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04 21:35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열린광장

[열린광장] 위기의 순간, 이제 익산이 먼저 찾아갑니다

얼마 전, 행정의 손길이 닿지 못한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소중한 생명이 스러졌다. 필자는 그동안 단 한 사람도 복지의 그물망에서 빠져나가지 않도록 촘촘한 복지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줄곧 강조해 왔지만, 현실은 이상보다 냉정했다. ‘신청주의’ 복지 시스템의 한계를 드러낸 이 참담한 현실 앞에 익산시장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깊은 고뇌와 고통을 느꼈고, 삶의 끈을 놓을 만큼 외롭고 고단했을 그 분의 시간들을 떠올리면 밤잠을 이루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슬퍼만 할 수는 없었다. 제도와 현실 사이에서 고립된 이들이 더 이상 생겨나지 않도록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야 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수없이 물었다. 이런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으려면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가. 이제 익산은 ‘신청해야 도와주는 복지’가 아니라 ‘먼저 찾아가는 복지’로의 변화를 시작하고자 한다. 그러려면 말 없는 신호에도 응답할 수 있는 사회적 감수성과 행정적 대응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또, 고립된 이들의 작은 몸짓, 끊긴 연락, 닫힌 문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그 안의 위험을 감지해 손을 내미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우선, ‘위기가구 3년 집중관리제’를 도입해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 자격이 중지된 가구를 대상으로 최대 3년간 장기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초기 3개월간은 집중 상담과 점검을 실시하고, 이후에는 위험도에 따라 모니터링을 주기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파악된 약 2000여 세대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생활 실태 점검과 위기 징후 분석을 통해 본격적인 장기 관리에 돌입한다. 변화는 행정의 노력만으로 이뤄질 수 없다. 현장 점검에는 읍면동장과 복지 공무원뿐 아니라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통·이장, 행복지킴이 등 지역 인적 안전망이 모두 참여하도록 했다. 민·관이 함께 움직이는 협력 체계를 통해 실질적인 돌봄을 실현하는 것이다. 경제적 어려움뿐 아니라 심리적 고립과 정신적 위기도 함께 살피는 통합적 대응도 강화해야 한다. 정신건강복지센터, 통합사례관리상담사 등과 위기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즉시 개입할 수 있는 협업 체계를 운영한다. 또 정보 접근성이 낮은 고립 가구나 신체·정신적 제약이 있는 이들을 위한 선제적 대응을 병행하고,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중앙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할 계획이다. 현장 담당자들의 역량도 중요하다. 위기 징후 판단, 자살 위험군 초기 대응, 고립 가구의 의사소통 기법 등을 주제로 연간 4회 이상 실무자 교육을 진행해 대응의 전문성과 일관성을 확보할 것이다. 끝으로 이 모든 것에 앞서, 복지는 시스템에 갇히지 않고 언제든 사람을 향해야 하며, 그 시작은 우리 모두의 관심과 연대에서 비롯될 것이다. <어떤 양형 이유-자살방조 미수 판결문>에서 박주영 판사는 이렇게 말한다. “비록 하찮아 보일지라도 생의 기로에 선 누군가를 살릴 수 있는 최소한의 대책은 그저 그에게 눈길을 주고 귀 기울여 그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이라고. 그 누구도 혼잣말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 사회, 벼랑 끝에 몰리더라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세상이 바로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야 할 익산의 미래이며, 이처럼 뼈아픈 경험에서 비롯된 익산의 변화가 대한민국 복지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 믿는다.

  • 익산
  • 기고
  • 2025.06.01 16:02

[열린 광장] 임실의 성수산! 그 성스러운 '왕의 숲'에 대하여

“성수만세(聖壽萬歲)!”. 조선 태조 이성계가 기도를 올리고 세 번 들었다는 천상의 소리다. 임실군의 대표적인 명산으로 잘 알려진 성수산의 이름은 이성계의 조선 건국 설화에서 비롯됐다. 그리고 성수산의 사찰인 상이암도 태조 이성계,‘임금의 귀에 들렸다’는 뜻으로 전해오고 있다. 성수산은 잘 알려지다 시피 고려 태조 왕건과 조선 태조 이성계가 기도를 드리고 왕이 됐다는‘왕의 산’이다. 고려 왕건은 신라 말 풍수지리설의 대가인 도선의 권유에 따라 성수산에서 백일기도와 계곡에서 목욕재계하고 관음보살의 계시를 받아 고려를 건국했다고 한다. 그리고 도선암(道善庵)이라는 암자를 세웠는데, 조선 이성계에 이르러 ‘상이암’으로 이름을 바꿨다는 설이다. 오늘날의 성수산은 이성계가 당시 팔공산을 ‘성수만세’의 성수를 따와서 명명된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 이태조와 성수산 상이암의 건국 설화는 고려 말인 1380년 황산대첩 회군길에서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 이성계가 회군길에 들렀다는 성수산과 인근 마을에 붙여졌다는 지명들의 유래가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성계가 성수산에 기도를 드리러 가면서 쉬어간 마을이라고 명명됐다는 왕방리, 이성계가 아침에 머물렀다고 하는 조치마을이 있다. 또 이성계가 ‘황산에서 여기까지 몇리나 되겠나’라고 묻자 장수가‘수천’이라고 해서 붙여졌다는 수철리와 가는 길에 진을 쳤다는 관기리도 있다. 상이암 아래는 고려 태조의 필적 환희담과 조선 태조의 필적 삼청동비가 있다고 기록해 놓고 있다. 특히 성수산은 형세가 상이암을 끼고 아홉마리 용이 서로 여의주를 차지하려고 몰려드는 구룡쟁주형(九龍爭珠形)으로 여의주에 해당하는 것이 상이암 어필각 봉우리다. 두 왕조의 건국 설화가 깃든 성수산은 10여년 전 방영된 ‘KBS 대하사극 정도전’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 수많은 정치인과 수능시험을 앞둔 학부모, 취업 준비생 등이 앞다퉈 기도를 드리러 찾아오는‘명산’으로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국에서 찾아오는 수많은 사람들을 맞기에 이곳 시설은 너무 오래되고 낙후되어 도저히 이용할 수 없는 실정이었다. 우리 군은 이러한 성수산의 역사적 스토리를 살려 지난 2017년부터 민간 소유의 성수산 자연휴양림을 53억원을 들여 매입한 후 기존의 오래된 시설을 모두 철거하고 왕의 숲의 위상에 맞는 시설들을 조성했다. 숙박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산림휴양지로서 왕의 숲 생태관광지로 새롭게 탈바꿈하기 위해 참 많은 공을 들였다. 힐링숲길과 자연학교 등 기체험장을 조성하는 태조 희망의 숲과 생태탐방로와 편백나무 힐링공간의 왕의숲 생태관광 조성사업, 국민여가캠핑장과 숲속 야영장에 이어 휴양관 등을 새롭게 갖추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여기에 올해부터는 짚라인과 롤러코스터, 로프체험시설 등 다양한 산림레포츠 시설도 현재 조성 중이다. 구룡쟁주 지지의 명당으로서‘9명이 왕이 나온다’는 성수산 상이암은 고려 왕건과 조선 이성계 2명의 임금이 나왔으니, 아직 7명이 남은 셈이다. 그 성스러운 왕의 기운을 간직한 성수산 상이암, 다가오는 여름휴가 시즌에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최고의 휴양지로 국민들에 추천해 보고 싶다. 아울러 오는 11월 수능시험을 앞둔 학부모들의 간절한 마음을 담은 기도터로서, 대구의 팔공산 못지않은 ‘소원을 비는 명산’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길 기대해 본다.

