 판소리 다섯마당 중 수궁가, 적벽가, 흥보가 등 3마당의 국가무형문화재를 배출했다. 흥보가는 지난 4월 남원을 중심으로 활동한 이난초(59여)명창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인정받았다. 이로써 전북은 올해 이난초 명창을 시작으로 20년 만에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를 3명이나 배출하며 소리고장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그간 전북은 강도근 명창 사후 20년 넘게 판소리분야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가 없어 판소리 본고장이라는 이름이 무색했다. 김용호 전북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장은 전북에서 올해 국가무형문화재를 3명이나 배출함으로써 소리고장 전북의 자존심을 높이 세운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앞으로 전북이 소리의 본고장으로서 더욱 정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라북도립국악원(원장 염기남)이 국악연수 온라인 실기수업 동영상 강좌를 개설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동영상 강좌는 300개 강좌로, 전국 국공립 전통예술기관 중 동영상 강좌는 전북국악원이 처음이다. 전북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실장 김용호)은 지난 72기 연수생 모집중 코로나19 수도권발 재확산으로 즉시 개강을 취소하고, 국악연수 공백이 장기화 되어감에 따라 9월부터 바로 동영상제작 촬영에 돌입했다. 국악연수 온라인 강좌는 성악, 기악, 연희, 무용 등 총 25개반으로, 각 교수별 초급편 강의를 10분 분량 12강씩 총 300강좌로 편성됐다. 동영상강의는 오는 4일부터 판소리의 장단을 배우는 고법반을 필두로 순차적으로 12월까지 순차적으로 올릴 예정이다. 염기남 원장은 코로나19의 비대면 상황에 맞춘 국악연수 동영상 제작은 전북형 뉴딜 정책의 마중물로 전통문화 연수의 맥을 잇고, 도민들에게는 배움의 폭을 넓히는 다양한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강좌 이용자격 요건은 전라북도립국악원 연수생이었거나 국악원 홈페이지 회원이면 누구나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동된 카페에서 강좌를 이용할 수 있다.
아쟁연주자 김은 씨가 오는 4일 오후 7시 30분 전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독주회를 연다. 이번 독주회는 그의 스승이자 남도 음악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이태백 명인의 이태백류 아쟁산조 전 바탕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이기도다. 이 명인은 지난 2018년부터 아쟁산조 가락을 엮기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김 씨가 곁에서 학습하며 채보(採譜)해 나갔다. 이태백류 아쟁산조는 장단과 선율이 정교하고 조화롭게 표현돼 있다. 우조와 계면조 외에 아쟁산조에 쓰이지 않았던 평조, 경드름, 봉황조, 완자거리 등도 등장한다. 5음 음계 안에서 다양한 조바꿈이 이뤄져 연주자의 기량을 십분 뽐낼 수 있도록 했다. 김 씨는 부족함 많은 제자가 스승의 산조를 학습하고 채보해 발표할 기회를 갖게 돼 가슴 벅참과 동시에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며 삶의 연륜이 묻어나는 농익은 소리는 아닐지라도 이번 독주회를 발판 삼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연주자가 될 수 있도록 더욱더 정진하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전북대와 동 대학원 한국음악학과를 졸업했다. 벼리국악단 단원, 전북어린이예술단 아쟁지도교사, 온소리예술단 아쟁수석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북출신 저명한 화가인 홍순무(85) 화백의 예술인생을 되돌아 볼 수 있는 회고전이 내달 30일까지 고창군립미술관에서 펼쳐진다. 고창 출생의 홍순무 화백은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서울대 미술대학에 진학해 현대적인 의미의 정규교육을 받은 광복 1세대 화가다. 그는 자신이 처한 혼란스럽고도 어려운 시대환경을 극복하고, 혼신을 다해 새로운 조형언어를 찾기 위해 노력해 이번 회고전의 의미가 더욱 깊다. 이번 전시에서는 60여 년 넘게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예술혼이 깃든 그림을 걸었다. 그는 우리 소리의 원류인 농악의 풍경을 즐겨 그렸는데, 이는 홍순무라는 이름을 상징하게 되었다. 