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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테마 해수욕장

하늘도 땅도 숨이 가쁜 여름, 더위에 지친 군상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바다다. 그곳에 가면 은빛 모래사장과 쪽빛 바다 그리고 상큼하게 불어오는 해풍이 있어 여름이 즐거워진다. 또 작열하는 태양 아래서 파도를 타고 한방에 더위를 날려버리는 맛이란 여름바다가 아니고서는 도저히 느낄 수가 없다. 그래서 유독 여름이면 인파가 꼬리를 물고 바다로 이어진다.

 

여름 휴가철에 해수욕장을 찾는 발길이 급증하자 해당 자치단체와 주민들이 수익을 늘리기 위해 묘안을 짜내고 있다. 종전처럼 단순히 해수욕객만 쳐다보고 있다가는 돈을 버는데 한계가 있고, 또 다른 해수욕장과 차별이 되지 않으면 손님을 뺏겨버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묘수를 찾은 것이 테마 해수욕장의 개발이다.

 

충남 태안의 몽산포해수욕장은 올해 처음으로 별주부전갯벌마라톤대회를 열어 쏠쏠하게 재미를 봤다. 충남과 대전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2천5백여명의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이 몰려와 주변 상가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른 것이다. 또 부산의 해운대와 송도해수욕장에서도 해안도로를 관광 테마 거리로 조성 야간에 조명쇼를 연출할 예정이고, 올해로 개장 50주년을 맞는 만리포해수욕장에서는 여름해산물축제를 열어 해수욕객들의 입맛을 돋구어 줄 계획이다.

 

한데 이번에는 한술더떠 테마 해수욕장이라고 하기에는 한참 엉뚱한 제안을 하고나선 자치단체가 있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강원도 환동해출장소가 올해 피서객들을 대상으로 ‘누드비치’ 개장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 수요가 있을 경우 내년부터 특정 해수욕장을 지정 개장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온라인 상에서는 찬반투표가 붙어 접전을 벌이고 있는 중인데 찬반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고 한다. 네티즌들이야 젊은층이 태반이니까 그렇다손 치더라도 전반적인 국민정서로 볼 때 아직은 가당치도 않은 일로 보인다.

 

하지만 성사여부를 떠나 환동해출장소의 기발한(?) 발상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해수욕장도 이제 무한경쟁시대로 접어들어 가만히 앉아서는 장사하기 힘든 세상이 됐는데 그 아이디어가 얼마나 가상한가. 우리 전북의 해수욕장들은 도대체 손님 끌어들일 생각은 안하고 거꾸로 손님 탓만 하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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