  • 오피니언
  • 박정우
  • 2025.05.25 18:17

[열린광장] 지방의회, 진정한 독립과 책임을 향한 도약

제7대 순창군의회 의원으로 첫발을 내디딘 지 어느덧 10년이 흘렀습니다. 첫 본회의장에 들어서던 순간의 벅찬 감동과 막중한 책임감은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의정활동을 시작하며, ‘군민의 행복’과 ‘지역의 발전’을 위해 작은 목소리 하나에도 귀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던 그 초심은 제 정치 인생의 중심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늘 한결같이 보내주신 군민 여러분의 따뜻한 격려와 때로는 엄중한 질책이 있었기에 조금씩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 지방의회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는 것을 절실히 느낍니다. 지방자치가 정착된 지 30년이 넘었지만, 주민의 대표기관인 지방의회는 여전히 집행부의 입장이나 분위기에 과도하게 영향을 받는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방의회의 본연의 책무인 ‘견제’와 ‘감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야 함에도, 때로는 행정기관과의 협력을 명분으로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의사결정이 위축되는 사례도 나타나곤 합니다. 이제 지방의회는 진정한 독립성과 책임감을 실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무엇보다 의회 스스로가 정책, 예산, 행정 전반에 걸친 전문성을 갖추고, 주민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듣고 이를 실질적인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예산 심의나 행정사무감사 등에서 집행부와는 분명한 선을 긋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자세로 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울러 의회의 독립성과 권한을 제도적으로 보장받기 위한 노력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의원 개개인은 주민 앞에 더욱 깊은 책임감과 높은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자기 혁신에 나서야 합니다. 집행부와는 상호 존중과 협력의 관계를 유지하되, 원칙과 기준을 확고히 지키며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는 건강한 긴장 관계를 형성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주민의 신뢰와 지지를 얻어야만, 지방의회는 주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고 지방자치 발전을 이끄는 강력한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제9대 순창군의회는 군민의 목소리를 반영한 조례안 68건을 발의하였으며, 군민의 다양한 현안과 애로사항을 의회 차원에서 적극 알린 5분 발언 24건, 건의안 20건 등 제8대에 비해 더욱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쳐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도 적극적인 정책 발굴과 주민과의 소통을 통해 의정활동의 깊이와 폭을 더욱 확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끝으로, 동료 의원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지방의회 의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주민에 대한 성실함’과 ‘초심을 잃지 않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주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하며, 항상 현장에서 군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태도를 잊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집행부와는 긴밀히 협력하되, 원칙을 지키고 당당한 자세로 소신 있는 의정활동을 이어가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앞으로도 순창군의회는 군민의 행복을 위한 의정활동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지방의회가 진정한 독립기관으로서의 위상을 확립하고, 군민에게 신뢰받는 대의기관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의장으로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5.05.18 15:49

[열린광장] 청년의 땀과 기술이 만나는 곳, 장수군에서 농업의 미래를 보다

전북특별자치도 장수군에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 중심에는 청년과 기술, 그리고 새로운 농업이 있다. 장수군은 대한민국 농업의 내일을 미리 보여주는 실험장이자, ‘공공 임대형 스마트팜’을 본격 가동한 선도 지역이다. 2025년 5월, 본격 운영에 들어간 임대형 수직농장은 장수군의 미래농업을 상징하는 출발점이다. 2,013㎡ 규모의 첨단 시설에서 6명의 청년 농업인들이 DFT(Deep Flow Technique) 방식의 수경재배로 부추, 로메인 같은 엽채류를 키우며 기술 중심의 스마트농업 전문가로 성장하고 있다. 이 농장은 땅을 일구는 전통적인 농업 공간이 아니다. 토양이 아닌 물과 양액을 이용한 재배방식으로 정밀한 EC(전기전도도)·pH·수온 자동제어 시스템, CO₂ 농도 조절, LED를 이용한 인공광, 그리고 원격 제어가 가능한 통합 운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곳은 농업이 첨단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식물공장’이자, 청년들이 기술을 배우고 성장하는 살아있는 교실이다. 이어 오는 7월에는 임대형 스마트팜 단지가 문을 연다. 총 8ha 규모의 유리온실 가운데 먼저 조성된 1단계 4ha 공간에 24명의 청년 농업인이 입주할 예정이다. 이 스마트팜은 지열 냉난방, 자동환경제어, 양액순환 시스템 등 최신 기술이 집약된 공간으로 작물 생육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한다. 청년 농업인들은 이곳에서 과채류 중심의 작물을 재배하고 생산부터 출하까지 재배·관리·판매 등 전 과정을 직접 주도하게 된다. 무엇보다 장수군의 시도가 주목받는 이유는 이 시설들이 ‘공공형’이라는 점이다. 기존의 민간 중심 스마트팜은 초기 투자와 경영 리스크로 인해 청년의 진입장벽이 높았다. 장수군은 토지, 시설 등을 저렴한 가격에 지원해 그 장벽을 과감히 낮췄다. 안정적인 기반 위에서 청년들은 마음껏 도전하고, 실패조차 값진 학습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같은 시도들은 농업 정책을 넘어 지역 소멸 위기에 맞서기 위한 전략적 대응이라 할 수 있다. 지금 대한민국 농촌은 인구 감소, 고령화, 공동화의 삼중고를 마주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부 인구가 자연스럽게 유입되길 기다리기만 해서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해 살아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환경과 생태계를 직접 만들어야 한다. 장수군은 단순히 청년들을 농촌으로 불러들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들이 지역에 머물고, 스스로 성장하며,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구조를 함께 설계하고 있다. ‘농촌으로 돌아오라’는 말에 그치지 않고, 현실적 토대를 만든 것이 이 사업의 진정한 성과가 아닌가 싶다. 특히 장수군이 스마트팜에 집중한 데에는 분명한 시대적 판단이 있었다. 기후위기의 시대, 전통 농업 방식만으로는 어려운 점이 많아 가뭄, 폭우, 이상 기온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했다. 물과 에너지를 아껴 쓰는 첨단 재배 방식은 기후 변화에도 안정적으로 작물을 생산할 수 있게 한다. 또 스마트팜은 청년들이 농업을 기피하던 오래된 이유에도 정면으로 답한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주 8일제’라 불리는 농업환경 때문이었는데, 최첨단 기술이 도입되면서 ‘주 5일제 농업’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장수군은 농업을 더이상 사양산업이 아닌, 기술과 결합한 미래의 새로운 부가가치 산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를 통해 청년이 돌아오는 부자 농촌, 기술이 자라는 농업을 실현할 것이다. 장수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가 우리 지역사회를,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농업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를 바란다.

  • 장수
  • 기고
  • 2025.05.11 16:41

농촌의 미래, 갈등을 넘어 화합으로

대한민국은 지금 인구감소라는 중대한 도전에 맞닿아 있다. 특히 농촌 지역은 젊은 세대의 도시유출과 고령화로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이 강한 위협을 받고 있다. 과거의 활기를 잃고 점차 침체되어 가는 농촌을 되살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진행 중이다. 지역의 경제적 자립과 사회적 안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중 귀농‧귀촌 정책은 인구유입을 도와주는 중요한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주민 수를 늘리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귀농‧귀촌인들이 정착하고, 생활하며, 지역경제와 사회활동에 기여하는 등 실질적인 지역발전을 통해 주민과의 조화로운 삶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많은 도시민들이 귀농‧귀촌을 선택하며 농촌으로 이주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가고 있다. 그러나 귀농‧귀촌인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데 있어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들의 정착률은 거의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이는 지역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화적 차이와 주민과의 갈등 등 여러 난관에 기인한다. 귀농‧귀촌인들은 지역의 문화와 관습을 이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기존 주민들은 기존 질서가 흔들리거나 경제적 경쟁이 생길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호 이해 부족은 지역사회 내 갈등을 심화시키고, 공동체의 결속력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다. 갈등이 장기화 된다면 귀농‧귀촌인의 정착률 저하로 이어지고, 지역공동체의 발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 해법은 무엇일까? 바로 화합이다. 단순한 포용을 넘어서, 농촌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변화이다. 이를 위해 주민과 귀농‧귀촌인들이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외부인이 아닌 지역공동체의 새로운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지역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정착을 돕는 것은 단순히 외부인을 받아들이는 문제가 아니라, 농촌지역의 미래를 위해 변화해야 하는 필수 과제다. 굴러온 돌이 아닌 지역의 새로운 동력이 되어 줄 동료, 이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제는 그렇게 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귀농‧귀촌인들은 지역의 전통과 문화를 배우고, 차이를 이해하며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기존 주민들의 삶의 방식과 가치관을 존중하면서,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더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가치를 더하는 동시에, 그들 스스로도 성장할 수 있다. 이러한 상호 존중과 협력은 농촌 사회를 더 강하고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농촌은 단순히 거주의 공간이 아니라, 관계와 협력이 만들어 내는 삶의 터전이다. 주민과 귀농‧귀촌인이 갈등을 넘어 화합을 이루는 순간, 농촌은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갈 것이다. 포용, 협력, 그리고 존중을 통해 귀농‧귀촌인과 기존 주민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고, 농촌 경제와 문화의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세 가지가 농촌 인구감소 시대를 극복하고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밝은 미래를 만들어 갈 열쇠이다. 농촌이 단순한 인구감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소멸이라는 현실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농촌 공동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지금, 갈등이 아닌 화합은 생존과 번영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책임이자 의무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5.04.27 17:23