그가 즐겨 그렸던 농악과 여인도는 꾸밈 없이 흥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담아내며 민중의 삶을 대변한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그는 전주 인후성당에 성화(聖畵)를 봉헌하는가 하면, 신앙심을 담은 작품도 다수 발표했다. 그의 작품은 시대별로 나눠볼 수 있다. 1980년대에는 누드와 일련의 인물, 정물, 풍경 등 다양한 소재와 기법의 확대를 시도했다. 1990년대는 정착기다. 생각에서 목욕 후 등의 작품에서 볼 수 있듯이 유채, 수채, 모노크롬 등 새로운 매체와 변형 캔버스에 의한 표현영역으로 보폭을 넓혔다. 2000년 이후는 완성기로 본다. 사물놀이에서 한국의 소리에 이르는 폭넓은 스펙트럼은 신들린 생동감까지 담아낸 구성과 긴장감을 뛰어넘는 공간의 충만감으로 특별한 인상을 남긴다. 홍 화백은 출향작가로 활동해 오다 늦게나마 고향에서 전시회를 갖게 되는 기회를 가져 감회가 깊다며 많은 화가들이 역사의식, 시대정신을 주장하면서 실험으로서의 행위나 연출로서의 작품을 내 보이고 현대미술을 외치면서 추상미술, 전위미술의 화려한 옷을 바꿔 입지만 나는 나서 살아온 전북지역을 외골수로 살면서 그리고 가르치고 또 그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전주교육대학에서 38년 동안 미술교수로 재직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작가, 서울시립미술관 초대작가,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개인전 24회 개최, 전라북도 예술인 공로상(1984), 전라북도 문화상(1985), 목정문화상(1997), 대통령 황조근정훈장(2000), 고창 예술인상(2007), 가톨릭미술상 특별상(2012)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제11회 인디전주가 힙합으로 시민을 찾아간다. 인디전주는 오는 14일 전주시 완산구 딥인투 공연장에서 열린다고 1일 밝혔다. 이번 공연은 유튜브 채널 포풀라에서 생중계 된다. 이번 인디전주에서는 힙합뮤지션들이 무대에 선다. 기존의 방식과 다르게 힙합 뮤지션 8명이 토너먼트 형식의 경쟁을 통해 우승자를 선별한다. 우승자는 공연 수익금 전액과 공연장 딥인투 1회 이용권, 12월에 열리는 인디전주 페스티벌 참여기회가 부여된다. 승패는 공연이 모두 끝난 후 100% 관객투표로 진행되며, 스페셜 게스트 올티(Olltii)가 진행을 맡는다. 이번 인디전주 힙합 컴페티션에 참여하는 뮤지션들은 역대 전주 힙합 컴패티션 우승자 및 본선 진출자로 구성됐다. 랩퍼 9rm, Pally, Curlly, 이보통, 콜유마인, 권도경, 윌슨, opius이 참여한다.
국가무형문화재의 보전과 진흥을 위해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채수희)이 지원하는 국가무형문화재 11~12월 공개행사가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진옥섭)의 진행으로 전국 각지에서 펼쳐진다. 국가무형문화재 공개행사는 무형유산의 대중화와 보전전승 활성화를 목적으로 매년 개최되고 있으며, 11~12월에는 전국에서 총 22건의 공개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한국예총 완주지회(이하 완주예총) 제3대 지회장 보궐선거 후보자가 2명으로 압축됐다. 완주예총은 국중하 지회장이 중도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보궐선거를 치르게 됐다. 완주예총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광식)가 29일 후보자 등록을 마감한 결과 강연모 광복음악제 조직위원장과 전일환 전주대 명예교수(가나다순) 등 2명이 서류를 접수했다. 강 후보는 한국음악협회 전주지부장과 전주예총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전주대 최고위과정 주임교수, 전북생활음악협회 회장, 광복음악제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강 후보는 출마 의사를 밝히기까지 고민이 많았다. 그동안 받은 성원과 지지에 보답하고자 출마 결심을 굳히게 됐다며 예술꿈나무 육성청년예술인 발굴, 협회별 예술촌 상설공연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 후보는 1992년 <한국수필>로 등단했다. 전주대 부총장, 북경한글학교장, 한국언어문학회 회장 등을 지냈다. 현재 전주대 명예교수, 전라정신문화연구원 이사장으로 있다. 전 후보는 오랜 숙고 끝에 출마를 결심했다. 평생 문학예술을 연구하고 강의해온 사람으로서 봉사하는 자세로 임하려고 한다며 마한백제문화의 복원구현을 통해 대한민국의 문화예술 위상을 널리 알리고 싶다. 또 완주예총의 단합과 친목, 창작공간 확보에도 힘쓸 생각이라고 밝혔다. 완주예총 회장 선거는 다음 달 14일 오전 11시 완주예총 회의실에서 진행된다. 국악사진문인연극음악 등 5개 협회 대의원 총 25명이 투표한다.
