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은 인간 대 인간의 대인관계 속에서 형성된다. 그 중에서도 어린시절에서 사춘기까지의 인간관계에서 부모자녀 상호작용의 질이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많은 학자들은 증거를 제시하며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가족을 이루고 살아가면서 부모자녀 관계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과제도 없을 것이다. 부모 자녀 간에 온화하고 다정하며 서로 기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가족 한사람 한사람의 욕구가 충족되고 개인적 성장을 도울 수 있기를 원한다. 이러한 부모자녀 관계의 패턴은 사회적 대인관계로 발전하여 사회생활의 기초가 되므로 가정에서 자녀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그들이 건전하게 자라도록 부모 자녀간의 문제를 민주적인 방법으로 해결한다면 우리 사회는 안정과 성장을 이루는 사회가 될 것이다.
그러나 부모자녀 관계는 개인의 가정문제여서 폐쇄적이고 주관적인 측면이 강하여 각자의 형편에 따라 합리화시키고 있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점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부모 자녀관계를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부모가 보는 부모자녀 관계유형과 자녀입장에서 체험하는 부모자녀관계유형을 살펴보고자 한다.
1. 거부적 태도 : 부모들이 자녀에 대한 감정과 태도가 거부적 경향이 있는 경우로서 이때 애정이 결여되어 있는 경우와 애정은 있으나 표현이 결여되어 있어 자녀에게 전달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주로 부모가 자녀에게 무시, 방임, 무관심, 불신, 나쁜 감정, 체벌 학대, 가혹한 요구 등의 태도로 대한다. 이와 같은 거부적 태도를 경험하는 자녀는 심신의 발달이 늦으며 난폭한 공격, 비행, 신경증적인 행동이 겹쳐서 일어난다.
2. 지배적 태도 : 자녀를 부모의 소유물처럼 절대적인 힘으로 통제하려는 태도이다. 애정은 있으나 늘 엄하고 완고하여 명령과 금지로 끊임없이 자녀를 감독하거나 자녀의 소질과 적성을 무시하고 부모가 기대하는 방향과 수준에 따르도록 한다. 이와 같은 부모자녀 관계의 아이들은 의욕 상실, 냉담, 무감동으로 생활을 자주적으로 운영할 능력이 자라지 못하고 인생을 즐겁게 살고자 하는 희망이 없이 현실을 도피하며 성적 부적응도 일어나기 쉽다는 지적도 있다.
3. 보호적 태도 : 자녀에 대하여 염려와 불안이 많은 부모는 그 감정을 자녀를 지나치게 보호하여 해소하려고 한다. 자녀에 대해 합리적으로 대하지 못하면 지나친 불안과 염려가 보호의 수단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자녀를 위하고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세밀한 것까지 참견하고 돌보아주어 필요 이상 책임을 진다. 이러한 태도에서 자라는 자녀는 의존적이며 인내심이 약하고 책임을 전가한다. 늘 어른들의 보호 속에 있기 때문에 동년배와의 사회적 성숙이 늦고 고독하기 때문에 극단적인 경우에 사회에 대한 두려움으로 신경증적인 경향에 빠질 우려도 있다.
4. 복종적 태도 : 자녀의 요구나 주장은 무엇이나 받아주는 것으로 만족을 느끼는 부모의 태도이다. 단순한 애정과다가 아니고 자녀에게 복종적인 봉사로 다른 가족과의 불화와 결손감을 채우려는 태도이다. 넘치는 사랑으로 시중드는 것을 즐거움으로 알고, 하찮은 일에도 상을 주고, 나쁜 일에도 편들어 주며, 무엇이든 용납하는 태도이다. 이렇게 자라는 아이들은 욕구불만으로 유아적 태도를 가지며, 자기 통제력이 약해진다. 자기중심적이며 주위와 협조적이지 못하고 규칙적인 생활에 약하고 성적 발달이 빠르며 억제하는 힘도 부족하다.
5. 모순 불일치 태도 : 부모의 태도가 서로 지나치게 불일치하거나 모순되면 자녀는 심한 심리적 혼란에 빠진다. 그러나 부모는 이러한 점을 잘 알지 못한다. 왜냐하면 불일치 모순의 부모는 자신의 안전감이 결여되어 있어서 자녀에 대한 증오의 감정에 대한 죄책감을 필요 이상의 애정으로 위장하여 자녀를 해친다고 정신분석가들은 지적한다. 이러한 부모의 양육을 받는 자녀는 규칙성이 없기 때문에 늘 긴장하고 좋은 일을 하고도 언제 꾸중을 들을지 불안해하고, 꾸중을 들을 때도 이유를 알 수 없어 더욱 불안에 빠진다.
