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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역사의 숨결을 따라가다] (하) 익산 백제유적이 나아가야할 길

웅장하고 남다른 크기를 자랑하는 익산 백제 유적지. 하지만 그 규모와 명성에 비해 인근 주변 볼거리는 초라하기만 하다. 익산 미륵사지 유적지는 현재 도로 확장공사가 진행 중이다. 미륵사지 유적인근에는 주차장 등 편의시설 등만 들어와 있다. 왕궁리 유적은 일대는 더욱 초라하기 그지없다. 도로 옆 인근에 위치한 유적 인근은 그 어떤 건물도 풍경도 없어 마치 황량하기까지 하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공주 공산성과 부여 관북리 유적 바로 앞에는 맛의 거리 등 테마거리가 조성되어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을 찾게 만드는 구조로 돼있다. 특히 공주 공산성 맛의 거리는 2009년 공주시가 공산성 인근에 금성동 연문 1길에 4억6000만원을 들여 조성하기 시작했으며 위치가 공산성 건너편에 있고, 백제의 맛과 여러 가지 맛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담기 위해 마련됐다. 일종의 관광객 유치를 위한 사업이었다. 익산의 경우 왕궁리 유적과 미륵사지, 익산쌍릉과, 익산 연동리 석조여래좌상, 미륵산성, 금마 도토성 등이 범위가 10km가 넘는 거리에 산재해있어 중간중간을 매울 수 있는 특화 거리 및 별다른 콘텐츠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산시도 이같은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배석희 익산시청 역사문화재과장은 익산시 관내 여럿 백제의 상징적인 유적지들은 걸어다니기는 멀고, 차로다니기에는 애매한 거리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백제유적지를 연결할 수 있는 또 다른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산시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단, 왕궁리 유적 옆에 구절초와 국화 등을 심어 색다른 매력의 관광단지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밖에도 금마지역에 214억(국비,시비 포함)세계유산 탐방거점센터를 세우고 이를 중심으로 삼아 유적지 인근 도시재생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 계획이다. 배 과장은 왕궁리 유적 발굴 당시 복숭화, 국화, 구절초 등 씨앗이 발굴됐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왕궁리 유적의 풍경을 확대하고 새로운 사진명소 등을 목표로 관광객 유입을 위한 콘텐츠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익산이 부여공주를 비롯한 익산 인근의 문화자원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최영기 전주대학교 관광학과 교수는 익산의 유적지들이 광범위하게 퍼져있지만 익산역 등을 통해 이동할 수 있는 교통편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익산의 백제유적을 연결할 수 있는 교통편 제공 및 신설이 가장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왕궁리 유적에서 야행이 진행되고 있지만 눈으로 볼 수 있는 상품화 된 콘텐츠 발굴이 시급하다며 공주부여와 함께하는 콘텐츠 개발과 함께 익산 문화재단과 시가 적극적으로 자체적 문화콘텐츠 개발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문화재·학술
  • 최정규
  • 2020.07.16 17:53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21일부터 극장에서 만나요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의 상영작을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장기상영회가 오는 21일 시작된다.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이준동)는 오는 9월 20일까지 전주와 서울에서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장기 상영회를 순차적으로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동참하고자 지난 5월 28일 개막해 심사 상영과 온라인 상영, 장기 상영회로 개최 방식을 전환했다. 전주지역의 장기 상영회는 7월 21일부터 9월 20일까지 전주영화제작소 내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진행된다. 2개월 여정의 첫 순서는 스페셜 포커스 퀘이 형제: 퍼핏 애니메이션의 거장과 특별 전시 퀘이 형제: 도미토리움으로의 초대를 통해 조망한 퀘이 형제가 연다. 악어의 거리와 신작 인형의 숨 등 퀘이 형제의 대표작 25편을 스페셜 포커스를 통해 상영한다. 이후에는 또 다른 스페셜 포커스 KBS 콜렉숀 : 익숙한 미디어의 낯선 도전을 비롯해 국제경쟁 대상 수상작 습한 계절과 한국경쟁 대상 수상작 갈매기,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 한국단편경쟁 대상 수상작 우주의 끝 등 경쟁작도 상영관을 채운다. 더불어 마스터즈, 월드시네마, 코리안시네마, 시네마천국, 불면의 밤, 영화보다 낯선 등 올해 전주국제영화제가 준비한 180편의 전체 섹션 초청작 총 175편을 만나볼 수 있다. 관객과의 대화(GV) 등의 프로그램 이벤트도 진행된다. 8월부터는 전주영화제작소 1층 전시실에서 전주국제영화제의 고유한 전시 프로그램인 100 FILMS 100 POSTERS와 영화보다 낯선+를 선보일 계획이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힘쓰는 의료진과 방역 관계자를 응원하기 위한 #덕분에 챌린지 상영회는 오픈 티켓을 전달하는 것으로 대체할 방침이다. 전주시가 지정한 지역 의료진과 방역 관계자에게 제공되는 티켓을 통해 전주 장기 상영회 기간 무료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한편, 서울지역의 장기 상영회는 8월 6일부터 3주간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CGV압구정 아트하우스관에서 진행한다. 상영작은 한국경쟁, 한국단편경쟁, 코리안시네마, 스페셜 포커스 KBS 콜렉숀 : 익숙한 미디어의 낯선 도전 등 한국 영화를 중심으로 국제경쟁 및 넷팩상 수상작 등 해외 상영작을 포함해 약 40여 편을 선보인다. 또한, 앞서 전주 팔복예술공장에서 진행했던 퀘이 형제: 도미토리움으로의 초대 특별 전시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10월 4일까지 다시 볼 수 있다.

