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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시 광활면 용평마을에서 발아한 새싹 작가들의 네 번째 전시 김제에서 열리고 있다. 시골 노인정에 모여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던 20여 명의 어르신이 가랑비에 옷 젖듯 예술의 매력에 빠져, 어엿한 작가로 변신해 대중을 찾은 것이다. 예비사회적기업 이랑고랑(이하 이랑고랑)은 12월 31일까지 김제에 소재한 카페 ‘태랑 1918(김제시 요촌동 두월로 225)’에서 ‘어머니 같이 행복한 사람이 없다고 해’전을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평균나이 87세를 기록하는 곽귀선·김덕례·김숙자·김정순·김종수·노완진·라순애·박안나·박양순·박점순·이금순·이선례·이영숙·임순랑·임화순·전지숙·조곤순 작가와 이랑고랑이 함께 만들어낸 이야기다. 새싹 작가들이 참여한 전시에서는 지난 4년 동안 이랑고랑이 문화예술 불모지에서 발굴해 낸 17인 작가의 약 30점의 회화 작품과 함께 평범했던 시골 할머니들이 모델로 나선 화보와 그 과정이 담긴 3편의 영상 작품을 통해 ‘희망’과 ‘가능성’을 전한다. 집 앞 마당에서 바라본 꽃과 풍경, 사랑하는 가족들, 젊은 시절에 대한 추억 등을 투박한 붓질과 정감 있는 언어로 표현해 보는 이에게 웃음을 짓게 한다. 또 매일 입던 꽃무늬 티셔츠와 일 바지가 아닌 검정 드레스와 화려한 메이크업으로 변신해 예술의 무궁무진함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 전시장에는 전시 작품과 함께 이들의 작가 노트도 만나 볼 수 있어 인상 깊다. 지금껏 작가 노트를 작성해 보지 않았던 탓에 이들의 노트는 어딘지 모르게 허전하지만. 허례허식 없이 짧고 굵게 작품에 대해 직관적으로 설명해 준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황유진 이랑고랑 대표는 “기존의 작가들도 작가로서의 본인을 홍보하는 기회가 적은 현재, 아마추어 작가는 대중 앞에 설 기회가 더욱 적다”며 “80세가 넘어서 시작한 예술활동으로도 대중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도 광활면 용평마을 할머니와 재밌게 놀며, 어르신들이 품은 예술에 대한 꿈을 더욱 응원해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전시는 이랑고랑이 주최·주관하고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이 지원하는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열리게 됐다.
매드김(김성빈) 작가가 9일부터 17일까지 명산여관(전주시 덕진구 신기1길10-4)에서 개인전 ‘바리바리’를 개최한다. 명산여관은 1980년대 지어진 공간으로, 지난 10월부터 정강 작가의 기획전 ‘###: 머물다-가기’를 선보였다. 이후 두 번째 전시로 매드김 개인전 ‘바리바리’를 전시회를 연다. 작가는 급격한 문명으로 인하여 만발 자체를 넘어서 남발하는 시대의 심각성을 조명한다. 남발로 가득한 풍경 속에서 현대인들의 고유성은 보편화되고, 정적이 흐르는 순간 허무함과 허망함이 거대한 존재로 자리하고 있음을 캔버스 위 색채와 질감으로 드러낸다. 매드김 작가는 “전시에서는 인간의 부정되어지는 감정들을 명산 여관에서 표현하고자 한다”며 “불편한 자아 속에서도 언젠간 나를 증명하고, 자신을 부정하는 그런 ‘바리’임을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0년 향유 갤러리 ‘Hard Boild, Hard Mad’ 전을 시작으로 다수의 개인전‧단체전에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최근 사용자 공유공간 PlanC에서 개인전 ‘일장춘몽’ , 서학동 사진 미술관에서 ‘태-몽(殆-夢) 시대의, 태몽(太夢) 꾸기’ 단체전 등에 참여한 바 있다.
지역 공연계를 끌어 나갈 공연예술단체들이 11월 한 달 동안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이며 도민들의 감수성을 높인다. 전주문화재단은 오는 3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팔복예술공장과 전주한벽문화관을 무대로 ‘2024 전주 공연예술페스타’를 개최한다. 이번 페스타는 ‘(재)전주문화재단 공연예술지원’ 사업의 선정작을 한자리에 모아 선보이기 위해 기획돼, 음악·무용·연극 등 다양하면서도 개성 뚜렷한 작품들이 관객을 찾아간다. 창작 초연 부문에 선정된 1개 단체와 우수레퍼토리 부문에 선정된 4개 단체의 공연이 오른다. 창작 초연 선정작 임은주 현대무용단 Dance Project of Lim의 ’자라나라’는 예술가이자 엄마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창작자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질문에서 출발한 창작무용 작품이다. 공연은 오는 3일 오후 4시, 팔복예술공장의 이팝나무홀에서 펼쳐진다. 우수레퍼토리 부문 선정작 ‘소용돌이’도 팔복예술공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제40회 전북연극제에서 우수연기상을 받은 극단 마진가의 ‘소용돌이’는 한층 보완된 내용으로 무대를 채운다. 오는 10일 오후 4시, 팔복예술공장 이팝나무홀. 오는 20일 오후 7시 30분 전주한벽문화관에서는 공연예술창자소 극단 데미샘이 선보이는 ‘새로운 우주의 가로보행’이 공연된다. 1930년대 경성, 현실에 부딪혀 꿈을 포기할 뻔한 주인공이 향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지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 단체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는 오케스트라 PAN도 이번 페스타에 참여해 ‘최명훈의 밤’을 선보인다. 최명훈 작곡가의 특징을 잘 드러내는 곡들로 채워진 이번 공연은 오는 28일 오후 7시 30분 전주한벽문화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페스타의 마지막을 장식할 작품은 서로 아트컴퍼니의 ‘KNOCK’이라는 작품으로 서로를 감싸고 이해하게 되는 소통의 중요성에 관한 이야기를 무용으로 선보인다. 공연은 12월 5일 오후 7시 30분 전주한벽문화관. 2024 전주 공연예술페스타의 공연은 전 좌석 2만 원이며, 이 밖의 자세한 사항은 전주문화재단 누리집을 참고하거나 전주문화재단 문예 진흥팀(063-211-9277)으로 문의하면 된다.