1894년에 일어난 동학농민혁명은 신분제라는 낡은 봉건제도를 극복해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평등 세상을 추구한 반봉건민주주의운동이자 일제의 국권침탈에 결연히 맞선 항일의병전쟁이었습니다. 이는 중세문명을 근대문명으로 전환한 일대 사변으로, 왕(王)의 나라를 민(民)의 나라로 바꿔놓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시원입니다. (전북민예총 문병학 이사장) 전북민족예술인총연합(이하 전북민예총)이 주최하는 제17회 전북민족예술제가 31일 오후 5시 30분 한국전통문화전당 야외마당에서 열린다. 올해 전북민족예술제 주제는 1894, 왕의 나라에서 민의 나라로로 정했다. 아시아 최초로 민주주의를 실현한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가치와 정신을 되살리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다. 또 동학농민혁명 당시 민관협치기구인 대도소가 운영됐던 전라감영이 복원된 해를 기념한다는 의미도 담았다. 전북민족예술제 제1부는 전북민예총 전주지회의 음악극 1894년, 전주로 막을 연다. 이어지는 제2부에서는 대금연주자 이창선과 재즈밴드 바람처럼의 화려한 무대가 펼쳐진다. 지난해 11월에 창단한 녹두꽃 시민합창단도 함께한다. 제3부에서는 창작극 꿈 넘어 꿈, 집강소를 선보인다. 무대 주변에서는 사람 다시 하늘이 되다라는 주제로 만장 설치전을 진행한다. 전북민예총 문병학 이사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제반 상황이 여의치 않지만 지난 16년간 펼쳐온 전북민족예술제를 멈출 수는 없었다며 전북과 전주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1번이자 아시아 민주주의 1번지이다. 얼마 전 새롭게 문을 연 전라감영 복원을 축하하는 의미를 담은 이번 전북민족예술제가 전북과 전주가 지닌 역사적 위상과 그 의미를 확인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북민족예술제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한다. 행사 현장은 유튜브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전북미술인들의 등용문인 제52회 전라북도 미술대전의 분야별 대상이 발표됐다. (사)한국미술협회 전라북도지회(지회장 김영민, 이하 전북미협)과 전북미술대전 심사위원회는 대상 수상작 등 입상작 569점을 선정했다. 다만, 이번에 종합대상을 선정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해 평가 및 많은 인원이 모일 수 없어서다. 올해 전북미술대전에는 10개 부문에 총 957점이 출품됐으며, 지난해에 비해 207점이 줄었다. 부문별로는 문인화가 386점으로 출품작 수가 가장 많았고, 서예 130점, 수채화 107점, 한국화 94점, 디자인 66점, 서양화 52점, 민화 51점, 공예 34점, 조소 21점, 판화 16점 순이었다. 각 부문별 대상작은 △한국화 송규상 씨의 강선루의 4월 △서양화 이찬수씨의 Onggi-Communication △수채화 조선주 씨의 푸른밤 △조소 김승주 씨의 The little prince-painter △디자인 김진환 씨의 Wacom One 잡지광고 디자인 △민화 최주희 씨의 봉황도 △서예 고광헌 씨의 이해수선생 시 △문인화 서혜순 씨의 대나무 등이 차지했다. 16품이 출품된 판화와 34점이 출품된 공예 부분은 대상을 선정하지 않았다. 김영민 지회장은 이번 출품작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상당히 감소한 것 같다면서 그럼에도 젊은 작가들의 소재는 매우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김문철 총심사위원장은 총 심사평을 통해 이번 제52회 전라북도미술대전은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6개월이 늦어져 11월에야 개최됐다. 개최가 다행스럽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예년에 비해 출품수가 80% 밖에 미치지 못했다며 특히 공예와 판화 분야에서는 대상이 나올 수 없어 아쉬웠지만 대부분의 분야에서 심사평은 준비기간이 충분해서 인지 그 수준이 예년에 비해 좋아졌다는 것과 각 분야의 심사과정이 무난하고 공정하게 좋은 작품을 고르는데 의견의 일치를 본 것이 무척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각 부분별 대상을 비롯한 입상작은 이날부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볼 수 있다. 다만, 코로나19 방역으로 인해 선착순 20명의 입장만 허용한다. 이번 전북미술대전 시상식은 코로나19로 인해 열리지 않는다. 수상자들에게는 상금과 상패가 우편을 통해 전해질 예정이다.
