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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장 엄재수와 엄재수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소장자들이 함께하는 전시회가 마련됐다. (사)문화연구창 전주부채문화관(관장 이향미)이 기획한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선자장 엄재수 - 2020 기대와 흔적전(10일까지 전주부채문화관). 이번 전시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선자장 엄재수의 소장자들의 주문으로 제작한 주문 부채19점과 소장자들의소장 작품41점을 선보인다. 선자장 엄재수는 이번 전시에서 각 소장자들의 취향과 기호에 맞춘 주문 부채를 제작했다. 선면 한지의 색깔과 황칠과 향칠의 여부, 속살의 살수와 칠의 색깔, 변죽과 선두의 재료, 부채의 크기, 선추 등 모든 부분을 주문자의 취향에 맞춰 제작했다. 부채를 사용하는 사용자의 편의와 취향에 맞춘 오직 한 사람만이 소유할 수 있는 한정판 등의 요소를 담아 부채라는 전통에 현대인의 취향에 맞춤한 새 옷을 입혔다. 또 엄재수 선자장의 부채를 소장하고 있는 소장자 최준웅, 김동현, 임종길, 정원구, 전성수, 김경주, 홍기영, 인치수, 임병현, 김영우, 심정선의 소장 작품41점도 소개한다. 접부채는 접어지고 펴지는 편의성으로 언제나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다. 엄재수 선자장은 어려서부터 선친인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엄주원 선생의 곁에서 합죽선 작업에 참여했고, 2012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선자장으로 지정됐다. 그는 유물과 기록으로만 남아 있던 부채의 다양한 기법을 연구해 현대적으로 재현하고 재해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전주한옥마을 내에 미선공예사와 부채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다섯 송이 꽃입니다. 지니꽃, 이현꽃, 서연꽃, 태훈꽃, 수인꽃. 영산홍 지자 덩굴장미가 울을 넘습니다. 울을 넘는 빨간 장미꽃을 따라 나왔을까요? 어린이집 꼬맹이들 나들이 나왔습니다. 온통 신기한 것뿐입니다. 그림책에서 보았던 참새가 짹짹 알은체합니다. 길가에 깡충깡충 토끼풀도 있고 아장아장 강아지풀도 눈에 띕니다. 개미다. 앞서가던 녀석이 무언가 끌고 가는 개미를 보았습니다. 빙 둘러앉아 녀석들 재미나게 끌려갑니다. 어른들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그 작은 개미가 눈에 띄었네요. 저 다섯 송이 꽃들, 언젠가 세상에 나오겠지요. 선생님께 못 배운 것도, 책 속에 없는 것도 보고 듣고 알게 되겠지요. 부디 큰 것들만 보고 듣고 알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보았던 참새, 토끼풀, 강아지풀, 개망초, 개미가 먼저였으면 좋겠습니다. 영차영차 개미를 응원하는 화면 가득 다섯 꼬맹이, 머리에 앉은 나비를 보아 영락없이 꽃입니다. 선생님을 따라가는 아이들 발걸음에 놀란 개개비가 풀숲으로 날아듭니다.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 부문 대상에 가오 밍 감독의 습한 계절이 선정됐다. 또 한국단편경쟁 부문 대상은 한병아 감독의 애니메이션 우주의 끝에게 돌아갔다. 올해로 21회를 맞은 전주국제영화제는 1일 오후 6시 CGV전주고사 1관에서 시상식을 개최하고 국제경쟁한국경쟁한국단편경쟁넷팩상다큐멘터리상 등 5개 부문에 대한 시상을 진행했다. 국제경쟁 심사위원들은 총평을 통해 올해 국제경쟁 부문에 모인 8편의 작품은 코로나19 사태와 무관하지 않은 세계화와 신자유주의가 초래한 인간의 고통, 전통적인 가족의 해체와 사회적 억압 등을 다루며 각각 새로운 관점과 혁신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며 그 가운데서 전주국제영화제의 정체성에 부합하면서도 감독이 다루는 주제를 집요하게 파고 들어간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작품상은 클리리사 나바스 감독의 천 명 중의 단 한 사람이 수상했다. 이어 심사위원들은 아담(감독 마리암 투자니)을 특별 언급작으로 소개했다. 국제경쟁 부문 심사위원특별상은 그해 우리가 발견한 것(감독 루이스 로페스 카라스코)에게 돌아갔다. 국제경쟁 부문의 감독들은 외국에서 수상 소식을 미리 접하고 소감을 담은 영상을 보내왔다. 올해 125편이 출품해 11편이 본선에 오른 한국경쟁에서는 김미조 감독의 갈매기와 신동민 감독의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가 공동으로 대상(웨이브상)의 영예를 안았다. 신동민 감독은 전주국제영화제가 제 첫 영화제이자 첫 수상작을 안겨줘 의미가 크다. 여러분의 안개도 바람이 다 걷어가주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미조 감독은 저예산 영화지만 저를 믿고 함께 참여해주신 배우와 스탭들에게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영화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독립영화계를 응원하기 위해 지난해 신설한 한국경쟁 부문 배우상은 빛과 철 염혜란 배우, 파견;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오정세 배우에게 돌아갔다. 또 CGV아트하우스상에는 한국경쟁작인 임승현 감독의 영화 홈리스가 선정됐다. 한국경쟁 심사위원들은 올해 한국경쟁 작품들에는 암울한 시대 속 개인의 주체적인 선택에 초점을 맞춘 경향성이 짙었다며 특히 기존에 여자 배우들에게 주어지던 인물의 한계를 뛰어넘는 독창적이고 개성 넘치는 여성 서사 영화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고 총평했다. 총 1040편의 역대 최다 출품작 가운데 25편이 본선에 올라 경합을 벌인 한국단편경쟁에서는 한병아 감독의 애니메이션 우주의 끝이 대상(웨이브상)을 수상했다. 