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은 공멸이다. 위기감 속에서 민주당 신당 논의가 계속되고 있지만, 신당파와 민주당 리모델링파 사이에 높게 쌓인 불신의 벽은 전혀 해소되지 않은 채 쌍방간 공방전만 갈수록 치열하다. 결국 분당으로 갈 공산도 큰 상황. 문제는 신뢰가 사라진 정치판 때문이다.
지난 2일 민주당 당무회의에서 박상천최고위원은 “신주류 모임이 추진하는 신당은 각 정당과 당외 세력을 결집한 범개혁단일정당에 그 목표가 있음에도 불구, 세 형성을 목적으로 통합신당이라고 위장하고 있다”며 “범개혁 단일신당이 꼭 필요하면, 민주당을 해체할 것이 아니라 나가서 따로 신당을 만드는 것이 정도”라고 몰아부쳤다. 구주류측의 신주류에 대한 강한 불신을 가감없이 드러낸 것.
이에 김원기의원 “참여정부가 시작되는 역사적 전환기를 맞아 새로운 정치 틀을 만들어 내지 않고는 정치가 제 역할을 할 수 없다고 판단, 신당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인적청산은 가능성도 없고, 그런 시대도 지났다”며 불신 진화에 주력했다.
하지만, 전국정당을 만들자는 신주류 주장이나, 민주당 정통성을 지키며 리모델링하자는 구주류측 주장이나 그 이면에는 당권이라는 흑막이 존재하는 것이 문제다. 양측의 주장은 나름대로 개혁지향적이고, 선진적인 합리성을 갖고 있지만, 당권이 전제되는 바람에 쌍방간 대화는 있어도 합일점은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신주류는 전국정당화 해야 진정한 개혁이 되고 총선에서 승리, 참여정부를 흔들림없이 뒷받침할 수 있다면서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시각을 보여왔다.
반면 구주류는 민주당 정통성 수호를 외치면서도“저들의 의도는 인적청산”이라는 불신 때문에 당권을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물갈이는 정치인 몫이 아니라 유권자 몫이라는 점에서 도내 유권자들은 어떤 ‘물갈이’ 기준을 갖고 있을까. 내년 총선에서도 과거처럼 ‘바람’으로 표를 찍는다면, 물갈이는 정치인 몫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재호기자(본사 정치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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