전북사학회(회장 이동희)가 조경단조경묘의 국가문화재 승격을 위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전북사학회는 전주시와 함께 국가문화재 승격을 위한 조경단조경묘 학술대회를 30일 오후 1시30분부터 전주역사박물관에서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는 조경단의 사적 승격과 조경묘의 보물 승격을 위해 이들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국가적 차원의 관리보존 방안을 찾아보고자 마련됐다. 전주는 태조 이성계의 선조가 대대로 살아온 조선왕실의 본향으로, 조선왕조 전 시대에 걸쳐 태조어진을 봉안한 경기전을 비롯해 조경묘, 조경단, 오목대, 이목대 등 풍패지향으로서 전주의 위상을 공고히 하기 위한 여러 시설이 조성됐다. 하지만 이러한 위상을 자리매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조경단과 조경묘는 그 중요성에 비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북사학회는 이번 학술대회를 조경단과 조경묘의 위상을 재정립하고자 마련했다. 발표는 총 5주제로 이동희 관장(전주역사박물관)은 조경묘 창건과 역사적 의미라는 주제로 영조대 조경묘의 창건 이유와 창건 당시 정국과 어떻게 관련됐으며, 그 의미는 무엇인지 규찰한다. 안선호 교수(원광대)는 조경묘 건축과 문화유산적 가치라는 주제로 유교적 묘제의 보편성과 특수성, 희소성 및 조선왕조의 상징성으로서 가치 등 조경묘 건축이 주는 가치를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한다. 이욱 연구원(한국학중앙연구원)은 조경단 조성과 그 역사성이라는 주제로 대한제국기 조경단의 건립이 오랫동안 구전되어오던 시조묘 관련 이야기의 역사화라 주장하며, 당시 조경단 건립의 의미를 추적한다. 홍승재 교수(원광대)는 조경단 건축과 문화재구역 설정이라는 주제로 조경단의 가치를 역사적건축적학술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조경단이 국가 사적지로 지정될 가치를 지녔음을 알린다. 홍성덕 교수(전주대)는 조경묘, 조경단 보존관리와 활용방안이라는 주제로 조경묘와 조경단이 지니는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확충하는 등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아쉬움을 남긴 전주세계소리축제의 또 다른 여정이 시작된다. 2020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 김한, 이하 소리축제)는 오는 1일부터 19일까지 19일간, 전주역 광장에 마련된 특설 무대에서 19X19 챌린지를 진행한다. 209개 예술단체, 약 800여 명의 예술가가 참여해, 약 140시간, 8000 여분의 공연 시간을 잇는 유례없는 도전이 시작된다. 공연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소리축제 공식 유튜브 및 페이스북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된다. 19X19 챌린지는 소리축제 19회의 분기점에서 맞은 19일의 릴레이 공연으로 코로나19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공연의 본질, 지속가능한 예술에 대한 고민을 담아 탄생한 사업이다. 코로나 19로 문화예술계가 위축되고 예술인들의 공연 기회가 축소된 가운데 예술가들의 예술적 행위와 존재 의미, 역할은 계속된다는 결연한 의지를 담고 있다. 비일상성을 띠는 축제의 특성에 걸맞게 장기간 진행되는 대형 프로젝트로 우리 지역 예술인들이 대거 참여해 진행된다. 공모를 통한 선정 및 섭외, 찬조 출연 등을 통해 200여 팀의 최종 참여가 성사됐다. 전통음악, 클래식, 대중음악,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들이 참여한다. 음악 공연 외에도 연극, 현대무용, 드로잉, 샌드아트, 마술, 버블아트, 그림책 낭독, 시낭송 등 다채롭게 19일간의 여정을 꾸려 나갈 예정이다. 