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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삼월 장 배워보기

 

 

예로부터 장을 담그는 일은 한해 행사 중 가장 중요하고 큰 일 가운데 하나였다.
요즘엔 장을 사먹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래도 전통 음식맛을 고집하는 가정에서는 음력 정월장을 반드시 주부가 직접 만들고 싶어한다. 대부분 정월장을 담그지만 가정에 따라서는 삼월장을 담그기도 한다.

 

소금물 속에 넣어둔 메주를 아직 건지지 않았다면 이제 이를 꺼내서 치댈 때가 됐다.

 

장 담그기

 

①메주 소두 1말(보통 크기 4덩이), 소금 6∼7되, 물 2말
②소금물은 독에 가득 채워둔다. 수분이 증발하면서 줄어든다.
③메주가 소금물 위로 1㎝ 정도 떠오르면 적당하다.
④수면 위로 나온 메주의 겉면에 소금을 한줌씩 뿌려준다. 노출된 메주 덩이에 잡균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다. ⑤숯과 대추 고추 등을 한 독에 3∼4개씩 띄운다. 숯은 나쁜 냄새를 제거해주고, 통고추는 살균 효과가 있으며, 대추는 붉은 색을 띠어 액을 막아주는 상징성을 가진다.
⑥된장과 간장 가르기: 40∼60일 정도의 숙성기간이 지나면 메주와 즙액을 분리한다.(정월장은 70∼80일, 2월장 50∼60일, 3월장 40∼50일)
⑦간장은 섭씨 80도에서 지속해서 달이고 달이면서 생기는 거품은 걷어낸다.

 

간장 담그기

 

장은 메주 물 소금 장독이 맛을 결정한다.
정통궁중음식 전문점 궁의 유인자 대표는 해마다 같은 장독에 같은 종류의 장을 담글 것을 권한다. 김치에 들어 있는 균과 장을 발효시키는 균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냄새가 배인 항아리는 참숯을 피워서 항아리 바닥 가운데 넣고 꿀 한종지를 부어 태우면 좋은 향이 퍼지고 항아리 안이 소독된다.

 

완주군 죽림에 위치한 맑은물 식품 대표 정화자씨는 장을 담글 때 소금에 큰 비중을 둔다. 정 씨는 부안지역에서 생산되는 소금, 천일염을 최고로 친다.

 

장 담글 소금은 가을에 구입하여 소금 가마니 밑에 나무토막 등을 고여놓아 간수가 저절로 빠지게 둔다. 정월에는 물과 소금 비율을 10대 3정도로, 2∼3월에는 10대 4정도 비율이 맞다. 이 정도의 염도는 달걀이 반 정도 수면 위에 떠올라 있는 정도. 소금물을 끓여서 식힌 후 이 물에 메주를 넣어두는 것이 나중에 간장을 끓이는 것 보다 훨씬 좋다. 메주와 소금물의 양은 메주 소두 1말(보통 크기 4덩이)에 소금 7되, 물 2말 정도.

 

메주 또한 건조장에서 말린 것 보다는 11월 물이 얼 시기(저온)에 밖에 1주일 정도 내놓고 건조한 메주야말로 최고다. 메주는 먼지를 털어내고 흐르는 맑은 물에 담가 재빨리 솔로 문질러 씻어 건진다. 씻은 메주는 채반이나 광주리에 건져서 물기를 빼고 햇볕에 2∼3일간 말린 후 사용한다.

 

소금물은 장 담그기 하루 전에 미리 풀어 놓아 침전물이 바닥에 충분히 가라앉은 후 사용한다. 소금물은 큰 독 위에 소쿠리를 얹고 소쿠리 밑에 큰 베보자기를 깐 후에 소금을 담는다. 물을 바가지로 조금씩 부으면 소금물이 아래로 모인다. 소금물이 다 녹을 때까지 막대기로 휘휘 젓고 하루동안 그대로 재워 두었다가 윗물만 떠서 장 담글 때 사용한다.

 

된장 담그기

 

찹쌀 1되 분량으로 죽을 묽게 쑨다. 메주콩(1말 분량)은 불렸다가 물을 충분히 붓고 무르도록 푹 삶아낸다. 누룩은 빻아 가루(1되)를 만든다. 고추씨를 빻아 가루(반되)를 만든다.

 

간장에서 건진 메주에 찹쌀죽, 삶은 메주콩, 누룩 가루, 고추씨 가루, 소금을 넣고 충분히 치댄다. 항아리에 메주 반죽을 차곡차곡 눌러 담은 후 소금을 듬뿍 뿌린다.
망사나 얇은 헝겊으로 덮어서 파리나 날벌레가 앉지 못하게 하고 낮에는 뚜껑을 열어 햇볕을 쬐인다.

 

고추장 담그기

 

고추장은 3∼4월경에 담는다. 찹쌀고추장은 초고추장이나 색을 곱게 내야 할 때 쓴다. 밀가루고추장은 찌개나 된장국을 끓일 때 쓴다. 보리고추장은 여름철 쌈장을 먹을 때 쓴다.

 

고추장용 고추즌 가을철에 색이 곱고 단 맛이 나면서도 매운 것으로 골라서 씨는 모두 털어내고 곱게 빻아둔다.

 

엿기름은 하룻밤 물에 불렸다가 건진 겉보리를 시루 밑에 깔고 펴서 위를 덮어두면 며칠 후에 싹이 나온다. 길이가 보리만큼 자라면 멍석에 펴서 말린다. 말린 엿기름을 맷돌에 갈아서 가루로 만든다.

 

고추장에 간을 맞출 때는 보통 제염을 쓴다. 고추장 반죽에 들어간 소금은 잘 녹지 않으므로 고추장 버무릴 때 한꺼번에 넣지 말고 2∼3일간에 걸쳐 3∼4차례로 나눠서 간을 맞춘다. 고추장 반죽이 너무 되직하면 간장을 섞어서 간을 맞추는데 꼭 달인 간장을 써야 한다.

 

고추장을 담그려면 하루 전에 엿기름 가루를 물에 불린다. 불린 엿기름을 손을 비벼 체에 받쳐 앙금을 가라앉힌다.

 

냄비에 웃물만을 가만히 따라내어 찹쌀가루를 넣은 후 물을 부어 잘 섞는다. 이것을 뭉근한 불에 올려 나무주걱으로 눌러붙지 않게 저으면서 삭힌 후 센불에서 30분 정도 졸인다.

 

뜨거운 김을 빼고 나서 메주가루를 넣어 고루 섞고 소금으로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3∼4일 후 소독한 항아리에 고추장을 담고 소금을 듬뿍 뿌린 후 망사를 덮는다. 햇볕을 쬐어 한달쯤 익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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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명숙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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