세월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사람, 사건, 책이 있습니다. 대학생 때 세를 살았던 서완산동 언덕집은 오가는 골목길이 퍽 좁았습니다. 새마을 사업 때 길을 낸, 리어카 한 대 간신히 지나갈 정도로 좁은 실골목이었으나 제법 많은 행인이 오갔습니다. 효자동과 중화산동을 연결하는 지름길인지라 이른 새벽에는 막노동하시는 분들이, 다음에는 학생들이, 밤중에는 막걸리에 취한 행인들이 흥얼거리며 왕래했었습니다. 한번은 그 골목길에 할머니 한 분이 쓰러져 계셨습니다. 쓰러진 사람을 뛰어넘어 등교할 수는 없고 곁에 앉아 이유를 물으니 ‘너무 어지러워 걷지를 못하겠다’는 겁니다. 언덕 너머에 있는 인력사무소를 통해 조적‘메지’일을 다니시는데 오늘은 갈 수가 없겠다고 하십니다. 당신 인생 같은 좁은 골목길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하게 되었다고 서러운 말씀을 하십니다. 사시는 곳은 삼천동. 소주병과 담배꽁초가 너저분한 자취방에 모실 수 없어 부축해 큰길로 나왔습니다. 주머니를 뒤지니 학생 식당 식권 몇 장과 현금 4.000원이 전부였습니다. 택시 잡아 뒷자리에 모시고 기사님께 현금 전부를 드리며 댁까지 모셔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여유가 있으시면 들어가시는 모습을 지켜달라 말씀드렸습니다. 기사님이 염려 말라고 그러겠노라고 눈을, 고개를, 곰처럼 끄덕였습니다. 출발하기 직전 할머니께서 창문 너머의 저를 지긋이 바라보셨습니다. 그 찰나에 참 많은 말들이 오고 갔습니다. 압니다. 제가 지금 이렇게 고기반찬을 먹고, 자가용을 타고, 두 아이를 키우고, 따뜻한 방에 누워 시집을 읽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그때의 그 공덕 때문임을 압니다. 할머니의 눈빛, 그 간절한 축원으로 저와 우리 식구들이 살아올 수 있었음을 압니다. 「초승달과 밤배」란 책도 그랬습니다. 예민한 사람으로 태어나 어머니의 죽음과 아버지의 술주정을 겪는 사춘기 소년을 위로해 준 책. 자칫 더 그르칠 뻔했던 심성과 인생을 바로잡아 준 책이 초승달과 밤배입니다. 저를 글 쓰는 사람으로 만들어준 책 한 권을 고르라면 저는 또「초승달과 밤배」를 고르겠습니다. 훗날, 아내가 ‘이제 마지막 책을 써야지’라고 권하면 저는 그때야 비로소「초승달과 밤배」를 쓰겠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이 책은 삼신할매인지도 모를 그 할머니의 시간을 초월한, 미리 준 선물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이 책을 통해 정채봉 선생님을 알았고 그래서 읽었던‘숨 쉬는 돌’, ‘오세암’ 등은 제 안에 글을 쓰게 하는 슬픔 같은 것, 그리움 같은 것을 심어주었습니다. 나머지 서평은 그 정채봉 선생님의 서문으로 갈음하겠습니다. ‘(사춘기) 떡잎을 제치고 나타난 본잎에는 악성이 깃드는 것일까. 부단한 외부와 내면의 충동은 자신을 혼란케 한다. 작은 것을 원하던 꿈이 거대한 것으로 바뀌기도 하고, 목적지 없는 방황에 흐르기도 하며, 심지어 까닭 없는 분노에 시달리기도 하는 것이 이때이다. 난나의 방황과 반항은 청춘의 영원한 명세서이기도 하다. 이 세례를 받음으로써 비로소 인생 여정을 다스려 나갈 힘을 얻게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간밤을 설치고/ 달려왔다/ 산수유 노란 물결 따라 달려온/ 구례 화엄사/ 절 마당 가로질러/ 대웅전 앞 돌계단을 올라서니/ 각황전 곁에/ 삼백 년 예불로 키운/ 홍매화 한 그루/ 그 향기/ 도량에 가득하다/ 활활/ 타오르는 저 불꽃 찾아/ 전국/ 여기저기서 날아든 불나비들의/ 야단법석/ 그 속에/ 나도 풍덩 빠져버렸다.”(시 ‘화엄사 홍매화’ 전문) 류인명 시인이 네 번째 시집 <화엄사 홍매화>(신아출판사)를 발간했다. 책은 총 다섯 부로 구성돼, 연기적 세계관과 철학적 담론의 메시지를 전하는 65편의 신작 시로 채워졌다. 시집 속 작품은 쉽게 읽히는 등 난해하지 않고, 간명하다. 동시에 근원적 불안을 지닌 고독한 존재로서의 인간에게 위안을 전한다. 김광원 시인은 평설을 통해 “시인의 시를 감상하게 되면, 그의 시 창작 과정은 결국 자신의 천명을 발견해, 실천하고 그 도의 세계를 익혀나가는 긴 수련의 과정이었음을 알게 된다”며 “긴 과정을 거쳐 마침내 네 번째 시집을 상재하는 류인명 시인께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도 계속 주옥같은 시들을 굴리어 내길 축원한다“고 말했다. 류 시인은 부안 출신으로 1998년 전북경찰청에서 정년퇴임 후 2006년 <한국 시>로 등단했다. 현재 그는 전북문인협회와 전북시인협회 이사, 온글문학 운영위원장, 표현문학·미당문학·전북불교문학·전주문인협회·부안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시집으로는 <바람의 길>, <둥지에 부는 바람>, <바람 한 점 손에 쥐고> 등이 있다.