소리축제 박재천 집행위원장은 이번 19X19 챌린지를 통해 하나 된 예술인들의 마음이 전주로 모이고, 유례없는 도전과 실험을 통해 예술인들이 스스로의 저력과 믿음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공연이 펼쳐지는 전주역 광장에는 예술가와 관객들 간 안전과 방역을 위해 투명 아크릴 무대가 설치된다. 자세한 공연 일정 및 참여 아티스트는 소리축제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최병미 주일한국문화원 기획조정부장 도쿄에 산다는 이유로, 가을은 바쁘다는 핑계로 아직은 못 가봤지만 언젠가 꼭 참여해보고 싶었던 전주세계소리축제. 그런 축제를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생방송으로 만나게 되었다. 행사의 온라인 개최는 어려운 결정이었겠지만 with 코로나와 4차 산업혁명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틀을 구축해야하는 시점에서 시의적절한 선택이었다. 전주세계소리축제의 20여년 오프라인 개최 실적과 더불어 이번에 얻은 축제의 디지털 운영능력은 명실상부한 세계인의 소리축제로서 자리매김해 가는데 큰 자산이 될 것이다. 올해 축제는 현악기의 매력을 집중 조명하는 무대로 기획되어 5일간 5편의 공연이 개최되었고, 둘째 날 열린 현 위의 노래는 그중 백미였다. 현을 매개로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원숙미와 신선미, 기악과 성악 등 대립되는 두 개념들이 실은 현위에서 연결되어진 하나라는 것을 소리는 물론 영상을 통해 인상 깊게 전달했다. 첫 무대 줄타기 시나위부터 관객을 몰입시켰다. 명인의 아쟁과 명창의 소리는 같은 공간 줄 위의 줄타기 명인과 하나가 된다. 줄이 현이고, 현이 곧 줄이다. 줄을 타는 박회승의 몸짓과 아쟁을 타는 김영길의 활과 운지가 중첩되며 현 위의 노래라는 제목을 극명하게 각인시킨 매력적인 시도였다. 10대의 가야금과 12대의 첼로가 협연한 두 번째 무대 산조와 바흐는 공생과 화합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게 한 무대였다. 작곡가 지성호는 이 곡을 편곡함에 있어 전통 12현 가야금으로 산조는 산조대로 그리고 첼로는 첼로 그대로 바흐의 무반주 모음곡을 연주하며 자신들의 고유성을 표현하면서도, 다름을 존중하고 서로가 방해되지 않는 큰 의미의 융합된 하모니를 만들었다. 형태와 방식에 구애되지 않고, 흥과 감동으로 조화된 무대였다. 가야금 하수연과 거문고 장서연이 연주한 「탈(TAL)」 은 즐거운 반전이다. 우리 민족의 현악기을 대표하는 두 악기가 고구려와 가야의 언어가 아니라 현대어로 탈에 대해 이야기 하는 듯하다. 문득 첼리스트 요요마가 연주하는 리베르 탱고를 처음 들었을 때가 생각났다. 그는 자유스럽고 보편적인 가치를 우리에게 전달하려 했다. 그룹 달음의 연주에서도 그 모습을 보았다. 유종의 미를 장식한 공연은 더블 시나위. 각 악기가 2부로 편성되고, 판소리 합창까지 더해져 기악과 성악으로 국악이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빛깔의 소리들을 뿜어내었다. 악사들 구성은 화려했다. 열정적으로 활약하며 한껏 물이 오른 예술가 10인의 기량을 한 무대에서 보는 호사를 누린다. 정준호의 소리북은 어깨춤을 추게 하고, 이창선의 대금청은 애간장을 녹인다. 십인십색 희노애락의 감정을 자극한다. 이 연주와 함께 선 굵은 방수미의 소리가 마치 살풀이를 추듯 치유와 위안의 소리를 풀어낸다. 악사와 소리꾼이 혼을 태우듯 빚어낸 소리는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증폭되었고, 이윽고 모든 것을 남김없이 하얗게 태우고 막을 내렸다. 공연이 끝났다. 어려운 시기에 귀한 행사를 보게 되니 오랜만에 지식이 아닌 감성으로 공연을 즐겼다. 참여하신 예술가와 조직위 및 관계자분들께 이 글을 통해 감사를 전한다. 마지막으로, 현악기의 모습에서 지혜로운 이의 모습을 본다. 높은 음의 상대를 만나면 현을 조여 음을 올리고, 낮은 음의 상대를 만나면 현을 풀어 자신을 낮춘다. 어느 악기와도 어느 소리와도 소통하는 현. 다음에 한국 갈 때는 경기전 앞에서 막걸리 한잔 해야겠다. /최병미 주일한국문화원 기획조정부장