감독상은 뒤로 걷기(감독 방성준)가, 심사위원특별상은 각자의 입장(감독 강정인), 유통기한(감독 유준민)이 받았다. 조민재이나연 감독이 공동연출한 실은 특별 언급됐다. 한국경쟁과 코리안시네마 부문 상영작 중에 선정하는 다큐멘터리상은 박문칠 감독의 보드랍게에 돌아갔다. 이 작품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로 힘겨운 삶을 살았던 인물 김순악의 삶을 생생하게 기록해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비경쟁 부문 아시아영화가 대상인 넷팩상은 양치기 여성과 일곱 노래(감독 푸시펜드라 싱)가 받았다. 국제경쟁부문 대상 시상자로 나선 김승수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은 전주 영화의 거리 주변 구도심을 중심으로 인디컬처의 메카가 조성돼야 한다며 영화 표현의 해방구가 됐던 도시 전주에 독립영화의집이 생겨 영화인들을 위한 편안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위안부 할머니가 아닌 김순악 할머니의 인생, 그 자체를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정의기억연대의 투명성을 둘러싼 논란과 상관 없이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출품된 위안부 할머니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보드랍게작품이 관심을 모았다. 메가폰을 잡은 박문칠(우석대) 감독은 한 인물을 성스럽게 포장하거나 박제화하는 대신, 있는 그대로의 삶을 생생하게 기록했다며 경북 사투리로 고(故) 김순악 할머니의 증언을 낭독하거나 애니메이션과 아카이브 영상 등의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연출한 작품이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위안부할머니의 고통스런 삶을 한데 묶어 봤다면 이제는 그런 한분 한분의 이야기를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며 위안부 생활 이후의 삶이 얼마나 비참했고, 억울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영화 초반부와 마지막 부분의 대사에 나오는 김순옥, 김순악, 요시코, 마츠다케, 기생, 마마상, 식모, 엄마, 위안부, 할머니등 고 김순악 할머니에게 따라다녔던 이름이나 호칭도 예사롭지 않다. 박 감독은 위안부 할머님들이 자신의 이름 외에 평생을 다른 이름으로 불려지면서 우리 주변의 아주머니, 할머니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면서 그들의 이야기는 위안부라는 틀에만 가둘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 맞춰 다양한 모습을 가져왔고,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점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논란이 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윤미향 사태와 관련, 박 감독은이러한 내용이 보도되면서 매우 안타까운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어떤 단체나 개인을 비난하고, 감정적인 다툼으로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위안부 할머니와 관련된 삶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어떤 형식으로든 이들을 위한 운동이 차분히 평가받고 개선돼 좋은 방향으로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영화제를 마친 후 이번 보드랍게의 영화를 해외 및 일본에서도 상영된다면 나름의 의미가 있을 것 같다면서 다양한 방식으로의 고민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감독의 보드랍게는 이번 전주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코리안시네마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박 감독은 2013년 가족의 역이민을 다룬 사적 다큐멘터리 마이 플레이스, 2017년 성주 사드 배치 반대 투쟁에 참여했던 젊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파란 나비효과, 지난해에는 10주년을 맞은 대구 지역 퀴어퍼레이드를 다룬 단편 다큐멘터리 퀴어 053 등 인권 주제의 영화로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믿고 보는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이미 이름을 알렸다.
전북도의회 인사청문위원회는 전북도가 요청한 이기전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오는 3일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도의회가 전북개발공사 사장에 대한 인사청문을 실시하긴 했지만, 전북문화관광재단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처음이다. 청문위원회는 전북문화관광재단 소관 상임위원회인 문화건설안전위원회 소속의원 8명과 의장이 추천한 의원 3명 등 모두 11명으로 인사청문회 위원을 구성했다. 문건위 의원으로는 정호윤, 이정린, 이병도, 조동용, 김대오, 나인권, 이한기, 최영일 의원이, 의장 추천으로 오평근, 김희수, 박희자 의원이 참여한다. 인사청문회는 1차 도덕성 검증(비공개)과 2차 업무능력 검증(공개)로 나눠 실시되며, 1문1답(의원 1명당 질의시간 15분)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후 6월 5일 경과 보고서를 채택하고 의장에 검토를 거쳐 8일까지 의장이 도지사에게 청문 결과를 송부한다.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자리는 2019년 12월 이후 약 5개월 가량 공석이었으며, 그동안 3차에 걸쳐 공모가 진행될 정도로 대표이사 선임 문제가 순탄하지 않았다. 