새만금신항, 각주구검(刻舟求劍)의 오류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그 기차가 어느 노선을 달리고 있는지가 먼저 고려되어야 한다. 단지 먼저 움직였다는 이유만으로, 그 방향이 정당하다고는 할 수 없다. 군산시가 새만금신항의 관할권을 '자신들의 오래된 역사’에만 근거해 주장하는 것은 시대 변화와 행정적 절차를 외면한, 그야말로 ‘각주구검(刻舟求劍)’의 오류에 가깝다. 칼을 물에 빠뜨리고 그 배에 표시를 해 다시 그 칼을 찾으려 했던 이 고사는, 흐르는 시간 속 고정된 인식이 얼마나 무용한지를 말해준다. 새만금 사업으로 공유수면 매립이라는 거대한 지형 변화는 해상 경계의 물리적, 행정적 변동을 가져왔다. 그런데도 군산시는 '예전부터 여기가 우리 땅이었다'며, 옛 금강의 물줄기와 126년 전 항구의 개항사를 근거로 관할권을 주장하고 있다. 시대는 변했고, 지형은 바뀌었으며, 행정의 기준 또한 재정립되어야 마땅하다. 공유수면 매립은 단순한 토지 확장을 넘어 국토 구조 전반의 중대한 재편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관할권 또한 지방자치법, 행정안전부, 대법원의 기준에 따라 새롭게 정립되어야 하며, 이는 과거의 감성이나 정치적 수사로는 해소할 수 없는 문제이다. 김제시는 역사적 근거도 갖추고 있다. 고군산군도는 통일신라부터 조선 시대까지 약 1,200년간 김제 만경현에 속해 있었으며, 이는 세종실록지리지와 신동국여지승람 등의 역사 문헌에 기록되어 있다. 일제강점기 군산 강제 편입으로 인한 식량 수탈의 아픈 역사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김제시는 과거에 매몰되지 않고 현재의 기준에 따라 미래를 설계하고자 한다. 역사는 기억하되, 지금의 기준으로 미래를 말해야 할 때다. 군산시는 무엇이 변했고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해상에는 도 간 경계가 존재하나 현행법상 시·군 간 해상 경계는 명확히 구분되어 있지 않다. 과거의 불분명한 해상 경계를 근거로, 매립으로 새롭게 형성된 육지의 관할권을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다. 군산시는 마치 김제시가 이웃의 담장을 넘보는 듯한 프레임을 내세우지만, 김제시는 경계를 넘보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 행정과 시대적 변화에 따라 새롭게 형성된 매립지의 관할권에 대해 정당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흐르는 강물 위에 칼을 떨어뜨리고, 그 배에 표시해 다시 찾으려는 어리석은 행위는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전북특별자치도와 군산시에서도 새만금신항의 무역항 지정이 어떠한 방식으로 되어야 국가와 전북특별자치도의 미래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새만금신항은 상위 법정계획의 조성 배경과 운영 목적, 전북발전, 그리고 항만산업 외연 확장을 고려할 때, 군산항과 명백히 구분되는 별도의 신규 국가관리 무역항으로 지정되어야 마땅하다. 또한, 새만금신항은 내부 개발에 따른 산업단지 지원과 식품·물류·관광 기능을 포괄하는 복합항만으로 구축돼 환황해권의 거점 항만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대중국 교역의 중심지로 육성될 명백한 독립 항만임을 감안하면, 전북경제 발전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결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반드시 신규 국가관리 무역항으로 지정되어야 한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이 점을 직시해 새만금신항의 위계를 스스로 깎아 내리는 광역 행정의 우를 범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 서백현 김제시의회 의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5.04.20 16:15

군산 내항에서 새만금 신항까지

“예서부터가 옳게 금강이다. 향은 서서남(西西南)으로 빗밋이 충청·전라 양도의 접경을 골타고 흐른다. 이로부터 물은 조수(潮水)까지 섭슬려 더욱 흐리나 그득하니 벅차고 강 넓이가 훨씬 퍼진 게 제법 양양하다. ⋯ 이렇게 에들르고 휘돌아 멀리 흘러온 물이 마침내 황해 바다에다가 깨어진 꿈이고 무엇이고 탁류째 얼러 좌르르 쏟아져 버리면서 강은 다하고 강이 다하는 남쪽 언덕으로 대처 하나가 올라앉았다. 이것이 군산(群山)이라는 항구요. 이야기는 예서부터 실마리가 풀린다.” 채만식의 소설 '탁류'의 도입부이다. 이 소설의 시작은 금강의 물줄기가 역류하여 남쪽과 북쪽을 아우르다 군산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으로 시작된다. 바다가 시작되는 곳, 군산 내항은 항구의 역사를 풀어낸다. 군산항은 부산항, 인천항, 목포항에 이어 마산항과 함께 1899년 개항하였다. 근대 항만도시의 탄생이다. 항구는 물동량의 증가와 선박의 대형화에 맞추어 넓고 깊은 바다로 항세를 이어갔다. 1979년 군산 외항(現 군산항 1~3부두)을 건설하고 본격적인 외항시대(국제무역항)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1990년 금강하구둑 건설은 지속적인 토사 매몰과 퇴적으로 군산항에 치명적 위기를 몰고 온다. 항만의 준설문제는 군산항의 존립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 군산은 역경 속에서 낙담하지 않고 도전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택했다. 중부권 화물운송의 거점항만으로 육성하기 위해 군장신항(現 군산항 4~7부두)을 건설하고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그 흐름은 오래전부터 새만금 신항을 계획하고 있었다. 새만금 신항만 건설계획은 1996년 해수부의 '전국 신항만 건설계획'부터 그려진 그림이다. 2009년부터 2040년까지 민자 1조 2900억 원, 재정 2조 4000억 원 등 총 3조 7000억 원을 투입해 5만 톤급 9개 선석 건립을 목표로 공들여온 군산시의 역점사업이다. 그런데 아직 결정되지 않은 관할권(군산시는 동서도로 관할권을 두고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을 두고 역사를 뒤집으려 한다. 새만금 신항의 역사는 군산내항에 그 뿌리를 두고 뻗어온 나무와 같다. 바다는 육지에서 흘러든 모든 강줄기를 받아들인다. 금강이든, 만경강이든, 동진강이든 그 줄기들이 만나 바다가 된다. 그 바다가 군산의 바다이다. 군산의 것을 군산의 것이라 하는데 정치적 논리로 자꾸 검은 손을 뻗고 있다. 그것도 가장 가까운 이웃이 호시탐탐 남의 담장을 넘본다. 내 담장 안에 있는 감나무가 이웃 담을 넘어가면 그것은 내 감나무가 아닌가? 이 오래된 격언에 담긴 함의는 경계와 공존의 철학이 담겨있다. 담장은 재산권의 경계이며 소유권의 한계이기도 하다. 군산내항에 뿌리를 둔 새만금 신항은 명백한 군산의 땅이다. 우(右)로는 신시도와 무녀도가, 좌(屮)로는 두리도와 비안도가 있다. 지역 간에는 분명한 경계가 존재한다. 그 경계는 오랜 역사를 기반으로 선의를 위해 만들어진 약속이다. 소유권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는 이웃이 있다. 군산항과 새만금 신항을 원 포트(One-Port)로 운영해야 한다는 것은 항만전문가로 이루어진 자문위원회의 일치된 의견이다. 세계 항만운영의 흐름과 국가경쟁력의 이해득실을 따지더라도 지역 상생을 위해 당연지사이다. 전북특별자치도의 미래 속에는 새만금 신항이 있다. 더 나아가 환황해권 지역거점항만으로 성장해야 한다. 개항 이후 126년의 유구한 역사의 흐름에 우리는 희망의 지도를 또 그려야 한다. 미국의 역사학자 하워드 진은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라는 말을 했다. 우리는 새만금 신항이라는 역사 위를 달리고 있고 여기에서 중립이 없다 함은 그 방향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 군산
  • 기고
  • 2025.04.13 17:58