등단·비등단 작품 구분 없이 좋은 작품이면 실릴 수 있는 문학전문지 <저널문학가 동행>(수정샘물)의 4호가 새롭게 나왔다. 총 400여 페이지 이상으로 구성된 문학전문지에는 포토시조·포토시·포토에세이·포토픽션 등 세상에 처음 태어난 장르를 비롯해 일반 시, 소설, 수필 등의 작품이 실렸다. 많은 작품이 실린 만큼 작품을 창작해 낸 작가들의 연령대 역시 20대부터 80대까지 고루 분포됐다. 알록달록 다채로운 색감으로 책의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는 ‘그림이 있는 풍경-특집’에서는 20명의 수정샘물문학회 회원의 작품을 다룬다. 이번 초대석에서는 류선희 시인의 ‘바람의 비가(悲歌)’, ‘조율하기’와 장현숙 시인의 ‘수박은 여름’이라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이어지는 ‘수정샘물문학회 수상작’ 소개 코너에서는 시·수필·포토시·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작가 엄세원·강기영·황민자·이연옥·김정량·박경화·허춘자 등 7인의 작품과 함께 심사평도 만나볼 수 있다. ‘재외 작가 코너’에서는 포토에세이로 밴쿠버의 풍경을 전하는 노순자 작가, 35년 이민 생활에도 식지 않는 모국어 열정을 보여주는 조예인 작가의 단편 소설, 낯선 캐나다 땅에 새로이 발을 붙인 민정희 작가의 수필이 연재돼 있다. ‘유년의 명작노트’ 코너에는 이연옥 작가와 정희정 작가의 글을 다룬다. 책의 마지막은 ‘저널문학가 동행 신인상’의 영예를 안게 된 작가 8인의 수상작과 수상소감 등을 소개하며, 작가로서 첫발을 내딛는 수상자들의 수줍음과 설렘을 그대로 담아냈다. 문학전문지 동행 운영위원회는 편집 후기를 통해 “한 권의 책을 만들어내기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번 책을 마주할 독자들을 생각하면 설레는 마음이 가득하다”라며 “해마다 발전해 갈 ‘저널문학가 동행’을 앞으로도 지켜봐 주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김용택 시인(76)이 약 5년 만에 에세이 <아침산책>(나남)을 펴냈다. 모든 귀중한 것이 그러하듯 시인의 글을 읽기 위해서는 잠시 기다림이 필요했다. 침묵 끝에 세상에 나온 에세이 <아침산책>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순환하는 사계절이 담겨 있다. 무료한 시골의 시간을 아름다운 풍경화로 표현한 글에는 정겨운 이웃들의 모습과 자연에 대한 애정, 삶에 대한 통찰이 어우러져 반짝인다. “지금 네가 괴로운 것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곳을 향해 지금 당장 한 발을 내디뎌 보라. 내일은 두 발이 될 것이고 모레는 세 발을 가고 싶고 그다음은 나도 몰래 서른 발을 떼고 있을 것이다(…중략…)어떤 시작이든 시작은 언제나 늦지 않다”(236쪽) 세상을 바라보는 시인의 따뜻한 사유는 에세이집 전체에 번뜩인다. 봄날 홍매화로 물든 순천의 풍경 얘기나 자신이 한 일로만 글을 쓰겠다는 시인의 다짐, 콩 심은 밭을 쪼아대는 비둘기와 실랑이하는 마을 이웃 종길 아재의 모습, 아내와의 일상 등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얻은 사유와 지혜는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특히 김훈, 이문재, 김사인 등 동료 문인들과의 인연을 담긴 글도 읽는 맛이 있다. “김훈은 우리 마을에 처음 온 기자다(…중략…) 집이 눈 속에 갇혔다 (…중략…) 깊고 추운 밤이었다. 눈떠 보니 김훈은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고 자고 있었다. 외풍이 심했을 거다. (…중략…) 그가 <문화일보>인지 <시사저널>인지, 근무할 때다. 김훈은 어디에 있나 두리번거리는데, 저쪽 끝에 웬 근사한 사내가 커다란 파이프를 물고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무엇인가를 찾고 있었다. 가만 보니 그였다. 엄청 멋있었다.”(200~201쪽) 시인은 1982년 섬진강을 담은 시로 등단, 시를 쓰며 초등학교 아이들을 가르쳤다. 덕치초등학교 교사로 정년퇴직했으며 지금도 그곳에 살며 강을 걷고 시를 쓴다. 시집 <섬진강>, <나비가 숨은 어린나무>, <모두가 첫날처럼>, <그때가 배고프지 않은 지금이었으면> 등이 있다. 김용택 에세이 <아침산책> 출간을 기념해 오는 11월 13일 오후 7시 전주한옥마을 공간 봄에서 북토크가 열린다. 이번 북토크는 스승과 제자로 만나 이제는 같은 길을 걷고 있는 후배 문인 하기정 시인과 대담 형식으로 꾸며진다. 섬진강 시인으로 불리며 오랜 시간 따뜻한 언어로 세상을 이야기 해 온 만큼, 이번 북토크에서도 시인만의 따스한 삶과 문학세계에 관한 이야기 등을 나눌 예정이다. 북토크는 사회적기업 마당이 주최·주관하며 3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참가비는 2만 원이다. 행사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사회적기업 마당 기획팀(063-273-4823)으로 하면 된다.