청문위원회는 후보자의 리더십과 정책비전, 경영능력을 비롯한 정책수행능력 및 도덕성 등을 철저하게 검증할 것이라며 투명하고 공정한 청문회가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랜 수련과 체험 끝에 자연에서 발견한 어울림과 나눔을 글과 소리로 풀어낸 정가(正歌)의 선율이 몸과 마음을 다독인다. 전주시립국악단 상임단원으로 있는 최경래 씨가 2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전당 명인홀에서 여창가곡 독창을 선보인다. 최경래 씨는 원광대학교 국악과에서 판소리를, 동대학원에서 국악교육을 공부했다. 원광대학교 대학원 국악학과 박사 과정에서는 정가를 전공하며 선비들의 정신세계를 연구했다. 현재 원광대학교 음악과 강사이자 전라정가진흥회 총무로 있다. 신용문 우석대 명예교수의 해설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전라북도무형문화재 가곡 이수를 기념하는 무대이자, 최경래 씨의 역량을 담아낸 다섯 번째 정가개인발표회여서 의미가 크다. 이번 공연을 위해 준비한 7개의 프로그램에는 사랑에 관한 가곡과 편안한 분위기의 선율을 담고자 했다. 그의 스승인 이선수 전북무형문화제 제8호 가곡 보유자는 최경래의 성품이나 노력은 가곡을 계속하는데 적합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발표가 그동안의 결산이자 상전벽해가 되어 전문가객으로 내딛는 길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최경래 씨는 마음으로 부르고 항상 제 마음 속에 있는 노래를 명주실타래 살살 풀어내듯 전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제 마음의 노래를 전하기 위해 시작한 공부인 만큼 전라북도의 가곡 발전을 위해서 힘쓰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김순옥, 김순악, 요시코, 마츠다케, 기생, 마마상, 식모, 엄마, 위안부, 할머니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 중인 우석대 교수인 박문칠 감독의 영화 보드랍게의 첫 장면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던 고(故) 김순악 할머니의 삶을 그린 이 영화는 첫 대사를 통해 김 할머니의 삶을 모두 엿볼 수 있다. 영화는 그가 위안부 피해자라고 대한민국 사회에 목소리를 내기까지의 인생 역경을 애니메이션으로 구성했다. 1928년 경북 경산에서 태어나 가난한 유년기를 보내던 김 할머니는 실공장에 취직시켜준다는 말에 속아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 서울을 거쳐 중국 하얼빈, 지자루(치치하루), 북경 등 전쟁터에서 일본군을 상대했다. 그 곳에서 하루 평균 3~5명을 상대했으며, 주말에는 30~50명의 넘는 일본군들의 성포로가 되어야만 했다. 식사는 소금으로 간을 맞춘 주먹밥이었으며, 밥먹을 시간도 없어 일본군과의 성관계 중 조금씩 먹었다고 한다. 이러한 내용은 영화에서 시민모임 회원들이나 위안부 인권운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들의 입을 통하거나 김 할머니의 생전 인터뷰 내용 등을 통해 전해졌다. 이 영화의 또 다른 핵심은 해방 이후 절망적이었던 김 할머니의 삶을 깊게 조명하고 있다. 김 할머니는 일본군에 끌려간 뒤 해방이 되자마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고향으로 내려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고향에는 실공장에 취직해 돈을 벌러 간다고 이야기 했는데, 고향으로 내려갈 돈도 없고, 고향에 귀향할 자신도 없어서다. 그는 며칠을 서울역 앞에 쪼그려 앉아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조선사람이 한 그릇의 따뜻한 국밥을 사준 후 김 할머니를 다시 소개소에 팔았다. 해방이후 성포로 생활을 청산하는 듯 싶었지만 다시 고통이 시작됐다. 서울, 군산, 여수, 부산을 오가며 기생, 밥장사, 식모를 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 할머니가 이를 악물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이었다. 이러한 김 할머니의 일대기를 여성 활동가들의 목소리로 따라가는 삶은 개인이 감당하기에 너무나 험난하고 억울했다. 그래서 보는 내내 분노하기도, 울컥하기도 한다. 하지만 카랑카랑 울리는 생전 할머니의 목소리는 힘이 있고, 그가 직접 그린 꽃그림은 여백이 많아 보드랍다. 박문칠 감독은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김순악 할머니의 삶을 특별히 포장하거나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전달했다면서 영화를 통해 단순 위안부 피해자를 묶어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힘들고 억울했던 삶을 알아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왕기석)이 차와 이야기가 있는 오전의 국악콘서트 다담을 전남 장성 백양사에서 사전 녹화해 2일 국악원 유투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다. 이번 공연은 사찰음식의 대가인 정관스님(백양사 천진암 주지)과 대금연주자 김상연(전남대 국악학과 교수)이 출연한다. 정관스님은 셰프 스님, 철학자 셰프라고 불리며, 이번 공연에서 사찰음식 철학과 출가 배경을 소재로 인생 여정과 스님이 되기까지의 과정, 가족들과의 관계, 음식에 대한 생각과 재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특히, 담양의 특산물인 죽순을 활용해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죽순겨자냉채 요리를 선보이고 사찰요리를 처음 접하는 일반인들도 따라할 수 있도록 레시피를 공개한다. 이어지는 우리 음악 즐기기에서는 고즈넉한 산사의 풍경과 어우러진 상령산 풀이~청성곡, 김상연 가락 대금산조, 시나위 등을 통해 우리 전통음악의 깊은 소리를 전한다.
