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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정신분열 없는 세상

지난해 9월 군산 매매춘 집결지인 대명동의 화재사건으로 매매춘 여성 5명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이에 전국의 주요여성,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이사건과 관련하여 시 공무원, 경찰관계자, 포주 등 관련자와 책임자들을 고발하였다. 

이 사건은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아무도 입 밖으로 내지 않았던 매매춘 문제의 해결을 우리사회가 해내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었다. 또한 매매춘 문제는 여성의 인권문제라는 인식의 확산으로 전국의 여성, 종교, 시민단체들은 군산화재사건을 계기로 매매춘 문제의 해결을 위한 정책적 대안을 만들어내고자 공동 고발한 것이었다. 

그러나 검찰은 7개여월 만에 각하처분을 내렸다. 인신매매와 노예매춘의 실상을 드러내고 사회적인 충격과 분노를 안겨주었던 사건의 책임자들에 대한 처벌을 통해 매매춘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 가고자 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희망을 수포로 돌아가게 하는 검찰의 조사결과는 매매춘 문제를 더욱 정상화해나가게 하는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 

이에 공동고발단체들은 지난 5월 8일 항고하였다. .매매춘 문제는 매매춘여성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매매춘 뒤에는 매매춘 조직이 있고, 매춘을 강요하기 위한 폭력이 있다. 매매춘이 폭력을 동반하고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이를 통한 경제적 이득 때문이다. 

매매춘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범죄로 다스리는 우리나라에서 매매춘을 통해 부당한 이익을 얻는 세력들은 관계기관의 단속의 대상이 된다. 이를 한 장소에서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는 단속기관과의 유착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법과 현실의 이중구조속에서 가치관의 혼란을 겪을 때가 종종있다. 매매춘 문제는 그중의 하나이다.우리사회는 법으로 매매춘을 금지하고 있지만 현실에서의 매매춘은 인정하고 있다. 때문에 매매춘이 불법인지 아는 사람들은 적고, 불법을 행하고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게하는 속에서 군산사건의 올바른 수사와 관련자들의 처벌은 우리사회가 법과 현실의 이중구조로 인해 단속대상과 기관의 유착으로 비리와 부정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사회적 문제해결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일관성이 없는 가치기준을 가진 사람들을 정신분열환자라고 부른다. 우리사회는 집단적으로 곳곳에서 정신분열의 모습을 보이고있지만 여성에 대한 입장만큼 많은 분열증세를 드러내는 곳을 없을 것이다. 

여성의 인권이 존중 되지않는 이러한 이분법적 성규범은 남성의 외도와 매매춘을 필요악으로 기정 사실화 했다. 성관계는 이성관계와 사회관계의 성격을 가름해주는 기본적인 인간관계이다. 또한 정신과육체 이성과 감성의 결합이 얼마나 조화되는지를 보여주는 기본이다. 상대방에 대한 기본존중과 배려 동시에 자신의 자존과 인격에 대한 존중을 포함한다. 

때문에 여성의 성적자기결정권은 인권과 민주적시민권의 일환으로 자리매김 해져야하며 남성의 성적특권은 가부장적 문화권력의 하나로 폐지되어야하는 인권운동의 과제이다. 

이러한 운동은 여성의 권익신장만이 아니라 보살핌과 나눔이라는 여성주의적 사회관계를 확산하고 세상의 모든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존중하는 것이어야 한다. 또한 이중적이고 분열적인 의식을 개선하고 법과 현실의 괴리를 좁혀내는 대안적생활양식을 만들어나가고 확산해나갈 의식개선운동이 필요하다.

우리모두가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와 행동을 일치시키고 일관되게 적용해 나갈 수 있는 정신분열없는 세상에 살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다.

 

 

/ 김금옥 (전북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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