국내 최장수 축제 남원 춘향제, 100주년을 향해 담대한 걸음 내딛는다

춘향의 본산지인 남원은 매년 5월 5일 전후로 ‘이도령과 춘향이 처음 만난 날’로 회귀하며, ‘춘향’의 도시로 재탄생된다. 그도 그럴 것이 ‘춘향’은 남원에서 판소리 <춘향가(春香歌)>의 여자 주인공으로만 인식되지 않는 데다 이도령과 춘향이 처음 만난 광한루, 이별의 눈물을 뿌린 오리정, 춘향이 버선을 벗어 던지며 울었다는 버선밭 등 소설 '춘향전'을 이루는 공간이 현실 세계에서도 뚜렷이 그 모습을 간직한 채 매년 춘향제를 통해 부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춘향제가 올해 95회를 맞이하며, ‘소리’를 키워드로 ‘한국의 소리’부터 ‘세계의 소리’까지 다양한 색채의 소리를 입혀 이달 30일부터 5월 6일까지 광한루원 일원, 요천변 등지에서 펼쳐진다. 지난해 117만명 방문, 백종원 미식 효과 등을 통해 792억원의 경제효과 유발 등 전국적으로 반향을 일으킨 만큼 올해는 200만명 방문을 목표로 공간적 범위 대폭 확대했다. 특히 100회 춘향제 준비를 위해 100가지 프로그램까지 기획하는 등 지난해보다 두 배 늘어난 153개 프로그램으로 풍성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그야말로 ‘확장성 무한’이다. 우리 시에서 이렇게 춘향제를 해마다 진화시키는 것은 사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춘향제가 대한민국에서 현존하는 최장수 축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지난 1931년 춘향을 기리는 제향이 시작된 이래 일제강점기, 6·25전쟁, 민주화 시기 등 역사적 격변기 속에서 한해도 거르지 않고 현재까지 이어온 남원 문화의 중심에 있는 무형유산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춘향제는 남원시민 주도형 축제로서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시대와 함께 성장하며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는 살아있는 전통축제로 우리 곁에서 살아 숨 쉬어야 한다. 그런 까닭에 우리 시에서는 이러한 춘향제의 가치를 국내‧외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2030년 ‘100회 남원 춘향제’를 위한 담대한 발걸음을 단계적으로 내딛고 있다. 일례로 100주년을 향해 나아가는 분기점을 고려해 민선 8기 출범 이후 제93회 춘향제부터 ‘빛’, ‘컬러’. ‘소리’까지 매해 ‘각기 다른’ 주제로 축제의 정체성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부터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축제로 진화시켰다. 그 뿐인가. 현재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강릉단오제와 영광법성포단오제의 역사성과 축제의 가치, 의미와 견줘봐도 빠지지 않는 ‘남원 춘향제 유네스코 모범사례’ 등재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우리 시는 춘향제의 무형유산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있다. 우리의 삶과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춘향제의 100여 년 자료를 집대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특성화 콘텐츠 개발과 무형유산 전승 네트워크를 조성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도 ‘춘향’의 가치 재정립과 ‘춘향다움의 지속성’을 자산화하기 위해 ‘역대(당대)춘향’들을 ‘앰버서더’화 시키는 부분도 추진 중이다. 그렇게 100년을 향해 나아가는 춘향제 모멘텀으로서 춘향다움과 춘향제에서 비롯된 다양한 징표들을 ‘K-컬쳐 자산’으로 다변화시키고 있는 만큼 올 춘향제가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하다면, ‘춘향의 소리로 세상을 여는 제95회 남원춘향제’ 방문을 추천한다.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져 온 남원 춘향제를 미래 유산으로 생동(生動)하게 하고, 더 변화‧발전시킬 다양한 국적, 다양한 세대라면 누구든지 말이다. 축제는 모두가 주인공이니까.

  • 오피니언
  • 기고
  • 2025.04.06 17:03

경찰·소방 항공대 소음 방지 및 피해보상 법률 제정해야

항공기소음 문제는 생활소음과 달리 그 피해가 광범위하고 지속적이다. 청력저하, 우울증, 불면증, 신경쇠약 같은 건강상 문제는 물론 건축물의 고도제한, 주거환경 악화 등 재산상 피해도 상당하며 장기적인 피해로 이어진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공항소음 방지 및 소음대책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과 「군용비행장·군사격장 소음 방지 및 피해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소음대책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의 쾌적하고 건강한 생활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필요한 대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 공항소음피해가 있는 지역의 경우 공항소음을 방지를 위해 소음대책지역의 공항소음대책사업 및 주민지원사업을 추진하여 주민의 복지증진과 쾌적한 생활환경을 보장하고 항공교통 활성화를 도모하며, 군용비행장 및 군사격장 소음 피해가 있는 지역 또한 소음 방지와 그 피해에 대한 보상을 추진하여 주민의 쾌적한 생활환경을 보장하고 군사 활동의 안정된 기반을 조성한다. 실제 한국공항공사는 공항소음 방지 및 주민지원 중기계획(제3차, 2021-2025)을 수립하고 인근지역 소음피해 주민들의 피해 최소화 방안을 마련하는 등 ‘공항소음대책사업’과 ‘주민지원사업’을 수행한다. 강원자치도는 「군 소음보상법」 시행(2020.11.27.) 당시 소음기준 하향 및 별도의 헬기장 소음기준 신설을 개선 권고했으며, 과도한 시설물 설치ㆍ용도 제한으로 구제방안 없는 재산권 제한이 위헌 가능성 소지를 안고 있다고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들이 비록 충분하지는 않으나 공항소음과 군항공기 및 군사격장 주변 주민들에 대한 소음방지 대책과 지원 사업을 시행 중이다. 그러나 완주군에 위치한 전북특별자치도 경찰청 항공대 인근지역 주민들은 지난 40년 동안 소음 피해를 겪고 있음에도 관련 법률이 제정되지 않아 소음 방지와 그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전북특별자치도 경찰청 항공대 격납고 재건축 추진이 진행되어 앞으로도 장기간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주민들이 결사반대하는 등 첨예한 사회적 갈등과 그 비용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현재 전국 경찰헬기는 13개 항공대 19대, 소방 헬기는 17개 소방항공대 31대가(중앙119구조본부 8대, 시ㆍ도 16개 항공대 23대) 운용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전투기는 제트 엔진의 고압 가스 분사로 인한 폭발음과 고속 비행 시 공기 압축 소음을 일으키는 반면 헬기는 로터 소음(Roter Noise) 등이 발생하고, 소음은 로터 회전 속도 변화, 풍속, 고도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지며 저주파 성분이 많고 변동성이 커서 체감 소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ㆍ소방 항공대 소음으로 피해를 당하는 주민의 경우 똑같은 국민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법적 근거가 없어 「대한민국헌법」에서 보장한 행복추구권(제10조)과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제35조) 등을 침해당하는 상태에 놓인 것으로 확인된다. 따라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경찰ㆍ소방 항공대 소음에 노출되어 일상적인 생활에 지장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발병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해있는 주민들을 위해 체계적인 안전장치 구축과 지원 및 보상에 관한 법ㆍ제도적 수단을 신속하게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회운영위원장 윤수봉

  • 오피니언
  • 기고
  • 2025.03.30 18:23

'법과 원칙'에 따라 새만금 분쟁 상생의 길로 나아가야

새만금 사업은 군산에서 김제를 거쳐 부안을 연결하는 세계 최장의 방조제를 축조해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비상하는 글로벌 명품 새만금을 건설하는 국책사업이다. 새만금의 성공을 바라는 많은 사람들은 10여년 넘게 이어지는 관할권 문제에 대한 갈등 상황을 우려의 눈길로 바라보고 있으며 이러한 갈등을 극복하는 해법은 누가 뭐라해도 '법과 원칙'에 따라 정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의 이익만을 따지고 ‘예전부터 자신의 땅’이라는 막무가내식 주장이 아니라 누구나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진행된다면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은 물론 소모적인 분쟁 또한 줄어들 것이 명백하다. 하지만 현실은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며 지역 간 갈등을 부추기고, 단식을 하고, 대화도 단절하다가, 야합을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판을 짜놓고 나서는 "모두가 원하는 대화에 이제야 반대를 한다."며 김제만을 원망하고 있는 현 상황을 보면서 너무나도 개탄스러운 감정을 느낀다. 그동안 새만금신항의 무역항 지정과 관련해 김제시는 전북자치도에 중립을 지켜줄 것을 일관되게 요청해 왔다. 전북자치도 역시 중립을 지키겠다고 공언했지만 새만금 특별자치단체 성사에만 몰두한 나머지 그동안 특별자치단체 참여를 반대해온 군산시를 설득하기 위해 전북자치도 자문위원회 회의 결과 공개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군산시가 특별자치단체에 참여할 경우, 전북자치도는 그간 군산시가 일방적으로 요구해왔던 자문위원회의 회의결과를 공개하겠다는 일종의 밀약을 주고받은 셈이다. 김제시의 의사도 묻지 않은 채 전북자치도가 일방적으로 구성한 자문위원회는 중립성이 크게 의심됨에도 이를 밀약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또한, 전북자치도가 특별자치단체를 한다면서도 대화와 협상의 기본전제인 상호신뢰를 깨뜨리는 것 역시 묵과할 수 없었다. 더 이해되지 않는게 있다. 인접 시・도에서는 무역항을 3개씩 갖고 있으면서도 물동량 감소를 우려해 새만금신항의 국가무역항 지정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있다. 항만산업의 외적 확대를 위해 기존의 군산항 뿐만 아니라 새만금 신항까지 신규 무역항으로 지정받아 2개의 무역항을 확보하는 것이 전북발전에 유리하다는 점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상식이다. 그럼에도, 전북자치도가 새만금 신항을 군산항의 부속항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군산시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는 것은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또한, 국내 사례중 기존 항만의 부속항으로 지정된 경우는 일반적으로 기존 항만의 항만구역 내에 연접해 조성된 경우들 뿐이다. 그러나 다른 신항들과 달리 새만금신항은 군산항과 약 30km가량 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주요 물류 또한 식품·수소 관련 산업 등으로 특화되어 있어 군산항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새만금 분쟁의 명확한 해법으로 '법과 원칙'을 제안한다. 매립지 관할권은 지방자치법과 새만금의 전체 관할구도 및 매립지 관할결정에 대한 일반원칙에 따라 결정하면 되고, 무역항 지정은 전북발전의 대의만을 염두에 두고 항만법 규정과 절차에 따라 결정하면 된다. 지역의 정치인들 역시 더 이상 감정에만 호소하며 도민 간의 갈등을 부추겨서는 안된다. 문제가 있다면 필요한 논리를 개발해 정해진 절차에 따라 해결하면 된다. 이미 많은 사례를 통해 해법은 쌓여왔다. 이제는 상호신뢰와 진정성 있는 자세로 법과 원칙에 따라 분쟁을 하루빨리 마무리하고 상생의 길로 나아가야 할 때다. 정성주 김제시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5.03.23 17:05

