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도 어른금지구역인 어린이소리축제장에 말쑥한 노신사가 신기한 음악상자를 꺼낸다. 노신사가 음악상자의 손잡이를 돌리자 파이프 오르간의 그것을 닮은 신기한 소리들이 요동친다. 어린이들은 음악상자가 있는 것으로 옹기종기 모여 음악상자 곁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파이프 오르겐을 축소한 드리엔 오르겔을 연주하는 대구가톨릭대 김무중교수(57).
대학에서 성악을 가르치는 그는 어린이소리축제에선 신기한 음악을 들려주는 마술사로 변신했다.
‘손으로 돌리는 오르간’으로 불리는 드리엔 오르겔은 파이프 오르겐의 원리를 이용해 만들었다. 30개의 파이프가 내장돼 있고 구멍이 뚫린 카트리지를 집어넣고 손잡이로 돌리면 음악이 나온다.
김교수가 오르겔을 처음 접한 때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유학중이던 80년대초.
“길거리에서 우연히 들었던 처음 들었던 악기소리가 가던 발걸음을 멈추게 했습니다. 고풍스럽고 낭만적인 유럽의 거리분위기와 어우러지던 그때의 감흥을 잊을 수가 없더군요.”
김교수는 당시 거리의 악기가 오르겔이라는 걸 알고 당시 우리돈으로 2천만원을 주고 오르겔을 구입했다고 한다. 오르겔이 워낙 귀한 악기여서인지 국내소장자가 손에 꼽을 정도라는 게 김교수의 설명.
김교수가 이번 소리축제를 찾은 것은 서울대 동문으로 오랜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강준혁감독의 권유에 의해서다.
일주일에 한번씩에 거리나 행사장을 찾아 어린이들에게 오르겔을 들려준다는 김교수는 “길거리를 듣다보면 상업음악이 지나치게 범람하는 것같다”면서 “오르겔소리가 거리문화를 순화시키는데 작은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