이러한 관계가 장기간 계속되면 일상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행동의 기초를 배울 수 없어 반사회적인 비행을 저지르기 쉽다. 또한 부모가 극단적인 거부-보호적 태도에서 자라면 두개의 권위, 두개의 명령체계 사이에 끼어 반항심을 품고 겉으로는 의젓하게 행동하지만 가면이 벗겨지면 잔인하고 냉혹한 비행을 보인 청소년은 모순-불일치형의 부모에게서 많이 나타난다는 사례가 있다.
성장하면서 자신과 부모에게 심한 혐오감을 보이며 이성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고 동성애의 경향을 보인다는 연구보고서도 있다.
사례1. 순종과 맹종사이 갈등 증폭
민 군은 초등 5학년으로 지능은 중상(110)이며 침착하지 못하고 집중이 어렵다. 수업 중에는 가끔 소리를 내고 성적은 능력에 비하여 낮으며 효율이 없다. 학교가 지겨워 등교거부의 상태이다. 양친과 민군의 부모자녀관계를 보면, 자녀입장에서는 부모가 모두 지배적 태도이며 강압적이라고 느끼고 있었으나 아버지의 민 군에 대한 태도는 심한 거부였고 어머니는 소극적인 거부를 보였다.
즉, 부모는 자녀가 순종하지 않기 때문에 거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반면 자녀는 부모가 맹종하기를 요구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민 군은 부모에 대한 반작용으로 제멋대로 두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이렇게 부모 자녀관계의 태도 불일치는 부모의 기대와 자녀가 바라는 원함을 맞추지 못하는 갈등에서 시작하고 있었다.
사례2. 쌍방간 욕구만족 차이 표출
아들 정길이가 공부하기를 싫어하고, TV만 보고, 뭐든지 끈기있게 하는 것이 없고, 어머니를 지겨워한다. 학교 선생님에게 엄마에게 전화하지 말라고 쪽지를 남기고 수업도 끝나기 전에 튀었다고 연락을 받았다. 집에 들어와서는 잘 한듯이 불평불만만 한다. 컴퓨터도 안 사주고, 엄마 마음대로 하니까 자기 쓰고 싶은 대로 쓰려고 신문배달을 한다고 한다.
신문배달을 하는 것도 어머니는 당황스럽고 감당하기 힘들다. 수학여행 갈 때 입을 옷을 자기가 사겠다고 돈을 달라고 하는데 기가 막히다. 주고 싶은 마음이 없는데 부딪치지 않으려고 주었다. 학생다운 옷을 사지 않을 것 같아 미덥지가 못하다. 잘못하면 화를 더 내고 성질이 나면 못참는 아들이 무섭다.
어머니는 자신을 희생하며 아이를 길렀다고 생각한다. 우유물에 화상을 입고, 4살 때는 이웃집에서 작두에 손가락을 잘려 응급수술을 받았고, 5살 때는 모터에 감전되어 겨우 살렸으나, 흉터가 심하여 14살때 피부이식 수술을 하는 등, 유별난 아이를 병신 만들지 않고 키웠는데, 이제는 어머니를 싫어하고, 무시하고, 폭력을 쓰며 어머니를 못살게 한다. 가장 염려되는 것은 아이가 나쁘게 될까봐 걱정이 된다.
아들 입장에서는 자신의 성격도 나쁘지만, 어머니가 뭐든지 자신을 마음대로 하려는 것에 대한 불만이 높아 가출을 시도했고 자퇴를 요구하고 있었다. 시골에서 잘사는 집안에 속했으나, 조부모가 실권이 있어서 어머니를 마치 식모처럼 대했고 조부 사망 후에는 잘 때리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잔소리를 심하게 들으며 자랐다.
어머니는 자녀를 비난하면서도 바르게 키우고 싶은 욕구를 호소했고, 정길이는 자신을 이해해 주지 않는 현실을 반항으로 대처하고 있었다.
따라서 상담 목표를 아들을 잘 기르고 싶은 자신의 욕구도 만족하고, 아들의 욕구도 만족하는 방법을 찾는데 두고 상담을 통해 부모에 대한 불만 표현, 선생님에 대한 원망, 학교에 대한 두려움을 직면하게 했으며, 직면이 힘이 들고 고달프지만 자퇴하지 않고 학교를 지속하겠다고 스스로 결정하고 상담을 종결했다. 3개월후 추수지도를 했으며 학교에 잘 다니고 있었다.
상담을 하며 어머니의 정길이를 대하는 태도의 변화는 정길이의 마음을 열게 했고, 자신을 탐색하고 문제를 직면하며 5년후, 10년후, 20년후의 자신의 미래를 계획해 보면서 감정과 사고가 변하자 행동에 변화가 왔다. 어머니의 관계 회복을 위한 평온을 구하는 기도가 효과적이었다.
내가 변화시킬 수 없는 일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을 주옵시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를 주옵시며,
그리고 그 차이를 알 수 있는 지혜를 주옵소서]
/김옥엽(교육학박사, 전라북도청소년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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