  • 영화·연극
  • 김태경
  • 2020.07.16 17:53

“당신은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 오늘 무엇을 했나요?”

당신은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 오늘 무엇을 했나요? 꿈과 열정이라는 단어가 당신의 가슴속에 아직 남아 있습니까? 자기고립에 빠진 현대인에게 던질만한 질문이다. 전주한벽문화관(관장 성영근, 이하 문화관) 한벽공연장에서 18일 낮 2시에 선보일 공연, 당신은 바비레따에 살고 있군요(이하 바비레따)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자각을 일으킨다. 이번 공연은 전주문화재단 전주한벽문화관이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이하 한문연)이 주관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민간예술단체 우수공연프로그램에 문화관이 선정됐고, 민간예술단체(춤추는여자들)와 매칭돼 마련된 무대이다. 춤추는여자들은 그간 한문연의 방방곡곡 사업을 비롯해 각종 무용제와 페스티벌에 초청되는 등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무용을 기반으로 한 단체인만큼, 신체언어를 통해 관객과의 소통을 최우선으로 하는 프로젝트 그룹이다. 바비레따는 2012년 초연되어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없앤 커뮤니티 댄스의 장을 연 작품이다. 바비레따는 러시아에서 여름 끝 무렵에서 초가을로 들어서는 시기에 2주간 정도 있는 아름다운 계절을 일컫는 말이다. 그 짧고도 강렬한 계절을 젊었을 때보다 더 정열적이고 아름다운 중년여성과 같다고 비유하여 당신은 바비레따에 살고 있군요라는 말을 건넨다고 한다. 춤공연 바비레따는 일반적 무용공연은 아니다. 무용수(또는 배우)와 관객 간 잡담이 오가고, 관객과 댄스파티를 열어 고백의 시간을 나누기도 한다. 언뜻 보면, 정해진 형식이 없어 보이기도 하고, 때론 파격적이다. 문화관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 됨에 따라 개개인의 삶이 퍽퍽하고 고된 요즘, 관객 소통형 공연을 통해 잊었던 자신을 찾고 스스로에게 위안이 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다만, 관객과 접촉을 줄이는 방향으로 공연 콘셉트가 조정된 점은 아쉽다고 전했다.

  • 전시·공연
  • 최정규
  • 2020.07.16 17:40

*“인생은 한번 뿐! 중년 여성들의 발레 도전기”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서현석)이 예술교육 프로그램 발레로 쓰는 자서전의 아카이브 전시를 오는 18일 오후2시 전시장 3층(갤러리I)에서 연다. 발레로 쓰는 자서전은 중장년층 여성들을 대상으로 발레 활동과 한줄 자서전을 작성해 봄으로써, 현재의 자신을 탐색하고 새로운 삶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아카이브 전시는 지난 6월부터 매주 수요일, 금요일 주2회 연습한 발레 활동과 사진, 한줄 자서전 등 그동안 진행해 온 결과물을 발표한다. 수업에 참여한 65세 최고령 반석란 교육생은 발레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행운이다. 몸은 잘 따라오지 않지만 여러 사람들과 같이 배우니 즐겁다고 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이처럼 도민들을 위한 다양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하반기에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간다. 우선 발레로 쓰는 자서전 2기 참여자를 모집한다. 모집기간은 27일까지며, 만50세~64세의 중장년층 20명이 대상이다. 뮤지컬과 연계한 성인들을 위한 예술교육 뮤지컬 갤러리도 진행한다. 뮤지컬 갤러리는 문예회관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뮤지컬 공연을 감상하고 뮤지컬 안무와 넘버를 배워보는 예술감상교육이다. 모집기간은 17일 오후5시까지, 교육은 1기와 2기로 나눠 총 60명을 대상으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전에 교육한다. 모든 접수는 소리문화의전당 예술교육 담당(063-270-7841)으로 유선 신청가능하며, 정원 충족 시 모집이 조기 마감될 수 있다. 참가비는 전액 무료다.