정읍천과 벚꽃, 시민과 함께 만드는 봄의 향연

정읍의 봄은 정읍의 도심을 흐르는 정읍천이 가장 먼저 알린다. 차가웠던 바람이 한층 부드러워지고, 강변의 나무들이 하나둘 새싹을 틔우며 봄기운을 더해간다. 특히, 정읍천을 따라 이어지는 벚꽃길은 도심 속에서 만나는 최고의 봄 풍경을 선사한다. 해마다 이맘때면 시민과 관광객은 가족, 연인, 친구들과 함께 정읍천을 찾아 흐드러지게 핀 벚꽃 아래에서 행복한 추억을 만든다. 정읍천은 단순한 하천이 아니라, 시민들의 삶과 함께 흐르는 소중한 공간이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자연경관을 품고 있으며 계절마다 변화하는 모습으로 많은 이들에게 힐링을 선사한다. 정읍천 벚꽃길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봄철 명소로 거듭난다. 벚꽃이 만개한 정읍천을 거닐다 보면, 도심 속에서 자연이 주는 선물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오는 4월 4일부터 6일까지 정읍천 일대에서 벚꽃축제가 열린다. 올해 벚꽃축제는 더욱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로 시민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2,000여 그루의 벚꽃이 만들어내는 장관 속에서, 낮에는 화사한 벚꽃이 시민들을 반기고 밤에는 조명과 어우러진 벚꽃길이 한층 더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한, 정읍의 다양한 특산물을 활용한 먹거리 장터와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지역 상인과 농가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축제와 함께 진행되는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되어 있어 방문객들의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정읍천은 계절마다 다양한 모습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봄에는 벚꽃이 장관을 이루고 여름이 되면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더욱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한다. 그중에서도 정읍천 둔치에 조성된 미로분수는 대표적인 여름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폭 12m, 길이 36m의 대형 바닥분수로 조성된 미로분수는 더운 날씨 속에서 어린이들에게 신나는 물놀이 공간을 제공하고 밤에는 조명과 음악이 어우러진 분수 쇼로 시민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여름철 시원한 물줄기 속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고, 시민들에게는 더위를 식혀주는 쉼터가 된다. 가을에는 단풍이 강변을 물들이고, 겨울이면 눈 내린 풍경이 또 다른 정취를 선사한다. 이처럼 정읍천은 자연과 문화가 함께 어우러지는 도심 속 쉼터로 계절마다 색다른 매력을 선사하는 공간인데, 으뜸은 봄이다. 정읍천의 이러한 매력은 단순한 자연경관을 넘어 시민들의 일상과 함께한다.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에게는 편안한 휴식처가 되고, 운동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건강한 공간이 되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게는 아름다운 순간을 남길 수 있는 최고의 장소가 된다. 봄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벚꽃이 만개하듯 정읍천도 시민들의 사랑 속에서 더욱 아름답게 변모해 가고 있다. 앞으로도 정읍천이 자연과 문화, 그리고 사람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이 이어질 것이다. 따뜻한 봄날, 정읍천에서 활짝 핀 벚꽃과 함께 모든 분들의 마음에도 따뜻한 봄이 오길 희망한다. 정읍시장 이학수

  • 오피니언
  • 기고
  • 2025.03.16 17:44

제12회 부안마실축제, 주인공은 바로 여러분!

우리는 모두 축제에 얽힌 추억 하나쯤은 갖고 있다. 축제가 열리기 몇 달 전부터 벼르고 별러 잔뜩 기대하고 찾았는데 수많은 차량의 행렬로 축제장은 찾지도 못하고 돌아온 안타까운 추억도 있고 별다른 기대 없이 찾아간 축제장에서 ‘인생샷’ 사진 한 장을 건져 행복해 한 추억도 있을 것이다. 축제가 주는 즐거움 중 하나가 바로 ‘추억’이라는 것이다. 축제는 사라져도 축제에 대한 추억은 영원히 우리들 가슴 속에서 과거를 소환해 내며 아련한 향수를 선물해 준다. 신록이 생동하고 천지가 움트는 계절의 여왕, 여행의 계절 봄에는 더욱 많은 축제들이 우리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사한다. 알록달록 오색의 향연 봄꽃을 주제로, 여린 날개를 나풀거리며 우아하게 나는 나비를 주제로, 겨우내 움츠렸던 출렁출렁 파도 예쁜 바다에서 나는 제철 해산물을 주제로 전국이 축제로 들썩인다. 우리 부안군에도 개나리·진달래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5월 아주 특별한 축제가 열린다. 바로 5월 2일부터 5일까지 4일간 부안 해뜰마루 지방정원에서 열리는 제12회 부안마실축제다. 부안마실축제는 산과 들, 바다가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경관과 풍부한 먹거리, 부안만의 색깔이 있는 특산물을 바탕으로 정과 인심, 이야기와 추억을 함께 나누는 축제다. 부안의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관광객과 군민 모두가 함께 어울리고 웃음 짓는 부안만의 정원형 축제가 바로 부안마실축제다. 올해는 ‘5월의 선물, 가족여행 부안!’을 슬로건으로 최고의 마실을 찾아라, 마마스앤파파스 뮤직 페스티벌 등 다양한 볼거리로 흥겨운 놀이판을 벌일 예정이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열린 부안 해뜰마루 지방정원을 무대로 관광객과 주민이 모두 주인공인 소통과 화합의 드라마가 5월 부안에서 펼쳐진다. 축제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동네 어귀 마실가듯 편하게 찾아 소중한 추억을 가득 쌓는 축제가 부안마실축제다. 반바지에 티셔츠 한 장 걸치고 슬리퍼 신고 찾아도 좋고 새신랑·새신부처럼 멋지게 차려 입고 한껏 멋을 내고 찾아도 좋다. 아니 그냥 맨발이어도 좋다. 우리 모두 그날 아무런 제약 없이 부안의 정원에서 목 놓아 환호하며 가슴 벅찬 드라마의 주인공이 돼 보자. 부안마실축제라는 잔치에 전국의 엄마․아빠들이 부안으로 모여 음악을 선사하는 마마스앤파파스 뮤직 페스티벌도 좋고 지역 예술을 배우고 즐기고 느낄 수 있는 문화예술강좌 아르떼 오감극장도 제격이다. 우리 모두 주인공이 돼 5월 그날 함께 페스티벌에서 어깨동무하며 춤추고 오감극장에서 왁자지껄 한바탕 흥을 분출해 보자. ‘이것이 바로 인생의 행복’이라는 진한 감동의 물결이 몰려올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바로 부안마실축제가 선사하는 추억이라는 선물이다. 인생은 생각대로 되면 행복하겠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불행하다는 공식이 성립하는 단순한 것이 아니다. 생각대로 되지 않아도 방향을 바꾸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생각의 방향을 바꿔 행복해질 수 있는 키가 바로 추억이다. ‘돈보다 추억이 많은 사람이 진정한 부자(富者)’라는 말처럼 5월 부안마실축제를 찾아 진정한 부자가 될 수 있는 많은 추억을 쌓아 보자. ‘모든 행복한 순간을 소중히 간직하라. 노후에 훌륭한 대비책이 된다’는 크리스토퍼 몰리의 명언처럼 부안마실축제를 찾아 노후를 훌륭하게 대비할 수 있는 많은 추억을 간직해 보자.

