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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한국학 교육의 현실

8천500여 개의 한국 기업이 있는 중국 산동성. 지리적으로도 우리 전라북도와 무척 가깝다. 이 곳 산동성에 한국 기업이 이렇게 많이 자리 잡은 이유는 단연 생산비가 적게 든다는 데 있다. 제품을 생산하는 단순 노동력이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회계, 법률과 행정 등에 관련된 업무 인력은 그와 정반대 형편이다. 이런 업무에는 한국어에 능숙하면서도 중국 현지의 사정에 밝은 고학력 중국인이 제격이다. 하지만 이런 인력이라면 굳이 한국 기업이 아니더라도 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점에서 사무인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모양이다. 한 기업에 한명씩만 잡아도 모두 8천500여 명의 사무인력이 필요한데 그런 고급인력이 남아 돌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구인난(求人難) 속에서 도내 대학에 진학하는 중국 학생들의 수는 빠르게 늘고 있다. 물론 이들 중 다수의 목표는 중국에 있는 한국 기업에 취업하려는 데 있다. 이런 꿈은 고통을 수반한다. 입에 맞지 않은 음식과 엉덩이를 방바닥에 붙이고 앉아서 생활하는 일 드은 이들에게 힘겨운 일이다. 더 힘든 일은 한국 사람의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일일 것이다. 얼마전 공부를 마치고 중국으로 돌아가는 학생이 들려준 ‘기억은 있지만 추억은 없었다’는 말 한 마디는 이런 고통을 함축적으로 상징하고 있다.

 

중국 유학생들의 한국학 교육은 중국에서 먼저 시작한다. 산동성에서 가장 대표적인 대학은 중국에서 10위권 안에 드는 산동대학이다. 이 대학에는 한국학대학이 독립적으로 개설되어 있다. 영어영문학과와 일어일문학과가 외국어문학부로 되어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대학에서 한국학대학이 차지하는 위상이 어느 정조인지 가늠이 된다. 바로 이 한국학대학에 도내에서 공부한 중국 학생 중 한명이 교수로 임용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10여 명의 석사와 박사학위자들이 지원한 가운데 선발되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중국의 산업인력을 우리 손으로 키운다는 점도 보람이 있는 일이지만 한국을 알릴 수 있는 교수인력 양성은 더욱 뜻 깊은 일이다. 물론 이런 일들이 큰 힘 들이지 안혹 쉽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이처럼 쉽지 않은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 유학생들이 중국으로 돌아갔을 때 전라북도의 홍보대사가 되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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