  • 전시·공연
  • 최정규
  • 2020.07.16 17:40

코로나19로 지친 심신, 국악 관현악으로 위로한다

코로나19로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하기 위한 국악콘서트 동네방네 우리소리가 김제를 찾는다. 전라북도립국악원(원장 염기남) 관현악단(단장지휘 권성택)은 지역 순회공연 동네방네 우리소리를 17일 오후 7시 30분 김제문화예술회관에서 김제시와 공동주최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에서는 전라삼현승무 보유자인 문정근 명무를 비롯해 판소리 춘향가 이수자인 조영자 명창, 그리고 국악계 스타 남상일이 함께 한다. 첫 무대는 지난해 전북도립국악원 정기연주회 위촉곡으로 선보였던 관현악 꽃으로 피어나리(작곡 김백찬)로 부제는 새야 새야 주제에 의한 환상곡이다. 파랑새는 일본군을, 녹두꽃은 전봉준을, 청포장수는 백성을 의미하는 노래로 단 3개의 음만을 사용해 만들어진 점이 특징이다.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장인 조영자 명창은 만정 김소희 선생을 추모하는 의미를 담아 창과 관현악 임따라 갈까부다를 노래한다. 스승에 대한 그리움과 삶에 대한 존경을 담은 곡이다. 단원들의 역량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강태홍 가야금산조 협주곡 파사칼리아와 대금과 아쟁을 위한 협주곡 남도민요연곡 무대도 준비했다. 전라삼현육각 주제에 의한 弄에서는 하나의 농이 짙게 드러나는 전주농삼현의 선율과 국악관현악의 대선율, 관현악이 담당하는 전경중경배경이 더해져 더욱 진한 향기를 전한다. 전라삼현승무 보유자인 문정근 명무가 협연한다. 이어 국악가요 아리랑 연곡, 낭만에 대하여를 들려주고 태평소 협주곡 호적풍류로 공연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여유있고 흥겨운 굿거리를 시작으로 자진모리, 빠른 굿거리, 당악, 세마치로 이어져 휘모리로 끝을 맺는 구성으로 태평소의 경기시나위 가락을 총망라했다. 이번 공연은 전라북도립국악원 홈페이지(kukakwon.jb.go.kr) 및 유튜브 채널 국악! 똑똑! TV를 통해 생중계하며, 공연장 내에서는 객석 띄어 앉기 수칙과 방역지침을 준수한다. 관련 문의는 063-540-4176.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7.16 17:40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26) 고독한 감꽃 시인, 이철균