호소력 짙은 어휘를 구사하는 박미혜 시인이 시집 <꽃잎에 편지를 쓰다>(인간과문학사)를 출간했다.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막힘없이 술술 읽히는 유려한 글솜씨로 감정의 진폭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봉우리가 언제 피었는지/겨울 빈 가지만 추위에 떨고 있다가/어느새 꽃이 만발했다//돌이켜 보면/내면에서부터 피어오른/소복 입은 아낙네 치맛자락이다//하늘을 향해 손을 저어 팔랑거리는/한 송이로 핀/내 어머니 얼굴이다//해질 무렵/내 신장보다/높은 곳에서 내 인생을 묻는/목련꽃이여/마음을 슬프게 하는 아련한/눈빛 안에/하늘 육신의 순백이다//”(‘목련’ 전문) 시인은 시 말미에 목련의 꽃말을 떠올릴 수 있는 문장을 배치하여 ‘어머니=고귀함’을 연상시킨다. 오랜 세월 자식을 위해 헌신한 ‘고귀하고 숭고한 정신’을 표현한 것이다. 호병탁 문학평론가는 평설을 통해 “시인은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숨김없이 토로한다”며 “문학작품이 발휘하는 지속적 호소력의 원천 중 하나인 ‘진실의 제시’ 기능에 정확히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려운 관념적‧추상적 언어를 사용해 난해함을 야기하지 않는다. 투박하지만 절실한 정감을 독자들에게 토로하여 감정의 진폭을 살려내는 특징이 인상적”이라고 덧붙였다. 전주에서 태어난 시인은 2018년 월간 <한맥문학> 11월호에 시 ‘십일월의 어머니’ ‘그 눈빛’ 외 3편이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등단 후 전북문단, 전북펜문학, 신문학 등에 꾸준히 시를 발표하면서 다양한 시적 실험을 통해 독창성을 확보해가고 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 한국문인협회 전주지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내년 전주세계소리축제 무대에 소리축제와 국립극장 합작인 창극 '심청'이 오를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이를 두고 지역 문화예술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29일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이하 소리축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두 단체는 업무협약을 맺고 창극의 세계화를 위해 ‘심청’을 공동 제작하기로 했다. 예산은 국립극단 6억 원, 소리축제 4억 원 등 총 10억 원이다. 이번 심청은 전통 판소리를 바탕으로 한다. 여기에 국악관현악과 서양관현악, 오페라 요소 등을 다양하게 접목시킬 구상이다. 기존 창극과는 색다른 무대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작품 연출은 독일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오페라 연출가 요나 김이 나서며, 무대 디자인 역시 독일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창극 사상 최대의 예산이 투입되는 '심청' 프로젝트를 두고 지역 예술인의 민심은 엇갈렸다. 소리축제와 국립극장 협업 소식에 지역 문화 발전을 기대하는 목소리와 전북이 가진 문화적 소재 배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충돌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같은 해 5월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창극단 역시 정기 공연으로 ‘심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 A 씨는 “20년 이상의 역사성을 지닌 전주세계소리축제가 국립극장과 함께 진행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지역 주민들에게 국립극장의 고품질 공연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문화적 경험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예술인 B 씨는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전북자치도의 예산으로 개최되는 엄연한 지자체의 축제”라며 “국립극단과의 협업은 좋지만, 연출진부터 단원들까지 외부 인력이 오를 이번 프로젝트에 도민들의 피땀 어린 세금이 사용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와 관련해 ‘소리축제와 지역 소속 예술단과의 또 다른 협업’에 대한 제언도 들어볼 수 있었다. 예술인 C 씨는 “연출과 무대디자이너 등이 정해질 정도면, 프로젝트가 상당히 진행된 상황일 것”이라며 “지역 소외를 주장할 것만이 아닌 소리축제의 폐막작 등 축제의 주요 프로그램 중 하나를 도내 예술단과 협업해 만들어내는 것도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부단체와의 협업에 대해 무조건적인 반대가 이뤄진다면, 소리 축제는 우물 안 개구리 신세가 될 것”이라며 “이미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현재는 냉정히 지켜볼 때, 평가는 내년 소리축제가 시작되고 난후에 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여성국극을 활용한 드라마 정년이가 화제를 모으면서 전북의 여성국극도 재조명 받고 있다. 국극은 소리‧무용‧연기가 한데 어우러진 오늘날 뮤지컬과 비슷한 장르로, 소리의 고장 전북에서도 여성 국극이 활발했었다. 다만 TV‧영화매체 등장으로 쇠락의 길을 걷게 됐고 2000년대 들어서는 간신히 명맥만 잇고 있다. △창극의 변형양식 ‘여성국극’ 여성국극은 1948년 여성 소리꾼 30명이 남성 중심의 국악계에 반발해 여성국악동호회를 결성하면서 태동했다. 기존의 창극이 소리 중심의 공연 양식에 머물던 것과 달리, 여성국극은 소리와 춤, 그리고 연기가 곁들어진 공연예술로 확장하며 다양한 레퍼토리를 보여줬다. 