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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선거 브로커

 

미국에서 브로커(Broker)란 중개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말한다. 보험이나 증권, 부동산 거래는 물론 결혼 중매인도 브로커로 통한다. 브로커 앞에 파워(Power)가 붙으면 정계 실력자로 불리듯이 뉴욕 증권거래소의 브로커들은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 할 정도로 막강하다. IMF위기때 해지펀드운용자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소로스도 따지고 보면 빌(Bill)브로커에 다름아니다.

 

영어권 국가에서 제법 엘리트군에 속하는 이 직업인들이 그러나 우리나라에와서는 제대로 대접(?)을 못받는것 같다. 이미지가 그리 밝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 브로커 하면 흔히 '사건 해결사'나 '꾀많은 거간꾼'쯤으로 치부되는게 보통이다. 그러다 보니 이들의 활동무대도 자연 변호사 업계 쪽이다. 이들은 사건 유치 경쟁을 틈타 한푼이라도 더 커미션을 챙기면서 법률시장을 오염시킨다는 비난을 자초한다. 심지어 고용변호사를 두고 법률가 행세를 하는 브로커들도 있을 정도다.

 

이쁜이 아니다. 관공서를 상대로 한 이권청탁이나 운행의 대출알선, 취업부탁등 브로커들이 개입하지 않는일이란 거의 없다. 이권이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것이 브로커의 세계다. 오죽하면 미국같은 브로커의 본바닥에서도 '굶주린 메뚜기떼 같은 변호사'니 '뒤파리 같이 우굴대는 브로커들'이란 말이 나왔을까. 뒤집어서 현실을 우리나라에 대입해 보면 실상은 훨씬 더 복잡하고 지저분 할 수 밖에 없다.

 

17대 총선이 임박하면서 아니나 다를까 선거 브로커들이 슬슬 기지개를 켜고 있다한다. 이들은 연말연시를 맞아 동창회나 향우회, 계모임등을 들먹이며 입지자들에 접근해 표를 모아 주겠다며 금품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신인들의 경우는 지역내 조직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도 이들의 도움이 필요하기때문에 제의를 거절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덥썩 손을 잡을수도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입장에 처하는 일이 많다는 호소다. 하긴 미국에서도 선거브로커들의 네거티브 전략과 과다한 선거자금 모금으로 폐해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는것을 보면 정도의 차이일뿐 선거란 다 그런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선거때마다 불거지는 이런 병폐를 그대로 두고는 깨끗한 선거란 공염물일 수 밖에 없다. 정치지망생들의 매표(買票)유혹이나 브로커들의 매표(賣票)행위는 모두 자제되거나 단속돼야 할 구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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