올해로 7년째를 맞은 전주문화재단의 전주 신진예술가 지원사업에 젊은 예술가 5명이 선정됐다. 유인하(27), 정치현(24), 문민(31), 송지연(39), 소현(23)이 그 주인공. 올해 전주문화재단은 예술가들이 작품 창작활동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방식에 변화를 줬다. 데뷔작품 500만원, 유망작품 600만원 등의 작품지원금을 시상금 형태로 지급하며, 정산서류 대신 작품 실연과 결과보고서로만 증빙하도록 한 것. 올 초 진행한 전주 신진예술가 지원사업 공모에는 전주를 연고로 활동하는 만 20세~39세 예술가 21명의 프로젝트가 모였다. 먼저, 데뷔작품 지원 부문에 선정된 유인하 씨는 숨은 소리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주제로 미디어파사드를 제작하고 토리밴드와 아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연을 열 계획이다. 정치현 씨도 누구나 공감할 만한 소재를 포착, 순수한 움직임과 소리로 재구성한 데뷔작품 Impression(인상주의)를 준비하고 있다. 유망작품 부문에는 미술 분야의 문민 씨와 영상설치분야의 송지연 씨가 선정됐다. 문민 씨의 전시 나를 비롯한 그대들 : 인간기술서에서는 사각형 틀 속 현대인의 모습을 기록하고 담아냄으로써 평면작업의 영역을 확장하는 실험을 선보인다. 그녀의 영화관 프로젝트를 기획한 송지연 씨는 영화의 가상 포스터와 짧은 트레일러 영상작업을 중심으로 개성 넘치는 시나리오를 전시에 녹여낼 계획이다. 또한, 점프컨설팅 부문에는 무예공연예술단 지무단에서 활동하는 소현 씨가 선정됐다. 오는 6~10월 역량 강화와 홍보마케팅을 위해 전문가 컨설팅을 지원받게 된다. 전주문화재단 관계자는 2020년 최고의 기대작이 될 전주 신진예술가의 작품은 올 가을 전주시 일원 문화예술 향유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간송미술관은 보물로 지정된 불상 두 점을 경매에 내놨으나 유찰이 되었다. 2013년 무렵부터 공익적인 성격을 강화하고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나가기 위해 대중적인 전시와 문화 사업들을 병행하면서 재정적인 압박이 커져 소장품을 내놓게 되었다고 한다. 설립자 전형필 선생이 일제강점기에 자행되던 문화재 유출을 막기 위해 사재를 털어 수집을 시작한 것이 그 모태가 되었다. 조선의 혼을 지키고자 독립운동을 하는 마음으로 유물들을 챙겼다. 이충렬이 쓴 간송 전형필을 보면 후일 국보가 된 금동 계미명 삼존불을 당시 기와집 80채 값을 주고 사는 장면이 나온다. 희귀한 고구려 불상이었고, 자칫 일본으로의 반출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1934년에는 일본에 가서 혜원 신윤복의 풍속화 30점이 담긴 화첩을 흥정하여 구입해온다. 그 덕에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혜원의 월하정인, 상춘야흥 같은 명장면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번 경매에 나온 금동여래입상과 금동보살입상은 각 15억 원에 나왔으나, 그간 국립중앙박물관이 박물관회의 후원으로 구입 의사를 밝힌 탓인지 유찰되었고, 한편으로는 간송 전형필이 일제강점기의 열악한 상황에서도 모으고 지켜온 유물을 경매에 내놓았다는 데에 참담하고 안타깝다는 반응과 함께 충격이 가시지 않는 상황이다. 문화 예술은 당대의 정신적 영혼과 같은 것이다. 요즈음 같이 미술품을 장식적 상품 정도로 여기는 추세는 현대인의 영혼이 그만큼 저열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러나 이 시대에는 고뇌하는 작가가 있기 마련이고, 그 가치를 크게 평가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문화 예술의 진정한 가치는 그것을 알아보는 사람의 마음속에서만 꽃피우기 마련이다. 시대가 변화해도 과거의 찬란했던 정신성을 반영하는 유물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과거 속에서 진정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불상의 한국적 조형성이 완성되던 삼국시대, 통일 신라의 모습은 바로 1500여 년 전의 우리들 모습이었고, 지금 우리는 또 다른 형태로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추구하는 중이다. 아무튼 간송 전형필이 구축해 낸 간송미술관이 더 이상의 손실 없이 설립자의 뜻을 받들어 지켜 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두 점의 유물을 내놓은 것은 사실 간송 선생의 뜻을 크게 해치는 충격이 되어 안타깝다.