태조 이성계와 전라감영의 역사 이야기가 빛으로 되살아나, 가을밤 전라감영의 선화당 벽면을 수놓았다. 28일 조선왕조 500년 역사를 간직한 전라감영에서 진행된 첫 미디어파사드 공연 빛의 초상화. 20여 분간 펼쳐진 영상은 때때로 장엄했고, 또 화려하며 은은했다. 미디어파사드는 미디어와 파사드를 결합한 말로, 건물 외벽을 대형스크린으로 LED조명을 비춰 콘텐츠를 보여주는 영상예술이다. 이번 빛의 초상화 공연은 전주시가 전라감영의 복원을 기념하고, 시민과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했다. 31일까지 총 8회에 걸쳐 진행한다. 매일 저녁 7시와 8시, 2회에 걸쳐 회당 20분씩 펼쳐질 예정이다. 공연은 사전예약과 현장 신청을 통해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회당 최대 250명까지 접수한다. 전주시 관계자는 위풍당당한 전라감영에 풍성한 콘텐츠를 담아 한옥마을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의 명재상을 꼽으라하면 오늘날 우리는 황희를 거론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황희는 조선조의 최장수 재상으로 기록될 만큼 화려한 정치력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재상이다. 18년간 조선 정1품에 달하는 최고관직인 영의정을 역임한 황희가 정치활동을 처음 시작한 시기는 고려에서 조선으로 교체되던 우리 역사의 격동기 가운데 한 시기였다. 고려가 패망한 후 조선이 건국되자 황희는 직예문 춘추관을 비롯해 사헌부 감찰 및 형조예조병조이조의 정랑 등을 두루 역임했다. 뿐만 아니라 언관직인 우사간대부 이외에도 오늘날의 대통령 비서실인 승정원 소속의 좌부대언과 지신사 등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관직을 지냈다. 이런 황희의 삶과 그가 추구하고자 했던 학문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을 (사)방촌황희선생사상연구회가 발간했다. <방촌황희와 서원>(책미래). 이 책은 방촌 황희를 위대한 세종시대의 주역으로 꼽고 있다. 18년간 영의정을 지내며 외교국방은 물론 훈민정음의 창제, 과학기술의 발달, 민주적 공법의 제정, 유교적 예제의 마련 등 국정전반에 걸쳐 세종과 함게 큰 업적을 이룬 명실상부한 백성을 위한 신하로 평가하고 있다. 책은 또 너그러운 인품과 총명한 자질, 청렴한 생활, 공명정대한 처세 등으로 오늘날 우리가 원하고 지향하는 정치인이 가져야할 덕목을 두루 갖춘 인물로도 평가했다. 방촌황희의 인품, 그의 업적과 사상에 대해서도 조명이 된다. 그의 후예들에 대해서도 함께 연구했는데, 황희의 정신을 전승계승하고자 했던 그들의 노력도 함께 다뤄지고 있다. 특히 상주 옥동서원에 방촌과 더불어 배향된 축옹 황효헌, 방촌의 후예이자 조선 선조의 문인관료로서 관각삼걸로 꼽혔던 지천 황정욱, 그의 아들인 독석 황혁, 영정조 시대 대제학을 지낸 강한 황경원에 대한 연구내용도 담겼다. 이 책은 인물탐구와 더불어 황희의 정신을 계승전승해온 세종의 태악서원, 경북 옥동서원을 중심으로 서원의 역사도 함께 다루고 있다.
▲ 장명수 전 전북대 총장 국립새만금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가 28일 전주의 한 음식점에서 창립 발기인 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날 추진위는 추진위원장에 장명수 전 전북대 총장을 선임했다. 총무국장은 김종수 전 전북도의원이 맡았다. 이외 위원으로는 이치백 전북향토문화연구회 명예회장, 임승래 전 전북도교육감, 임병찬 전북애향운동본부총재, 최규성 전 국회의원, 김철규 전 전북도의장, 김종하 국민행동본부 선임이사, 고삼곤 작가 등이 참여한다. 추진위 관계자는 추진위는 순수한 민간단체로 국립새만금박물관을 건립하는 데 필요한 자료와 정보를 제공하고, 물품을 수집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국립새만금박물관이 명품 박물관이 되도록 협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새만금박물관은 2023년 부안군 변산면 대항리 일대에 지상 3층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세계 간척사를 비롯해 새만금 방조제 건설 전후 생활사 등을 다룰 계획이다.
