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news
겨울을 앞둔 만추지절에 전북 정가 명인들의 공연이 펼쳐진다. ‘시조와 가곡으로 듣는 우리소리’가 오는 28일 오후 6시 30분 국립무형원 얼쑤마루 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이번 공연에는 임환과 김영희 전북무형유산 시조 보유자와 김경배, 김영기 국가무형유산 가곡 예능보유자, 변진심 서울특별시무형유산 시조 보유자, 박인규 충남무형유산 시조 보유자 무대로 꾸며진다. 이날 무대는 임환 시조 보유자가 열고 닫는다. 첫 무대는 ‘우시조’, ‘엮음지름시조’, 이어 ‘남창가곡 우조 우편’과 함께 마지막 무대는 ‘남창가곡 계면조 편수대엽’을 공연한다. 변진심 시조 보유자가 ‘반각시조’를, 김영희 시조 보유자는 ‘여창지름시조’로 무대를 잇는다. 박인규 시조 보유자의 ‘우조지름’을, 김경배 보유자는 ‘남창가곡 반우반계 편락’, 김영기 보유자는 ‘여창가곡 계명조 평롱’을 공연한다. 본격적인 공연에 앞서 세악 합주로 ‘천년만세’를 연주하고 가곡 연주로 이어지는 2부 시작에 앞서 서정미의 대금독주 무대도 마련되어 있어 공연장을 늦가을 정취로 물들일 예정이다. 김관영 도지사는 격려사를 통해 “정가 보존에 헌신하신 임산본 명인을 이어, 임환 명인이 올해 전툭특별자치도 무형유산 보유자로 지정돼 ‘시조와 가곡으로 듣는 우리소리’는 더욱 의미가 깊은 공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이번 공연을 통해 정가의 깊은 울림이 마음속 깊이 스며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임환 전북무형유산 보유자는 “‘시조와 가곡으로 듣는 우리 소리’라는 제목으로 공연을 펼칠 수 있는 것은 각계각층의 관심과 애정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라며 ”이번 공연은 정가 무형유산 활성화를 위한 선양 사업의 목적으로 추진하는 만큼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공연 소감을 전했다. 한편, ‘시조와 가곡으로 듣는 우리 소리’ 공연에서 시조 반주는 장고 정혜숙, 대금 최명호, 가곡 반주에서는 장고 권성택, 대금 서정미, 가야금 조보연, 단소 이민주, 거문고 송호은, 해금 조진용, 피리 윤형욱이 반주에 참여하며 송영국 사회와 황승주 전북국악관현악단 대표가 총기획과 연출을 맡았다.
전북 최대 미술축제인 2024 아트전북페스타(AJF)가 오는 29일부터 12월 2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1~3층)에서 진행된다. 한국미술협회 전북특별자치도지회와 JTV 전주방송이 공동 주최하며 전북자치도와 전북문화관광재단, 전북도립미술관이 후원한다. 개막식은 오는 29일 오후 3시 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 1층 로비에서 열린다. 주요 행사로는 △올해의 작가 부스터 부스전 △지역 청년작가 유망주 스프링 부스전 △사랑나눔 기부전 △뚝딱뚝딱 조각 소품전 △슥삭슥삭 드로잉전 등이다. 특히 올해는 생애 첫 개인전을 준비하는 작가들과 ‘스타트전’ 부스를 구성해 선보인다. 또 전북도립미술관과 함께 ‘2024 찾아가는 미술관’ 행사의 일환으로 미술관 소장품을 메인 전시장에서 선보인다. 오는 30일 오후 2시에는 이애선 도립미술관장이 강연자로 나서 ‘이건희 컬렉션 속 전북작가’, ‘담론과 기획의 방향’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 또 다음달 1일 오후 2시에는 나유미 팔복예술공장 창작기획팀장이 미술인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전시장 2층 '복작복작 아트난장과 조물조물 공예전'에서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공예 소품, 아트상품 등 판매 부스가 마련된다. ‘아트체험’에서는 우드 열쇠고리, 수제도장 만들기, 핸드 캐스팅, 민화 그리기 체험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제공한다. 백승관 미술협회 전북지회장은 “아트전북페스타가 단순한 전시를 넘어 지역 기관과 협력해 지역 예술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미술시장으로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풀밭에 서 있어도 꽃/벽돌 사이에 자라나도 꽃/가시가 있어도 꽃/숲속에 있어도 꽃/꽃은 꽃”(산서초 구자현 ‘꽃’) 장수 산서초등학교 구자현 학생(11)이 자신이 쓴 시 ‘꽃’을 낭송했다. 왁자지껄 떠들던 산서초 학생들은 자현이가 시를 낭송하자 이내 입을 꾹 닫고 진지한 눈빛으로 경청하기 시작했다. 자현이의 시낭송이 끝나자 친구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그의 짤막하지만 울림 가득한 시에 김용택 시인도 “잘썼다”고 감탄했고, 자현이는 쑥쓰러운 듯 웃었다. “오늘은 슬픈 날이다/발목이 삐어서 너무 아프다/내일 현장학습 못가면 어떡하지/너무 걱정이 된다”(산서초 이큰가람 ‘발목’) 9살 가람이가 쓴 시에 친구들이 조잘조잘 말을 덧붙였다. 서로 장난치며 이야기를 주고받던 아이들이 꺄르르 웃기 시작했다. 김 시인은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시를 읽던 가람이의 시 노트를 받아들고 짤막한 시들을 죽 읽다가 순수한 싯구에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24일 오전 10시 임실군 덕치면 김용택 시인문학관에는 장수 산서초 아이들과 김 시인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 올해 12월까지 추진하는 ‘김용택 시인과 함께하는 전북 농촌유학 문학기행 프로그램’에 참여한 산서초 학생들은 김 시인의 질문에 수다스럽게 재잘거렸다. 그러다 이내 글쓰기 시간이 주어지자 학생들의 재잘거림이 줄어들고, 슥슥 연필로 뭔가 끄적이는 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섬진강 시인으로 유명한 김 시인과 함께하는 전북 농촌유학 문학기행은 도내 농촌에서 학습하고, 생활하는 학생들에게 문학적 영감을 심어주고자 기획됐다. 