이철균 시인. 이철균 시인은 우리 문단에 고독한 감꽃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시집 한 권 남기지 않고 세상을 버린 시인, 그의 제자 이운룡은 시인의 시를 모아 유고시집 『新卽物詩抄』를 발간하여 그의 문학적 업적을 기렸다. 이 시집명은 생전에 시인이 지어놓은 이름이고, 시와 시론의 원고 배열, 목차, 평설 및 장정까지도 시인이 출판을 위해 준비한 그대로라고 한다. 시인은 1927년 3월 15일, 전주의 물왕몰에서 부채를 만드는 집안의 이형환과 김금주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전주북중학교와 일본 와세다대학을 졸업하였고 625 이전에는 목포의 문태중학교에서 1년 남짓 근무하였으며 전쟁 이후부터 1958년도까지 전주고등학교에서 근무했다. 전주고등학교 재직 중에 『문예』에 시 <염원>(1953.2), <한낮에>(1953.6), <소리>(1954.3)로 서정주의 추천을 받아 등단했다. 그 무렵 시 동안지 <남풍>을 주재하고, 잡지 <인물계>의 편집을 맡기도 했으니 그의 삶은 오로지 시와 함께였다. 해마다 주옥같은 서정시를 발표하여 문단의 주목을 받았지만, 유별나게 독신을 고집하여 홀로 지내다가 1987년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철균의 시에는 동양 정신의 하나인 무(無)위 사상이 주조를 이룬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초기 작품의 대부분은 동양 정신에 입각한 무위(無爲)가 주조를 이루고 있으며, 1960년 이후부터는 조금씩 현실에 눈을 돌려 <감꽃>, <정거장 부근에서>, <낙엽 풍경> 등을 발표하여 원숙한 시 세계를 표현하였다. 시인은 한평생 시의 길만 오롯하게 걸었다. 시는 곧 그의 생활이면서 분신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그의 삶은 언제나 외롭고 쓸쓸했지만, 결코, 어느 한순간에도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시의 길을 고집하였다. 시인의 삶은 항상 낙관적이었으며 자신만만했다. 제자나 지인들의 서술에 의하면 시인은 술자리에서 취기가 돌면 금방 천진난만한 아이처럼 어린이가 되었고, 가난했기에 주변 친구들의 신세를 지면서도 항상 당당했다고 한다. 시인이 시를 쓰는데 남다른 집요함을 보인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인 것 같다. 시인이 전남 목포의 문태중학교에 근무할 때의 일이다. 당시 문태중학교 교장인 아버지를 따라 이 학교에서 공부한 강우택 씨는 이철균 시인과 한방에서 지냈던 추억을 이렇게 서술해 놓았다. 이철균 선생은 책상머리에 앉아 원고지에 뭔가를 쓰고 구겨버리고 또 쓰곤 하였다. 아침에 일어나 보면 구겨진 원고지가 한 뭉치씩이나 되었다. 그 무렵 나는 선생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시를 쓴다는 것이 어려운 작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딴짓은 다 해도 시를 쓰는 일, 문학은 어려운 것이라고 판단, 일정 거리를 두고 살아왔다. 매일 밤 밤새도록 원고지와 씨름한 시인은 6.25 전쟁 때 전주에 있는 부모님이 궁금하다며 돌아간 후 다시는 만날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 뒤로 소식을 모르다가 우연히 덕진공원에서 시인의 시비를 보고 그를 떠올리며 쓴 수필에 나온 내용이다. 그의 제자 이운룡 시인은 이철균 선생에 대하여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유인 이철균 시인은 진짜 시인이다. 시인으로서 긍지와 자존심을 꺾지 않았음은 물론, 고고한 시 정신을 끝까지 저버리지 않았다. 시와 맞붙어 일생을 두고 1대1로 싸운 선생의 치열한 정신과 의지는 모든 시인의 본보기가 될 것이다. 정말로 처절한 고투였다. 외로움이 시인의 전유물이요 고독한 삶이 시인의 운명이며 인생인 것처럼 피붙이, 살붙이 하나 남김이 없이 그리고 자신의 무덤조차 남기지 않고 재로 뿌려졌지만, 이제 저승의 한 점 바람 앞에 하얀 감꽃 그림자로 서서 이 『新卽物詩抄』를 바라보고 쓸쓸한 미소를 띨 것이다. 항공대학교 윤석달 교수는 이철균 시인을 시대의 아웃사이더, 외로운 단독자였던 시인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렇듯 그의 삶은 고독한 여정이었고, 외로의 연속이었다. 그의 시 <감꽃>은 빼어난 수작이라는 평가다. 그의 초기 시부터 감꽃을 노래했다. 감꽃의 순수한 소박미와 동양적 정서를 잘 그려낸 시인, 감꽃처럼 수줍게 피어나 감꽃처럼 미련 없이 세상을 떠나갔다. 쑤꾸기 소리 따라 감꽃은 하나 둘 피어났는가? 다시는 오지 못할 푸르름 밑에 하마터면 뜨지 못한 나의 눈빛이 진정 새로운 뜻으로만 피어나는가? 의좋은 어느 집 어린 형제와 같이 돌담 위에 서로의 손짓이 보일 듯 어제 밤 너와 나와의 아쉽던 가슴 위엔 저기 저 감꽃이 쑤꾸기 소리 따라 피어났는가? -<감꽃>전문 이 시는 많은 사람으로부터 시인 자신의 간결하고도 근원적인 소망이 눈물로 아롱져 있는 작품이라고 평가되었다. 최종한의 박사학위 논문「존재론적 시 의식 연구」에서 쑤꾸기 소리는 생명을 탄생시키는 근원적 어떤 것이며 부재(不在)다. 그리고 쑤꾸기 소리로 인하여 형상을 갖춘 감꽃은 새로운 생명이며 존재(存在)다. 따라서 여기에는 쑤꾸기 소리가 곧 감꽃이고 감꽃이 곧 쑤꾸기라는 인식이 내재하여 있다. 즉 부재가 존재이고 존재가 부재인 것이다. 시인은 육십 평생 시를 썼지마는 살아생전에 단 한 권의 시집도 낸 바 없다. 그렇다고 국정교과서나 문학 교과서에 실린 적도 없어서 시인이 활동상도 널리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그와 함께 문학 활동을 했던 많은 제자와 시인들은 그의 삶을 아직도 소중한 추억으로 기억하고 있다. 시인의 고독한 생애와 시집 한 권도 내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하던 중산 이운룡 시인을 비롯한 우리 고장의 문인들이 뜻을 모아 전주 덕진시민공원에 시비를 세우고 4년 간(2002-2005년) 이철규문학상을 주고 시인의 삶을 기렸으니 얼마나 가슴 든든한 일인가. 그 시비에는 그의 시 <한낮에>가 새겨져 있다. 영(嶺)을 넘어 구름이 가고 나비는 빈 마당 한구석 조으는 끝에 울 너머 바다를 흐르는 천봉(千峯)이 환한 그늘 속 한낮이었다. <한낮에> 전문 한 폭의 그림처럼 한가롭고 고요한 시가 속에 그려진 마을의 풍경이 떠오르는 시다. 어떤 요사한 관념이나 현란한 수사도 없이 여름 한낮의 풍경을 담담하게 그려낸 시로, 여기에도 동양적 사고가 유유하게 흐르고 있음을 감지한다. 시인이 시집을 내려고 준비했던 자서에 의하면 나의 시 대부분은 무수한 자살에 직면하면서 그 위기를 새로운 차원으로 극복해 간 나름의 눈물이요, 내 존재의 집들이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 많은 시가 그렇기 쉽게 씌여진 시가 아님을 곧 눈치채게 한다. 시인이 직접 이름 지어놓았다는 유고시집 『新卽物詩抄』도 즉(卽)의 철학이라는 실존철학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감꽃의 시인 이철균 시인은 우리 곁은 외롭게 떠났지만, 시인이 남긴 주옥 같은 시편들은 전북 문단의 후배들에게 새 길을 밝혀주는 등불이 될 것이다. /송일섭 전라북도문학관 학예사

