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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화염병 시위

 

80년대 군부독재 시절 과격 시위현장에 반드시 등장한 것이 최루탄과 돌멩이였다. 진압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최루탄을 쏘아댔고 이에 맞서 시위대는 투석전을 벌였다. 시위현장의 매케한 최루가스때문에 통행인들이 고통을 받았으며 투석전으로 인근 상가의 유리창이나 집기등이 부서지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시위대가 보도블럭을 깨 투석용으로 쓰는 일도 다반사였다.

 

화염병이 등장한 것은 그 후의 일이다. 1983년께 처음 등장해 아슬팔트위에 폭발음과 함께 불길을 일으켜 군중심리를 자극했다. 시위가 과격해 질 수록 최루탄 사용도 늘어나고 돌멩이와 화염병도 시위대의 필수품이 되다시피 했다. 그무렵 유행한 용어가 무탄무석(無彈無石)이다. 경찰이 최루탄을 쏘지 않으면 돌멩이나 화염병도 던지지 않겠다는 시위대의 피켓이 등장한 것이다. 이에 경찰은 무석무탄(無石無彈)이란 피켓으로 맞섰다. 돌멩이를 쓰지 않으면 최루탄을 쏘지 않겠다는 약속(?)이었다. 시위 대학생이나 진압전쟁이나 똑같은 우리 젊은이들이니 이런 애교있는 피켓대결이 미워 보이지 않았다. 둘 다 독재정권의 희생양(?)들이었음으로.

 

국민의 정부들어 이무영(李茂永)경찰청장은 경찰이 먼저 최루탄을 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실행에 옮겼다. 3년 가까이 시위현장에서 최루탄이 사라지면서 '무(無)최루탄'은 시위문화를 전반적으로 평화롭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자경찰을 앞세워 폴리스라인을 설정함으로써 시위가 과격화 하지 않도록 한것도 이청장의 '굿 아이디어'였다.

 

그렇다고 과격시위가 완전히 사라진것은 아니다. 사라질 수도 없는것이 민주사회의 구군적 모순일수도 있다. 방석모와 방패로 무장한 경찰의 진압봉에 맞서 몽둥이나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시위대의 폭력이 시위현장마다 여전하다. 그리고 드디어 한 때 사라졌던 화염병마저 다시 등장했다. 지난 주말 서울 광화문일대에서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과 학생등이 벌인 시위현장에서다. 이발 유혈충돌로 양측에서 80여명이 부상하는등 시위가 매우 격렬했다한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심정은 착잡하다. 과연 몰로토트 칵테일로 불리우는 화염병까지 던져야 할 정도로 노동자들의 요구는 절박한 것일까? 이런 방법 말고는 사태해결의 다른 길은 없는 것인가 새삼 의문스럽기도 하다. 엊그제 전주노동사무소 앞에서 벌어진 과격시위 현장도 결코 이에 못지 않았다. 그래서 화염벙 재등장을 보는 시민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못해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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