지난 31일 오후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 전주영화의거리. 전주국제영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주황색 현수막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그 옆에는 영화장면 및 출연배우들의 모습도 함께 걸리며 영화제 느낌을 더했다. 하지만 거리는 썰렁하기만 하다. 수도권 및 타 지역 관광객을 찾기 힘들었고, 전주시민조차도 관심이 없는 듯 보였다. 전주국제영화제의 심장인 옥토주차장에는 상징인 전주 돔도 올해는 세워지지 못했다. 전주 돔은 그간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과 폐막식, 각종 행사를 진행하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지난달 28일 개막했지만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행사가 대부분 축소되거나 폐지되면서 영화제 마니아들의 아쉬움은 컸다. 전주국제영화제의 시작을 알린 지난달 28일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치러진 개막식에 영화제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레드카펫 행사가 대폭 축소됐다. 레드카펫을 깔긴했지만 배우와 영화감독들은 관람객은 없이 김승수 전주국제영화제조직위원장과 간단한 주먹인사 후 가벼운 포토타임만 가졌을 뿐이다. 전주국제영화제에 발 맞춰 기획전시를 갖고 있는 팔복예술공장을 찾는 사람도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이 곳에서는 현재 영화제 기간에 맞춰 퀘이 형제의 작품세계를 기리는 스페셜 포커스 퀘이 형제: 퍼핏 애니메이션의 거장과 특별전시 퀘이 형제: 도미토리움으로의 초대를 개최 중이다. 한 시민은 국제영화제가 온라인으로 치러진다고 해서 특별기획전시가 있는 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당초 예정됐던 작품들이 온라인 상영으로 진행되고 있다. 국내 실시간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WAVVE)와 손잡고 전체 180편 중 96편(장편 57편단편 39편)을 유료로 관람할 수 있다. 나머지 작품은 영상 유출 가능성, 음악 저작권 미해결 등 이유로 온라인 상영이 무산됐다. 전주국제영화제는 당초 관객 밀집도를 최대한 낮춰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면서도 극장에서 관객과 공식 상영작이 제대로 만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6월9일부터 9월20일까지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장기 상영회도 잠정 연기했다. 장기 상영회에서는 전체 출품작 180편 중 174편 상영과 관객과의 대화(GV)가 예정돼 있었다. 김승수 조직위원장(전주시장)은 코로나19로 전 세계 최초로 온라인 상영을 실시하게 됐다면서도 영화제를 기다려온 관객들과 인근 상인들을 실망시켜 죄송하다. 하지만 지금껏 그랬듯 전주는 코로나19를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스크린을 통해 위안부할머니의 기구한 삶을 들여다보는 다큐영화가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선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우석대 교수인 박문칠 감독의 영화 보드랍게는 또 한 분의 위안부 피해자 삶을 추적했다. 런닝타임 73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던 고(故) 김순악 할머니는 1928년 경북 경산에서 가난한 유년기를 보내던 중 일본군에 끌려갔다. 해방이 되자마자 귀국 후 서울, 군산, 여수를 떠돈 그가 위안부 피해자라고 대한민국 사회에 목소리를 내기까지의 인생 역경을 애니메이션으로 구성했다. 할머니의 생전 인터뷰 내용도 그대로 담았다. 고 김 할머니는 실공장에 취직시켜준다는 말에 속아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 중국 지자루(치치하루)에 위치한 위안소에서 하루에 많게는 30~40명의 일본 군인과 성관계를 해야하는 생활이 이어졌다. 일본 패망 후 열여덟의 나이로 고향에 돌아와 술장사, 밥장사, 식모를 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2000년 1월 대한민국 정부에 의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지정되었으며 이 때부터 이용수 할머니 등과 수요집회에 참여하며 일본 정부에게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활동을 했다. 2010년 1월 내가 죽어도 내게 일어났던 일은 잊지 말아 달라고 유언하며 위안부 역사관 건립을 위해 5400여만원을 남기기도 했다.
독립영화 제작 활성화를 위한 네트워크 플랫폼 제12회 전주프로젝트마켓이 지난달 30일 문을 열었다.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6월 2일까지 전주영화제작소에서 전주프로젝트마켓을 4일간 운영한다고 밝혔다. 2일 오후 6시에는 전주프로젝트마켓 시상식을 열고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21 선정작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는 한국 독립영화 기획을 발굴, 육성하는 전주시네마펀드와 해외 독립영화 기획을 지원하는 전주넥스트에디션 2020(JEONJU Next Edition 2020), 그리고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독립 다큐멘터리 기획 지원, 육성 프로그램 러프컷 내비게이팅까지 총 3개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먼저 전주프로젝트마켓에서는 올해 전주시네마펀드 선정 프로젝트 7개가 피칭에 나선다. 피칭 행사와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된 프로젝트는 2차 기획개발비를 지급받는다. 해외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하는 전주넥스트에디션에 선정된 5개의 프로젝트는 온라인을 통해 피칭 행사를 가졌다. 이 중 1편의 프로젝트는 오는 2일 전주프로젝트마켓 시상식을 통해 발표되며,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21로 전주국제영화제 관객과 만나게 된다. 