  • 문학·출판
  • 기고
  • 2020.07.16 16:45

[신간] 현대인의 마음의 병

군산 출신의 소설가 윤규열 씨가 장편소설 <푸른 멍텅구리배>(개미)를 새로 냈다. 이 책은 정신병적 증상의 하나인 망상과 정신현상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 등장하는 조현병 환자인 동수는 마치 당시의 푸른 거룻배의 승객처럼 사람들과 섞이지 못하고 도시의 주변을 떠돌며 망상을 하고 실재처럼 이해하는데, 정신병환자들이 겪는 아픔에 대해서도 서술했다. 윤규열 작가는 정신병은 단지 소통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며 정신질환으로 진단이 내려졌더라도 소통이 되고 있는 상황은 정신병으로 치부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윤 작가는 제3회 허균문학상 수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천강문학상, 전북해양문학상 등을 수상하였고 장편소설 <철화매화문벽개각>, <내 마음의 강물>, <둥근 울타리>, <주이상스>, <신발>(교보문고 e-book)을 출간했다. 대학교재로 <정신보건론>이 있다. 그의 소설은 기층민들의 삶, 현대사회의 부조리한 현상에서 나타나는 내면적 상처의 문제를 핍지하게 엿볼 수 있다.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노련한 관찰력, 개성적이고 날렵한 문체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그의 소설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들을 제공하는 문제작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0.07.15 17:18

[신간] 삶을 일궈준 그 시절 스무 살 청춘의 이야기

이선화 시인이 2011년 이후 약 9년 만에 새 시집 <그곳에 내 스무 살이 살고 있다>(신아출판사)를 내고 청춘의 목소리를 소환했다. 이 시집에는 푸른 풀밭에 떨어지는 햇살의 아름다움과 바람의 상큼한 소리를 놓치지 않으려는 시인의 감정이 녹아있다. 이 시인은 그동안 모아두었던 원고를 들추면서 마음의 주인이 되면 마음의 양식이 쌓인다는 것을 새삼 느껴봤다며 하얗게 내뿜어서 동그랗게 둘둘 감긴 시어들이 환하게 빛을 보기를 소망한다고 새 시집을 낸 소회를 전했다. 시집 곳곳에는 애틋한 가족 사진이 있다. 고향에 계신 어머니와 출가한 8남매가 오순도순 정을 나누는 모습이다. 그 시절 가정형편 때문에 고향을 떠나 객지 생활을 했던 스무 살 청춘의 이야기는 이제 애처로움이 느껴지는 추억으로 남았다. 작품해설을 쓴 안도 문학평론가는 이선화 시인이 발표한 90편의 시 속에는 평소에 간직해온 삶의 순간들이 녹아있다. 그리고 자연과 사물의 속내며 바닥에 숨겨진 비밀을 들추어내는 매력적인 연출과 눈부신 함의를 특징으로 삼는다고 설명했다. 이선화 시인은 2004년 전북여성백일장 운문부 차하상 입상을 시작으로 대둔산 백일장 운문부 가작 입상, 한국 효도회 효행상공로상, 전북예총 하림 공로상을 수상했다. 온글시민대학 문예창작과를 수료했으며 전북대평생교육원에서 문예창작과 아동문학을 공부했다. 현재는 동심문학 총무로 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7.15 17:18

우석대 이해우 교수, ‘2020년 우수학술 도서’ 선정

우석대학교 교양대학 이해우 교수가 출간한 저서 <중국 민어 음운과 주변 언어와의 관계>(한국문화사)가 교육부와 대한민국학술원에서 선정하는 2020년 우수학술 도서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출간된 이 책은 중국 방언 가운데 푸젠성을 중심으로 사용되는 민어 음운의 공시적통시적 음운 체계 및 주변 언어와의 관계를 고찰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중국 방언에 관한 연구는 아직 걸음마 단계로, 한국어로 서술된 중국 방언학 개론서조차 없는 실정이다. 이 교수의 이번 저서는 한국에서 중국 민어 방언 관련 최초의 역작이며, 세계적으로도 민어 음운과 주변 언어와의 관계 연구에서 가장 방대하고 심층적인 저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 책은 한국인으로서 관심사가 될 수 있는 중국 민어와 한국 한자음과의 음운 대응 관계를 소개하고 있으며, 일본 한자음의 커다란 두 갈래인 오음(吳音)과 한음(漢音)이 중국 민어와 어떠한 음운 대응 관계를 이루고 있는지를 살피고 있다. 저자는 미국 하와이대 박사 과정 지도교수였던 정량위 교수에게 가르침을 받았으며, 이후 20년 넘게 민어 관련 논문 발표와 저서를 꾸준하게 출간하고 있다. 이 교수는 공자아카데미원장과 신문방송사주간교수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우석대 교양대학장을 맡고 있다. 올해 우수학술 도서 선정지원 사업에는 381개 출판사가 발행한 3284종의 국내 초판 학술 도서가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인문학 66종, 사회과학 96종, 한국학 36종, 자연과학 73종 등 총 271종이 2020년 우수학술 도서로 선정됐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0.07.15 17:18

네 명의 동화작가가 들려주는 ‘동화적 삶의 인문학’