이날 문학기행에 참여한 산서초 학생들의 창의력과 표현력에 놀란 김 시인은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김 시인은 1시간가량 이어지던 글쓰기 수업을 잠시 중단하고, 학생들과 강가로 나설 채비를 했다. 시인과 함께 강가 징검다리를 건너던 아이들은 맑은 물속에 핀 이끼부터 우거진 풀숲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자연 풍경을 직접 관찰하기도 했다. 한바탕 신나게 놀고 돌아 온 학생들에게 김 시인이 도화지를 건네자, 각자 자신만의 개성을 살린 꽃그림을 완성시켰다. 그림도 그림이지만, 그 속에 담긴 학생들의 표현력과 상상력은 맑고 깊었다. 수업을 마친 김 시인은 "산서의 놀라운 인재들을 만났다"며 즐거워했다. 수업이 진행되는 내내 김 시인의 얼굴에 미소가 묻어났던 이유를 수업 말미에 알아차렸다. 인생은 마음의 여백을 쉽사리 허용하지 않는 영역이다. 어른들이 벽돌 사이에 핀 꽃을 보고, 강물에 낀 이끼를 보고도 마냥 즐거워하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시인은 김동현(13), 이큰가람(9), 이현우(11), 구자현(11), 이주원(13), 김민서(10), 김해니(11), 배이룸(12) 학생이 쓴 글과 그림이 얼마나 값진 작품인지 알고 있다고 했다. 모든 걸 말라 죽일 듯한 척박한 삶 속에서 '어린이'라는 꽃들이 향기롭게 자라 다른 어디서도 맡을 수 없는 향기를 퍼트리기 바라는 마음처럼 보였다. 8명의 산서초 아이들을 통해 그동안 잊고 지냈던 내 안의 어린이, 마음의 스승을 발견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마음에서였을까. 시인은 학생들이 자신이 창작한 시를 발전시키고 문학적 성취감을 지속할 수 있도록 산서초 학생들과의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 시인은 "한 달에 한번 씩이라도 아이들과 만남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청목미술관에서 ‘2024년 신소장품전Ⅰ 소‧요‧유’ 기획전을 12월 8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제4회 한‧중 수묵화 국제교류전 동행 개막식 행사 중 진행된 한‧중 작가 즉석 퍼포먼스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됐다. 당시 여러 작가가 한 화폭에 각자의 작품을 그려 넣어 하나의 완성된 작품을 만들었고, 이 과정에서 작가들이 몰입해 먹으로 노니는 듯 유유자적했던 순간은 소요유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행사 이후 기증받은 작품 중에서 소·요·유(逍·遙·遊) 의미를 담은 12점을 전시한다. '소·요·유(逍·遙·遊)'는 중국 사상가 장자가 제시한 철학으로, '소(逍)'는 소풍 가다, '요(遙)'는 멀리 가다, '유(遊)'는 노니다 라는 뜻을 담고 있다. 장자는 이를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절대적 자유의 경지로 설명하며, 세속적 근심에서 벗어나 목적 없이 자유롭게 놀며 정신적 해방과 자유를 누리는 상태를 의미한다. 1부와 2부로 구성된 신소장품전은 1부에서는 기증받은 작품 중에서 소·요·유(逍·遙·遊)의 철학적 의미를 담은 작품들을 선보이며, 2부에서는 한국화, 양화, 서예, 판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기증받거나 구입한 작품 26점을 망라해 전시한다. 참여 작가는 중국작가 가오이빈(高一宾), 원슈왕(文爽), 정지아(曾佳), 허류(何柳) 등이며 한국작가로는 김장현, 박경묵, 박종갑, 배옥영, 이은혁, 이호영, 이철규, 전철수, 정향자, 최동명, 최순녕 등 총 15명이다. 청목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올해 새로 수집한 소장품을 처음으로 공개하는 자리로, 향후 미술관의 작품 수집 정책과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에 신소장품전Ⅱ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목정문화재단(이사장 김홍식)이 지난 22일 전주 더메이호텔에서 제32회 목정문화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수상자에는 문학 부문에 김영 시인, 미술 부문에 박종수 화가, 음악 부문에 이명배 국악인이 선정됐다. 이들은 상패와 함께 창작 지원비를 2000만 원을 받았다. 목정문화상은 도민의 문화적 삶과 문화 욕구 충족을 위해 고 목정 김광수 선생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목정문화재단이 도내 향토문화 진흥을 위해 공헌한 문화예술인에게 시상하는 상이다. 지난 1993년부터 매년 문학, 미술 음악 3개 부문에 대해 시상하고 있다. 이날 시상식에는 수상자, 문화예술계 인사, 도민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시상식과 함께 목정문화재단이 매년 시행하고 있는 '전북고교생목정미술실기대회 공모전' 입상작 전시와 제15회 전북고교생 목정콩쿠르 수상자 연주회 등 32회를 맞이한 목정문화상을 자축하는 공연이 이어졌다. 김홍식 재단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전북 문화예술 발전의 큰 틀과 지평을 열어가는 길에 목정문화재단이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해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목정문화상을 비롯한 3개 부문 청소년대회와 문화예술단체에 대한 지원사업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목정문화재단은 무주 출신의 고 목정 김광수 선생이 '예향의 고장 전북의 향토문화 계승 발전을 위해 지역 예술인들에 대한 지원 사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신념에 따라 설립 운영했다. 2013년 목정 선생이 작고한 뒤 그의 아들인 김홍식 이사장(전북도시가스 사장)이 도내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지원사업을 펼쳐가고 있다.
