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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冊盲 사회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지식정보사회를 맞아 우리나라가 지식정보 강국을 목표로 노력한 결과 IT(정보통신) 인프라 구축에서는 세계의 선두대열에 진입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식정보의 바탕이자 상상력의 원천인 독서문화는 선진국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역설적인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오죽하면 요즘 사회를 ‘책맹(冊盲) 사회’라고 꼬집는 말까지 나왔겠는가.

 

한국출판연구소가 지난 99년말 기준으로 실시한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1년간 평균 독서량은 9권으로 나타났다. 한달에 한권도 제대로 읽지 않는다는 계산이다. 같은해 일본 성인의 연간 독서량 18권의 딱 절반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이렇게 책을 멀리하는데는 구조적인 면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일생중 가장 왕성하게 책을 읽어야 할 청소년기에 입시위주의 교육 탓으로 독서를 등한시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TV·비디오의 일반화와 컴퓨터의 대량보급으로 영상과는 쉽게 가까워졌으나 정신세계를 풍요롭게 해주는 독서습관은 몸에 밸 여유가 없는 것이다. 어려운 입시관문을 뚫고 대학에 들어가서도 체계적 지식이나 폭넓은 교양쌓기는 뒷전인채 학점취득과 취업준비에 몰두하다가 졸업하는게 보통이다. 또한 독서 인프라인 공공도서관과 보유장서도 빈약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독서의 생활화를 위해 시작한 시민운동이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다. 문화개혁 시민연대와 도서관협회등 8개 시민·학술단체및 지식인 4백여명이 참여하는 ‘도서관콘텐츠 확충과 책읽는 사회만들기 국민운동’이 바로 그것이다.

 

이들은 도서관 관련 예산확대등을 정부에 건의하고 취첨전 15분 독서, 전철에서 책읽기등 책읽는 사회를 위한 범시민운동을 적극적으로 벌여나가기로 했다고 한다.

 

굳이 ‘책속에 길이 있다’는 선현들의 가르침이 아니더라도 가장 중요하고 창조적인 지식은 여전히 책에서 공급되고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진리다. 이들의 캠페인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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