전주고가 지난 100년의 역사를 총결산하고, 앞으로 도래할 새로운 100년을 위한 이정표를 세웠다. 전주고북중 총동창회가 개교 100주년을 기념해 <전주고북중 100년사>를 발간했다. 2018년 6월,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장장 2년 6개월간 집필한 결과물이다. 이번에 발간된 <전주고북중 100년사>는 역사편과 화보편 등 총 두 권으로 구성됐다. 제1권 전주고북중 100년사는 1919년 6월 16일 개교 이래 전주북중학교(1971년 폐교)와 전주고등학교의 한 세기에 이르는 역사를 830면(46 배판)에 걸쳐 서술했다. 서술은 시대순과 주제별 방식을 겸했다. 특히 일제강점기 시대의 개교 상황과 항일 저항운동, 815광복과 625전쟁 전후의 교육 활동, 1980년대 전국 최고의 명문고로 도약한 모교의 황금시대 등을 담았다. 또 제2권 사진으로 보는 전주고북중 100년사는 420면(46 배판)에 걸쳐 사료 가치가 높은 사진 960장을 실었다. 일제강점기 강제 군사훈련, 학내외 노동 실태, 재판 기록 등 일제강점기 실상을 알려주는 사진 자료들이 공개돼 교육사지역사적 의의도 상당하다. 이강국 전주고북중 총동창회장은 2년여 동안 역사서 발간을 위해 산더미 같은 자료를 수집분류편집해온 편집위원들을 비롯한 관계 동문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전고가 우리 모두의 영원한 자랑이듯 우리 또한 전고의 자랑이 되는 역사를 다시 한번 써 내려가자고 밝혔다. 한편 전주고북중 총동창회는 <전주고북중 100년사>를 동문뿐만 아니라 전국 도서관과 학교, 관심 있는 연구자, 일반인 등에게 배포할 방침이다.
청소년 소설 <나는 새를 봅니까?>(문학동네)에 흥미를 느끼게 된 건 중의적 표현을 가진 제목 때문만은 아니었다. 작가 송미경을 향한 남다른 관심으로 시작된 선택이었다. 송미경 작가를 알게 된 건 도서관 구석진 자리에 꽂힌 책 한 권으로부터 시작됐다. <어떤 아이가>라는 제목의 책이었는데 그로테스크한 설정과 기기괴괴한 분위기를 담고 있는 동화였다. 동화가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파격적인 환상성을 가진 작품을 읽고 난 뒤부터 그의 동화를 더 찾아 읽어보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나는 새를 봅니까?>에는 모두 6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그 중 첫 번째 이야기 <신발이 없다>는 신고 나갈 신발이 없어 외출은커녕 학교도 가지 못하는, 신발을 사기 위해 온종일 웹 서핑을 하는 유주가 등장한다. 마땅한 신발을 사지 못하던 유주는 우연히 발사랑 사이트 운영자 주은발을 만난다. 유주는 저와 너무도 다른 발랄함을 갖춘 주은발에 의해 저도 모르는 사이 세상 속으로 스며든다. 신발이 없어서 세상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는 아이. 온갖 핑계로 소통을 회피하고 내 안에 나를 가두는 아이들이 늘어나는 요즘. 그런데도 아이를 세상 밖으로 끌어낼 수 있는 건 결국 물질이 아닌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걸 작가는 신발이라는 소재를 끌어와 신선하고 독특한 방식으로 말해주고 있다. <나는 새를 봅니까?>의 주인공 동준은 어느 날 커다란 새가 보이기 시작한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새를 보게 된 것은 수학학원을 가던 길이었다. 동준은 새에 대해 말하지만, 아빠는 그건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라고 일축하며 시험 성적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그즈음 수치화된 공부와 아빠의 지나친 기대에 짓눌린 동준은 친구의 자살로 고장 난 나침반처럼 방향을 잃어버리는데. 감당할 수 없는 무게감에 상실의 나날을 보내는 동준을 새는 이불 같은 커다란 날개로 감싸 안는다. 극단의 경쟁으로 내몰리는 아이들이 반짝이는 수십 개의 은빛 눈동자를 달고 있는 새를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나지 않는 냄새>는 어른들은 맡을 수 없는 십대들의 냄새 이야기다. 봄이 시작되고 진하다 못해 지독한 솜사탕 냄새가 동네에 퍼진다. 그러나 정작 유리는 친구들이 다 맡는 냄새를 맡지 못한다. p23. 나지 않는 냄새를 맡는 것 외에 우리 동네 내 또래 어느 누구도 다른 이상 증세를 보이지 않았다. 이 냄새를 모르는 어른들에겐 우리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나 마찬가지였다. 눈에 띄게 행동하지 않거나 말하지 않는다고 아무 문제가 없는 걸까? 