박동수 수필가 작품집 <움직이는 것들의 소리를 그리워한다>로 제61회 한국문학상을 수상한다.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이사장 김호운)는 지난 18일 올해 한국문학상 수상자로 박동수 수필가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한국문학상은 창작 활동에 전념하는 문인들의 문학적 업적을 포상하기 위해 1964년 제정됐다. 60년 넘게 전북 출신 수상자는 단 7명에 불과했다. 전북 출신 수필가로는 박동수 수필가가 최초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시상식은 다음달 3일 오후 3시 30분 대한민국예술인센터 2층 공연장에서 열린다. 박 수필가는 1982년 월간문학 신인상으로 문단에 등단해 수필집 8권을 발간했다. 표현문학상, 전주시 예술상, 전라북도 문화상(학술), 전북수필문학상, 전북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한국문인협회 이사, 전주대학교 부총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전주대학교 명예교수다.
전북문화관광재단 사업 예산을 두고 전북도의회 박용근 도의원과 재단 노동조합 간 충돌이 커지고 있다. 도의원과 재단 양측 모두 문제를 수습하기보다는 잘잘못을 따져보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소모적인 전쟁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부적절한 인사 vs 근거 없는 무책임한 비난” 박 의원은 전북문화관광재단의 폐쇄적인 조직 운영과 전북도의 지도‧감독 부실에 대한 비판에 이어 지난 14일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 재단의 인사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형사처벌 전력이 있는 직원의 승진을 두고 비상식적인 인사라며 질타했다. 이에 대해 재단은 ‘무책임한 비난에 불과하다’고 맞서고 있다. 재단 노조는 “재단의 공정한 인사와 징계권을 부정할 뿐 아니라 기관 운영의 정당성을 저해하는 행위”라며 “단편적인 제보에 의존해 추가적인 사실 확인 없이 편향된 내용을 전달하는 것은 노동자의 헌신과 성과를 폄훼하는 부당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재단의 반박에 대해 “책임회피로 면피성 변명에 불과하다”고 비난하며 “승진 취소가 답”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재단 노조, 도의원 간 갈등 왜? 사건은 2019년 재단이 추진한 ‘문화소외지역 문화예술공간 발굴육성지원 사업’에서 시작된다. 당시 사업 담당 팀장이었던 A씨의 배우자가 최종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이 과정에서 A씨가 사업계획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불거지자 재단은 사업 진행 과정에 ‘이해충돌’ 문제가 발생했다고 판단해 징계위원회를 열고 A씨를 해임했다. 이후 A씨는 2021년 노동위 구제신청을 통해 재단에 복직했고, 2022년 재단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도 승소했다. 하지만 최근 A씨가 본부장으로 승진하면서 도의회에서 문제가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재단 노조는 “최초 징계 일이었던 2020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정직 1개월을 산정했고, 법령에 따라 18개월이 경과된 시점에서 승진 자격이 부여됐다”며 “적법하게 구제받은 직원에 대해 도의원이 왜곡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규탄 시위, 예산 삭감 협박, 고소‧고발 준비까지…예술인은 어쩌나 재단 노조는 박 의원의 과도한 자료 요구와 근거 없는 비난은 갑질과 재단 길들이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최근 전북자치도의회 앞에서 규탄 시위를 진행하고, 박 의원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한 상태다. 재단에 따르면 박 의원은 행정사무감사 직전까지 총 6차례의 자료를 요청했다. 지난달 면담 자리에서는 재단 내 인사 문제가 정리되지 않으면 예산의 50%를 삭감하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노조의 시위가 시작되자 재단 측에 노조 예산 지원 목록을 요청하는 등 노조를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22일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의정활동을 한 것일 뿐이다. 업무추진비 관련 내역을 제출하라고 재단에 요청했지만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국회에서도 기관에 특활비 목록 제출을 안 하면 예산 삭감하는 사례가 있다. 그것처럼 내용을 보고 불합리한 점이 있다 싶으면 예산을 삭감하려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단 노조는 박 의원의 왜곡된 주장과 재단 폄훼가 포함된 보도에 대해 정정 보도 청구를 준비하고 있다. 또 박 의원의 문제 발언에 대해서는 고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재단과 도의회의 불협화음이 지속되면 지역 예술인들이 사면초가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직원 인사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예산 삭감으로 이어지면 코로나19 이후 가까스로 회복세에 접어든 문화예술계에 타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내에서 미술작가로 활동 중인 한 예술인은 “예산안을 쥐고 흔드는 것이 과연 올바른 행동인지 모르겠다”며 “실제로 얼마나 올바른 의정활동이었는지 모르겠다. 갈등보다는 화합으로 지역 문화예술을 위해 힘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90여 년 세월의 굴곡 속에서도 오직 춤 하나만을 고집하며 살아온 춤꾼의 춤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는 무대가 열렸다. 지난 20일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에서 열린 ‘최선 90 인생 천만년 춤’이 바로 그것. 