판소리를 토대로 하되 대중적인 음악과 화려한 의상, 무대장치 등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특히 여성국극 배우는 여성 역할은 물론 남성 역할까지 맡아 자유롭게 애정표현을 하고, 대중성을 바탕으로 공연을 선보여 팬덤 문화를 만들어냈다. △홍성덕‧이소자…전북에서 여성국극 화려한 부활 꿈꾸다 1960년대부터 영화의 흥행과 텔레비전의 보급으로 여성국극은 급격히 쇠퇴했다. 1970년대 후반부터 재기의 움직임이 시도됐고, 1980년대 말 이옥천, 홍성덕 선생 등이 중심이 되어 전통 국극의 부흥에 힘썼다. 부안에서 태어나 전주에서 소리꾼으로 자란 홍성덕 선생은 판소리 명창으로 시작해 여성국극의 부흥을 이끈 인물. 국악의 발전과 국악인의 처우 개선에 힘쓰며 오직 ‘국악’에만 열중했다. 1993년부터 한국여성국극예술협회를 조직해 매년 한 편 이상의 여성국극 작품을 올리며 부활 신호탄을 쏘고 있다. 여성국극 전성기 시절을 이끌었던 이소자 선생도 ‘여성국극’의 온전한 부활을 꿈꾸며 지난 2013년 남원에 햇님여성국극보존회를 설립했다. 남원과 특별한 연고는 없었지만, 전 재산을 여성국극 기금으로 내놓으며 남원을 여성국극을 살려내는 터전으로 만들고자 했다. △국악계 전체 긍정적 영향력 기대 1987년도부터 여성국극 부활에 헌신하며 매년 1편씩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홍성덕 명창은 29일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소리의 고장’ 전북에서 여성국극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없어 아쉽다고 토로했다. 지역에서 여성국극을 선보일 무대 자체가 없다보니 주로 서울‧수도권에서밖에 공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홍 명창은 “드라마 흥행으로 여성국극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생겨 무척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무작정 활성화하려기보다는 정말 멋있는 소리와 춤을 보여줄 수 있는 공연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드라마 정년이 흥행으로 국극뿐 아니라 국악계 전체에도 긍정적인 영향력이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영대 전북도립국악원장은 “드라마로서는 처음으로 국극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면서 주목받고 있는데, 결국 국극은 창극보다 관객친화적인 장르”라며 “우리소리와 우리 극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수 있도록 창극을 중심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열적인 색채로 바다와 꽃을 표현하는 문인화가 임경주의 첫 개인전이 29일부터 청목미술관에서 열린다. 그의 작품은 대상에 대한 감흥을 간결하면서도 생동감 넘치게 표현한다는 특징이 있다. 자신의 시각과 정신으로 자연을 재해석해 자유롭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내면의 세계를 화폭에 담았다. 그렇게 완성한 20점의 작품을 이번 전시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임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수채화를 접하고 먹물에 매료되어 문인화도 접하게 됐다”며 “손끝의 작품들이 모아졌음을 보고, 세상에 빛을 본다면 어떨까 하는 조심스런 마음으로 선보인다”며 첫 개인전을 열게 된 소감을 밝혔다. 부안에서 태어난 작가는 일본 광도 평화미술대전 초대전, 아시아미술대전 초대전, 한국‧중국‧몽골‧베트남 초대전 등 국내외 다수의 초대전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예술작가협회 회원, 한국예술작가협회 초대작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임경주 개인전은 오는 11월 3일까지 청목빌딩 2층에 위치한 청목갤러리 전시실에서 진행한다.
제32회 목정문화상수상자로 문학 부문에 김영(66) 시인, 미술 부문에 박종수(77) 화가, 음악 부문에 이명배(57) 국악 지도자 각각 선정됐다. 목정문화재단은 28일 제32회 목정문화상 심사위원회(위원장 김수곤)를 열고 이와 같이 선정했다. 목정문화상은 도민의 문화적 삶과 문화 욕구 충족을 위해 고(故) 목정 김광수 선생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목정문화재단이 제정한 상이다. 도내 향토문화 진흥을 위해 공헌한 문화예술인 또는 단체를 찾아 시상하고 있다. 재단은 1993년부터 매년 문학, 미술, 음악 등 3개 부문에 걸쳐 현재까지 총 87명에게 부문별 1000만 원씩의 창작지원금을 시상했으며, 제30회 목정문화상부터 부문별 수상자에게 창작지원금을 20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해 지원하고 있다. 문학 부문 수상자인 김영 시인은 1995년 <자유문학>으로 문단 활동을 시작해, 그의 모교인 만경여자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로 명예퇴직했다. 문단 경력으로는 전북문인협회장과 전북문학관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석정문학회 회장과 한국문협 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미술 부문 수상자인 박종수 화가는 왕성한 창작활동으로 작품 발표와 함께 창작 열정을 보여주며,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등 전북 미술의 기틀을 다지는 데 힘썼다. 이처럼 예술적 역량은 물론, 수많은 작가를 배출하고 함께 활동하며 지역 예술계에 미친 영향이 크다는 평가다. 마지막 음악 부문 수상자인 이명배 국악지도자는 잊혀가는 익산의 유일한 들노래, 익산 삼기농요의 명맥을 잇고자 홀로 외로이 들노래 복원 작업에 청춘을 바치는 등 지역의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활동을 펼쳤다. 시상식은 다음 달 22일 오후 4시 전주 더메이호텔 2층 그랜볼룸에서 열린다.
