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6-04-19 20:49 (일)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사회 chevron_right 사회일반
일반기사

[흐름-촛불집회]왜 촛불집회인가

 

초는 제 몸을 불살라 어둠을 밀어낸다. 불을 밝히며 희생의 감동까지 선사한다. 탄핵정국으로 어수선한 2004년 3월, 전국 곳곳의 거리가 촛불로 환하게 밝아졌다. 화염병과 돌맹이 대신 초 한자루를 들고 많은 시민들이 거리에 섰다. 촛불집회다.

 

투쟁과 선동으로 일관하던 시위·집회문화는 어느새 '축제'로 변하고 있다. 지난 2002년 6월 경기도 양주에서 미군장갑차에 의해 숨진 여중생들을 추모하기 위해 처음 시작된 이 시위방법은 세대와 계층을 뛰어넘는 역사의 현장마다 빠짐없이 등장한다. 지난해 부안방폐장 반대집회에서도 촛불시위가 이어졌고, 최근에는 야당에 의해 촉발된 대통령탄핵결의를 규탄하기 위해 촛불집회가 들불처럼 번졌다. 왜 촛불집회인가.

 

문화평론가 문윤걸씨(전북대 사회학과 강사)는 시민의 정치의식수준과 촛불집회는 맞닿아있다고 분석한다. 그는 "현재를 살아가는 시민들의 정치의식이 과거와 몰라보게 달라졌다”며 "시민들이 더이상 방관자로 남지 않고 정치에 직접 참여하려는 열망이 높아졌고 이를 촛불집회를 통해 문화적으로 표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일 월드컵 이후 시민들의 의식이 한층 성숙해졌고 권위적 질서도 재편되고 있습니다. 촛불집회는 달라진 시민의식을 앞세워 정치적 의사표현에 직접 참여하는 문화적 통로입니다”

 

문씨는 "시민들은 과거처럼 소수의 엘리트그룹에 한국사회의 변화를 맡기지 않는다”면서 "촛불집회는 직접 변화의 주체로 나서겠다는 의사표현의 장”이라고 분석했다. 촛불집회는 우리가 이미 성숙한 시민사회로 진입했고, 참여하는 즐거움과 감동에 이끌리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초 한 자루를 쥐고 거리로 나서는 일. 그 초에 불을 밝히고 함께 한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변화를 주도할 '당당한 시민'이라는 자부심에서 시작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기우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사회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