  • 오피니언
  • 기고
  • 2025.03.09 15:59

완주군, 물류 대동맥 통해 경제 심장으로

물류! 物: 만물 물 流: 흐를 류, 뜻 그대로 모든 만물의 이동이 다 물류다. 먼 옛날부터 음식을 옮기고 사냥도구를 제작하고 옮기던 것에서 현대시대의 드론 택배 시스템까지 모두 물류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물류는 도시 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해왔으며 물류와 교통의 중심지는 번영과 성장을 이끌어왔다. 고대 로마는 거대한 도로망과 항만을 통해 물류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제국의 중심을 유지했다. 중세 유럽의 도시들은 상업 교역로의 핵심 거점으로서 번영을 이루었으며,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느 사회나 마찬가지다. 사람과 모든 물자가 길과 항로를 통해 흘렀다. 과거 완주군의 삼례는 중요한 역참이었다. 공무여행, 숙박, 말관리, 체신 등을 체계적으로 관장하는 곳으로 인근의 여러 역참을 관리하는 도찰방이 있던 곳이다. 북쪽에서 전라감영이 있는 전주로 진입하는 삼례 도찰방의 관할이 전북 전체의 역참들이었으니 당시 교통의 요충지로서의 중요성을 알 수가 있다. 이리 가면 이리(익산시), 저리 가면 전주, 그리로 가면 금마(익산시 금마면), 고리로 가면 고산(완주군 고산면)이라는 말이 있듯이 한마디로 사통팔달의 중심지였던 곳이다. 참고로 금마와 고산은 당시 현감이 있었던 큰 고을이었다. 현재는 어떠한가. 코로나19 발발 이후 더욱 활발해진 온라인 쇼핑으로 인해 택배 등 물류산업은 어느새 우리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된지 오래다. 정보의 탐색과 물건의 구입은 인터넷이나 휴대폰으로 쉽게 탐색하고 결정할 수 있으나, 판매자에서 구매자로의 적기에 옮겨지는 활동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배달앱의 활용, 로봇과 드론 등 AI 기술 등 물류의 기술은 확대되고 진일보하고 있다. 물류기업의 서비스는 그동안 저평가 되었지만, 코로나19 기간에 제대로 갖춰진 물류시스템이 없었다면, 마스크, 백신 공급 등 국민의 안전과 편리함을 더욱 위협받았을 것이 틀림없다. 물류의 중요성이 현대에 와서도 변함없이 도시 발전의 필수 조건으로 재평가받는 이유다. 물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도시는 기업 활동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지역 간 상호작용을 촉진하여 경제적, 사회적 연결성을 높인다. 이러한 특징은 도시를 지역 경제의 중심지로 만들어주며, 국가적 규모의 성장에도 기여한다. 완주군은 수도권과 호남을 연결하는 대한민국의 지리적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다. 호남고속도로와 순천-완주 고속도로, 익산-포항 고속도로 등 주요 고속도로가 완주군을 관통하며, 동서남북 어디로든 연결되는 효율적인 교통망을 제공한다. 특히 수도권에서 호남으로, 호남에서 경상도로 이어지는 물류의 흐름에서 완주군은 핵심적인 중계지 역할을 한다. 이는 대규모 화물의 장거리 이동과 지역 내 분배를 동시에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택배업계 ‘빅4’인 로젠택배가 본사를 완주군으로 이전하기로 하고, ㈜세방, 진로지스틱, 동원로엑스, BYC의 테크노밸리 2산단 입주와 쿠팡배송센터 구축 등이 물류중심지로서의 여건을 입증한다. 또한, 새만금으로의 접근성은 서해권 화물의 집결과 분배를 더욱 원활하게 만들 것이다. 이러한 지리적·교통적 강점은 완주군이 물류 중심지로 성장할 가능성을 더욱 높여준다. 과거 완주군 삼례역참이 교통과 물류의 중심지로서 번영을 누렸던 것처럼, 현재의 완주군은 물류의 집결지로서 앞으로 더욱 발전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완주군은 물류가 모이고 순환되는 도시로서 미래의 기회를 잡을 준비를 하고 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5.02.23 17:32

진안군 생활인구 스포츠에서 답을 찾다

진안군은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89개 지역 중 하나로, 전북특별자치도 내 14개 시군 중 10개 시군이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 과거 지자체들이 인구 증가를 목표로 현금성 정책을 경쟁적으로 시행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실질적인 소비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끄는 생활인구 확대가 주요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6월 생활인구 자료에 따르면, 진안군의 6개월 누적 체류인구는 평균 주민등록인구의 33배에 달했다. 이는 전북의 인구감소지역 10개 시군 중 네 번째로 높은 비율로, 진안군이 체류인구 유치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61년 만에 유치한 제63회 전북도민체전은 진안군의 체류인구 확대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결정적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단순히 스포츠 행사를 개최하는 것을 넘어, 진안군의 지역 경쟁력을 높이는 새로운 전환점으로 만들 것으로 보인다. 진안군은 2024년에만 16개의 전국·도·군 단위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장애인 풋살, 여자·유소년 축구, 시니어 배구 등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을 활성화하고 있다. 이는 건강과 여가라는 기본적 가치를 넘어, 지역민들에게 지속적인 동기부여와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진안군의 최근 3년간 도민체전 성적은 주로 단체줄넘기, 고리걸기, 당구 등 소규모 인프라로도 가능했던 종목에 집중됐다. 이는 스포츠 인프라 부족이 주민 실력 향상과 대회 유치의 큰 걸림돌로 작용해 왔음을 보여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안군은 장수군 및 장수군체육회와 협력해 부족한 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2026년 도민체전을 단독 개최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지자체 간 경쟁을 넘어선 협력의 모범 사례로, 생활인구 확대와 지역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진안군은 산림과 계곡이 어우러진 청정 생태 환경을 보유한 전북의 대표 지역이다. 맑은 공기와 물은 단순한 관광자원을 넘어 웰니스 중심지로서의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제63회 도민체전은 이러한 자산을 활용해, 선수단과 관람객 모두에게 건강한 경험을 제공하는 장이 될 것이다. 진안군의 청정한 이미지를 널리 알릴 뿐 아니라, 전통과 문화를 한데 모아 스포츠와 관광을 결합한 종합 축제를 이루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진안군은 제63회 도민체전을 계기로 체육과 관광의 중심지로 도약, 지역 활력을 높이고 그 결과물을 전북 곳곳에 전파하겠다는 '당돌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도민체전이 끝날 때까지 ‘행백리자 반구십리(行百里者 半九十里)’라는 말을 추진의 모토로 삼으려 한다. ‘백 리를 가려는 사람은 구십 리를 가고서야 이제 절반쯤 왔다고 여겨야 한다’는 뜻이다. 무슨 일이든 마무리가 중요하고 어려우므로 끝마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고 꾸준히 노력해야 함을 강조하는 말이다. 이런 측면에서 제63회 도민체전 진안 유치는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다. 대회를 마무리할 때까지 철저하게 준비하고 또 보완에 보완을 거듭할 것이다. 진안의 가용한 역량을 한데 모으고 행정과 군민이 혼연일체가 되게 할 것이다. 그래야만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진안의 변화와 도약을 이끌 것이다. 성공 모델을 만들고, 그 과정과 결과를 14개 시군과 공유할 것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5.02.16 18:06

청춘이 꿈꾸는 모든 것, 익산에 다 모인다

10여 년 전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이 베스트셀러로 인기를 끈 적이 있다. 홀로서기를 시작하는 청춘들을 위해 다양한 조언을 담은 주옥같은 책이었지만, 정작 힘든 시기를 이겨내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청년들 사이에서는 공허한 위로일 뿐이라며 볼멘소리들이 새어 나오기도 했었다. 어느 시대든 청년들의 삶은 항상 고달팠다지만, 오늘날 청년들의 위기는 국가 소멸의 위기가 언급될 만큼 심각한 수준이다. 이미 대한민국 합계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중대한 질병·장애 없이 쉬는 상태인 ‘쉬었음’ 청년은 42만 명을 넘어섰다. 요즘 들어 ‘청년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는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감상 젖은 조언이 아니라 막막한 현실에 용기를 잃은 청년들이 스스로 돌파구를 찾아낼 수 있도록 실질적인 정책과 지원으로 청년들의 앞길을 터 줘야 할 때이다. 우선, 일자리는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한 필수 선결 과제다. 그중에서도 수도권과 비교해 좋은 일자리가 많지 않다는 페널티를 극복하기 위해 지방에서는 청년 창업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이 쉽게 도전할 수 있도록 창업 공간과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고, 더불어 정부가 추진하겠다고 밝힌 1조 원 규모의 벤처펀드와 전북특별자치도의 620억 원 규모 벤처펀드를 적극 활용한다면 초기 창업자들이 겪는 자금 부족 및 실패의 부담을 덜어줄 묘안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 중소벤처기업부 TIPS 진입, 대기업 연계 판로 개척 등을 통해 창업에 뛰어든 청년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건강한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체계적인 기반을 마련하는 데에도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편 지역에서 취업하길 원하는 청년들을 위한 지원도 중요하다. 취업 준비와 1대1 맞춤형 매칭은 물론, 구직 이후에 고용 유지를 위한 사후 관리와 재취업 연계까지 취업의 전 단계를 책임지고 취업이 될 때까지 케어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이 가동된다면 청년들의 취업 고민 해결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에 더해 주거 유형별 촘촘한 지원이 가능한 청년 주거 사다리를 구축해 청년들의 내 집 마련 꿈을 실현시키고, 청년 세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문화·여가 활용 공간과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청년이 떠나지 않는 도시, 청년이 살고 싶은 도시 익산의 매력을 한껏 높여 나갈 수 있을 것이다. 2025년 익산시는 ‘청년이 중심이 되는 위대한 도시 GREAT 익산, WITH 청년’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며 청년들이 원하는 모든 것이 갖추어진 청년들의 진정한 천국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새해 첫발을 내디뎠다.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청년들이 꿈에 더 쉽게 도전할 수 있도록, 하지만 쉽게 실패하지는 않도록 든든히 지원하는 것! 혹은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하는 것! 그리고 청년과 함께 청년이 살고 싶은 GREAT 익산을 만들어 가는 것이 우리 익산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라는 우보(牛步) 민태원의 수필 ‘청춘예찬’의 첫 구절처럼, 2025년 새해부터 시작된 청년을 위한 익산의 노력들이 차곡차곡 쌓여 훗날 ‘익산’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청춘’을 떠올리며 설렘과 희망이 가득 묻어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5.02.09 17:24

