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축제가 끝나고 대동놀이나 신명이 부족하다며 비판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는 축제를 전통축제로만 이해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축제는 전통적으로 마을에서 신을 모시고 놀이형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었다. 그러나 일제는 이러한 축제를 철저히 파괴하였다. 또한 해방 이후 근대화한다면서 전통축제를 미신이라며 없앤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공동체의 신을 모시면서 같은 신의 품안에서 공동체성을 느끼면 신나게 노는 축제가 거의 사라졌다.
더구나 소리축제는 공연으로 이루어진 공연모음이다. 전통적인 축제의 개념으로 보면 축제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祝이나 祭의 원래적 의미가 모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소리축제는 전통적인 개념에서 보면 축제라기보다는 공연제에 가깝다. 그럼에도 축제라고 부르는 것은 축제개념이 그 동안 넓어져 공연제도 포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리축제에서 도민들이 대동단결하여 신명을 자아내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지나치다. 그보다 좋은 공연을 기대해야 한다. 이번 소리축제가 신명보다 공연의 질에 더 주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천음야화'를 제외하고는 좋은 공연들이 많았다. 특히 '다시 보는 토끼와 자라'는 아동창극으로 소리축제가 가야할 방향을 가장 잘 나타내준 작품으로 보인다. 지역적 장르를 현대적 이슈와 잘 결합하여 관람내내 즐거워할 수 있는 수준높은 작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것도 모두 전라북도의 인력이 만들어냈다. 이 창극을 보고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러한 작품들을 통해 전북의 소리를 세계에 빛낼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 또한 외국의 다양한 소리들이 들어와서 세계적인 시야로 눈을 넓힐 수 있었다. '오케스트라 아시아'처럼 수준높은 공연도 있었지만 더욱 더 수준높은 음악들을 발굴하여 세계의 소리가 소리축제를 참여하는 것을 희망할 정도로 더욱 성장하여야 할 것이다. 결국 외국의 소리꾼들이 전북에 가는 것을 꿈꾸도록 만들어야 한다.
즉, 도민의 대동놀이적 신명보다는 세계적인 소리공연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야 한다. 이를 통해 전북에서 더욱 질 높은 소리작품을 만들어내고 이를 세계에 팔 수 있어야 한다. 세계의 소리꾼이 모이고 전북의 소리가 세계로 나갈 때 전북이 진정한 예향으로 세계에 우뚝 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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