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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한국인의 손재주

인간줄기세포 신화를 만든 ‘황우석 교수 신드롬’의 여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에는 과학기술부의 최고과학자 1호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황교수는 밀려드는 국내외 언론 인터뷰때마다 ‘한국의 쇠젓가락 문화가 이같은 성과의 밑거름이 됐다’는 지론을 폈다. 이달초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한 IT행사에 참석하여 현지인들에게 쇠젓가락 기념품을 증정,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황교수의 실험과정에서는 광학현미경을 보며 미세한 관과 핀셋으로 난자(10분의 1mm)를 세밀하게 조작하는 작업이 필수다. 연구팀이 난자 10개에서 핵을 빼내는데 걸리는 시간은 5∼10분이지만, 미국 연구진이 이 작업을 하는데는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손기술에 의해 좌우되는 실험에서 한국인의 손이 경쟁력을 갖는 이유다.

 

한국인들은 어려서 부터 젓가락을 사용한다. 덕분에 나무도 아닌 쇠젓가락으로 콩·묵을 집는 것을 비롯 김치찢기 등을 능숙하게 해낸다. 외국인들이 우리의 젓가락 솜씨에 감탄해 할 정도이다. 또한 젓가락을 사용하면 손바닥·손목·팔굽 등 30여개 관절과 50여개 근육을 움직일 수 있는 반면 서양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포크는 운동량이 젓가락을 사용할 때의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같은 한국인의 손재주는 정밀함과 섬세함을 요구하는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양궁이나 미국 여자골프투어를 비롯 전자제품, 자동차산업에서 우리 손재주의 위력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젓가락 사용이 서툰 젊은층이나 어린이를 흔히 볼 수 있다. 포크와 나이프를 쓰는 양식문화에 익숙해진 탓도 있겠지만 어릴때 부모들이 힘든 젓가락질 연습을 안시켰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다.

 

지난주 전주 송북초등학교에서 쇠젓가락 콩집기대회가 열려 학생들에게 쇠젓가락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는 보도다. 어려서부터 젓가락을 사용하면 손재주의 숙달은 말할 것도 없고 두뇌발달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다. 서울 일부 학교에서 시행됐지만 도내 지역에서도 아이들의 손재주 능력 향상과 창의력 개발을 위한 참신한 아이디어로 평가된다. 젓가락 사용을 놀이로 즐기면서 손재주와 두뇌발달을 꾀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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