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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소리축제의 화두



“내년에는 국비지원이 없어 예산규모가 3분의 1로 축소될 것입니다. 규모가 줄어들면 내실을 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립니다. 좀더 짜임새 있고 오붓하게 (축제를) 하겠다는 희망적인 생각을 갖습니다. 규모가 적으면 집약적으로 축제를 치를 수 있는데 그러다 보면 방만했던 축제의 인상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될 겁니다”

 

지난해 10월 제1회 소리축제가 폐막될 무렵 천이두 소리축제조직위원장은 축제규모가 너무 크지 않느냐는 도민여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당시 축제에는 43억5천만원이라는 예산과  행정력이 총동원됐으나 축제의 과정을 지켜본 도민반응은 냉담했다.

 

조직위는 축제 전문가를 자처하는 ‘서울팀’에 굴욕적으로 끌려 다녔고 도민들은 엄청난 예산투입에 할말을 잃었다. 축제가 끝나자 조직위는 “2000년 예비대회와는 달리 소리축제를 없애자는 여론이 사라진 것만 해도 성과”라고 자위했다. 위원장 약속과 조직위 내부의 자성을 놓고 볼때 2002년 소리축제는 그 면모가 확실히 달라질 것으로 보였다.

 

그후 6개월. 해를 넘겨 축제를 맞게 됐으나 소리축제는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화두다.  규모를 줄이겠다는 약속은 사라졌고 또다시 돈잔치를 벌일 태세다. 

 

올해 축제예산은 도비 31억7천만원과 사업수입 1억2천만원 등 33억원. 전체 예산이 작년보다 줄긴 했으나 도민세금으로 충당되는 순수도비는 작년의 21억원보다 무려 10억원이나 증액됐다.

 

성공한 축제라는 평가도, 도민들의 공감대도 없는 축제에 9일 동안 또다시 31억원의 도민세금을 퍼부을 태세다. 규모를 줄여 내실을 기하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은 아예 실종된 상태다.

 

조직위는 한발 더 나아가 조직위 직원들의 인건비까지 대폭 올려 도덕적 해이를 의심케하고 있다. 일반직 기본급을 20% 이상 올리고 기피부서라는 이유로 파견공무원 직책수당을 전년보다 2배 이상 올렸다.

 

총감독에게는 직책수당 이외에 교통 숙식비 명목의 업무수행활동비까지 만들었다. 공무원 월급을 제외한 전체 인건비만도 5억원을 넘어섰다.  누구를 위한 축제고 무엇을 위한 축제인가. 소리축제의 화두는 누가 풀어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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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기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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