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도시 정읍
 지난해 7월 민선 8기 정읍시장 취임 후 ‘동학농민혁명, 혁명도시 정읍’을 강조하고 있다. 일부에서 “너무 과격한 이미지로 비춰지지 않겠냐?” 혹은 “지금은 미래 발전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데, 자칫 과거에 얽매이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하지만 1894년 동학농민혁명을 말하지 않고 정읍을 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고부에서 촉발돼 전국적으로 들불처럼 일어났던 동학농민혁명이야말로 정읍의 힘이다. 동학농민혁명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왕조실록과 태조어진을 지켜내는 등 나라가 위험에 처할 때마다 목숨 걸고 일어섰던 정읍정신이 응집돼 폭발한 것이다. 한편으로, 자치단체장은 정치인이다. 정치인으로 나선 이후 ‘정치란 무엇인가?’에 대해 늘 깊이 고민한다. 필자가 내린 결론은 정치란 공동체의 일을 공동체 구성원 의사를 절대적으로 존중하고 따르며 처리하는 것이다. ‘공동체 구성원에 의한, 공동체 구성원을 위한, 공동체 구성원의 사회’를 만드는 것이 곧 정치의 최종 목적지다.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안녕, 그리고 그들이 자유롭고 평화롭게 행복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정치인 것이다. 그렇다면 자유와 평등에 기반한 사람 중심의 세상, 부정과 부패 없이 모두가 공정한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세상을 외쳤던 동학농민혁명은 곧 정치의 본질을 실현하기 위한 뜨거운 몸부림 아니겠는가!. 동학농민혁명 정신은 바로 이것이다. 백성에 의한, 백성을 위한, 백성의 나라를 만들어 백성 모두가 평등하고 안전하게, 더불어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였기에 의미있고, 우리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또 동학농민혁명의 명칭과 정신을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명시하기 위한 노력이나 세계혁명도시와 연대해 혁명의 세계화를 꾀하고 혁명정신을 기리고자 하는 것, 혁명의 공간적 배경이었던 고부관아 복원과 농민군이 관군과 싸워 최초 승리를 거둔 황토현 전적 종합 정비 등에 힘을 쏟는 이유이기도 하다. 혁명정신은 민선 8기 시정 운영의 기조다. 시민 중심의 소통행정 강화와 전문적이고 공정하며 투명한 시스템 구축, 불합리한 지방규제 혁파 노력으로 이어가고 있다. 시민소통실은 시민과 행정을 이어주는 다리로, 시민 생활과 직결된 민원 해소와 주요 정책 결정에서 시민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시 자체 감사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외부 감사관제를 도입해서 감사의 전문성과 공정성, 객관성을 확보했고, 건설공사와 용역, 자재(물품) 평가위원 운영 방법을 개선해서 투명하고 공정한 계약행정도 실현하고 있다. 관행과 불합리한 규제의 과감한 혁파로 시민 삶의 불편을 덜고 기업의 경영 활동을 돕고 있으며 행정 내부의 청렴 노력과 함께 신뢰받는 시정을 구현하고 일하는 조직으로 탈바꿈시켜가고 있다. 이 모든 노력은 시민과 함께여야 의미 있고, 시민을 위한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인간의 존엄과 백성이 이 땅의 주인임을 앞장서서 실현하고자 했던, 자신의 소중하고도 소중한 붉은 피를 쏟았던 동학농민군에 보답하는 길이라 믿는다. 정읍시장 이학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