호남살풀이춤은 기방에서 추어지던 일종의 수건춤으로, 호남살풀이춤은 기방의 민속예능에 그 뿌리를 두어 이 춤의 예능 보유자인 최정철에 의해 무향(舞鄕) 전주에서 전승되고 있는 춤이다. 이날 공연은 전통 살풀이춤을 재현한 무용수들의 화려한 무대와 함께, 생생한 음악이 어우러져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무대는 전통 한국의 미는 물론 이번 공연의 주제인 ‘최선 명무의 90 세월’이 담뿍 담겨, 춤꾼으로서 최선의 지난날을 되돌아볼 수 있게 진행됐다. 첫 번째 무대에서는 과거 엄마의 손을 잡고 추월 선생님을 만나, 춤과의 첫 조우를 했던 최선 보유자의 어린 시절이 그려졌다. 무대에는 호남살풀이춤 보존회의 무용수들이 단정한 한복을 차려입고 올라, ‘동초수건춤’을 선보이며 어린 시절부터 고난과 시련을 이겨내며 당당하게 피어난 최 명무의 꿈을 보여줬다. 화려하기도, 섬세하기도, 심오하기도 했던 이날 공연 중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장이었던, ‘5장: 백(白)-무선(舞仙)의 춤 비상하다’로 생각된다. 실제 무대에는 하얀빛 속에서 춤의 신과 같은 경지에 이른 최 명무의 모습이 그려지며, 그의 예술혼이 절정에 이르는 순감을 연출하는 등 전통춤의 혼을 이어가는 예술가로서의 삶을 표현해내는 듯했다. 공연이 끝난 후, 90세 춤꿈이 선보인 공연의 감동적인 스토리와 전통 예술의 아름다움으로부터 받은 감동에 보답이라도 하듯, 객석은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로 가득했다. 최선 명무의 이번 공연은 단순한 전통춤 이상의 의미를 지닌 무대였다. 그의 과거와 현재, 호남살풀이춤 보존회가 나아갈 미래 등을 연결하며 우리의 전통문화가 여전히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줬다. 앞으로도 이러한 공연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전통의 소중함을 전달하기 기대한다.
아름다울 美는 양 羊과 큰 大의 합자입니다. 큰 것이 아름답던 시절이 있었지요. 앨범 속 빛바랜 흑백사진 들춰보듯 옛 골목을 갑니다. 겨우 연탄 리어카나 다니던 골목이 자동차가 오가는 제법 큰길이 되었네요. 다시 못 올 시절이, 가물가물한 것들이 그저 그립습니다.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 길도 넓히”자 서양 것들이 물밀듯 들어왔지요. 우리 것들은 자꾸만 밀려났지요. ‘현대수퍼마켙’, 간판 칠이 바래고 녹슬었습니다. 2국에 6421번, 전화번호로 보아 반백 년 전 새마을운동 때의 것입니다. 이름만 ‘현대’인 현대수퍼마켙, 시절 따라 ‘구멍가게’란 이름을 버렸겠지요. 구멍과 가게가 아니라 수퍼(super)와 마켙(market)이 되었겠지요. 눅눅해진 세월에 바람과 햇볕을 치려는 듯 늙은 주인 홀로 나앉아 있습니다. 초점 잃은 눈에 보이는 건 그때 그 시절일까요? 그때 그 사람들일까요? 이젠 그 누구도 콜라를 사러, 담배를 사러, 소주를 사러 오지 않습니다. 어쩌다 낯선 외지 사람 몇 찰칵찰칵 들르곤 할 뿐이지요. 향교를 지나 이어지던 골목 끝 어디에 친구가 자취하고 있었지요. 소주잔 홀짝이며 밤새 도란거리던 시절이 있었지요. 어떻게 저 낡은 자전거로 가버린 시절을, 가버린 사람을 뒤쫓을 수 있을까요? 추억엔 젖어도 절대 비에는 젖지 말라는 듯 우산을 팔고 있습니다.
전주 지역 청년예술가들의 창작 작품 전시와 수준 높은 공연이 한자리에서 펼쳐진다. 전주시는 전주형 청년예술인 지원사업인 ‘전주청년예술시.[점]’에 참여한 15팀 21인의 청년예술가들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인 ‘제5회 청년독립예술제’를 오는 23일 팔복예술공장 이팝나무홀에서 개최한다. ‘청년독립예술제’는 청년예술지원사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로, 다양한 장르의 청년예술가들이 4그룹을 이뤄 △시선 △Happy box to you △시간의 흐름 △골방이라는 소주제로 꿈꾸는 전주의 모습과 예술가들의 고민을 전시(공연)로 선보일 예정이다. 청년예술가들은 ‘시선’이라는 주제를 통해 계절의 변화가 인간의 감정과 삶에 미치는 영향을 조명한다. ‘Happy box to you’라는 주제에서는 인간 부재를 극복하고 인간의 온기가 다시 피어나길 바라는 마음을 담는다. ‘시간의 흐름’이라는 주제로 예술을 통한 관측은 시각을 넘어 감정, 본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그려낸다. 끝으로 청년예술가들은 골방(骨房)이라는 주제로 예술가의 생활과 경제적 문제, 신체적 질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불안정 등 다양한 일상에서의 문제들을 풀어낸다. 노은영 전주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전주 청년예술시점 사업은 시민들에게는 신선한 문화예술 향유에 기회를 제공하고 청년예술인들의 성장 기회와 경험을 지원해줄 버팀목 역할을 해줄 것”이라며 “향후 예술 현장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여 예술인들이 활동하기 좋은 문화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대표 광고대행사 제일기획과 청와대 전속사진가로 활동해 온 정창기 사진작가가 23일부터 12월 8일까지 아트갤러리 전주에서 ‘실루엣’을 주제로 기획전을 갖는다. 프랑스로 이주해 17년 간 창작 활동을 해 온 정창기 작가는 흑백프린트 작업과 플라티늄 프린트 등을 구사해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나뭇잎과 풀, 가지, 구름, 달 등의 선과 획, 모양과 질감에 중점을 둔 작품을 ‘실루엣’ 연작으로 선보인다. 식물성 스카이라인이라는 부제목처럼 작가는 자연 안에서 작품의 소재를 발견하고 빛과 그림자를 프레임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여 우아하고, 불완전한 존재적 이미지를 포착해낸다. 특히 여러 색상에 눈이 현혹되지 않도록 그레이와 연한 컬러의 그라데이션 기법을 사용해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감성적인 구성에도 한국 문화의 영향을 담기 위한 작가만의 철학과 깊이가 담긴 사진에서는 깔끔한 선의 시적 모습이나 사찰의 조화로운 실루엣을 감상할 수 있다. 아트갤러리 전주 박승환 관장은 전시 서문을 통해 “그의 사진에는 놀라운 에너지가 스며들어 있어 마지막 순간에도 자연의 힘을 확대하고 미미하게 속삭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며 “이번 실루엣 시리즈를 통해 경이로운 현대 자연의 초상을 만날 수 있다. 