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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전주 롯데백화점 개점이후

조상진 정치부장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은 1922년생이다. 우리 나이로 치면 83세다.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TV드라마 ‘영웅시대’에 나오는 현대그룹 정주영 전 회장및 삼성그룹 이병철 전 회장과 동시대를 헤쳐온 기업가다. 말하자면 우리나라 1세대 기업인인 셈이다. 이 회장이 1910년생, 정 회장이 1915년생이니, 약간 터울은 져도 한국경제를 이끌어온 산증인들이다.

 

신 회장이 젊은 시절 문학도였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스무살의 나이에 도일(渡日), 어려움속에서도 그는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중 하나가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다. 여주인공 샤롯데와의 이룰수 없는 감동적인 사랑이 가슴을 울렸던 탓인가. 신 회장은 오늘날 거대그룹으로 성장한 회사의 이름을 여주인공 ‘롯데’에서 따왔다. 감수성도 남달라‘입속의 연인’이라는 롯데껌 광고문안도 직접 썼다.

 

신 회장은 호텔과 유통업 음식료품 분야에서 한일 양국에 걸쳐 거대그룹을 일구었다. 지금은 중국에서 롯데제과 공장 추가건설, 롯데마트·세븐일레븐의 편의점 확대, 롯데리아 매장 확충 등 중국시장 진출을 직접 챙긴다. 한해 30조원이 넘는 매출액을 자랑하는 롯데는 한일 양국 투자비율이 6:4 규모로 알려져 있다.

 

그런 롯데가 전북에도 2년전부터 본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그 신호탄이 익산 부송동에 자리한 롯데마트였다. 롯데마트가 들어선 이후 익산지역 상권에는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가뜩이나 위축되던 중앙동 상권이 무너지고 재건축에 나섰던 동부시장의 경우 건축업자가 손을 들어 버렸다. 익산의 유일한 백화점인 송원백화점도 부도가 났다.

 

이런 와중에 롯데백화점 전주점이 문을 열었다. 22호점인 롯데백화점은 5월 개점 당시 교통대란을 불러 일으키는 등 각종 화제를 뿌렸다. 또 첫달 매출액이 250억원을 기록하는 등 야단법석을 떨긴 했으나 두달여가 지난 지금은 평상심으로 돌아간 듯하다.

 

롯데백화점 전주점은 1999년 한국토지공사에서 서신동 땅을 매입하면서 부터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신세계백화점 부지와 함께 인근 부동산값 상승요인으로 꼽혔다. 그리고 개점까지 3년여에 걸친 교통영향평가며 이에 따른 감사원 감사등 숱한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개점 직전 전주세무서는 지역법인화를 권했으나‘노’라고 답했다.

 

롯데백화점은 개점과 동시 1년 이상 각종 사은품 공세와 바겐세일을 실시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래서 유통업계에서는 “롯데가 한번 진출하면 지역상권이 초토화 된다”고 입을 모은다. 경쟁업체들이 견디지 못하고 물러서면 그 다음 막강한 시장장악력을 바탕으로 바잉파워(buying power)를 행사한다. 이어 독과점적 지위를 이용해 납품업체나 입점자들에게 횡포를 부린다는 것이다.

 

개점이후 평가는 엇갈린다. 좋게 보는 쪽에서는 광주나 대전 서울 등으로 빠져나가던 원정쇼핑이 줄었고 쇼핑문화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했다고 말한다. 고용창출과 지역산품 매입 등 지역경제에 기여한 측면도 있다. 반면 구도심 상권과 코아백화점 등에 상당한 타격을 입혔고 특히 자금역외유출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부정적으로 보기도 한다.

 

롯데그룹은 지금 전주 빙상경기장옆에 있는 소유부지에 호텔신축을 검토하는 등 이용방안을 찾고 있다. 앞으로 전북과의 관계는 더 깊어질 전망이다.

 

신회장이 직접 지었다는 롯데훈(訓)은 정직 봉사 정열이다. 롯데가 지역밀착 경영을 통해 얼마나 지역에 정직하게 정열적으로 봉사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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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진 chos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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