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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한지사(韓紙絲)

‘지천년 견오백(紙千年 絹五白).’ 비단은 5백년을 가지만 한지는 1천년을 간다는 말이다. 귀한 비단보다는 한지의 가치를 높이 인정해주는 표현이다. 한지의 우수성은 이미 중국 송(宋)나라때 부터 소문나 있었다.

 

사대부들은 당시 고려지에 글쓰는 것을 소원했고, 여염집에서는 제사때 고려지로 지방쓰는 것을 조상에 대한 최대의 정성으로 알았다.

 

한지중에서도 전주한지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품이었다. 전주가 한지의 본향(本鄕)이었던 셈이다. 조선조 초기 전주 조지소(造紙所)가 생산한 전주한지는 왕실에 진상됐고, 명(明)·청(淸)나라에 공물로도 바쳐졌다.

 

99번의 정성스러운 손길을 거쳐 만들 수 잇는 전주한지는 그야말로 우리 지역의 자랑스러운 문화상품이었던 셈이다.

 

전주한지가 이처럼 명성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전주지역의 깨끗한 물과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가 풍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투철한 장인정신이 더해진데다 지역의 예술적 특성인 서화가 발달하면서 질좋은 한지의 수요를 다양하게 만들었다.

 

이같은 전주한지가 중국산 저가 수입품과 기계화 한지등에 밀려 소비가 크게 줄면서 명맥마저 끊길 위험에 처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와중에 강원도가 한지에 눈을 돌려 한지테마파크를 조성하는 등 지역특화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것은 남을 탓하기 이전에 우리의 책임이 크다고 본다.

 

지난 1999년부터 해마다 ‘전주 종이축제’를 열고 갖가지 행사를 개최하는 것도 쇠락해가는 전주한지를 살리기위한 민관(民官)차원의 자주책인 셈이다. 한지를 지역전통산업으로 육성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과 체계적인 지원책 마련을 위한 밑거름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최근 군산 호원대 박태영교수팀과 남원 지리산한지가 공동으로 35∼40수 굵기가 한지사(韓紙絲) 개발에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는 낭보다. 세계적으로도 2002년 일본에 이어 두번째라고 한다.

 

한지사로 베는 내구성과 염색성등이 일반 면제품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아 내의를 비롯 이불, 벽지, 커튼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게다가 다른 직물에 비해 청량감과 제습, 탈취기능이 뛰어나고 분해가 쉬운 친환경적인 천연소재라는 점도 장점이다. 웰빙시대를 맞아 한지의 또 다른 특성을 활용한 개가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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