올해 신설된 프로그램 러프컷 내비게이팅은 전주국제영화제와 SJM문화재단이 공동으로 한국 다큐멘터리 러프컷을 공모해 미완성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프로그램이다. 전문가와 함께 작품의 방향성을 잡는 편집클래스를 거쳐, 해외 편집자와 함께 글로벌 스토리텔링 전략을 바탕으로 실제 편집본을 완성하게 된다. 전주국제영화제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19로 위축된 한국 독립영화를 더욱 응원하고자 기존 계획보다 기획개발비를 상향조정했다며 올해 첫 선을 보인 한국 다큐멘터리 제작지원 프로그램 러프컷 내비게이팅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군산시민예술촌 주최로 열린 제1회 군산개복단편영화제가 시민과 함께 하는 축제로 첫 페이지를 썼다. 지난 30일 오후 2~5시 진행된 행사는 군산시민예술촌 야외마당에 많은 발길을 불러모았다. 마당 한 편에는 레드카펫과 포토존이 마련돼 축제 분위기를 만들었다. 군산지역 청소년들로 구성된 청소년기획단 PLON은 행사장 입구에서 출입명단을 관리하고 방문객의 체온 확인과 손 소독을 도왔다. 마스크를 쓴 시민과 관광객들은 지역 공예가들이 마련한 프리마켓과 지역 특산품 홍보 부스를 둘러보고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시간을 보냈다. 시상과 작품 상영을 진행한 공연장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영화제 스탭과 수상시상자 일부만 입장하도록 했다. 강임준 군산시장, 신영대 국회의원, 조동용 전북도의원, 박광일배형원 군산시의원도 영화제를 찾아 축하 인사를 전했다. 올해 첫발을 내딘 군산개복단편영화제는 24초 영화공모전으로 치러졌다. 하루 24시간을 24초에 담는다는 주제에 맞춰 군산과 전주익산을 비롯한 전국에서 200여편이 모였고, 출품작 중 50편이 본선에 진출했다. 심사위원으로는 문승욱정민규이태훈 영화감독이 참여했다. 본상 시상에 앞서 군산 개복동 영화의 거리를 소개하는 아이엠 군산과 이태훈 감독의 단편영화 판문점 에어컨을 초청상영했다. 시상식 사회는 배우 윤지욱 씨가 맡았으며, 시상은 심사위원특별상, 굿데이특별상, 24초특별상, 장려상, 우수상, 최우수상, 대상, 입상 부문으로 진행했다. 최우수상은 청소년부 정강운 재개발의 추억, 일반부 강준하 선물에 돌아갔다. 영예의 대상은 이아주(서울) 씨의 작품 신발끈이 차지했다. 상금 200만원. 이아주 씨는 대상 수상소감으로 이 작품은 (돌아가신) 제 아버지에 대한 내용이고, 촬영하는 내내 아버지와 항상 함께였다고 생각한다. 상을 주신 분들과 아버지께 감사드린다고 이야기했다. 시상 이후에는 수상작 상영이 이어졌다. 시민과 관광객들은 야외마당에 마련된 스크린을 보며 짧은 시간이지만 작품 감상에 집중했다. 바람이 솔솔 불어오자 부채질하던 손을 멈추고 상념에 잠기는 이들도 있었다. 이번 축제를 위해 군산대학교 산학협력단과 예술대학 산업디자인학과에서도 정성을 보탰다.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수상자를 위한 트로피 50여개를 제작했으며 축제를 앞두고 예술촌 외부 벽화를 새로 단장했다. 박양기 군산시민예술촌장은 올해 24초 단편영화제를 통해 군산개복단편영화제를 꽃피운 정재훈 감독과 노은정 피디에게 감사하다면서 내년에도 좋은 작품이 많이 출품돼 오래토록 이 영화제를 꾸준히 열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제를 총괄기획한 정재훈 감독은 작품 공모와 행사 준비 등으로 지난 5개월을 보냈는데, 오늘 이날을 위해 달려온 것 같다면서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첫 영화제를 잘 마쳤다. 출품해주신 분들께도 감사하고 많은 분들에게 좋은 추억이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주시기독교근대역사기념관의 성공적인 건립을 기원하는 착공예배와 기념식이 지난 29일 오전 11시 전주 예수병원 맞은편 부지에서 열렸다. 이날 착공예배는 전북기독교성지화사업추진협의회 관계자들과 더불어 전북지역의 기독교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데 뜻을 함께 하는 지역주민들이 함께 했다. 제1부 예배에서는 원팔연 바울교회 원로목사가 하나님이 세우시는 집이라는 주제로 설교를 했으며 묵도, 찬송, 기도, 성경, 찬송을 진행했다. 축도는 김동건 중부교회 원로목사가 맡았다. 원팔연 전북기독교성지화사업추진협의회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는 민족의 숨결과 역사의 흔적을 알 수 있는 문화유산을 통해 지혜와 삶의 얼과 신앙을 계승 발전해왔다며 전북에 산재해 있는 기독교문화유산을 보존하고 발전시켜 신앙의 역사적 뿌리를 든든히 세워가겠다고 밝혔다. 제2부 축하 인사는 기념사와 경과보고에 이어 축사, 격려사로 식을 진행했다. 송하진 전북도지사, 최명규 전주부시장, 김철승 예수병원장이 축사를 전했다. 송하진 도지사는 전주시기독교근대역사기념관이 완공되면 전북에서 큰 성지가 될 것이다. 도에서도 기념관 건립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성원하겠다고 말했다. 최명규 전주부시장도 전북뿐 아니라 한국 기독교계의 역사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한 전주시기독교근대역사기념관을 통해 숭고한 선교정신을 올곧이 지켜나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철승 예수병원장은 우리가 받았던 하나님의 사랑을 만방에 알릴 수 있도록 기념관을 열심히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황철규 전북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배진용 전주시기독교연합회장, 박종철 기침례교단 전총회장, 이종학 예수병원 이사장, 이열범 전북CBS 본부장, 임희종 신흥고등학교 교장이 참석해 격려인사를 전했다. 특히, 착공 기도에서는 전북 4000여 교회의 협력을 다짐하고 복음 127년의 역사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전주시기독교근대역사기념관은 전주시 중화산동 예수병원 맞은편에 있는 1158m 면적 부지에 지하2층과 지상 4층 규모로 건립할 계획이다. 전북기독교성지화사업추진협의회는 기념관 건립기금 모금을 위한 벽돌모으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자연이 주는 휴식과 예술의 향기가 더해진 복합문화공간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완주군 소양면 대흥리에 자리한 오스갤러리와 아원. 