아이들의 침묵에도 귀 기울여 할 이유가 있다는 걸 나지 않는 냄새가 말해주고 있다. <나를 기억해?>의 승우는 친구 소라의 죽음이 같이 담배를 피우다 이모에게 걸린 것 때문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6월의 끝자락에서 소라를 찾느라 골목을 더듬는다. 사실 승우는 효주가 밴드에 들어오게 되면서 소라와 조금 멀어진 것에 마음이 쓰였다. 그러던 차에 사고로 소라가 죽자 승우는 소라를 외면했던 시간과 순간을 떠올리며 힘들어한다. 토마스 만의 말처럼 사람의 죽음은, 죽은 사람보다 산 사람의 문제였던 것이다. 누구나 그렇듯 한 때는 아주 친했지만 이젠 기억조차 희미해진 친구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헤어짐에 원인이 누구에게 있는지 기억하는 건 무의미하다. 중요한 건 찰나의 순간에 친구와 함께했던 그 모든 것이 아니었을까. 그 외 <겨울이 오기 전에> <마법이 필요한 순간> 모두 아이들의 내면에 균열이 생기는 순간 벌어진 틈으로 불안감이 조심스레 스며드는 이야기다. 기이하고 독특한 이야기들은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송미경 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예민한 문장으로 펼쳐진다. 낯설면서도 불편한 그런데도 호기심에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하는 매력을 가진 작품이다. 모든 것이 희붐하고 막연했으며 끝이 보이지 않는 청소년기를 살고 있고 살았던 모든 이들에게 송미경 작가가 들려주는 나들의 이야기를 조심스레 건네주고 싶다. 키와 몸무게, 여드름의 숫자보다 타인과의 불편한 관계, 이해받지 못한 나, 공부에 대한 압박에 점점 좁아 드는 골목길을 걷는 아이들에게 말이다. 책장을 덮는 순간 머리 위로 수많은 은빛 눈동자가 반짝거리는 커다란 새의 날개를 덮고 편안하고 고요히 잠들 길 희망해 본다.
전북도의회 의장과 전북일보 편집부국장 등을 지낸 청암 김철규 시인(80)이 인생의 회고 등을 담은 자신의 4번째 시집 <길따라 바람 따라>(수필과 비평사)를 냈다. 총 6부로 나뉜 시집에서 그는 주로 1~3부에는 그의 인생과 가족을 주제로 삼은 시를 담았고 6부는 고군산군도 등 자연을 배경으로 시작(詩作)했다. 김 시인은 시집에서 시 울엄마는 고인이 되신 어머니를 그리는 모습을 시로 풀어냈고, 이랑의 핀꽃은 식당을 운영하는 동생을 대상으로 지었다며 저녁노을 바라보며는 자연을 바라보며 그동안의 저의 인생여정이 담긴 마음을 표현했다. 특히, 형재 자매에게 제대로 해주지 못한 자신을 빈항아리로 비유했다고 했다. 소재호 전북예총 회장은 평설에서 김 시인의 시에는 그의 생애가 다채로우면서 빛난다. 고군산군도가 펼치는 아우라만큼 시인됨, 인간됨이 광채를 띄고 있다. 그의 서정적인 시 어법은 시의 품격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시집의 출판기념회를 지난 26일 열고 자신이 제정한 제3회 청암문학상 시상식도 함께 열었다. 올해 수상은 채규판 원로시인이 받았다. 군산 중앙고등학교와 경희대 법대, 전북대 경영대학원을 수료한 김 시인은 1968년부터 1990년까지 전북일보 사회부장과 편집부국장, 논설위원을 지냈고, 한국기자협회 부회장을 지냈다. 전북일보 퇴직 후에는 전북도의회 의장을 지낸 뒤 군산중앙고 총동장회장, 금융결제원 상임감사 등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는 <아니다, 무도가 그렇지만은 않다>, <평민은 언제나 잠들지 않는다>, <범씨 천년 도읍지 새만금 땅>, 시집<바람처럼 살다가>, <내영혼의 밤섬>, 등 모두 14권의 책을 내는 등 수필과와 시인으로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
윤흥길·박범신·안도현, 세 거장이 불러낸 ‘문학 도시 익산’
한강노벨문학상 수상기념 1주년 시화전 열린다
인문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나만의 사진언어를 제시하다
[2026 전북일보 신춘문예 예심] “다양한 소재와 내면을 살피는 작품 다수…글을 끌고 나가는 힘 아쉬워”
전주문화재단, 2025 탄소예술기획전 개최
정상현 우석대 명예교수 대통령 표창
[결산! 전북문화 2025] ①희비 교차한 전북 미술계
창의와 열정의 주인공…2025 주민시네마스쿨 영상콘텐츠대잔치 시상식 개최
미소로 건네는 작은 평화⋯박종권 사진전 ‘보시니 참 좋았다’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은영 동화작가-윤일호 ‘거의 다 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