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가 장기 복합불황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판에 일부 못돼먹은 졸부들이 부동산 투기바람을 일으켜 한 몫 챙기는 통에 강남권 집값 폭등의 진원지로 알려진 타워팰리스 주민들이 투기꾼으로 몰릴가봐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라고 한다. 그들은 "주거환경이 좋은 곳에 사는 것이 무슨 죄가 되느냐. 전세를 사는 사람도 많다”고 항변하면서 "모두가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것 같아 택시를 타도 인근에서 내려걸어간다. 주민들이 함게 모이면 서로 위로하며 살고있다”고 고충을 털어놓는다는 것이다. 하루 벌어 하루 지내는 노동자나 일자리 찾아 헤매는 실업자가 들으면 이게 어느 나라 이야기인가 언뜻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대체 그 말도 일리가 있겠다는 생각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도곡 2차 재건축아파트 13평형 8억5천5백만원 대치동 은마아파트 34평형 8억3천만원, 잠실 1단지아파트 13평형 4억8천만원. 부동산 중개업소에 내걸린 서울 강남 집값을 보고 변방인들은 '설마'하는 마음에 재차 가격을 확인해 보지만, 안타깝게도 그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부동산 전문잡지인 부동산뱅크가 지난 14일에 조사한 서울시내 아파트 값을 보면, 가장 높은 강남구가 평당 평균 2천3백16만원으로 가장 늦은 노원구의 6백51만원과 무려 4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서울공화국 안에 다시 강남공화국이 태동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같이 강남 집값이 턱없이 높은 이유에 대해 이지역 주민들은 교육·문화시설과 교통 및 주변환경이 타지역에 비해 월등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그들은 정부가 아무리 강남 집값을 잡으려 해도 결국은 또 오르게될 것이라며, '강남불패'신화를 굳게 믿고 잇다.
그러나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강남 집값의 폭등원인을 우수한 교육여건이나 주택공급 부족 때문이 아니라, 저금리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에 따른 투기세력의 준동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 국토연구원에서도 "강남지역 아파트의 전세금을 월세로 환산해 다른 대체 투자처의 투자수익과 비교해본 결과, 기본가치에 비해 40%정도 거품이 형성돼 있다”면서 강남 집값도 곧 제자리를 찾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정부가 이번만은 부동산 투기를 반드시 뿌리뽑겠다는 각오로 대책을 마련중에 있다고 한다. 오는 29일 발표 예정인 부동산 종합대책에는 '부동산 투기 필패'를 위한 비장의 무기가 담겨져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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