종남산의 포근한 품이 반겨주는 이 공간에서는 사방 어느 곳이든 시선을 두는 곳마다 그림이 된다. 오스갤러리와 아원고택은 전북을 대표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 미술 전시를 통해 지역에 작업 기반을 둔 경쟁력 있는 작가를 꾸준히 소개해왔다. 이 공간을 운영하고 있는 오스아트그룹의 전해갑 대표는 전주 출신의 건축인테리어 사업가다. 종남산이 좋아 찾아왔다는 이 공간은 늘 변함없는 자연이 맞아주는 쉼터와도 같다. 그래서 오스갤러리와 아원의 키워드는 휴(休)로 정했다. 소유보다는 공유의 가치를, 지친 일상에 휴식을 전하는 공간으로 지켜나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와 생활 속에서 거리 두기를 해야 하는 요즘, 널찍한 자연이 주는 메시지가 더욱 와닿습니다. 우리 주변 환경을 돌아보는 일과 그간 미뤄뒀던 세상과의 소통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학에서 경영학과 환경디자인을 공부한 전 대표는 30년 전 잠사 생산을 위한 누에 사육장이 문을 닫은 이 공간에 새 생명을 입혔다. 특히, 문을 닫은 서울 종로 화신백화점의 빨간 벽돌과 전주초등학교의 나무를 재활용해 지난 1991년 완성한 서재가 인상적이다. 평소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관심이 깊어 음악감상실을 운영하기도 했다는 전 대표의 예술적 취향이 담뿍 담긴 공간이다. 서재에서 8년간 정을 붙이고 바로 옆으로 오스갤러리를 지어 현재에 이르렀다. 전 대표는 또한 삼례문화예술촌 창립 멤버로서 오스컬처를 운영하기도 했다. 폐공간에 문화를 입혀 탈바꿈 시키는 일은 그가 보람을 찾는 일 중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 현재 오스갤러리 전시장에는 김희연 작가의 개인전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과도 같은 실재감을 주는 평면회화가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자연과 건축의 상생관계를 생각하며 찬찬히 시선을 옮긴다. 오스갤러리에서는 지난 20여 년간 기획초대전을 150여회 열었다. 인근 전주와 완주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찾아오는 공간인 만큼 문화에 대한 공감대를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전시장 건너편의 통로를 통해 카페 공간으로 넘어가면 커피의 향과 함께 개방감을 주는 널찍한 창이 쉬어가라 손짓한다. 자연이 만든 창 너머의 풍경은 더할 나위 없다. 의자에 기대어 앉아 풍경을 둘러보거나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이들의 얼굴엔 만연한 미소가 담겨 있다. 전시장에서부터 함께한 미술작품은 카페 내부 곳곳에도 걸려 있다. 카페와 전시장이 다른 공간이지만 연결된 느낌을 준다. 우리는 하나라고 외치기라도 하듯 공간 면면에 녹아든 통일감이 정겹다. 오스라는 공간의 이름은 Ours라는 뜻이다. 즉 우리의 공간, 누구나 편안하게 찾아와 쉬어가면 된다는 뜻으로 이름붙였다. 아원(我院)의 이름 뜻도 같은 맥락이다. 경남 진주에서 완주 종남산 산자락 아래 자리한 오성마을로 이축한 250년 된 유서 깊은 한옥이 중심을 이루는 우리들의 정원. 한옥스테이와 전통문화체험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주목 받고 있다. 미술관과 생활관이 공존하고 있는 아원으로 들어가면 이중희 화백의 초대전이 열리고 있는 뮤지엄 공간과 마주한다. 아원뮤지엄에서는 연간 2~3차례 주제를 바꿔 초대전을 여는데, 이번 전시는 8월말까지 만나볼 수 있다. 이 화백은 춤(SPRIT DANCE)를 주제로 민족 고유의 신명을 표현했다. 화려한 색채감이 공간에 활기를 일깨운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BTS)가 이곳을 찾아 화보를 촬영하고 한복과 한옥 체험을 하고 갔다는 일화가 알려지면서 큰 화제가 됐다. 한국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간 방탄소년단의 행보는 전세계 팬들에게 영향을 줬다. 주말이면 방탄소년단의 발자취를 따라 인증샷을 남기기 위한 방문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오는 2021년이 완주방문의 해인 만큼 군 행정에서도 관광객 맞이에 차질이 없도록 소양면 오성 한옥마을을 비롯한 완주지역 명소 인근의 교통 편의시설을 정비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시점이다. 공간과 사람의 관계성은 지역 속에 문화가 씨앗을 내리는 데 필수적인 요소. 후대를 위한 문화 씨앗이 튼튼하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봄날의 자연이 함께 힘을 더하고 있다.
독립예술영화의 향연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가 28일부터 열흘 간의 본격적인 여정에 돌입했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이날 오후 8시 전주시 경원동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소규모 개막식을 가졌다. 배우 김규리와 이승준이 사회를 맡은 개막식에는 김승수 영화제 조직위원장과 이준동 집행위원장, 영화인 정지영, 전양준, 신철, 박광수, 배창호, 김상화, 김동호, 이장호가 참석했다. 심사위원으로는 국제경쟁 부문에 신수원, 김경욱, 이동하, 장루(장률), 장현성, 한국경쟁 부문에 정재은, 달시 파켓, 한국단편경쟁 부문에 장우진, 김지혜가 참여했다. 개막식 모든 과정은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올해 영화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라 대폭 축소됐다. 개막식에도 한국 경쟁과 한국 단편 경쟁, 국제 경쟁 등 3개 경쟁 부문 감독과 심사위원 등 최소 인원만 참여했고 무관객 영화제를 지향, 세계 38개국 영화 180편(장편 115편단편 65편)이 국내 실시간동영상서비스(OTT)인 웨이브(WAVVE)를 통한 전례없는 온라인 상영형태로 진행된다. 이날 개막식은 축소 된 레드카펫과 포토월 행사를 시작으로 사회자 인사, 김승수 조직위원장의 개막 선언, 집행위원장 인사말, 심사위원 소개 등 순으로 치러졌다. 김승수 조직위원장은 코로나19 정국 속 빛나는 시민의식을 보여준 국민들께 감사 말씀 드린다. 전주는 코로나19 속 우리가 예상치 못한 다른 영화제를 개최했다며 원래 전주영화제가 추구하고자 하는 표현의 자유가 지켜갈 수 있도록 위원장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영화인들과 시민들 관광객들이 기다리는 전주독립영화의 집이 건립될 예정이라며 그 공간 역시 365일 24시간 영화를 좋아하는 시민들, 영화를 사랑하는 감독들이 영화를 통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태경최정규 기자