동화를 통해 이해와 소통, 나눔과 배려, 조화와 공존을 배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소박하고 소중한 삶의 가치가 인문학의 감성을 깨운다. 최명희문학관(관장 최기우)과 전주대학교 인문한국플러스 온다라 지역인문학센터(센터장 백진우)가 오는 21일부터 29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동화적 삶의 인문학을 주제로 한 특강을 연다. 매주 화수요일 오전 10시 최명희문학관 세미나실. 최명희문학관 상주작가인 김도수 동시작가 진행을 맡는다. 특강의 초청작가로는 신작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넓혀가고 있는 김근혜박예분이경옥전은희 작가가 함께 했다. 김근혜이경옥 작가는 각각 2012년과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첫 번째 강의는 전은희 작가가 들려주는 평범한 천재와 함께하는 자존감 찾기로 21일 진행된다. 전 작가는 동화 <평범한 천재>(책읽는곰)를 쓴 이유처럼 어느 누가 더 특별하지도 평범하지도 않다. 우리는 모두 지금 모습 그대로 소중한 사람이기에 평범한 천재처럼 더 당당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22일에는 게임 동화가 가르쳐 준 인문학이라는 주제로 김근혜 작가의 강의를 만날 수 있다. 게임이 아이들의 또래문화에 미치는 영향과 인문학적 감수성 쌓기, 소통의 중요성을 나눌 예정이다. 올해 출간한 장편동화 <제롬랜드의 비밀>(좋은책어린이)이 좋은 길잡이가 돼줄 것이다. 이경옥 작가는 28일 삽살개 아리랑을 주제로 이야기한다. 한민족과 함께 한 삽살개의 수난에 얽힌 이야기로 우리 땅에 있는 모든 것의 소중함을 들려준다. 이 작가는 지난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사업에 선정, 장편동화 <달려라, 달구>(아이앤북)를 냈다. 29일 열리는 마지막 강의는 전북아동문학회 박예분 회장이 한국전쟁을 겪은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우리 형>(책고래)에 담긴 세상살이를 읽어준다. 2003년 아동문예문학상과 200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한 박 작가는 동시집동화집논픽션 등 다양한 장르에서 여러 권의 책을 냈다. 말과 글의 아름다움과 전북 문학의 가치를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최명희문학관의 다양한 문학체험프로그램도 이 시간을 함께 한다. 29일 오후 2시에는 정서연강귀녀 공예가와 함께 전주정신 꽃심을 품은 나만의 꽃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모든 강의는 무료로 진행되며, 강의별로 문학과 인문학에 관심 있는 독자 20명을 모집한다. 신청 및 문의 063-284-0570.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7.15 17:18

사람과 마음을 잇는 이야기, 문학으로 꽃피다

온춘성 전주여의동우체국장 자연과 사람을 사귀고 사물과 현상을 접하면서 가슴 속 소쿠리는 시의 소재로 채워진다. 우체국에는 희로애락의 사연이 모인다. 2020년을 시인이라는 이름으로 삶을 새롭게 써나가고 있는 온춘성(58) 전주여의동우체국장의 이야기가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을 두드린다. 그는우체국맨으로서 40년 가까운 세월을 쌓아오면서 우체국 업무와 시 쓰기에 공통점을 찾았다고 했다. 글을 쓰는 사람은 글을 통해 독자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공감을 이끌어 내잖아요. 우체국은 여러 이야기를 매개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고요. 저는 마음과 마음을 잇고 이야기를 확장하면서 합일(合一)을 이끌어내는 일에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지난 겨울, 온 국장은 문예계간지 <문예운동> 통권144호의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한국문단에 등단했다. 능소화, 봄비, 옥정호반의 하루, 백하수오의 꿈, 하지감자 등 시 5편이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그의 시에는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 유년시절의 추억, 고향 풍경이 담뿍 배어있다. 당선작 중 하나인 하지 감자에는 아버지의 감자 심는 모습 뒤로는 무당벌레 한 쌍이 사랑을 나누고 모깃불 연기에 눈이 매워 눈물 찔끔 흘리던 어린 시절 추억이 그려진다. 우리가 매일 맞이하는 시간이 시(詩)와 시(時)의 동행이라면 생의 여백을 채워나가는 일 자체만으로도 대단히 설렘 가득하고 충만한 여정이 될 것입니다. 삶은 각양각색의 언어와 절제된 글에서 오롯이 우러나오는 참 맛의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김제 금구에서 태어난 온 국장은 청운초, 삼우중, 전주영생고,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부터 우체국에 몸담아왔다. 온 국장이 지극히 평범한 학창시절의 기록이라며 보여준 빛바래고 낡은 종이에는 임명장이라는 글귀가 흐릿하게 남아있다. 48년이 지난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는 추억은 온 국장이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4학년 때 제1학기 쓰기반장을 맡았던 일을 되새겨준다. 당시 특별활동으로 문예부에 들었는데 고대 그리스 문명과 로마의 신화를 다룬 책을 읽고 낸 독후감으로 값진 상을 받았다. 온 국장은 이 상장을 보고 있으면 10살 소년시절 부터 문학에 끼가 있었던 것 같다고 웃음 지었다. . 시인 등단을 계기로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는 온 국장은 전국 5일장의 장터, 땀방울의 가치가 담긴 건설노동현장, 고요한 시간 속에서 사유할 수 있는 사찰 등 다양한 삶의 현장을 찾아 나를 되짚어 보고 싶다는 계획도 전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7.15 17:18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영주 작가 - 이준관 동시집 ‘내가 채송화꽃처럼 조그마했을 때’