국립전주박물관회(이사장 최무연)와 사단법인 호남문화콘텐츠연구원이 주최‧주관하는 제1회 코리아 인디아 포럼이 오는 30일 전주박물관 세미나실에서 열린다. 이번 코리아 인디아 포럼은 국립전주박물관회에서 동북인도 마니푸르대학교 한국방문단(단장 짠드바부 씽 행정처장)을 한국-인도 수교 51주년 기념으로 초청하면서 이뤄지게 됐다. 한국과 인도는 불교문화로 매우 친연성을 갖고 있는 나라이지만, 실질적인 문물교류와 상호 민간교류는 별로 진척이 없는 상황이었다. 이번 마니푸르대학교 한국 방문단은 지난 2022년 최무연 이사장이 마니푸르대학교 초청을 받은 답방 형식으로 이뤄졌다. 최 이사장은 2022년 동북인도 마니푸르주를 방문한 결과 마니푸르주와 한국이 문화적으로 많이 닮은 친연성을 발견하고 학술적으로 진단하고 검증하는 기회를 만들게 된 것이다. 코리아 인디아 포럼에서는 동북 인도 마니푸르주와 한국의 문화적 친연성을 파악하는 7개 주제 전문 학자들의 학술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또한 마니푸르대학교 한국방문단과 진지한 논의를 거쳐 마니푸르대학교에 한민족문화원형연구원을 설립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과 동북 인도의 문화적 동질성을 탐구하고 양국 간에 문물교류사를 연구하는 분위기 조성에 앞장설 계획이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비상임 단원에 대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비상임 단원들은 상임 단원들과 근로 시간은 같지만, 임금 수준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비상임 단원 고용이 만연한 현 시스템에서, 저임금 구조가 계속되고 근로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공공에서 운영하는 예술단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립국악원에서 활동하는 예술단원은 146명이다. 상임 단원 140명에 비상임 단원 6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원은 140명이지만 출산‧육아휴직 등에 따른 대체인력 확보와 20대 청년 예술인에게 양질의 일자리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지난해 3월부터 비상임 단원 6명을 채용해 운용하고 있다. 도립국악원 상임 단원은 통상 주 5일 출근과 최소 15시간 이상 근무로 비상임 단원과 비교하면 높은 급여와 퇴직금 등이 보장된다. 반면 비상임 단원은 근로계약서상 하루 4.5시간의 노동시간만 인정받아 월 보수가 150만 원에 불과하고, 공연 수당 이외에는 복리후생 혜택에서도 배제되어 있다. 특히 기간제법이 적용되지 않도록 1년 미만을 계약해 퇴직금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전국에서 보더라도 도립국악원 비상임 단원 임금은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전국 국악단체 비상임 단원 인건비 현황에 따르면 △국립극장 220만 원 △전남도립국악단 259만 원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206만 원 △대구시립국악단 206만 원 △광주시립예술단 160만 원 △대전시립연정국악원 200만 원 등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상임 단원과 비상임 단원이 실제 같은 근무를 하는 ‘동일한’ 예술노동 종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임금과 복지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정규직 상임 단원들이 퇴근하는 오후 3시까지만 근로계약이 체결돼 있다. 반면, 상임 단원들은 일반 사무직 또는 생산직 노동자와 달리 예술 노동의 특수성을 고려해 사실상 조기 퇴근 혜택을 보장받고 있다. 오후 3시 이후부터는 국악원을 이탈해 개인 연습과 교육에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자율성을 부여하고, 이를 모두 노동시간으로 인정해주고 있다. 도내 문화정책 전문가는 “도립국악원 비상임 단원 6명 모두 20대 청년 예술인”이라며 “비상임 단원과 상임 단원 모두 같은 시간에 출근해 똑같이 근무를 하지만, 예술 노동의 특수성이 적용되는 쪽은 상임 단원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상임 단원들의 정년 보장, 퇴직금 지급 등의 기계적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근로계약 기간만이라도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이 적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전북도의회 장연국 의원은 도립국악원 비상임 단원에 대한 처우 개선을 목적으로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운영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을 발의, 자치법규 입법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상임 단원 전환 기회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강종화 전북대 한국음악학과 교수는 “지자체 예산이 충분치 못하다보니 비상임 단원에 대한 처우가 다를 수밖에 없다”며 “불합리한 지점이 있지만, 예술노동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할 때 비상임 단원으로 활동할 수 있어 다행인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비상임 단원이 상임 단원으로 전환될 기회를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본보는 비상임 단원 처우 개선과 관련해 도립국악원의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연락했지만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전주 극단 '빈칸'이 정기 공연 연극 '사랑이, 다'로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지역민을 마주한다. 