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30 20:24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일반기사

[오목대] `레임덕' 현상

 



뒤뚱거리는 오리가 걷는 모습은 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왠지 불안한 마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른바 '레임 덕(lame duck)' 현상이다. 레임덕은 임기 만료를 앞둔 공직자를 절름발이 오리’에 비유한 말로서 미국 남북전쟁 때부터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지금 레임 덕 현상에 빠져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복지부동이네 아니면 복지와동이네 하면서 공무원들이 힘의 향방에 눈치를 보거나 힘있는 쪽에 줄대기를 하려는 조임마저 보이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정치권력이라는 것은 마치 불과 같은 것이어서 가까이 하면 데고, 멀리하면 추워서 적절히 조절해야 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주어진 기간 동안 중단되거나 누수 없이 그 힘을 발휘할 때에 나라의 안정과 국민의 번영을 꾀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절대적 권력은 절대로 부패한다”는 액턴 경(卿)의 말처럼 특정인이나 소수의 사람이 권력을 장악하여 그들이 공권력을 행사할 때에 정치권력이 국가와 국민의 발목을 잡는다는 것을 우리는 지켜봤고 또 몸으로 겪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치권력이 힘을 잃어 최소한의 정치적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정도로 본연의 생명력이 사라진다면 그것은 더 큰 문제인 것이다. 집권말기의 권력누수현상이 바람직하지 않은 이유는 결코 정치 그 자체와 정치인들을 위해서가 아니다. 단지 이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서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난 6월 외교통상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방한 때 한 러 공동성명 관련 조사 보고라는 문건이 언론에 유출돼 파문을 일으킨 적이 있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번에 불거진 현직 경찰공무원의 정보문서 유출 사건은 내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와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앞두고 공직사회의 기강이 흐트러지면서 '줄서기와 줄대기'가 시작된 것은 아닌가 하는 성급한 판단마저 들게한다.

 

뒤늦게 사정(司正)당국이 내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라는 양대 선거를 앞두고 일부 공무원들의 기밀유출과 정치권 줄대기 현상을 차단하기 위해 특별감찰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나섰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