내가 채송화꽃처럼 조그마했을 때 꽃밭이 내 집이었지. (중략) 내 집은 많았지. 나를 키워 준 집은 차암 많았지. 이준관 시인의 동시는 읽을 때마다 느끼는 특별한 맑음이 있다. 세상에는 아름다운 것들이 참 많이 숨어 있다고 말하는 시인의 눈에는 꽃밭도, 마당도, 푸른 들판도, 파란 하늘도 다 아름답고 넓은 세상이다. 손바닥보다 작은 채송화꽃의 시기부터 시야를 확장하고 화자를 성장시킨다. 시인이 감탄한 차암 많은 집에서도 아이가 바라보는 순수한 눈이 벅차오름을 느끼게 한다. 참이 아닌 차암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순수는 시인의 동시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나는 생각이 많아요.에서는 나름 심각한 생각을 방해하는 엄마를 극복하고 아이는 희망을 꿈꾼다. 깜짝! 세상을 놀라게 할지 누가 아냐고 말이다. 그 아이에게는 자기만의 필살기인 반짝 빛나는 생각 하나가 있으니까. 시인의 동시를 읽는 동안 독자로서의 나는 신나고 즐거운 상상을 하는 아이 하나를 줄곧 만난다. 시인 또한 동시를 쓸 때면 늘 가슴이 설레고, 자연과 친구하는 즐겁고 신나는 아이로 돌아간다고 말한다. 가끔 아이의 마음에서 멀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면 낙담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강제로 아이를 동시에 끌어들이지 않는다. 아이를 찾아가 친구로 만난다. 놀이터에서 같이 그네도 타고,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놀이도 하면서 가까이 가는 노력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동시 속의 아이가 자유롭게 뛰어 노는가보다. 봄볕은 모두에게 고루 내리쬔다. 차별이 없다. 따사로운 봄볕은 올망졸망 모여 사는 골목 안을 따뜻하게 만든다. 다투는 고양이와 강아지, 민들레꽃과 냉이꽃, 골목사람들, 나지막한 지붕, 빨래, 화분, 조그만 아이들 신발까지 봄볕을 나눠준다. 할아버지의 손수레는 남이 버린 헌 것만 모으러 다니는 할아버지 수레에 생명을 실어주는 뭉클함이 있다. 버려진 화초는 헌 신문지에 싸 손수레 앞에 싣고, 데리고 와 기르는 작은 개는 할아버지 뒤를 따라간다. 누군가 생각 없이 버린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운다. 쓸쓸한 할아버지 수레 뒤를 지켜주는 개의 모습이 차암 따뜻하다. 조그만 발은 첫 연 1행과 마지막 연 1행에 참 놀랍지 않니?하며 감탄을 두 번 한다. 25cm가 될까 말까 한 조그만 발이 얼마나 묵묵히 걷고 버티고 있음을 돌아보게 한다. 가장 아래에서 힘겨움을 감내하는 발, 작은 간지럼에도 웃을 수 있는 넉넉함을 그렸다. 시인의 눈은 또 섬세하다. 큰 별 뒤에 숨은 작은 별, 조그만 일개미들처럼 작은 것을 발견한다. 초승달에 끈을 매달아 별들이 짤랑짤랑 소리 나는 가방이 가지고 싶다는 동시를 읽다 문득 예전에 부르던 동요가 떠오른다. 푸른 하늘 은하수 작은 쪽배에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언제 불러도 맑고 순수한 이야기가 그려지는 노래다. 이준관 시인의 시는 자연을 노래하고 작은 마음을 노래한다. 아이들은 물론 골목길과 자연만물이 다 친구가 된다. 작은 세상을 우주보다 넓게 노래한다. 지금도 시인은 아름다운 무언가를 찾아주는 시를 찾고 있을 거다. 세상을 아름다운 눈으로 보는 시인의 세상은 늘 따뜻하다. 이런 따뜻함을 품었기에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아름다운 마음을 지니길 희망한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0.07.15 17:15