긍정이든 부정이든 인간 본성에 대한 놀라운 우화를 이미지로 스케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단하면서도 유연한 이질적인 속성을 동시에 지닌 탄소섬유를 탐구하며, 첨단소재를 예술의 언어로 번안함으로 ‘물질성(mateiality)’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전시가 전주서 열린다. 전주문화재단은 내년 1월 3일까지 팔복예술공장 A동 2층 전시실에서 2024 탄소예술기획전 ‘탄소와 예술; 번안된 매체’를 개최한다. 올해로 4회차를 맞이한 ‘탄소예술기회전’은 탄소예술 장르개척과 탄소문화산업으로의 가능성 모색을 토대로 2021년부터 총 46명의 탄소예술작가를 발굴·지원해 왔다. 김민희·박경덕·소찬섭·유시라·이루리·이정란·이희춘·장우석·최은우·한정무 등 총 10인의 작가가 참여한 이번 전시의 주제는 ‘탄소와 예술; 번안된 매체’다. 이들은 기존의 예술 매체와는 차별화된 물성과 개념적 가능성을 내포하는 탄소섬유를 통해, 예술가가 체득한 창조적 표현을 통해 물질과 비물질, 기술과 예술, 환경적 책임이 얽혀 있는 현대사회의 복잡한 교차점을 탐구한다. 김민희 작가는 전통 회화와 민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던 장생도와 탄소를 융합했다. 김 작가는 한지, 모래, 운모 같은 전통 재료에 탄소섬유를 섞어 독특한 질감의 작품을 통해 전통과 현대를 잇는 새로운 예술을 선보인다. 키네틱 아트, 즉 움직이는 예술을 만들어 왔던 박경덕 작가는 탄소섬유와 금속을 이용해 비슷한 형태의 작품을 만들고, 각각이 받는 힘이 다를 때 움직임의 시간차를 보여준다. 소찬섭 작가는 나무와 돌 같은 재료를 부드러운 곡선으로 표현해 삶과 자연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번 작품에서는 검은빛을 띤 흑연을 이용해 바다나 호수의 물결을 감성적으로 표현했다. 유시라 작가는 전통 한지의 재료인 닥과 산업 소재인 탄소섬유를 사용해 생명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루리 작가는 일상의 작은 순간 속 사람의 감정을 탐구해, 자아를 찾아다도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정란 작가는 규칙적인 탄소섬유패턴을 이용해 자연물을 만들어, 인간의 고민과 불안을 예술로 표현했다. 이희춘 작가는 한지와 탄소 섬유를 사용해 자신만의 ‘글자 모양을 이용한 특별한 그림 스타일’을 만들었다. 재료 연구를 통해 탄소 원사를 사용해 선을 그리는 새로운 방법을 생각해 낸 장우석 작가는 일상 속의 수많은 인물을 보여주며, 개인과 사회, 시대의 관계를 생각하게 한다. 최은우 작가는 ‘탄소섬유 캔버스’를 활용해, 사회를 통해 인간이 겪는 문제에 집중했다. 한정무 작가는 기존에 탄소섬유를 강화 플라스틱에 덧붙여, 탄소의 다양한 특성을 찾아낸다. 또 이번 설치 작품으로 관객이 직접 참여하도록 유도하며, 작품과 소통하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진정한 감상의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배리어프리를 강화해 장애·비장애 경계를 허무는 전시환경을 조성했다. 지난해 처음 시도된 수어 통역 전시 해설 영상과 더불어 올해에는 점자책을 제작해 시·청각 장애인에 전시장 문턱을 낮춘 전시 감상의 기회를 전한다. 전시 관람료는 무료이며, 전시 개막식은 22일 오후 4시, 팔복예술공장 A동 1층 로비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공연·예술인들이 ‘전북문화산책’이라는 단체를 만들고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전북문화산책(대표 김윤상)은 지난 22일 정치·경제·사회 등 각종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과 회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무실 개소식을 가졌다. 전북문화산책은 판소리, 뮤지컬, 통기타, 시니어 모델 등의 장르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들이 모여 만든 전문 문화예술공연 단체이다. 이들은 전통문화를 알리고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힘쓰며 청소년 또는 성인들에게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구성원들의 예술적 표현 또는 행위의 장을 열기 위해 의기투합했다. 전북문화산책은 앞으로 △판소리·통기타·시니어모델·뮤지컬 등 전문공연 △지역민과 함께하는 거리공연·위문공연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열린 문화공간 △다양한 음악 교육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을 벌여 나갈 계획이다. 전북문화산책은 전주시 덕진구 기린대로 369 동원빌딩 5층에 자리했으며, 전용 연습실 2곳과 쉼터 역할을 할 사무실을 갖춘 공간으로 마련됐다. 대연습실에는 공연에 쓰이는 대형 스피커를 장착했으며, 공간이 넓어 뮤지컬이나 합창 공연 연습도 가능해 보인다. 소연습실에서는 판소리 교육이나 통기타 연주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조직은 8개 분과로 구성했다. 예술감독 윤가희, 기술감독 김석주, 국악분과 고소라, 뮤지컬분과 박근영, 모델분과 이주현, 어쿠스틱분과 최정엽, 밴드분과 조웅환, 드럼분과 정지용(사무국장), 서예분과 최재일, 사진분과 장태엽 등 현재 도내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분야별 예술가들이 참여한다. 또한 무대, 음향, 조명 등 이들을 지원하는 전문가들도 참여해 자체적으로 공연을 무대에 올릴 수 있는 규모다. 전북문화산책은 첫 공연으로 오는 12월 7일 전통문화전당 2층 공연장에서 ‘김도향 콘서트’를 개최한다. 전주에서 활동 중인 노래하는 건축가 송희만 가수가 출연하며, 오후 3시와 7시 두차례에 걸쳐 공연한다. 전북문화산책 김윤상 대표는 “예술, 공연 활동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며 사회에 따스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매년 다양한 공연, 전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 전북도민들에게 문화적 니즈(needs)를 충족시켜 드리겠다“고 말했다.