인구소멸 위기 보편적 복지 정책으로 승부

‘위기는 기회’라는 말처럼, 2021년 전국 인구 감소율 1위를 기록했던 순창군이 민선 8기 출범 이후 2년 연속 인구 증가라는 값진 성과를 달성하며, 인구소멸 위기 극복의 새로운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이 놀라운 성과는 순창군이 추진한 보편적 복지 정책의 결실로 2년 연속 인구가 증가한 지역은 도내 인구감소지역 중 순창군 뿐이며, 전국 89개 인구감소지역 중에서도 단 6개 지역만 이뤄냈다. 민선 8기 인수위원회 단계부터 업무보고를 통해 공약사업별 실행 방안을 면밀히 검토하며, 군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보편적 복지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했다. 그 결과, 높은 주민 만족도를 보이며 인구 증가라는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군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아동 1인당 월10만원에서 최대20만원의 아동행복수당을 지급하고, 대학생 자녀가 있는 가정에는 학기당 200만원의 생활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 청년들에게는 매월 15만원을 저축할 경우 군에서 30만 원을 지원, 2년 후 1080만원과 이자를 포함한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노인복지도 강화했다. 이미용비를 연간 12만원 지원하며, 올해는 전년대비 447개가 늘어난 3380개의 노인 일자리를 제공하여 어르신들의 건강과 활력을 높일 계획이다. 이 같은 정책들은 어르신들이 순창군의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자리 잡는데 기여하며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 농업인들을 위한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올해 군에 거주하는 농가들은 농민 공익수당 60만원과 군비 확대 공익직불금 140만원을 합쳐 농가당 최소 200만원을 받는다. 농민 기본소득 확대 정책의 일환으로 농업인들에게 안정적인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고,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한층 더 높이는 핵심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보편적 복지사업 외에도 인구 증대를 위해 많은 공을 들인 사업이 있다. 도내 1위라는 압도적인 성과를 낸 농촌 유학생 유치 사업이다. 올해는 75명의 농촌 유학생을 모집하여 총 161명이 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할 만한 점은 순창군 농촌 유학에 만족하여 연장을 선택한 학생이 37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는 군이 농촌 유학생 유치의 핵심인 주거 시설 인프라 확충에 과감한 투자를 한 결과이다. 87억원을 투입해 농촌 유학생 전용 주거 단지를 조성하고, 주거 환경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순창군 보편적 복지정책은 군민의 목소리에서 시작됐다. 순창군의회 8년, 전북특별자치도의회 8년 동안 이어진 의정활동을 통해 군민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주민들의 요구를 정책에 반영해 왔다. 정책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군수가 만든 정책이 아닌, 군민 모두가 만든 정책”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초기에는 표퓰리즘이라는 우려와 비판도 있었으나 2년 연속 인구 증가라는 성과를 통해 정책의 효과를 입증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 됐다. 최근에는 인구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자치단체 모범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순창군은 올해의 사자성어를‘불망초심(不忘初心)’으로 선정했다. 민선8기 4년차로, 그간의 성과와 책임이 명확히 평가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초심을 잃지 않고 더욱 열심히 달려 나가겠다는 의지와 각오다. 지난 2년간 위기를 기회로 바꾼 성과를 기반으로, 올해도 군민과 함께 희망찬 미래를 만들어가며 ‘군민 모두가 행복한 순창’이라는 군정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5.02.02 17:15

새만금국제공항 활주로 연장은 안전을 위한 현명한 투자

최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사고는 공항 인프라의 안전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이 사고를 계기로 공항 활주로의 길이가 항공 안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2029년 개항을 목표로 올해 상반기 착공 예정인 새만금국제공항의 활주로 문제를 재조명해볼 필요가 있다. 현재 계획된 새만금국제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2.5킬로미터다. 이는 무안국제공항의 2.8km보다 300m나 짧은 거리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국내선만 운항하는 군산공항의 2.745km 보다도 짧다는 것이다. 국내 주요 국제공항들과 비교해보면, 그 격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인천국제공항은 3.754km, 김포국제공항은 3.236km, 제주국제공항은 3.18km로, 대부분의 거점 공항들은 3km 이상의 활주로를 보유하고 있다. 짧은 활주로는 공항 운영에 여러 가지 제약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우선 운항 가능한 항공기 기종이 제한된다. 중·단거리 노선에 투입되는 B737, A320 계열의 항공기는 운항할 수 있지만, 장거리 노선에 필수적인 B777, B787, A330 등 대형기의 이착륙은 사실상 어렵다. 특히 화물기나 장거리 여객기의 경우, 연료와 화물을 가득 적재한 상태에서는 더 긴 활주로가 반드시 필요하다. 기상 악화 시에는 항공기 운항이 더욱 까다롭다. 항공 전문가들은 강풍이 불거나 비가 올 때, 또는 한여름 기온이 높을 때는 항공기의 이착륙 거리가 평소보다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항공 전문가들이 국제공항의 활주로는 최소 3.2km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현재 추진 중인 가덕도 신공항과 대구·경북 신공항의 활주로 길이가 3.5km로 계획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무안국제공항 항공기 사건이 시사하듯, 충분하지 않은 활주로 길이는 곧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요소가 된다. 다행히 새만금국제공항은 3단계 개발계획(2031~2040년)에 3.2km까지의 활주로 확장 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꼭 그때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의문이다. 새만금 지역이 경제특구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한 길이의 활주로 확보는 더욱 시급한 과제다. 국제 물류 허브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대형 화물기의 원활한 운항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새만금국제공항은 3.2km까지 활주로를 연장할 수 있는 예정구역을 이미 확보해 두었다.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실현 가능한 일이다. 활주로 연장은 단순히 콘크리트를 더 붓는 일이 아니다. 이는 새만금국제공항이 명실상부한 국제공항으로 거듭나고, 나아가 지역 경제 발전의 든든한 날개가 되는데 필수적인 초석이다. 전북자치도와 국토교통부는 무안공항 사고의 교훈을 되새기며, 활주로 연장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하루빨리 수립해야 한다. 공항의 안전과 미래 경쟁력을 생각한다면, 이는 결코 아낄 수 없는 투자다. 착공 전 설계 단계부터 활주로 길이를 국제공항의 기준에 맞게 수정하는 것은 우리가 무안공항 사고로부터 배워야 할 교훈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새만금국제공항이 진정한 의미의 국제공항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 우리는 지금 현명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부의장 김희수

