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30 07:55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일반기사

[오목대] 한류스타의 역수입

아프리카로 시계를 팔러 간 상인이 있었다. 부족장을 만난 상인은 두 종류의 시계를 내 놓았다. 하나는 제대로 가는 시계이고 다른 하나는 멈춰있는 시계였다. 시계를 구경한 부족장은 주저하지 않고 멈춰있는 시계를 구매하였다. 그 이유는 간단하였다. 멈춘 시계는 비슷한 시각을 표시하기는 하지만 단 한 번도 정확한 시각을 나타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우스갯소리이기는 해도 사람마다 혹은 민족마다 그 기질과 성향은 상당히 다를 수 있다고 확대해석을 해도 그리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민족은 설명하기 어려운 기질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2002 한일 월드컵 경기를 관전했을 때의 모습은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우리들의 이런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외신의 뉴스거리가 되기에 충분했고 그런 분위기에 감동을 한 일부 외국의 축구선수들은 우리나라로 아예 둥지를 옮기기까지 할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런 열정은 오래 가지 못했다. 잊지 말고 기억해 달라던 애절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프로축구 관람객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웃 일본의 모습은 어떠한가. 최첨단 기술을 개발하지는 못하지만 그 기술을 이용하여 상품을 만들어 파는 데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재주를 가졌다. 덕분에 1960년대 일본은 국제사회에서 ‘트랜지스터 상인’이라는 조롱 섞인 별명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이런 모방을 통한 재창조의 기질은 일본을 경제대국으로 이끌어 올렸다. 우리 것을 자기네 것처럼 팔아먹은 대표적인 상품이 바로 ‘김치’다. 우리 입장에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겠지만 이들에게는 단지 아이템만 빌려갔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이러한 기질을 가진 두 나라 사이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오히려 이상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웃한 나라끼리 알콩달콩 지내는 경우가 전 세계를 두고 몇이나 될까. 하지만 이러한 긴장관계가 서로의 성장을 자극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일본에서 부는 ‘한류열풍’이 역수입될 조짐을 보이는 모양이다. 미완의 한국 연예인을 데려다가 일본의 한류열풍 주역으로 키운 다음 한국 무대에 진출시킨다는 ‘역수출’기획을 일본 사람들이 시도하는 모양이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