정읍시 칠보면 ‘행복이음센터’ ‘감성 글쓰기 교실’ 회원들이 올 한 해 쓴 시를 묶어, 디카시집 <열려라 참깨>(리토피아)를 펴냈다. 김광재, 김경숙, 박소현, 이복선, 임흥빈, 전숙자, 황향란 등 7명의 회원이 참여해 제작한 이번 디카시집에는 매주 금요일 저녁 생활 글쓰기 및 디카시를 공부하며 창작한 총 68편의 작품이 실렸다. 감성 글쓰기 교실의 지도 강사로 함께한 안성덕 시인은 “감성 글쓰기 교실 회원 대부분, 텃밭이든 전업이든 농사일을 하고 있어 이번 시집에는 농사에 관한 시가 여러 편이다. 그 중 우연히 참깨를 소재로 한 시가 많아, 시집 제목을 ‘열려라 참깨’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일반적인 문법보다 더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시의 문법으로 회원들이 전하는 다양한 감정을 만나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칠보면 소재 행복이음센터는 지난해 7월 개관했으며, 13개의 동아리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칠보, 산외, 산내, 옹동 등 정읍시 동부권 주민들에게 문화, 취미, 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며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각자의 고민으로 지친 아이들에게 벌어진 일화를 엮어, 일상의 고민을 헤쳐나갈 수 있는 용기를 전하는 책이 나왔다. 아동문학가 오복이 작가가 신작 <리모컨 아이>(고래책빵)을 통해 울퉁불퉁 서툴지만, 용기를 갖고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이번 책은 ‘어린이의 고민’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이어지는 여섯 편의 이야기를 엮어낸 동화집이다. 이야기에는 해야 할 숙제와 가야 할 학원이 너무 많아 지친 아이, 처음 수영과 자전거 타기를 배우는 아이, 남들보다 뛰어나지 못한 그림 실력 때문에 주눅이 든 아이, 부모님 없이 동생과 외갓집을 찾아가야 하는 아이 등 모든 어린이라면 한 번쯤은 품었을 고민을 지닌 어린이들이 등장한다. 이야기 속 저마다의 고민을 품은 아이들은 마음속 한구석 자리 잡은 고민거리로 힘들어하기도 하지만, 쉽게 포기하지 않으며 서툴면 서툰 대로 투박하게 사태를 해결해 나간다. 이처럼 작가는 독자들에게 불가능하다고 느껴지던 일과 처음이라 어설펐던 상황을 맞은 독자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가능성을 전하는 등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처럼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법을 소개한다. 등장인물의 표정과 이야기의 상황을 아기자기하게 표현해, 글만큼 깊은 인상을 남기는 동화집 속 삽화 역시 오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으로 전해지며, 독자들의 관심을 끈다. 오 작가는 머리말을 통해 “가끔 포기하고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올라와도, 일단 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면, 잘할 수 있는 열쇠가 조용히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커다란 고민을 마주했다면, 책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 풍덩 빠져 마음의 열쇠를 찾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동화마중>에서 신인문학상을 받았다. 현재 <동화마중> 편집위원, 한국아동문학인협회 회원, 전북작가회의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중학교 다닐 때 나는 사랑에 빠졌다. 학교 가는 게 설렜고 내 눈엔 그 애만 보였다. 수업이 끝나면 한 시간 동안 걸어서 그 애 집까지 바래다주곤 했다. 집에 오면 어두워질 때도 있어서 늦게 다닌다고 혼났지만, 그 애와 함께하는 시간은 마냥 행복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애를 좋아하는 게 나만이 아니라는 거였다. 깔끔한 외모에 중성적인 그 애의 걸크러쉬 매력에 매료된 아이들이 많았다. 나는 내 곁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아이를 보며 한동안 심한 속앓이를 했다. 『베프 떼어내기 프로젝트』의 재현이도 그렇다. 하늘이 껌딱지인 재현이는 하늘이와 놀고 싶다. 그런데 하늘이는 온갖 핑계를 대며 재현이를 밀어낸다. 친구와의 갈등은 아이들에게 심각한 일이다. 문제가 크고 작고를 떠나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크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혼자 고민에 빠진다. 그러다 문제를 더 키우기도 한다. 재현이가 속상해하는 걸 본 지원이가 최악의 친구 하늘이 떼어내기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세 번의 작전은 모두 실패였지만 재현이는 그 과정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귄다. 하늘이와의 관계도 회복해 서로의 우정을 확인하고 더 깊어지는 계기가 된다. 아이들은 친구와의 관계 속에서 성장한다. 자신과 다른 성향의 친구에게 매료되기도 하고 선을 넘고 무례하게 구는 친구에게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고민하며 괴로워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내가 좋아하는 친구, 나와 맞는 친구를 찾는다. 그리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도 발견한다. 좋은 친구는 봄날 햇볕처럼 따뜻하다. 속내를 터놓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불끈 솟는다. 하지만 그런 친구를 갖는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아, 그걸 뭘 굳이 말하냐? 친구끼리.” 