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맛 있습니까? 그거 독악입니다'-지난해 8월 폐암으로 숨진 코미디언 이주일씨가 금연 캠페인을 위한 공익광고에서 한 말이다. 폐암 말기의 이씨가 던진 이 말 한마디로 전국에 금연 열풍이 불었었다. 평생을 남을 웃기며 살아온 그가 병상에서 코에 호스를 꽂은채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은 담배의 위해성을 전달하는데 모자람이 없었다.
그러나 한 때 담배인삼공사의 주가(株價)까지 떨어뜨렸다는 이런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금연열풍은 그때뿐, 우리나라의 흡연률은 OECD가맹국중 여전히 1위다. 성인남성의 흡연률이 60.5%에 이르고 흡연연령도 15세 전후로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아무리 담배가 몸에 해롭다고 겁을 주고 금연구역 확대지정등으로 흡연률을 낮춰보려 해도 골초들의 반란(?)을 제압하는데는 역부족이다. 오히려 숫적 우위나 경제적 기ㅕ도(?)를 내세우며 흡연권을 보장하라는 역공도 만만치 않다.
국내에서는 매년 10만명의 암환자가 발생하며 6만명이 암으로 사망한다. 흡연자의 암 발생 위험률은 비흡연자의 6.5배에 이른다고한다. 이렇게 백해무익한 담배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왜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 비해 흡연률이 높은것일까. 물론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보건복지부는 우선 담배값이 너무 싸다는 점을 들고 있다. 영국이 갑당 1만원, 다른 국가들도 보통 5∼6천원 수준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가장 잘 팔리는 디스가 1천5백원, 에세는 2천원이다. 선진국에 비해 20∼30% 수준에 불과한것이다. 단지 건강을 해치기만 하는 담배값을 낮게 방치하는데 불만인 복지부가 담배값 인상을 주장하고 나서는것도 그 때문이다.
국내의 한 연구에 따르면 담배값을 1백% 인상할 때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수가 23% 감소해 보험재정안정에 크게 기여할것이라고 한다. 담배값 인상만이 담배 소비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정책이될 수 있다는게 복지부의 확고한 정책의지로 보인다.
그러나 금연정책을 꼭 담배값 인상으로만 밀고 나가려는것은 이율배반이다. 국민생활과 정서, 기호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서 흡연자만 봉이 되지 않게 합리적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 담배값 인상설이 나돌자 전국의 담배 판매상들이 사재기에 나섰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게 우리 현실이다. 얄팍한 상술마저 흡연자들을 울리는 이런 세태에 끊기도 어렵고 피우기도 버거운 골초들의 한숨소리만 높아질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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