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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就業‘왕따’세대

 

 

 ‘과부 설움은 홀아비가 안다’고 실업자의 고통을 당해본 사람만이 안다. 사지가 멀쩡한 사람이 할 일이 없어 빈둥거리며 노는 일은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다. 그래서 장기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들은‘살아 있으되 죽은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일종의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진다.

 

기억으로조차 떠올리기 싫은 IMF사태때 이런 실업자수는 전국적으로 1백20만명이 넘었었다. 기업·금융계 정부산하기관등 각계의 구조조정으로 내몰린‘황당한 퇴직자’들이 분노와 좌절감에 떨어야 했던것도 이때였다. 그로부터 4년여가 지난 지금 정부는 IMF위기로부터의 완전탈출을 선언했고 거시경제 지표로는 우리경제에 푸른 신호등이 켜진지 오래다.

 

실제로 실업률도 완만한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점차 낮아지고 있다. 통계청이 엊그제 발표한 4월중 고용동향에 따르면 실업률은 3.1%를 기록하여 전월보다 0.3% 하락했고 실업자수도 70만7천명으로 전월보다 6만2천여명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계절적 요인으로 고용증가세를 일시 반영했다고는 하지만 장미빛 통계인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대학가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우울하기만 하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직을 못해 빈둥거리는 고급인력이 여전히 수십만명에 달하고 취직을 못할바에야 아예 휴학을 하겠다는 학생들 숫자 또한 적지 않다. 인생의 황금기, 꿈과 희망에 가득차 사회에 첫 발을 내딛어야 할 젊은 세대들에게 현실의벽은 아직도 철옹성처럼 완강하기만 한 것이다.

 

이 중에서도 지금 29세∼31세 이르는 IMF 피해세대(?)들의 고통은 너무 크다.(28일자 본보 1면) 그들이 군복무까지 마치고 대학문을 나섰을때가 정확히 IMF 위기때와 일치한다. 취업난의 한가운데서 입사원서조차 변변히 내보지 못한 그들은 스스로를‘부랑인 학번’이라고 자조(自嘲)한다고도 한다.

 

그런데 이들이 연령때문에 취업전선에서 또다시‘왕따’당하고 있다니 안타까운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실업상태가 장기화하면 분노와 좌절감은 차츰 사그라 들고 니체식 허무주의나‘될대로 되라’식 체념기에 빠져 든다고 한다. 장차 사회를 이끌어 나가야 할 젊은 세대들이 이런 실업증후군(失業症候群)을 앓게 해서는 정말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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