5대를 이어온 합죽선…선자장 김동식·김대성 부자의 이야기

국내에서 가장 오랫동안 합죽선의 맥을 이어온 부자의 이야기가 전시에 담겼다. 전주부채문화관(관장 이향미) 지선실에서는 오는 28일까지 선자장 김동식과 김대성의 초대전이 열린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28호 선자장 김동식과 그의 아들인 국가무형문화재 제128호 이수자 김대성의 신작과 대표작 20점을 만날 수 있는 자리. 국가무형문화재 제128호 이수자 김대성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28호 선자장 김동식의 아들로 5대에 걸쳐 합죽선의 맥을 잇고 있다. 유년시절부터 부채 만드는 아버지의 모습을 일상으로 봐왔다. 2007년부터는 아버지의 대를 이어 합죽선 만드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28호 선자장 김동식은 14살이 되던 1956년, 고종황제에게 합죽선을 진상할 만큼 기술이 뛰어났던 외조부 라학천(羅鶴千)을 스승으로 모시고 합죽선과 인연을 맺은 지 올해로 64년이 된다. 외삼촌인 라태순의 집에서 처음 합죽선 만드는 기술을 배운 후 대나무살을 쪼개는 것부터 합죽선에 종이를 붙이는 것까지 모든 기술을 외가에서 익혔다. 지난해에는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선자장 조충익이 별세하고 올해 합죽선을 만들던 장인 4명이 고령화로 합죽선에서 손을 놓았다. 어려운 길이지만 가업을 함께 이어가는 김동식 김대성 부자(夫子)는 전주 합죽선의 자존심이자 미래다. 선자장 김동식은 부채는 죽은 대나무에 생명을 불어 넣어주는 일이라며 외증조부부터 아들까지 5대에 걸쳐 부채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을 한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이번 전시에 임하는 소감을 전했다. 아버지 대를 이어 합죽선을 만드는 김대성은 아버지는 선풍기와 에어컨에 밀려 사람들이 하나둘 부채에서 손을 놓았을 때도 묵묵히 가업을 이어오셨다며 아버지가 다 죽어가는 꽃에 정성을 다해서 생명을 주시고 꽃밭을 만들어주셨듯이 저도 아버지가 만들어주신 꽃밭을 잘 가꾸고 지키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7.14 17:35

엄마가 된 여자, 치열한 고군분투기

이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대한민국 여성, 그리고 어쩌다 어른이 된 평범한 우리들의 이야기가 다시 찾아왔다. 여자, 서른 이후 10년 만에 다시 무대 위로 돌아온 배우 이혜지의 두 번째 모노드라마 여자, 마흔이다. 연출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배우 이혜지는 2020년 우진예술극장을 뜨겁게 채워줄 새로운 기획공연 모노드라마 열전의 두 번째 주자로 나섰다. 극중 상황 전개를 비롯해 무대 장치, 소품, 음악에 더욱 신경써 짜임새 있는 극을 준비했다. 결혼과 출산 후, 두 아이를 키우는 동안 경력단절을 경험한 그는 연극으로 다시 복귀하기까지의 지난한 과정을 관객들과 나눈다. 그리고 복귀하고 나서도 험난한 하루를 보내며 피를 말리는 전쟁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이 극의 주인공인 하소연은 인기 라디오 DJ로 활동하며 일도 사랑도 완벽함을 꿈꿨던 여자 하소연이 주인공이다. 여느 대한민국 여자들의 모습과 고민을 공유하고 있다. 마흔의 그녀는 방구석 라디오가 On Air되면서 걸죽한 수다와 함께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오는 16~19일 전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평일 오후 7시 30분과 주말 오후 5시에 공연한다. 전석 2만원. 문의 063-272-7223.

  • 영화·연극
  • 김태경
  • 2020.07.14 17:35

창암의 글씨, 다양한 전시 통해 만나다

전주역사박물관이 개관 18주년을 맞아 15일부터 9월 13일까지 기획전시실서 창암 이삼만을 주제로 한 특별전을 연다. 이번 특별전에는 옥과미술관, 강암서예관, 전북대박물관, 국립전주박물관, 전북도립미술관 등 여러 기관과 개인이 소장한 작품들을 모은, 창암 서예의 진수를 보여주는 30여 점이 전시된다. 또 올해 창암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고 그의 서예작품과 예술세계를 재조명하는 학술대회도 개최한다. 특별전 개막식 및 학술대회는 코로나 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사회자, 좌장, 발표자, 토론자 등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하고, 방청석 참여자 없이 온라인 유튜브(전주역사박물관 유튜브 계정)로 실시간 중계된다. 전주출신인 창암 이삼만(1770~1847)은 추사 김정희, 눌인 조광진과 함께 조선 후기 3대 명필로 꼽힌다. 창암은 서울애서 공부한 것이 아니라 지방에서 원교 이광사를 비롯한 명필들의 글씨를 스승 삼아 평생을 서예만 전념하여 심오한 경지에 오른 명필이다. 창암은 자신만의 필법인 구름 가듯 물 흐르듯 막힘이 없고 자연스러운 행운유수체로 이름을 떨쳤으며, 중국의 서법을 배제하고 동국진체를 완성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추사 김정희가 전주에 들러 창암의 글씨를 보고 감탄하였으며, 창암의 묘지명을 써주었다고도 한다. 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장은 창암은 서예로 심오한 경지에 올랐지만, 그의 삶의 자세와 지역성이 강조되는 지금 시대의 흐름을 볼 때 서예를 떠나서도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며 앞으로 더 빛날 창암의 서예에 대해 감상하고 생각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최정규
  • 2020.07.14 17:28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