  • 오피니언
  • 기고
  • 2025.01.21 18:18

군민과의 7가지 약속 이행에 자부심 가져

열린광 군민에 꿈과 희망을 안겨주는 푸른 을사년 새해와 함께 건강하고 행복이 가득한 한 해 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지난해 임실군의회는 9대 의회 개원과 함께 군민께 드린 7가지 약속을 지켜낸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약속 내용은 의회 방송 개설과 민원갈등 조정위원회 및 행동강령 자문위원회 설치, 의회 내 연구회 활성화를 구축했습니다. 또 의정활동 보고회와 주민과 함께하는 토론회 개최, 지속가능한 농업발전을 위한 농업예산 확대의 내용입니다. 의회 인터넷 방송은 의원들의 다양한 의정 활동을 군민이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개설했습니다. 여기에 1인 가구 사회안전망 구축과 필수 농자재 지원 조례도 제정해 노령화되는 농가경영 안정에도 기여했습니다. 특히 소통하는 통합 의회 실현을 위해 지난 해 11월에는 남부 6개면(강진, 청웅, 덕치, 삼계, 지사, 오수)을 순회하며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200여 명의 주민께서 참석하셨고 59건의 소중한 의견을 청취해 항상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의정활동을 펼쳤습니다. 연구하고 공부하는 의회 실현을 위해 내부적인 토론문화 확산과 전문성 향상을 위해 연구단체 구성과 직무교육 연수도 마쳤습니다. 아울러 임실지명바로세우기연구회를 구성해 애향 정신 고취와 올바른 역사인식을 확립하고 임실교통복지연구회도 구성해 교통복지에 앞장섰습니다. 올해는 첫 의정활동으로 지난 13일에 서울 강서구의회와 자매결연을 체결, 교류를 촉진하고 다양한 교류협력 방안을 강구했습니다. 임실군의 우수한 농특산품을 강서구민에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이들에 치즈테마파크와 옥정호 출렁다리 등 힐링 공간을 제공할 방침입니다. 특히 올해는 ‘임실방문의 해’로서 집행부가 천만 관광객 유치에 팔을 걷어 붙이고 있어 임실군의회도 적극 보조를 맞추겠습니다. 비상 계엄과 탄핵 등 연말연시에 불안한 시국이지만, 올해는 임실읍과 성수면 등 나머지 6개 읍•면에 대한 순회간담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의회가 직접 군민 곁으로 현장에 찾아가 군민의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의정에 반영하여 실천하고 행동하는 의회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근 지방의회 의원들의 도덕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우리 임실군의회 의원들은 지난해 ‘부패방지 교육’과 성희롱 방지, 성매매•성폭력•가정폭력 예방교육 등 4대 폭력 예방교육을 이수했습니다. 매년 반복 수강으로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도덕성 문제에 대하서도 철저히 예방하겠니다. 군민 여러분! 관광백년을 설계한 올해에는 건강하고 행복이 가득하며 모든 일이 성취되는 뜻깊은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군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의정활동을 위한 옳은 길을 가려면 견제와 비판은 필수입니다. 임실군의 발전을 위해 '공부하는 의회', '전문성을 바탕으로 연구하는 의회',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의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5.01.19 16:56

수천 년 돌너와의 무게를 견딘 ‘장수군’

장수군은 돌(石)과 관련이 깊다. 장수군을 대표하는 국가사적 침령산성과 전북특별자치도 기념물 합미산성은 모두 다듬어진 돌을 사용한 석성이며 정보통신기술의 원조이자 전북동부지역의 통신체계를 구축한 봉화유적도 돌로 쌓아 올린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외에도 장수를 대표하는 곱돌(각석섬암)을 이용하여 제작된 완주 갈동유적의 청동검 거푸집(보물)과 무령왕릉의 수호신 진묘수(국보)등이 돌과 관련된 귀중한 유물들이다. 신라시대 무염국사에 의해 창건되었다는 전설을 지닌 천년고찰 신광사의 지붕도 점판암을 재료로 하는 돌너와가 지붕을 뒤덮고 있다. 돌너와는 이렇듯 전국을 살펴봐도 귀한 건축재료인듯하다. 현재에도 강원특별자치도와 충청북도 북동부 산악지역 일부에만 남아있으며 화전민이 거주했던 곳에 집단적으로 분포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로 희소성이 있다. 돌너와는 엽리를 따라 판상으로 쪼개지는데 이때 돌 결이 나타난다. 지붕을 이을 때는 돌결을 세로방향으로 놓아 얹는데 빗물의 침투를 막고 흐름을 쉽게 하기 위해서이다. 돌너와는 지붕을 이을 때 견고하여 밟아도 깨지지 않고 습기가 차지 않으며 해충이나 곰팡이가 슬지 않아 내구성이 좋다. 하지만 돌너와는 개량된 지붕에서 자주 사용하는 한식기와처럼 대량생산과 관리가 쉽지 않아 유지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돌너와는 지역적 특징을 잘 보여주는 건축문화의 하나로 과거의 주거형태와 삶까지 유추해 볼 수 있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비록 유지관리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장수군은 무겁고 어두운색으로 갈변하는 성질을 갖는 돌너와 지붕을 얹은 신광사 대웅전처럼 지난 오랜 세월 그 무게를 견디며 역경과 소외를 버텨 왔던 곳이다. 이는 과거 장수군이 2덕(德)·3절(節)·5의(義)로 대표되는 인물들을 대표하여 어려운 국란과 시련 극복을 잘 나타내주는 역사성과도 많이 닮아있다. 장수군은 수천 년 역사의 미싱링크(역사용어:역사를 이어주는 연결고리)를 지닌 어제를 발판삼아 오늘을 준비하며 또 내일을 설계하는 빛나는 가능성을 가진 곳이다. 돌너와의 무거움을 수천 년 견디며 지역의 명품 역사 관광지로 거듭난 장수군의 신광사 대웅전처럼, 지난해부터 2025년 을사년(乙巳年)까지 이어지고 있는 국가혼란의 위기를 무던하게 견뎌내고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 또한 돌너와가 보여준 견고함과 인내처럼 장수군 역시 역경을 발판 삼아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려 한다. 2025년 장수군의 사자성어는 새로운 길을 열어 미래를 창조하자는 ‘개신창래(開新創來)’이다. 이처럼 위기를 기회로 잡아 새로운 길을 열어 내일을 창조해 장수군이 가진 역사와 문화의 연속성을 이어갈 것이다. 우리가 걸어온 시간 속에서 비롯된 자부심과 지혜는 소중한 자산이며 더욱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모두의 따뜻한 관심과 실질적인 응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것들이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갈 원동력이 될 것이다. 최훈식 장수군수

  • 오피니언
  • 기고
  • 2025.01.12 17:56

지방소멸, 내일도 올만하고 오늘도 살만한 지역이 생존한다

국가적으로는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많은 '데드 크로스(Dead Cross)' 현상이 심화하고, 농산어촌에는 경제활동과 자녀 교육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로 사람들이 이주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지방소멸이라는 지금의 현실을 맞닥트리게 되었다. 과연 지방은 소멸하고 말 것인가? 시점을 조금만 과거로 돌려보자. 인구감소와 고령화의 심각성이 지금처럼 전국적으로 주목받기 전에도 지방자치제가 시작된 1990년대, 인구가 줄어드는 지자체는 인구를 늘리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때는 연말 기준 인구가 지방교부세에 미치는 영향이 컸던 만큼 연말이 가까워져 오면 전입을 늘리는 것이 중요한 일이었다. 전후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당시의 신중했던 노력이 우스운 일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지방에서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살림살이를 꾸려 나가기 위해 노력을 다했다는 건 사실이다. 이뿐만 아니라 지금은 사라졌지만, 당시에는 지자체의 주요 수입원이었던 담배소비세를 늘리기 위해 출향민들을 대상으로 고향 담배 사주기 운동도 벌였었다. 지방자치 초기의 주민등록인구 늘리기는 ‘생활인구 늘리기’로, 담배소비세 늘리기는 ‘고향사랑 기부제’라는 제도로 바뀌었으며, ‘지방소멸대응기금’도 조성되어 지자체마다 처한 현실에 맞는 위기 극복 사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시간이 흐른 만큼 관점과 생각의 변화가 커졌다. “지방은 소멸하고 말 것인가?”의 답은 “아니다”이다. ‘지방소멸’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가 정말 소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대로 계속해서 인구가 줄어들다 보면 지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위험을 알리는 강한 신호다. 이는 지자체가 영원히 존재할 방안을 미리미리 찾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세종실록지리지에 따르면 당시 무주현의 인구는 715명이었고, 절정에 이르렀던 1967년에는 7만 6197명이 살았다. 현재는 절정기에 비해 70%정도 줄어든 2만 3000여 명이다. 이대로라면 산술적으로 소멸에 이를 날이 얼마 안 남았다는 경고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인 것. 저출산·고령화의 심화로 지방소멸 위기가 가속화되면서, 지자체는 인구 유입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앞다투어 이주민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지만, 각 지자체 특색을 살리지 못하고 전국이 평준화되어 가고 있다. 무주군은 관광지의 장점, 급속한 고령화라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내일도 올만하고, 오늘도 살만한 지역”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다. 관광지로 잘 알려진 덕인지 무주를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생활인구 중 체류인구가 1분기에는 80만 5848명이, 2분기에는 46만 6857명이 무주를 다녀갔고 다수가 다른 시도의 주민이었다. 내일도 올만한 지역으로 자리잡고 있음이 틀림없다. 주민들이 가장 먼저 방문객을 맞이하며 첫인상을 안겨주기에 정주인구 만족도가 높아야 방문객의 만족도 또한 높아진다. 주민 만족도를 높인다는 것은 물질적인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매월당 김시습은 “노목개화심불로(老木開花心不老)”라 했다. “늙은 나무에 꽃이 피는 걸 보니 그 마음이 늙지 않았다”는 뜻이다. 관점을 달리하면 “마음이 늙지 않으면(心不老) 늙은 나무도 꽃을 피울 수 있다(老木開花)”가 된다. 주민의 마음이 늙지 않고 건강한 마음으로 나이 들 수 있도록 만드는 무주군의 노력이 오늘도 살만한 삶터이고 나아가 지방소멸 대응의 가장 확고한 경쟁력이 될것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5.01.05 18:01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