황정현 일러스트레이터 작가가 29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전시장서 첫 개인전을 갖고 있다. 낭만일상공상이라는 타이틀로 진행된 전시회는 둥근 시선으로 동심의 낭만을 표현하는 작품들로 이뤄졌다. 거칠고 빠르게 회전하는 삶 속에서 우리는 통돌이에 내쳐진 옷가지처럼 아무도 모르게 거친 성장통을 견뎌내고 있다. 어른이 된 어린이는 어느새 어릴 적 꿈꾸던 모습과는 다른 세상에게 자신에게 휘청거린다. 반항해보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그 안에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 많은 낭만이 필요하다. 작은 아이를 잃어버린 누군가가 포근한 이야기 속에서 순수함과 즐거움을 환기시키고자 하는 것이 황 작가의 생각이다. 황 작가는 이번 개인전을 통해 동심의 시각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면서 앞으로도 꾸준한 작품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출신의 재즈 뮤지션 김주환이 영화속 명곡을 재해석한 정규 8집 SKYFALL을 발매했다. 지금까지 재즈 스탠더드를 멋스럽게 소화해 내며 한국의 토니베넷이라는 수식어로 불려온 그가 잘 알려진 영화 주제곡에 세련된 편곡을 더해 일반 관객과 재즈 매니아의 귀를 동시에 사로잡는다. 레옹, 미녀와 야수, 비긴 어게인, 원스 등 대중의 뜨거운 사랑을 받아온 영화 속 명곡 9편의 본래 매력을 그대로 살리면서 재즈적 요소를 가미해 완성도를 높였다. 국내 재즈신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김대호(베이스), 김영진(드럼), 전용준(피아노), 하범석(기타), 홍태훈(트럼펫), 유명지(팝 소프라노)가 이번 앨범에 함께했다. 지난 2012년부터 꾸준히 음반을 발매하며 자신의 음악적 정체성을 담아온 그는 정규 8집인 이번 앨범에 감정 표현을 극대화했다. 고전적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보컬은 물론 현대적 감성의 세련된 편곡이 더해져 영화를 처음 만났던 시간의 공기와 그 후 지나가버린 날들까지 되살리겠다는 자신감이 담긴 앨범. 우리 귀에 익숙한 영화 음악을 과하지 않게 절제하며 표현한 만큼 원곡과 김주환 버전을 비교하며 들으면 감상의 맛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전북도가 번번이 좌절된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전용관 건립을 재추진한다. 그간 비엔날레 전용관 건립을 추진했지만 중앙정부의 반대로 번번이 좌초됐는데 이번에는 결실을 볼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28일 전북도와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전북도가 세계서예비엔날레 전용관 건립을 위한 용역을 다음주께 발주한다. 이를 위해 도는 500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전 세계 작가들에게 기증받은 서예 작품의 체계적인 보관과 이를 활용한 상설 전시 등을 위해 전용관 건립 필요성이 오래 전부터 제기됐다. 1997년부터 현재까지 기증받은 서예 소장작품은 1574점이다. 하지만 이를 보관할 공간이 없어 767점은 전북도립미술관 수장고에 잠들어있고, 807점은 비엔날레 사무국에서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 윤점룡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 집행위원장은 우수한 작품을 기증받았지만 수장고가 없어 창고에서 썩고있는 수준이라며 전용관 건립을 통해 원활한 작품 관리와 기획전시를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도와 조직위는 지난해 서예진흥법(서예진흥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전용관 건립의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당초 서예진흥법 법안에 국립서예원 건립이 거론됐지만 기재부의 반대로 서예원 건립이 빠져 중추적 역할을 할 기관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송하진 도지사도 전용관 건립을 통해 전북이 서예의 중심적 역할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에 전용관이 건립되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지난 2014년 원광대학교가 서예가 양성을 위해 설립했던 서예학과를 폐지하면서 전북에 서예가 양성기관이 사실상 전무하다. 도는 전용관을 건립해 취미와 전문성을 넘나드는 교육기관 운영도 염두해 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문화체육관광부다. 문체부는 전북에 세계서예비엔날레 전용관 건립 추진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어서다. 향간에는 사진그림서예를 망라한 기념 또는 전용관이 아닌 서예특화 전용관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 관계자는 세계서예비엔날레 전용관 건립에 대해서 검토 중이라며 이 사업이 지방 의향 대상 사업으로 보여져 쉬운 결정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흥길·박범신·안도현, 세 거장이 불러낸 ‘문학 도시 익산’
한강노벨문학상 수상기념 1주년 시화전 열린다
인문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나만의 사진언어를 제시하다
[2026 전북일보 신춘문예 예심] “다양한 소재와 내면을 살피는 작품 다수…글을 끌고 나가는 힘 아쉬워”
전주문화재단, 2025 탄소예술기획전 개최
정상현 우석대 명예교수 대통령 표창
[결산! 전북문화 2025] ①희비 교차한 전북 미술계
창의와 열정의 주인공…2025 주민시네마스쿨 영상콘텐츠대잔치 시상식 개최
미소로 건네는 작은 평화⋯박종권 사진전 ‘보시니 참 좋았다’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은영 동화작가-윤일호 ‘거의 다 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