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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숲 해설가

우리나라는 일제식민지로 수탈당하고 6·265전쟁 중에 황폐해진 산을 약 40년에 걸쳐 녹화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세계적으로도 국토는 녹화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국토녹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난방 및 취사용으로 쓰던 나무 땔감을 석탄이나 석유·가스 등으로 전환한 정부의 연료정책이 주효한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우리의 산림면적은 남한만 따져 볼때 전체 면적의 65%인 6백43만㏊에 이른다. 이같은 숲이 1년동안 우리 국민에게 주는 공익적 가치는 50조원으로, 국민 1인당 1백60만원의 혜택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숲의 대표적 공익기능이라면 대기정화 및 수원(水源)함양 기능을 비롯 목재 등 임산물을 얻을 수 있는 점을 꼽을 수 잇따. 그러나 이같은 경제적 이득도 크지만 숲이 제공하는 정신 문화적 가치는 실로 엄청나다. 우리에게 정서적 안정과 휴식공간을 제공해주는 가치는 계량할 수가 없다.

 

울창한 숲속에 들어가면 자연의 위엄을 새삼 실감한다. 아름드리 몸통은 하늘을 떠받들고 있고, 대지에 깊이 박힌 뿌리에서는 쉼없이 물을 퍼올린다. 무성한 나뭇잎 사이로 드문드문 비치는 햇살은 흡사 어떤 계시처럼 신비감 조차 느끼게 한다.

 

인간들은 이같은 숲을 생명과 풍요의 원천으로 믿었기 때문에 경배의 대상으로 삼기도 했다. 프랑스의 수목학자이며 문필가인 ‘자크 부로스’는 그의 저서 ‘나무의 신화’에서 ‘나무들도 영혼을 가지고 있다’고 역설했다. 아직도 우리나라 일부 마을에서 당산 노거수(老巨樹)에 제(祭)를 올리고 정성껏 보호하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보여진다.

 

‘숲 해설’은 이러한 숲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한 작업이다. 숲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효율적인 탐방활동을 도와주는 것이다. 숲 해설은 1889년부터 미국 록키산맥에서 안내활동을 한 ‘에노스 밀스’가 창시자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일부 애호가들이 자체적으로 펼치던 ‘숲 해설’활동이 엊그제 국무회의에서 숲 해설가의 공인자격을 인증하는 법률안이 의결됨으로써 앞으로 숲과 관련된 각종 프로그램이 본격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 5일근무제 및 웰빙 붐을 타고 숲을 찾는 사람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각종 개발로 수난받은 숲을 아끼고 보존하는 일이야 말로 잊고 지냈던 숲의 고마움을 다시 깨닫는 첫걸음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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