하늘이가 멋쩍어했어. “친구라고 해도 말은 해야지. 그래야 알지.” “맞다. 친할수록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는 게 필요해.” 하늘이와 재현이가 그동안의 오해를 풀고 속내를 털어놓으며 나누는 대화이다. 우리는 내가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다 알 것으로 생각해서,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친구를 오해하고 서운해한다. 우리는 모두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갈등이 해결될 것이다. 또 하나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좋은 친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물론 주인공 재현이는 베프였던 하늘이를 떼어내려는 엉뚱한 방법을 썼다. 그래도 그 과정에서 하늘이가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어떻게 베프가 되었는지 깨달았다. 좋은 친구를 갖고 싶고 친구와의 갈등에 힘들어하는 어린이에게 『베프 떼어내기 프로젝트』를 읽어보기를 권한다. 장은영 동화작가는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통일 동화 공모전과 이다 생명문화 출판 콘텐츠 공모전(공동수상), 전북아동문학상, 불꽃문학상을 수상했고 아르코문학창작기금(발표지원)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책 깎는 소년』, 『으랏차차 조선 실록 수호대』 등이 있다.
윤현순 시인이 제25회 전북시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20일 전북시인협회(회장 이형구)는 제27집 종합문예지 '詩의 땅'에 출품된 원고 중 최우수작품으로 윤현순 시인의 '대마 등기소'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찾아서 드리는 상'에는 김현조 시인을 선정했다. 김 시인은 <사막풀> 등 3권의 시집을 발간했고 논저로 <고려인의 노래> 등 3권의 논집을 발표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전주지부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젊은 시인들의 활기찬 문단 활동에 힘을 실어주기 위하여 제정한 전북시인협회 신인상에는 강석희 시인이 수상자로 뽑혔다. 협회는 올해 객관적이고 투명한 선정을 위하여 시인들이 제출한 시 130편을 예심과 본심을 거쳐 심사했다. 심사위원들은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많아 심사 과정이 어려웠다"며 "최종적으로 윤현순 시인의 '대마 등기소'를 선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서 "찾아서 드리는 상과 신인상 심사의 경우 선정된 자격 조건이 충분하여 무난하게 심사를 종료했다"고 설명했다. 제25회 전북시인상 심사위원은 이세규 시인, 이호연 시인, 김경수 평론가가 참여했다. 시상식은 다음달 11일 오후 3시 30분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열린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영화와 연극, 전시회의 모티브가 되면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저서이다. 프루스트 효과(향으로 기억이 환기되는 현상)라는 심리학 용어가 등장했을 정도로 고전문학 대표작으로 꼽힌다.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 작품 ‘안나 카레니나’도 뮤지컬과 영화, 발레로 영역을 확장시킨 고전 작품이다. “클래식은 영원하다”라는 말처럼, 대중에게 오랜 시간 꾸준히 사랑 받은 13편의 고전문학을 철학자의 관점으로 풀어 쓴 인문서 <철학자의 고전문학 에세이>(FARDEN)가 출간됐다. 인문서 <철학자의 고전문학 에세이>를 펴낸 저자 김영숙은 행복과 비극, 사랑과 증오, 선과 악, 순정과 허영, 본질과 겉모습 등 인간의 모든 것을 집요하게 탐구하고 세밀하게 표현한 고전문학에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덧대 책읽기의 진입장벽을 낮췄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단어가 바로 수치심 혹은 치욕이라는 단어이다. 수치심이란 감정은 인간으로서의 품위와 자존심, 일종의 귀족들의 자긍심에 비견할 수 있는 감정으로, 특히 예민하고 자의식이 강한 자들이 곧잘 느끼게 되는 정서이다. (중략) 문학의 역사는 새로운 인간 유형의 발굴의 역사이기도 하다. 인간의 어두운 본성은 19세기 말 도스토예프스키의 문학이 본격적으로 탐구해 들어가기 이전까지 거대한 어둠 속에 묻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64~67쪽) 고전문학이라는 낯설고 생경한 장르를 독자들이 친숙하게 흡수하고, 천천히 곱씹을 수 있도록 소설 속 내용과 자신의 경험을 결합해 전개해 나가는 방식이 흥미롭다. 특히 저자는 대문호들의 가치관과 철학, 인생의 교훈을 독자에게 주입하지 않는다. 줄거리와 자신의 경험 등을 열거하며 천천히 사유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저자는 책 머리말에서 “고전 문학작품에 대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며 “문학 전공자도 아닌 사람이, 얼마나 제대로 소화해서 내놓을 수 있을지 흠씬 겁을 집어먹고 마음을 접곤 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책 어느 부분에서 내 가슴이 심하게 일렁이는 순간을 그저 빛나는 순간을 담아보는 건 어떨까 생각하게 됐다”며 출간 배경을 설명했다. 성균관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철학과 석‧박사를 수료한 저자는 전북영화비평포럼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페미니즘 철학과 영화 분석> <평등한 사랑이 아름답다> <현대 독일철학과 인간> <철학으로 가는 길>(공저) <전주에서 영화를 읽다>(공저) <역사와 철학> 등이 있다.