공연 시간은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토요일 오후 3시와 7시, 일요일 오후 3시다. 전주 아하아트홀 소극장에서 총 5회에 걸쳐 펼쳐질 연극 '사랑이, 다'는 삶과 죽음의 사이에서 절망이 아닌 희망의 빛이 되는 청춘들의 핫한 사랑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어쿠스틱 밴드의 라이브 연주를 바탕으로 아날로그적 감성을 한껏 이끌어낸다. 여기에 웹툰을 보는 것 같은 재미까지 더한 작품이다. 이야기 속 주인공 ‘두목’이 이제 막 만화가로서 자리를 잡고 이름을 알리려던 때 갑작스레 다가온 '죽음'의 소식을 전해듣게 되며 시작된다. 차분히 삶을 정리하기는커녕 마감을 압박하는 회사와 엄마의 재혼 소식 등 당장 해결해야 할 골칫덩이를 안게된 그의 앞에 웬 ‘도라에몽 같은 여자’가 나타나 그의 마음에 요술을 부리며 전개된다. 박찬 연출은 “우리 모두는 어떤 형태로든 사랑을 한다. 모든 모양의 사랑을 담아낼 수는 없지만 가장 가깝고 흔한 사랑을 뼈저리게 담아내려 한다"며 "이 연극은 특별하지 않은 사람들의 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사랑이야기이다. 어쿠스틱밴드의 라이브연주와 함께 오래된 카세트 테이프를 듣는 기분으로 봄날에 공원 한 켠에서 스케치하듯 관객과 함께 그 사랑을 그려갈 것이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익산석제품전시홍보관(익산시 황등면 석재단지길 10)에서 ‘돌이 부르는 물꽃’ 전시회가 열린다. 익산석 활용 체험형 미디어아트 전시회로 다음달 3일까지 진행된다. 체험형 미디어아트 전시는 연석산 우송미술관 관장인 문리 작가와 협업해 선보인다. 수묵의 획을 탐구해온 문리 작가는 ‘물꽃’을 주제로 오랜 시간 물의 속성을 연구하고 해석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물꽃과 익산석이 어우러진 작품을 미디어아트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또한 풍선으로 가득 채워진 공간에서 익산석을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과 그래피티 벽화에 매핑한 미디어작품도 상영된다. ‘스톤프렌즈 우리는 언제나 강인한 스톤’ 애니메이션은 익산석을 모티브로 한 화강암 캐릭터 백톤이를 중심으로 (돌)멩희, 고동석(고인돌 캐릭터), 헤베베, 루베베, 땅개로 구성된 애니메이션 스톤프렌즈의 첫 번째 여정을 그린다. 이번 미디어아트 전시회는 전북특별자치도 콘텐츠융합진흥원이 공모한 ‘2024 전북 지역특화콘텐츠개발지원사업’의 선정과제이다. 기업 퍼스널 아크가 주관하고, 익산 석재를 활용한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 제작 및 석재 특화 IP의 우수한 콘텐츠 개발을 목표로 한다.
전북대학교 출판문화원이 지난 25일 전북대 사범대학 본관 2층 회의실에서 ‘<가람 이병기 전집> 발간 기념 학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 세미나는 한국 국문학의 선구자이자 우리 지역이 배출한 자랑스러운 국문학자, 가람 이병기 선생의 전집 발간과 그 의의를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세미나는 지난 2014년부터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가람 이병기 전집> 사업에 대한 이경애 전북대 국문과 박사의 발간 경위 보고로 시작됐다. 이 박사는 “이번 간행 사업은 가람 선생이 남긴 엄청난 자료에 대해 오류를 바로잡고 정본을 확정해, 가람학의 1차 토대를 정립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라며 “문화유산의 보존과 정리는 전통의 창조적 계승을 위해 꼭 필요한 것으로 이번 사업이 한국학의 재정립과 발전 가능성을 한층 고양할 수 있는 활동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민희 강원대 교수가 올라 ‘교육자로서 가람 이병기에 대한 종합적 고찰’을 주제로 발표하며, 대증교육자와 공교육자로서의 가람 선생에 대해 탐구하며 교육자로서의 가람 선생의 업적을 조명했다. 이 교수는 “가람은 반평생을 교육과 고전연구 그리고 풍류와 예술을 추구하며 지냈다”며 “날 것 투성이인 고전작품을 쉽게 풀어 쓰고, 주해, 번역하고 연구하는 등 어려운 고전 작품을 해석하고 시조를 짓거나 시가 직접 연구함으로써, 대중에게 우리 문화의 장처를 깨닫고 민족의식을 갖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수는 “이처럼 누구나 배워야 한다는 자강의 교육관, 남녀 또는 아이 구분 없이 힘써 공부해 민족의식을 키우고 나라의 힘을 길러야 한다는 자강의 교육을 내세웠던 가람 선생은 초창기 국어교육의 선구자로 높게 평가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표자인 이경애 박사는 ‘가람 선생을 기리는 사람들’을 주제로 그에 대한 추모의 정을 어떻게 기리는가를 추적하는 등 가람 이병기 선생의 문학 세계를 회고했다.
