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유(乙酉)년 새해가 밝았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새 것은 묵은 데서 나오기 마련이다. 우리가 지난해를 돌아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교수신문은 지난해의 한국을 ‘당동벌이(黨同伐異)’로 규정하였다. 같은 파끼리는 한 패가 되고 다른 파는 배척한다는 뜻을 가진 고사성어로, 직역하면 “같은 무리와는 당을 만들고 다른 자는 공격한다”는 뜻이다. 출전은 ‘후한서(後漢書)’의 ‘당고열전(黨錮列傳)’ 서문이다.
또한 크리스마스 다음날 일어난 진도 9의 강진(强震)을 우리는 잊을 수 없다. 인간이 자연 앞에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옷깃을 여미게 하는 그리고 삶의 덧없음을 깨우쳐 준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난해를 돌아보지만 기실 새해의 시작이란 게 본래 있었던 것은 아니다. 문명 이전의 시간으로 돌아간다면 모두가 평범한 시간의 연속이라는 점에서 너무 요란을 덜 일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도 새해의 첫날을 차분하게 맞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을유년 일 년을 생각해 보면서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인도의 간디가 바로 그 이다. 간디에게 한 소년과 그 어머니가 찾아 왔다. 그리고 그 어머니는 부탁했다. 우리 아이가 사탕을 좋아 하니 한 말씀 해 주시면 그 버릇을 고칠 것이라고 말이다. 그런데 간디는 보름 뒤에 다시 오라고 하고선 돌려보냈다.
보름 뒤에 찾아 온 그 아들에게 간디는 ‘사탕을 먹지 말라’고 충고해 주었다고 한다. ‘보름 전, 처음 왔을 때 그 말씀을 해 주셨으면 다시 오지 않아도 될 것을 왜 이제야 하십니까’하고 그 어머니가 물었다. 간디가 말했다. ‘그 때는 나도 사탕을 먹고 있었거든요.’ 간디는 또 경전을 쓰라는 주위 사람들의 청에 이렇게 답했다. ‘세상에는 이미 좋은 말이 다 나왔다. 실행하는 사람이 적어서 그렇다.’
‘지행합일(知行合一)’을 강조한 간디의 가르침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깨우쳐 준다. 우리가 일 년동안 열심히 살아서 얻으려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 그리고 그 바라던 바를 얻었다고 한들 정말 행복할 수 있을까.
‘나를 너무 부자가 되게도 마옵시고 가난하게도 마옵소서. 내가 부자가 되면 오만해질 것이고 가난하면 추해질까 두럽습니다.’라는 기도문은 영혼을 정결하게 하는 금언(金言)으로 새겨볼 만하다. 비록 가진 것은 부족하더라도 영적(靈的)으로 부자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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