이종근 작가가 집필한 <목판화로 만나는 전주 문화유산>(정보출판사)이 발간됐다. 백산 양청문 서각장(대한명인회 전북지회 부회장)의 목판 작품이 삽입된 책자로 전주한옥마을과 오목대, 이목대와 경기전 전정 등 전주 문화유산과 공간을 소개한다. 특히 백산은 난해한 미학적 탐구를 추구하지 않는 작가로 유명하다. 책에 실린 목판 작품들은 간결하고 짜임새가 돋보이며, 능숙한 서각 기법은 감탄을 자아낸다. 이 같은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백산은 오랜 기간 전주 곳곳을 답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풍기는 백산의 작품과 이종근 저자의 유려한 글은 책을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책은 전주 문화유산과 문화 공간, 장소와 양청문 서각장이 작업한 전주 문화유산과 문화 공간 두 가지 영역으로 구분되어 있다. 전주의 문화공간과 장소의 특수성과 희소성, 아름다움 등을 엿볼 수 있다. 이종근 저자는 인사말에서 “백산의 작품을 대하고 있으면 잘 다듬어진 서정시 한 편 읽은 느낌이 든다”며 “표현대상에 대한 정확한 인지 능력과 폭넓은 감성의 유희는 자연의 진상을 향한 정서적 메타포를 화폭에 담아 천년 세월의 강을 건너온 전주가 말을 건넨다”고 밝혔다. 백산 양청문 서각장은 제25회 전주전통공예전국대전 특별상과 특선, 제15회 전주온고을미술대전 특별상 및 특선, 제38회 대한민국미술대전(전통미술, 공예 부문) 특선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저자 이종근은 <한국의 옛집과 꽃담> <한국의 꽃살문> 등 58권을 집필하고 펴냈다. 집필 이외에도 문화 기획, 연구발표, 특강 답사 등을 하고 있으며 현재 새전북신문 편집 부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성심을 다해 일하고 / 밥 잘 먹고 잘 싸고 /해지면 푹 잔다 / 그리하여 아침이 설레는 삶 / 그럼 되았다 / 촌놈은 움직여야 신간 편하다 / 나머지는 군더더기다`( `촌놈`) 부산에서 용접공으로 30여 년 근무한 뒤 7년 전 완주 위봉산성 옆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김용만 시인의 삶이 위 `촌놈` 시에 함축적으로 담겼다. 시인은 마당 깨진 시멘트 사이에 채송화와 봉숭아 씨를 묻고, 뒤란 개망초 우거진 빈터를 개간해 텃밭 작물을 심었다. 꽃 심고 풀 뽑고 돌담도 쌓았다. 햇살과 바람이 놀다가는 돌담 아래 작은 꽃을 심고 마당에 나온 새들과 나비들, 철 따라 피고 지는 꽃만 보아도 배부르고 좋단다. 시인은 그런 일상의 삶을 매일 시 형식의 잔문으로 써 책으로 묶었다. 그의 두 번째 저서인 에세이집<흘러가는 기쁨>(마인드빌딩). 산골마을에서 유유자적한 시인의 삶이 겨울∙가을∙여름∙봄 4계절로 나눠 100여 편에 담았다. 시인은 자신이 사는 곳이 소양면인 줄 잘못 알고(위봉산성은 소양면이지만 그의 집은 실제 동상면이다) 반려견 이름을 `소양`이라고 부른단다. `아파 걷지 못하던 소양이가 / 걸어서 내 방으로 들어온다 / 아이고 소양아! 꼭 안아줬다. / 나도 따습고 고양이도 따숩다 /눈물난다, / 사랑에는 눈물이 반이다./(`소양`) `소양`이와 교감을 여러 편의 글로 담을 만큼 반려견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다. 박준 시인은 "김 시인은 모으는 사람이다. 낱말을 모으고 그늘과 소요를 모으고 새의 울음과 상수리 열매와 꽃 진 자리도 모은다. 다만 나의 것은 조금만 모의되 너에게 줄 것은 양껏 모은다. 덕분에 시인을 만난 우리는 시와 별과 고요와 노래와 곧음과 초록을 선물 받게 된다"고 김 시인을 평했다. 완주 임실 출신으로 전주대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1987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 <새들은 날기 위해 울음까지 버린다>를 냈다. 김용택 시인의 동생이기도 하다.
‘현장 경영 전문가’ 이승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제5대 대표 임기 시작
“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제25회 전북여성대회 열린다
올림픽엔 수백억 예산 ‘속전속결’, 예술인 복지기금은 3년째 ‘0원’
'독도의용수비대'영화 만든다
창작극회 '상봉' 전주·남원·익산 순회공연
‘안전망’인가 ‘생활의 부담’인가⋯지역 예술인 고용보험 제도 보완 시급
[현장] 꽃무늬 점퍼 벗어던졌다⋯농촌 마을 왕언니들 유쾌한 ‘봄 나들이’
스승의 시심과 철학 담은 유고 시집 ‘언제나 어제는 내일’
[안성덕 시인의 ‘풍경’] 얼리버드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근혜 동화작가- 윤일호‘거의 다 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