지난해 개최 시기에 이어 올해 축제 장소까지 통합하며 야심차게 출발한 전주페스타가 축제의 정체성을 살리지 못한 채 백화점식 축제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비빔밥 축제와 국제 한지 산업 대전, 독서 대전 등과 조선팝 페스티벌, 막걸리 축제까지 성격이 완전히 다른 행사를 하나로 묶다 보니 축제의 의미와 방향성이 모호해졌는 지적이다. 27일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26일까지 한 달간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전주페스타 2024가 열렸다. ‘전주하면 떠오르는 대표축제’ 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로 지난해 첫 선을 보인 전주페스타는 독서 대전, 비빔밥 축제 등 굵직한 행사를 포함해 한지와 술, 조선팝 등 성격이 다른 여러 행사를 하나로 묶어 ‘전주형 통합축제’로 열고 있다. 올해 전주페스타 5개 축제 관람객은 약 30만 명으로 개별 축제로 치러졌던 지난해 65만 명보다는 53%가량 줄었다. 다만 전주시는 지난해 축제 개수(14개)와 올해 축제 개수(5개)의 큰 차이가 있어 단순 비교하기 어렵기 때문에 축제 성과가 나쁘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전주페스타가 통합축제라는 취지와 부합하지 않고, 지역 관광산업과의 연계성도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주차별로 다른 주제와 성격의 축제가 열렸지만, 관련 없는 부스들이 많고 체험행사도 차별성이 없어 축제의 정체성을 잃어버렸다는 것. 특히 축제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장소를 종합경기장으로 한정했다고 하지만, 장소를 한정한 데 대한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독립적인 축제로서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참신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장소를 물색하던 예전과 달리 장소를 한정 짓다 보니 백화점식 축제가 돼버렸다는 것이다. 지역에서 문화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는 한 예술인은 “축제를 일 치르듯이 치러버리니까 기존에 갖고 있던 축제의 장점들이 묻히는 느낌이 들었다”며 “특히 장소를 전주종합경기장으로 한정 지어버려서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도 종합경기장에서 열리는 축제보다는 축제 성격에 맞는 장소에서 열리는 축제를 선호하지 않을까 싶다”며 “독서대전의 경우 축제 성격상 고즈넉한 장소에서 열리면 더욱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전주시 내부에서도 통합 축제에 대한 불평이 나오고 있다. 축제 통합으로 내부적 갈등 요인이 늘면서 조직 안에서도 불만이 토로되고 있는 것이다. 전주시청 한 공무원은 “성격이 다른 축제를 하나로 뭉치려다 보니 부서 간 의견 충돌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며 “축제라는 게 가변성도 많고 고려할 사안도 많은데, 고민하지 않고 덩치 큰 축제로만 키우려다보니 이런 일이 나타나게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축제가 통합된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덩치만 키워서 운영되다보면 계속해서 조직 내외부에서 문제가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주시는 구체적인 국내외 관광객 통계와 축제 만족도 조사 등에 대한 정량적 분석을 거쳐 보완책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옛날은 얼마나 낡았을까요? 어느 해 가을 어스름 녘, 뒷집 영임이 누님이 담 너머 넘보고 있었습니다. 타작하며 시금자가 튀었겠지요. 내 앞에서만 그랬을까요? 언제나 주근깨 박힌 얼굴을 수그렸습니다. 마당귀에 걸린 양은솥에 불을 넣었지요. 바싹 말려 탈탈 털어낸 깻대는 불땀이 좋았지요. 뿌글뿌글 호박죽이 끓었던가요? 어머니는 도둑, 아니 요술쟁이였습니다. “노각이나 두엇 찾아봐라”, 밭두렁 샅샅이 뒤져도 우리 넝쿨엔 분명 아무것도 없었는데, 동글 납작 늙은 호박은 툇마루에 앉혔다가 굴풋한 한겨울에나 죽 쑤었는데. 아버지와 할머니는 안방에서 겸상하셨지요. 마루에 노란 쟁반상 받친 양푼 속 깨소금 내는 퍼내도 퍼내도 굻지 않았고요. 누렁이도 제 밥사발 오래 핥았고요. 배불러 잠 못 들었지요. 식식 배는 안 꺼지고, 휘영청 달빛 아래 보니 큼큼 냄새를 맡던 영임이 누님은 담벼락에 기댄 해바라기였지요. 촘촘한 주근깨 이듬해 다시 꽃피었지요. 옛날은 가고 없습니다. 그날 어머니가 서둘러 지웠던 호박 달만 낡지도 않아, 오늘 밤 다시 또 둥실 떠올랐습니다.
CBS가 올해 창사 70주년을 기념해 국내 최초로 진행하는 ‘국제 성경 필사본 전시회’가 11월 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간 전북CBS 1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120여 명이 필사한 총 150여 점의 성경 필사본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전시 작품 중에는 논산 강경 채산교회 황선춘 장로가 18년에 걸쳐 붓글씨로 작성한 국내 최대 크기의 성경 필사본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필사본이 전시된다. 전시회 관계자는 "두루마리와 병풍 필사본, 나무판에 적은 필사본, 화선지에 붓글씨로 쓴 것 등 다채로운 작품들이 전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국제'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캄보디아, 일본, 중국, 북한, 불가리아, 인도네시아, 태국, 네팔 등 세계 각국의 언어로 필사된 성경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2012년 전북CBS가 창립 51주년을 기념해 첫 전시회를 연 뒤 올해로 네 번째이자 국제 규모로는 국내 최초로 진행되는 전시회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교회총연합회, 대한성서공회가 후원하면서 전시회의 규모와 중요성을 더하고 있다. 한편 이 기간 동안 전북CBS 2층 공간에서는 ‘한글성경 고서(古書) 전시회’도 열린다. 제2 랍비성경, 에드윈 팔머 성경, 예수셩교젼셔, 1911년 셩경젼셔 등 유물로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희귀한 성경들을 선보인다. 이에 이번 전시회가 기독교적 의미를 넘어 문화적, 예술적 가치를 지닌 행사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회 관련 문의는 전북CBS(063-256-1001~3)으로 하면 된다.
‘현장 경영 전문가’ 이승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제5대 대표 임기 시작
“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제25회 전북여성대회 열린다
올림픽엔 수백억 예산 ‘속전속결’, 예술인 복지기금은 3년째 ‘0원’
'독도의용수비대'영화 만든다
창작극회 '상봉' 전주·남원·익산 순회공연
‘안전망’인가 ‘생활의 부담’인가⋯지역 예술인 고용보험 제도 보완 시급
[현장] 꽃무늬 점퍼 벗어던졌다⋯농촌 마을 왕언니들 유쾌한 ‘봄 나들이’
스승의 시심과 철학 담은 유고 시집 ‘언제나 어제는 내일’
[안성덕 시인의 ‘풍경’] 얼리버드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근혜 동화작가- 윤일호‘거의 다 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